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지금 미국의 정치가들, 저널리스트들, 그리고 많은 양식 있는 시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그들의 대통령 트럼프의 정신건강 문제이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 문제는 적잖은 고민거리가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것은 정파적 이해관계로 볼 문제가 아닌 것이 분명하다. 미국의 정신과의사협회의 규칙에 따르면, 환자에 대한 충분하고 직접적인 면접에 근거하지 않은 의학적 진단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의 경우에 한에서는 이 규칙을 어길 수밖에 없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지금 미국의 정신의학계에서는 꽤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는 군 통수권자로서 언제라도 미국과 세계를 파국으로 빠뜨려 놓을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고, 대통령이 된 이후 그가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고 온갖 상식 이하의 기괴한 언행들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것을 볼 때, 이것은 마땅히 국가적 비상사태로 봐야 한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쓴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증례>(2017.10)라는 책이 출판되었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트럼프의 정신 상태를 평가하는 전문적 증언들이 공개되고 있다.

 

(12)

베이징은 이제 놀랄 만큼 잘 정비되고 공기도 깨끗한 국제도시로 탈바꿈하고 있지만, 고층 건물을 짓고, 택배, 청소원, 서비스 노동자 등으로 일하며 이 도시에 공헌해온 가난한 농촌 출신 노동자들은 쫓겨나고 있다. 석탄난방 금지도, 노동자 내쫓기도, 그로 인한 고통을 덜어줄 어떤 준비나 예고도 없이 주민들의 삶을 휩쓸고 지나갔다. 이 밖에도 베이징 시정부는 수도 베이징의 스카이라인을 밝고 맑게만든다는 명분으로 11월말부터 건물 간판을 모두 철거하는 정책을 밀어붙여, 베이징시내에서 1 4,000여 개의 간판이 사라졌고 사람들이 건물을 찾지 못해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25)

직업대표제는 정당 중심 구역대표제로 구성된 의회제의 폐단을 다음과 같은 점에서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1) 대표 수(의석 수)는 직업별 인구비례(혹은 직업단체 회원 수)에 따라 분배되므로, 재력과 권력을 가진 소수의 정치에서 벗어나 다양한 각 직업 종사자를 포괄하는 진정한 다수의 정치를 할 수 있다. (2) 직업단체 단위로 대표를 선출하면 대표가 제한된 목적과 직능에 한하여 권한을 행사하므로, 의원이 포괄적 위임에 의거해 모든 영역에서 만능적 대표로 군림하는 폐단을 방지할 수 있다. (3) 유권자가 직업단체 단위로 조직되어 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의원과 지속적으로 만나 대의(代議)과정을 형성하고 의정활동을 감시하며 직접민주(국민소환, 국민발안 등)을 실행하기에 용이하다. (4) 각 직업 방면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의정활동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직업대표제가 구역대표제보다 민주공화의 원리에 훨씬 더 충실한 제도로 평가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47)

중국 체제의 우월성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혁명전쟁을 통해 건국한 나라이다. 중국 국가는 혁명을 지지한 인민에게 무한책임을 진다. 무한책임을 진다는 말은 설령 월급을 주지 않아도 공무원들은 정상 출근해야 한다는 말이다.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국가가 무한책임을 지는 여러한 상층구조는 어떠한 경제기초에 의존하고 있는 것일까? 국가를 대신하여 불경기에 경기를 진작하고 활황기에 조절을 할 수 있는, 국유 경제 제도만이 무한책임을 질 수 있다. 그리고 국가전략을 수행해야 하므로 당연히 효율은 낮을 수밖에 없다. 과잉 장기 독점 채권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국유 은행이 필요한 것이다.

 

(69)

중국이 세계를 선도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하는 것은 이제 무의미한 질문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 무대 위에 있고, 눈부신 경제력, 과학, 정치력과 심오한 문화를 지닌 중국이야말로 국제 무대의 한가운데에 서는 유일한 나라가 될 것이다. 과거 아시아에서 가장 강했던 중국은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처럼 식민지 개척의 길을 걷지 않았다. 그래서 중국이 공평한 세계 경기장구축에 공헌할 수 있으리라 나는 기대를 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대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인들이 왕성한 창조력과 도덕성을 갖추고 경제력과 권력추구를 냉정하게 절제하고, 어떻게 자신들의 전통문화가 국가와 세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78)

중국은 전세계 석탄의 절반 이상을 소비하고, 석유는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을 소비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의 시멘트의 60%를 소비한다. 기술분석가 바츨라브 스밀에 의하면, 2011~2013 3년 동안 중국이 인프라 건설을 위해 쏟아부은 시멘트의 양은, 미국이 20세기 전 기간 동안 도시와 항만, 도로, 열차 시스템, 공항 등을 건설하기 위해서 쏟아부은 것보다 더 많았다. 중국은 또한 목재와 임산물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리하여 시베리아로부터 동남아히아, 뉴기니, 콩고, 마다가스타르에 이르는 숲들이 대규모로 벌채되었다. 중국의 이 게걸스러운 소비 덕택에 미래세대는 원시림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행성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그린피스는 경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9년에 중국은 미국을 앞질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에너지를 소비하는 나라가 되었는데, 현재의 추세대로 간다면, 미국의 3분의 2 정도의 경제규모를 가진 중국이 미국의 2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소비하는 날이 곧 다가올 것이다.

