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절대지식 - 천만년을 버텨갈 우리 속담의 품격
김승용 지음 / 동아시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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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 사이 일제의 치밀한 문화말살 정책과 한국전쟁, 서구와의 문화충돌로 속담에 담겨왔던 오랜 우리 문화는 부서지고 희미해졌다. 그와 함께 속담 역시 흐려지는 문화 뒤에서 암호가 또 화석이 되었다. '현대적'이란 관념에 사로잡혀, 이제 속담 따위는 케케묵은 고려 적 이야기가 되어 아이들 베끼기 숙제로나 남았다. 근 일 만을 헤아리는 속담 대부분이 존재도 모른 채 일상에서 사라지고, '시쳇말'로 살아남은 속담들조차 정작 물음표를 달고 생각하면 고개만 갸웃거릴 뿐이다. 그래서 글쓴이는 흔한 단답풀이가 아닌 '지나칠 만큼 친절한' 속담 책을 꼭 만들고 싶었고, 무식하게 용감하게 시작했다. - '머리말' 중에서

 

 

우리 속담 얼마나 많이 아시나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이는 우리의 속담으로 비록 짧은 문장이지만 촌철살인의 지혜를 품고 있다. 한 마디로 짧지만 강하다. 믿었던 사람이나 은혜를 베푼 사람에게 오히려 해를 입는 경우에 우리들은 이 속담을 사용한다. 이와같이 은혜를 배반하고 베푼 덕을 망각한 것을 한자성어로 배은망덕背恩忘德이라고 한다.

 

이 책은 이와같은 우리 속담을 마치 국어사전처럼 자세하게 다루는데,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속담을 가나다순으로 싣고 있다. 하지만 사전은 아니다. 편하게 찾아볼 수 있도록 형식을 사전식으로 취했을 뿐이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사진들도 중간 중간에 배치하고 있어서 무척 인상적이다.

 

책의 저자 김승용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며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국어학과 고전문학을 즐기며, 특히 전통문화의 탐구와 그 가치의 현대적 재발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의 출간 동기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 속담에 대한 정보 부족과 무관심이 오해와 오용을 낳고 있다. 또한 올바른 이해 없이 그럴듯하게 지어낸 이야기들이 속담의 유래인 것처럼 난무하고 있다. 이에 단순한 쓰임의 나열만이 아닌, 속담 속 사물의 속성과 언어적 유희를 구체적으로 탐구하고 직관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속담이 우리 언어문화 속에서 더욱 살찌고 자랄 수 있는 바

 

책의 내용은 대표속담-한자성어-반대속담-현대속담-유사속담의 순서로 구성된다. 누구라도 쉽게 해당 속담의 의미와 유사한 다른 표현들을 확인할 수 있다. 체계적으로 정리된 속담들을 통해 우리들은 다양한 어휘와 표현을 배울 수 있다. 책의 뒷부분에는 '대표속담 찾아가기'와 '한자성어 찾아가기'가 수록되어 있어 유익한 참고자료가 된다.

 

 

 

가까운 무당보다 먼 데 무당이 용하다

 

일반적으로 남의 떡이 커 보인다. 그래서인지 평소 친숙한 것은 결점만 보이고, 잘 모르는 것은 왠지 좋은 것으로만 안다. 요즈음에는 덜한 편이지만 과거엔 외제 특히 미국제품이라면 모두 좋은 것으로만 받아들였던 적이 있었다. 물론 특별한 능력으로 남보다 더 앞날을 예측하는 무당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먼 곳에 있기 때문에 용하게 보인다는 것은 비논리적이다.

 

가계야치家鷄野雉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이는 집에서 키우는 닭은 천하게 여기고 들판에 사는 꿩은 귀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중국 진진나라 때 유익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의 필체를 배우려고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정작 그의 가족들은 왕희지의 서체를 배우려고 안달을 했다. 이는 그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잘 드러나 있다.

 

"애들이 집 안의 닭은 천하게 여기고 들판의 꿩은 귀하게 여겨 모두 왕희지체만 배우려 드니 가슴을 칠 노릇이다"

 

 

갈모형제

 

갈모는 비가 올 때 비싼 갓이 젖지 않도록 갓위에 엎어 씌우는 모자로, 기름 먹인 질긴 종이를 주름을 접어 원뿔 형태로 만든 것이다. 원뿔형이라서 위쪽은 뾰족하고 아래로 갈수록 넓게 퍼진다. 이 모양을 본떠 형이 아우보다 도량이나 그릇이 좁은 경우, 즉 아우가 형보다 나은 경우에 이렇게 부른다.

 

 

 

갈모가 넓게 펴질수록 꼭지는 상대적으로 더욱 작아 보이듯, 옹졸한 형은 동생이 잘나갈수록 더욱 시기하는 법이다. '아비는 자식이 자기보다 잘났다면 기뻐하고 형은 동생이 자기보다 잘났다면 시기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말이다. 일반적으로 '형만 한 아우 없다'고 말하지만, 이처럼 형이 아우만 못할 경우 이를 갈모형제라고 말한다.

 

 

횃대 밑 사내

 

 


횃대는 닭장에 가로질러진 긴 막대를 말한다. 시골에서 닭을 길러 본 사람이라면 이 횟대를 잘 안다. 닭은 야생 시절 천적으로부터 몸을 피하고 안전하게 수면을 취하기 위해 나뭇가지 위에 올라가던 습성이 있어 횃대처럼 다소 높은 곳에 앉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수탉이 이 횃대에 올라가 날개를 크게 퍼덕이며 큰 소리로 우는 것을 '홰를 친다'라고 한다. 날개가 횃대를 때리기 때문이다.


또한 옛날 방에 가로로 끈에 매단 옷걸이도 횃대라고 부른다. 횟대 밑 사내란 방 안의 옷걸이 아래 앉아 큰소리를 친다는 말이다. 수탉이라면 모름지기 횃대 위에서 크게 울어야 하는데 다른 닭의 기세에 밀려 횃대 밑에 내려와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처럼, 남자가 바깥세상에서는 큰소리를 못 내고 비굴하게 굴다가 집에 와서 되도 않게 식구들에게나 큰소리를 치니 그얼마나 졸렬한가. 이 속담은 능력 없이 집에만 처박혀 있는 남자에게도 썼다.

 

 

 

다시 긷지 않는다고 우물에 똥 누랴

 

이 속담은 언제고 아쉬울 때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함부로 하지 말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옛날엔 우물이나 샘은 일반적으로 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설물이었다. 따라서 이곳에 오물을 투척한다는 것은 금기사항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살던 마을에서 내침을 당한다면 간혹 앙심을 품고 해코지를 하고 가는 경우도 있었다.

 

"다신 이 동네에 안 온다. 이 놈의 우물, 너내나 실컷 먹아라!"

 

하지만 사람의 앞 일은 어떻게 전개딜지 아무도 모르는 법. 다시 그 마을로 돌아와서 살아야만 할 경우도 생긴다. 이런 상황을 미리 대비하고 비록 떠나는 마당이라도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는 것이다. 회사를 불쾌하게 퇴직하는 사람이 종종 막말에다 상급자를 향한 쌍욕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 세상은 좁다. 이 상사가 새로 자리 잡은 그 직장으로 스카우트되어 올 수도 있다. 그러니 언행을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이와 비슷한 속담으로 '시루에 물 붓기'란 말도있다. 이는 해내기 어려운 일 또는 공들여 일을 해도 성과가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콩쥐팥쥐>에 나오는 얘기로, 계모가 잔칫집에 다라가고 싶어하는 콩쥐에게 밑이 빠진 항아리를 주면서 물을 가득 채우고 오라고 한데서 유래된 것이다.

