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맨
애나 번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창비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영어권 문학상으로 유명한 부커상을 받은 <밀크맨>이라는 책을 읽었단다. 아빠가 부커상 수상작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괜찮았던 기억이 있어서 기대를 하고 책을 펼쳤단다. 그리고 이 책을 먼저 읽은 이들의 평가들도 좋았어. 역시책에 대한 취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단다. 지은이 애나 번스가 이 소설을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알겠는데, 한 문장, 한 문장 호흡이 너무 길어서 읽기 쉽지 않았단다. 그렇다 보니 이야기 전개도 무척 느렸어. 그 이야기 전개가 느린 것을 작가의 섬세한 글 솜씨로 메꾸고 있지만, 그 기다림은 아빠한테는 쉽지 않았어. 아무튼 여느 소설과는 다른 문체로 전개되긴 했단다.

그리고 독특한 것은 등장인물의 이름이 한번도 나오지 않았어. 주인공 가 겪은 일과 생각하는 것으로 소설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등장인물도 이름이 아닌 와의 관계나 별명으로 부르고 있단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문득 예전에 아빠가 시도해보려고 했던 글쓰기가 생각이 나더구나. 소설가들은 오랫동안 꾸준한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같은 글이라도 재미있으면서 길게 늘여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러면서 아빠도 한번 그런 글쓰기를 시도해보려고 했지. 그렇다고 소설을 쓰겠다는 것은 아니고, 취미로 긴 글쓰기를 한번 해보고 싶었지. 어떤 평범한 하루를 세밀하게 묘사해서 아주 길게 써보는 거야.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회사에서 일하고 다시 퇴근해서 집에 하루를 마무리하는, 한 줄로 끝낼 수 있는 하루 일과를 아주 길게 한 번 써보려고 했었단다. 결과는 출근하기 전까지 쓰는 것도 못 마치고 그만 두었단다. 역시 창작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과 함께

그런데 이 소설이 약간 그런 글쓰기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어떤 일에 대한 이야기를 쓸 때, 그것에 대한 얽히고 설킨 이야기들과 관련된 사람들에 설명 등이 이어졌단다. 이 소설에 대한 호평이 여러 매체를 통해서 이루어졌지만, 이런 늘어지는 글쓰기 때문인지, 미국의 <뉴욕 타임스> “20페이지짜리 단편을 한없이 늘려놓은, 읽기 고통스럽지만 그만한 가치는 없는 작품이라며 이례적으로 혹평하기도 했다는구나.

지은이는 애나 번스라는 사람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 다른 사람들도 아마 그랬을 거야. 왜냐하면 20년 작품활동을 했지만, 작품 수도 적고 알려져 있지 않은 무명 작가였다고 하거든. 이 작품이 부커상에 수상하면서 유명해진 것이야. 더욱이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을 거절당하다가 간신이 출간되었다고 하니, 그 출판사가 아니었다면 여전히 무명의 작가로 지내고 있지 않았을까 싶구나.


1.

소설의 배경은 1970년대 북아일랜드란다. 북아일랜드라고 하면 영국 연방의 한 국가라는 것만이 아빠가 아는 전부란다. 이 소설을 보면 당시 북아일랜드는 내전 비슷한 상황인 것 같았어. 서로 반대편 사람들을 죽이기도 하고 말이야. 주인공 의 가족들 중에서도 죽은 이들이 여럿 있었거든. 그래서 좀 찾아봤단다. 북아일랜드 1970년대 상황이 어땠는지 말이야.

당시 북아일랜드는 두 진영으로 나뉘어져 있었다고 했어. 영국 연방에 속해 있기를 바라는 조직과 북아일랜드가 독립을 해서 아일랜드와 통일을 원하는 조직으로 나뉘어져 있었대. 그리고 두 조직은 서로 무력 충돌도 잦았는데, 그것이 1990년대까지 이어졌고, 이런 무력 충돌로 인해 수천 명이 죽고 수만 명이 다쳤다고 하는구나. 1990년대라면 불과 수십 년 전이니까, 아직도 당시 아픔을 안고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지은이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쓰지 않은 것처럼, 각 지명이나 나라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단다. 영국은 물 건너라고 했고, 아일랜드는 국경 건너로 했어. 그밖에 길 건너’, ‘길 저쪽’, ‘길 이쪽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단다.

주인공이 살고 있는 동네는 북아일랜드 독립을 원하는 조직이 활보하던 집단이란다. 주인공의 당시 나이는 열여덟 살. 풋풋한 봄과 같은 때로구나. 주인공은 길을 걸으면서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달리기도 좋아하는 평범한 문학소녀였어. 10남매 중에 넷째 딸인 주인공.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무력 충돌은 식구들 중에 몇몇이 죽었단다. 그런 주인공에 시련이 다가온 것은 한 사이코 같은 사람 때문이야.


2.

