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강력한 프로이센 건설을 원하는 국왕의 의중을 파악한 비스마르크는 1862 9월 프로이센 의회에서 그 유명한 연설을 합니다. “프로이센은 자유주의, 민주주의가 아닌 무력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 의회의 다수결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독일의 통일은 철과 피를 통해서만 이룩할 수 있다라는 연설이었습니다. 여기서 철은 군대를 말하고 피는 군사의 희생을 일컫습니다. 이후 프로이센 국민들은 비스마르크를 철혈재상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50)

그리고 독일에게는 소위 슐리펜 계획이라는 전략이 있어서 나름 든든했답니다. 이 계획에 대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독일은 동서 양쪽에서 프랑스, 러시아와 동시에 전쟁을 치르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였어요. 만일 프랑스와 러시아 양국과 동시에 전쟁을 치른다면 슐리펜 계획이란 전력 카드를 꺼내 쓸 계획이었습니다. 이 계획은 1891년 독일 참모총장에 오른 알프레드 슐리펜 장군이 고안이 작전입니다. 만일 프랑스와 러시아, 동서 양쪽에서 전쟁이 동시에 일어난다면 러시아는 땅덩어리가 워낙 넓어서 총동원령을 내린다고 해도 전쟁 준비를 하는 데 최소 7주 정도 걸린다고 계산했어요.


(60)

1차 대전이 발발한 1914년도 7월에서 시간이 흘러 어느 12 24일 크리스마스가 되었어요. 바로 이때 ‘1차 대전 전장의 기적이라 불리는 일이 일어납니다. 어김없이 총격적인 끝난 24일의 밤, 독일군 참호 안에서 조용히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나왔어요. 병사들이 부르기 시작한 겁니다. 노래를 들은 반대 진영의 프랑스 영국군도 맞받아 캐럴을 부르기 시작합니다. 서로의 참호 속에서 참혹한 전쟁 중에도 그들에게 크리스마스가 온 것입니다. 누가 약속한 것도 아닌데 그들은 마치 휴전한 듯이 각자의 진영에서 무인지대로 걸어 나와 서로 악수하고 포옹하고, 사진도 찍고 음식도 나눠 먹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만큼은 서로 싸우지 말자고 하면서요. 그야말로 크리스마스가 가져다준 기적이었습니다.


(92-93)

무슨 의도로 폭동과 쿠데타를 일으켰는지에 대한 질문에 히틀러는 재판정에서 특유의 연설을 시작했어요. ‘나는 개인의 야망을 위해 쿠데타를 한 것이 아니다. 지금 독일을 보라. 전쟁에서 패한 후 나라는 무너졌다. 독일 국민들은 먹을 것이 없어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하고 사는데 정치인이란 것들은 서로 권력 다툼만 하고 있다. 독일은 전쟁 전보다 더 혼란스러운 상황이 됐다. 나는 독일을 다시 위대한 독일로 만들고 싶어 봉기한 것이다. 독일 국민들을 위해 일어선 것이다!’라고 외쳤습니다. 이런 히틀러 법정 연설은 뉴스가 되어 독일 전역에 알려졌습니다. 당연히 독일 국민들은 열광했지요. 가뜩이나 패배감에 사로잡혀 살던 독일인들에게 구세주가 나타난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도대체 히틀러가 누구야? 이런 사람이 국가 지도자가 돼야지!’라며 열광했어요.


(128-129)

점점 죽음의 블랙홀로 변해가는 전투였습니다. 그리고 1942 11 19일이 되어 소련군은 새로 개발한 T-34 전차를 앞세우고 대대적인 반격에 들어갔습니다. 지원군이 도착한 겁니다. T-34 탱크를 처음 본 독일군 장교들은 경악했어요. 하드웨어를 살펴보니 독일의 그 어떤 기갑 부대 전차도 당해낼 수 없는 극강의 전투력을 지닌 전차였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이 T-34 전차는 소련을 구한 애국 전차라는 칭송을 받고 있답니다. 하지만 우리 한국에겐 트라우마를 안겨준 전차예요. 1950 6 25, 북한군이 바로 이 T-34 전차를 몰고 38선을 넘어와 한국전쟁이 일어났으니까요. 하여간 이 T-34 전차 덕분에 소련군의 대반격이 시작됩니다.


