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만 모르는 비밀 하나 - 나를 응원하는 작은 목소리
후이 지음, 최인애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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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세상도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 전혀 기대하지 않은 순간 불현듯 마주치는 따스함과 온기, 비참하고 어둡게만 보이던 인생을 조금씩 바꾸는 용기가 그 사실을 증명한다. 그대만 모를 뿐, 세상은 그대를 몰래 몰래 사랑하고 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나를 채워 주는 사람, 나를 망치는 사람


결혼으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줄 수 있으려면 두 사람 모두 상당한 수준의 성숙함과 배려심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최소한 둘 다 긍정적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즉, 다른 부분은 전부 다르더라도 에너지의 방향만큼은 같아야 한다.


나는 연애소설을 좋아하는데 상대가 SF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도박을 좋아한다면 문제다. 나는 쇼핑, 상대는 여행을 좋아한대도 갈등의 소지가 없다. 그러나 성실히 노력하며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나와 달리, 상대가 나태하게 집구석에 틀어박혀 게임만 한다면 갈등이 폭발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우린 이런 장면을 종종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목격하곤 한다.


내게 끈기가 있다면 상대에게는 융통성이,

내게 용기가 있다면 상대에게는 신중함이,

내게 감성이 있다면 상대에게 이성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서로 배울 만한 장점과

보완할 수 있을 정도의 단점만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 채워주는 사이가 될 수 있다.


긍정적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부정적 에너지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부정적 에너지가 보완되는 게 아니라 긍정적 에너지가 사라져 버린다. 근묵자흑近墨者黑, 그저 똑같은 부정적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되어 버린다. 이런 관계에서는 아무리 노력한들 서로의 부족함을 채울 수 없다.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


“왜 돈을 벌어야 해요?”


아가씨, 좋은 질문이야. 먼저 물어볼게. 만약 스스로 벌지 않으면 누구 돈을 쓸 생각이야? 부모님? 애인? 남편? 혹은 더 먼 미래의 자식들? 뭐, 그것도 나쁘진 않겠다. 그렇다면 평생 잊지 말아야 할 주문이 있는데, 이를 외울 때는 반드시 목소리를 낮추고, 최대한 부드럽게 말해야 해. 또한 불쌍해 보이는 표정도 짓고, 간절한 눈빛을 보내면서, 주문을 외워 보자.


“미안한데 돈 좀 줄 수 있어…?”


돈이 없어 비굴해지거나, 사랑을 포기하거나, 고통받거나 후회할 일 따위는 없어. 이게 바로 우리가 죽어라 노력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가장 분명한 이유야.


바라는 삶


정갈한 삶의 태도를 지닌 사람만이 정갈한 물건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길가에서 산 꽃 한 송이, 어느 집에나 있는 평범한 이불, 흔히 살 수 있는 전기 주전자, 특별할 것 없는 디자인의 기성복도 이들의 손에 들어가면 정갈함의 일부분이 된다.


‘정갈함’은 물질적 극치가 아니라 정신적 극치이며, 억지로 꾸며 낼 수 있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진심으로 추구하고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결과다.


정갈한 삶의 본질이란 결국, 구석구석 제 손으로 돌보고 꾸린 편안한 공간에서 잠들고 깨며, 평범한 매일을 좀 더 충만하고 건실한 하루로 만들어가는 데 있다. 정갈하게 사는 사람은 누구나 왕족이다, 자신의 삶을 온전히 다스리고 있기에.


인생은 전적으로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인생은 수학 문제가 아니다. 공식을 대입한다고 답이 나오지 않을뿐더러 그나마 맞는 공식도 없다. 인생은 자유 주제 글쓰기다. 누구나 자기 생각대로 주제를 정하고 얼개를 잡고 내용을 채워 가야 한다.


큰 흐름에서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자신이 작성한 초안에 맞춰 최대한 글솜씨를 뽐내는 것이 최고다. 마지막에 받아 든 점수가 설혹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적어도 이렇게 살아낸 인생은 누군가의 지시를 따르거나 누군가의 것을 베낀 게 아니기에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다.


인생이라는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탈지, 관람차를 탈지는 전적으로 자신이 결정할 일이다. 남들이 좋다고 해서, 다들 그렇게 산다고 해서 나도 그 전철을 밟을 이유는 없다. 내게 주어진 단 한 번의 인생을 최선을 다해 내 마음에 들게 살아내면 그만이다. 결국은 각자 앞에 놓인 생, 그 길을 갈 뿐이다.


