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노엄 촘스키 지음, 드니 로베르 외 인터뷰어, 강주헌 옮김, 레미 말랭그레 그림, / 시대의창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스 두 언론인이 촘스키와 대화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노암 촘스키의 <불평등의 이유>를 읽으며 그의 균형 잡힌 관점과 탄탄한 논리에 감탄했다.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에서도 '생각할 방향을 인도해주는 지식인', 믿기지 않을 만큼 날카로운 비판 의식' 등으로 촘스키를 소개한다. 

"촘스키가 우리에게 전해준 중요한 교훈의 하나는 기존의 생각을 곧이곧대로 믿지 말고, 말을 앞세우는 사람들을 절대 믿지 말라는 것이다. 어떤 것도 확실하고 당연한 것이라고 믿지 말라는 것이다. 확인하고 심사숙고하라는 것이다. 각자의 기준에 따라 생각하고, 기지의 사실에서 해방되라는 것이다. 

<공부의 철학>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기존의 동조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당연시 여기는 것들에 자각적 반기를 드는 것이다.  

저자들은 포리송 사건을 먼저 언급한다. 포리송 사건은 1970년대 말 리옹 대학의 프랑스 문학과 교수이던 로베르 포리송이 나치가 가스실을 이용해 유대인을 학살했다는 주장을 부인하는 바람에 교수직에서 해임된 사건이다. 이에 대해 촘스키는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탄원서 서명에 참여한다. 촘스키는 포리송의 의견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서명했는데 언론은 일부 세상은 촘스키가 포리송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촘스키는 누군가의 생각을 표현할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곧 그의 생각에 공감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했다." 

촘스키는 포리송의 글을 읽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촘스키에게는 그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그 자체가 중요했던 것이다.  

엘리트 집단은 국민을 강제로 통제하고 소외시키는 수단으로 언론을 통하여 선전이란 방법을 동원한다. 언론뿐만 아니라 영화, 텔레비전, 홍보, 학교, 연구기관 등을 동원하여 인간 정신을 지배한다. 인위적 욕구를 만들어 대중이 맹목적으로 추구하게 만든다고 촘스키는 이야기한다. 나아가, 선전은 국민들이 스스로 무력하고 단절된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목적이 있다. 참여자가 아닌 구경꾼에 머물게 한다.  

언론은 자신들이 원하는 뉴스만을 내보내고 이슈화한다. 정작 알려지고 개선되어야 하는 사건들은 보도하지 않는다. 촘스키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1999년 6명의 엘살바도르 지식인들이 비인간적으로 살해당한 사건을 언급한다. 당시, 미국 언론은 이들의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결국, 언론은 자신들이 밝혀내고 싶은 진실만 이야기한다. 

촘스키는 현재의 경제체제는 '엄청난 권력을 지닌 개인 기업들이 서로 전략적으로 연대하고 강력한 국가권력에 의존하면서 위험과 비용을 분산시키는 체제'라고 설명한다. 문제는 미국을 필두로 세계화라는 명목하에 온 세계가 기업의 이익을 도모하고 대중을 외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민주주의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고 말하는데 촘스키는 이를 머릿속에서 완전히 씻어내라고 강하게 말한다. 

"각국 정부는 대부분의  협상을 비밀리에 진행합니다. 국민이 반대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역협정의 목표는 투자자, 달리 말하면 다국적기업의 이익과 권리를 보호하고 증대시키는 데 있습니다. 이런 협정은 국민의 주권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직접적으로 훼손하는 것입니다." 

대중은 엘리트 집단의 특권과 권한에 대항하여 끊임없이 투쟁해야 한다. 교육이 우선되어야 하고 민간단체의 노력도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기도 하고 적잖은 고통을 각오해야 한다. 무엇보다 개인으로 대항하면 안 되고 조직화가 필요하다. 촛불 시위 때처럼 대중의 압력이 중요하다.  

