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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의 카페
존 스트레레키 지음, 고상숙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돈을 위해 시간을 바치는 일상의 회의감에서 찾은 곳, <세상 끝의 카페>
주인공인 '존'은 직장일로 지친 마음을 휴식하고자 정처없이 여행을 떠돈다. 그의 일상은 평일에 열심히 움직이고 주말에 충전을 반복하는 삶을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를 보면 일반적인 사람이면서 아무 걱정없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 자신은 항상 이런 삶에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여행을 떠나지만 잘 되지 않고, 정처없이 움직이면서 쉴 곳을 찾다가 우연히 한 카페를 발견하게 되고 주문하기 전 받은 3가지 질문에 대해 깊이있는 고민을 하게되고, 카페 안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질문의 답을 찾아가게되면서 인생의 답을 찾는다.
이쯤 되면, 주인공 '존'이 찾은 카페와 인생의 답을 찾는 질문들에 대해 궁금할 것이다. 사실 카페와 질문이 무엇인지 궁금하기 전에, 먼저 존이 자신의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을 살면서 많은 사람들은 존과 같은 일상을 살고 있을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일을 열심히 하고, 열심히 하면서 소모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여행, 휴식을 가지고, 다시 일을 하고. 이러한 일상을 몇 년, 몇 십년을 반복하면서 살다가 죽게 된다. 물론, 존과 같이 이러한 일상에 회의감이 드는 사람들도 있으나 잠시 생각할 뿐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사람들은 존과 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인생의 답이라고 생각할까? 그것은 답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정답은 없습니다. 사람들은 제각각 다른 방식대로 인생에 접근하거든요"(76p) 이 말처럼 반복적인 일상이 반드시 나쁜 인생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존은 자신의 일상에 회의감이 든 것일까? 그가 일상에 회의감이 들었다는 자체가, 그 인생은 존의 인생에서 답이 아니라고 본능적으로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인생에 대해 회의감이 들지 않은 인생이야 말로 자신의 인생이 아닐까? 일상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 일상의 회의감이 든다면, 자신의 인생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 이 책은 나의 인생을 점검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세상 끝의 카페>에선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의 존재, 죽음, 충만한 삶에 대한 3가지 질문들은 철학적이면서 다가가기 어렵게 느껴지지만, 책에서는 예시를 통해 간략하고 쉽게 표현한다. 책에 나온 3가지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인생에 답을 찾지 못하고 일상의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일 것이다. 답을 찾지 못했기에 세상의 온갖 다양한 것을 접하지 못하고 거부한다. 답을 찾지 못했기에 바다거북처럼 파도의 흐름에 맡기지 못하고 이것저것 하다가 시간을 낭비한다. 하고 싶은 것과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두려울 것이 없을 것이며 재충전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고 싶은 일만 한다면 인생을 버린다는 말이 있지만, 그것은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요 없는 말이다. 그들의 인생은 돈과 명예에 얽메여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말을 한 사람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안될 것이다. 그들의 인생은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돈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존재 목적을 추구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이유는 존재 목적을 생각하지 않고 분명하지 않거나, 종교와 가정 등의 환경으로 인해 믿지 못하는 등 다양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존재 목적을 찾지 못한 것에 대해 비관하지 않아도 된다. 존재 목적에 대한 답은 시간이 지나면서 한순간 우연하게 찾아오기 마련이다. 책에서 가장 말하고 싶은 것은 한가지이다. 존재 목적이 무엇이며, 인생의 답은 다른 사람이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알고 있으며, 내가 찾는 것이라는 것이다.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우연히 발견한 카페에서 질문을 받고, 사람들과 대화하고,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을 한 순간에 담아낸다. 이 책은 나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고 회의감이 든 사람들에게 가장 가치있는 도서라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책이 처음 출판되고 10년이 넘어서야 세상에서 주목받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내 존재 목적이 무엇인지 아는 것에 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은 나밖에 없습니다. 내 운명을 다른 사람이나 다른 존재가 멋대로 좌지우지하게 내버려두어서는 안 됩니다. 스스로 원하는 길을 적극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 182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