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들의 조용한 맹세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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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상속된 300억의 유산, 유산을 남긴 자의 의문의 죽음. 어떻게 봐도 수상하고 기묘한 일들이다. <풀꽃들의 조용한 맹세>의 주인공인 오바타 겐야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알기위해 직접 미국을 찾아가고 사립탐정을 고용한다. 그렇지만 300억이라는 거액을 상속받는데 굳이 사립탐정까지 고용하면서 진실을 알 필요는 없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도 자신에게 상속받은 유산을 거부하진 않을 거다. 그렇기에 겐야는 돈보다는 숨겨진 진실을 알고싶은 호기심 많은 성실한 사람일 것이다.

책은 주인공 오바타 겐야의 1인칭 시점에서 바라본다. 자신이 300억원의 재산을 받아야 되는 이유 그리고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조카이자 원래 상속자인 레일라의 행방을 알고자 미국을 방문한다. 책의 시간은 그가 기쿠에 고모의 장례식 부터 그녀의 묘를 짓기까지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 안에선 겐야의 일상부터 기쿠에 부부와 레일라의 진실까지 수많은 일들이 나타난다.
소설은 내용이 전개되면서 진실을 알아가는 추리소설의 형태를 띄지만 그 분위기는 차분하다. 겐야가 미국을 방문하고 기쿠에 고모의 집에 잠시 거주하면서 정원사의 손자들과 놀기, 가정부와 식사, 제시카라는 대학생에게 호감을 가지는 모습 등과 같은 소소한 일상이 대부분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일본의 추리소설 특유의 긴박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추리소설보단 서정소설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겐야가 레일라의 행방을 찾고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을 발견하는 것은 단지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다. 오히려 책의 중심인물인 겐야의 소소한 일상과 감정을 보여줌으로써 진실을 찾는 추리보단 오바타 겐야라는 인물에 대해 더 집중하게 되었다. 자신보단 남을 위해서 상속권을 포기하고 진실을 찾고자하는 성실함과 돈에 쫓기지 않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은 독자가 본받아야 할 '진정한 사람의 모습'일 것이다.

책에서 종종 풀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물론 풀꽃들에 대한 겐야의 생각이 서성소설이라는 걸 부각시키는 점도 있지만 제목의 의미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왜 조용한 맹세이며 풀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집중해서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책의 등장인물들은 레일라에 집중하고 사건의 진실을 품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한 인물의 사랑을 깊이 느끼게 될 것이다. 진실은 다소 충격적일 수 있지만 극적이거나 긴박한 분위기가 아닌 차분하게 흘러가기에 편안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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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의 게임
가와이 간지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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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무의 전설과 한 아이의 과거, 그리고 현재의 살인사건은 마치 신이 의도한 것처럼 합치를 이룬다. 이 모든 것이 우연인 것 같지만 사실은 필연으로 나타나게 된다. 책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라이언은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신을 믿는 그는 자신의 친구이자 역사상 최고의 골퍼인 로빈슨의 우승을 두고 벌어진 마지막 장소인 재앙을 가진 신의 나무가 있는 곳에서 벌어진 일은 우연인 것 같지만 필연적으로 나타난다.
 
전개 자체가 골프에 대한 설명과 게임과정을 중심으로 전개가 되다보니 추리소설 같은 형식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골프와 골퍼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이라 골프게임의 상황에 집중하게 되지만 추리소설처럼 사건의 추리과정에 중점을 두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천재 골퍼이자 생애 첫 범죄를 추리하는 잭의 모습이 자주 나오지만 주인공보다는 주변 상황과 주변 인물들과의 대화가 더 돋보였던 것 같다. 책에서는 사건의 소제목과 관련된 과거와 상황 그리고 인물에 대한 소개와 사건과정과 해결과정이 나타난다.
 
