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이 광속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SF 작품들에서는 단순히 속도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닌 다른 기술적인 아이디어들이 등장했다. <스타트렉>이나 <스타워즈>, <배틀스타 갈락티카> 등에 등장한 워프나 최근 국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도 선보였던 웜홀 등이 그 예다. 워프는ㄴ 우주선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선과 목적지 사이의 공간을 수축시킨다는 발상으로 광속한계를 피해가고, 웜홀은 우주의 다른 곳으로 연결되어 있는 통로로서 3차원 우주의 벽을 넘어서는 일종의 지름길이다. 이런 개념들은 나름대로 물리학에 기초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론적인 상상 수준이며 애초에 불가능한 것일 가능성도 높다.

(81)

이 괴물 화산들이 갑작스레 폭발하여 생성된 상황은 한때 물이 많고 대기가 짙었던 이 행성이 지금 같은 모습이 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 광경을 한번 상상해보자. 땅과 하늘이 뒤집어지며 흙과 바위들이 공중으로 날아간다. 대기가 흩어지면서 한때 파랗던 하늘은 검게, 이어서 붉게 변하고 바다와 강은 증발하거나 얼어붙는다. 이 모든 경천동지(驚天動地)의 대참사가 불과 며칠 만에 벌어지는 것이다. 이쯤 되면 이제 우리가 접해온 각종 재난 영화의 종말 광경 정도는 우스워진다.

(86)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대로 오래전 화성에는 풍부한 물과 공기가 분명 존재했고 따라서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었을 가능성도 적기 않다. 그런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정부가 수억 달러를 들여 화성에 탐사선과 착륙선을 수시로 보내고 있는 것이다. 만약 화성에 그런 과거가 있었다면, 그들 중 일부는 문명을 세우고 과학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우주를 탐사하며 번영해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구상에서 우리 인류가 보여준 실례가 증명하듯 일단 생명체가 타고난 지능이 특정한 수준에 도달하고 나면 문명과 과학기술은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4)

생각해보자. 태양계에 있던 9개의 행성 중 네 번째인 화성과 다섯 번째인 행성 Z, 이웃한 두 개의 행성이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이 사건들에 공통분모는 분명히 존재할 거라고 여겨지지만, 한쪽이 파괴됐다고 해서 다른 한쪽도 저렇듯 대기와 물이 증발하고 지표가 처참하게 찢겨나갈 정도로 괴멸될 개연성은 없다. 어디선가 거대한 천체가 날아와서 행성 Z를 부수고 튕겨나가 다시 화성에 부딪쳤을 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 과연 어떤 가능성이 남을까. 서로 떨어진 세계의 괴멸로 귀결되는 하나의 사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는 그런 예를 잘 알고 있다. 바로 전쟁이다.

(127)

남아프리카 부시맨족의 신화는 홍수 이전에는 밤하늘에 달이 보이지 않았다고 전하고 있다. 그리스 남서부 펠로폰네소스에 있었다는 전설상의 나라 아르카디아의 구전에 따르면 홍수 이전에는 걱정과 슬픔을 모르는 천국 같은 세상이 있었으며 달은 홍수 후에 나타났다. 그리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감독관이었던 아폴로니우스는 BC. 3세기에 과거에는 지구의 하늘에서 달을 볼 수 없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한편 핀란드의 서사시 칼레왈라와 남아메리카 전설은 대홍수 등 우주 대격변의 원인이 달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191)

바그다드의 옛 메소포타미아 유적에서는 건전지 역할을 할 수 있는 항아리가 발견되었다. 그리고 수천 년 전의 유물들 중 전기가 없이는 만들 수 없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출토되고, 역시 전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얇은 피막의 순금으로 도금된 칼이 발견된 적도 있다. 이런 점들을 보면 과거에 국지적으로나마 전기가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249)

하지만 이렇듯 모세와 예수 등을 논함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모세가 화성인이고 예수는 행성 Z인이라거나 그 후예들이 혈연으로 계속 엮어졌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모세와 예수는 지구인이고 단지 화성과 행성 Z의 가치관과 기술(기적) 등을 전하기 위해 선택된 이들이며, 그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정보 없이 그저 저 두 갈래의 가치관을 직간접적으로 추종하며 살아왔을 뿐이다.

(283)

이 태양계 제국의 비밀을 전수받은 사람들은 아직도 이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들이 이토록 오랫동안 힘과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앞선 지식과 정보, 기술 등을 통해 고대 이집트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엘리트로서 드러나지 않는 막후에서 활동해왔기 때문이다.

