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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12-31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새해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곧 2020년 경자년이 됩니다.
새해에도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소원하는 것을 이루는 시간 되셨으면 좋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ookholic 2020-01-01 23:23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고맙습니다.^^
드디어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0년 새해 첫날은 잘 보내셨는지요?
2020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행복한 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알라딘 서재에 날마나 올려주시는 글에서,
올해는 ‘미세먼지‘라는 단어가 사라졌으면 합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사계절 만화가 열전 13
이창현 지음, 유희 그림 / 사계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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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만화책을 읽었단다. 너희들도 만화책을 좋아하잖니아빠는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만화책을 본단다. 이번에 읽은 만화책은 제목에 끌려서 읽어보았단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이라니아빠는 독서 중독자를 꿈꾸다가 (심하지는 않지만) 책 중독자가 된 것 같구나. 책을 많이 얽어야 하는데, 책을 많이 사는 사람이 되어 버린열심히 읽으려고 하지만, 책 읽는 속도가 책 사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구나. 생각해보니 독서 편지 쓰는 속도는 책 읽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네.

아주 평이 좋은 만화책은 아니지만, 독서를 다룬 만화책이라서, 독특하다는 생각으로 읽어 보았단다. 책 제목 대로 익명들의 독서 중독자들이 모인 독서 모임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만화로 그린 것이란다.


1.

이 만화책이 단순히 아주 가벼운 이야기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란다. 이 책에서 인용된 책들 중에는 쉽게 읽을 수 없는 책들도 있었어. 많은 책들이 언급되고, 책들의 내용이 인용되었는데, 지은이도 독서 중독자인 것 같더구나.

독서 모임의 멤버들은 약간의 괴짜의 모습을 하고 있단다. 책만 읽는 사람들은, 사회부적응자의 모습으로 그린 것 같았어. 아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말이야. 아빠가 생각하는 책을 즐겨 읽고 책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몇몇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 책을 많이 읽는 이들은 진보적인 성향을 갖는 것 같았어.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그런데 평균적으로 봤을 때 책을 많이 읽는 이들은 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있었어.

아무래도 다독가들은 자신이 읽을 책을 직접 고르고, 책 속의 내용이 아무래도 거짓 TV 언론보다는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그런 책들을 읽다 보면, 세상의 시스템의 실체를 알게 되어 진보적인 성향을 띄지 않을까 싶구나. 그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아빠란다. 아빠가 젊은 시절을 책을 등한시 할 때는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모르니까, 대표적인 TV 채널과 대표적인 신문 찌라시를 읽고 보수적이었던 것 같아. 책을 만나고 책을 하나둘 읽으면서, 세상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성향이 바뀐 것 같아. 그래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좀 더 나아지려면, TV 보다 책을 읽은 이들이 많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오늘은 이번에 읽은 책에 관한 이야기보다, 아빠가 생각하고 있는 책에 관한 것을 간단히 이야기해보았단다. 아빠의 요지는많은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어야 세상이 바뀐다.



PS:

책의 첫 문장: “이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 절대 다수가 책을 읽지 않는다.” .

책의 끝 문장: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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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12-31 0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산으로 가버린
그런 만화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책을 아주 많이 읽으신 분 중에서
요상한 방식으로 오독을 하셔서
반대쪽으로 가신 분들도 많더라구요.

지식의 선택적 습득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별개라는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샘의 말쌈이
떠올랐습니다.

bookholic 2019-12-31 11:07   좋아요 0 | URL
네, 그렇게 오독할 수도 있겠군요.
저도 오독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럴 수 있다는 점 명심하고 읽겠습니다.

레삭매냐님, 올 한 해 좋은 책 많이 소개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도 좋은 책들 소개 부탁드립니다^^
 















(17)

때때로 과학은 진리를 추구하는 행위로 표현된다. 가식적으로 들리겠지만, 여기서 진리의 의미는 단순하다. 진리란 자신이 가진 과학적 증거를 근거로 우리가 지금 믿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과학자들이 누군가의 가설을 재검증했는데 검증 결과가 원래 가설과 일치하면 원래 가설이 살아남는다. 하지만 다른 연구자들이 애초의 실험 결과를 재현하지 못하거나 현상을 더 훌륭하게 설명하는 새 가설을 찾아내면 진리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새로운 견해나 더 나은 증거에 비추어 생각을 바꾸는 것은 과학적 진보의 구성 요소다. 그렇다면 현재의증거를 바탕으로 우리가 참이라고 믿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현재로서는 진리라는 표현이 더 나을 것이다.