 

통상 항아리는 만들 때 우선 평평한 밑판을 만들고 그 위에 벽을 쳐 올려 만들어 굽는다. 바닥에 충격을 가하면 깨지거나 구멍이 난다. 이런 항아리에 어찌 물을 가득 채울 수 있겠는가 말이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 떡이나 씰을 찌는데 사용하는 둥근 질그릇인 시루는 바닥을 통해 증기가 올라올 수 있도록 큰 구멍이 뚫려 있다. 시루에 물을 부으면 당연히 새기 마련이다.

 

  

   

조바심하다

 

옛날엔 타작을 '바심'이라고 말했다. 조바심이란 조 낱알을 비벼서 떨어내는 모양이 손바닥을 맞대고 비비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마음이 초조해지면 자기도 모르게 손바닥을 비비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더군다나 조는 여간해서는 낱알이 잘 떨어지지 않아 이리저리 마구 비벼야만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조를 바심하기 위해 손바닥에 놓고 마구 비비는 모습과 초조해서 손바닥을 이리저리 안절부절 비비는 모양을 연결시켜 표현한 속담이라 생각된다.

 

같은 속담으로 '조 비비듯 하다'라는 말이 있는 것과 국어사전에도 '조비비다'라는 말이 있으므로, 조를 마구 비벼 낱알을 떨구는 것처럼 손바닥을 이리저리 비비며 초조해하는 모양에서 유래한 말이 아닐까 싶다.

 

 

 

한 바리에 실을 짝이 없다

 

 

우리가 흔히 '바리바리 쌌다'라고 하는 말에서의 '바리'는 말이나 소의 등에 실을 정도의 짐을 세는 단위다. 그런데 말이나 소에 이런 바리 짐을 지울 때는 반드시 양쪽의 균형을 맞춰서 실어야 한다. 안 그러면 짐의 무게가 한쪽으로 치우쳐 제대로 나를 수 없기 때문이다. 왼쪽에 실은 짐이 이만한 무게라면 오른쪽 짐도 그만한 짝을 맞춰 실을 무게와 부피여야 한다. 이 속담은 '상대가 될 만한 대상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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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사기 2 : 역경을 이겨낸 사람들 책상 위 교양 27
소준섭 엮어 옮김, 사마천 원작 / 서해문집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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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이 비단 우리의 지식을 넓히는 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조상들이 먼저 걸었던 그 길을 살펴보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교훈을 얻고자 하는 것도 그 목적 중 하나다. 이 점에서 특히 <사기>는 황제와 명장에서부터 보통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평범하지 않은 인물들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마치 지금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듯 생생하게 묘사하고 기술함으로써 예부터 인생철학의 교과서로 평가받아 왔다. - '머리말' 중에서

 

 

역경을 이겨낸 사람들

 

사마천의 <사기>는 역사서이면서도 수없이 많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다루고 있기에 심리학보다 더 심리적인 인문교양서로 손꼽힌다. 더구나 사마천 본인도 억울하게 궁형을 당한 처지였기에 후세인들을 위한 교훈을 여기저기에 남긴 훌륭한 인생철학서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인물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믿고 끝까지 좌절하지 않아 결국엔 목표를 성취했다.

 

책은 총 14편의 이야기를 통해 19년의 망명 생활 끝에 왕이 된 진나라 문공, 질투심이 너무 강해 눈이 먼 친구의 음모로 인해 다리가 잘린 병법의 대가 손빈, 죽도록 두들겨 맞고 멍석에 말려 내던져진 범저,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고자 죽음보다 더 치욕적인 궁형을 받이들이면서까지 목숨을 부지했던 사마천 등 끝내 자신의 뜻을 성취한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흔히 나라가 지속적으로 부강하려면 청년들이 살아남아 뜻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래가 없다', '부끄럽다'라는 피켓을 들고 최근 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진 촛불 시위가 바로 이런 미래를 보여준 것 같아 삼류 정치인들에 식상했던 나의 마음을 다소 치유해준 듯하다. 역시 나라의 미래는 청년들이 좌우한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

 

더 이상 정치를 논하고 싶진 않다. 아무튼 이 책 또한 불공평한 현실의 룰에 좌절하지 않고 밝은 미래를 꿈꾸며 자신의 뜻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던 중국 역사 속의 영웅적인 인물들을 이 시대로 소환함으로써 우리들에게 힘든 역경을 극복하고 큰 뜻을 쟁취함에 있어서 롤모델을 제시하는 셈이다.

 

 

    

 

 

19년의 망명 끝에 왕이 되다

 

진나라 문공은 모함을 받아 조국에서 쫓겨나 다른 나라를 떠돌며 온갖 고초를 당하다가 마침낸 62세라는 늦은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 망명 생활이 그에게 정치 경험을 쌓게 만들었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과 지혜를 키워주었기에 그에게 굳이 나쁜 일이었다고 평가할 순 없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속담에 어울리는 경우이다.

 

자신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져 있을 때 도움받았던 은혜를 결코 잊지 않고 있다가 크든 작든 나중에 반드시 이를 갚았고 자신이 했던 약속은 그 어떤 경우라도 지키려 했다. 왕이 된 후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군사를 뒤로 후퇴시켰던 일은 매우 인상적이며 감동적이다.

 

늦은 나이에 왕이 된 탓에 겨우 9년 정도 재위에 머물렀지만, 국내의 정치 제도를 정비하고, 인재를 뽑아 적재적소에 임명하여 능력을 펼치도록 함으로써 나라를 매우 안정되게 만들었다. 문공 이전의 강대국 제나라는 환공이 죽자 곧바로 나라가 기울었지만 진나라는 문공 사후에도 강대국의 지위가 여전히 흔들리지 않았다고 전한다.

 

 

 

인의仁義를 잘못 해석한 송나라 양공의 어리석음

 

제나라 환공이 죽자 송나라의 양공襄公은 영향력을 행사하여 당시 혼란에 빠진 제나라의 왕을 옹립하는 등 큰 역할을 수행하면서 천하의 패자가 되려는 야망을 품었다. 그래서 그는 남쪽의 초나라를 위협할 목적으로 초의 속국인 약소국 정나라를 공격했다. 이때 양공의 이복형이 만류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공격에 나서자 초나라는 대규모 군대를 동원하여 정나라로 향했다.

 

송나라의 군대와 초나라의 군대는 '홍수'라는 강을 마주하게 되었다. 초나라의 군대가 미처 강을 도하하지 못했을 때 이복형 목이 공자는 절호의 공격 기회이므로 공격 명령을 내리라고 계책을 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양공은 인의를 내세우며 야만인인 초나라 군대가 완전히 강을 넘어온 다음에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군의 병사들이 모두 도하하여 미처 진용을 갖추지 못했을 때 재차 공격을 건의햇지만 이 또한 양공은 거절했다. 인의를 내세우는 송나라의 군대는 과연 이 전투에서 이겼을까? 아니다. 전열을 정비한 초나라 군대는 송나라 군을 대패시켰다. 이 전투에서 양공도 다리에 화살을 맞아 큰 부상을 입었다.

 

양공은 이 전투에서 부상당한 적군을 손대지 말고 머리가 희끗한 노병은 죽이지 말라는 주문까지 했을 정도였다. 과연 죽느냐 사느냐의 게임인 전쟁에서 무엇이 '인의'란 말인가? 패자를 꿈꾸던 그는 2년 후 전쟁에서 입은 상처로 인해 결국 죽고 말았다. 이를 두고 후세인은 '송양지인宋襄之仁' 이라고 놀렸다.

