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에 1권 퀀텀 독서법 - 하루 30분 3주면 된다!
김병완 지음 / 청림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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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고, 성공과 부와 명예를 자랑한다. 그러나 나는 도서관에서 꼬박 책만 읽은 것 외에는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 남들과 다른 길을 택하고, 그 길을 갔다는 것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다. 그럼에도 인생을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을 하나 말해보라고 한다면 이것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주위의 반대와 세상의 무지를 견디며, '3년 독서'를 실천했다는 것이다. 독서의 양이 달라지면서 독서의 질이 달라지는 것을 나는 경험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독서에도 혁명이 필요하다

 

책의 저자 김병완은 삼성전자에서 10년 이상 연구원으로 직장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직장인의 삶이 지는 낙엽 같다는 깨달음에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3년 동안 도서관에 거의 칩거하다시피 하며 책만 읽었다. 당시 그가 읽은 책은 무려 1만 권에 달했고, 어느 날 깨달은 글쓰기의 즐거움 덕분에 그는 '3년 1만 권 독서, 3년 60권 출간'을 하면서 '신들린 작가'라는 호칭까지 얻게 되었다. 대표 저서로 <48분 기적의 독서법>, <나는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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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장동선 지음, 염정용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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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뇌과학자들과 의학자들, 생물학자들이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는 말에 동의할 것입니다. 대뇌, 소뇌, 간뇌, 중뇌, 교뇌, 연수 .....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알리고 싶습니다. 우리의 뇌는 마치 거울에 비친 거울과도 같습니다. 쉴 새 없이 분주한 우리의 뇌가 가장 많이 노력하는 일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일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공감하고, 예측하고, 소통하기 위해서 우리의 뇌는 발달했거든요. - '한국판 서문' 중에서

 

 

 

 

 

 

우리의 뇌는 '사회적 뇌'로 진화했다

 

 

 

책의 저자 장동선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인간은 왜 집단에 소속되려 하는가?

영장류의 뇌의 크기를 그들이 함께 사는 집단의 크기와 비교해 보면, 거대한 사회 집단이 EQ(대뇌화 지수)에 유리한 작용을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웃이 북적댈수록 생활은 더욱 복잡해진다. 구성원이 많은 집단에서는 남들의 감정 상태를 알아차리고, 서로 도와주거나 또는 의심스러울 경우에는 계략을 꾸며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해서 최고의 친구가 되기도 하고 최악의 적이 되기도 했다. 이를 잘 해내려면 커다란 두뇌가 필요했던 것이다.

 
옥스퍼드 대학의 인류학자 로빈 던바의 주장에 의하면, 동료, 친구, 친지 들을 다 합쳐서 현재 우리의 뇌가 관리할 수 있는 구성원의 상한은 약 150명이다. 이 정도라야 잘 기억할 수 있고, 그들과의 접촉 (물론 친밀도는 다르겠지만)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에서조차 우리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친구'의 수는 이 한계를 넘어서지 않는다. 이처럼 숫자 150을 넘어서면 우리 뇌에는 과도한 부담이 된다.

 

 

왜 자꾸 무능한 정치인이 당선되는가?

 

스위스의 심리학자 야쿱 사모호비에츠는 박사 학위 논문을 위해 실험 참가자들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은 정치가들의 사진을 보여주고 각 인물들에게 '좌파'나 '우파'라는 정치 노선을 부여하도록 요청했다. 실제로 놀랍게도 적중률이 높았고, 각 실험 참가자의 입장과 대립되는 견해를 가진 정치가들에게서 특히 높았다. 그런데 사모호비에츠는 수정 작업을 통해 옷차림을 제거했었다. 오직 얼굴만으로도 모든 것이 분명했던 것이다.

 


정치가들은 연설을 하고 선거 유세전을 펼치는 그 모든 힘든 노력은 그만두고 그냥 자신의 사진만 공고해도 좋을 것이다.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의 알렉산더 토도로프크리스 올리볼라 가 인물 사진을 근거로, 유권자들이 1초 안에 누가 얼마나 유능한지 평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를 기반으로 심지어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처럼 우리가 한 인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불과 몇 초 또는 몇 분 후에 이미 어느 정도 확정된다.

 

 

파워 포징 power posing


자신감을 주는 자세, '파워 포징'이라는 용어 이면에는 부작용이 없고 합법적인 데다 공짜인 '도핑(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약물)'이 숨겨져 있다. 슈퍼맨처럼 느껴 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냥 그와 똑같은 자세를 취하기만 하면 된다. 다리 사이를 벌리고, 몸을 똑바로 세우고, 가슴을 내밀고, 팔을 허리에 대고 버텨라. 다만 지붕에서 날아 보려는 시도는 하지 말자. 이제 시작이군, 하고 생각한 당신은 강인하고 위험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느끼게 된다. 반대로 몸을 작게 만들면 정신도 움츠러들어 용기를 잃고 만다.