"25년 전부터 대중의 압력이 하원에 먹혔습니다. 게다가 인권운동도 본격화되었습니다. 1960년대부터 대중의 압력이 하원 깊숙이 파고들면서 명백한 사안에 대한 하원 의원들의 투표 행태를 바꿔놓기 시작했습니다." 

촘스키의 정보 수집 방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개인적으로 인터넷을 그다지 사용하지 않는다. 전 세계에 있는 신뢰할만한 동료들 간에 협조 체제를 갖추고 있다. 종이 신문을 꼼꼼히 보고 BBC 월드 서비스를 매일 빠짐없이 듣는다. 텔레비전은 보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언론에 대한 불신이 잘 드러난다. 촘스키는 워터게이트를 이야기하며 언론은 기본적으로 권력층을 비난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한다. 결국, 대중은 객관적 정보가 아닌 왜곡된 정보를 접하게 된다. 이는 언론은 기본적으로 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촘스키는 설명한다. 근본적인 한계라는 것이다. 중립적 언론이라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이다. 

촘스키는 미국을 가혹하게 비판한다. 먼저 미국은 한결같이 국익이 우선이었고 국익이 위협을 받으면 반드시 보복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수단과 이라크 폭격도 이런 맥락이라고 촘스키는 설명한다. 미국은 터키가 쿠르드족을 학대할 때 군사 지원을 확대했다.  

"미국은 어떤 국가에 대해서도 선제공격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공격에 대응하는 수단이 아닌, 예방하는 수단이라는 핑계로 말입니다. 게다가 미국은 변덕스럽고 보복을 잊지 않는 국가로 인식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세계 모든 국가가 미국을 두렵게 생각할 테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쩌겠어, 이게 나인 걸! - 조금은 뾰족하고, 소심하고, 쉽게 상처받지만
텅바이몽 지음 / 허밍버드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겉표지만 봐도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감이 온다. 선인장 가면을 쓰고 있는데, 단순히 나를 가리고 포장하려는 용도만은 아니다. 선인장에는 가시가 있다.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 가시로 위협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가시가 외부로만 향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향할 때도 있어서 문제다.  

저자는 더 이상 '척척척'하지 말고 과감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라고 도전한다. 더 이상 나를 숨길 이유도 없고 숨길 필요도 없다.  

"어쩌겠어, 이게 나인 걸!"  

한국은 나이를 먹을수록 감정을 숨기고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어야 된다는 문화가 여전히 존재한다. 슬픈 일을 경험하면 울어야 하고 화날 때는 인상도 써야 한다. 반면, 즐겁고 기쁠 때는 신나게 웃어야 한다. 이것이 정상이고 건강한 모습이다.  

감정에 솔직해야 될 뿐만 아니라 거짓 감정에 조심해야 한다.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억지로 웃는 것이 대표적인 거짓 감정이자 가식이다.  

가끔은 내 안에 여러 생각과 감정이 공존할 때가 있다. 그래서 이 중에 어떤 생각과 감정이 진정한 나 인지 고민하게 된다. 저자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바로, 이 모든 모습이 바로 다 내 모습이다.  

인간은 관계에 의존하게 매달리는 본능이 있다.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데 연락할 친구가 없다고 느낄 때 더 외롭고 슬퍼진다. 저자는 이에 대해서도 반기를 든다. 연락할 친구를 찾으려고 시선을 외부로 옮기지 말고 내부를 들여다보라고 한다. 바로 나 자신에게 말하라는 것이다. 특히, 친구에게 이야기하고 나서는, 내 비밀이 새 나갈까 봐 걱정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나 자신에게 이야기하라는 것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 위해서는 나에 대한 인지가 필요하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들여다보아야 한다. 즉, 나와 대면해야 하는 것이다. 힘들고 지칠 때 나를 들여다보면 저자가 말하듯이 "나를 힘들게 한 건, 나였구나."를 깨닫게 된다.  