(210-211)

일본 정부는 끝까지 미국의 항복 제안을 완전히 무시합니다. 그러고는 소련에게 매달리기 시작해요. 소련에게 빨리 참전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야 자신들이 신처럼 모시는 일왕을 계속 그 자리에 앉힐 수 있으니까요. 소련은 만주와 한반도 지배권 그리고 쿠릴 열도 진출 등을 목표로 태평양 전쟁 참전 여부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이었답니다. 소련은 이미 시작된 미국과의 경쟁에서 태평양 지역의 패권 확보를 위해서 그리고 만주와 극동 지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태평양 전쟁 막판에 일본과의 전쟁에 뛰어듭니다. 결국 소련은 히로시마 원폭 투화 이틀 후인 1945 8 8, 일본의 소원대로(!) 일본에 선전포고하고 태평양 전쟁에 참전하죠. 그리고 결과적으로 미국과 소련의 한반도 점령, 38도 선으로 인해 남북한이 분단됩니다. 우리가 일본을 용서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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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괴물들 - 드라큘라, 앨리스, 슈퍼맨과 그 밖의 문학 친구들
알베르토 망겔 지음, 김지현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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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알라딘 인터넷 서점의 공식 블로그 알라딘 서재에서 한 때 알베르토 망겔이라는 분이 쓴 책들에 대한 포스팅이 한창 올라온 때가 있었단다. 아빠는 처음 보는 사람인데, 포스팅되는 글들을 보면 이 사람이 무척 유명한 사람이고, 책도 재미있게 잘 쓰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나중에 지은이 소개를 보니, 작가이자 번역가이자 편집자이자 비평가로 일하면서, 스스로 자신을 독서가로 소개한다고 하는구나. 그만큼 많은 책을 읽는 사람인가 보구나. 그래서인지 알베르토 망겔이 쓴 책들도 보면 책에 관한 책들도 많았어. 그래서 더욱 아빠의 구미를 당겼단다.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그의 책 두 권을 샀단다. 그 중에 한 권을 이번에 읽었단다. 끝내주는 괴물들. 제목부터 찬란하구나.


1.

그가 쓴 책들은 책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이번 책도 그런 종류의 책이라고 생각했고, 제목을 보고 추측하기로는 책 속에 나오는 괴물들만 따로 추려서 이야기를 해주는가 싶었단다. 그런데 괴물들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 지은이 알베르토 망겔이 뽑은(기준은 잘 모르겠지만) 문학 작품 속 37명의 캐릭터를 이야기하는 그런 책이란다. 그렇다고 주인공들만 추려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야. 문학 작품 속에 조연이나 까메오로 등장하는 그런 캐릭터들도 소개를 해주고 있단다. 아빠도 분명 읽은 책인데 그런 등장인물들은 잘 생각이 나질 않는 인물들도 소개를 주고 있단다.

첫 번째로 소개한 보바리 씨도 그런 사람 중에 한 명이었지. 보바리 씨는 아빠도 읽은 <보바리 부인>이라는 소설의 주인공 보바리 부인의 남편이란다. 그렇듯 익숙한 소설인데, 잘 기억나지 않는 등장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어 흥미로웠단다. 이 책이 아니라면 그 소설을 다시 읽더라도 관심을 두지 않을 사람들인데 말이야. 그렇다고 조연급들만 소개하는 것은 것은 아니고, 빨간 모자, 드라큘라, 로빈슨 크루소 등 주연급 캐릭터도 많이 이야기하였단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이야기할 때는 그 캐릭터들의 일반화 객관화되어 있는 의견들 말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그 캐릭터들을 설명하고 있었단다. 아빠가 그 캐릭터들의 일반화되고 객관화된 지식이라도 잘 알고 있어야. 알베르토 망겔가 바라보는 캐릭터의 주관적 설명과 어떻게 다른지 깨닫고 그의 생각에도 일리가 있어, 그렇게 생각할 텐데, 아빠가 알베르토 망겔이 소개하는 캐릭터들에 대해서 잘 몰라서 책을 읽는 재미가 반감된 것 같더구나. 아빠도 나름 책을 즐겨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독서량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2.