 

 

위나라 장군 오기, 부하의 고름을 입으로 빨아내다

 

오기는 공자의 제자인 증자의 문하생으로 이후 노나라에서 벼슬을 했다. 이 무렵 제나라가 노나라를 공격하자 노나라는 군사작전에 뛰어난 오기를 대장군으로 발령내려 했지만 오기의 아내가 제나라 사람이므로 이를 찝찝하게 여겼다. 이에 오기는 자신의 야망을 채우려고 아내를 제나라로 쫓아낸 후 결국 장군이 되어 제나라와의 전투에서 크게 이겼다.

 

그럼에도 유학자들이 득세하는 노나라 안에서는 오기에 대한 소문이 매우 나빴다. 젊은 시절 오기는 방탕하여 집안의 재산을 모두 탕진, 이를 비웃는 고향 사람 30여 명을 죽이고 다른 나라로 도망쳤던 인물이라는 것이다. 또 그는 자신의 출세욕 때문에 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받고도 귀향하지 않자 당시 스승이던 증자가 그를 불효자라는 이유로 내쫓았던 일도 있었다. 이에 노나라 왕도 오기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

 

야심가인 오기는 노나라를 떠나 널리 인재를 구하는 위나라 왕을 찾아 갔다. 재상 이극의 추천으로 오기는 장군으로 임명되었다. 그는 언제나 병사와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음식을 먹었다. 잠자리도 깔지 않았고, 행군시 마치를 타지도 않았다. 병사들로부터 인기와 신임을 얻고자 늘 병사들과 함께하며 동고동락했다.

 

어느 날, 한 병사의 몸에 종기가 심해 무척 괴로워하자 그는 병사의 몸에 난 종기의 고름을 자신의 입으로 빨아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병사의 어머니는 대성통곡을 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병사의 아버지 또한 오기 장군이 고름을 빨아주었기 때문에 장군의 은혜를 갚겠다고 앞장 서서 맹렬히 싸우다가 전사했다는 거다. 아들 또한 곧 죽을 것이란 예감이 들어 그토록 심하게 울었다는 설명이었다.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전국시대에 들어서는 왕권이 강화되면서 귀족의 권위는 벼랑 끝에 내몰렸다. 이에 이들은 널리 인재를 모아 자기 세력으로 양성하려 했다. 당시 이른바 선비들 역시 귀족들에게 의존하면서 부귀와 권세를 얻기 위하 여 '선비'를 '키우는' 풍토가 퍼지게 되었다. 이들 선비는 바로 학사學士, 책사策士, 방사方士 혹은 술사術士나 식객食客이라고 불렸다. 상앙을 비롯하여 장의, 범저, 이사 등 당시 거물 정치인의 대부분이 이러한 식객 출신이었다.

 

맹상군의 이름은 전문田文이며, 그의 아버지는 제나라 위왕의 작은아들이어서 재상을 지내면서 설薛 지역의 땅을 하사받았다. 그는 마흔이 넘는 아들 중의 한 명으로 소첩의 출생이었다. 하지만 워낙 영민하여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집안일을 맡겼다. 그래서 손님을 접대하는 일을 도맡아 손님이 날로 늘자 그의 명성도 외부로 널리 알려졌다. 아버지가 죽자 그는 설 땅의 제후가 되었던 것이다.

 

제나라 민왕 25년, 강대국인 진나라는 맹상군의 방문을 요청했다. 약소국인 제나라는 이를 거절할 수 없기에 그를 진나라로 보냈다. 사실 진나라의 왕은 맹상군을 진의 재상으로 삼을 계획이었는데, 신하들의 만류로 없던 일로 하면서 맹상군의 총명함이 두려워 죽이려고 일을 꾸몄다. 이를 눈치 챈 맹상군은 진나라 왕이 아끼는 후궁에게 훔친 흰여우 가죽옷을 선물해 위기를 벗어나고 서둘러 진나라 국경에 도달해선 닭 울음소리를 흉내내어 성문을 열게 해 무사히 탈출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닭 울음소리를 내는 사람과 도적질을 잘하던 사람을 식객으로 두었기 때문이다. 이를 '계명구도鷄鳴狗盜'라고 한다.

 

 

세 치 혀로 나라를 주무르다

 

장의는 위나라 사람으로 일찌기 소진과 함께 귀곡자鬼谷子의 문하생이 되어 합종연횡을 배웠다. 장의보다 한 수 아래인 소진은 이미 합종책을 펼치면서 맹활약을 하고 있었다. 소진은 조나라 왕을 설득해 합종을 약속받았지만 진나라가 다른 나라를 공격할 경우 합종의 동맹이 깨질 것으로 우려되었다. 이에 진나라를 설득할 사람이 필요했다.

 

"당신은 소진과 매우 친하지 않습니까? 지금 소진은 이미 높은 자리에 올라 있습니다. 왜 당신은 그를 찾아가 당신 뜻을 펼 수 있는 기회를 얻지 않는 것이오?"

 

소진은 동문수학생 장의를 활용하기로 맘 먹고 즉시 사람을 보내 의중을 들어보기로 했다. 장의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움직여 조나라에 가서 소진을 만나려는 사람 명단에 자기 이름도 올려놓았다. 소진은 며칠 동안이나 장의를 만나지 않으면서도 부하를 시켜 며칠 더 머물도록 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뒤에야 소진은 겨우 장의를 만나 주었는데, 만나서도 그를 마루 아래쪽에 앉게 하고는 노비나 시녀에게나 주는 음식을 먹도록 했다. 일부러 모욕감을 줘 진나라의 일을 맡게끔 만든 것이다. 결국 장의는 진나라의 상국이 되어 소진의 합종책을 깨고 연횡을 완성했다. 합종이다, 연횡이다, 이는 모두 지킬 수 없을 정도로 약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여러 나라들은 그들의 말에 유린당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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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먼트 - 타고난 재능과 열정이 만나는 지점 켄 로빈슨 엘리먼트 시리즈
켄 로빈슨.루 애로니카 지음, 정미나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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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아주 다양한 사람들의 다채로운 창의적 여정들이 담겨 있다. 이 중 상당수 사람들이 이 책을 위해 특별히 인터뷰를 해주었다. 이들이 어떻게 해서 처음으로 자신만의 재능을 깨달았고, 어떻게 해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성공적인 삶을 일구었는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말 인상 깊은 특징을 발견했다. 이들의 여정이 대체로 전통적 삶의 방식과는 달랐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우여곡절과 돌발들로 채워진 남다른 여정이었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자신의 재능에 열정을 결합하라

 

책은 파울로 코엘료, 리처드 파인만, 조지 해리슨, 리처드 브랜슨, 질리언 린(뮤지컬 캣츠의 안무가) 등 우리가 잘 아는 유명인사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어떻게 엘리먼트를 찾고 인생에서 행복을 찾고 성공했는지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성공담이 동화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즉 순탄하게 뻗은 탄탄대로를 걸어온 스토리가 결코 아니다. 

 

저자 켄 로빈슨영국 워릭대학교 명예교수이자, 교육과 비즈니스에서 창의성 계발과 혁신, 인적자원 분야의 세계적인 선구자로 세계 각국 정부가 국가 교육제도 개선에 관해 자문을 구하는 글로벌 교육 석학이다. 그는 <포춘> 선정 500대 기업, 비영리단체, 로열 발레단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여러 문화 단체와도 함께 일하고 있으며, 

 

 

 

 

 

 

엘리먼트란 타고난 소질과 개인의 열정이 만나는 지점을 뜻하는데, 책에 소개하는 유명인사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일을 통해 자아를 찾는다. 또 그 일을 할 때는 시간의 흐름마저 다르게 느끼면서, 그 어느 때보다 생기와 활기가 넘치고 일에 더욱 깊이 몰입한다는 사실이다.