세상이 몰래 우리를 사랑하고 있다


어떤 책은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라서야 비극이 해결되고 아름다운 결말이 드러난다. 어떤 그림은 마지막 터치가 끝나고 나서야 명암이 분명해지며 전체적인 풍모가 명확해진다. 어떤 일들은 다 지나고 나서야 그때는 별 의미를 두지 않았던 행동들이 사실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선의와 진심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추한 얼굴 아래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노트르담의 꼽추처럼 어둠 속에서 남몰래 나를 돕는 이가 있다. 나는 깨닫지 못하지만 내가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내도록 보이지 않게 돕는 우렁각시 같은 이가, 삶의 곳곳에 존재한다.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세상도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대만 모를 뿐, 세상이 그대를 몰래 사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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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실패하기
존 크럼볼츠.라이언 바비노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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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간 우리 스탠퍼드 연구팀은 삶에 긍정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돕는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테크닉을 개발해왔다. 이 테크닉은 워크숍과 대학 과정 참가자 그리고 광범위한 고객과의 작업에서 효과가 입증되었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이 책은 20년간 진행된 스탠퍼드 대학교의 '인생 성장 프로젝트' 연구에 참여하여 얻은 특별한 결과를 담았다. 연구기간 동안 성공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일련의 공통적인 행동 패턴을 찾았고 그 핵심내용을 총 9개의 장으로 구성했다. 그들이 실험하고 제안한 이 ‘작은 행동의 힘’은 개인의 삶과 사업에 있어 가장 필요한 행동을 큰 준비 없이 즉각 실행하게 만든다.


즐거움 추적하기


삶을 즐거운 순간들로 가득 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살아있음을 느끼며 감사하고 호기심으로 가득한 열정을 갖기 위해서 말이다. 먼저 자신의 감정적 경험 패턴을 살펴야 한다. 그 중 한 가지 도구는 일기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매일 일기를 작성하면 상당한 정서적, 인지적, 조직적 이점이 있음이 밝혀졌다.


일기 쓰기를 통해 삶의 과정에서 구축된 여러 경험들과 이로 인해 선한 통찰력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껏 행복일기 쓰기, 감사일기 쓰기 등으로 관련 책들이 자기계발 차원에서 출간되기도 했었다. 이를 실행(실천)해 본 사람들은 안다. 일상의 관리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말이다. 구체적으로 쓸 필요도 없다. 일상의 관찰과 경험을 몇 분 동안만 기록해도 분명 도움이 된다.


가능한 빨리 형편없이 하세요


‘더 빨리 배우기 위해 더 빨리 실패하라’는 지론은 흔히 실리콘밸리 사업가들이 말하는 ‘실패하며 전진하기’와 같은 의미인데, 이 개념은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기본으로 여겨진다.


신제품을 가능한 빨리 선보여 피드백을 얻고 이에 따른 기회나 취약점을 파악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행보를 결정하라는 의미다. 애니메이션 제작자 픽사 또한 이런 지침을 따르고 있다. 픽사의 공동 창립자이자 회장인 에드 캣멀은 픽사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모든 것은 엉망인 상태에서 엉망이지 않은 상태로 가는 과정에 불과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


사실 실수한다고 죽는 것은 아니다. 어설픈 아이디어를 따라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실패를 두려워하고 피하려고 바둥거리는 삶이 우리 자신을 구속한다. 새로운 경험과 성장에 대한 기회를 차단해 버리기 때문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엔 잔인한 아이러니가 있다. 실패를 피하는 것이 오히려 실패의 확실한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장해서 나타난다. 게으름, 타인의 성공에 대한 질투, 주의력 결핍, 우유부단함, 의심 등이다.


빨리 실패하기 접근 방식에 대한 일반적인 경험 법칙은 언제나 ‘테이블에 더 많은 옵션을 남겨두는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 당신은 삶에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행운이 활짝 열려 있기를 바랄 것이다. 호기심 많은 초보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음으로써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마음 상태와 예상치 못한 기회와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대체로 사람들은 일을 미루는 습성이 있다


사람들 대부분 일을 미루는 데 나름 일가견이 있다. 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좀처럼 시작하지 않는다. 연말정산을 하거나 호기심을 느껴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일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먼저 계획을 짜고 난 후로 미뤄버린다.