'파워 포징' 은 이미 일상에서 효력이 입증되었다. 만약에 시험, 면접 혹은 임금 협상 같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다면 평소보다 더 자신감 있게 행동하라. 따라서 뇌는 명령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 몸이 알려 주는 정보를 받아들여 정신 상태를 거기에 맞게 적응시킨다. 그러나 이것은 어떤 것이 자기 자신의 몸인지 더 이상 명확히 인식할 수 없을 때는 힘들어진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고무 손 환상 gummihand illusion'이란 실험을 살펴보자. 실험 참가자에게 탁자 앞에 앉아 두 팔을 탁자 위에 나란히 올려놓게 한다. 고무 손은 해당되는 원래의 손 옆에 놓아두고, 팔은 천으로 덮어 두면 된다. 실험 참가자는 언제든지 어느 손이 자신의 것인지, 어느 손이 고무로 된 것인지 볼 수 있다.

 

 

 
하지만 뇌는 이제 그에게 좀 다르게 설명할 것이다. 진짜 손과 고무 손을 붓으로 동시에 가볍게 쓸어내리면, 실험 참가자에게는 혼동이 시작된다. 정확히 동시에, 그리고 동일한 방향으로 진짜 손과 고무 손을 쓸어내린다. 오래지 않아 실험 참가자는 고무 손이 진짜라는 느낌을 받는다. 천으로 진짜 손이 보이지 않도록 덮어 두면, 뇌는 서서히 진짜 손을 잊어버리기까지 한다. 더구나 물리적으로 측정까지 가능하다. 숨겨진 진짜 손의 체온이 떨어지고, 접촉에 대한 감수성도 낮아진다.

 

면역반응도 높아진 것으로 드러난다. 실험 참가자에게 자신의 손이 어느 것인지 물어보면, 그는 아마도 고무 손을 가리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극적인 효과를 일으키도록 커다란 바늘이나 망치를 가지고 고무 손을 찌르거나 내리칠 것처럼 해보면 곧 몸에 닥칠 통증에 대비하게 해 주는 뇌 중추에서 모든 비상벨이 요란하게 울린다. 실험 참가자는 즉각적으로 자신의 손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거의 모든 실험 참가자들은 놀라서 몸을 움찔하며, 본능적으로 자신의 진짜 손을 빼낸다.

 
얼떨떨해진 뇌는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쉽게 속아 넘어가는지 이상하다고 여길 것이다. 시각적인 정보(내 손처럼 보이는 고무 손)와 감각을 통한 확인(붓으로 쓸어내리는 느낌)만으로도 뇌는 진짜와 가짜를 혼동하게 된다. 이처럼 뇌가 얼마나 믿기 힘든 존재임을 이는 순간, 우리들은 놀랄 수밖에 없다.

 

 

편애는 합당하다?


최소 집단 실험minimal groups experiment, 이는 폴란드 태생의 영국인 사회심리학자 헨리 타이펠이 방학 야영장에서  실험 참가자들을 동전 던지기를 통해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고, 그들에게 여러 가지 과제를 수행하도록 시켰다. 참가자들은 사전에 서로를 전혀 몰랐고, 두 그룹 사이에 이렇다 할 차이점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몇 분 만에 자기 집단을 옹호하는 강렬한 감정을 키워 냈고 다른 집단을 멸시했다.

 

그들은 자기 팀 구성원들은 열렬하게 응원했고, 팀원들의 성과를 터무니없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에 그들은 상대 팀 선수들을 목이 터져라 야유하고 모욕했다. 더구나 구성원들 각자가 무작위로 뽑힌 그룹 일원이라는 사실 외에는 어떤 것도 그들을 단결시켜 주거나 갈라놓는 것은 없었다. 집단 사고따돌림은 아무런 근거도 필요하지 않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남들이 '남들'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자기중심적인 입장은 사실상 누구에게나 당연하다. 이처럼 집단은 우리들의 지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다수결은 실제를 정확히 반영하는가?

 

'다수의 환상majority illusion'은 실제의 상황이 잘못 반영된 모습을 보여 준다. 그 원인은 지역 주민들의 친구 관계의 규모가 불균등하다는 데 있다. 축구를 즐기는 사람은 지인이 얼마 되지 않지만, 야구를 즐기는 사람은 제각각 마을 주민의 절반을 알고 있다. 그리고 마을 주민의 절반은 적어도 야구팬 한 명을 알고 있고, 대부분은 심지어 여러 명과 접촉하고 있다. 이로써 야구를 애호하는 경우가 평균적인 축구 팬 한 사람의 견해보다 집계에 훨씬 더 자주 반영되는 셈이다.

 

 

 

야구팬들은 말하자면 의견 선도자opinion leader 들이다. 비록 그들의 수는 적지만 각자가 자신이 바라는 바를 알고 있고, 표결을 할 때 그 점을 고려에 포함시킨다. 그래서 소수가 민주주의적 방식으로 행한 투표에서 다수를 이긴 것이다. 부당한 특혜나 매수도 전혀 없었고, 우리의 경우에는 결코 의도적이지도 않았다.