 

(83~84)

설상가상으로 중국 북부 도시들의 대기의 질을 개선하려고 시진핑 정부는 서쪽으로 산시성, 오르도스 분지, 내몽골, 기타 외딴 지역들에 광대한 석탄가스화기지들을 건설하고 있다. 이들 공장은 현장에서 석탄을 태워 전력을 생산하고, 석탄을 합성가스와 같은 액화 연료로 변환시킬 것이다. 그리하여 그 연료는 도시로 운반되어 발전소와 공장과 자동차의 연료로 태워질 것이다. 미국의 델라웨어와 코네티컷 주들보다도 더 넓은 땅을 포괄하는 이 광대한 기지들은 지구상에서 전례가 없는 대규모 화석연료 개발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또한 합성가스와 기타 화학물질들의 생산을 위해 너무나 많이 석탄화학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므로, 그 석탄을 그냥 베이징의 발전소들에서 태운 경우보다 거의 2배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방출할 것이다. 과학자들은 만약 이 공장들이 전면적으로 가동하게 된다면 기후는 끝장날 것이라고 말한다.

 

(85~86)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인류 역사 전체를 통해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살고 있다. 임박한 전 지구적인 생태적 붕괴가 점점 더 뚜렷이 부각됨에 따라, 자본주의에 대한 지지는 도처에서 무너지고 있고, 세계 전역에서 사람들은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사회, 경제 체제를 필사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우리는 그러한 보다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실패할지도 모르고, 그것은 우리의 운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인류가 그러한 길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 수백만 년의 진화 과정을 거친 다음, 그리고 수천 년간의 놀라운 문명과 문화적 성취를 이룩한 다음에, 우리가 그 모든 것을 버리고 기껏 300년에 불과한 자본주의 시스템을 살리기 위해서 우리 자신과 수많은 종()을 절멸의 벼랑 끝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는 나는 믿을 수 없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지구상의 생명이 끝장나는 끔찍하게 슬픈 피날레가 될 것이다.

 

(114)

2040년이 되면 지구온난화에 의한 자연재해가 각국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킬 것이며 물과 식량을 둘러싼 투쟁이 격화될 것이다. 가뭄과 홍수 등으로 살 곳을 잃은 수백만 난민들이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을 가로질러 상하수도 시설이 잘돼 있는 유럽 지역으로 몰려들 것이다. 수십 년에 걸친 혼란을 거치면서 유럽은 유럽의 안보에만 매달릴 것이며 세계의 문제는 워싱턴에 떠넘길 것이다. 중동지역 국가들은 더욱 약화돼 반군세력이 득세하고 식량과 물을 둘러싼 투쟁이 벌어진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혼란을 감당하지 못한 미국은 군대를 아프리카 대륙으로 불러들여 카리브해와 중미 지역에서 미국으로 몰려드는 난민을 통제하려 할 것이다.

 

(154)

공론화.

문제는 각 군마다 대상자 수를 정할 때 인구비례 기준을 따랐다는 것이다. 그 결과, 참여단은 서울, 경기가 47.4%였던 반면 울산은 1.4% 7명에 불과했다. 연령대도 50대와 60대가 각각 22.4%, 23.4%로 가장 많았다. 20대는 15.2%로 가장 적었다. 핵발전 위험을 가장 오래 안고 살아가야 하는 세대임에도 말이다. 이는 분명히 불공정한 일이다. 사안의 성격을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 배분이라는 문제의식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시민참여단이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가, 이는 공론화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 다음번에는 보다 섬세한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56)

그렇다면 무엇을 위한 필요악인가? 결국은 경제. 재개 쪽 전문가들은 핵발전이 가장 안정적이고 값싼 전기를 대량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이는 제조업 중심인 국내 산업에 큰 도움이 되며, 공사를 멈추면 원전 수출에도 지장이 생긴다고 말했다. 2조가 넘는 매몰비용도 강조했다. 안전 우려에 대해서는 신고리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원전이라며 전문가들을 믿으라고 말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위세를 떨친 경제성장 우선주의와 핵발전 안전 신화는 강고했다. 핵발전소 사고는 최악의 재양이고, 핵폐기물은 처리 방법이 없으며, 핵발전소 건설과 운영 과정은 도시민의 지역민에 대한 폭력이라는 명확한 사실들은 힘을 잃었다.