 

(40)

마틴은 올빼미의 눈이 정면을 향한 이유에 대해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올빼미의 눈이 매우 커야 할 뿐 아니라-빛이 약한 곳에서 날아다녀야 하니까-귓구멍이 매우 커야 하는데, 이 때문에 두개골에서 눈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정면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틴이 묻는다. “그곳 말고 어디에 갈 수 있었겠는가?” 올빼미 두개골에 눈과 귀(그리고 뇌) 자리가 얼마나 부족한가 하면 귓구멍으로 눈알 뒤쪽을 볼 수 있을 정도다!

 

(53~54)

물론 사람은 대체로 오른손잡이 아니면 왼손잡이다. 눈도 우세한 쪽이 있다. 75퍼센트는 오른쪽 눈이 우세하다(우리가 눈을 다르게 쓴다는 사실은 일반적으로 인식하지 못하지만). 하지만 눈이 양옆에 달린 새는 두 눈을 다른 용도로 쓴다. 이를테면 햇병아리는 먹이처럼 가까운 대상을 볼 때에는 오른쪽 눈을 쓰고 포식자처럼 먼 대상을 볼 때에는 왼쪽 눈을 쓴다. 게다가 한쪽 눈을 일시적으로 안대로 가린 기발한 행동 실험에서 새들이 어느 쪽 눈을 쓰느냐에 따라 과제(이를테면 박새와 유럽어치가 먹이를 찾는 것) 수행 능력에 큰 차이가 생겼다.

 

(57)

짐작했겠지만, 오른쪽 눈을 뜨고 자는 새는 뇌의 우반구가 휴식을 취한다(오른쪽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는 좌반구에서 처리하고 왼쪽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는 우반구에서 처리하기 때문이다.). 한쪽 눈을 뜨고 자는 것이 무척 유용한 경우는 두 가지다. 첫째는 근처에 포식자가 있을 때다. 오리, , 갈매기는 땅에서 잘 때 여우 같은 포식자에게 잡아먹히기 쉽기 때문에 한쪽 눈을 뜨고 있는 게 유리하다. 청둥오리를 연구한 바에 따르면 무리 한가운데에서 자는-상대적으로 안전한-녀석들은 가장자리에서 자는-포식자에게 잡히기 쉬운-녀석들에 비해 눈을 뜬 채 자는 시간이 훨씬 적으며 무리 가장자리에 있는 녀석들은 포식자가 접근할 만한 방향을 바라보는 눈을 뜨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111)

19세기 독일의 해부학자들은 오리의 부리 끝 기관에서 처음으로 촉각 수용기를 관찰했다. 오리의 촉각 수용기는 두 종류가 있다. 크고 정교한 수용기는 에밀 프리드리히 구스타프 헤르프스트(1803~1893)가 발견하여 자신의 이름을 따라 명명했다. 그는 이 수용기를 1848년에 오리의 뼈에서 먼저 발견한 뒤에 1849년에 입천장에서, 1850년에는 피부에서, 1851년에는 혀에서 발견했다. 헤르프스트 소재는 압력과 (따라서) 촉각에 민감하여 길이가 약 150마이크로미터이고 너비가 약 120마이크로미터인 타원형이지만 이따금 길이가 1밀리미터에 이르기도 한다. 두 번째 수용기는 그란드리 소체로, 1869년에 이 수용기를 처음 발견한 벨기에의 생물학자 그란드리의 이름을 땄다. 그란드리 소체는 작고(길이와 너비가 약 50마이크로미터) 구조가 단순하며 움직임에 민감하다. 두 수용기는 유두의 원뿔형 몸체에 함께 들어 있는데, 작은 그란드리 소체가 헤르프스트 소체 위에 분포하여 매우 아름다운 구조를 이룬다.

