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아마도 우리 시절에서 가장 충실하게 산 날은 좋아하는 책과 함께한 날일 것이다누가 한 말일까? 에이바는 궁금했다. 엄마가 돌아가신 지 오래되어 출처를 알 수가 없었다.

(96)

에이바는 그걸 읽어보고 뭐라 감상을 말하기도 전에 존이 고개를 끄덕하고 인사를 하더니 걸어가버렸다.

돌이켜봤을 때 즐거운 과거만 생각하라.’

(164)

처음 알았다. <안나 카레니나>가 천 쪽이 넘는 책이라는 걸. 정확하게 말하자면 천팔 쪽이었다.

책을 펼쳤다.

첫 줄을 읽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각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불행한 가정은 각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소리 내어 읽었다.

짧은 문장이지만 이보다 더 맞는 말이 또 있을까. 에이바는 감탄했다.

(226)

에이바가 방을 둘러보았다. 존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모니크는 즐거이 몰입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루스는 인덱스카드를 손에 꼭 쥐고 흥분해서 서 있었다. 오너가 강의하듯 설명을 하고 있었다. 다이애는 드라마틱하게 화장한 눈에 검붉은 입술을 하고 있었다. 키키는 몰스킨 수첩에다 열심히 필기를 하고 있었다. 애초에 에이바를 이 모임에 참여하도록 도와준 좋은 친구 케이트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목소리 높여 토론하는 것을 듣고 있었다. 이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던 따스함과 안온함이 에이바의 마음을 채워주었다.

(353)

자신에게 제일 중요한 책이라니, 저는 그런 책을 고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키키가 말했다. “언제 책을 읽느냐, 어느 때 어떤 상태로 책을 읽느냐에 따라 그 책이 중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거든요. 말하자면, 기분이 나쁠 때라면 <길 위에서> <삼총사> 같은 책을 읽어요. 그러고 나서 기분이 좋아지거나 생각이 달라지면, 그때는 그 책이 제일 중요한 책이죠. 그때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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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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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얼마 전에 인터넷 뉴스를 통해서 필립 로스의 타계 소식을 접했단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필립 로스의 .타계를 추모하는 배너를 띄우기도 했단다. 필립 로스. 사실 아빠는 그의 책을 읽어 본 적이 없었어. 하지만, SNS와 인터넷 서점 등에서 그에 대한 평가가 무척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 그래서 그의 대표작 중에 하나인 <에브리맨>을 진작에 사두기도 했어. 언젠가는 읽겠지, 하고 그냥 사둔 거지 뭐. 그런데 그의 타계 소식을 들었어. 해마다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오르내리던 그였는데, 결국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구나.

그가 타계하고 난 뒤, 아빠가 좋아했던 작가는 아니었지만, 많은 사람들부터 칭송을 받던 작가이니까 아빠도 조금은 추모한다는 마음으로 진작에 사두었던 그의 책 <에브리맨>을 읽었단다. 200페이지가 채 안 되는 책이 뭐 있겠냐 싶었는데, 진하고 묵직함이 머리부터 가슴을 거쳐 발끝까지 훑고 지나간 기분이 들었단다. 한 남자의 일생에 관한 이야기가 200페이지 안짝에 다 그려지다니그래, 인생이란 그렇게 금방 휙 지나가버리고 짧은 거야. 소설의 제목에브리맨은 주인공의 아버지의 보석상의 가게 이름이기도 하고, ‘보통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단다. 보통사람의 삶의 이야기

이 소설의 주인공은 이름조차 나오지 않았단다. 처음부터 끝까지로 통했어. 아빠는 그래도 마지막에그의 이름은 누구였다라고 끝날 줄 알았는데, 끝내 주인공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어. 그냥 그는 에브리맨이었던 거야.

1.

소설의 시작은 그의 딸 낸시가 준비한 그의 장례식 장면으로 시작한단다. 그의 친구들과 가족들이 떠나간 그를 추모하기 위해 자리에 모였단다. 그 자리에 모인 누군가는 그와 함께한 추억을 이야기하곤 한단다. 그리고 장례식이 끝나고 나면 그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시간이 흐르면 보통사람이었던 그를 사람들은 잊어갈 거야. 지은이는 그런 보통 사람의 삶을 기록했단다.

.

그의 아버지는 유대인으로 전쟁통에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에브리맨’이라는 보석상을 냈어. 그의 아버지는 돈도 잘 벌어 그는 넉넉한 집안에서 자랄 수 있었어. 그는 형 하위가 있었고, 그의 형은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동생인 그에게도 잘 해주었어. 아주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평범하게 잘 자랐어. 1942년 어린 시절 탈장으로 처음으로 병원에 입원한 경험이 평범을 살짝 벗어난 일이라고 해야 할까. 처음으로 혼자 병원에서 보내면서 병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을 거야. 그는 미술을 좋아해서 화가가 되려고 했지만, 현실은 그를 광고회사 직원으로 만들었단다. 그래도 회사 생활도 잘 해서 그럭저럭 성공 가도를 달렸다고 볼 수 있어. 그는 부모님의 뜻에 순응하며 평범하고 살았어. 결혼하기 전까지는

세실리아라는 여인과 결혼하여 두 아들을 낳았지만, 행복하지는 않았어. 결국 세실리아와 이혼을 했단다.. 34살 때 충수염으로 병원에 한 달 동안 입원한 적이 있었어. 그때 이혼한 그의 곁은 지켜준 이가 피비라는 여자였는데, 그는 피비와 재혼을 했단다. 그와 피비는 딸 낸시를 낳았어. 그는 피비와 끝까지 잘 지내야 했어. 피비는 심성도 착하고 내조도 잘하던 여자였는데 말이야. 그런데 그는 잠깐의 욕망으로 인해 두 번째 결혼도 실패로 끝이 났고, 세 번째 결혼 역시 아주 짧게 실패로 끝이 났단다.