 

(157)

이처럼, 원전을 반대하면 원전과 동등한 전력 생산량의 대안을 요구한다. 그런 대안이 있기 전까지는 탈핵은 먼 미래의 일로 유보된다. 전기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다는 공포가 그만큼 큰 것이다. 이는 우리가 에너지가 끊임없이 공급돼야 하는 도시에서 기계 중심의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송배전에서 전기 낭비를 줄이고 사용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고 해도, 내가 직접 체험하기 전에는 그것이 현실이 아니다. 게다가 핵발전의 폐해는 피해 당사자가 되기 전까지는 실감하기 어렵다. 내가 만난 중단 입장의 시민들이 태양열발전을 하고, 농사를 짓고 벌을 치며 환경변화에 민감하고, 울산에 살다 몸이 아파 이사하고, 한수원에서 일하다 그만두는 등 자기 삶과 체험에 핵발전을 반대하는 근거가 있는 분들이 많았다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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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나는 기다린다.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내 자아는 지금부터 내가 구성해야만 하는 물건이다. 연설을 짜맞춰 구성하듯이. 지금부터 내가 내놓아야 하는 것은 선천적인 아니라, 후천적으로 만들어낸 인공적인 무엇이다.

 

(126~127)

우리는 기다리고, 복도의 시계는 똑딱거리고, 세레나는 담배를 한 개비 더 꺼내 불을 붙인다. 그 사이 나는 자동차 속으로 들어간다. 토요일 아침이고 9월이다. 우리한테는 아직 자동차가 있다. 다른 사람들은 사정이 나빠져서 자동차를 다 팔아야만 했다. 내 이름은 오브프레드가 아닌 다른 이름이다. 지금은 금지된 이름이라 아무도 불러주지 않지만. 나는 상관없다고 스스로를 타이른다. 이름이란 건 전화번호와 같아서 다른 사람들에게나 쓸모 있는 거라고. 하지만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일 뿐 사실이 아니다. 이름은 중요한 문제다. 나는 그 이름의 기억을 숨겨놓은 보물처럼 언젠가 다시 돌아와 파낼 나만의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 그 이름이 묻혀 있다고 여기고 있다. 나의 진짜 이름에는 마력이 있다. 상상할 수도 없이 아득한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부적 같은 마력이. 밤마다 내 싱글 침대에 누워 두 눈을 감으면 그 이름이 눈앞에 어른거미려 떠다닌다. 손에 닿을락 말락 어둠 속에서 빛을 내며 떠다닌다.

 

(256)

대재앙 직후, 그들은 대통령을 쏘아죽이고 의회를 기관단총으로 쓸어 버렸고, 군대는 계엄령을 선언했다. 당시 그들은 이슬람 광신주의자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침착하십시오. 그들은 텔레비전에 나와 말했다. 상황은 완벽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누구나 충격을 받았을 거다.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정부 전체가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다니. 그들은 어떻게 침입했을까.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때가 바로 그들이 헌법의 효력을 정지시켰을 때다. 그들은 한시적인 조치라고 했다. 거리에선 소요조차 없었다. 사람들은 밤마다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며 지시를 기다렸다. 사태의 주범이라고 지목할 수 있는 확실한 적도 없었다.

 

(293)

밤에 잠자리에 들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아침이면 우리 집에서 눈을 뜰 테고 전부 옛날로 돌아가 있을 거야.

하지만 그런 일은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지 않았다.

 

(327~328)

그러나 단 한 사람의 여성이라도 침묵을 깨고 감히 가르치려 들거나, 남자들의 권위를 침범하려 한다면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담이 최초로 창조되었고, 그 다음에 이브가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담은 속지 않았지만, 여자가 속아 죄악을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맑은 정신으로 믿음과 자비와 신성함의 길을 지켜나가기만 하면, 여성은 출산으로서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출산으로 구원을 받다니, 나는 생각한다. 구시대에 우리는, 무엇이 우리를 구원해 줄 거라 믿었던 걸까?