 

(212-213)

새들이 어떻게 길을 찾는지에 대한 연구는 오래고 험난한 역사가 있다. 1800년대 중엽에는 비둘기 같은 새들의 귀소 방법에 대해 두 가지 견해가 대립했다. 하나는 새들이 둥지에서 밖으로 나갈 때 길을 기억한다는 견해인데, 증거는 전혀 없다. 또 하나는 지구가 일종의 거대한 자석이며 새에게 여섯 번째 감각이 있어서 지구 자기장을 감지한다는 비교적 최근의 발견을 바탕으로 삼는다. 소설가 쥘 베른은 이 견해를 재빨리 받아들였다. <해터러스 선장의 모험과 항해(1866)>의 주요 등장인물은 자기력의 영향을 받아 늘 북쪽으로 걸었. 새가 사람과 달리 자각을 이용하여 길을 찾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러시아의 동물학자 알렉스 폰 미덴도르프가 1859년에 처음 했지만, 18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영국의 앨프리드 뉴턴을 비롯한 대부분의 조류학자들은 여기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217)

오른쪽 눈과 왼쪽 뇌는 어떻게 자각을 처리할까? 단지 오른쪽 눈이 빛에 더 민감해서일까? 빌트슈코는 진상을 알기 위해 유럽울새에게 일종의 콘택트렌즈를 씌우는 후속 실험을 실시했다. 오른쪽 눈과 왼쪽 눈에 씌운 렌즈는 같은 양의 빛을 받아들이지만 하나는 뿌옇게 처리되어 영상이 흐릿하게 보였고 또 하나는 투명했다. 이번에도 결과는 놀라웠다. 오른쪽 눈에 뿌연 렌즈를 씌워 세상을 보게 했더니 유럽울새는 방향을 찾지 못했다. 이에 반해 오른쪽 눈에 투명한 렌즈를 씌웠더니 여느 때처럼 정밀하게 방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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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공녀 강주룡 - 제2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기레기 신문이 다 되었다는 소리를 듣는 한겨레이지만, 아직 한겨례문학상 수상작들은 읽어볼 만하다는 생각을 늘 한단다. 그래서 한겨레문학상의 수상작에 대해서는 살펴보곤 한단다. 2018년 한겨례문학상 수상작 체공녀 강주룡. 강주룡은 사람일 테고, 체공녀는 무슨 뜻이지? 분명 실존했던 사람일 테고책 뒤쪽에 오래된 잡지에 실린 기사를 사진으로 찍어 실어놓았더구나.

그곳에는 한자로 을밀대상의 체공녀라고 제목을 적었고, 여류투사 강주룡이라고 써 있었단다. 체공녀. 한자로 쓰면 滯空女. 한자의 뜻풀이를 하면 공중에 머무르고 있는 여자라는 뜻이란다. 왜 강주룡이라는 여자는 공중에 머무르고 있었을까? 그 이야기를 소설 <체공녀 강주룡>이 해주고 있단다. 지은이는 박서련이라는 분인데, 아빠는 처음 알게 된 작가란다.


1.

때는 1920년대 초반. 장소는 서간도 통화현. 그래, 그 시절 이야기야. 우리 민족이 가장 아픈 시절을 살던 시절. 강주룡은 나이 스물이었고, 열다섯 살 최전빈이라는 남자와 결혼을 했어. 주룡의 아버지가 알아봐 준 자리였어. 자신보다 다섯 살이나 어린 사람이라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최전빈은 독립운동을 할 의지가 강한 사람이었어. 그가 집을 떠나 독립운동을 할까 봐 그의 부모들이 서둘러 결혼을 시킨 것이란다.

하지만, 강주룡은 최전빈과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독립군에 참여하기로 하고, 둘이 밤에 몰래 집을 떠나 독립군 부대로 향했단다. 최전빈과 강주룡이 속한 독립군 부대의 대장은 백광운이라는 사람인데, 백광운은 주룡에게 편애하는 듯했어. 그러자 좋지 않은 소문도 나고.. 주룡은 결백한데 말이야. 난처한 것은 최전빈이었지. 그렇게 다정했던 최전빈이 그 일로 강주룡과 말다툼을 했는데, 강주룡은 그 길로 서간도 친정 집으로 돌아왔단다. 참고로 1920년대의 여성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강주룡의 행동과 말을 보면 안돼. 강주룡은 늘 당당했단다.