책을 읽다가 중반쯤 가다 보면 이 책에 소개된 37명의 캐릭터 중에 반가운 캐릭터가 한 명 나온단다. 아빠가 책 차례를 제대로 안보고 읽기 시작해서, 그 캐릭터가 나왔을 때 약간 놀라기도 했단다. 왜냐하면 그 등장인물은 우리나라 고전 소설 김만중의 <구운몽>의 주인공 성진이었거든. 아빠는 고등학교 때인가 교과서에서 일부 발췌된 것을 보고,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완독을 했었는데, 그 구운몽 속 주인공이 등장해서 반가웠단다. 알베르토 망겔은 어떻게 <구운몽>을 읽게 되었을까도 궁금하고, 그가 정말 많은 책을 읽는가 보다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

(123)

이 치정 모험극을 읽다 보면 우리가 현실 세계라고 생각했던 곳이 도리어 꿈같음을 암시하는 단어들이 많이 나온다. “눈은 두 귀보다 더 많은 진실을 봅니다.” 양소유는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들은 직후 귀신 행세를 하는 어느 미녀에게 속아 넘어간다. 그 미녀는 나중에 진짜 사람이었음이 밝혀지지만, 무엇을 무엇으로 속인 것인지는 여기서 중요하지 않다. 아가씨가 귀신인지, 귀신이 아가씨인지 말이다. 이후 그녀가 양소유에게 설명하기를, “사람과 귀신의 길은 각각 다르지만 사랑은 그 둘을 합칠 수 있지요.”라고 한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진실은, 감각적 세계는 비실재적이고 영혼의 세계야말로 실재적이라는 것, 전자는 환상에 지나지 않으며 오로지 후자야말로 의미 있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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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더 읽다 보니 <서유기>에 나오는 사오정도 이야기를 해주고 있단다. <서유기>에서 엉뚱함을 담당하는 사오정. 알베르토 망겔의 눈에는 사오정이 돈키호테와 비슷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고개를 마구 끄덕이게 하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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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그러나 오늘날 독자들 중에는 모험으로 가득한 <서유기>의 세계에서 카프카의 악몽 같은 음울한 부조리성을 연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설령 관료제에 대한 풍자라고 해도 그것은 실존주의적인 의미에서 이해된다. 즉 위에서부터 내려온 규칙과 규정, 우리가 이해할 수 없음에도 따라야 하는 법에 우리 존재가 얽매여 있다는 문제의식 말이다. 사오정의 동료들은 요괴와 신과 왕자들을 물리치기 위해 사이비 군사 전략을 동원하지만, 사오정이 제시하는 해결책들은 이성적이고 윤리적으로 반응하는 것만이 최선의 생존 전략임을 알려준다. 그는 도덕군자연하는 이들의 비위를 맞춰주는 위로가 아니라 올바른 것을 정직하고 강직하게 추구하는 기개를 전해준다. 사오정의 세계관에 입각해서 보면, 겉보기에 올바른 것이 실은 악으로 가는 길일 수 있고, 약하게만 보이는 것이 알고 보면 올바르고 참된 길일 수도 있다(돈키호테도 이와 같은 관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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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 책에 소개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작품들 중에는 아빠가 읽지 않은 작품들이 읽은 작품들보다 물론 더 많았단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몇몇은 꼭 읽어봐야겠다는 소설들도 있었단다. 책을 덮고 나서 그런 생각을 해봤어. 아빠도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인데, 지금껏 읽은 소설 중에서 마음에 드는 등장인물들을 소개하라고 하면 누굴 뽑아야 하나지금껏 소설을 읽을 때 줄거리가 재미있네, 재미없네이러면서 책을 읽었지, 등장인물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져보지 않았던 것 같구나. 심지어 무척 재미있게 읽은 소설들의 주인공 이름조차 생각나질 않는구나. 마음에 드는 캐릭터 10명만 뽑아봐라 해도 뽑지 못할 것 같구나. 한번 시간 내서 지금까지 읽은 소설 속 등장인물 중에 맘에 드는 인물 열 명을 한번 뽑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리고 앞으로 소설을 읽을 때, 등장인물들의 이름에 좀더 관심을 가지고 마음에 드는 등장인물이 나오면 그 이름을 따로 적어두면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그래서 나중에 어떤 소설에 나오는 아무개가 정말 멋지더라이렇게 너희들에게 이야기해줄 수도 있고 말이야.

오늘은 이만 마칠게. 안녕.


PS:

책의 첫 문장: 이건 어린이야!