 

(336)

옛날 우리의 사고 방식을 돌이켜 보면 낯설기만 하다. 손만 뻗으면 뭐든 가능할 것처럼 생각했다. 우연이라든가 한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한없이 뻗어가는 우리 삶의 경계를 마음대로 빚고 수정하는 일을 영원히 계속할 수 있을 것처럼, 우리는 믿고 생각했지.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나 역시 그렇게 행동했다. 루크는 내게 첫 남자가 아니었고, 어쩌면 마지막 남자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런 식으로 얼어붙어 버리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시간 속에, 허공 한가운데, 그때 그 나무들 사이에 떨어지는 모습으로, 그렇게 정지해 죽어 버리지 않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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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1주년 한정 리커버 특별판) - 나, 타인, 세계를 이어주는 40가지 눈부신 이야기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책은 아빠가 좋아하는 채사장의 책이란다. 그의 신간 소식을 듣자마자 예약까지 걸어 넣고 사서 읽었어. 읽은 지는 꽤 되는데 이제서야 너희들에게 책이야기를 하는구나. 최근에 책을 사면서 신간을 예약까지 걸어놓고 산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구나. 그만큼 아빠가 채사장이라는 사람을 좋아해. 채사장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그가 다른 패널들, 즉 김도인깡샘이독실과 함께 진행했던 팟캐스트 <지대넓얕>이 있단다. 작년 8월에 종영되었지만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찾아서 듣고 있어. 어떤 사람들은 두세 번씩 들었다고 하는구나. 아빠는 정주행을 하고 있는데거의 끝에 다다르고 있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에피소드들의 숫자를 보고 아쉬움이 남지만, 다시 또 들으면 되니까… 그리고 소문에 그들이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채사장의 신간. 전에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이번에는 내는 책은 사람들과 관계를 이야기하겠다고 했어. 신간 소개에서 본 그의 책제목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를 보고, 그가 이야기한 책이 나왔구나싶었단다. 죽음의 직전까지 갔던 그가 사고의 트라우마로 오랫동안 고생을 했던 것을, 그를 알고 있는 이라면 그 사실을 알고 있을 거야. 그리고 그가 타인과 관계를 어려워한다는 사실도 말이야.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그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거야. 채사장이라면타인과의 관계보다 혼자만의 세상을 이야기하는 게 더 어울릴 것이라고 말이야. 하지만지은이 채사장이 자신에 대한 심오한 물음들을 답을 알기 위해서는, 자기 안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야. 그 답은 자신이 속해 있는 세상과 타인들로부터 그 답을 찾게 된다는 것을 깨달을 거야. 그래서 그가 깨달은 바를 이런 책을 쓰게 된 것이란다.

지금까지 그가 쓴 책의 성격과는 많이 달랐어. 지금까지 그가 쓴 책은 책으로부터 지식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그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글로 옮긴 것 같았어. 그의 개인적인 생각도 많이 포함되어 있었고, 때론 그것이 축약되어 있어 보이기도 했단다. 그가 팟캐스트에서 했었던 이야기들도 실려 있었어. 그를 팻캐스트를 통해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축약된 그의 글들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을 통해 그를 처음 만난 이들은 무슨 소린가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그 이전의 책들과 성격이 달라져서 다소 실망한 이들도 있을 것 같고 말이야. 사실 아빠도 지난 책들에 비해 다소 실망을 했단다.

 

1.

아빠도 채사장만큼 타인들과 관계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란다. 그런 관계를 어려워하는 아빠가 하루종일 회사에서 타인들과 부딪히면서 생활을 하다 보니 몸과 영혼이 지쳐 퇴근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구나. 이건 늘 다른 세계들과 부딪힘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싶구나.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세계는 언제나 내 중심의 세계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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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세계’는 언제나 ‘자아의 세계’다객관적이고 독립된 세계는 나에게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나는 내가 해석한 세계에 갇혀 산다이러한 자아의 주관적 세계이 세계의 이름이 ‘지평(地平),horizon’이다지형은 보통 수평선이나 지평선을 말하지만서양철학에서는 이러한 의미를 조금 더 확장해 자아의 세계가 갖는 범위로 사용한다.

=================================

다른 사람은 그만의 세계가 존재하는 것이지. 사랑하는 것은 다른 두 개의 세계가 만나는 것이야. 그래서 쉽지만은 아닌 것이야. 그리고 그 사랑이 끝나게 되었다면, 나의 세계는 사랑을 하기 전과 다른 세계가 되어 있을 거야. 사랑했던 사람의 세계가 나의 세계에 흔적으로 남아 있을 테니 말이야. 나의 삶이라고 하지만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예측 불가능한 타인과 함께 살아가니 쉽지 않은 것이라고 지은이는 이야기하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내가 꿰려고 하는 첫단추가 제대로 꿰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말이야. 하지만인생 전체로 봤을 때 우리는 옳은 선택을 한다고, 지은이는 위로(?)를 해주기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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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인생이 생각보다 살아가기 어려운 것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테다혼자 살아가는 것이었다면 나의 계획과 전망과 실행에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돌아가겠지만실제 세상에는 나의 세계 전체를 뒤흔드는 타인이 있어 언제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만다그것을 간신히간신히수습해가면 결국 나의 삶은 누더기가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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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명심해야 한다내가 첫 단추를 제대로 꿸 가능성은 전혀 없다객관적으로 말해 당신은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물론 그렇게 믿고 싶지 않다대신 이렇게 믿고 싶다나는 인생의 중간 어딘가에서 힘들기도 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도 할 테지만인생 전체의 큰 틀에서 본다면 분명 운이 좋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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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람은 관계 속에서 나의 세계와 다른 사람의 세계가 충돌하면서, 이 삶을 여행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하는 거야.