나를 더 들여다보면 내가 하는 말들 중에 무서운 말들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원래, 어차피, 무조건' 이런 말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생각해 본 적 있는지 질문한다. 이 단어들을 사용하는 순간, 더 이상 소통이 되지 않는다. 원래 그렇다는데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주기적으로 내가 자주 쓰는 용어들을 진단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이 하는 모든 말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일 필요는 전혀 없다. 상대방이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지나가는 무수한 말들이 상처가 될 수 있다. 그 모든 말을 받아줄 필요 없는 것이다. 자체 필터링이 필요하다. 

SNS야말로 '척척척'의 끝판왕이다. SNS만 보면 항상 즐거운 일만 있는 것 같고 맛있는 것만 먹으러 가는 것 같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진 찍느라 음식이 다 식기도 하고 같이 가는 사람들이 불평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사진 찍는 그 순간만 좋아 보이지 실제로는 대화 없이 먹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같이 먹는 사람인데, 사람을 놓치고 음식에 집중하는 것이다.  

회사 사무실이 8층인데, 일하다 창문 너머 하늘을 가끔 쳐다보게 된다. 미세먼지가 너무 많은 날은 쳐다보면 더 기분이 안 좋아지는데, 맑은 날은 계속 쳐다보게 된다. 가끔 환상적인 구름들이 떠 있으면 넋을 잃고 쳐다볼 때도 있다. 저자도 이 구름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공짜 행복'이라고 표현한다. 진짜 다 공짜다. 멋진 예술품을 보려면 관람료를 내야 하는데, 이 구름들은 다 공짜다.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책에서도 이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닌데,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은 욕심이고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애 주의사항인데 연애 주의사항이기도 하지만 부부 주의사항이기도 하다. 결혼한 유부녀, 유부남들도 새겨들어야 한다. 아예 적어서 들고 다니거나 집에 붙여 놔도 좋을 것 같다. 

1.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기쁘게 내어줄 것. 
2. 서로 사랑하기도 바쁜 시간에 마음 가지고 밀당하지 말 것. 
3. 힘들 때 서로의 곁을 지켜줄 것.  
4. 상대의 사랑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 것. 
5. 오랜 시간 두 사람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 
6.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애쓸 것. 
7. 진심을 담아 아낌없이 마음을 표현할 것. 
8. 사랑하는 동안에 최선을 다할 것. 
9. 사소한 일에도 관심을 갖고 궁금해할 것. 
10.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줄 것. 

"더 이상 무거운 가면을 쓰고 힘들어하지 말자고, 
좋은 척 행복한 척하지 않아도 된다고, 
가면을 벗는 이 작은 일탈을 함께하자고 말하고 싶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부의 철학 - 깊은 공부, 진짜 공부를 위한 첫걸음
지바 마사야 지음, 박제이 옮김 / 책세상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저자는 일본에서 주목받는 젊은 철학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먼저 집단적 동조에 주목한다. 페이스북을 하다가 아무 생각 없이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점점 잠시 멈추어 생각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은 나를 가만 놔두지 않는다. 여기저기로 끌고 다니며 생각 없이 그저 기사를 소비하게 만든다. 그래서 저자는 '유한화'를 제안한다. 

"나는 제안한다. 한정된 것, 즉 유한한 범위에서 가만히 멈춰 서서 생각해보자고. 무한히, 정보의 바다에서 쉴 새 없이 밀어닥치는 파도에, 동조에, 그저 휩쓸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나는 이것을 공부했다'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공부를 유한화하는 것이다." 

저자는 '깊이 공부한다는 것은 동조에 서툴러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관계에서 공감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생각 없는 공감과 동조는 위험하고 사고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부를 하면 내가 예전에 생각 없이 동조했던 것이 '바보 같았다'라고 돌아보게 된다. 내가 좁은 세상에 살았다는 것을 깨다는 것이다. 공부는 이런 점에서 과거의 나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동조에 서툰 사람이 되는 과정인 것이다. 이는 또한 발전적 변화의 과정이기도 하다. 