실제 생활에서 이와같은 다수의 환상이 현실을 왜곡해서 지각하게 만드는 메커니즘을 보여 주는 하나의 예이다. 우리에게 제시되거나 우리가 직접 찾아내는 정보들의 조작된 선별이 더 자주 영향을 미친다. 이를테면 언론 매체들은 일상적인 일이나 보통의 경우에 관해서는 거의 보도하지 않는다. 대신 언론 매체들은 비상한 일과 특수한 일을 전면에 내세운다. 때문에 일이천 명이 참여하는 외국인을 혐오하는 데모는 외국인과 난민들을 전혀 반대하지 않는 시민들 수천만 명보다 더 큰 관심을 받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뇌는 자신이 모아 놓은 인상들에 따라 판단을 내린다. 여러 날에 걸쳐 텔레비전, 신문, 인터넷 사이트에서 외국인 혐오에 관한 보도를 끊임없이 접하게 되면 우리 뇌는 얼마 후에 예외의 경우를 정상 상태로 여기며, 그 나라를 외국인 혐오가 가장 심한 나라로 받아들인다. 얼마전 행해진 대통령의 탄핵도 이와 유사하지 않은가? 우리는 모두 세뇌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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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신호등
하수은.비행청소년.시쓰는사람단 지음 / 북랩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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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수은의 <행복의 물약>, 비행청소년의 <겨울 계절의 난로처럼>, 그리고 시쓰는사람단의 <날개> 등 세 가지 작품을 포함하고 있다. 일종의 단편소설집을 연상하게 한다. 먼저 "행복은 어디에서 올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행복의 물약>은 동화같은 이야기를 통해 행복은 결코 물질적인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준다.

 

다음 이야기 <겨울 계절의 난로처럼>은 마치 원고지에 써내려간 듯한 분위기를 주는 18편의 에세이다. 추운 겨울에 얼어붙은 심신을 녹여주는 난로처럼 우리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준다. 작가의 필명이 하늘을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피터팬을 연상하게 하고 따뜻하게 몸이 녹이라는 소망을 담고 있기에 상처받은 많은이들을 위한 연고와 반창고가 되기에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날개>는 기차 여행 중에 마주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등장시켜 다양한 형태의 감정들을 만나볼 수 있게 하는 소설이다. '절망', '상실감', '후회', 답답함', '바람' 등등의 감정 말이다. 작가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에게 날개를 가졌는지, 가졌다면 이는 생생한 것인지, 아니면 상처받은 날개인지를 묻고 있다. 그 답은 각자의 몫일 것이다.

 

 

 

 

사색思索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따짐'이다. 책의 제목에 포함된 사색은 이처럼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깊게 생각해보라는 주문일 것이다. 그런데, 책소개에 따르면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네가지 색 사색四色이다. 이는 세 사람의 작가와 독자를 포함한다는 설명이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끝나는 매단락 후미에 작가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세 가지 질문이 실려 있다. 예를 들어, 하수은 작가는 독자들에게 첫 번째 질문으로 '행복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두 번째 질문으로 '여러분의 꿈은 뭔가요?', 세 번째 질문으로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은 무엇인가요?'라고 말이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이 세상에 전쟁이 끝나질 않고 계속 이어져 인심이 흉흉해지자 신은 한 요정에게 '행복의 물약'을 선물했다. 신비하게도 이 물약을 지니고 있으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질 수 있었다. 신비한 물약 덕분에 요정은 언제나 웃을 수 있었고, 긍정적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요정의 주변에 있기만 해도 덩달아 행복해질 수 있었다. 요정이 머물다 간 마을은 한 해 동안 넘치는 음식과 재물로 풍요롭게 살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요정을 '행복의 요정'이라고 불렀다.

 

행복이 있으면 이를 빼앗으려는 반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행복의 물약을 탐내는 마녀가 있었다. 하지만 물약은 요정이 항상 휴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손아귀에 넣기가 어려워지자 짝퉁을 만들기로 작정하고 수없이 많은 실험을 해봤지만 끝내 성공할 수 없었다. 이에 마녀는 더이상의 짝퉁 제조를 포기하고 대신에 요정의 물약을 훔쳐낼 방법을 고민했다.

 

 

어느날, 마녀가 살고있는 마을에 행복을 나누어 주려고 요정이 방문했다. 그러자 마녀는 자신이 비슷하게 만든 가짜 물약을 진짜와 몰래 맞바꾸려는 계획에 착수했다. 마녀는 우연히 집앞 아름드리나무 밑에서 발견했다는 행복의 물약을 요정에게 보여주며 아마도 자비로운 신께서 세상 곳곳에 이와같은 물약을 많이 숨겨두고서 도움이 간절하거나 기특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숨겨둔 장소를 알려주는 것같다고 요정을 현혹했다. 