(287)

이렇게, 고대 태양계 제국의 그림자 속에서 지구를 포함한 행성의 잔존 세력들이 암암리에 주도권 다툼을 벌여온 것이 바로 우리가 아는 5000년 인류 문명의 역사인 것이다. 화성의 모세와는 상반된 가치관을 지녔던 예수가 나타나 행성 Z의 세계관을 전파하고, 그의 사후 1000년이 지나 다시 모세적 도그마로 굳어져간 세상에 도전한 성당기사단의 가치는 18세기 이후 프리메이슨으로 이어져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의 실현을 통해 근대정신의 산파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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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 김원봉 평전 - 개정판
김삼웅 지음 / 시대의창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의열단 약산 김원봉을 다시 한번 읽었단다. 아빠가 예전에는 이름만 어렴풋이 알고 있던 김원봉. 학교에서 제대로 안 가르쳐 주니 말이야.. 시험에도 안 나왔고 말이야. 거기에다 일제시대 친일파 고문 전문가 노덕술이 해방 후에 버젓이 형사짓을 하고, 김원봉도 그에게 심문을 당했는데, 이에  모욕과 치욕을 느끼고, (어쩌면 두려움도 느끼고) 북으로 넘어가게 되었으니, 반공 정신에 투철했던 그 옛날 그 시절 그가 교과서에 등장하기란 하늘에서 별따기보다 어려웠겠지. 그래서 일제시대 일본 경찰이 가장 두려웠던 최고의 독립운동가를 아빠는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어른이 되었단다.

아마 몇 년 전에 영화 <암살> <밀정>이라는 영화가 없었다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김원봉에 대해서 잘 몰랐을 거야. 아빠는 예전에 이원규라는 분의 책을 통해 김원봉에 대해서 좀 알게 되었고, 이원규님의 다른 책 <약산 김원봉>을 통해서 그의 삶 전체를 알게 되었단다. 그렇게 뜨거운 사람이 있었던가. 10대의 나이부터 나라를 위해 투쟁하려는 생각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마치 그가 태어날 때부터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것 같았어. 그 책을 읽은 이후 영화 <암살> <밀정>이라는 영화에서 그가 이끌던 의열단의 활동이 소개되었어. 그의 역할은 그 영화들에서 조연이었지만, 그를 알리는데 충분하지 않았을까 싶구나. 언젠가는 그가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된 영화나 드라마가 한 편 만들어졌으면 좋겠구나.

아무튼 이번에 아빠는 다시 김원봉을 읽었단다. 이번에는 김삼웅님이 쓴 평전이야. 예전에 읽은 이원규님의 <약산 김원봉>에서 다룬 김원봉의 삶의 큰 줄기는 비슷해. 하지만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단다. 같은 영화를 다른 감독이 연출했을 때의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이원규님의 책도 좋았고, 김삼웅님의 책도 좋았단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원봉의 삶은 더욱 좋았어. 비록 그의 삶을 따라 할 수는 없겠지만, 그의 정신은 높이 본받고 따르고 싶더구나.

1.

김원봉 그의 삶에 대해서는 이원규님이 쓰신 <약산 김원봉>을 읽고 쓴 독서편지에서 이야기했었잖아. (언제였는지 확인해 보니 2013년이더구나. ~~ 벌써 그렇게 되었었나? 아빠는 2~3년 전쯤 되었겠다 싶었는데…) 그의 전체적인 삶은 2013년에 쓴 독서편지에서 했으니까 이번에는 그의 삶 중에 인상 깊은 장면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단다.

먼저 김원봉의 범상치 않았던 십대. 시대가 사람을 변하게 만든다고 하지만,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는 십대에 어찌하면 자신보다 나라를 먼저 나라를 생각할 수 있을까, 싶었단다. 밀양 출생으로 동화중학 시절 교장선생님과 고모부인 독립운동가 황상규로부터 민족주의 영향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말이야. 십대인데 말이야.. 그가 1898년생이니까 그가 중학생생일 때는 한일합병이 된 지 얼마 안 지나서였을 때야. 그는 전국여행을 하면서 우리나라 실상을 보면서 무장투쟁만이 나라를 되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대. 이 장면은 여행을 하면서 혁명정신을 키웠던 체 게바라가 떠오르더구나.

김원봉은 당시 국력이 강한 나라는 독일이라고 생각했고, 독일을 배우기 위해서는 독일어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어. 그래서 독일어를 배우기 위해서 중국 천진에 있는 덕화학당까지 가게 되었단다. 당시 그의 나이 열아홉이었단다. 그런데 중국과 독일의 관계가 안 좋아지면서 덕화학당은 폐쇄되었어. 결국 일 년 만에 김원봉은 다시 고향 밀양으로 돌아왔단다. 밀양에 있으면서 김원봉은 국제정세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 파리강화회의에 대표를 보낸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어. 왜냐하면 당시만 해도 일본은 연합국 소속이었기 때문에 연합국에 도움을 청한다고 그들이 조선의 소리를 들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오히려 그보다 자객을 보내 일본대표를 암살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김철성이라는 사람을 시켜 파리를 보냈으나 파리에서 권총을 도난 당해 목적한 바를 이루지는 못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3.1운동 소식. 비폭력 운동이라는 소리에 실망을 했어. 김원봉은 독립은 폭력투쟁에 의해서만 독립이 가능하고 생각을 했어. 결국 김원봉은 중국 땅으로 향했단다.