 

엘리먼트에 도달하면 일상적으로 느끼는 기쁨이나 행복 그 이상을 체험한다. 단순히 웃고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거나, 저녁노을을 감상하는 여유를 누린다거나, 파티를 즐기는 정도의 행복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 의미에서의 정체성과 목적의식과 행복을 만난다. 자기 성찰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삶을 명확히 깨닫는다. 그래서 책에 소개되는 대다수 사람들이 엘리먼트의 발견을 하나의 깨우침으로 이야기한다.

 


우리 자신이나 타인의 엘리먼트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사람마다 달라서 정해진 공식 같은 것은 없다. 이 점이 중요한 핵심이다. 또한 엘리먼트는 반드시 하나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하나 이상의 활동에 엇비슷한 열정을 느끼면서 동일한 소질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단 한 가지 일에 열정과 소질을 보이면서 다른 일을 할 때보다 훨씬 높은 성취를 보이는 사람도 있다. 정해진 규칙이 없지만 엘리먼트에 대한 생각의 틀이 되어주거나 엘리먼트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힌트를 줄 만한, 아래와 같은 근본 요소들은 있다.

 

특징~ 소질, 열정

조건~ 태도, 기회

 

 

창의력의 힘

 

한마디로 창의력이란 곧 상상의 적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능을 활용해야 하는 일이라면 무슨 일에서든 창의적이 될 수 있다. 음악, 무용, 연극, 수학, 과학, 사업, 대인관계 등등 창의력은 어떠한 일에서든 발휘될 수 있다. 인간의 지능은 경이로울 만큼 다양해서 창의성을 탁월하게 발휘하는 방법 또한 수없이 많다.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비틀스의 멤버 조지 해리슨은 1988년 솔로 앨범을 준비 중이었다. 앞면에 <디스 이즈 러브>가 수록되어 대박을 예감했지만, 정작 뒷면에 실을 곡이 없었다. 당시 그가 살던 로스앤젤레스 지역에는 밥 딜런, 톰 페티 등이 음악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그들에게 한 팀이 되어 작업 중인 곡을 함께 부르자고 제안했던 것이다. 이리하여 5명의 로큰롤 전설들이 <핸들 위드 케어>라는 명작을 탄생시켰다.

 

 

분야와 필드

 

엘리먼트를 찾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중요한 개념으로, 첫 번째는 '분야domain'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는 '필드field'(스포츠에서 전체 선수를 지칭하는 뜻이 있다)에 관한 것이다. 분야란 사람들이 몸담는 여러 활동과 학과를 가리킨다. 연기, 록 음악, 사업, 발레, 물리학, 랩, 건축학, 시, 심리학, 가르침, 미용, 패션 디자인, 코미디, 운동, 당구, 시각미술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필드란 그 분야에 종사하는 다른 사람들을 가리킨다.

 

맥 라이언의 경우 그녀가 발견한 분야는 바로 연기, 그중에서도 드라마였다. 필드는 그녀와 같은 장르의 연기에 애착을 갖고 그녀의 창의성을 북돋워준 다른 동료 배우들이었다. 나중에 그녀는 다른 영역으로 옮겨 영화에서 코미디부터 진지한 역할까지 활동 분야를 넓혔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필드를 넓히기도 했다. 특히 페기 퓨리와 제자들을 만나면서 그 폭을 더욱 넓혔다.

 

 

집단사고의 폐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부모와 가족은 우리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친구들의 영향력이 이보다 훨씬 더 강하다. 가족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지만 친구들은 선택의 대상이다. 특히 정체성을 확장하는 방법으로 친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 과정에서 친구들과 사회 집단의 기준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이 강해진다.

 

발달심리학자 주디스 리치 해리스는 친구와 또래 집단이 어린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관찰해왔다.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발달을 결정짓는 3가지 영향력은 개인적 기질, 부모, 친구들이며, 친구들의 영향력이 부모의 영향력보다 훨씬 강하다고 말한다. 즉 친구둘과 공유하는 세상이 아이들의 행동을 결정짓고 타고난 성격까지 바꾸며, 나중에 어떤 사람으로 자라게 되는지까지 좌우한다는 거다.

 

집단사고가 미래에 대한 결정을 좌지우지하도록 내버려두면 불만족스러운 결과에 이를 수 있다. 심지어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물리학이 따분하다거나, 야구하면서 노는 게 요리사의 꿈을 키우는 것보다 낫다거나, 힙합은 저질이라는 식의 집단적 견해를 받아들이면 개개인에게만이 아니라 집단에게도 역효과를 가져온다. 어쩌면 애빌린 패러독스 속의 사람들처럼, 집단의 다른 사람들도 속으로는 내키지 않으면서도 혼자만 외톨이가 될까 봐 걱정하는 경우가 생길지 모른다. 이처럼 집단사고는 집단 전체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

 

애빌린 패러독스 한 집단 내에서 그 집단의 모든 구성원이 각자가 다 원하지 않는 방향의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함께 자신의 의사와 상반되는 결정을 내리는 데 동의하는 역설을 말한다. 이 현상은 집단 내의 구성원 각자가 자신이 소속된 집단의 의견이 자신의 것과는 반대되는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감히 집단의 의견에 반대하지 못한 채 동의 하는 것으로, 집단 내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집단의 힘은 멤버들의 공통 관심사를 인정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그런 만큼 집단사고는 개개인의 판단력을 무디게 만들 위험성을 띤다. 집단은 획일적으로 생각하고 단체로 행동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의 '학교'는 바로 묽고기의 '떼'와 다를 바가 없다. 대열을 척척 맞추어 방향을 틀면서 헤엄쳐가는 물고기 떼 말이다.

 

 

엘리먼트 찾기

 

이는 균형 있고 만족스러운 삶ㄴ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하다. 진정한 자아를 이해하는 데도 유익할 수 있다. 요즘은 직업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들 대다수는 직업이 자신을 어떤 사람인지 규정해준다고 여긴다. 그 일이 진정한 자기 자신을 보여주지 않음에도 말이다. 지금 종사하는 일에서 엘리먼트에 머물지 못한다면 다른 어딘가에서 그 엘리먼트를 찾는 일이 더더욱 중요해진다.

 

엘리먼트를 찾으면 무엇보다 우선, 당신이 하는 다른 모든 일들도 더 잘될 가능성이 있다. 일주일에 두 시간씩이라도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면 다른 모든 일이 더 기분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가능하리라고 상상해본 적도 없던 어떤 변화로 이끌어주기까지 한다.

 

 

엘리먼트적 교육

 

엘리먼트의 핵심 개념과 원칙은 교육의 모든 주요 분야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21세기에 맞는 교육 커리큘럼은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지능은 다양하고 역동적이며 독자적이다. 이를 교육에 대입해보면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첫째, 기존의 과목 서열화를 없애야 한다. 일부 학과를 다른 학과보다 우위에 놓아봐야 구시대적인 산업주의식 모델을 더욱 부추기고 다양성의 원칙에 어긋날 뿐이다.

 

두 번째, '과목'이라는 전반적 개념에 의문을 품어봐야 한다. 몇 세대에 걸쳐 우리는 예술, 과학, 인문 등을 별개로 구별해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로 공통점이 많다. 예술에도 기술적이고 객관적인 요소가 많고, 과학도 깊이 파고들면 열정과 직관이 자리잡고 있다. 서로의 공통점을 부정하는 별개적 과목 개념은 역동성의 원칙에 어긋난다.

 

세 번째, 커리큘럼은 개인맞춤화되어야 한다. 학습은 객관식 시험의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 개개인의 머리와 정신 속에서 일어난다. 아침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이 거주하는 주州의 읽기 시험성적을 끌어올리려면 자신이 뭘 하면 좋을지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학습은 개인적 과정이다. 특히 엘리먼트로 이끌어주는 측면에서 보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현재의 교육과정은 개개인의 학습 스타일과 재능을 고려하지 않는다. 이런 방식은 독자성의 원칙에 어긋난다.