 

다음 단계로 마녀는 요정의 낡은 약병을 자신의 깨끗한 물약병으로 교환해주겠다고 요정을 설득했다. 이미 마녀의 말을 믿고 있는 요정은 오히려 감사한 마음으로 진짜 물약병을 가짜 물약과 교환하고 말았다. 이후 진짜를 손에 넣은 마녀는 이를 남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탐욕스럽게도 모두 마셔버렸다.

 

한편, 가짜 물병을 휴대한 요정은 다른 마을을 방문했다. 파란색 앞치마 차림의 한 아주머니의 집을 찾아 갔다. 물약병을 손으로 만지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낀 아주머니는 2층에 있는 아들에게 빨리 내려와 요정의 행복을 받으라고 외쳤다. 하지만 내려온 아들은 무심한 표정으로 물약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난 그런 거 안 믿어요"

 

아들의 논리는 행복은 감정인데, 어떻게 물약에 담을 수 있느냐고 반박하면서 행복은 주고받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만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집을 나온 요정은 아들의 말이 귓가에 맴돌며 묘한 기분이 들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들의 말이 지극히 당연한데, 그동안 의문을 품지 않았던 게 오히려 더 이상했던 것이다.

 

이후 마녀의 행동이 '행복의 물약'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하는 계기가 된다. 당초 진짜 물약을 혼자서 독차지할 경우 자신만 홀로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가짜 물약을 가진 요정은 여전히 늘 행복한 반면 자신은 행복은커녕 오히려 그런 요정의 행동에 짜증이 나고 화가 치밀었던 것이다.

 

땅바닥에 깨어진 가짜 쪽물병

 

이에 마녀는 지금껏 평범한 물이 행복의 물약이라고 속임을 당했다고 판단되어 이를 따지려고 요정을 찾아 나섰다. 어느 마을에서 행복을 전파하는 요정을 만나게 되자 마녀는 마을 사람들이 보는 자리에서 요정의 목에 걸려있는 물약은 자신이 쪽을 물에 넣어 우려낸 평범한 물일 뿐  모두 요정에게 속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요정의 목에 걸린 가짜 쪽물병을 빼앗아 땅바닥에 내팽개쳤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했지만 요정의 감동적인 말을 듣고서 마을 사람들은 이내 진정을 되찾았다.

 

"우리는 행복을 얻기 위해, 한낱 물약 따위를 서로 쟁취하기 위해 서로 싸우고, 미워하고, 매달릴 필요가 없어요. 제발, 우리 진정한 행복으로 가득찬 세상을 다시 되찾아요!"

 

 

답은 항상 정답이 아니다

 

 

                

     

작가 비행청소년<겨울 계절의 난로처럼>에는 일련의 수필이 실려 있다. 수필의 내용은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힐링 역할을 한다. 18편의 작품 중 <답>이라는 글을 소개하려 한다. 살아보니 우리들 인생에서 만나는 수많은 갈림길에서 신중하게 선택한 결정이 늘 정답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작가 또한 이를 우리들에게 전하려 한다. 고심 끝에 찾은 '답'이 '정답'일 수도 '오답'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오답이 두려워 앞으로 나아가는 걸 멈출 수는 없다. 틀려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오뚜기처럼 다시 재기하는 회복탄력성을 키워야 한다는 사실이다. 성공했다는 사람의 인생일지라도 100점짜리가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부단히 노력하면 100점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당신의 날개는 생생한가?

 

탈출을 꿈꾸는 주인공은 자유롭게 훨훨 날 수 있는 날개를 찾아 기차 여행을 떠난다. 기차 안에는 무수한 인간 군상들이 있다. 배 불룩한 사내, 배 불룩한 여자, 등 굽은 노인, 검은색 긴 드레스를 입은 여자, 흰 머리카락과 깊은 주름살의 노인, 정신과 의사 등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기차 여행은 종착역이 있기 마련이다. 종착역이 다가오는데, 주인공은 살아있는 날개를 아직 보지 못했다. 고작 본 것이라곤 날개가 떨어진 흔적뿐이었다. 도박 때문에 대물림으로 물려받은 날개를 상실한 상처로서의 날개였다. 술병을 든 사람이 주인공에게 꼬깃한 쪽지를 전달한다. 날개가 있는 장소를 적어놓았다고 말했다.

 

그 사람과 작별한 주인공은 날개를 찾아 나섰다. 한적한 바닷가, 그는 해가 움직이는 자리를 따라다닌다는 어부를 찾고 있다. 한 아주머니가 오두막집으로 찾아가라고 알려준다. 도착하니 막 배에 그물을 얹고 출항을 서두르는 한 노인을 만났다. 기차에서 만난 사람이 알려주어 여기까지 찾아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노인은 배에 올라타라고 말했다. 자신의 날개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겠다는 것이다. 배는 해를 따라간다. 노인은 부지런히 해를 쫓아간다. 해가 멈춰 선 자리에 노인은 그물을 펼치고 때를 기다린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 노인은 주인공에게 그물을 함께 당기자고 요청한다. 그는 모든 힘을 다해 그물을 잡아당겼다. 파닥거리는 생명들이 그의 몸 위에 힘차게 뛰고 있었다.