피비에게서 얻은 딸 낸시도 그에게 참 잘했어. 첫 번째 아내에게서 얻은 두 아들은 그와 연락도 잘 안되었는데, 낸시는 그가 이혼을 한 다음에도 그와 연락도 하고, 잘 지냈단다. 그러니 더욱 피비와 이혼하지 말고 잘 지내었어야 했는데그가 낸시를 생각하는 마음이 마치 너희들을 생각하는 아빠의 마음인 것 같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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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사실 그는 한 번도 딸 걱정을 안 한 적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이런 아이가 운 좋게 자기 자식이 된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가 이런 자식을 얻을 만한 일을 했다고 말하기는 힘들었다. 피비라면 몰라도. 어쨌든 그런 사람들이 있다. 눈부시게 착한 사람들-정말이지 기적처럼 착한 사람들. 이런 기적 가운데 하나가 그 자신의 딸, 부패라고는 모르는 딸이라는 것이 그의 큰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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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삶이 평범한 보통사람이라고 했는데, 그의 결혼은 그리 평범한 것은 아닌 것 같구나. 지은이가 주인공의 결혼을 세 번이나 실패한 것으로 설정한 것은 나중에 죽음을 맞이하는 주인공을 더 외롭게 만들려는 설정이 아니었나 싶더구나. 1989년에 그는 아버지가 임종할 것 같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에 갔다가 오히려 그가 갑작스런 심장질환이 생겨 쓰러졌고, 그로 인해 큰 수술을 하게 되었단다. 그 큰 수술을 인해 그는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건강을 많이 잃었고, 이후 병원 생활은 일상이 되었어. 그는 장수한 부모님과 그보다 여섯 살 위지만 여전히 건강한 형에 비해 자신은 이제 고작 육십 대인데 건강을 많이 잃어버린 것에 대해 화를 내기도 했단다. 노년에 접어들면 죽음을 피하는 것이 삶의 중심이 된 것을 그도 피할 수 없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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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그는 세 번 결혼을 했고, 애인들과 자식들과 성공을 안겨준 흥미로운 일자리를 가졌지만, 이제 죽음을 피하는 것이 그의 삶에서 중심적인 일이 되었고 육체의 쇠퇴가 그의 이야기의 전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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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 번의 결혼 실패로 그 주위에 남은 것은 고독뿐이었단다. 그리고 그에게 잘 대해주었던 형과도 왠지 모를 질투심으로 관계가 멀어졌어. 그 모든 원인은 그에게 있었어. 그걸 그 자신도 알았단다. 하지만 그것을 바꾸려 하지도 않았어. 고독과 외로움이 그의 벗이 되었지. 그가 싫어하는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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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자신이 없애버린 모든 것, 이렇다 할 이유도 없는 것 같은데 스스로 없애버린 모든 것, 더 심각한 일이지만, 자신의 모든 의도와는 반대로,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없애버린 모든 것을 깨닫자, 자신에게 한 번도 가혹하지 않았던, 늘 그를 위로해주고 도와주었던 형에게 가혹했던 것을 깨닫자, 자신이 이제 단지 신체적으로만 전에 원치 않았던 모습으로 쪼그라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수치스럽게 깨닫자, 그는 주먹으로 가슴을 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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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회사 생활은 비교적 성공을 했기 때문에 노년을 보내는데 연금은 충분했어. 그는 고독을 채우기 위해 마을에서 자원하여 그림을 가르치기도 했어. 그 그림교실에 나오는 이들도 대부분 그와 마찬가지로 노인들이 대부분이란다. 그들도 고독을 잊기 위해서 그림교실에 나오는 것이었어. 그들도 그들을 괴롭히는 병들을 하나 둘씩 가지고 있었어. 그와 말이 잘 통하던 어떤 여인은 병에 대한 고통과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하기도 했어. 그녀의 자살은 또 그에게 이런저런 고통을 주었지. 노년층의 자살 증가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떠오르더구나. 한편으로 이 소설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노년은 전투라는 말에 공감이 가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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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다들 몸에서 가장 먼저 닳아버리는 지점이 있잖아요. 그이는 그 지점에 피로가 쌓였던 거죠. 이틀 전 밤에 나한테 그러더군요. ‘너무 피곤해그이는 살고 싶어했지만, 누가 무슨 일을 해도 그이를 더 살아 있게 할 수는 없었어요. 노년은 전투예요. 이런 게 아니라도, 또다른 걸로 말이에요. 가차 없는 전투죠. 하필이면 가장 약하고, 예전처럼 투지를 불태우는 게 가장 어려울 때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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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다 보면 나의 노년을 생각하게 될 수밖에 없었어. 나이가 들어 사회에서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 두려울 것 같더구나. 해탈을 하지 않은 많은 평범한 사람들은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이기 어려울 거야. 이 책에서도 주인공을 통해 죽음이 두려움을 표현하는데,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게끔 하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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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인생에서 가장 혼란스럽고 강렬한 일이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정말 부당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일단 삶을 맛보고 나면 죽음은 전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삶이 끝없이 계속된다고 생각해왔지요. 내심 그렇게 확신했습니다. “아니, 댁이 틀렸소.” 남자는 그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단호하게 말했다. “저 여자는 늘 저랬소. 오십 년 동안이나 저랬단 말이오.” 그는 절대 용서 못 할 것처럼 얼굴을 찌푸리며 덧붙였다. “저 여자는 자기가 이제 열여덟 살이 아니기 때문에 저러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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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처음 심장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이후로 그에게 수술은 일상이 되었단다. 이번 수술도 그런 일상의 수술 중에 하나겠지.. 또 퇴원하여 죽음을 기다리겠지, 하면서 들어간 수술에서 그는 깨어나지 못했단다. 그의 짧은 삶의 마감과 함께 소설도 끝이 났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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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그는 생각했다. 여름의 매일매일 살아 있는 바다에서 타오르던 그 빛이여. 그것은 눈에 담을 수 있는, 엄청나게 크고 귀중한 보물이었다. 마친 아버지의 이름 머리글자가 새겨진 보석상 루페로 귀중하고 완벽한 행성 전체를 살피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고향을, 십억, , 천조 캐럿짜리 행성 지구를! 그는 쓰러지는 것과는 거리가 먼, 불길한 운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느낌으로, 다시 충만해지기를 갈망하며 밑으로 내려갔지만, 결국 다시 깨어나지 못했다. 심장마비. 그는 이제 없었다. 있음에서 풀려나, 스스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어디에도 없는 곳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처음부터 두려워하던 바로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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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빠도 나이를 하나 둘 먹으면서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단다. 그러면서 체력을 많이 요하는 운동이나 격렬한 운동을 할 때는 몸을 조심하게 되고점점 이번 생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이 하나 둘 늘어나겠다는 생각도 했어. 이런 생각을 하면 슬퍼지기도 하더구나. 그런데 아빠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것들이 생겨나게 되면, 그 시간에 다른 무엇인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 없다는 생각도 같이 했어. 예를 들어 책 읽는 시간이 더 늘어나서 좋다고 생각했어. 그렇게 나이를 먹으면서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을 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지. 아빠가 너무 앞서가는 것인가?^^