자주 등장하는 신의 나무, 골프의 황제, 사라진 범인을 보면 추리에 도움이 되는 것 같지만 꼭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사건을 구성하는 요소에 반전이 숨어있었다는 것이다. 이 반전은 독자들이 읽어보고 나름 사건의 구성요소들을 모아 생각한 추리를 뒤엎는다. 책에 자주 나오는 골프와 작가가 설치해 놓은 여러 장치들에 의해 조금은 복잡했지만 나름 재밌게 전개했다고 생각한다. 왜 제목이 구제의 게임인지, 신의 나무는 무슨 의미인지 등 자기 나름대로 추리하기 보단 신의 나무에서 벌어진 기묘한 사건을 그저 담담하게 읽어나가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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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 책 일기
최유리 지음 / 위즈플래닛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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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역시 20대를 고민하는 청춘이다. 그녀의 일기를 보고 있으면 20대에서 가장 고민하는 결혼, 직장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책에서는 작가 개인의 솔직한 경험을 책을 읽고서 느낀점과 줄거리를 경험에 비추어서 설명하고 공감하기도 하는데, 마치 잘 쓴 서평보단 일기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이것은 인문학적 지식을 나타내는 것도 아니고 완벽한 독서도 아닌 평범한 글쓰기 형식이지만,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책 일기를 통해 누구든지 책에 나타난 주제들에 대해 쉽게 공감할 수 있게 만든다.

거창한 표현이 없는, 그저 밋밋하게만 보이는 이 책은 그저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일 것이다. 누구보다 최유리 작가 개인의 고민이 들어가 있고 책을 통해 깨닫게 되는 마음이 들어가 있기에 평범하지만 특별하다. 작가의 책을 통해 글쓰기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며 독서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준다. 만일 특별한 일기를 쓰고 싶다면 이 책과 같이, 책을 읽고서 느낀 점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일기를 써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보통 책에 비해 수첩크기만큼 작고 ̖기에 품에 지니면서 가끔씩 꺼내어 볼 수 있는 책이다. 지금의 20대 역시 최유리 작가처럼 비슷한 삶을 사는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작가의 책은 찌든 삶에 머물러 있는 청춘들에게 독서를 통한 솔직한 이야기와 인문학 독서의 중요함을 독자들에게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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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달, 블루문 창비청소년문학 81
신운선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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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사랑을 모르는 '수연'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이혼한 아버지의 곁에 살면서 아버지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자신을 어머니에게 보내려고 하자 어머니의 사랑을 상상한다. 그러나 양육비 등 금전적 문제로 인해 어머니는 자신을 다시 아버지한테 돌려보낸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수연의 입장을 이해할 수 밖에 없다. 구원이라 믿었던 사랑이지만 예상치 못한 어긋남으로 인해 벌어지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저 묵묵하게 보게 된다.


수연은 임신하기 전까지 사랑을 모르고 자란다. 청소년 부터 아버지로부터 독립하여 혼자 자립한 그녀는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을 나누다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그전까지 사랑을 모르던 그녀는 자신 안에 있는 아이를 통해 부모의 사랑을 깨닫게 된다. 어찌보면 그녀는 부모에 대한 사랑이 없었던 것이 아닌 단지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수연은 아이를 지우거나 입양해서 새로운 인생을 살 건인가, 아이를 낳을 것인가에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녀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도 마찮가지이다. 자신의 인생과 아이의 사랑속에서 그녀들은 어려운 선택지를 접하게 되고 결국 선택한다. 그러한 갈등과 고민을 하는 것이 바로 그녀들에게 사랑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수연은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아이를 품음으로써 블루문이라 말한다. 그리고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한 이후에도 블루문이라 말한다. 그녀가 가진 사랑의 유무에 따라 각각의 블루문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사랑을 통해 변해가는 수연의 모습을 통해 사랑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끼게 된다. 비록 그것이 미혼모 가정이든, 재혼한 가족이든 상관없다. 가족에 대한, 아이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있다면 편견없이 바라볼 수 있으며 이 책은 바로 그렇게 봐야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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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
이쓰키 유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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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에 반전을 담은 미스테리 일본소설