 

 

자기 안의 엘리먼트를 찾아라

 

자기 자신이 정말로 잘하는 일과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데 꼭 필요한 일이 바로 자기 안의 엘리먼트를 찾는 것이다. 물론 이는 매우 개인적인 문제이다. 하지만 엘리먼트는 좀 더 넓은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학교, 기업체, 지역사회, 또는 기관의 운영방식과 관련해서도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엘리먼트의 핵심 원칙이 인간의 성장과 발전을 바라보는 폭넓은 개념에 그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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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꼬마 빌딩을 갖고 싶다
김인만.이은홍 지음 / 원앤원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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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아파트 중심의 주택시장 흐름은 공급물량 증가와 인구 감소 및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영향으로 오름세가 예전만 못한 반면,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계속 상승중이다. 특히 땅과 건물이 있는 꼬마 빌딩에 투자하려는 수용가 크게 늘어나면서 '꼬마 빌딩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꼬마 빌딩 전성시대가 열리다

 

책의 저자 이은홍은 부동산 경력 12년이 넘는 꼬마 빌딩 건축으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중개사로, 현업 중개업무뿐만 아니라 컨설팅, 현장물건분석, 강의까지 다방면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서초공인 대표/공인중개사이며,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본부장으로 있다.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상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KR부동산아카데미 교수를 맡고 있다.

 

 

먹고살기 힘든 게 꼭 요즈음만의 일은 아니지만, 어쨌든 예전과 비교할 때 더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2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과연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하고 판교 땅에다 투자할 수 있을까? 아마도 90% 넘는 사람은 다시 돌아가도 이런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없을 듯 싶다. 왜냐하면 모든 투자는 현재의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고 그릴 줄 아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저성장, 저금리, 인구 감소, 주택공급 증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 요즈음의 경제 여건이 분명 과거에 비해 악화되었음을 부정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투자의 새로운 기회가 영원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역시 있을 것이다. 단지 그런 기회를 붙잡을 줄 아는 안목과 능력이 없을 뿐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그런 기회 위에 잠자면서 여건 탓만 하면서 자기합리화로 일관한다.

 

책의 저자는 부동산시장의 흐름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변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우리들에게 땅과 건물이 있는 꼬마 빌딩에 주목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흔히 빌딩하면 우리들은 큰 자본이 필요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지만 저자는 반드시 그런 게 아님을 설명하면서 누구라도 빌딩의 주인이 될 수 있기에 이는 결코 꿈이 아닌 현실이라고 말한다. 

 

 

   

 

 

3저 시대가 초래한 부동산 시장 현상

 

괜찮은 집 한 채만 있으면 잘 살던 시절이 있었다. 만약에 누군가가 집을 보유하고 있으면 집의 가치가 높아지고 나중에 이 집을 팔아서 자식들도 좀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지난 40년 동안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을 이끌어온 주택시장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하고는 있지만 예전만 못하다. 2015년 주택거래량은 119만 4천 건이 넘어 부동산시장 활황이던 2006년 주택거래량 108만 2천 건을 넘어섰지만, 매매가격 상승률은 10년 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06년 부동산 가격폭등 시절 무조건 오르는 분위기에서 너도나도 묻지마식 투자로 집값이 연쇄적으로 상승하는 구조였다면, 현재는 전세가격 상승에 등 떠밀려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많이 구매하고 있다. 투자수요도 많은 편이지만 10년 전과 달리 인기 핵심지역의 소형아파트와 새 아파트 분양권, 재건축?재개발 위주로 선별투자를 하는 합리적인 투자가 많아졌다. 그로 인해 거래량은 늘어나도 매매가격은 늘어난 거래량 대비 많이 상승하지 않는 디커플링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따라서 과거처럼 가격폭등을 기대하기 힘들고, 갈수록 이런 흐름이 고착화될것 같다.

 

 

 

꼬마 빌딩의 종류

 

상가빌딩~ 근린생활시설(근생) 점포

원룸건뭉~ 다가구주택 혹은 고시원 등

상가주택~ 근생, 오피스, 주택이 혼합된 형태

오피스빌딩~ 업무시설(사무실)

 

 

원룸건물

 

원룸건물은 다른 오피스빌딩이나 상가빌딩에 비해 수익률이 높다. 저금리시대에 서울에서 수익률이 5% 이상 나오는 물건도 볼 수 있고, 서울이 아닌 수도권이나 지방으로 가면 6% 이상 수익률이 나오는 건물도 볼 수 있다. 신축건물이라면 세입자(임차인)들이 선호해서 월세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공실 관리와 건물 관리가 수월하다. 하지만 그만큼 매매가격이 높을 수도 있으니 무조건 신축이라는 이유로 쉽게 결정하면 안 된다.

 

 

 

특히 요즘은 몸만 들어와서 생활할 수 있도록 TV,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을 갖춘 풀옵션 형태가 많은데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다 보니 파손으로 인한 수리비용이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또한 자주 이사를 나가는 손 바뀜도 아파트 등보다 잦으며 원룸 개수가 많다 보니 공실이 안 생기는 일도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의 5~10% 정도는 손실비용으로 감안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전세가격 상승으로 원룸 투룸 등 구분등기로 판매가 용이한 신축 다세대주택 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향후 공급물량이 증가하면 임차인을 구하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으므로 임차인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특히 10년 이상된 건물로 입지적 우위가 확보된다면 리모델링을 하는 편이 좋다. 하지만 최근 수익률이 하락하거나 공실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음을 감안, 미래가치가 낮다면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용도지역이란 무엇인가

 

용도지역은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과 건축물의 용도, 건폐율, 용적률, 높이 등을 제한함으로써 토지를 경제적?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공공복리의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중복되지 않게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하는 지역을 말한다. 이는 도시지역, 관리지역, 농림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구분된다.

 

도시지역에서는 건폐율, 용적률을 감안하면 상업지역이 용적률이 높게 적용되어 토지활용도가 가장 높고 그만큼 토지가격도 가장 비싸다. 도시지역 중 주거지역에서는 '준주거지역> 3종일반> 2종일반> 1종일반' 순으로 활용도가 높아 토지가격이 높다. 관리지역에서는 계획관리지역이 도시지역 편입이 예상되기도 하고 환경을 고려해 제한적인 개발가능성이 있어서 투자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용도지역의 구분에 따라 해당 토지에 얼마 정도의 건폐율, 용적률을 적용해서 건축할 수 있는지가 정해진다. 당연히 높은 건폐율과 용적률을 적용받는 것이 건축주 입장에서는 유리하기 때문에 이에 따라 토지가격에 차이가 난다. 또 용도지역에 따라서 건축물이 허용되거나 제한되는 경우가 잇으므로 용도지역에 맞는 건축물의 용도를 확인해야 한다.

 

 

건축허가에 영향을 미치는 사선제한

 

사선제한斜線制限은 도시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하는 것이다. 건축물의 높이는 일조日照, 채광採光, 통풍通風, 미관美觀 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사선 제한은 도로사선제한과 일조권사선제한으로 구분이 된다.

 

도로사선제한은 좁은 도로에서 고층건물을 지어 주변에 피해를 주거나 주변 미관을 해치지 않게 하기 위해 도로 폭을 기준으로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하는 것이다. 건물의 각 부분 높이는 그 부분으로부터 전면도로나 반대쪽 경계선까지의 수평거리의 1.5배를 넘을 수 없다. 그런데 다행히 도로사선제한은 폐지되었고 일조권사선제한만 규제하고 있다.