친정 집에서 지내고 있던 어느날 독립군 동지가 찾아왔단다. 전빈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가지고 왔어. 그 길로 주룡은 독립군 동지와 함께 전빈이 있는 곳으로 왔어. 하지만 전빈은 이미 회복은 어려웠어. 임종이라도 지킨 것이 다행이라고나 할까. 짧은 강주룡과 최전빈의 결혼 생활은 그렇게 끝이 났단다. 강주룡으로 시댁에 가서 최전빈의 사망 소식을 전했어. 최전빈의 사망 소식에 이성을 잃은 전빈의 부모는 주룡에게 욕하고 마구 때렸어. 슬픔을 이기지 못한 행동으로 이해가 가면서도, 주룡도 불쌍하더구나. 강주룡은 시댁 식구들의 고소로 살인죄로 구치소에 갇히기도 했단다. 며칠 뒤에 풀려나서 다시 친정으로 왔어.

아버지는 차갑게 주룡을 대했고, 아예 서간도를 떠나 다시 한반도로 들어왔어. 사리원이라는 곳에 자리를 잡았단다. 아버지는 주인집 영감에게 주룡을 시집 보내려고 했어. 이에 주룡은 몰래 집을 떠나 도망갔단다. 이제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을 거야.


2.

평양에 도착한 강주룡. 평양 고무 공장에 다니기 시작했단다. 관리인들과 공장장들의 갑질에 한마디 하지 못한 여공들의 삶. 그것이 당연한 듯 생활하던 어느날, 주룡은 우연히 노동조합을 알게 되었단다. 그래서 노동조합에 들게 되고 그들과 함께 노동 운동을 하기 시작했어. 노동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남자였어.. 그 와중에 몇 안 되는 여성 노동자 강주룡의 일침은, 노동 운동을 하는 남자들에게도 교훈이 되지 않았을까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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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

자료지를 보고 문득 궁금해진 것을 물어본 것이니 마음 쓰지들 마시라요. 실례했습네다. 한데 생각한 것보담두 대답들이 시원찮습네다. 비록 짧은 생각이지마는 내래 여러분의 배우자들은 여러분과 같은 사상을 가졌으리라구 생각하지 않습네다. 해가 저문 시방 이 시각에 여러분은 이 자리에 있구 그네들은 가정을 지키구 있는 탓입네다. 내처 한마디 덧붙이자면 여러분은 그네들의 사상이 어떤지 궁금해본 적두 없을 거입네다. 내심 아녀자의 무학무식이 당연하구, 여러분이 공산자인가 공산주의자인가 하는 거이니 부인도 도매금으루 공산 부인인 거이 당연하다 여기시디요. 이 말이 옳지 않다면 시비 가려주시라요. 틀렸다 하신들 여러분이 부인에겐 이런 배움의 기회를 주지 않고 혼차서 예 와 있는 것은 변하지 않습네다. 부인들께선 아일 적부터 배운 법도대루 남편에게 순종하여 집을 지키고 있는 거이 아닙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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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았다. 입에 착착 달라 붙고, 북쪽 사투리가 정감이 있으면서도 얼마나 설득력이 있던지강주룡의 이야기를 듣던 이들은 노동운동의 기운을 더 얻지 않았을까 싶구나.

그들의 노동 운동은 자본가들과 경찰들의 강압에 의해 크게 효과를 내지 못했어. 공장주들은 불경기를 이유로 임금을 내리겠다고 했어. 노동자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일방적이었지. 강주룡은 안 되겠다 싶었어. 아무도 하지 않았던 노동 운동 방식을 선택했어.

을밀대. 6세기 고구려가 평양성의 내성을 쌓으면서 그 북장대(北將臺)로 세운 것. 그런 을밀대 지붕에 자리를 잡았어. 단식 고공 투쟁을 시작했단다. 체공녀 강주룡은 그렇게 생겨난 말이란다. 결국 강주룡의 이런 투쟁으로 공장주는 임금 인하 계획을 철회했단다. 하지만 강주룡은 이 사건으로 감옥에 갇혔단다. 그리고 병을 얻어 오래 살지 못하고, 30년 남짓 꽃다운 나이에 숨을 거두었단다. 참 안타깝구나.

강주룡은 그렇게 안타깝게 죽었지만, 그의 후예들이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단다. 부당한 처우에 대한 정당한 노동운동은 오늘날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고, 그런 노동운동을 통해 노동자의 삶의 질은 좋아졌으니, 한 노동자인 아빠도 강주룡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 본다.


PS:

책의 첫 문장: 오래 주렸다.

책의 끝 문장: 저기 사람이 있다.