그리고 그가 의열단을 만든 것이 22살이었어. 폭탄제조법을 만들기 위해 신흥무관학교에 입학하기도 했지. 그리고 의열단의 본격적인 투쟁은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단다. 박재혁의 부산경찰서 폭사. 최수봉의 밀양경찰서 폭파. 김익상의 종로경찰서 폭파. 김익상, 오성륜, 이종암의 상해 황포탄 일본육군대장 다나카 기이치 저격 등 국내외로 의열 투쟁을 함으로써 김원봉은 일본 경찰의 리스트 1번에 오르게 되었어. 이후에도 그는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조선 독립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했단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기도 했어.. 임시정부와 함께하기도 하고, 중국 국민당과 함께하기도 하고, 중국 공산당과 함께하기도 하고, 아나키스트들과 함께하기도 하고….

2.

그의 삶은 영화 같은 삶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어. 그의 사랑도 마찬가지였단다. 의열단원 박차정. 박차정은 광주학생운동의 연장으로 서울에서 시위투쟁을 배후로 지도하다가 일본경찰에 잡혀 감옥에 가기도 했었대. 다행히 얼마 안 있다가 석방되었지만, 계속 감시가 붙어서 의열단에서 활동하고 있던 오빠 박문호를 따라 중국에 와서 의열단이 되었어. 그리고 오빠의 소개로 김원봉을 만나게 되어 결혼을 하게 되었단다. 이런 이력을 가진 이가 박차정이었어. 그는 김원봉의 아내이지만 그보다 독립운동가로 우리가 기억을 해야겠구나.

여자라고 열외를 받은 것은 아니야. 박차정은 중국에 가서도 조선공산당재건동맹 중앙위원을 맡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했어. 이후에도 여러 단체의 중요 역할을 하면서 민족독립운동과 여성해방운동에 참여를 했다고 했어. 뿐만 아니라 조선의용대로서 전투에도 참여를 했어. 안타깝게 전투 중에 큰 부상을 입고 그 후유증으로 광복 1년 전 34살의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다고 하는구나. 자신의 삶을 독립을 위해 싸우고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한 이 열정적인 사람을 아빠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니….

아빠뿐만 아닐 거야. 길 가는 사람에게 독립운동가 박차정을 아시냐고 물어보면 아마 대부분이 모를 거야. 아빠는 이 박차정이라는 분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겠다고 그에 관한 책이 있나 검색을 해봤단다. 2004년 출간되었다가 품절된 책이 딱 한 권 검색되더구나. , 우리나라 역사 학자들은 아직 할 일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 잃어버린 반쪽 역사를 되찾고, 잊혀진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복원해서 우리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작업을 해야 하니까 말이야. 이런 책들을 읽을 때마다 잊혀진 독립운동가들을 만나게 되면 참 미안한 생각이 드는구나. 아빠라도 기억을 잘 해주어야겠구나. ...

4.

이번에는 시대를 좀 건너 뛰어 광복 이후의 김원봉을 살펴 보자꾸나. 김구가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 손으로 해방이 안되어 암울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었지만, 광복이라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었을 거야. 멀고 먼 중국 땅에서 독립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쳤던 이들이 광복의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분을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있을까. 벅찬 마음에 귀국을 준비하던 김원봉과 독립운동가들그런데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푸대접이었어. 얼마나 실망을 했을까. 하지만 그들은 마음이 넓었기 때문에 그런 것에 상심하고 그러지는 않았을 거야.

그러나 해방 후 대한민국이 돌아가는 모양을 보고는 분노를 했을 거야. 남과 북이 둘로 갈라지는 것까지 어쩌면 봐 줄 수도 있었을 거야. 그런데 일제시대 독립운동가들을 고문하던 악질 친일파 순사들이 대한민국 경찰이 되어 큰소리 치고 버젓이 활개치는 모습을 보고 참을 수는 없었을 거야. 김원봉은 1947 3 22일에 구속되었어. 포고령 위반이라는 사유였는데, 그가 구속된 시기는 짧았지만, 그 동안 악질 친일파 순사였던 노덕술이라는 사람한테 모진 수모를 당했대. 그 억울함에 김원봉은 집에 돌아와서 3일간을 울었다고 하는구나. 이 무슨 개판인 사회가 있느냐. 처형을 당해도 모자를 판인 친일파 놈이 일본 경찰이 가장 두려워했던 독립운동가를 고문한다니 말이야

아마 그때 북으로 갈 생각을 했을 거야. 김원봉이 북으로 간 것은 그가 공산주의자이거나 김일성과 친분이 있거나 뭐 그런 것이 아니었던 거야. 친일파의 수모를 참을 수 없었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기 때문이었어.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그렇게 노력했던 여운형도 결국 암살을 당했잖아. 그렇게 김원봉으로 북으로 향했단다. 일제시대 최고의 독립운동가가 북으로 왔으니 북에서 대환영이었지. 그래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임되기도 했어. 하지만, 북한도 파벌 싸움이 심했어. 한국전쟁이 끝나고 나고 5여 년 뒤인 1958년 그는 사라졌단다. 그가 어떻게 삶을 마감했는지 아무런 기록이 없었어. 숙청당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자살했다는 이야기도 있단다.