이는 쉬운 과정은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기본적으로 환경에 맞춰 살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조는 다른 말로 '환경의 코드에 자신을 온전히 맞춘 상태'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따라서, 동조에 서툴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고 겉돌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환경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어떤 환경이든, 사람은 환경에 속하게 된다. 다만, 저자는 언어를 통하여 환경에 속하되 거리를 두라고 조언한다. 

언어는 바로 환경에 의하여 나에게 설치된 것이다. 저자는 언어를 통해 점령당했다고 표현한다. 동시에, 언어는 현실에서 분리되어 있어서 다른 의미 부여의 가능성도 항상 열려 있다. 이것이 중요하다.  

"어떤 환경, 즉 언어적 가상현실이 인간을 지배하는가 하면 해방하기도 한다. 즉 언어는 인간을 조종하는 리모컨이다." 

따라서, 환경의 동조에서 벗어나려면 다른 동조로 이동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 공부는 다른 동조로 이사 가는 것이다. 동조에서 다른 동조로 이동하는 도중 우리는 불편을 경험하게 되고 위화감이 발생한다. 

"특정 환경에서만 쓰이는 화법을 일부러 사용해야 한다. '기존의 동조라면 이러한 화법(=대상을 바라보는 방법)은 쓰지 않았을 텐데'하는 위화감이 들 것이다. '억지로 말하는 느낌'이 들 것이다.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 

저자는 도구적 언어 사용과 완구적 언어 사용을 구분한다. 도구적 언어는 어떤 목적을 위해 말을 사용한다. 완구적 언어는 말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다. 말장난이나 잰말놀이 등이 그렇다. 환경 속에 있으면서 거리를 두기 위하여 도구적 언어 사용을 줄이고 완구적 언어 사용을 늘려야 한다. 이를 저자는 "언제나 언어유희적 태도로 언어에 관여하는 의식을 지는 일'이라고 표현한다. 일부러 동조에 서툰 말을 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일부러 언어를 재수 없게 만들기' 위한 기술이라고 말한다. '겉도는'말을 하는 것이다. 겉도는 말을 통하여 공동성에서 분리하고 동조를 끊는다.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바로 츳코미(아이러니)와 보케(유머)이다. 아이러니에서 출발해서 유머로 나아간다.  

"공부를 깊게 하다 보면 아이러니와 유머가 강해진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을 통해 나는 반대로 이렇게 생각했다. 아이러니와 유머를 일부러 발휘하는 방법을 제시한다면 깊은 공부를 할 수 있는 방향이 보이겠구나, 하고." 

"아이러니는 '근거를 의심하는 것'이다. 유머는 '시각을 바꾸는 것'이다." 

대화를 할 때 숨어 있는 코드를 발견하고 벗어나야 한다. 저자는 예를 들며 구직 활동에서 실패한 사람을 격려하는 일은 당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는데, 여기에는 '취직은 좋은 것'이라는 코드가 숨어 있다고 말한다. 모두가 당연시 여기는 이 코드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애초에 왜 일해야만 하는 것인가?' 같은 질문 말이다. 

아이러니는 당연하다고 말하는 것에 '일부러' 혹은 '자각적으로' 반기를 든다. 즉, 숨겨진 코드를 발견하고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보기 위해서이다. 아이러니는 대화를 깊게 만드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이다. 유머는 자각적일 수도 있고 무자각적일 수도 있는데 저자는 자각적 유머를 말한다고 부연 설명한다. 

결혼에 대한 아이러니는 '결혼이 행복할까?', '나만의 행복이란 무엇일까?' 같은 것들이다. 즉, 결혼의 당위성에 반기를 드는 것이다. 그런 다음, 유머를 통하여 코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나아가 코드의 부재의 상태에 가까워진다. 