그런데 지난 십 년을 생각해보면 정말 휙 지나갔음은 사실이란다. 아빠의 노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더구나. 노년이 너무 빨리 와도 놀라지 않도록 마인드 트레이닝도 좀 해야겠구나. 너희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더 많이 만들어야겠어. 노년이 다가온다는 이야기는 너희들도 함께하는 시간도 줄어든다는 이야기니까 말이야..^^



(23)

그러나 가장 가슴 아린 것, 모든 것을 압도하는 죽음이라는 현실을 한 번 더 각인시킨 것은 바로 그것이 그렇게 흔해빠졌다는 점이었다.

(39)

그는 특별하고자 한 적이 없었다. 다만 나약했고 공격에 무방비 상태였고 혼란에 빠져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한 평범한 인간으로서, 인생의 반을 발광 상태에서 살지 않으려다보니 죄 없는 자식들에게 큰 박탈감을 안겨주었을지 모르지만, 결국에는 자신도 사면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확신했다.

(63)

다이아몬드란 건 그 아름다움과 품위와 가치를 넘어서서 무엇보다도 불멸이거든. 불멸의 흙 한 조각, 죽을 수밖에 없는 초라한 인간이 그걸 자기 손가락에 끼고 있다니!

(171)

성공하지 못한 아버지, 질투심에 찬 동생, 한 입으로 두말하는 남편, 무력한 아들, 그의 가족의 보석상으로부터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 몇 명 되지도 않는 친족, 아무리 열심히 쫓아가도 도저히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친족을 소리쳐 부르는 자신의 모습. "엄마, 아빠, 하위, 피비, 낸시, 랜디, 로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만 알았다면 좋았을 것을! 내 말 안 들려? 나 떠나고 있다고! 다 끝났고, 나는 이제 당신들을 모두 다 떠나고 있어!" 그가 그들에게서 사리지는 것과 똑 같은 빠른 속도로 자신에게서 사라지고 있는 그 사람들이 고개만 돌려, 너무나 의미심장하게 소리쳤다. "너무 늦었어!"

떠남. 그가 공포에 질려 숨을 헐떡이며 깨어나게 했던 바로 그 말, 주검의 포옹에서 살아 돌아오도록 구해준 말.