 

2.

이 책은 40가지 만남의 이야기를 해주고 있어. 전체적인 글의 분위기가 약간은 어두워 보였단다. 그렇게 아빠가 생각한 이유는 몇몇 에피소드 때문일 수도 있었어. 타인과 관계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여 슬픈 결말을 맺게 되는 소년병 이야기, 현실에 적응하지 못했던 채사장의 아버지의 이야기… 그 아버지와 채사장의 불편했던 관계, 결국 그 불편한 관계를 해결하지 못하고 객사를 돌아가시고…

삶은 왜 이렇게 무거운가? 삶을 가볍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거야. 고대 이집트 도시 옥시린쿠스의 유물 중에 재산을 세세히 정리한 메모가 있었다고 하는구나. 그 아주 오랜 과거의 사람의 삶이란 것이 오늘날과 그리 다른 것이 없었던 거야. 왜 사람은 그렇게 살고 있을까? 채사장은 질문을 던졌어. 만약 당신이 고대이집트로 가서 30~40년을 살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여행을 할 것이라고 답할 것이라고…

이제 다시 질문을 바꿔보자. 당신이 먼 미래에서 현시점으로 여행을 와서 30~40년을 산다고 하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이제 30~40년 남은 삶어떻게 살아야 할까? 누군가는 의술이 발달해서 더 오래 산다고 하지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그런 숫자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잖아. 우리는 삶이라는 여정을 늘 여행하고 있는 것이야. 여행을 마칠 때지난 여행을 되돌아 보면서 어떤 감정을 가질까. 이런 생각을 늘 할 수는 없지만가끔 힘들 때 삶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생각을 하면, 앞서 이야기했던 삶의 무거움이 좀 가벼워지지 않을까 싶구나. 그래서 채사장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이 든다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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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8)

나이가 든다는 건 다행이다어린 날의 들뜸과 격정은 가라앉고섬세함은 무뎌지고무거움은 가벼워진다죄책감은 줄어가고헛된 희망은 사라지고안타까움은 오래가지 않는다그래서인가나는 다만 고마웠다연인의 불안을 나누어 지고 젊고 아름다운 시간을 함께해준 그녀에게 다만 고맙다고 느낄 뿐이었다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에는 조금 부끄러워졌다그렇게 무거워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무엇이 그리 무겁다고 세상의 짐을 혼자 다 짊어진 사람처럼 엄살을 부렸던 것일까운명이라거나 의무라거나 책임이라거나그런 것들은 생각처럼 슬픈 것이 아닌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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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가지 더… 터키의 아이딘 지방에서 발견된 고대 비석 비석의 새겨진 세이킬로스의 노래.. 그 가사를 읽어보면다시 한번 사람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삶은 찰나이니그 살아있는 빛나라결코 슬퍼하지 말라고.. 그래맞아..

삶은 찰나이니 너희들도 그 짧은 삶 속에 슬퍼할 시간들 두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우리는 슬퍼할 겨를이 어디 있겠니? 즐기고행복하자꾸나영원히…..




(33)

‘세계’는 언제나 ‘자아의 세계’다. 객관적이고 독립된 세계는 나에게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나는 내가 해석한 세계에 갇혀 산다. 이러한 자아의 주관적 세계, 이 세계의 이름이 ‘지평(地平),horizon’이다. 지형은 보통 수평선이나 지평선을 말하지만, 서양철학에서는 이러한 의미를 조금 더 확장해 자아의 세계가 갖는 범위로 사용한다.