….

뜨거운 심장을 가지고 조선의 독립을 위해 젊음을 불태웠던 김원봉의 마지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허무하고 안타깝구나. 우리나라는 이런 수준 밖에 안 되는 것인가.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겠지만, 똑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 국회에서 자신의 밥그릇만 챙기고 있는 몇몇 기회주의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100여 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

아빠가 한번 생각해봤어. 1958년 김원봉. 그는 북한에서도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는 몰래 휴전선을 넘어가기로 결심을 하지. 우여곡절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휴전선 넘는 것을 성공하게 돼. 남한에 와서 그는 강원도 산자락에서 조용히 지낸단다. 삶을 초월한 채…. 남과 북으로 나뉜 조국을 아파하며 말이지그리고 조용히 삶을 마감하는 거지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또는 말이지…. 강원도 산자락에서 남몰래 인력 양성을 하는 쪽으로 상상의 날개를 펴보면 어떨까. 그래서 그가 키운 이들이 남한의 주축이 되는 그런 스토리? ㅎㅎ 아빠가 너무 갔나? 나무의 꿈 중에 하나가 소설가이니나중에 커서 김원봉에 관한 소설 한 편 아빠를 위해 써주지 않겠니?^^

얼마 전에 신문 기사에서 김원봉 서훈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었는데, 김원봉의 서훈은 당연한 것이란다. 그저 북에 넘어갔다는 이유로 서훈을 반대하는 이들은 줄만 그어진 과일은 모두 수박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그가 일제시대에 했던 독립 운동을 알고 그가 왜 북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안다면 그런 소리를 못하지김원봉 서훈을 반대하는 이는 노덕술의 후예들뿐이지 않을까 싶구나.

PS:

책의 첫 문장 : 약산 김원봉 평전 집필을 앞두고 여러 날을 망설였다.

책의 끝 문장 : 진정으로 너의 옛 동지들 / 너의 친척이 / 너를 흙에 묻었는지 알지 못한 채, 조국은 그에게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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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그의 얼굴은 억센 독수리와 같은 인상을 주었다. 콧날이 날카롭고 콧마루가 오똑하며, 코끝이 삐죽하게 아래로 숙어져 있다. 이마는 됫박을 얹어 놓은 것처럼 불거져 있고, 살쩍에는 털이 버성기지만 머리숱이 많고 곱슬곱슬해 조인다. 눈썹도 숱이 많으며, 콧마루 위쪽에서 거의 맞닿아 있다. 두툼한 콧수염에 가려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입매는 딱딱하고 조금 잔인한 느낌을 주었고, 기이하게 날카로운 하얀 이가 입술 위로 비죽 나와 있는데, 그 입술이 유난히 붉어서 그의 나이에 걸맞지 않은 싱싱함을 느끼게 한다. , 귓바퀴는 파리하고 끝이 매우 뾰족하다. 턱은 넓고 억세며, 뺨은 여위었으나 단단해 보인다. 그의 얼굴이 주는 전체적인 인상은 대단히 창백해 보인다는 것이다.

(89)

어떤 숙녀에게 오늘 저녁 어떤 파티에 초대를 받고 거기에 가야 하기 때문에, 자네가 한가하다는 것을 내 알고 있지. 그래서 이렇게 주저 없이 자네를 부르는 것일세. 자네 말고 한 사람만 더 오기로 했네. 자네 알잖나, 우리가 오래전에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사귀었던 잭 수어드 말이야.

(231)

나는 그를 위로하기 위하여 성의를 다했다. 그런 경우에 남자에게는 많은 말이 필요가 없다. 손을 한번 꽉 잡아 준다든가. 어깨 위에 팔을 얹고 힘주어 눌러 준다든가, 함께 울어 준다든가 하는 것이 한마음의 표시가 되어 사나이의 가슴에 진하게 전해진다. 나는 그의 울음이 그칠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나 나서 나는 부드럽게 말했다.

(254)

, 부인, 내가 여기서 와서 알아내려는 것이 얼마나 해괴한 것인가를 알면 정작 웃으실 분은 부인일 거요. 나는 어떤 사람이 믿고 있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이상한 것이라도 하찮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소. 나는 열린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 왔소. 게다가 그 일은 그냥 덮어둘 수 있는 일상의 평범한 일이 아니라, 이상하고 특별한 일이며, 미친 사람이든 온전한 사람이든 의혹을 않을 수 없게 하는 일이오.”