(188)

그는 생각했다. 여름의 매일매일 살아 있는 바다에서 타오르던 그 빛이여. 그것은 눈에 담을 수 있는, 엄청나게 크고 귀중한 보물이었다. 마친 아버지의 이름 머리글자가 새겨진 보석상 루페로 귀중하고 완벽한 행성 전체를 살피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고향을, 십억, 조, 천조 캐럿짜리 행성 지구를! 그는 쓰러지는 것과는 거리가 먼, 불길한 운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느낌으로, 다시 충만해지기를 갈망하며 밑으로 내려갔지만, 결국 다시 깨어나지 못했다. 심장마비. 그는 이제 없었다. 있음에서 풀려나, 스스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어디에도 없는 곳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처음부터 두려워하던 바로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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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7-16 23: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문득 저도 이런 형식으로 독서일기를 써볼까 하다가...생각만 해봅니다. 네루가 <세계사편력>을 감옥에서 썼다지요. 진짜 북홀릭님 대단합니다! 👍👍👍애들을 정말 생각하는 마음이 대단하신 것 같아요 아직 전 멀었나봅니다 내꺼만 챙기는 아빠 ㅜㅜ

bookholic 2018-07-17 23:19   좋아요 2 | URL
저는 감옥 아니구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왕 독후감을 쓰는 거 편지 형식을 빌렸을 뿐입니다. 카알벨루치님이 그렇게 칭찬을 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무더위가 한창인데 더위 조심하시고, 시원한 여름 되십시오~~
 
나 안 괜찮아
실키 글.그림 / 현암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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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그냥 가볍게 읽으려고 산 책이란다. 제목도 마음에 들었고아무리 어려운 일이 생겨도, 자신 자신에게 괜찮다고 주문을 외울 때, 나 안 괜찮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제목을 보고 생각했단다. 책의 제목이 그 책의 절반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는데, 아빠에게 이 책도 그런 책 중에 하나였단다. “괜찮아” 읊조리면서 꾹 참는 것이 아니고, 가끔은 나, 안 괜찮아힘들어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어렵고 힘든 시기를 더 빨리 헤쳐나갈 수 있는 거야. 그렇게, 안 괜찮아!”라고 이야기하면 또 상대방도나도 안 괜찮아!”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 그러면 서로 위로해주고 격려해주고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을 자세히 보면 ‘나’와을 쭉 이어져 있단다. “나~~이렇게그래서 빨리 읽으면난 괜찮아라고도 읽을 수 있다는 것이지.. 아마, 지은이는 이런 제목을 의도적으로 그렇게 지은 것이라고 하는구나. “나, 안 괜찮아!”라고 솔직히 이야기를 하면, 난 괜찮아!”가 될 거라고 생각을 했을까? 아빠가 너무 제목에 연연하는 것 같니? , 그럴 때도 있지.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제목이 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때도 있으니까.

1.

짧은 말로 핵심을 찌르는 경우가 있단다. 그런 경우 촌철살인이라고들 해. 이 책은 그림으로 촌철살인을 표현하는 것 같았어. 짤막한 그림 몇 컷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을 갖게 하니까 말이야. 오늘은 그 중에 몇 컷 소개하는 것으로 짧게 독서 편지를 마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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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중력에 대한 고전적 이해는 일찍이 뉴턴(1643~1727)에 의한 관찰과 실험을 통해 정립되었다. 뉴턴의 위대함은 우리가 생활하면서 익히 느끼고 친숙해진 중력이라는 힘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이를 수학적인 언어로 공식화하여 정립해냈다는 점이다. 당시 가장 지적인 학문으로 여겨졌던 선대의 천문학적 관측과 이론을 분석한 뉴턴은 그 토대로 두 물체가 받는 힘은 물체의 질량과 거리와 관계가 있음을 간파했다. 그리고 그 힘의 세기가 두 물체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수식으로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공식이 놀랍게도 300년 이상 물리학의 제왕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이후 많은 천문학적 관측의 증거들이 발견되어 지지해주었기 때문이었다. 하늘을 지배하는 법칙을 하나의 공식으로 압축되어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물리학의 혁명적인 사건이었고, 물리학이 기적의 이론으로 간주될 정도의 과학의 전지전능함과 이 세상을 만든 신의 위대함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30)

아인슈타인은 중력이라는 힘은 물질이 운동하는 가속도와 동등한 것이라고 관찰했고, 그것을 베른하르트 리만이 이미 50여 년 전에 정립했던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이용하여 아름다운 공식으로 바꿔놓았다. 물질에 의해 왜곡된 시공간의 변화가 주변을 운동하는 다른 물질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는 혁명적인 설명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뉴턴의 중력이론이 설명하지 못했던 중력의 본질이 보다 진보된 이론으로 발전되었다. 예를 들어, 강한 중력장에서 빛이 휘어지는 현상을 우리가 전통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직진하는 빛을 무엇인가가 힘을 작용하여 잡아당겼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을 아인슈타인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달라진다. 빛이란 시공간의 최단거리로 운동을 하고, 만약 질량을 가진 물질이 시공간을 휘게 만든다면 그 주변의 최단거리도 물질이 없을 때와 달리 휘어진 경로가 최단거리가 되어 빛은 자연스럽게 그 휘어진 최단거리를 이동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중력에 의해 빛이 휘어진다는 관찰이다.