 

"어떤가? 나의 날개들일세. 자네의 날개가 될 수 있겠는가?"

 

 

노인은 이 많은 날개들이 늦은 나이까지 먹을 것을 제공했고, 돈벌이가 되어 자식들도 키울 수 있었다면서 바로 빛나는 자신의 날개라고 말했다. 주인공은 바로 그 자리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노인은 걷는 법부터 제대로 배운다면, 창공을 날 때에도 흔들리는 법이 없을 것이라고 그를 격려해주었다. 이미 주인공의 몸 곳곳에 싱싱한 날개가 자라나고 있었다.

 

 

치유가 필요할 때 잠시 멈춰 신호를 기다려라

 

왠지 정체되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또한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잃고 막막한 사람들에게 신호등이 되어 준다. 계속 걸어갈 것인지, 멈출 것인지, 아니면 다음 신호를 기다릴 것인지... 선택은 바로 자신의 몫이다. 책장을 덮는 순간, 도서의 제목이 왜 '사색신호등'인지 미소가 절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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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있는 당신을 만나는 순간 - 인생을 바꿀 시크릿노트 77가지
블루문 지음 / 리텍콘텐츠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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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공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 중 정말로 성공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요? 어쩌면 그들이 말하는 성공은 그저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만큼만 그냥 한번 부를 가져봤으면 하는 정도일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성공하고 싶다면 다른 것을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가령 하루에 두세 시간만 자면서 최선을 다하는 노력도 필요하고 요. 또 가끔은 삼일 연속으로 깨어 있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성공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간절히 원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우리 삶에 도움되는 77가지의 모티베이션

 

사업, 삶, 성공, 목표 달성, 공포 극복 등을 위해서 우리는 종종 지혜로운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마치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면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기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좋은 말들은 성공이라는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정도로 우리들에게 긍정적인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유독 자신만이 겪는 힘든 삶이라면서 지레 좌절하고 포기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우리 모두 그런 길을 함께 걷고 있음을 깨우쳐주기 때문이다.

 

옛날에 돈을 많이 벌고 싶은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널리 알려진 부자富者를 찾아가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지 그 비책을 알려달라고 부탁했더니 다음날 바닷가로 자신을 찾아오라고 했다. 다음날 바닷가에서 부자는 청년을 배에 태워 바다 한가운데에서 인정사정없이 바다에 쳐넣어버렸다. 살려달라고 발버둥치는 그를 꺼낸 부자는 "방금 자네가 숨을 쉬고 싶었던만큼 간절해진다면 반드시 성공할거야"라고 말했다.

 

그렇다. 누구나 성공을 원한다. 그럼에도 우리 모두는 간절함에 관한 한 정도의 차이가 있다. 그 정도의 차이가 결국 성공을 결정하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예컨대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들이 남들과 똑같은 노력으로 입학할 수 있었겠는가? 아니다. 적어도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고 싶거나 좀 더 잠을 자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는 고통을 감수한 시간들이 쌓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 책의 저자 블루문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현명한 지식과 그 방법을 찾아 끊임없이 수행하고 경험하고 탐구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일 년에 300권이 넘는 독서력을 통해 세상을 보는 통찰력을 키웠고 또한, 유명인사의 학술강의 및 예술가들의 미술전, 음악회, 전시회 등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며 SOCIAL MEDIA에 회자되는 유익한 각종 지혜와 지식 관련 빅데이터도 큐레이션하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삶과 인생 관점의 변화를 통한 근본적 삶의 지식과 지혜를 추려내어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고자 노력하는 재야의 인문학자이다. 이제 그가 소개하는 77가지의 모티베이션을 살펴보도록 하자.

 

 

 

 

책은 '타인과 잘 소통하기', '변화를 위한 변신이 필요해', '습관을 바꿔 또 다른 나를 찾기', '결정은 결단력 있게', '자신감은 나에게 주는 선물', '도전하는 당신에게 필요한 말', '시간은 내가 이끌어 가는 것', '성공에 다가서고 싶은 그대에게', '꿈을 꾸고 싶을 때에는', '희망을 희망하라' 등 10개 장(모티브)에 걸쳐 총 77가지의 모티베이션을 소개하고 있다.

 

 

소통 없는 세상에서 관계를 맺는 법칙

 
책은 먼저 소통에 관한 모티베이션을 소개하고 있다. 소위 사회적 동물이라고 평가받는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관계(關係, relation)일 것이다. 관계란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책임감을 갖는 것이다. 많은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는 우리는 이 관계로 인해 행복과 불행을 동시에 겪고 있다. 그래서 관계 맺기란 참으로 어렵고 그만큼 정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에 책은 우리들에게 유익한 소통의 법칙들을 알려준다. 