(128)

나이가 든다는 건 다행이다. 어린 날의 들뜸과 격정은 가라앉고, 섬세함은 무뎌지고, 무거움은 가벼워진다. 죄책감은 줄어가고, 헛된 희망은 사라지고, 안타까움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래서인가, 나는 다만 고마웠다. 연인의 불안을 나누어 지고 젊고 아름다운 시간을 함께해준 그녀에게 다만 고맙다고 느낄 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에는 조금 부끄러워졌다. 그렇게 무거워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무엇이 그리 무겁다고 세상의 짐을 혼자 다 짊어진 사람처럼 엄살을 부렸던 것일까. 운명이라거나 의무라거나 책임이라거나, 그런 것들은 생각처럼 슬픈 것이 아닌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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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2018-01-28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고싶던 책인데 이렇게 작성해주신 리뷰를 보니 더 읽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

bookholic 2018-01-28 23:5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유나님도 즐독하십시오^^
 















(83)

데이터의 진정한 위력은 정보의 진위를 가리는 수준을 넘어 의사결정의 민주화를 추동한다는 데 있다. 데이터가 이렇게 많고 평등하게 공개되는 세상이니 점점 정보에 대한 허세, 내가 다 알아라는 으스댐과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는 강요가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서울대 수석합격자가 아무리 예습 복습만 잘하면 누구나 서울대 갈 수 있다고 겸손하게 말해도 데이터와 통계는 이미 우리에게 서울 강남구 출신의 서울대생이 강북구 출신의 21배에 이른다는 냉정한 현실을 말해준다.

 

(87)

그래서 데이터가 필요하다. 내 말을 믿지 않는 상사를 설득하기 위해서도 데이터는 필요하고, 내 감이 타당한지 검증하기 위해서도 데이터가 필요하다. 회사에는 발설자 책임주의라는 게 있기 때문에, 매출 올릴 방안을 마련하라고 회의할 때 누구라도 입을 열면 그 사람이 사업 주체가 되곤 한다. 그런데 그 아이디어가 데이터로 검증되지 않은 것이라면? 만에 하나 말한 대로 되지 않으면 발설자 혼자 책임져야 한다. 그러니 무책임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특히 머릿속 상상으로 만든 고객과 시장과 컨셉을 검증도 하지 않고 아이디어라고 풀어내는 것은 훗날 내 목을 티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을 풀어서 먹고 살던 세상은 가고 있다.

 

(161)

마케터로서 내가 바라보는 시장의 핵심 타깃은 2049, 젊은 층이다. 반면 적어도 나 같은 마케터가 그다지 중요시하지 않는 계층이 있다. 50대 이상 남성이다. 오죽하면 50세 이상을 겨냥한 프로그램에는 광고도 많이 걸리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들은 아무것도 사지 않으니까. 소비를 할 뿐, 아내가 사주거나 점원이 권해주는 대로 산다. 마케터는 구매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성이나 아이들, 젊은이들의 욕구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원하는지 아는 기업이 성공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다. 기업 구성원들의 밥줄이 걸려 있는 중차대한 의사결정을 CEO가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CEO들 중 상당수는 하필이면 시장의 욕구와 괴리된 그들, 50대 이상 남성이다.

 

(178)

내가 하는 일은 데이터로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다. 데이터는 수단일 뿐,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마음이다. 인간의 마음을 알고 싶어서 온갖 것을 보는데, 그중에서 지금까지는 데이터가 가장 풍부하고 유용한 수단이기에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틀마다 생겨나는 데이터의 양이 5엑사바이트, 0 18번 붙는 규모다. 하루에 생성되는 한국어 트윗이 500만 건에 이르며, 점점 늘어날 것이다. 이 많은 것들을 관찰하고 분석한다. 그 결과를 가지고 경영관리, 프로세스 관리, 품질관리, 재고관리, 브래드관리, 인사관리 등 기업의 전 영역에 활용할 수 있다.

 

(213)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은 객관화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내가 당신 어머니는 말야라고 험담하는 말이 불경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시야를 높여 조감(鳥瞰)하듯 바라보면 그 사람도 피해자다. 아내가 한국 문화의 관습의 피해자로서 일시적으로 폭발하는 것이니, 화를 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내를 안아주는 것이 현명하리라. 이렇게 객관화해보면 상대방의 생각을 읽을 수 있고, 상대방에게 연민이 생기고 공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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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셸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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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넛셸>이라는 소설은 영국의 유명한 작가 이언 매큐언의 작품이란다. 신간이라고 하기에는 좀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그의 가장 최신작이야. 아빠는 이언 매큐언의 작품들 중에서는 <칠드런 액트>라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어. 그 소설을 괜찮게 읽어서 그의 대표작 중에 하나인 <속죄>를 비롯하여 그의 소설들을 몇 권 더 구매하기는 했는데, 아직 읽어보지는 못하다가 이번에 가장 최신작인 <넛셸>이라는 책을 먼저 읽어보았어.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SNS에서는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많이 소개했었단다. 그 중에 가장 많이 이야기되었던 것이 <햄릿>의 재해석이라는 이야기였어. 그리고 주인공이 뱃속의 태아라는 점이랑상황이 좀 독특해서 사람들에게 더 관심을 끌게 하지 않았나 싶구나. 아빠에게는 이런 사전 지식이 소설을 읽을 때 선입견을 갖게 하기도 했단다. 소설을 읽는 내내이 소설은 햄릿을 재해석한 것이로구나.’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단다. 아빠도 물론 <햄릿>을 읽지는 했지. 햄릿이 왕인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이가 다름아닌 삼촌이라는 것을.. 그리고 삼촌과 엄마의 불륜이 원인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모르고 읽었다면 이 소설이 햄릿의 재해석이라는 것까지는 캐치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러고 보면 선입견이라기 보다, 소설을 읽는데 도움을 준 것인가? 모르겠다. 선입견일 수도 있고, 사전 정보일 수도 있고소설을 시작하기 전에 지은이가 <햄릿>을 한 문장을 인용하였는데, 독자들에게 이 소설의 성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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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나는 호두껍데기 속에 갇혀서도