그렇게 다짐을 하고 나면 한결 기분이 좋아져 ‘하루 쉬었다 해야지’라고 말하기 일쑤다. 저항이 자주 사용하는 가장 친숙하고 교묘한 방법이 미루기다. ‘그만두라’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대신, ‘상황이 좀 나아지면 하자’라고 유혹하는 것이다.


부정적 편견에 사로잡히기 쉽다


득과 실로 행동을 결정할 때의 문제점은 부정적인 편견에 사로잡히기 쉽다는 데 있다. 사실 사람은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보다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 ‘실’에 ‘득’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붙이기 때문이다. 또한 부정적인 자극에 훨씬 더 강한 반응을 보인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예스보다 노라는 이유를 더 잘 찾는다.


항상 배울 것이 있다


가장 중요한 배움은 언제 어느 때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자신이 하는 어떤 일이라도 가치 있게 여기게 된다. 또한 예상치 못한 발견에도 언제나 마음을 열 수 있게 된다. 위험 감수나 실패 가능성에 대한 시각도 달라질 수 있다. 항상 배울 것이 있다는 사실은 결과에 관계없이 어떤 일에서라도 무언가를 얻는다는 뜻이다.


실패에 저항하기 보다는 수용하라


작은 행동을 많이 해볼수록 더욱 만족스럽게 살 수 있다. 해보기도 전에 겁먹지 말고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바로 돌진해서 실패를 경험해 보라는 것이다. 새로운 도전 앞에 두렵기는 모두 마찬가지다. 비록 부정적인 감정이 생길지라도 시도해 보자. 매도 먼저 맞는 사람이 낫다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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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의 철학수업 - 정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법 세계 최고 인재들의 생각법 3
후쿠하라 마사히로 지음, 임해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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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철학을 공부함으로써 미래를 읽어내는 힘과 현재를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미래는 현재 우리의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미래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는 우리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시대의 산물임과 동시에 시대를 창조하는 존재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정해집니다. - '한국의 독자들에게' 중에서




철학의 역사를 이해하면 철학적 문제 제기와 사고로부터 어떻게 멋진 문화가 탄생했고 왜 최악의 전쟁이 발생했는지 이해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결국 철학을 공부하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과거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일이다.


사실 개인의 생각도 당시의 사회 문화나 국가 정책 등이 배경이 되어 다양하게 형성된다. 국제 바칼로레아는 ‘철학적 사고’를 중심으로 수업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 그 중 어느 것 하나도 완전한 지식은 없으며, 지금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지식을 배우는 능력을 학생들은 얻게 된다. 소크라테스의 말대로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는 앎을 얻어 매일 철학하면서 현재를 읽어내고 보다 멋진 미래를 그려가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최고의 도구는 철학


철학이란 무엇일까?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이 책에서 저자 자신이 말하는 철학을 우선 정의한다. 이 책에서 계속 등장하는 철학이라는 용어는 학문 장르로서의 의미를 포함하고는 있지만, 보다 시야를 넓혀서 ‘정답이 없는 문제에 관해 생각하는 것’이라는 ‘철학적 사고’로 이해하라는 것이다.


앞으로 글로벌화 될 국제 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활약하고 전세계 인재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철학적 사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학교 시험처럼 달달 외워서 풀 수 있는 정답이 하나인 문제에 답할 수 있는 능력 뿐 아니라, 정답이 많거나 없는 문제에 대해서도 ‘스스로의 머리로 생각하는 힘’을 익혀야 한다.


남이 아닌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바로 철학이다. 철학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어렵다는 인상 을 지울 수 없는데, 단순하게 생각하면 어려울 이유도 없다. 철학은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초등학교의 시험 문제


재미있는 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아래는 일본의 어떤 초등학교 시험 문제다. 초등학생 문제라도 일방적으로 무시하지 말고 우리 모두 함께 풀어보자.


“물고기는 (헤엄친다).”

“새는 ( ).”


문제: 괄호 안에 들어갈 알맞은 말은?


너무 쉬운 문제였을 것이다. 그렇다. 정답은 “새는 (난다)”다. 그런데 어떤 학생이 괄호 안에 이렇게 썼다.


“새는 (헤엄치지 않는다).”


유감스럽게도 이 학생의 답은 오답 처리가 됐다. 하지만 이 답은 틀린 게 아니다. “새는 (헤엄치지 않는다)”도 사실이다. 깊숙이 파고 들어가면 ‘헤엄을 치는’ 새도 있긴 하다. 그러나 이런 식이면 “새는 (난다)” 도 마찬가지다. 닭, 오리, 거위 등 ‘날지 못하는’ 새도 있다. 펭귄은 어떤가? 펭귄은 새가 아닌가?