책 <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는 전형적인 미스터리  일본 소설의 모습을 보여준다. 6년전 자신의 자살을 생중계한 미즈시나 하루와 그 사건을 바탕으로 미즈시나 하루를 인공지능으로 되살리기 위해 조사하는 주인공인 구도의 이야기로 전개되어가고 있다. 주인공인 구도는 미즈시나 하루의 6년전 사건을 조사하면서 점차 그녀를 알아가게되고 좋아하는 감정과 동시에 화려했던 사건에 감추어있던 진실을 발견해 낸다. 조사하는 구도는 미스터리 소설에 나오는 전형적인 탐정의 모습처럼 보인다. 사람을 찾고 정보를 수집하며 모은 정보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얻어가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동시에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그 모습은 마치 논리적이고 무감정의 탐정과 같지만 실제로 구도의 모습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감정이 없는 듯한 사람인 동시에 사랑하는 하루를 만들기 위해서만 움직이는 감정적인 사람이라 말하고 싶다.


작가는 주인공이 목적과 그 진실에 다가갈 수록 반전의 상황을 넣고 있다. 어느 정도 책을 읽다보면 나오는 반전에 우리가 이미 기정사실로 생각한 내용들이 한꺼번에 반전되어 버린다. 그것은 마치 인공지능이 당연하게 사람을 이길 것이라 예측하던 구도의 생각이 예상과 다르게 인공지능이 패배한 결과처럼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인공지능의 패배,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랑의 반전, 게임의 진실이 이 책에 담겨져 있다. 이 책은 단언코 방심할 수 없으며, 읽으면서 절대 어떠한 사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읽는 독자로써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기존에 생각했던 사실이 파괴된 것이다. 실은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사건의 진상을 밝히면서 드러난 새로운 정보로 인한 반전을 보면 저절로 헛웃음이 나오게 된다. 처음 읽는 독자에게 무분별하게 추측하지 말라고 권유하고 싶다. 책에서 나타난 반전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독자에겐 반전이었지만 주인공은 한결 같았다.

미즈시나 하루의 자살을 조사하고 진실을 알게 되는 건 주인공인 구도이다. 그는 똑똑했지만 사람의 감정을 모르는 로봇처럼 남의 감정을 알지 못했고 일상을 따분하게 생각하는 남자였다. 자살시도 조차 그에겐 따분하게 느껴지는 이 사람은 자신과 같은 모습의 하루를 알게되면서 동질감을 느끼게 되고 사랑을 알게 된다. 일상조차 따분하게 느껴지고 자신이 만든 물건에 죽고 싶은 이 권태감을 느끼는 남자는 사랑이란 감정을 알게 되면서 마지막까지 그 사랑을 놓지 않는다.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의 형태와 모습은 중요하지 않다는 걸 이 책에서는 보여주고 있다.

어찌보면 사랑에 빠진 사람은 한심하게 보일 수 있다. 구도 역시 자신에게 주어지는 모든 시선과 평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이 만든 인공지능에 때문에 비난받고 회사에서 쫓겨나도 그는 자신의 인공지능을 두둔하고 오히려 다른 사람의 책임으로 돌린다. 그는 오직 하루를 되살리겠다는 목적 하나만으로 살아갈 뿐이다. 그는 진정한 로맨시스트는 아니었지만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하루를 되살리려는 자신의 목적에 반대하는 회사와 지인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에게 협력을 제안하는 모습은 그가 얼마나 사랑에 빠져있는 지를 보여준다. 모든 반전에도, 진실을 알았을 때에도 그의 사랑은 멈추지 않고 항상 미즈시나 하루를 위해 움직였다. 그녀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알게된 진정한 사랑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독자에겐 반전의 형태로 나타났지만 그의 사랑에는 반전은 없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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