나 자신을 무한한 왕국의 왕으로 여길 수 있네.

악몽만 꾸지 않는다면.

- 셰익스피어, <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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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 <넛셸>은 호두껍데기라는 뜻인데, 이 소설에서는 아마 자궁을 의미하는 것이겠지?

 

1.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소설의 뱃속 태아이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화자란다. 엄마의 이름은 트루디이고, 아빠의 이름은 존 케언크로스. 둘은 별거 중이고, 아빠인 좀 케언크로스는 시인이면서 가난한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어. 여럿 걸출한 시인들을 배출하긴 했지만, 그들은 대형출판사로 떠나고 존은 여전히 영세한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었어. 보아 하니 존은 트루디와 재결합을 원하고 있는데, 트루디가 원하지 않고 있어. 가끔 존이 찾아와도 트루디는 피곤하다는 이유로 빨리 내쫓곤 했어. 사실 트루디는 클로드라는 사람과 연애를 하고 있었거든

뱃속 아기가 이야기를 끌어가는이고, 뱃속아기라서 이름이 없으니라고 할게. ‘나’는 엄마와 클로드의 대화를 엿듣다가 클로드의 정체를 알고 깜짝 놀라게 돼. 클로도는 바로의 삼촌, 즉 아빠의 동생이었어. 클로드는 무서운 음모를 꾸미고 있었어. 존을 죽이고 그가 상속받는 부동산을 팔고 그 돈을 트루디와 나누는 것이었어. ‘나’는 복수를 꿈꾸지만, 뱃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어. 클로드와 트루디는 존을 어떻게 죽일까 고민을 했어. 클로디는 확실히 존을 죽이겠다는 마음을 먹었지만, 트루디는 아직 망설였어. 한때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이고, 그리고 뱃속아기의 아빠이니 말이야.

 

2.

어느날 트루디와 클로디가 함께 있을 때 존이 방문했어. 그것도 어떤 젊은 여자와 함께... 그 젊은 여자는 엘로디라는 시인이었어. 존은 폭탄선언을 했어. 엘로디와 사랑하는 사이다. 트루디를 죽일만큼 싫어한다. 트루디와 클로드가 사귀는 것 알고 있다. 니들은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한다. 클로드는 큰 집이 있으니, 거기서 살고 이 집에서는 나가라. 엘리디와 여기서 살 것이다. 어리숙하고 내성적인 줄만 알았던 존의 폭탄선언은 일대 파란을 일으켰어. 존과 엘로디가 떠나고 트루디와 클로드는 당황하는 듯했지. 그리고 그들의 계획은 서두르게 되었고, 망설임이 있었던 트루디 역시 클로드의 뜻에 따르기로 했어.

다음날 존은 다시 찾아왔어. 클로드와 트루디는 독이 든 음료수를 건넸고, 존은 의심 없이 그것을 들이켰지. 그리고 존은 운전 중에 죽고 말았어. 신문에서는 경찰의 말을 인용하여 그의 죽음을 자살로 추정했어. 존이 실제로 죽고 나자 트루디는 노심초사했어. 자신이 의심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와 달리 클로드는 아무렇지도 않았어. 시간이 흐를수록 트루디는 후회까지 했어. 아빠가 생각하기에는 그들의 살인계획이 너무 허술했다고 생각해. 자살이라는 추정을 한다고 하지만, 만약 자살이 아니라는 가정을 가시고 수사를 하게 되면 가장 먼저 용의선상에 오를 인물들이 바로 아내겠지. 그것도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아내라면 더더욱거기에 독극물을 탄 음료수라니또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이 바로 트루디의 집이었으니 말이야. 하루 전 언쟁을 벌였던 장면을 보았던 사람도 있고 말이야. 존이 데리고 왔던 엘로디.