무장독립투쟁의 중요 인사이자 그 지역에서 유명한 밀크맨이란 별명을 가진 사람이 있었어. 나이는 마흔한 살. 어느날 그 밀크맨이 길을 걸으면 책을 걷고 있던 주인공에 말을 건 것이었어. 그런데 그것이 한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주인공에게 말을 걸었어. 주인공의 가족을 안는 척 하면서 말을 걸었는데, 주인공은 불쾌했단다. 누가 봐도 수작부리는 것이었어. 하지만 주인공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몰랐어. 동네 어른한테는 늘 예의 발라야 하는 줄 알았지,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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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열여덟살 때 나는 개인공간 침해라는 게 뭔지 몰랐고 누군가가 접근하는 것을 꺼리거나 거부할 권리가 나에게 있다는 것도 몰랐다. 그때는 누가 친절과 애정을 베푼답시고 다가오면 그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빨리 가버리기를 속으로 빌거나 가능한 순간이 오면 내가 얼른 예의 바르게 자리를 뜨는 게 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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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 지나자 밀크맨은 주인공에 대한 사사로운 것과 스케줄까지 다 알고 있었어. 완전 스토커였지. 그런데 이 소문이 어떻게 났냐면, 밀크맨과 주인공이 사귄다. 유부남이었던 밀크맨을 주인공이 꼬셨다. 불륜이다. 이렇게 소문을 내어 주인공은 그 사회에서 욕이란 욕은 다 먹었단다. 가족들도 주인공의 말을 믿지 않았어. 엄마도 소문을 듣고 주인공한테 비난을 했단다. 사실대로 말했지만, 엄마도 주인공의 말을 믿지 않았고, 그러니까 결혼이나 빨리 하라고 했단다. 1970년대 북아일랜드는 십대 후반이면 결혼하던 풍습이 있었나 봐. 그러니 주인공의 엄마가 이런 잔소리를 하지.

밀크맨을 피하기 위해 남자 친구는 아니지만, 좀 친한 어쩌면 남자친구와 좀 더 친하게 지내긴 했지만, ‘어쩌면 남자친구와도 정식 남자친구가 되는 것도 서로 마음이 잘 맞지 않았어. 더 황당한 것은 밀크맨의 여자친구로 소문이 나면서, 반대 조직의 감시 대상이 되기도 했단다. 자신도 모르게 사진도 찍히고 그랬어. 그리고 밀크맨에게 잘 보이기 위한 이들이 주인공을 찾아오기도 하고

그들의 조직 내에는 명망 받고 영웅 대접을 받는 밀크맨그로 인해 더욱 주인공이 받고 있는 피해는 알아주지 않고, 삶과 영혼이 피폐해져 간단다. 그러다가 밀크맨이 반대파에 의해 죽음을 당한단다. 그를 영웅으로 받들던 이들은 슬퍼했겠지만, 주인공 입장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수도 있었을 거야. 하지만 이번에는 밀크맨의 죽음에 두고 또 소문을 내어 주인공과 엮는단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 가짜 뉴스들주인공은 이 구렁텅이에서 어떻게 빠져 나올 수 있을까. 그래도 소설을 힘겹게 따라 읽어가다 보면, 마지막에서 희망을 만나게 된단다. 어찌되었든 해피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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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

저수지 공원 방향으로 가는 보도 위로 뛰어내리면서 나는 빛을 다시 내쉬었고 그순간, 나는 거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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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밀크맨과 주인공 관계에 초점을 맞춰 짧게 이야기를 했지만, 이 소설에는 엄마와 진짜 밀크맨의 사랑도 나오고, 주인공의 자매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알약 소녀, 핵소년 등 독특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단다. 다만 아주 느리고 섬세한 문체로 이야기해주고 있단다. 오늘은 이만힘들게 읽은 책은 너희들에게 이야기해주기도 힘들구나.


PS:

책의 첫 문장 : 아무개 아들 아무개가 내 가슴을 총으로 찌르고 고양이 같은 년이라고 하면서 나를 쏘려고 한 날이 밀크맨이 죽은 날이었다.

책의 끝 문장 : 저수지 공원 방향으로 가는 보도 위로 뛰어내리면서 나는 빛을 다시 내쉬었고 그순간, 나는 거의 웃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깨어 있고 귀를 세우고 루머건 현실이건 전부 주시한다고 해서 일어날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이미 일어난 일에 개입하거나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도 없다. 아는 것은 힘이 아니고 안전이나 안도감도 아니고, 어떤 사람에는 힘, 안전, 안도감의 정반대 것일 수도 있다. 예민하게 깨어 있다보면 자극이 계속 쌓여 고조되기 마련인데 그런 스트레스를 해소할 출구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걸으면서 책을 읽는 것은 알지 않으려고 일부러 하는 행동이다. 경계하지 않으려고 경계하는 것이다. - P102

"누구나 사는 게 힘들다는 거. 자기만 힘든 게 아닌데 왜 특별 대접을 해줘야 하니? 힘든 일도 기쁜 일도 마찬가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자기를 추슬러 존중을 받을 것이지. 그런 사람도 있단다, 딸아. 고통을 한껏 누리는 사람보다도 오히려 더 정신병을 일으킬 이유가 많은 사람, 고통스러운 이유가 더 많은 사람도 있어. 그런데도 어둠에 굴복하거나 한탄에 빠지지 않고 용기 있게 자기 갈 길을 가고 굴복하지 않는 사람들 말이야." - P129