 

일조권사선제한은 주변 건축물의 일조권을 확보하기 위해 건물높이를 제한하는 것이다. 정북正北 방향의 인접 대지 경계선에서 일정거리 이상을 띄어 건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일반주거지역과 전용주거지역에만 적용된다.

 

대지에 인접한 경우라면 건축물 높이 9m 이하는 1.5m 이상, 높이 9m 초과 부분은 해당 건축물 각 부분의 높이의 1/2 이상 인접 대지경계선에서 떨어져야 하며, 대지가 아닌 도로, 철도, 하천, 공공녹지 등이 인접한 경우라면 그 반대편의 대지 경계선이 기준이 된다.

 

 

위반건축물을 어떻게 해야 할까?

 

위반건축물이라고 해서 무조건 계약을 하지 말라는 건 아니다. 위반건축물 외엔 다른 문제가 없고 입지나 수익률, 그리고 매매가 등 가치가 있는 물건이라면 잔금 이전에 위반사항을 합법화하는 조건의 특약을 내걸 수도 잇다. 또한 위반내용과 위반면적, 예상 이행강제금을 확인해 계약시 관련 비용을 지원받는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현장에서 도시가스 배관 개수와 전기계량기 개수를 확인한 후 건축물대장을 발급해서 비교한다. 위반건축물이 아니라면 건축물대장에서의 허가 세대 수와 현장에서 확인한 세대 수가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건축물대장에 위반건축물로 적혀 있지 않더라도 허가내용과 입주해 있는 세대 수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불법건축물로 간주될 수 있다. 위반건축물이 된 후 양성화하는 과정은 복잡하고 비용도 들어가기 때문에 적발되기 전 시청·구청과 협의해 합법적으로 건축허가를 받은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위반건축물은 사용승인을 받은 건축물을 건축법에서 규정한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무단으로 용도변경을 하거나 증축·개축·대수선 등의 건축행위를 한 건축물이다. 보통 항공촬영이나 민원제기 등으로 인해 위반내용이 적발되는 경우가 많고, 적발되면 시정명령과 벌금이 부과된다. 만약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위반건축물로 등재되고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권리금이란?

 

한 유명가수가 건물을 매입하면서 건물의 상가 임차인과 권리금 때문에 소송까지 가서 논란이 되었다. 도대체 권리금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끝없는 분쟁이 계속 생기는 것일까? 권리금이란 점포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이나 영업방식 또는 경쟁력 있는 입지를 이어받는 조건으로 그 대가를 지불하는 돈이다.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분쟁이 끊이질 않는 이유는 바로 권리금 때문이다. 권리금이란 임대인이 개입해서 받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임차인과 새 임차인 간의 거래이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자신이 받은 돈도 아니고 계약기간이 끝나서 나가라는데 무엇이 문제냐는 것이고, 임차인 입장에서는 보증금보다 더 많은 돈을 못 받게 생겼으니 가만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권리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대응방법을 알고 있어야 임차인과의 분쟁을 예방하고 나쁜 임대인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권리금은 바닥권리금, 영업권리금, 시설권리금으로 나눌 수 있다. 바닥권리금이란 말 그대로 상권의 입지에 대한 프리미엄이라 볼 수 있다. 역세권이나 대로변, 교차로 코너자리, 유동인구가 많아서 독점적으로 장사할 수 있는 곳이면 당연히 바닥권리금이 높게 책정된다. 위치가 절말 좋을 경우 상가주인이 최초 임차인에게 이를 요구하기도 한다.

 

 

임대료 높이기를 통한 수익률 올리기

 

임대료를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은 임대료가 높은 업종의 임차인을 구하는 것이다. 은행, 약국, 학원, 노래방, 유흥업소 등은 다른 업종에 비해 임대료가 높은 경향이 있다. 이 업종의 임차인이 들어왔을 경우 계속 장사가 잘 되어 높은 임대료를 받는다면 문제가 없지만 해당 업종이 빠져나간 후 동일한 수준의 임대료를 내는 임차인을 빨리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공실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손실이 발생하고 공실기간을 줄이기 위해 임대료가 낮은 업종을 넣으면서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동시에 가치도 하락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은행이 임차인으로 들어가 있으면 가장 좋은 효자상가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경기둔화로 은행 통폐합이나 지점폐쇄 등 구조조정이 되면서 주변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를 내던 안정적인 효자 임차인인 은행이 빠져나가는 일이 많아지면서 수익률 하락과 매매가격 하락으로 마음고생을 하는 임대인들이 생겼다.

 

예를 들어 매매가 10억 원, 보증금 1억 원인 꼬마 빌딩의 경우 월 임대료가 300만 원이면 수익률이 4%에 불과하지만, 임대료가 400만 원이면 5.3%, 500만 원이면 6.7%로 임대료가 올라갈수록 수익률이 올라간다. 아래의 비교표를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임대료(300만 원)~ 수익률 4%

임대료(400만 원)~ 수익률 5,3%

임대료(500만 원)~ 수익률 6.7%

 

 

토지매입에 대한 노하우와 주의사항

 

건축을 위한 토지매입에 대한 노하우를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등기부등본의 소유자 및 권리관계와 토지대장의 면적, 토지이용계획의 용도지역, 용도지구, 용도구역의 건폐율과 용적률, 제한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일조권과 사선제한, 건축선, 공지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하자. 일조권은 토지가격, 건축물의 연면적, 구조, 방향성에 영향을 준다. 대부분 도시가 정북향이지만 신도시 택지개발지구는 정남향으로 일조권을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북방향인지 정남방향인지 확인해야 한다. 공지는 대지 간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축선 또는 인접대지 경계선으로부터 6m 이내 범위 안에서 확보해야 하는 공간인데, 각 지자체의 건축조례가 정하도록 하고 있다.

 

미관지구 규정에 적용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건축물이나 대지 전부 또는 과반 이상이 미관지구에 해당되면 건축시 각 지자체의 미관지구 도시계획조례에 의해 높이, 규모, 색채, 도로, 건축선 등이 규제받기 때문에 매입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양평, 가평 등 상수원보호구역에선 오수정화시설 규정이 매우 까다로우므로 유의해야 한다.

 

 

경매를 두렵게 만드는 권리분석

 

권리분석은 경매물건을 낙찰받기 전 낙찰대금 이외에 추가로 인수해야 하는 권리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다. 권리분석을 제대로 하지않으면 수익은 고사하고 손실을 볼 수도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권리분석의 시작은 말소기준권리를 찾는 것이다. 말소기준권리는 낙찰받은 매수인이 인수해야 할 권리와 인수되지 않고 소멸되는 권리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말소기준권리보다 먼저 등기된 권리들은 소멸되지 않고 낙찰자가 인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임차인이 말소기준권리 이전에 대항력을 취득한 경우 임차인이 배당절차에서 전액 변제를 받지 못하게 되면 임차인의 보증금 전액 또는 일부를 낙찰받은 매수인이 인수해야 한다.

 

말소기준권리는 저당권(근저당권), 압류(가압류), 담보가등기, 말소될 전세권, 경매개시결정등기 5가지인데, 말소기준권리가 여러 개 있을 경우에는 순위가 빠른 권리가 말소기준권리가 된다. 다만 유치권, 예고등기, 법정지상권 등은 말소기준권리의 선후 순서와 무관하게 인수가 된다. 

 

 

현장조사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

 

꼬마 빌딩 주변 도로가 확보되는 것도 좋은 입지다. 가급적 차량운행이 불편하지 않게 도로 폭이 최소 6m, 보통 8m 이상이면 좋고, 횡단보도가 해당 물건 바로 앞이나 인접해 있으면 금상첨화다. 도로가 있고 도로 폭도 넓으며 통행량이 많으면 좋지만 통행차량 속도가 빨라서 흘러가는 자리는 주의가 필요하며, 오히려 차량속도가 느리고 잠깐 주차도 할 수 있는 도로가 더 좋다. 그리고 차량과 유동인구까지 함께 흐르는 자리는 주의가 필요하다.