그 엘로디가 다시 찾아왔어. 엘로디와 찾아와서 말하길, 사실 존의 연인이 아니라고 했어. 자신의 남자친구는 따로 있다고.. 존은 여전히 아내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했고, 아내의 질투를 일으키게 하려고 엘로디를 데리고 왔었던 것이라고 했어. 하지만 엘로디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존이 자살할 이유는 없다고도 이야기했어. 덧붙여 시인들이 모여 존을 추모하기로 했대. 혹시 시간되면 트루디와 클로드에게도 참석해달하고 했어. 엘로디는 존이 자살할 이유가 없었다고 하지만, 트로디와 클로드는 존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빚과 아기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고 했어. 이런 이야기들을 뱃속에서 다 들은는 고민에 빠졌어. 이제 자신의 아빠가 죽은 것은 현실이 되었어. 복수를 하는 길은 무엇일까? 복수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른이 되어야 하는데, 그 시간은 너무나 멀고도 긴 시간이야.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은? 엄마가 감방에 가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엄마가 삼촌과 잘되는 것이 좋을까? 엄마가 감방에 간다면 자신은 감방에서 태어날 텐데.. 괜찮을까? 엄마와 삼촌이 잘된다고 해도, 태어난 다음에는 버려지는 것 아닐까? 고민이다.

이 상황에서 가장 좋은 것은 삼촌만 감옥에 가는 것인데그리고 아무리 나쁜 짓을 저질렀지만, 자신을 가장 사랑해줄 이는 엄마인데, 이 엄마를 미워해야 하는 건가? 뱃속아기는 번뇌를 한다.

==============================

(223)

두 사람 사이가 틀어지면 내가 얻는 건 무엇일지 나는 다시 자문한다. 그들은 파멸할 수도 있다. 그럼 난 트루디를 갖게 될 것이다. 나는 그녀가 감옥에서는 아기를 키우는 엄마가 더 나은 대우를 받는다고 말하는 걸 들어왔다. 하지만 감옥에 가면 나는 내 생득권이자 모든 인간의 꿈인 자유를 잃을 것이다. 반면 클로드와 어머니가 팀워크를 발휘한다면 간신히 위기는 모면할 것이다. 그럼 그들은 나를 버릴 것이다. 어머니는 없지만, 나는 자유로울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편이 나을까? 전에도 몇 번 해본 고민이고, 늘 같은 신성한 지점에, 원칙에 입각한 유일한 결론에 이른다. 나는 물질적 안락을 포기하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동안 너무 오래 갇혀 있었으니까, 나는 자유를 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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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구나. 사람의 의식은 언제 생겨날까? 하고 말이야.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이 되고 나면 수많은 세포분열이 시작되고, 여러 기관들이 생겨날 텐데, 어느 정도가 되면 의식도 생겨나는 것일까? 이 소설처럼 다 큰 어른과 같은 의식은 아니겠지만, 뱃속 아기도 의식이 있을 텐데뱃속 아기의 의식은 언제쯤 만들어질까? 생명의 신비함은 끝이 없는 것 같구나.

 

3.

드디어 올 것이 왔단다. 앨리슨 경감이 방문했어. 클로드와 트루디는 경찰이 올 것이라고는 예상을 했어. 클로드와 트루디가 그것에 대비해서 말도 맞추고 그랬지만, 현실은 현실이지경찰이 오자, 트루디는 자꾸 오버를 하게 되고, 당황한 모습을 보였어. 경찰은 다시 돌아가고.. 클로드와 트루디는 작전에 차질을 느끼고, 도망가기로 했어. 클로드와 트루디는 급하게 여행 준비를 했지.

‘나’는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어. 지금 이 순간 복수의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지. ‘나’의 선택은? 그것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야. 그들이 도망가지 못하게비록 그가 감옥에서 출생을 하게 되더라도.. 그래도 그를 사랑해주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있는 엄마가 있으니까 말이야. ‘는 있는 힘껏 엄마의 배를 걷어차고, 아기문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기 있는 힘을 쏟았어.. 엄마는 결국 산통으로 아무 곳도 가지 못했고, 삼촌도 혼자 도망가지 못했거든. 클로드가 트루디 혼자 내뺄 수 없게 그의 여권을 숨겨 두었거든

그렇게 삼촌에 대한 복수는 성공하게 된단다. 소설 <햄릿>에서 주인공인 햄릿도 죽는 것과는 달리 ‘나’는 살아남게 되는 것이지비록 삶은 순탄하지 않겠지만 말이야. , 생각해보면 그 어떤 삶이 순탄하겠니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어. 이번 소설은 아빠가 읽은 이언 매큐언의 소설의 두번째였는데, 이번에도 나쁘지 않았단다. 그의 다른 소설들도 읽어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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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30 2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넛셸 읽고 검색하다가 들어오게 되었는데 스토리텔링을 굉장히 잘해주셨네요.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