(261)

여보게 존, 자네는 영리한 사람일세. 추리력도 비상하고, 대담한 생각도 곧잘 하지. 그런데 자네는 선입견에 너무 꽉 잡혀 있는 게 탈이야. 왜 눈을 활짝 열어서 보지 않고 귀를 활짝 열어 들을 생각을 안 하는 건가? 일상의 삶을 벗어난 것들에 대해서는 도통 관심을 가지려 들지 않는단 말일세. 자네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실제로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나?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는 것을 어떤 사람들은 볼 수 있는 경우가 있다는 생각이 안 드나? 세상에는 보통 사람들의 눈으로 보아서는 안 되는 일들이 있네. 오래된 것도 새로운 것도 있네. 보통 사람들은 그것을 볼 수 없지. 다른 사람들이 가르쳐 준 어떤 것만 알고 있기 때문이지 정확히 말하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만. , 그건 사람들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우리가 하는 과학의 잘못이지. 과학은 모든 걸 설명하려고 들거든. 그러다 설명이 안 되면, 설명할 게 없다고 말해 버리지. 그러나 매일 우리의 주위에서 새로운 신념들이 성장하는 걸 보라고. 스스로는 새롭다고 생각하지만, 새로운 척 흉내를 내는 것일 뿐, 정작은 새로운 것이 아니냐 오페라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여인들 같은 거지.

(424)

그자가 살았던 바로 그곳. 이 모든 세기 동안 죽음이 없었고 그곳은 지질학과 화학 세계에서의 이상한 일들로 가득 차 있고 어디로 이를지 아무도 모르는 깊은 동굴들과 갈라진 틈들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화산들도 있어서, 그중 몇몇 분화구에서는 성질이 이상한 물과 목숨을 빼앗거나 생기를 주는 가스들을 분출하고 있었습니다. 의심할 바 없이, 육체적인 삶에 이상한 방법으로 작용하는 이 비밀스러운 힘들의 조합 중 몇 가지에는 뭐가 자기적이거나 전기적인 것이 있는데, 더군다나 그자는 원래부터도 비상한 자질을 좀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쟁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그자가 누구보다도 더 강한 정신력과 뛰어난 두뇌와 담대한 용기를 지닌 출중한 인물이었지요. 그자에게는 어떤 활력이 이상한 방법으로 절정을 이루었고, 그의 몸이 강해지고 성장해 감에 따라 그의 뇌도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그자에게 속하는 것이 분명한 마성(魔性)의 도움이 없다면 선의 상징으로부터 나오는, 선의 상징인 힘에 굴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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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턴이 들려주는 원자 이야기 -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10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131
최미화 지음 / 자음과모음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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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너희들이 원자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책을 몇 권 샀다고 했잖아. 전에 이강영님의 <불멸의 원자>라는 책도 읽었고 말이야. 책들을 보다가 너희들이 읽을만한 책은 없을까 하고 고른 책이 최미화의 <돌턴이 들려주는 원자 이야기>란 책이란다. 주문할 때 책소개를 대충 보고 주문을 했는데, 책을 받고 보니 이 책을 읽기에는 너희들이 아직 어린 것 같았어. 조금 더 크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인터넷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했는데, 이 책이 개정판도 나와 있더구나. 원자에 대한 책은 굳이 개정판이 아니더라도 이 책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빠가 먼저 읽어봤단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 이 책을 읽었으면 화학에 좀더 흥미를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아빠가 학창 시절에 과학 과목을 좋아하던 편이었는데, 화학을 좀 어려워했거든. 외워야 하는 것도 많고, 예외적인 것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이 들었어. 나중에 커서 교양 과학책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은 어렵지만 재미있는 것도 많은 것이 화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원자라는 것은 화학이라고 딱 규정할 수는 없단다. 원자의 운동을 연구하고 원자 안의 전자의 원동을 연구하는 것은 현대물리학의 핵심이니까 말이야. 원자야 말로 물리와 화학의 접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구나.

 

1.

데모크리토스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원자, 영어로는 atom이라는 개변을 생각했대. 어떤 물질을 계속 쪼개다 보면 쪼갤 수 없을 것이라는 개념 말이야. 그리고 시간이 한참 흘러서.. 라부아지에라는 과학자는 연소라는 것을 연구하다가 원소라는 것을 이야기했어. 당시 연소라는 것이 잘못 알려졌었는데, 라부아지에가 처음으로 연소라는 것이 어떤 물질이 산소와 결합한다는 것을 밝혀냈어. 그리고 더 이상 분해할 수 없는 물질을 원소라고 했단다. 원자와 원소라는 말이 비슷한 의미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의 종류를 원소라고 하면 될 것 같구나. 알려진 원소의 종류는 100개 남짓이고, 자연 속에서 발견되거나, 과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단다.

..

라부아지에 이후 과학자들은 원자의 정체를 밝히려고 노력을 한단다. 톰슨, 러더퍼드, 보어, 슈뢰딩거까지 원자의 모형은 점점 베일을 벗었어. 슈뢰딩거가 이야기한 원자의 보형은 오비탈 모형이라고 하는데, 원자의 중심에 원자핵이 있고, 원자핵 주변을 돌고 있는 전자가 일정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어. 그래서 전자를 특정위치에서 발견할 수 있는 확률만이 존재한다고 했지. 아빠가 얼마 전부터 가끔 이야기한 양자역학의 본질인데, 여전히 어렵구나.