 

유동인구 흐름이 많은 보행로도 좋지만, 단순히 눈에 보이는 유동인구가 많다고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단순히 유동인구의 흐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건물에 유입될 수 있는 유동인구가 많은 것이 중요하다. 만약 차량속도나 도보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고 지하철역 등 어떤 목적성이 있는 유동인구가 많다면 흘러가는 자리일 가능성이 높다.

 

안 그래도 바쁜 아침 출근시간에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기웃거리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고, 또 퇴근시간에 모처럼 약속이 있어서 나간 지하철역이 아니라 집에 가기 위해 내린 지하철역이라면 바로 집으로 발걸음을 옮길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아침 출근과 저녁 퇴근시에 지하철역으로 나가는 길목이라면 출퇴근 이외 시간의 유동인구 흐름을 체크하는 것이 흘러가는 자리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투자 코칭

 

지역과 입지가 좋으면서 수익률이 높으면 당연히 매매가격이 높고, 매매가격은 낮은데 수익률이 좋으면 지역과 입지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관리가 편한 신축건물은 매매가격이 높고, 건물이 노후하면 매매가격은 낮지만 관리 포인트가 늘어날 것이다. 이렇듯 완벽하게 만족할 수 있는 꼬마 빌딩은 없기 때문에 자신의 우선순위에 최대한 부합하는 물건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금액이 부족하지만 수익률이 중요하면 서울보다는 수도권이나 지방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좋다. 미래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수익률은 낮더라도 개발가능성이 있거나 개발호재가 있는 물건을 추천한다. 투자금액이 충분하다면 지역, 입지, 수익률, 미래가치가 있고 매매가격도 높은 꼬마 빌딩을 사면 된다.

 

이 중년 고객처럼 투자금액은 적게 들어가고, 입지가 좋고 수익률이 좋은데 건물상태도 좋고 미래가치까지 있는 꼬마 빌딩의 주인이 내가 될 가능성은 아주 운이 좋지 않는 한 어렵다. 아주 특별하게 좋은 물건이 가끔 나오지만 이런 물건들은 순식간에 거래가 되거나 현장 부동산에서 찍어서 선점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계약갱신요구권

 

한 상가 임차인이 인테리어와 시설공사를 하고 장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2년 계약이 끝나고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까? 투자한 돈을 회수할 시간도 없이 손실을 떠안아야 할 것이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상가임대차보호법에서는 최초 계약 후 5년 동안은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받아주도록 해서 임차인을 보호하고 있다.

 

이전에는 환산임차보증금(월세×100)이 서울 기준 4억 원, 인천·경기 3억 원, 지방광역시 2억 4천만 원, 기타 지역 1억 8천만 원 이하인 경우에만 해당되었지만, 이제는 임대차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이는 2013년 8월 13일 이후 계약이 체결되거나 계약갱신이 된 것부터 적용된다.

 

임대인의 입장에서 최초 계약 후 5년 동안 무조건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임대인의 입장을 고려해서 임차인이 3기의 차임(월세)을 연체하거나 임차한 건물을 고의로 파손하는 등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임대인은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자신의 성격과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

 

자신의 성격과 성향을 잘 파악하고 꼬마 빌딩의 종류를 선택해야 한다. 그 후에 직접 관리를 할 것인가 외주 관리를 할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부지런하고 적극적인 성격이라면 직접 관리가 적합하다. 반면에 관리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는 사람이라면 직접 관리보다는 전문업체에게 위임하는 간접 관리가 좋다. 또한 임차인으로 인한 관리 포인트가 많은 원룸빌딩보다는 오피스빌딩이나 투룸이 들어간 상가주택이 더 좋을 것이다.

 

고시원을 직접 운영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관리인을 두지 않고 본인이 직접 운영하며 항상 양복을 입는다고 했다. 운영은 직접 할 수 있지만 왜 양복을 입고 있을까 궁금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고시원에 있는 임차인들 모두 소중한 고객이고 방을 구하기 위해 찾아오는 분들도 중요한 고객인지라 항상 깔끔하고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양복을 입는다고 했다. 임차인들에게 이 정도 정성과 열정을 보인다면 다른 건물 관리는 볼 필요도 없다. 공실이 거의 없고 수익률도 주변 고시원에 비해 높다고 했다. 

 

 

매물등록 노하우는 따로 있다

 

보통 사람은 물건을 팔 때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받고 싶고 살 때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사고 싶은 이중적인 마음이 있어서 항상 살 때는 현장에서 형성된 가격보다 더 낮은 매물을 찾게 되고 팔 때는 현장에서 형성된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매매가격을 정해 잘 안 팔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물건을 사는 사람은 양수인이다. 이에 우리는 양수인 입장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양도인 스스로 내 물건은 무엇인가 특별하고 좋다고 하지만 양수인이 보기에는 다 비슷하고 큰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현장에 비슷한 매물이 여러 개 있다면 특별히 입지가 좋거나 차별화되는 일부 매물을 제외하고는 가격이 조금이라도 더 낮은 매물부터 팔리는 것이 순리이고 정상이다. 따라서 빨리 팔고 싶다면 현장에서 형성된 매매가격보다 조금이라도 낮추는 것이 좋다. 

 

 

 

 

꼬마 빌딩 주인을 꿈꾸는 모두에게

 

"할아버지, 지금까지 자식들을 위해 그 정도 희생하고 노력해서 자식들을 키웠으면 이제 할아버지 자신을 위해서 사세요", "자식들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할아버지의 노후생활을 위한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나오는 부동산으로 알아보시는 것이 좋아요"

 

자식들 모두 의사와 교수로 할아버지가 걱정하지 않아도 충분히 잘 살고 있었다. 나이가 80세를 넘었어도 오직 자식 걱정뿐인 이 시대의 아버지 마음임을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이제는 자식들이 아닌 우리 자신의 행복한 삶을 위한 인생설계를 해야 할 때다. 부자의 목적이 자식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부부의 행복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다.

 

옛날처럼 경제와 인구가 동시에 성장하는 장밋빛 시대는 이제 끝났다. 경제와 인구가 줄어드는 저성장의 시대, 제로금리에 가까운 저금리의 시대, 평균 수명 증가로 자신이 몇 살까지 살지도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 이렇게 어려운 세 시대를 동시에 살고 있는 바로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제 꼬마 빌딩의 주인이 되어 안정적인 노후생활의 기반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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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자본주의 - 바다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이노우에 교스케.NHK「어촌」 취재팀 지음, 김영주 옮김 / 동아시아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어촌'은 '산촌자본주의'를 포함하면서도 보다 심화되고 확대된 개념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인간에게 유용한 미사용 자원을 활용하는 단계에 머물지 않고, 자연과 대화하고 적절하게 관리해서 본연의 생명의 순환을 바로잡고 효율성을 높인다. 그렇게 하면 자연은 , 예를 들어 그것이 바다라면 물고기가 많이 잡히게 해준다. 그것은 어부는 물론 인간의 경제활동에 있어서 지극히 감사한 일이다. - '머리말' 중에서

 

 

자본주의의 유토피아는 어촌자본주의가 개척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 NHK 어촌 취재팀은 총 1년에 걸쳐서 세토 내해를 철저하게 취재한 디렉터들이다. 해상, 공중, 바다, 나아가 바닷속까지 들어가 계속 촬영에 임한 오카야마(岡山)와 야마구치(山口)의 젊은 디렉터들이다. 그 광범위하고 꾸준한 취재를 히로시마의 디렉터가 형처럼 뒷받침했다. 또 한 사람의 히로시마 신인 디렉터는 계속 세토 내해의 섬을 방문해서 '어촌'의 풍부한 사례를 축적했다. 정열과 끈기의 취재팀이다.