고양이는 개처럼 사람을 따르지 않는다. 사람한테 관심이 없다. 사람의 자존감을 북돋워주리라고 기대할 수 없다. 고양이는 제 갈 길을 가고 제 할 일을 하고 사람에게 굴종하지 않고 사람에게 미안해하는 일도 없다. 고양이가 사과하는 건 본 적이 없는데 설령 고양이가 사과를 한다고 하더라도 틀림없이 진심이 아닐 것이다. - P140

그러니까 빛나는 것은 나쁘고, ‘너무 슬픈’ 것도 나쁘고 ‘너무 기쁜’ 것도 나쁘니 따라서 이도 저도 아닌 채로 살아야 했다. 또 생각도 하지 말아야 했다. 적어도 생각이 겉으로 드러나게 하면 안되므로 다들 자기 생각을 저 아래 깊이 안전하게 감추었다. 엄마와 아빠로 말할 것 같으면 아빠는 너무 ‘우울한 얼굴’ 쪽으로 갔고 엄마는 너무 강력하게 ‘위를 바라보는’ 쪽으로 가서 아빠는 주기적으로 신경쇠약을 일으켜 병원에 가야 했고 그 결과 엄마는 ‘위를 바라보는’ 것을 잊어버리고 아빠가 또 자기를 여기에 버려두고 가버렸다고 화를 냈다. 여러해 동안 나나 동생들은 아빠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사실, 그것도 그냥 병원이 아니라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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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이처럼 프랑스인은 토착민인 리구리아족과 이베리아족에 켈트족, 로마인, 프랑크족이 혼합되어 형성된 민족이다. 여기에 오늘날에는 세계 여러 나라 특히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지역에서 수많은 이민자들이 유입되어 프랑스인의 구성은 더욱 복잡하고 다양해졌다. 실로 프랑스는 유럽의 인종 용광로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79)

그 과정에서 그들은 백작이라고 불렸고, 그들이 소유한 영지는 백작령이라고 불렸다. 몇 개의 백작령을 합한 대영주들도 나타났는데, 그들은 후작 혹은 공작이라고 불렸다.

이 시기 프랑스는 여러 개의 백작령과 공작령으로 분할되어 있었다. 프랑스 동부에는 강력한 부르고뉴 왕국이 자리 잡고 있었다. 루아르 강 북부에는 프랑드르 공국이, 서부에는 로베르 르 포르 공국이 있었고, 이 두 개의 공국 사이에는 카롤링거 왕조가 노르만족에게 양도한 노르망디 공국이 있었다. 이런 지역을 다스리는 백작과 공작들은 상위 군주로서 왕을 섬기긴 했지만, 각자 가지의 영역을 다스리는 독립된 세력이었다.


(266)

그러나 그것 역시 일부 지역에 국한되었다. 전체적으로 18세기의 농민과 노동자들은 계몽사상이나 정치에 무관심했다. 그렇다면 대혁명 이후 그들이 혁명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것은 계몽사상의 영향 때문이라기보다는 1775년에서 1789년 사이에 악화된 사회적 대립과 경제적 침체의 결과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그들의 혁명적 행동은 정치적 신념에서 나온 것이라기 보다는 생존을 위한 항거였다.


(291-292)

정통주의 해석의 역사학자들, 예를 들면 올라르와 마티에, 르페브르, 소불, 미슐레 등은 프랑스 대혁명을 근대 시민 사회를 탄생시킨 시민혁명으로 본다. 그들에 따르면 대혁명에 의해 절대군주제가 타도되고 대의제가 정착되었으며 합리적 계몽사상이 사회전반에 확립되었다. 그리고 대혁명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소규모 생산자들에게 안정된 경제적 기반을 제공해줌으로써 자본주의가 발달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대혁명은 봉건적 특권 사회를 평등한 시민 사회로 전환시킨 사회혁명이었다는 것이 정통주의 역사학자들의 견해이다.

그러나 수정주의 역사학자들은 정통주의 역사학자들의 견해를 프랑스 대혁명에 대한 신화적 해석이라고 비판한다. 실제 그들이 보기에 프랑스 대혁명은 정치, 사회, 경제, 사상에 걸쳐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사회 혁명은 아니었다.

수정주의 해석은 영미 역사 학자들에서 먼저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프랑스 역사학자들의 폭넓은 지지도 받고 있다. 수정주의 해석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코반이었다. 그에 의하면 18세기 프랑스 사회에는 영주제의 잔재가 남아 있긴 했지만 혁명적 부르주아가 타파했다는 봉건제는 존재하지 않았다. 존재하지도 않은 봉건제를 타파하고 혁명을 일으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는 국민의회 의원들의 직업을 분석한 결과 혁명을 일으킨 세력은 부르주아 본래의 의미인 자본가들이 아니라 대부분 관리와 자유전문직 종사자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요컨대 프랑스 대혁명은 부르주아 혁명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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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안에 헌법 - 이오덕, 우리말로 누구나 쉽게 읽는
이오덕 지음 / 나비(고인돌)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정치 뉴스를 보다 보면 헌법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단다. 각종 선거를 치를 때마다 헌법 개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단다. 현재 우리나라 헌법은 1987년을 마지막으로 바뀌지 않고 있단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헌법 개정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분명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일 거야.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는 많이 변했단다. 비단 겉모습만 변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의식도 변화도, 정치적인 환경도 변하고, 우리를 둘러싼 세계 정세도 바뀌었단다. 바뀌지 않은 것을 찾는 것이 더 어렵겠구나. 그러니 바뀐 시대에 맞게 헌법을 개정하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헌법 개정의 1차적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그들만의 이해관계가 있어서 쉽게 통과가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란다. 국민들을 위해 일하라고 뽑아 놓은 임시직들이, 그들만의 이익과 손해만 따지고 있으니 화가 나는구나.