"대화의 코드는 애초에 불확정적이고 흔들리는 것이다... 아이러니로 인해 무리하게 코드의 근거를 찾으려다 보면, 코드 그 자체의 불확정성은 요컨대 '그저 분위기'였을 뿐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 환경은 퇴색하고 만다. 아이러니는 이처럼 '코드를 전복'한다." 

유머는 아이러니와 달리 코드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고 새로운 '시각'을 가져오는 역할을 한다. 책에는 유머의 예로 "불륜이란 건 말이야, 음악 아닐까?"가 나온다. 이 유머를 통하여 '불륜은 악이다'라는 코드는 그렇다 치고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를 틀어 버린다.  

공부를 하는 것은 문제의식을 지니는 것이다. 문제의식은 넓혀가야 한다. 결국, 개인의 문제도 구조적 문제 안에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나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는 메타적 인식을 지녀야 한다고 설명한다. 

공부의 유한화도 필요하다. 아이러니와 유머를 통하여 깊이 파고들어가다 한눈팔기가 자주 일어난다. 유한화라는 것이 최후의 공부라든지, 절대적 근거를 추구한다는 것은 아니다. 깊이 파고들기와 한눈팔기 프로세스를 반복하다 어느 선에서 만족하는 것이 공부의 유한화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결국, 어느 선에서 비교를 중단하고 임시 고정의 결론을 내려야 한다. 다만, 계속 정보 수집을 하며 여전히 비판적인 상태와 듣는 귀는 유지해야 한다. 이를 '공부를 계속하는 일'이라고 저자는 표현한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근거한 비교를 자기 나름대로 제대로 받아들여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다만 그 결론은 절대적이지 않은 가상의 것이어야 한다." 

이렇게 전체적인 이야기를 한 다음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부를 할 것인지 설명한다. 인터넷보다는 종이 책으로 먼저 공부할 것을 조언한다. 입문서는 여러 권을 읽고 비교해야 한다. 입문서, 교과서, 기본서 순으로 공부해야 한다. 출판 연도는 최근일수록 좋다. 완벽한 독서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질리지 않고 공부를 계속하려면 완벽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전문서, 더 한정하면 학문적인 '연구서'를 공부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신뢰성의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인) 근거란 그 저자, 문헌이 '지적인 상호 신뢰의 공간에서 신뢰를 받고 있는지 여부'다." 

독서를 할 때, 자신의 체감으로 끌어당겨서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텍스트의 구조 안에서 각 개념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텍스 안에서 언어가 사용되는 방법과 정의를 확인해야 한다. 구조를 파악하기 위하여 개념의 대립 관계에 주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한다.  

중요한 텍스트는 외우거나 따로 독서 노트(문헌 제목과 쪽수, 출판 연도 등)에 정리해야 한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이렇게 독서 노트를 계속 쓰는 것도 포함한다. 저자는 에버노트 유저로, 에버노트나 원노트를 독서노트로 사용하라고 추천한다. 저자는 아이디어를 손으로 적고 사진을 찍어 디지털로 옮긴다. 

글쓰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글쓰기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나서 쓰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 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먼저 자유롭게 목록 쓰기를 하라고 조언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 아토피 자연치유력으로 낫는다 - 건강한 먹거리와 자연주의로 제시하는 개 아토피의 새로운 패러다임
박종무 지음 / 리수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개를 길러본 적이 사실 한 번도 없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첫째 딸이 아토피가 있어서이다. 이제 만 35개월 4살인데, 태어나고 거의 몇 주 지나지 않았을 때 얼굴에 태열이 생기고 그 이후 아토피가 이어졌다. 밤에 아이가 가려워서 자지 못하고 자다가도 중간에 깨서 온몸을 긁는 소리를 드는 괴로움은 경험해 본 사람만 알 수 있다. 특히, 얼굴, 팔, 다리, 등에 있는 아토피를 보면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두려움과 괴로움이 더 크다. 