55-38-7의 법칙은 미국 UCLA대학 심리학과 명예 교수인 앨버트 메라비언의 실험 결과에서 인용했다. 즉, 한 사람의 이미지는 시각(55%), 청각(38%), 언어(7%)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시각은 제스처, 표정, 의상, 헤어스타일 등 외적으로 보이는 부분을, 청각은 목소리의 톤이나 음색 등의 성질을, 언어는 말의 내용을 뜻한다. 핵심은 바로 비언어적 요소(93%)가 더 중요시된다는 것인데, 이를 '메라비언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123의 법칙은 데일 카네기가 강조한 성공 화술의 기본 법칙 중 하나로, 한 번을 말하기 위해서는 두 번을 듣고 세 번을 맞장구치라는 뜻이다. 상대방이 가질 만한 한 번의 화제를 던지고, 두 번 이상 상대방의 말에 귀기울여 들으며, 세 번 이상의 리액션이나 칭찬 등으로 긍정적인 맞장구를 친다면 상대로부터 쉽게 호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무엇보다 거짓이 아닌 진심으로 공감해야한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말하기-듣기-호응'은 하나의 세트임을 명심해야 한다. 

911의 법칙은 9번을 잘했다 하더라도 1번을 실수하면 최악의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으므로 한 번의 실수로 공 든 탑을 무너트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는 것으로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중에 신중을 다해야 함을 가르쳐준다. 탑을 쌓아 올리는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짧은 한 순간에 이루어진다. 여기에서 우리는 꾸준하게 일관된 모습과 진정성으로 다가가야 하는 게 중요함을 알 수 있다.

 

369의 법칙은 좋은 인간관계를 가지려면 시간을 들여 차근차근 다져야 한다는 법칙이다. 즉 사람은 3번쯤은 만나야 쉽게 잊히지 않고, 6번쯤은 만나야 마음의 문이 열리며, 9번쯤은 만나야 비로소 친근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처럼 관계란 속성이 없다. 따라서 좋은 인연을 맺으려면 우선 성급한 마음을 버려야 한다. 

 

 

성공 인물들의 5가지 커뮤니케이션 방법

 

경청은 최고의 말하기

집중이 소통을 이끈다

자기인식부터 점검하라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을 익혀 매력도를 높여라

연습만이 살 길이다

 

 

 

 

공자의 사람을 보는 9가지 지혜

 

성인聖人으로 추대받는 중국의 사상가 공자는 현재까지도 우리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다. 공자의 수많은 명언들 중에 여전히 내 마음에 자리잡고 있는 말은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學而時習之不亦說乎"이다. '배우고 또 배우면 이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진정한 맛을 나이가 들어 제대로 느끼고 있는 셈이다. 나를 변화시키려면 배우고 또 생각해야 한다. 공자가 말하는 안목 키우는 지혜를 살펴보자.

 

먼 곳에 심부름을 시켜 그 충성을 보고

가까이 두고 써서 그 공경을 보고

번거러운 일을 시켜 그 재능을 보고

뜻밖의 질문을 던져 그 지혜를 보고

급한 약속을 하여 그 신용을 보고

재물을 맡겨 그 어짐을 보고

위급한 일을 알려 그 절개를 보고

술에 취하게 하여 그 절도를 보며

남녀를 섞여 있게 하여 그 이성에 대한 자세를 보는 것이니

 

이 중에서 무슨 말이 인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회사의 전문경영인으로 재직했을 때나 회사를 직접 경영했을 때 임직원들을 업무차 지방 출장을 보내거나, 술자리에서의 자세나 대화를 통해 그 사람을 평가하곤 했다. 멀리 지방으로 특히 해외로 출장을 보내면 대부분 출장비 외에 개인 카드대금을 결제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취중진담醉中眞談이라는 말처럼, 술자리에서 그 사람의 속마음이나 인격이 대부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인생 전체를 바꾸는 10분의 마법

 

10분, 짧은 시간으로 느껴지기 쉽다. 그런데, 10분을 초로 환산하면 600초이다. 그냥 훅 하고 지나가는 시간이 10분이라면 600초는 이보다 더 길게 느껴지지 않는가? 사실 시간의 개념은 개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그 길이가 달라지는 법이다. '일각여삼추一刻如三秋'라는 말도 있듯이, 일각이 마치 3번의 가을이 지나가는 것처럼 지루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는 것이다.

 

왜 이말을 하는가 하면 시간의 중요성을 말하기 위함이요, 실상 10분이면 어떤 일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긴 시간임을 말하고자 함이다. 기한이 정해져 있는 리포트 제출일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아직도 삼사일 정도 기한이 남아 았을 경우 대부분 리포트 작성에 바로 매달리지 않는다. 왜? 아직도 충분히 여유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시간은 금방 지나가버리고 제출 마감일에 쫓겨 허둥대기 일수다.