...

헌법은 분명 존재하지만,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알고 있는 국민들은 많지 않단다. 예전에 못된 정부들을 내쫓기 위해 촛불시위를 할 때, 외쳤던 제 1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이것만 익숙할 거야. 아빠도 마찬가지지, 읽어볼 생각도 못해봤고, 어려운 한문투성이가 써 있을 테니, 읽어봐도 이해하기 힘들 거야, 이렇게 생각하곤 했어. 그게 헌법에 대한 일반 국민들이 생각이었을 거야.


1.

그런 와중에 이 책 <내 손 안에 헌법>을 알게 되었단다. 지은이 이오덕 선생님.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이오덕 선생님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했잖아. 우리글 우리말을 사랑하고 지키는 데 한평생 애쓰신 이오덕 선생님. 그 분께서 헌법을 다시 적으신 책이란다. 이오덕 선생님의 책들을 보면, 잘못된 한글 쓰기, 어렵게 쓴 한자말, 일본말들을 쉬운 우리말로 바꿔 주는 예가 많이 실려 있단다. 그런 것처럼 한문 천지인 우리 나라 헌법 전체를 쉽고, 일반인들이 많이 쓰는 말들로 바꿔 쓴 책이 바로 <내 손 안에 헌법>이란다. 이오덕 선생님이 이 책을 쓴 이유를 서문에 적어 놓으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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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우선 헌법만 해도 그렇지요. 온통 한자말과 일본 말법으로 되어 있는데다가 아주 새까맣게 한문글자로 써 놓았으니, 누가 이 헌법을 읽겠습니까? 읽어도 알 수 없으니 법이란 본래 이렇게 어렵게 되어 있는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고는 읽다가도 내던져 버리지요. 법률의 조문이란 정말 이렇게 어려운 말로 써야 하는 것일까요? 그래서 고시 공부하는 사람이나 머리 싸매고 읽어야 하는 것으로 되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법은 모든 국민이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법을 바로 지키고, 법이 바로 서고, 사회가 밝아집니다. 모든 국민이 알아야 하는 법을 알 수 없는 글로 써 놓았다면 그 글이 잘못되었으니 마땅히 고쳐야지요. 쉬운 우리말로 누구든지 읽을 수 있게 모든 법률의 조문을 다시 써야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됩니다. 더구나 헌법은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이 되는 틀을 짜놓은 법입니다. 이것을 모르는 국민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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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헌법은 그 나라가 서 있는 근본조건이 되는 커다란 원칙을 밝혀 놓은 법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든지 우리나라 헌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런데 우리 헌법은 그 문장이 중국글자를 섞어서 썼을 뿐 아니라 말법이 일본 말법으로 되어 있는 대문이 많아서 국민 모두가 읽을 수 없고, 읽는다고 하더라도 그 뜻을 쉽게 알아볼 수 없는 대문이 많다. 여기에 헌법을 쉬운 우리말 우리글로 다듬고 바로잡아 본 까닭이 있다. 헌법을 이와 같이 우리글 우리말로 고쳐 쓰면서 안타깝게 생각한 것은 왜 법을 만들고 법조문을 글로 쓴 사람들이 쉬운 우리말로 쓰지 못했을까?’ 하는 것이다. 만약에라도 헌법을 쉬운 말로 써 놓으면 법에 권위가 없어진다고 생각했다면 이것은 분명히 우리말과 우리 백성들을 업신여기는 태도라도 나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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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빠도 이 책 덕분에 헌법을 다 읽어보았단다. 그런데 우리나라 헌법이 이렇게 짧은 줄 처음 알았단다. 이 책의 구성이 오른쪽 페이지는 온통 한자로 뒤덮여 있는 헌법 원문이고, 왼쪽 페이지는 그걸 한글로 쉽게 옮겨 쓴 내용이란다. 그런데 헌법 원문과 한글로 쉽게 쓴 내용을 모두 실었는데도 200페이지가 안되더구나. 길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짧으면 아무래도 그 헌법을 이해하는 것이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서 가끔씩 헌법 유권 해석이라는 말들이 뉴스에 나오는가 보다 생각했단다. 아빠가 보기에도 너무 두루뭉술하게 써 있는 경우가 많더구나.