아토피는 몇 달 만에 낫기도 하고, 돌이 지나면서 몸에 면역력이 생겨서 낫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아이들은 30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스테로이드를 바르며 간지러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째가 아토피라는 것을 알고 주변에서 여러 관심과 도움을 보내오셨다. 숯이 좋다고 하여 숯을 방에 갖다 놓기도 하고 편백나무가 좋다고 해서 갖다 놓기도 했다. 아토피 치유방식이 너무 다양해서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도 했다. 하여간 이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아토피에 대한 책이 눈에 띄면 일단 읽어보게 된다. 

<개 아토피 자연치유력으로 낫는다>의 저자는 작은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다. 저자는 병원에 오는 개를 보면서 계속 재발하고 완치되지 않는 아토피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서양의학 시스템에서 수의학을 공부한 저자는 처음에는 증상에 집중하게 된다. 결국 염증을 잠재우는 처방이다. 그러나 이는 아토피 근본 원인을 제거하지 못했다. 그는 서양의학에서 벗어나 자연주의, 홀리스틱 요법, 전인주의 프레임에서 아토피를 보게 된다. 

"서양의학이 대증요법, 즉 나타나는 증상에 대한 처방이라면, 자연주의, 홀리스틱, 전인주의 프레임은 증상이 나타나는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내어 그에 따른 처방으로 접근하며, 궁극적으로는 건강한 상태로의 치유를 염두에 둔다." 

저자는 아토피를 벗어나는 방법은 바로 스스로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는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이야기한다.  

일반적인 아토피 치료는 스테로이드 같은 소염제로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이다. 나도 첫째를 데리고 동네병원부터 대학병원까지 다녀봤지만 결국 처방은 스테로이드였다. 동종요법은 아토피를 다르게 본다. 

"동종요법의 측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아토피가 재발하는 이유는 명쾌했다. 아토피는 몸에 해로운 어떤 물질이 체내로 들어왔기 때문에 그것을 제거하기 위한 면역 반응이고 치유의 과정이다. 어떤 원인이 계속되어 지속적으로 몸의 면역작용을 과도하게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럴 때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몸에 그런 반응을 일으키는 근원적인 원인을 찾아서 제거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서양의학은 그 원인은 그냥 두고 증상만을 억제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토피는 끝없이 재발하는 것이었다." 

증상은 질병이 아니라 치유 과정의 일부라는 것이 동종요법의 핵심이다. 더불어 건강에 대해서도 "건강하다는 것은 끝없이 변화되는 상태 속에서 평형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신체의 증상을 부분이 아닌 전체와의 관계 속에서 이해하려고 한다. 

저자는 아토피 증상은 면역세포를 불러 모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서양의학은 면역세포의 작용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아토피 약은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일시 방편이라는 점이다. 결국, 어떤 알레르겐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아토피 증상이 일어나는지를 파악하여 그 원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토피는 1980년대 이후에 심해졌다. 이것이 아토피 원인을 찾는 출발선이다. 저자는 진드기, 유전 등이 원인이 아니라 음식을 아토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 예로 사료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수입되어 판매된 것이 1980년 이후라고 덧붙인다. 사료는 재료가 신선하지 않다는 것과 사료첨가물이 문제이다. 또한, GMO 사료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반려동물의 피부를 손상시키는 다른 원인은 바로 계면활성제가 들어간 샴푸이다. 계면활성제는 보습 역할을 하는 지용성 보승 성분을 제거한다. 이에 따라 피부의 보호막이 사라져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신축 건물의 마감재나 건축자재에서 배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도 피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톱밥 접착제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도 유해물질을 내뿜는다. 쓰레기 시멘트도 문제다. 통풍이 잘 안되고 습도 조절도 안되는 아파트 구조도 문제다. 이 모든 것들이 아토피를 만들고 악화시킨다.  

심리적인 상태도 피부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정신적 스트레스도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원인인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반려견은 좁은 집에 있는 것 자체로도 스트레스고 이는 면역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꼭 산책을 시켜 줄 것을 권한다. 