 

2011년 3월, 동일본은 대지진의 참화를 겪었다. 2008년 리먼쇼크로 인해 지금껏 돈으로 쌓아올린 거대한 자본주의 시스템은 장애를 일으켜 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를 초래하더니 겨우 3년이 지난 시점에 자연 재해인 거대 쓰나미가 밀려들어 발전소의 작동 정지와 함께 온 도시가 악흑 천지로 뒤덮혔던 경험을 통해 깨달은 사실은 바로 머니자본주의 시스템의 위험성이었다.

 

도쿄에서 히로시마로 근무지 이동 발령을 받은 NHK의 이노우에 교스케 프로듀서는 이곳에서 '산촌자본주의'라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즉 산에는 나무가 가득 자라고 있어서,  돈 없이도 얻을 수 있는 에너지가 많다. 굳이 나무를 자를 필요도 없이 바구니 하나를 들고 뒷산을 잠간 걷노라면 떨어진 나뭇가지나 낙엽을 수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이용해 불을 피우고 조리한 밥은 전기밥솥보다 훨씬 더 맛있으며, 에너지 비용은 거의 없는 셈이다.

 

이와 같은 산촌자본주의가 확산되어 요코하마 주택가에선 장작 스토브를 이용하는 가정이 늘고, 아이들의 급격한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한 산촌의 초등학교를 지키려고 간사이 지방의 도시 니시노미야에서 노토반도로 이주한 가족까지 생겼으며, 도시에서 전학을 간 아이들은 여름에 강변의 천연 다이빙대를 실컷 즐기고 있었다.

 

세토 내해의 섬에서도 이런 이주가 있었다. 고향 섬의 학교를 다시 열고자 IT관련 직업에 종사하는 섬 출신의 부부가 오사카 우메다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이주한 것이다.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는 도시의 소녀가 눈앞에 펼쳐진 바다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이 피부색은 점점 새카매지고, 섬 어르신이 공을 들이는 여름 마쓰리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래된 미래'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쓰레기였던 굴껍질의 활용

 

세토 내해의 히나세는 대표적인 굴 생산지 중 한 곳이다. 바다에는 굴뗏목이 잔뜩 떠 있다. 물 속은 어선의 프로펠러가 엉켜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풀로 가득하다. 이는 30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어부들이 씨를 뿌렸왔던 성과가 최근 4~5년 사이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바로 잘피 숲이다.

 

과거 세토 내해는 적조로 가득 참으로써 어획량이 순식간에 감소했다. 놀란 어부들은 치어를 양식해 바다에 방류했지만 노력에 비해 좀처럼 어획량이 늘지 않았다. 히나세 어부 혼다 가즈오 씨는 잘피가 사라진 1975년 무렵부터 그 원인을 잘피에서 찾고 있었다. 적조가 발생할수록 바다는 부영양화富營養化되고 폐사한 물고기는 해안으로 밀려든다.  그럼에도 한동안 어획량은 플랑크톤의 급증으로 증가한다. 이후 잘피의 격감에 따른 대가로 어획량이 급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혼다 씨는 동료 어부들을 설득해 잘피 숲 부활에 착수했다.

 

하지만 아무리 뿌리고 뿌려도 씨가 싹을 틔우질 않았다. 바다 밑바닥을 살펴봐야만 햇다. 이때 오카야마현 수산과의 젊은 직원 다나카 다케히로 씨는 대학 시절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했기에 매일 산소통을 등에 지고 바다에 잠수하여 해저 관찰을 시작했다. 해저는 완전히 썩어서 퇴적된 검은 오니汚泥 상태였고, 그런 속에서도 굴껍질이 쌓인 곳에선 싹을 틔우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처럼 바다 밑에 굴껍질이 있으면 잘피가 뿌리를 내리가 쉽고, 게다가 바닥에 쌓인 미세한 입자도 떠오르기 어렵다. 그만큼 바다 표면에서 내리쬐는 햇볕이 바닥에 도달하기 쉬워진다. 잘피 잎사귀에 입자가 붙어서 광합성을 방해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라 해저 부근의 물도 깨끗해졌다. 굴껍질에도 정수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프랑스인들도 어촌에 매료되었다  

 

"유럽에서도 인간은 자연을 관리해왔습니다. 하지만 자연이 '응답해준다'라는 감각은 없었고, 자연은 그저 관리당하는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에 비해서 어촌에서는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지지해줍니다. 겸허하게 자연과 대화합니다. 서양식으로 자연에게 정해진 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산업화된 시대를 지나고 경제위기에 빠진 유럽에서는 지금,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것들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재고하는 일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는 프랑스 국립해양개발연구소의 이브 에녹 씨가 2013년 10월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 열린 심포지움에서 한 말이다. 그는 수차례 일본의 히나세를 방문하여 이곳의 어촌 지킴이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바다를 대하는지를 직접 청취하고 목격했다. 즉 바다에 뿌리는 잘피의 '우수한 씨'의 효과를 확인했던 것이다.

 

 

 

되살아나는 섬

 

이는 기적도 우연도 아니다. 바로 어촌이 만들어낸 실력이다. 활력을 잃어버린 섬 노인들을 되살린 것은 뛰어난 간병기술이나 최신식 설비가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 자연적인 환경의 제공 때문이었다. 즉 환경은 따뜻한 햇볕이며, 마음 편한 바닷바람과 공기이며, 신선하고 익숙한 식사이며, 나아가서는 다정하게 다가와주는 젊은이들의 존재이다. 자연 속 산책이 가장 좋은 환경이며, 사람을 활기차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인간이 인간다움과 인간성을 포기하면서까지 과학기술을 최우선으로 하는 풍요로움을 이룩해온 '과거의 문명', 그것을 대신할 '새로운 문명'이 미소를 지으며 얼굴을 내밀고 있다.

 

 

굴의 계절, 그리고 알찬 수확

 

어부들의 배가 굴뗏목으로 향한다. 다 자란 굴들이 주렁주렁 달린 와이어를 끌어올려 가위로 자르자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배 위로 굴 뭉치가 떨어진다. 수확의 기쁨으로 얼굴에 웃음기를 머금은 어부는 큰 굴을 하나 집어 들어 껍질을 벗기자 새하얀 굴 속살이 껍질 속에 가득 차 있다. 비싼 가격을 받는 최상품이다.

 

한편, 덜 자란 새끼 굴들이 많이 붙은 조개껍질은 와이어에 엮여서 뗏목 밑으로 다시 내려간다. 굴은 매일 밤낮 바닷물을 빨아들여서 부영양화물질을 흡수한 플랑크톤을 걸러내 잡아먹으면서 바닷물을 깨끗하게 정화시킨다. 또한 바닷속 바위가 되어 많은 생물들의 집을 제공함으로써 콤비나트로 가득 차버린 세토 내해의 환경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 자원의 재순환인 셈이다.

 

 

 

새로운 어촌자본주의

 

일신교一神敎 전통을 가진 서양에선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서로 미묘한 균형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절대적인 결정자 혹은 어떤 탁월한 결정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믿음으로 모델을 만든다. 이로 인해, '결정자의 결정 시스템과 무관한 그 밖의 다수는 균형의 형성에 참가하고자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라는 사고방식을 갖게 된다.

 

그러나, 어촌자본주의는 이처럼 유일신에 의존하는 일을 중단하고 재생-순환-균형이라는 회복 사이클을 위해 우리 모두가 동참할 일이 없는지 성찰하게 만든다. 미력한 하나의 존재도 이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유일신을 강요하지 않는 '21세기 자본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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