이 책에는 원자들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단다. 원자들이 보여서 만들어내는 분자들실제 이 세상은 원자 하나로 존재하는 것보다 원자들이 보여서 분자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대부분이란다. 그 분자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고원자와 원자들이 결합을 할 때, 전자를 주고 받으면서 결합하고 결합을 하고 나면 전자를 사이 좋게 공유하게 돼. 그 전자를 하나 잃거나 얻은 상태로 액체에 녹아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상태를 이온이라고도 한단다. 그런 이온에 대한 설명도 해주고 있어. 물론 원자를 구성하는 핵심인 원자핵과 전자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고 있지.

….

그밖에 원소들의 종류를 설명해주면서 원소들이 비슷한 것끼리 묶을 수 있다며 그 원소들을 가족이라고 했어. 그러면서 대표적인 그 원소 가족을 소개해주었는데, 활동이 아주 활발한 할로겐 가족과 활동이 아주 게으른 비활성 가족의 원소들을 소개해주었단다. 아빠가 고등학교 때, 할로겐족이니, 비활성기체니 공부했던 기억이 떠오르더구나. 그때는 무척 어렵게 공부를 했는데 말이야.

….

그리고 동소체를 설명할 때는 형제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탄소 형제와 산소 형제를 이야기했단다. 앞서 아빠가 이야기를 하기를 원자들이 모여 분자가 만들어진다고 했잖아. 보통 원소들은 분자를 만들 때 같은 개수가 모여 하나의 분자를 만들게 된단다. 그런데 탄소와 산소 같은 경우는 결합하는 탄소의 숫자들이 다양해.. 탄소 원소가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다이아몬드가 될 수 있고, 흑연이 될 수 있고, 숯이 될 수가 있단다. 산소는 2개 만나 결합하면 우리가 숨 쉴 때 필요한 그 산소가 되고, 산소가 3개가 만나 결합하면 우리 몸에 그리 좋지 못한 오존이 된단다. 이렇게 같은 원소들로 되어 있으면서 분자구성이 다른 것을 동소체라고 해.. 이런 동소체에 대한 설명도 이 책에 나와 있단다.

 

2.

아빠가 생각하기에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되면 읽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구나. 그런 청소년을 대상으로 책이 써져 있어. 하지만 아빠와 같은 어른들이 봐도 나쁘지 않단다. 하나하나 정리를 해가면서 읽는다면 좋은 참고서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 나중에 너희들이 조금만 더 큰 다음에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을 해 볼 생각이란다. 너희들이 과학에 관심이 조금 있는 편이니까 이 책도 재미있게 읽지 않을까 싶구나.

 

PS:

책의 첫 문장 : 사탕을 쪼개면 무엇이 남을까?

책의 끝 문장 : 방전에 의해 유리관 내에 전자가 흐르게 되는데, 여기에 수은 기체가 충돌해 자외선을 방출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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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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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는 다독가는 아니지만, 도서관서점에 관련된 소설들에 눈길이 간단다. 이번에 읽은 소설 <섬에 있는 서점>도 그래서 관심을 갖게 된 책이란다. 지은이도 처음 들어보는 작가야. 책제목에 서점이 있어서 그냥 관심 두고 있다가 알라딘 헌책방에 들렀다가 구입을 했단다.

섬에 있는 서점을 상상해 봤어. 비록 돈은 많이 벌지 못하겠지만, 서정적이면서도 자연과 어우러져 멋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더욱이 바닷가가 보이는 서점이라면… 아그런 서점을 갖고 있다면 참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돈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만큼의 수입은 있어야겠지?^^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모든 것을 다 얻기란 참 쉽지 않구나.

 

1.

어밀리아 로먼. 나이틀리 출판사의 영업담당으로 처음으로 앨리스 섬에 있는 아일랜드 서점에 책을 홍보하러 갔단다. 원래 하비 로즈라는 사람이 담당이었는데, 얼마 전에 돌아가셔서 어밀리아가 맡게 되었단다.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앨리스 섬. 그 섬에 유일한 서점인 아일랜드 서점. 그곳의 주인은 에이제이라는 사람이야. 어밀리아가 아일랜드 서점에 도착해서 에이제이를 만난 첫인상은… 깐깐함 그 자체였어책 팔기 어려운 사람. 에이제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의 책들만 들여놓았어. 그래서 어밀리아가 적극 추천한 책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단다. 어밀리아는 아무런 성과 없이 돌아갔어.

아일랜드 서점의 주인 에이제이…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아일랜드 서점은 아무런 문제없이 잘 운영이 되었어. 에이제이와 아내 니콜이 같이 잘 꾸려나갔거든. 일층은 서점이고 이층은 그들이 생활하는 공간이었어. 그런데니콜이 교통사고로 그만 죽고 말았어. 그 이후 에이제이는 니콜을 잊지 못하고 늘 술만 먹고 식사는 냉동식품을 때우고 그랬어.. 그렇게 좋아하던 서점 일도 하는 둥 마는 둥 되었단다. 아무도 그를 탓할 수 없었지.