일하는 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

모든 국민은 사람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 보장, 사회 복지의 증진에 힘쓸 의무를 가진다:”

등등 몇 가지 예만 들어보았는데, 이를 실천해서 국가는 어떻게 해야 하고, 국회의원들은 어떤 법률을 정해야 하는가이 밖에 많은 조항들이 아빠가 보기에 너무 두루뭉술했단다. 이오덕 선생님께서 한글로 쉽게 풀어주셔서 읽어보긴 했지만, 각 항목들을 위해 국가, 국민, 정치인들이 어떤 일들을 하고 어떻게 해야 그 헌법을 지키는지에 대한 내용을 잘 이해가 가질 않았단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헌법 각 조항에 대해 설명해주는 책도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지만, 오늘날 시대 흐름과 국민 인식을 반영한 헌법 개정이 이루어졌으면 좋겠고, 헌법 개정이 이루어질 때, 정치인들은 가급적 참여하지 말고, 국민들이 대거 참여할 수 해서 국민들의 뜻이 반영된 방향으로 개정되었으면 좋겠구나. 헌법 개정을 한다면 헌법 개정 국민 투표를 위해서 하루 공휴일이 생겨도 좋고 말이야..^^


PS:

책의 첫 문장 : 올해로 일본제국에서 풀려난 지 일흔한 해째가 되고, 우리 정부가 들어선 지도 반세기가 넘었습니다.

책의 끝 문장 : 헌법 개정안이 제2항의 찬성을 얻은 때에는 헌법 개정은 확정되며, 대통령은 곧 이를 널리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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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율리시스>에 관한 서평은 어렵고 재미없다는 것만 믿어야 하지 의외로 재미난다는 말로 선량한 독서가를 현혹하는 선동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된다. 정말로 <율리시스>를 읽고 이해한 지인이 있다면 다른 종교를 믿지 말고 그 분을 신으로 모셔야 한다. 그런데도 왜 독서의 고수들은 <율리시스>를 권하는가? 왜 우리는 <율리시스>를 읽어야 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그냥 <율리시스>를 읽는다는 것 자체로 이미 당신은 독서가의 최고봉에 등극하기 때문이다. 이해 따위는 필요 없다.


(62)

출판사가 독자에게 하는 가장 불친절한 행위 중에 하나는 러시아문학 작품을 내면서 등장 인물의 이름을 따로 정리해주지 않는 것이다. 한국인 독자가 러시아 고전을 읽으면서 겪는 가장 불편함이 이름의 난해함이라고 생각한다. <도스또예프스키 전집>을 사랑하는 나는 2000년에 나온 초판, 2002년에 나온 신판, 그리고 2007년에 나온 수집가용 한정판을 모두 소장하고 있는데 읽는 것은 휴대성이 가장 좋고 표지가 예쁜 2002년판으로 읽었다. 표지가 뭉크의 그림으로 장신된 빨갱이버전 말이다.


(90)

좋은 책이란 이런 장점이 있는 것 같다. 독자에 따라서 너무나 천양지차의 매력과 경험을 느끼게 한다는 것. 어쩌면 내가 머리가 너무 나쁘기보다는 너무 좋은 책이라서 같은 책을 두고 개인에 따라서 극히 독특한 책 소개를 하게 만들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또 한편으로 같은 책을 두 번 주문하긴 했지만 두 번 모두 주문으로 이르게 하는 즐거움과 설레는 책 소개를 읽는 즐거움을 누렸으니 그리 손해는 아니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경험을 혹시 의학용어로 치매라고 부르는 것은 아닌지 슬며시 걱정되기는 한다.


(120)

오장환 시인은 1937년 시집 <성벽>을 발표했으며 서정주, 이용익과 함께 당시 시단의 3대 천재로 불렸고 심지어 시의 황제라는 칭호를 듣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때 많은 문인들이 친일 성향을 보였지만 오장환 시인은 꿋꿋하게 지조를 지켰다. 서정주 시인과 <시인부락>의 동인으로 함께 활동하면서 우정을 나눈 것이 <화사집>을 출간하는 인연이 되었다. <시인부락> 1936년 당시까지만 해도 문단에서 그럴듯한 명성이나 경력이 없는 서정주가 주도를 해서 창간을 한 소박한 시 동인지였다. 시 동인지에 주소지가 필요한지는 모르겠으나 오장환 시인도 <시인부락>에 대한 애착이 대단해서 <시인부락>의 주소지를 자신의 자택 주소로 삼았다.

회원들 또한 서정주와 처지가 다르지 않은 무명 신인들로 김진수, 김달진, 오상원 등이었다. 부락이라는 명칭 또한 무슨 심오한 뜻이 아니고 그냥 여러 민가가 모여 사는 시골 마을을 뜻하는 그 부락이다. 시작이 미약했고 끝도 미약했으나 2호를 마지막으로 종간했다. 오장환은 미당이 친일 활동을 한 이후로는 교류를 끊고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더라도 인사도 하지 않으며 친일파라고 대놓고 비판했다고 한다.