면역력과 치유력 회복을 위하여 먹거리를 개선해야 한다. 살충제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식품을 추천한다. 저자는 실제로 반려견들의 사료를 바꿨을 때 76.3%의 반려견들이 피부와 털 상태가 좋아졌다고 조사 결과를 소개한다. 반려견들에게 수제 사료와 수제간식을 줄 것을 권한다. 

집 관리도 잘 해야 한다. 수시로 집 공기를 환기시켜 주고 집 먼지 진드기가 증식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가정 내 습도는 40~50%를 유지하라고 조언한다. 공기 정화 효과가 있는 식물을 기는 거나 숯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으로 아토피를 관리하는 방법으로 동종요법이나 아로마테라피 같은 대체요법을 이야기한다. 동식물, 광물, 세균, 곰팡이 등으로부터 원료를 만들어 희석한 약물인 레메디를 몸에 바르는 것이다. 가려움증을 완화하기 위하여 에센셜 오일을 이용한 아로마테라피도 자세히 설명한다. 

반려견 아토피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는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아토피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여서 그에 대한 해법도 너무나 다양하다. 결국, 어떤 방법으로 예방하고 치료할지를 공부하며 찾아가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책 <개 아토피 자연치유력으로 낫는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골드만삭스를 신고 차이나를 걷는 여자 - 어떻게 최고의 커리어를 얻는가
이은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의 스펙은 화려하다. 미국 코넬대에서 언어학으로 석박사를 받은 후, 맥킨지 코리아를 시작으로 골드만삭스, 리먼 브러더스, SK그룹, 안방 보험에 이르기까지 엄청나다. 저자는 스펙을 쌓으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결정의 순간마다 난관을 뚫고 원하는 것을 향해 달려가다 보니 스펙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고 말한다.  

"중요한 시기마다 나는 무언가를 버렸고, 그 대가로 반짝이는 별을 얻었다. 내 치열한 노력으로 얻어낸 스펙을 스스로 버리고, 그 스펙과는 무관한 험난한 길을 택했다. 그 과정이 결코 녹록지는 않았지만 나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 좋았고 행복했다." 

덧붙여 저자는 반드시 변해야 할 이유가 없을 때 변화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이다. 지금 삶에 만족하고 있고 굳이 무엇을 더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때 변화를 추구하고 도전하는 것은 본성을 거스르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안정을 뒤로하고 도전할 때 다른 것을 배우고 얻을 수 있다. 또한 변화를 계속 거부하면 결국 위기가 올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당연한데, 저자가 첫 회사에서 당한 것을 보면 내가 생각하는 어려움 그 이상이었다. 저자는 고객과 저녁 회식 2차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고객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차 안에 내동댕이 쳐졌다. 이 자체도 엄청난 수모와 모욕인데 더 큰 문제는 다음날 회사에 가서 파트너와 팀원들에게 이야기했는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인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을 저자의 경험을 들으며 처음 알았다. 더 황당한 것은 회사는 고객에게 항의하지도 않고 프로젝트에서 저자를 제외하고 계속 진행했다는 점이다. 이런 어려움이 나에게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어려움이 발생한다면 이해나 납득하려는 노력보다는 사건과 나를 분리시키라고 조언한다. 그러고 나서 벌어진 일에 대응하라는 것이다. 즉, 회사가 아무 반응이 없을지라도 부당함을 알려야 한다. 