그는 서점 운영뿐만 아니라 책 수집도 했는데, 어느날 가지고 있던 희귀본을 잃어버렸어. 애드거 앨렌 포가 다른 필명으로 지은 시집 <태멀레인>이라는 책이야. 경찰서에 가서 신고도 했지만없어진 책을 찾기는 쉽지 않았지. 마음을 비우는 방법밖에 없지 않겠어. 그 일이 있고 한 달쯤 지났을 때인가누군가 서점에 아이를 버렸어. 25개월 된 마야라는 여자아이였어. 하필 그 아이를 발견한 것이 주말이라서보호소에 데려다 줄 수 없어서 에이제이가 마야를 주말 내내 봐주게 되었어. 근처에 사는 처형 이즈메이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지. 그렇게 주말 동안 마야를 봐주면서정이 깊게 들었고, 결국 에이제이는 마야를 정식으로 입양하게 되었어. 아빠로써 정성을 다했고마야를 통해 에이제이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듯 했어. 술도 끊고먹는 것도 제대로 해 먹었지. 사랑스러운 마야에게 냉동식품을 먹일 수는 없잖아.

 

2.

마야가 여섯 살이 되었어. 그만큼 에이제이도 마야와 함께 변했어. 예전에 읽지도 않던 장르의 책들도 읽었어. 4년 전 어밀리아가 추천하면서 두고 간 <늦게 핀 꽃>이란 책을 우연히 읽었는데, 당시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는데, 이번에 읽으니 너무 감동적인 내용이었던 거야. 뒤늦게 어밀리아에게 미안하다고 전화하고 책이 좋았다고 이야기했어. 그러면서 다음에 서점에 들르면 식사대접을 하겠다고 했어.

음… 이야기가 그렇게 전개되는 거구나. 에이제이와 어밀리아의 사랑으로…. 그들이 그렇게 다시 만나고 에이제이가 어밀리아에게 사랑의 감정이 생겼지만 안타깝게도 어밀리아에게는 약혼자가 있었어. 하지만그것은 시간이 해결해 주었어.. ㅎㅎ 또 몇 년이 흐르고 어밀리아는 다시 혼자가 되었어… 약혼자와 헤어진 거지…

에이제이는 어밀리아를 위한 이벤트를 마련했어. 그들을 다시 가깝게 만들어준 <늦게 핀 꽃>을 지은 작가를 초대해서 아일랜드 서점에서 북콘서트를 진행하는 거야. 그런데.. 초대한 작가는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순수하지 못한 술꾼이었어.. 결국에는 서점에 구토까지 하는 대형사고를 일으켰지. 그 사고가 대충 수습을 하고, 북콘서트에 왔던 어떤 여자가 어밀리아의 안테나에 걸렸어. 그 여자가 <늦게 핀 꽃>을 지은 진짜 작가라는 것을 눈치챘지그 여자가 대필 작가로 책을 쓰게 된 이유도 납득이 갔어..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란다. 이런 에피소드들은 어밀리아와 에이제이의 사랑을 더욱 싹트게 했다는 것이지. 그들의 사랑에 걸림돌은 없었어. 배를 타고 섬과 육지를 왔다 갔다 해야 했지만… 섬과 육지를 오가던 그들의 사랑은 결국 결혼으로 골인해서 서점에서 같이 살게 되었단다. 어밀리아도 사랑스러운 마야를 무척 사랑했단다.

  

3.

에이제이의 처형이 있다고 했잖아. 이즈메이라고… 이즈메이의 남편은 대니얼이라는 유명하지 않은 작가야. 초기작만 반짝 히트를 쳤고그 이후 작품들은 실패를 거듭했어. 그런데 이 대니얼이라는 사람이 바람둥이였어. 이즈메이는 그 사실을 알면서 참고 살았어. 그러다가 결국 에이제이의 결혼식을 다녀 오는 길에 폭발하여 다니얼과 부부싸움을 차 안에서 심하게 하다가 트럭에 치이게 되었고그 사고로 다니얼은 그만 죽고 말았어. 물론 이즈메이도 크게 다쳤지..

.

시간이 또 흐르고, 어느덧 마야는 고등학생이 되었어.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하던 마야는 직접 단편소설을 써서 대회에 입상하기도 했단다.

에이제이의 친구이자 앨리스 섬의 경찰인 램비에이스… 오래 전부터 이즈메이를 짝사랑했는데, 이제서야 그 짝사랑이 이루어져 램비에이스와 이즈메이는 같이 살기로 했어. 이즈메이 집에서 우연히 그 책을 발견했어. 에이제이가 오래 전에 잃어버렸다고 한 애드거 앨렌 포의 시집 <태멀레인말이야.. 그것도 크레파스로 비뚤 빼뚤 ‘마야’라는 낙서가 되어 있었어. 이게 어찌 된 일이지… 램비에이스는 지금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으니모른 척 하기로 했어.

얼마 후 에이제이가 가끔 정신을 잃곤 해서 병원에 갔는데그만 머리에 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되었어. 그것도 아주 늦게 발견되어 그는 오래 살 수 없다고 했어. 큰 수술이 필요했어. 그 수술이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지만수술할 돈도 없었단다. 이 소식을 들은 램비에이스는 조심스럽게 이즈메이에게 이야기를 꺼냈어. <태멀레인>이라는 책에 대해서 말이야.