유연성이 결여된 일본의 학교 교육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대목이다. 정답이 하나밖에 없는 시험은 채점자가 점수 매기기에 편한 방식이기도 하다. 서술식 문제의 경우 채점자의 자질이나 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정답, 오답, 부분 정답 같은 판단의 기준이 채 점자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남게 되는 단 하나, 철학적 사고


지금까지는 테크닉을 중심으로, 학력을 기초로 한 지식을 무기로 국내외에서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었다. 교양보다는 기술이나 합리성이 우선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옛날이야기일 뿐이다.


인터넷 네트워크의 발달로 ‘지식의 일상화’가 이뤄졌다. 과거에 변호사가 가지고 있는 법률적인 전문지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귀중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인터넷으로 검색만 하면 상당한 전문지식이라도 누구나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향후 이런 경향이 더욱 더 빨라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누구나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이러한 때에 무엇이 최종적으로 남을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철학적 사고만 남는 것이다.


나는 아는 게 없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는 격언을 남겼다. 이는 '무지無知에 대한 지知', 즉 '너 자신의 무지함을 알라'는 가르침이다. 따라서, '나는 무지하다'라는 전제 하에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함으로써 진리에 접근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자 철학자인 소크라테스조차 '나는 무지하다'라고 했다. 하물며 범인凡人인 우리들은 어떻겠는가? 얼마 되지 않는 지식을 토대로 대화하면서 타인을 이해하고 교양을 길러서 조금이라도 진리에 다가가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와같은 '절차탁마切磋琢磨' 자세로 글로벌 인재들은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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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주례사 - 사랑에 서툴고, 결혼이 낯선 딸에게
김재용 지음, 소보로 사진 / 가디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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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서 성장한 선남선녀가 만나서 서로를 바라보고, 사랑하며, 함께 해나가기로 결심하면서 두 사람은 결혼을 하게 된다. 이렇듯 결혼은 아름답고 소중한 일임과 동시에 삶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비록 결혼이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전환점이라지만 환상만을 갖기엔 너무나도 현실적이라는 점이다.




책은 결혼 33년 차 주부이자 엄마가, 혼기가 찬 딸이 결혼에 대한 현실감을 키우고 행복하고 현명하게 결혼생활을 헤쳐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이다. 즉 매일 해도 표가 나지 않는 끝없는 살림에 마음 붙이는 법, ‘남’의 편인 남편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고부 갈등에 대처하는 마음가짐, 육아를 위한 조언 등 결혼생활에서 누구나 겪게 되는 다양한 일화들을 자신의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지를 설명해준다. 책 속 인상적인 내용을 살펴본다.


누구나 깊이 공감할 엄마 표 ‘생활밀착형’ 카운슬링


둘이 있으면 외로움도 두 배가 된다


둘이 있는데 외로우면 혼자 있을 때 외로운 것보다 배가 되거든. 결혼하면 외롭지 않은 게 아니라 더 외롭고 괴로울 때도 많아. 외로움을 스스로 극복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결혼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해. 외로움은 남이 채워주는 게 아니라 내가 채워야 견딜 수 있는 거니까.


인생의 짐은 내려놓는 게 아니야


짐이라고 하면 흔히 내려놓고 싶다거나, 내려놓으라고 하지. 하지만 무조건 내려놓는 게 능사는 아니야. 오히려 짐을 무겁지 않게 지고 갈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게 중요해. 짐이란 무겁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더 힘들게 느껴지거든. 어차피 감당해야 할 짐이라면 그냥 받아들이는 것. 그게 바로 진통제야.


집착과 사랑은 한 걸음 차이


사람들은 자식 농사에 더 많이 신경 쓰지만, 그보다 중요한 게 부부 농사야. 네 엄마 아빠는 천생연분이라거나 다정다감한 부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잘 살아왔던 건 서로에게 집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봐줬다는 거야. 서로 다른 성향을 고치려 하거나 간섭하지 않았지. 다만 자식은 알게 모르게 부모를 보면서 배우고 닮아간다는 걸 잊지 않고 잘 살아가려고 최선을 다했어. 부부가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가면 자식도 자연스럽게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우게 되니까.