(35)

일반상대성이론이 예견하는 또 다른 현상은 바로 중력적색편이이다. 이는 흔히 질량이 큰 천체가 만드는 중력의 우물에서 이 우물을 빠져 나오려고 하는 용수철을 상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중력을 벗어나서 우물 밖으로 빠져 나오려고 하는 용수철은 위쪽을 튀어 올라갈수록 용수철의 길이보다 길어진다. 이는 용수철의 위쪽과 아래쪽에 작용하는 중력의 세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41)

중력파는 에너지가 전달되는 일종의 파동이다. 잔잔한 수면에 돌을 던지면 물결이 전파되어 나아가는 것과 유사하게 시공간에서 전파되는 파동이다. 중력은 우리가 주변에서 너무나 익숙하게 경험하고 있는 힘이다. 질량을 가진 물질은 무엇이나 중력이라는 힘의 지배를 받기 마련이다.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우리는 경험적으로 중력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중력파는 질량을 가진 물질이 받는 힘의 변화로 인한 에너지가 파동으로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뉴턴 중력이론의 틀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다.

(57)

아주 급격한 중력파를 발생시키는 천체로는 쌍성계 외에 폭발체에 해당하는 천체가 있다. 초신성이나 감마선 폭발체와 같은 것이 그것이다. 초신성은 백색왜성과 같은 죽은 별이 주변의 동반성으로부터 물질이 유입되어 에너지를 공급받으면 핵융합의 재점화가 일어나서 폭발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폭발은 동반성과의 병합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게 될 때에도 일어난다. 또는 아주 질량이 큰 별의 중심핵이 붕괴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중성자별을 만들게 되고, 지속적으로 수축하는 별의 물질이 중성자별 표면을 때려 바깥으로 별의 물질을 폭발적으로 발산하는 경우에도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폭발의 과정은 시공간에 급격한 변화를 주어 중력파가 발생한다.

(138)

이 거울들, 특히 레이저 빛을 최종적으로 반사시키는 출력 테스트질량 거울은 거의 4킬로미터 밖에 위치하기 때문에 그 설계와 시공이 매우 정밀해야 한다. 거울로 입사되어 반사되는 빛의 각도가 항상 일정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그 표면이 매우 매끄러워야 한다. 특히 레이저 빛이 집중되는 중심부 2인치 정도에서는 거의 300억 분의 1인치 정도의 오차를 유지하고 매끄럽게 가공되어야 한다. 만약 거울의 크기가 지구만 하다면 거울 정밀 오차는 평균적인 산의 높이가 1인치 이내에서 튀어나오지 않아야 하는 수준의 정밀도이다.

(217)

중력파의 발견을 담은 검출 관련 논문과 더불어 12편의 동반 논문들이 작성되었고, 이들은 차례로 라이고 과학협력단 내의 논문출간위원회에 제출되어 엄격한 검토와 심사 과정이 있었다. 그리고 전체 회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각 그룹별로 논문에 대한 온라인 발표 세미나가 열렸고, 이를 통해 논문에 대한 최종 조언과 질의응답들이 이어졌다. 한국 시간으로 2016 1 20일 오전 1시 라이고-버고 전체 차원의 전화회의가 개최되었다. 작성된 검출 논문의 최종 보고와 함께 마지막 단계인 스텝4의 선언이 있었다. 이 단계에서는 검출 논문의 최종 확정, 검출의 최종 결정을 위한 전체 회의와 함께 논문의 투고 및 언론발표까지 이어지는 일정이 있었다. 잠정적으로 예정된 언론발표일은 2016 2 11일이었다.

(230-231)

현재까지 전체의 관측 수간은 전파의 다양한 파장의 영역으로 넓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전자기파라는 가시광선을 포함한 수단에 국한되어 있다. 그러나 중력파는 전자기파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인 우주 초기나 블랙홀의 주변과 같은 강력한 중력장에서 역시 제한이 없이 작용한다. 특히 우주의 여러 성간 물질 등과 상호작용하는 빛과 달리, 중력파는 그 세기가 매우 약하긴 하지만 다른 여러 신호의 간섭 없이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도달한다. 따라서 이러한 중력파를 새로운 관측 수단으로 삼는 것은 현재의 관측 수준을 한 단계 올려주고 현재까지 풀리지 않는 우주의 비밀을 밝히고 새로운 발견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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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칼리버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9-3 아서 왕 연대기 3
버나드 콘웰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버나드 콘웰의 <아서왕 연대기시리즈 그 마지막 이야기, <엑스칼리버>를 이야기해줄게. 엑스칼리버라고 하면… 아서왕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칼의 이름이란다. 아서왕에 관한 책을 읽지 않은 이들도 엑스칼리버에 대한 이야기는 알 거야. 바위에 박혀 있던 엑스칼리버. 아무도 빼내지 못했는데그걸 어린 아서가 뽑아냈다는 이야기. 아서왕 시리즈라면 누구나 그 장면을 기대했을 텐데, 버나드 콘웰의 아서왕 시리즈는 그 장면이 나오지 않았단다. <아서왕 연대기> 시리즈 1 <윈터킹>의 시작 부분에 이미 아서가 엑스칼리버를 가지고 있었어. 멀린이 회상을 하면서 아서가 엑스칼리버를 뽑아냈다고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구나. 그것도 사실은 멀린이 마술을 부려서 그랬던 것이라고 했어. 그래서 아서가 엑스칼리버를 가지고 있도록 말이야. 기억나니그 엑스칼리버가 브리튼의 보물 중에 하나였잖아.