그랬더니 진실을 이야기해주었어. 마야의 엄마는 메리언이라는 대학생이었는데, 메리언이 어느날 마야를 데리고 왔다고 했어. 마야가 대니얼의 딸이라면서 마야를 키울 수 있게 돈을 달라고 했어. 메리언 자신은 너무 가난했다고 했어. 이즈메이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밖에 없었지. 메리언을 그대로 내쫓았어. 가끔 술 중독에 빠진 에이제이를 돌봐 주러 가곤 하는데, 어느날 <태멀레인>을 보게 된 거야.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그 책을 가지고 와서 메리언한테 주었었어. 돈 대신 말이야. 그런데메리언이 그 책이 분실된 책이라는 것을 알고 며칠 뒤 다시 찾아왔단다. 그때 메리언과 이즈메이가 말다툼을 할 때 혼자 있던 마야가 크레파스로 책에 낙서를 한 거야. 그 이후 메리언은 마야를 서점에 맡기고, 자신은 자살을 하고 말았던 것이란다.

그런 아픈 사연이 있었던 거야. 램비에이스는 그 책의 낙서를깨끗하게는 아니지만 잘 닦아서 서점에 갖다 두었고에이제이는 그 책을 팔았어. 책을 팔아서 돈이 생기기는 했지만, 에이제이는 확률 낮은 수술에 그 돈을 쓰고 싶지 않았어. 마야를 위해 남겨두고 싶었지. 하지만마야와 어밀리아가 적극적으로 수술을 권해서 에이제이는 수술을 했단다. 그 수술이 성공적이었다면 참 좋았겠지만, 결국 에이제이는 죽고 말았단다. 죽기 전에 에이제이는 마야에게 편지를 통해 책들을 추천해 주었단다. 참 현실적인 소설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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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서점은 에이제이 덕분에 책을 좋아하게 된, 램비에이스와 이즈메이가 맡기로 했어..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이야기가 좀 식상한 면이 없지 않지만그리 나쁘지 않았어. 그리고 많은 작가들과 책들이 소개되었지.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이 책에 나온 작가들과 책들을 모두 적어둘 걸 그랬구나. 괜찮은 책 추천 리스트가 되었을 텐데 말이야.

이 책을 읽고 나니 서점을 하는 것도 무척 낭만적인 일이라는 생각도 들더구나. 그런데 동네 서점이 어려워서 문닫는 서점들이 많다는 것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란다. 아빠도 생각해보니 동네 서점을 가 본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구나. 대부분이 인터넷 서점이고, 오프라인 서점이라고 해봐야 대형서점이나 알라딘 헌책방이니 말이야.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에 서점은 있긴 있나 싶네… 한번 찾아볼까? 그리고 한번 동네 서점 나들이를 한번 가볼까?

 

PS:

책의 첫 문장 : 하이애니스에서 앨리스 섬으로 가는 페리 안, 어밀리아 로먼은 손톱에 노란색 매니큐어를 바르고 칠이 마르기를 기다리면서 전임자의 메모를 보았다.

책의 끝 문장 : “램비에이스 씨, 당신에게 전해드릴 책이 있습니다!”

어밀리아의 어머니는, 소설 따위를 읽으니까 현실의 남자가 눈에 안 차는 거라고 곧잘 얘기했다. 그런 논평은 어밀리아에 대한 모욕인데, 왜냐면 전형적인 로맨틱한 남자주인공이 등장하는 책만 읽는다는 뜻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로맨틱한 남주가 나오는 소설도 나쁘진 않지만, 어밀리아의 독서 취향은 그보다는 훨씬 범위가 넓고 다양하다. - P19

나는 인생에서 단편에 더 끌리는 시기를 여러 번 거쳐왔다. 그 중 한 시기는 네가 걸음마하던 시절과 일치한다. 내가 장편을 읽을 시간이 어디 있었겠니, 안 그래, 우리 딸? - P103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다. 우리는 혼자라서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면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내 인생은 이 책들 안에 있어. 그는 마야에서 말하고 싶다. 이 책들을 읽으면 내 마음을 알 거야.

우리는 딱 장편소설은 아니야.

그가 찾고 있는 비유에 거의 다가간 것 같다.

우리는 딱 단편소설은 아니야. 그러고 보니 그의 인생이 그 말과 가장 가까운 것 같았다.

결국, 우리는 단편집이야. - P301

램비에이스는 잠시 말을 끊었다. "난 평생을 앨리스에서 살았어. 내가 나는 유일한 곳이지. 좋은 동네고, 이곳을 쭉 그렇게 살리고 싶어. 서점이 없는 동네는 동네라고 할 수도 없잖아. 이즈메이." - P310

나는 진심으로 아일랜드 서점을 사랑한다. 나는 신을 믿지 않고, 종교도 없다. 하지만 내게 이 서점은 이승에서 교회에 가장 가까운 곳이다. 이곳은 신성한 곳이다. 이런 서점들이 있는 한, 출판업은 오래도록 이어져갈 거라고 확언한다.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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