결혼의 환상과 현실 사이


난 결혼만 하면 편안하고 행복한 삶이 저절로 따라오는 줄 알아ㅛ어. 결혼이라는 현실은 영화에서처럼 화려하거나 로맨틱하지 않은데도 어딘가 근사하고 특별한 삶이 있을 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그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챘지. 오로자 내 몫인 살림은 해도 해도 끝이 없었고, 다른 환경에서 자란 네 아빠를 비롯한 시집 식구와 맞춰가는 게 너무 힘들었어.


결혼을 무조건 응원한다


나는 두 딸의 아빠이다. 책을 읽는 내내 아내가 가졌을 결혼에 대한 감정을 간접적으로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큰 애가 결혼하겠다고 의사를 당당하게 밝혔을 때 우리 부부는 잠시나마 감전의 충격에 빠진 듯했다. 언젠가는 찾아 올 현실임에도 미처 대비하지 못했기에 막상 닥치고 나니 당황스럽기조차 했다. 그만큼 딸을 위한 준비가 부족했음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책에 소개되는 내용들이 그런 부족함을 채워주는 것이었다. 결혼을 앞둔 선남선녀 모두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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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최종학 교수의 숫자로 경영하라 5 - 재무제표 행간에 숨은 숫자의 의미를 파악하라! 서울대 최종학 교수의 숫자로 경영하라 5
최종학 지음 / 원앤원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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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권력자나 권력기관들이 자신이 세운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회계를 이용하는 일이 수차례 발생했다. 그런일들이 발생했을 때, 그에 대해 저항하고 비판하다 보니 정치적으로 민감한 글들을 계속해서 쓰게 되었다. 조용히 학문 연구에 매진하면서 살고 싶은 필자지만 '이런 부끄러운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는 마음에서 큰 용기를 내서 쓴 글인데, 그 글을 썼다고 특정 정치집단이나 언론의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총5부로 구성된 이 책은 지난 2018년 4권을 출간한 이래 그동안 각종 언론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5권으로 출간한 신간 도서이다. 과거에 벌어진 사건들을 파악하고 숨겨진 이면의 이야기를 설명해 회계학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기업체에서 회계 업무에 종사하는 회사원, 그리고 회계 유관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 모두가 배워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SK 그룹사 간의 합병과 반발하는 시민단체


SK그룹 지주사는 SK(주)였다. 그런데,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취약하기 그지 없었다. SK(주)가 SK이노베이션, SKC, SK네트웍스를 지배하는 형태였다. 1991년 창립된 선경텔레콤은 시스템 통합 및 IT 아웃소싱을 주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었으며, 지배주주는 최태원 회장(지분율 45%)이었다. 이 회사가 나중에 SK C&C로 상호가 변경된다.


2010년 기준으로 SK C&C가 SK(주)의 지분 32%를 보유하는 형태였다. 외견상으론 그룹의 지주사인 SK(주)를 SK C&C가 지배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었다. 물론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SK(주)가 하고 있었으므로 사실상 이상한 형태의 지배구조였다. 순환출자체제를 유지했기에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이다.


여기서 가장 심각한 아킬레스건은 SK(주)의 지분을 최태원 회장과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이 도합 15% 정도였다는 점이다. 이를 간파하고 있던 헤지펀드 소버린이 1700억을 투자해 5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15% 주식을 매집했다.


당시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은 국내 언론에서도 최대 관심사였다. 외국투기자본에 한국의 우량 기업이 빼앗길 수 있다면서 소위 '애국심'호소하는 기사들이 연일 이어졌었다. 흥미롭게도 당시 정권과 참여연대 등 몇몇 시민단체와 일부 언론사들은 오히려 소버린을 지지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주총에서의 표 대결에선 예상과 달리 SK측이 100표 중 62표를 얻는 대승을 거두었다.


비록 주총에서의 대결에선 패했지만 소버린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지분 매각을 통해 약 1조 원의 이익을 거두는 '대박'을 터뜨렸던 것이다. 사실상 소버린은 경영권 분쟁을 내세워 1년 정도 투자기간을 통해 기대 이상의 목표를 달성한 셈이었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던 2005년 SK C&C가 보유한 SK지분은 11%였는데, 취약했던 지배구조가 거의 완성된 2010년엔 32%까지 증가했다. 완성된 형태의 지배구조는 지배주주가 SK C&C를 지배하고, SK C&C가 SK를 지배하고 SK가 다른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형태로 확립되었다.