(235)

임화는 조선의 랭보라는 찬사를 받으며 윤동주, 백석, 황순원과 일제 강점기 문화계를 대표하는 꽃미남 트로이카 중 한 명이었다. 시인으로서 임화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단편 서사시를 시도했다. 그가 쓴 단편 서사시의 대표작은 <우리 오빠와 화로>, <젊은 순라의 편지>, <어머니> 등이 있다. 문학비평가로서 임화는 우리나라 비평의 근간을 구축했다. 임화는 영화 주연배우로도 활약한 다재다능한 예술인이었다. 업적은 화려했지만, 말로는 불우했다.

24살의 나이로 마르크스 문학을 지향했던 카프의 서기장으로 활약하다가 광복이 되고 나서 박헌영과 함께 월북했지만, 남로당 숙청 작업이 한참일 때 미국의 스파이, 친일 행위, 반소련, 반공의 죄를 뒤집어쓰고 총살을 당했다. 북한에서 처형되었던 임화는 남한에서조차 그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는 문학가로서는 더 치욕스러울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264)

백석의 시에 대한 가장 찬란한 찬사는 이런 수치보다는 그의 연인이었고 그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주인공인 자야(김영한) 선생의 한마디다. 김영한 선생은 그 가치가 일천억 원에 달하는 대한민국 3대 요정인 대원각을 아무런 대가 없이 법정 스님에게 시주하여 사찰 길상사를 세우게 한 인물이다.

기부한 재산이 아깝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1,000원 재산이라고 해봐야 백석의 시 한 줄만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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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3 06: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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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3 18: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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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3 1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3 1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4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증언들 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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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증언들>이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이야기>의 후속이라고 해서, 아빠는 오래된 소설을 재출간된 것인 줄 알았단다. 왜냐하면 <시녀이야기>란 책이 1985년에 출간된 책이거든. 그런데 책 소개를 읽어보니 2019년에 출간된 소설이라고 하는구나. 그리고 그 해 부커상을 수상했다고 했어. 최고령 부커상 수상자라고 해서 찾아보니, 1939년생이시니까 여든 나이에 쓴 소설이로구나. 대단하시구나. 이렇게 34년만에 후속작을 내 놓은 이유는 아무래도, 전작 <시녀 이야기>가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큰 인기를 얻으면서, 시청자와 독자들이 다음 이야기를 원해서 쓰게 되지 않았을까 싶구나.

전작 <시녀이야기>에 대한 내용은 아빠가 <시녀 이야기>를 읽고 쓴 독서편지에도 있으니 오늘은 생략할게. 곧바로 <증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마. 소설 <시녀 이야기>의 마지막에 시녀 오브프레드가 임신한 몸으로 길리어드를 탈출하면서 끝이 났었지. 길리어드는 가까운 미래 미국에 생긴 디스토피아 국가이고 말이야. 오브프레드가 탈출하고 난 15년 후의 이야기가 시작된단다. 세 명의 중요 주인공들의 증언으로 소설이 이루어져 있어서, 소설의 제목이 <증언들>로 한 것 같구나.


1.

<시녀이야기>에서 악명 높았던 리디아 아주머니의 증언으로 시작한단다. 길리아드에서 아주머니는 하나의 직책으로, 시녀들을 통제하고 교육시키는 역할을 맡은 이들이란다. 그런 아주머니들 중에 가장 성공한 리디아 아주머니는 석상까지 만들어져서 길리아드 여기저기에 세워졌어. 그런 리디아 아주머니도 몰래 금지된 책들을 읽기도 했어. 걸리면 총살감인데도 말이야.

아그네스 제미마. 아버지는 잘 나가는 사령관. 어머니는 타비사. 어머니라고 해서 타비사가 아그네스를 낳은 것은 아니고, 시녀들이 낳은 아이였어. 하지만 타비사는 아그네스를 무척 사랑해 주었단다. 하지만 몹쓸 병에 걸려 일찍 죽고 말았단다. 그리고 아버지는 폴라라는 여자와 결혼을 했어. 폴라는 전형적인 못된 계모라고 생각하면 돼. 불쌍한 아그네스친엄마로 알고 있던 타비사가 친엄마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어 충격을 받는단다.

데이지. 데이지는 길리어드 국경 너머 정상 국가 캐나다에서 살고 있단다. 엄마 멜라니와 아빠 닐은 중고 옷가게를 하면서 생계를 꾸려 나갔어. 잠시 캐나다와 길리어드의 관계를 이야기해야겠구나. 캐나다는 정상적인 국가였지만, 경제 상황상 길리어드와 무역을 할 수밖에 없었어. 사람들이 오가는 것도 허락을 했어. 그래서 길리어드에서 진주소녀들이 와서 캐나다에서 활동을 했어. 진주소녀들의 활동은 소녀들을 길리어드의 시녀로 꾀여 데려가는 것이란다.

한편, 캐나다 국민들은 길리어드 반대 시위를 자주 했어. 그리고 길리어드에서 탈출한 이들도 합세하였고, 그들은 길리어드를 무너뜨리기 위한 노력도 했어. 일종의 독립운동이라고 할까? 니콜이라는 아이가 있었어. 예전에 길리어드에서 탈출한 아가였는데, 그 아이는 독립 운동하는 이들의 상징적인 아이였어. 그 아이의 사진이 여기저기 게재되고 그랬단다. 길리어드에서도 유독 니콜을 돌려달라고 캐나다에 계속 요청을 할 만큼, 상징적인 아이였던 거야. 그래서 니콜은 길리어드에서도 유명해.