시집올 때야 이런 날이 올 줄을 어찌 내다보았으랴. 솔직한 말로 주룡은 나라가 무엇이고 독립은 또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나를 지켜주지도 돌보아주지도 못한 나라가 독립은 해서 무슨 소용인가. 나라의 이름 같은 것은 내 알 바가 아니다, 내 가족이 굶지 않고 춥지 않게만 살면 됐지. 주룡의 생각은 그랬다. 떳떳한 것은 없지만 부끄럽지도 않은 마음이었다. 독립군 바람이 든 어린 서방에게 기어이 가려거든 저를 데려가라 우긴 것도 서방을 이해해서가 아니라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런 것이었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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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사실이라는 건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 같아.

그게 그렇게 무서우니까 세상엔 그렇게 많은 거짓말들이 있는 거겠지.

나는 거짓말하는 사람들을 다 이해해. 너무너무 이해해.

나는 지금도 거짓말을 하고 싶어서 미치겠거든.

 

(225)

나는 시현이를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했지만, 그 아이를 이해할 수는 없었어. 자꾸 내 어린 시절의 모습이 시현이에게 겹쳐 보였거든. 내 아버지는 술주정뱅이였고 어머니는 허드렛일을 하며 나를 키웠지. 스무 살이 되기 전부터 내 학비를 내 손으로 벌면서 살았어. 사는 시현이를 사랑하면서도 한편으론 참을 수 없이 답답한 거야. 저 아이는 좋은 학교에 다니고 과외 선생님까지 있는데 이렇게 쉬운 수학 문제를 틀리다니. 제 방 가득히 책이 있는데 읽지 않다니. 외국에서 온 원어민 선생님에게 영어를 배우는 데 영어가 싫다니. 나는 그 모든 걸 혼자 힘으로 다 해냈는데, 이 아이는 이렇게 서투르다니!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단다. 그래서 나는 화가 났고, 그 아이가 점점 미워졌던 거야. 그래, 나는 그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렇게 미워했단다.”

 

(244)

시현이 이모네 집에서 살아보면 어떨까. 나는 시현이네 집에서 살아보았지만 시현이는 이모네에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모른다. 허름함의 첫 충격을 극복하기만 하면 시현은 스마트폰 아니라 그 무엇이라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이곳을 좋아할 것이다. 하루 종일 유튜브를 들여다보며 춤동작을 연구할지도 모른다. 곽은태 선생님 부부가 꿈꾸는 시현의 미래와는 전혀 다른 길로 가게 될지도 모르고, 나는 그런 시현의 미래에 대해 아무 책임도 질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이 달콤한 무심함을 시현에게 한 숟갈만 떠먹여주고 싶었다.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것, 최고의 가정에서 자란 시현이 단 하나 가지지 못한 바로 그것, 허술하고 허점투성이인 부모 밑에서 누리는 내 마음대로의 씩씩한 삶 말이다.

 

(269-270)

만약 고양이를 키워도 된다면 나는 시현의 집에서 살 것이다라는 문장은 잠시 다녔던 영어 학원에서 늘 들었던 지겨운 조건법 시험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If는 최고로 골칫덩어리라서 일단 그것이 달리면 문장의 시제는 4차원 시공간처럼 마구 뒤틀리고 아이들의 미간은 고통스럽게 찡그려진다.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만일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한다면 시현은 강아지를 키울 수 있을 것이다같은 문장이 성립되고 강아지의 이름은 벡터가 되며 약속이 깨지는 순간 강아지는 쫓겨난다. 강아지는 수학과 아무 관계가 없다는 걸 아버지학교가 곽은태 선생님에게 단단히 가르쳐주었을까? 호랑이 같은 눈을 가질 내 고양이에게 나는 결코 그런 이름을 지어주지 않을 것이다.

 

(270)

곽은태 선생님의 반석 같은 어깨 위에서 엉덩이춤을 추며 자랐을 시현을 한없이 부러워한 시간이 있었다. 그곳에서는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 두드리기만 하면 무엇이든 이루어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부모의 어깨 위도 알고 보니 멀미 나게 흔들리는 곳이었다. 이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어깨는 없다. 그렇게 당연한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한때 시현이 악마처럼 사악한 아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그 아이도 나처럼 격렬한 어지러움에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 나서 더 이상 시현을 미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타인의 부러워하는 시선 속에서, 남들은 모르는 어깨 위의 흔들림을 견뎌야 했던 시현이 나보다 더 외로웠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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