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키 일러스트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현재 하루키의 소설 덕분에 출판업계나 소설 덕후 내지는 하루키스트들은 고무되어 있는 상황, 상태가 아닌가 합니다. 이런 분위기가 예전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 가 출간 될 때에도 붐이 일었습니다. 각 신문사마다 하루키에 대한 논평을 내기도 했고, 하루키를 좋아하는 일명 하루키빠 작가들이 하루키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유튜브를 통해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어쨌거나 소설가 한 사람이, 그것도 타국의 소설가 한 사람이 이토록 사랑을 받는 경우가 또 있었을까 싶은데요. 전 세계 하루키 팬들이 하루키 일러스트를 작업했는데요, 보고 있으면 하루키와 그의 세계를 한 번에 알 수 있는 일러스트들이 있어서 놀라게 됩니다.
일러스트를 보면 표층적으로 드러나는 것만 봐도 하루키 팬들은 그림 속, 세계가 무엇을 말하는지 다 알 수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일러스트를 보면 이 그림을 그린 사람들 역시 하루키의 세계를, 하루키의 소설을 전부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림 한 장에 그의 소설 속 세계를 몽땅 집어넣었거든요.
한때 러시아 다음으로 한국의 독자가 많았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하루키도 한국의 독자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루키를 모르는 사람들은 할아버지 소설가에게 웬 호들갑이야, 하루키라는 사람이 도대체 뭔데 이 난리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하루키 팬들은 2, 30년이 넘게 하루키의 세계에서 서로 만나고 글을 통해 이어져 왔기에 이 난리가 이해되고 받아들여질 겁니다.
그런 유대를 느끼는 건 몹시 고무되는 일입니다. 코로나 전에 독서모임 할 때 하루키 팬들이 모여 하루키 세계에 대해서, 하루키 소설에 대해서 신나게 이야기를 하며 행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신작을 야금야금 앞니로 톡톡 단무지 끊어서 아껴먹듯 읽고 싶은데 벌써 삼분의 이를 읽어 버려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이 일러스트 속에는 진정 하루키의 소설이 거의 들어있는 느낌입니다. 하늘에서 해변의 카프카에서 떨어지는 전갱이, 까마귀, 고마로 보이는 고양이. 그리고 양을 쫓는 모험 속에 등장하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양, 직공지구 같은 세계의 끝에 있는 건물까지. 그리고 자신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하루키를 너무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이 일러스트는 하루키인지 애매하지만 재미있는 하루키의 모습이라고 합시다. 고양이를 타고 있는 하루키 씨, 손에 뭘 드신 겁니까.
역시 하루키 하면 고양이죠. 작가들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김영하도, 프랑스와즈 사강도 하루키도 고양이를 좋아합니다. 하루키에 대한 고양이 사랑과 이야기는 아주 많죠. 아버지에 대한 에세이 ‘고양이를 잃어버리다’에서 최초 고양이와의 인연이 등장합니다.
하루키의 자취 지도인가요? 하루키가 자취를 남긴 카페, 서점, 술집 같은 곳들을 표시해 놓은 지도인지 저도 궁금하네요.
이 일러스트도 하루키를 잘 표현했네요. 하루키 라면 마라톤 대회를 몇 번이나 나가고 트라이애슬론 대회도 출전했을 만큼 좋아하는 달리기, 두 개의 달, 바로 일큐팔사를 말하죠. 그리고 역시 고양이와 좋아하는 맥주.
이 일러스트는 정말 마음에 듭니다. 이번 신작의 원작 격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속 세계의 끝을 그렸네요. 하루키의 머릿속에는 이런 세계가 가득하겠지요. 그림자를 잃고 더불어 마음까지 잃지만 영원히 살아갈 수 있는 세계. 그런 세계를 하루키의 머릿속에서 잘 그렸지 싶습니다.
하루키 하면 또 혼자서 술렁술렁 만들어 먹는 요리가 있지요. 소설 속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요리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직접 만들었던 간단한 요리가 주로 등장합니다. 신선한 채소가 들어간 샌드위치가 눈에 딱 들어오네요,
이 일러스트는 하루키의 이런 모습의 사진이 있는데 그걸 그린 것 같습니다. 그 사진 속 하루키도 다른 사진에 비해서 뭔가 멍 하는 듯한 표정인데.
이 일러스트를 그린 사람은 정말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닐까. 정말 샤방샤방 한 얼굴에, 하루키를 보는 우리를 또렷하게 보고 있네요. 정말 하루키를 좋아하거나 그것이 아니라면.
역시 하루키 하면 고양이죠. 하루키의 반은 고양이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인데 그걸 표현한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하루키 소설 속 세계를 일러스트로 표현한 그림들을 가져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