데이지도 친구들과 길리어드 반대 시위에 참석을 했는데, 뉴스에 얼굴까지 나오게 되었어. 얼마 후 데이지의 열여섯 번째 생일 때, 데이지의 부모 멜라니와 닐은 자동차 폭발 사건으로 죽고 말았단다. 단순한 사건이 아니었단다. 길리어드의 악명 높은 저드 사령관이 그들을 죽인 것이었어. 테러였지. 멜라니와 닐이 누구였길래 죽였냐고? 그들은 메이데이 요원이었어. 메이데이는 길리어드 여성들의 탈출을 돕기도 하고, 길리어드를 무너뜨리기 위해 만든 지하 조직이었어. 일종의 망명 정부라고 할까.


2.

아그네스의 계모 폴라는 아기를 낳기 위해 시녀 오브카일를 고용했단다. 시녀의 역할이 이런 것이었어. 아이를 대신 낳아주는 것. 오브카일은 아이를 낳다가 위험에 빠졌는데, 아기와 산모 둘 중에 하나의 선택에서 계모 폴라는 아기를 선택했단다. 그렇게 오브카일은 죽음을 당했단다. 아그네스는 오브카일의 장례식장에서 처음으로 전설적인 인물 리디아 아주머니를 보았단다.

데이지는 엄마와 아빠가 죽고 나서 엄마의 동료 에이다가 데리고 갔어. 에이다도 메이데이 요원이었는데, 데이지를 변장 시켜가면서 데리고 갔단다.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해주었어. 멜라니와 닐은 친부모가 아니라고 말이야. 그리고 데이지가 사람들이 그토록 우러러 보고 있는 길리어드 탈출의 상징 니콜이라는 사실도 이야기해주었어. 그러니까 메이데이 요원들은 니콜을 평범한 캐나다 소녀로 위장을 해서 키우고 있었던 것이란다. 니콜의 친엄마는 생존해 있지만, 지금은 안전상 만날 수 없다고 했어. (그 친엄마가 바로 시녀이야기의 주인공 오브프레드란다) 친엄마는 데이지가 자라는 동안 계속 사진을 봤다고 했어.

데이지는 데이데이 요원들인 에이다, 일라이자, 가스 등과 함께 생활했어. 길리어드 내부에서 소식 하나가 날라왔단다. 길리어드 내에 미지의 정보원이 만나자고 내용이었어. 니콜이 직접 자신을 찾아오면 길리어드가 붕괴할 만한 정보가 담긴 문서 캐시를 주겠다는 내용이었어. 니콜에게만 줄 수 있다는 내용이 함정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었단다. 그래도 한번 도전해 볼만한 모험이라고 생각했어. 데이지는 가짜 개종자로 위장해서 길리어드로 들어가기로 했단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무술 훈련도 하고 체력도 키웠어.

….

한편, 리디아 아주머니는 최근 저드가 벌인 테러 소식을 들었단다. 그리고 그 집 딸이 사라진 것도 들었는데, 그 집 딸이 니콜과 나이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 딸이 니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단다. 리디아 아주머니가 영웅 취급을 받다 보니, 그를 시기하는 이들도 있었단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하는지 리디아 아주머니는 몰래 CCTV로 자신을 모략하는 이를 확인했는데, 측근 중에 한 명인 비달라 아주머니도 있었단다.

아그네스의 계모 폴라는 아그네스를 결혼시키려고 예비 신부학교에 보냈단다. 길리어드에서는 여자들을 조혼시키는 것이 일반적이긴 한데, 문제가 상대방이었어. 악명 높으면서도 나이 많은 저드 사령관. 특히 저드 사령관의 아내들은 이유 없이 죽었단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는 저드 사령관의 살인이었어. 죽이고 젊은 아내를 다시 얻으려고 하는 살인. 아그네스가 결혼을 하지 않는 방법이 하나 있었어. 얼마 전에 베카처럼 아주머니가 되는 거야. 베카는 아그네스의 친구였는데, 결혼하기 싫어서 자살 시도까지 했다가 결국은 리디아 아주머니가 데리고 가서 아주머니 양성 교육을 받게 되었어. 그렇게 베카처럼 아그네스도 결혼을 하느니 아주머니가 되겠다고 마음 먹었단다. 집에서 몰래 도망을 가서 무작정 아르두아 홀을 찾아갔단다. 아르두아 홀은 아주머니들이 지내는 곳이었어. 그곳에서 리디아 아주머니를 만나고 허락을 받았단다. 리디아 아주머니도 아주머니들의 나이들이 많고, 새로운 아주머니를 양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베타와 아그네스가 찾아와서 그들을 받아주기로 했단다.

….


3.