 

1

2 <에너미 오브 갓>에서 란슬롯과 귀니비어의 반란이 있었지만 실패로 돌아갔었잖아. 그 반란의 여파로 귀니비어와 산쉼주교는 감금되었고, 란슬롯은 색슨족 케르디치 왕에게 도망을 갔단다. 아서는 이 반란의 중심에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 귀니비어가 있었다는 것에 무척 괴로워했어. 여전히 귀니비어를 사랑하니더 괴로워했던 것이고 말이야. 한편멀린은 바다 건너 브로셀리앙드의 왕자 가웨인을 데리고 왔어. 그리고 가웨인에게 브리튼의 보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겼어. 브리튼의 보물을 모두 모은 멀린... 이제 브리튼의 신을 불러내는 의식을 위해 마이뒨이라는 곳으로 향했단다. 그 의식을 소환식이라고 했고, 1년을 마무리하는 사민 전야에 해야 한다고 했어. 그리고 멀린은 아서에게 엑스칼리버를 빌렸단다. 왜냐하면 그 엑스칼리버도 브리튼 보물 중에 하나였기 때문이야. 그렇게 멀린은 니무에와 함께 마이뒨에서 소환식 준비를 했단다.

색슨족에는 두 명의 왕이 있다고 했었지. 동북쪽 지방에 앨레가 있고케르디치가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었어. 아서는 케르디치를 칠 계획을 세우고 있었어. 란슬롯이 케르디치에게 도망을 간 것도 있지만케르디치와는 계속 사이가 좋지 않았어. 그에 반해앨레는 데르벨의 아버지였잖아. 그리고 앨레는 어느 정도 말이 통하는 사람이었어. 아서는 데르벨에게 사자 자격으로 앨레에게 보냈단다화의를 청하기 위해서…

그런데 앨레을 만나는 자리에 케르디치와 란슬롯이 이미 와 있었어. 그들이 먼저 연합을 제의하기 위해 왔던 것이야.. 데르벨이 아서의 사자라는 것을 알고 다들 데르벨을 죽이라고 했는데, 앨레는 자신의 아들을 죽일 수는 없다고 했어. 그 대신 대결을 하라고 했고색슨족에서는 리오바라는 자가 결투를 했고, 데르벨이 승리를 거두었단다. 하지만 앨레는 케르디치와 약속을 이유로 아서의 화의 제안을 거절을 했단다.

 

 

2.

멀린과 니무에가 준비한 소환식.. 그날 아서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소환식을 보기 위해 마이뒨에 모였어. 아서와 데르벨은 뒤늦게 소환식에 희생제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그 희생제물은 왕이나 통치자의 아들이어야 한다는 것도 알았고, 같이 왔던 아서의 아들 귀드레모드레드의 어인 아들 마르독이 사라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 아서와 데르벨의 일행은 소환식이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달려갔어. 소환식은 강한 불길과 함께 이루어지고 있어서 멀린과 니무에가 어디에 있는지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결국 찾아냈어.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가웨인은 죽어 있었어. 가웨인도 왕자였기 때문에 희생제물로 바쳤던 거야. 그리고 귀드레와 마르독이 그곳에 있었어. 멀린은 귀드레는 왕의 아들이 아니기 때문에 죽이지 않는다고 했어. 하지만니무에는 극구 귀드레를 죽여야 한다고 했어. 그러면서 죽는 것은 잠시이고 브리튼의 신들이 오면 다시 살려낼 수 있다고 했어.

아서는 그런 주술이나 미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서와 데르벨은 협박 반설득 반으로 귀드레와 마르독을 데리고 왔어. 그렇게 소환식은 끝이 났어. 멀린은 아서를 이해했지만, 니무에는 아서와 데르벨 때문에 소환식이 실패로 돌아갔다면서 그들을 증오하게 되었단다. 심지어 니무에는 자신의 스승이었던 멀린도 증오하게 되었어.

 

 

3. 

다음 해 봄에 색슨족과 전쟁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단다. 아서는 현재의 브리튼 연합만으로는 색슨족에게 수적으로 불리하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더 큰 연대를 위해 데메티아의 공주 아르간테와 정략 결혼을 하기로 했단다. 그렇게 해서 데미티아의 정예군으로 이루어진 블랙쉴드가 용병으로 둠노니아에 왔단다.

그리고 드디어 전쟁… 아서는 앨레와 게르디치가 연합해서 브리튼의 중앙부에 있는 코리니움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곳에 대부분의 전력을 배치했어. 하지만 귀니비어는 남쪽으로 한 무리가 공격해 올 것이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어. 귀니비어는 감옥에 있으면서도 가끔씩 찾아오는 데르벨과 이야기를 나눴어. 아서는 코리니움으로 진군을 했고, 데르벨에게 후방에 남아 있는 여인들과 가족들을 지키라고 했어. 그렇게 후방에 데르벨과 그의 부하들이 지키고 있었는데, 귀니비어의 예상대로 남쪽으로 우회에서 그들의 수도인 카이르카다른을 공격했어. 데르벨과 그의 부하들이 지키기에는 역부족이었어. 그래서 사람들을 데리고 도망을 다녔단다. 케인윈과 데르벨의 아이들귀니비어 등 여자들도 많아서 도망가기도 쉽지 않았어.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색슨족들도 이쪽 상황을 제대로 모르고 있어서 공격을 섣불리 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야.