이런 이상한 지배구조 때문에 외부에서는 꾸준히 SK C&C와 기존의 SK가 합병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2012년과 2013년 잠시 주춤했던 SK C&C의 경영상황이 이후 본궤도에 올라 꾸준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익이 증가하자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합병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리고 2015년 들어 실제로 합병이 이루어지게 된다. 법률 규정에 의거해, 합병비율은 두 회사의 시가총액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2015년 4월 20일 양사의 주주총회에서 합병계획이 발표되자 경제개혁연대가 거세게 반발한다. 이 합병이 비즈니스에는 도움이 되지 않으며 지배주주의 지배권 강화 목적만을 위한 합병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SK그룹이 의도적으로 SK C&C의 주가를 부풀려 SK C&C의 시가총액이 과다하게 증가한 상황에서 합병이 이루어지도록 해서, SK C&C의 지배주주 최태원 씨는 이익을 얻지만 기존의 SK 주주들은 손해를 보는 합병이라고 주장했다.


전환사채에 대한 비판


전환사채에 대한 많은 비판이 제기되었다. 비판의 내용은 크게 ① 전환권 행사, ② 전환가 재조정, ③ 상환청구권 행사에 대한 비판으로 정리할 수 있다. 주로 전환사채를 발행한 회사들의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것들이다. 그 비판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자.


① 전환권 행사에 대한 비판은 2018년부터 2019년 초까지 가끔 언론에 보도되었다. 투자자가 전환권을 행사해서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주식 수가 증가한다. 회사의 자산이나 내재가치는 변하지 않는데 주식 수가 증가한 것이므로, 증가한 주식 수에 비례해 주가가 하락한다. 이를 전문용어로 ‘지분가치가 희석된다’고 표현한다. 주주들은 가만히 앉아서 피해를 보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현대차그룹의 지주사 전환 계획 핵심은 현대모비스를 지주회사로 바꾸는 것이었다. 당시 정몽구, 정의선 회장 등 지배주주 일가는 모비스 지분의 7%와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30%를 보유중이었다. 모비스는 현대차를 지배(지분율 20.8%)하고 현대차는 기아를 지배(지분율 33.9%)히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7% 지분율로 현대모비스의 경영권을 행사하기엔 취약한 구조였다.


다소 위안이 되는 내용은 순환출자의 영향으로 기아가 모비스의 지분(16.9%)을 보유하고 있었고, 현대차와 기아가 함께 경영권을 행사하는 현대제철도 5.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즉 약 30%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었다.


이에 그룹은 지배구조를 개편하기로 계획했다. 사업지주회사인 모비스는 현대차를 지배하고, 현대차는 다른 계열사(기아, 글로비스, 현대제철)을 지배하는 형태였다. 먼저 모비스의 사업 일부를 분할(인적분할방식)하고, 다음 단계로 분할된 사업을 글로비스가 합병하는 것이었다. 합병 후 지배주주 일가는 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해 그 자금으로 모비스 지분 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이해되었다. 사실상 모비스를 쥐락펴락할 수 있다면 계열사 전체를 지배할 수 있게 된다. 합병을 위항 임시주총 일정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자세한 계획이 알려지자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예상보다 컸다. 모비스의 소액주주들이 반발했고, 뒤이어 현대차그룹 여러 계열사들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에서도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그 후 4월 중순 엘리엇은 현대차와 모비스를 합병하라는 등 현대차의 계획과는 전혀 다른 지배구조 개편안을 제시했다. 또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달아 주주총회에서 안건에 반대투표를 하라는 추천안을 발표하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여러 기관투자자들도 모두 반대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현대차그룹 수뇌부는 임시주총 안건이 부결될 게 뻔하기 때문에 안건 철회를 결정하고 만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완해서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소액주주들은 모비스의 사업분할과 합병안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한 탓이었다. 쉽게 말해서 모비스의 사업분할로 새로 탄생하는 회사의 평가가 실제가치보다 낮제 책정되었다고 본 것이다.


이밖에도 책은 5부에서 경영에 대한 8가지 단상을 소개한다. 남편보다 영향력이 더 큰 미셸 오바마 효과, 로마 제국 군단의 승리 비결,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 싸움터에서 전쟁을 해야 한다, 박항서 감독의 성공 비결에 대한 오해 등이 펼쳐진다. 이 내용은 저자가 신문이나 잡지 등에 연재했던 칼럼 중에서 엄선한 것으로, 경영자들에게 문제점 제기와 함께 교훈을 전하려는 의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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