데이지는 가스와 함께 노숙자 행세를 사면서 진주소녀들이 접근해 오기를 기다렸어. 이름도 제이드로 바꾸었어. 그들의 작전대로 진주소녀들이 접촉을 해왔고, 데이지는 시녀가 되고 싶다고 하고 그 진주소녀들과 함께 길리어드로 들어가게 되었단다. 이제 그곳에서 미지의 정보원을 만나야 했어. 미지의 정보원이 알아챌 수 있게 사전에 약속한 문신을 팔뚝에 새겼어. 길리어드로 온 데이지는 아르두아 홀에 오게 되었고, 데이지는 초보 아주머니가 된 아그네스와 베카가 보살피게 되었단다. 아그네스는 빅토리아 아주머니가 되었고, 베카는 임모르텔 아주머니가 되었단다.

아그네스는 아주머니가 되기 위한 수업을 착실히 받았단다. 그곳에서 글도 배우고 도서관에 출입도 할 수 있게 되었어. 그런데 그 도서관에서 마치 아그네스에게 보여주려는 듯한 자료를 보게 되었단다. 그 자료는 아그네스 자신의 출생에 대한 비밀이었어. 아그네스의 친엄마는 메이데이의 중요 요원으로 캐나다에 있으며, 동생이 다름아닌, 그 유명한 니콜이라는 거야. 그리고 니콜은 길리어드에 들어와 있다는 내용도 적혀 있었어. 아그네스는 그 자료를 보고 엄청 놀래면서도 당황했어. 누가 왜 이런 자료를 자신에게 보여주냐고 말이야. 그리고 그 자료 속에 진실은 더욱 놀라게 하고 말이야. 그런데 그 니콜이 자신이 보살피고 있는 말썽쟁이 데이지라고 하면 더욱 놀라겠지.

리디아 아주머니는 제이드, 아니 데이지, 아니 니콜을 불렀어. 데이지의 팔뚝에 새겨진 문신을 보고 불렀다는 거야. 자신이 메이데이에 연락한 미지의 정보원이라고 말이야. 리디아 아주머니가 그 정보원일 거라는 것은 예상을 했던 것이라 놀라지는 않았어. 리디아 아주머니가 길리어드의 영웅이라고 했지만, 소설의 시작부터 길리어드을 무너뜨릴 사람도 리디아 아주머니라는 것이 증언 속에 담겨 있었거든. 이제 리디아 아주머니는 아그네스와 베카를 불렀어. 그리고 아그네스에게 그 자료를 보았냐고 물어봤고, 데이지가 마로 아그네스의 동생 니콜이라고 이야기해주었어. 시원시원한 리디아 아주머니의 화법 좋네. 리디아 아주머니는 계속 이야기했어. 지금 길리어드는 처음 건국했을 때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더 이상의 길리어드는 없다. 타락만이 있다. 그렇게 때문에 길리어드를 무너뜨려야 한다. 너희들이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면서 이제 그들 셋에게 할 임무를 주었단다.

이제 데이지를 니콜이라고 부를게. 니콜이 문신을 한 피부 속에 길리어드의 비밀 정보를 담은 마이크로 닷을 숨겼어. 그리고 니콜은 아그네스와 함께 진주소녀로 위장을 해서 길리어드를 빠져나가라고 했어. 캐나다에 도착하면 마이크로 닷을 메이데이에게 전해주라고 했어. 그동안 베카는 그들이 빠져나갈 수 있게 시간을 끌라고 했지. 위기가 있었지만, 아그네스와 니콜은 캐나다에 도착해서 메이데이를 만났단다. 베카는 안타깝게도 그들의 탈출을 돕다가 죽고 말았단다. 아그네스와 니콜의 이룬 성과를 이야기를 하자면 베카의 희생이 큰 역할을 한 것이지. 니콜과 아그네스가 전해준 자료는 길리어드 권력층의 온갖 비리가 가득 담겨 있었고, 그 자료가 공개되면서 길리어드는 내부로부터 혼란을 가져오게 했고, 그리고 외부의 메이데이 요원들이 길리어드 내부로 진입하면서  길리어드는 결국 무너지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아빠는 사실 길리어드와 같은 국가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좀 비현실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총칼을 휘두르며 강압적으로 통치한다고 말이야. 그래도 어찌어찌 해서 그런 나라가 만들어졌다고 치자. 국제 사회에서 인정을 받지도 못할 것 같아. 잠깐 만들어질지 모르겠지만, 오래가지 못할 나라인 듯.. 그런데 모르지, 트럼프 같은 이도 대통령이 되었는데

기회가 있을 지 모르겠지만, 드라마 <시녀 이야기>도 한번 보고 싶더구나. 이 암울하고 우중충한 길리어드란 나라를 어떻게 영상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하네.


PS:

책의 첫 문장 : 죽은 사람에게만 석상이 허락되건만, 나는 아직 살아 있는데도 석상을 하사받았다.

책의 끝 문장 : 사랑은 죽음만큼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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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3-02 0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Bookholic 님이야말로 서간체의 이 포스트들을 책으로 내시면 정말 정말 좋겠습니다~ 포스트로 읽기도 좋지만
책으로 마주하면 더 좋겠습니다. 정말이에요 :-)

bookholic 2021-03-02 00:19   좋아요 1 | URL
부끄러움을 만들어내는 말씀에 고맙다는 말씀만 전합니다...^^
즐거운 한 주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