데르벨은 머니드 바돈이라는 곳에 진지에 구축하고 방어를 하며산발적인 전투를 했어. 그런데 귀니비어가 이 전투에서 여러 차례 성과를 냈단다. 어려운 상황에 있으면서그리고 데르벨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귀니비어가 점점 변해갔어착해졌어. 옛날의 그 욕심 많던 모습도 점점 사라졌어. 데르벨과도 많이 친해졌고.. 물론 사람 대 사람으로…. 데르벨은 케인윈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었으니까. 나중에 아서가 합류를 했고, 아서와 함께 포위스왕 퀴네클라스도 같이 왔어. 브리튼 연합을 위해서라면 아서는 그까짓 종교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퀜트의 테우드릭 왕을 설득하기 위해 기독교 세례를 받았단다. 그리고 테우드릭 왕도 브리튼 연합에 가담했어. 이제 좀 싸울만한 군사들이 모였다고 생각했지.

브리튼 연합과 색슨 연합… 그 처절한 전쟁이 시작되었단다. 그 전투 장면은 자세하고도 실감나게 묘사했단다. 아빠가 지금껏 읽은 소설책들 중에 가장 긴 전투 장면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페이지에 걸쳐 전투의 상세한 묘사를 했단다. 브리튼의 전세가 밀리기도 했지만, 아서가 전략결혼까지 한 테메티아 왕 오잉구스 막아렘이 대규모 군대를 이끌고 왔어. 이때 멀린도 함께 왔는데온갖 주술을 쏟아 부었단다. 결국 이 처절하고도 긴 싸움은 브리튼 연합이 승리를 했어. 하지만브리튼 연합도 큰 피해를 입었어. 많은 장군과 군사들이 죽었으며, 포위스왕 퀴네글라스도 죽었어… 퀴네글라스 왕의 죽음은 아서데르벨 등 많은 사람들이 슬퍼했단다. 데르벨에 있어 처남이기도 했으니 더욱 슬퍼했단다…. 물론 전쟁에서 진 색슨족은 더 많은 피해를 입었고란슬롯도 죽었어.

  

4.

전쟁이 끝나고 한동한 평화가 찾아왔어. 아서는 자신한테 주어진 임무를 다 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꿈에 그리던 시골에서의 전원생활을 했어. 정말 권력에는 욕심이 없는 사람이구나 싶었어. 아서는 귀니비어와 함께 실루리아의 이스카 지방으로 가서 전원생활을 했단다. 앞서 이야기했지만귀니비어는 전쟁을 거치면서 사람이 변했어. 예전의 욕심 많은 여자가 아니고소박하고 찬한 아줌마가 되었지. 그리고 둠노이아의 왕은 모드레드에게 맡겼어. 정략 결혼을 했던 데메티아의 공주 아르간테는 모드레드와 짝을 맺기로 했어. 아르간테와 모드레드의 결혼은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단다. 심성이 착하지 못한 모드레드가 둠노니아 왕 자리에 있는 것이 불안했기 때문에 아서는 데르벨을 시켜 둠노니아의 군대를 통치하여 모드레드를 견제하라고 했어. 한편 포위스는 퀘네글라스 왕이 죽고 어린 아들 페드델이 즉위했으나, 혼란의 시기를 한동안 겪었단다. 주변국에서 침략이 이어지기도 했고, 그럴 때마다 아서가 가서 도와주기도 했단다. 한편, 궨트는 테우드릭 왕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아들 메이리그가 왕위에 올랐는데, 메이리그는 욕심 많고 둠노니아에 비협조적이 인물이었단다.

데르벨이 식구들과 함께 아서의 집에 안부차 찾아왔어. 아서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모드레드가 바다 건너 아르모리카와 전쟁 중에 중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 브리튼 족이 색슨 족과 전투에서 승리한 이후 평화가 찾아왔지만, 모드레드는 전쟁을 좋아하기 때문에 주변국들을 공격했었어. 그러면서 모드레드 주변에 전사들이 모여들었단다. 그런 와중에 모드레드가 전쟁 중에 중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왔고, 거기에 생명이 위중하다는 소식도 전해졌어.

만약 모드레드가 죽는다면… 그러면 후계자는 누가 될 것인가. 모드레드는 아들 모르독은 너무 어렸거든… 아서는 왕 노릇을 할 생각이 없었고. 그러다 보니 왕족에서 그나마 왕 위에 오를 수 있는 이가 아서의 아들인 귀드레가 가장 적합해 보였어.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모드레드의 죽음은 둠노니아의 대혼란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어. 아서와 군대를 장악하고 있던 데르벨 모두 국외에 있으니 누군가는 둠노니아로 가야 했어. 데르벨이 가기로 했는데실루리아에서 둠노니아를 가기 위해서는 퀜트를 거쳐 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인데 궨트의 왕 메이리그는 통행을 허가하지 않았어.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메이리그는 밉상 캐릭터라고 했잖아.

데르벨은 배를 타고 둠노니아에 돌아왔어.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되었고, 이내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모드레드는 멀쩡했던 거야. 모드레드는 일부러 헛소문을 내고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 이를 죽이려고 했던 거야. 거기에는 아서와 데르벨도 포함되어 있었어. 데르벨은 생포되어 감옥에 갇혔단다. 다행히 음유시인이었던 탈리에신이 지혜를 써서 데르벨을 감옥에서 구출을 했단다.