 

시간을 마주하는 자세는 우리의 인생 전체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 '티끌 모아 태산',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 등의 말처럼, 10분 또 10분이 모여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아무 생각 없이 빈둥대며 담배나 피우는 그런 10분보다는 알찬 정보 하나라도 더 얻으려고 노력한다면 나중의 결과는 엄청 차이가 날 것이다. 인생을 어영부영 허비하지 말자. 책에서 소개하는 10분의 마법을 살펴본다.

 

아침에 10분만 일찍 일어나십시오~ 하루가 내 손 안에 들어옵니다

10분만 먼저 출근하십시오~ 업무와 인간관계의 스트레스가 확 날아갑니다

10분만 더 걸으십시오~ 건강이 찾아옵니다

 

 

복을 부르는 12가지 방법

 

"헬조선", "흙수저" 등 지지리도 복이 없다고 한탄하고 있는가? 누구나 복을 누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복은 그 복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고 한다. 즉 부정적인 생각이나 자세, 그리고 복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복이 피해 간다는 것이다. 스스로의 마음 속에 복이 있어야 복이 찾아오는 법이다. 유명한 자기계발서 <시크릿>에서도 이는 우주의 법칙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먼저 복을 채우자. 그래야 복을 부른다.

 

       

 

삶을 모티베이션하라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우리들에게 던지는 메세지는 바로 절박한 심정으로 스스로의 삶에 동기를 불어넣어 성공의 문을 열라는 것이다. 우리들에게 전하는 77가지가 모티베이션의 전부를 대변할 순 없지만 한 문장만이라도 우리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면 성공으로 다가갈 수 있는 충분한 촉진제가 될 것이다.

 

책에 소개되는 77가지의 모티베이션에 우선순위는 없다. 그저 자신의 마음이 가는 문장을 읽고서 긍정적인 효과를 받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오케이다. 한여름에 소나기 내리듯 후딱 읽고서 책을 덮기보다는 그 맛을 음미하면서 여러 차례 읽는 독서를 권하고 싶다. 특히, 현재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정을 못하고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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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철학자들
레이먼드 D. 보이스버트 & 리사 헬트 지음, 마도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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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떻게 먹어야 하나?"라는 문제에 대한 탐구가 진지한 철학적 관심을 쏟을 가치가 있는 프로젝트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우선 서문에서는 이른바 '철학'의 의미와 '음식'의 의미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이 프로젝트의 틀을 제시하고자 한다. - '서문' 중에서

 

 

어떻게 먹어야 하나?  

 

이 책의 저자 레이먼드 D. 보이스버트리사 헬트는 각각 뉴욕에 위치한 시에나 컬리지와 미네소타에 위한 구스타브 아돌프스 컬리지의 철학 교수이다. 이들은 지금의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고 소통할 때 철학가들의 사상과 가치가 어떻게 훌륭하게 작용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철학가들의 업적을 파헤치고 비교한다.

 

즉 신화, 문학 작품, 역사, 그리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많은 예를 통해 음식의 철학을 알아본다. 영화 <바베트의 만찬>(1987년) 속에서 음식은 품성의 덕으로써 환대로 나타나고, 예술로서의 음식의 본질을 생각하기 위해 스페인 분자요리학과 아프리카에서의 패스트푸드를 비교할 수 있다. 책은 우리가 아직 충분히 음미하지 못했던, 단순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먹는 행위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제시하며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음식과 경험 이상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영화 <바베트의 만찬> 중에서

 

책은 총 4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제1파트(환대는 윤리의 문제다)에선 제각각의 취향을 가진 손님들이 가득찬 저녁 식탁에 주인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라는 화두를 던지고, 제2파트(예술로서의 음식, 예술과 음식)에선 식탁에서 얻는 즐거움이 맛의 성질에 대한 깊은 논의를 통해 삶의 중심으로 등극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제3파트(맛보기, 검사하기, 알기)에선 철학의 2분법인 팩트(사실)과 가치의 타당성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우리의 결정이 합리적인가를 집중 탐구한다. 이에 대해 '호모 사피엔스'가 맛을 볼 줄 아는 종種이란 의미이므로 경험적으로 맛을 봄으로써 이를 알고 있다고 답한다. 제4파트(배고픔과 배고픈 인간)에선 철학 분야 중에서 가장 추상적이고 난해한 형이상학을 다룬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란 질문에 "마치 우리의 존재가 그것에 달려 잇는 것처럼 먹어야 한다"고 답한다. 마지막으로 제5파트(결론)에선 식탁에 앉아 있는 철학자들은 세상과 동떨어져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 반대로 그들은 적극적으로 상황에 개입하는 참가자들이라고 결론내린다.

 

 

 

 

 

환대歡待란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다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기원전 43년~기원후 18년)가 <변신이야기>에서 환대의 가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오비디우스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방식으로 전개된다. 주피터는 헤르메스를 대동하고 변장한 채 지상에 내려온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전능하신 신에게 잘 보이려고 아첨할 테니까 말이다.