언어학을 전공한 저자가 어떻게 이런 커리어를 만들어 갔는지 궁금한 것은 당연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언어학 중에서 구조론을 공부한 것이 논리적 사고를 훈련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듯, 대학과 대학원에서 배우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을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저자는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적극적으로 길을 찾는다. 컨설팅 업계에서 금융 업계로 넘어가려고 할 때도 휴가를 내고 무작정 월스트리트로 날아간다. 그리고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이메일과 전화로 자신을 소개하고 조언을 듣기 위하여 시간을 내달라고 간청하는 것이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한국에서 연락하는 것과 뉴욕에서 연락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저자는 "저 한국에 있는데, 미국에 가면 만나주실 수 있어요?"라는 말과 "저 지금 월스트리트의 당신 사무실 근처에 있는데, 시간 좀 내주시겠어요?"는 상대에게 완전히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나를 만나주리라는 확신조차 없이 장거리 비행까지 해야 한다면? 상대가 내 전화와 이메일을 무시한 채 아예 만나 주지 않는다면? 어렵게 만났어도 차갑고 냉정하게 대한다면? 그래도 몸으로 부딪쳐야 한다." 

거절과 무시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내가 이 일을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가'란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의 남다른 마음가짐은 업무에서도 드러난다. 저자는 내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업무와 관련된 다른 사람의 업무까지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간섭이나 월권이 아니라는 점도 덧붙인다. 보통은 가능하면 더 이상 업무를 만들지 않으려고 하는데 저자는 반대로 말한다. 그리고 손해가 아니라 기회로 볼 것을 조언한다. 

골드만삭스에서 일할 때 무려 한 주에 140시간을 일하기도 했다. 나누기 7 하면 하루에 20시간이다. 주말도 없고 밥 먹을 시간조차 없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당장 뛰쳐나오고 싶을 것 같은데 저자는 이 상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골드만 같은 업계 최고의 회사에서 나를 단련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배우고, 훌쩍 성장한 다음 떠나고 싶었다." 

책을 읽다 보면 성공하는 이들은 상황에 대한 마인드가 아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려움에 함몰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 이기나 한 번 해보자는 각오와 열정을 가지고 있고 그 순간에도 배움을 추구한다. 저자는 이를 한 마디로 '성장형 인간'이라고 표현한다.  

"방식이 다르더라도 무언가에 푹 빠져 열정을 바치는 경험이면 충분하다. 그 과정에서 닥치는 어려움을 견디고 스스로 이겨냈던 경험이 여러분 인생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이 사실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확고한 진리다." 

저자는 인맥관리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저자는 밥 먹자는 이야기도 쉽게 하지 못하는 성향이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저자는 생일 파티를 계획한다. 이렇게 성향을 거스르는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단순히 남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어떻게든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저자는 약간의 불편함을 견디는 것이 도전이자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고백한다. 또한 술은 안 하는 대신 골프를 치는 결정을 하고 임원들 자녀들 진로 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미리부터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 '나와 맞지 않는 일'이라고 선을 그을 필요 없다." 

심지어 같이 상사 욕을 했는데 동료가 상사한테 고자질하는 경험도 하게 된다.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물론, 상사에 대한 욕을 하면 안 되지만 이런 경우 진짜 황당할 것 같다. 

금융업과 관련해서는 리먼 브러더스의 경험을 이야기한 내용이 인상적이다. 금호가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딜이었는데 리먼 브러더스 투자심의위원회는 금호가 파산하면 어떻게 할 건지 묻는다. 금호가 파산한다고 그 누가 감히 생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그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하여 끊임없이 '만약'(what if)을 가정한다. 물론 이런 리먼 브러더스도 파산했다. 

저자는 점 뿌리기를 하라고 조언한다. 점 뿌리기는 알 수 없는 끌림에 의해 도전하는 모든 행위라고 정의한다. 이는 호기심, 도전과 연결된다. 물론 모든 점이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떤 점이 어떻게 연결되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저자는 끊임없이 환경과 상황에 개입하라고 도전한다. 

"어려움이 특정한 시기에만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지금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이 이러저러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은 인생의 어떤 순간에도 도움이 안 된다. 어렵고 힘든 것은 인생의 일부다... 자신이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을 떠올려야 한다... 큰 그림은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다." 

"점을 뿌릴 시간이 앞으로 20~30년은 더 남아 있는 여러분의 청춘은 그 자체로 축복이다. 그 사실을 잊지 말고 계속해서 그 축복을 누리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