 

 

5.

데르벨은 아서가 있는 실루리아의 이스카로 돌아왔단다. 케인윈이 심한 열병에 걸려 있었어. 이유를 몰랐지. 그런데 어느날 어떤 여인이 찾아와서 케인윈을 살리고 싶으면 따라 오라고 했어. 그 여인이 데려간 곳에 니무에가 있었단다. 니무에가 점토 인형으로 케인윈에게 주술을 걸었던 거야.

니무에는 멀린까지 잡아서 가둬두고 있었어. 마이뒨에서 소환식에서 멀린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고나중에 아서 편을 들어서 니무에는 멀린 마저 신에게 배신을 했다고 생각했거든. 니무에가 이런 일을 벌인 이유는 엑스칼리버와 귀드레 때문이야. 케인윈을 고통스럽게 하면 데르벨이 자신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 니무에는 데르벨에게 엑스칼리버와 귀드레를 데리고 오라고 했어. 안 그러면 케인윈에게 영원한 고통을 주겠다고 했어.

아서에게 돌아와서 데르벨은 다 이야기했어. 아서는 모르간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모르간은 니무에가 이렇게 주술을 걸 수 있는 이유를 알고 있었어. 그것은 니무에와 데르벨의 어렸을 때 왼손바닥에 같은 상처를 내고 그 손바닥으로 서로 연결한 주술을 걸었는데그것이 이유라고 했어. 먼저 니무에와 연결을 끊기 위해서는 데르벨의 왼손을 잘라야 한다고 했어. 데르벨은 자신의 손목을 잘라야 하는 고통이 있었지만, 케인윈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었어. 데르벨의 손목을 자르고그 다음 니무에의 주술을 푸는 주술을 걸었어. 모르간의 주술이 다행히 효력을 발휘하여 케인윈이 회복을 했단다.

..

이제 남은 것은 말썽쟁이 전쟁광이자 살인마인 모드레드만 남았단다. 아서와 데르벨은 군사들을 데리고 둠노니아로 향했단다. 그리고 모드레드와 혈전을 벌였어. 그동안 모드레드는 많은 전투로 인해 강해져 있었고많은 군사들을 데리고 있었어. 힘든 전투였지만끝내 아서는 모드레드와 결투에서 이겼고, 모드레드는 죽고 말았어. 그렇게 모드레드의 광기 어린 난동을 멈출 수가 있었어. 아서는 또 한번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전투를 어떨 수 없이 할 수밖에 없었단다. 그리고 니무에가 여전히 자신의 엑스칼리버를 찾는다는 것을 알고, 데르벨을 시켜 그것을 없애라고 했어. 그렇게 아서는 욕심이 없던 사람이었어. 데르벨은 니무에가 보는 자리에서 엑스칼리버를 깊고 깊은 바닷속에 그 칼을 버렸단다. 그렇게 엑스칼리버는 전설을 품고 심연의 바닷속으로 사라졌단다. 그리고 아서도 아무도 모르는 먼 길을 떠났어.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아빠는 아서왕을 보면서 문득 문재인 대통령님이 생각나기도 했단다. 자신은 왕이나 통치자가 되고 싶지 않았는데, 시대의 부름이 아서를 통치자로 만들었고, 그래서 브리튼의 오랜 숙원인 평화를 찾아오게 되었어. 혼란의 대한민국… 자신은 몇 번씩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먼저 간 친구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숙제…. 그리고 많은 국민들의 염원… 그렇게 대통령이 된 문재인.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평화와 안정과 성장을 위해 열일을 하고 계신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그가 임기를 마치고 조용히 귀향해서 살아가실 모습…. 아서왕의 모습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이 자꾸 떠오르더구나.

아서와 연대기 세 권… 장편의 드라마를 본 듯한 기분이었어. 머릿속에서 소설 속 화면이 드라마로 그려지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단다. 그리고 이 책의 지은이 버나드 콘웰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어서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 출간한 책은 <아서왕 연대기시리즈와 <스톤 헨즈>뿐이더구나. 이 책들은 이미 다 읽었는데 말이야.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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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8-07-08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윽, 저는 아더왕 이야기에서 란슬롯과 귀네비어의 사랑을 지지하는 쪽이라 이 책은 못 읽겠어요ㅠㅠ
bookholic님 리뷰 너무 재미있는데 말입니다ㅠㅠ

bookholic 2018-07-08 22:16   좋아요 1 | URL
예전에 읽은 장 마르칼의 <아발론 연대기>에서는 란슬롯과 귀니비어 여왕의 사랑이 애절했었는데, 버나드 콘웰의 <아서왕 연대기>에서는 란슬롯이 완전 악역으로....^^
장 마르칼의 <아발론 연대기>에서 란슬롯의 사랑이 하도 절절해서 그의 대사를 발췌했던 것이 있었답니다.
˝그러나 그 사랑을 포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가슴이 찬성하지 않는 말을 입으로 내뱉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런 란슬롯이라서 꼬마요정님은 란슬롯과 귀네비어의 사랑을 지지하시는 것인지요?^^ 즐거운 한주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