 

거지로 변장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이 신들을 문전박대한다. 그런데 한 노부부만 예외였다. 바우키스와 그녀의 남편 필레몬은 꾀죄죄한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두 손님을 극진히 대접한다. 즉 바우키스와 필레몬 부부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환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노부부는 손님들에게 푸짐한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집에 한 마리밖에 없는 거위를 잡을 생각까지 한다. 그 마음에 감동한 두 신은 결국 자신들의 정체를 드러낸다. 이에 마을의 다른 주민들에겐 벌을 내리고 착한 노부부에겐 상을 내린다. 그 상이란 소원을 들어주는 것인데, 한날 한시에 죽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노부부 정말 금슬도 좋다.

 

그렇다면 주인이 손님에 맞춰야 할까, 손님이 주인에 맞춰야 할까? 이방인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환대해야 하나, 경계해야 하나? 이런 질문에 사실상 정답이 있을 수 없다. 그때 그때마다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음식과 환대는 공식을 만드는데 절대로 관여하지 않는다.

 

 

환대는 윤리의 문제다

 

"윤리학은 환대歡待다"

- 자크 데리다(1930~2004년>

 

그가 이렇게 선언한 이유는 윤리학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식과 관계가 있으며, 환대는 우리의 터전인 이 세상에서 인간이 올바르게 살아가도록 인도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도덕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1906~1995년)는 철학이 지향해야 할 올바르고 핵심적인 방향이 윤리학이라고 주장했는데, 데리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우리는 여기에서 데리다의 이론, 즉 환대가 윤리학이라는 이론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환대를 미덕으로 보는 윤리학은 우리에게 안주하는 마음을 버리라고 요구한다. 이것은 사람들과의 교류, 그렇다,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를 추구해야 할 동기를 부여한다. 호메로스 시에 자주 등장하는 선물 교환 장면은 중요하지만 흔히 간과되는 또 다른 차원의 교훈을 준다. 음식을 선물로 제공하는 행위는 두 사람의 인간관계가 얽히고설키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사는 미학적 만족이다

 

농부이자 음식 운동가인 웬델 베리는 <식사의 즐거움>(1989년)이란 수필에서 독자들에게 자신들이 먹는 음식에서 이른바 '광대한 기쁨'을 키우라고 요구했다. 이 기쁨은 요리에 담긴 음식 재료들이 재배되고 생산된 환경을 이해하고 수긍의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다. 베리는 이 음식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환희, 즉 미학적인 만족은 그 사람이 그 음식이 재배된 환경을 알고, '그것에 찬성할 때' 가장 크다고 말한다.

 


따라서 미학적 기쁨은 엘 세예르 레스토랑의 경우처럼 참신성, 창의력, 놀이 그리고 세심한 연출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혹은 베리와 미국 전역에 로컬 푸드 부흥 운동을 퍼드린 앨리스 워터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 접시에 놓인 음식의 재료가 재배된 곳을 아는 데서 온다. 이는 먹는 행위가 절대로 재미없고, 단순한 생물학적 행위가 되어선 안 된다는 사실이다.

 

"음식은 예술인가?"

 

 

감각들도 계급이 있다

 

인간들은 감각들의 위계질서를 정한 이론을 물려받았다. 이에 따르면, 인접 감각들(미각, 촉각, 그리고 약간의 논란이 있지만 후각 등이 포함된다)은 진정한 '알기'의 원천 또는 전달자로서 신뢰하기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 신뢰할 수 있는 '알기'는 인체 중앙에서 먼쪽의 감각들, 즉 시각과 청각의 전유물이다. 그 이유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사물을 만져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칸트는 '인접 감각과 먼 감각은 그 감각 경험이 우리의 마음을 대체로 그 사물 자체로 끌어들이는가, 아니면 우리 자신의 감각 쪽으로 끌어들이는가에 따라 나뉜다'고 말하며, 후자의 경우에만 객관성이 보장된다고 덧붙였다. 감각들이 우리에게 지식을 제공할 수 있는 정도에 한해서만, 우리는 특정 감각이 우리에게 진정한 지식을 제공하리라고 믿을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어떻게 먹어야 하나?

 

'철학'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지혜의 사랑'이다. 한쪽에 사람의 배腹와 농부를 연결하는 선이 있다면, 반대쪽에는 배와 식탁을 연결하는 선이 있다. 식탁은 언제나 배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공동의 공간이다. '어떻게 먹어야 하나?'라는 질문의 여러 작은 문제 중엔 '누가 우리 식탁에 나와 함께 앉을 것인가?'라는 문제도 포함된다. 즉 환대의 가치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옛날에는 환대가 친구들을 즐겁해 하는 일, 또는 경제계에선 손님 접대의 일임을 당연시했다. 굶주린 사람들이 도처에 널려 있고 가정과 집의 수용력엔는 한계가 있는 이런 배경에서 윤리학은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집을 얼마나 개방할 것인가?라고 말이다. 우리는 과연 식탁에 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후한 태도를 취할 것인가? 이 책을 관통하는 메세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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