책의 끝 문장: 어쩌면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피의 사도이자, 밤의 군주이며, 내밀한 침실에서 쉬는 이들의 잠 속에 침입하는 드라큘라 백작은 무덤으로 돌아갈 숙명을 지고 있음에도 죽을 수가 없다. 이 금제 앞에서는 반 헬싱 박사의 작전들도 힘을 잃는다. 작가가 직접 쓴 소설의 결말도 아무 소용이 없다. 십자가와 마늘도, 드라큘라를 두려워하지 않는 척하는 각종 패러디와 우화들도, 그의 존재를 부정하는 과학 법칙들의 엄정함도 마찬가지다. 드라큘라 백작은 이 모든 수법을 물리치고 반드시 돌아온다. 소설가와 영화 제작자들이 아무리 드라큘라라는 이름 대신 온갖 가명을 지어내도, 앤 라이스와 스테프니 메이어가 아무리 새로운 모험을 상상해내도, 막스 슈레크, 벨라 루고시, 톰 크루즈가 그의 외모를 아무리 다양하게 재구성해도 그의 존재는 그대로다. 우리는 드라큘라 백작이 이 암울한 시대에 필수 불가결한 괴물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 P49

20세기 초에 조지 버나드 쇼는 돈 후안에 대한 희곡에서 자신만의 슈퍼맨을 창조했다. 쇼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정치적 역량을 키우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로 망할 것이다. 민주주의는 더 오래된 대안들이 실패하는 바람에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채택하게 된 제도다. 독재주의는 유능하고 자비로운 전제군주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실패했다지만, 인구 전체가 유능한 투표자여야 하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돌아갈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쇼의 친구이자 적수였던 G.K. 체스터턴은 슈퍼맨에서 더 깊은 진실을 알아차렸다. 비인간적이고 초자연적인 연약함이 그것이다. - P78

돈 후안은 연인이라기보다는 유혹자이고, 유혹자라기보다는 수집가이며, 수집가라기보다는 저격수에 가깝다. 돈 후안과 일견 유사해 보이는 다른 바람둥이 인물들은 명확한 목적에 따라 애정 행각을 벌인다. 대개는 <위험한 관계>의 혐오스러운 발몽이라든지 사드의 우화에 나오는 음흉한 주인공들처럼 사악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돈 후안은 다르다. 그의 행각에는 동기가 완벽하게 결여되어 있다. 이 유명한 바람둥이가 육체적 쾌락을 누리기는 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다. - P86

고대인들은 괴물들과 교제했을 뿐 아니라 그들의 존재에 책임감을 느꼈다. 미노타우로스는 파시파에의 욕정 때문에 태어났고, 인어들은 뱃사람들이 금단의 영역을 넘어가지 못하게 막으려고 생겨났다. 역사학자 폴 벤느는 "당연히 고대인들은 신화를 믿었다!"고 말하면서도, 그렇다고 그들이 신화를 진실이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한다. "진실이란 권력을 향한 의지로부터 우리를 갈라놓은 얇은 막 같은 집단적 자기만족이다." - P145

책은 네모를 지식으로 안내하고 인류 공통 경험의 견본들을 보여주었지만, (독서가들이라면 알다시피) 책이란 한 권이든 1만 2천 권이든 간에 읽는 사람이 선택한 길만을 비춰줄 수 있다. 책은 독서가에게 어떤 의무적인 목표를 정해줄 수도, 심지어 특정한 방향을 강요할 수도 없다. 훗날 베른은 <신비의 섬>에서 자신의 아나키스트 주인공이 환멸 속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이야기를 썼다. "고독, 고립…… 이런 것들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슬픈 일이로구나. 나는 혼자만의 삶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던 탓에 죽는구나!" 네모는 고통스러워하며 토로한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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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또 나는 부모 형제가 뭐라고 잔소리를 해도, 단 한 번도 말대꾸를 한 적이 없습니다. 별것 아닌 잔소리가 내게는 날벼락처럼 강력하게 느껴지고, 미쳐 버릴 것만 같아서 말대꾸는커녕 그 잔소리야말로 영원히 변하지 않는 인간의 <진리>라는 게 틀림없다, 나는 그 진리를 행할 힘이 없으니 더는 인간과 함께 살 수 없는 게 아닐까, 하고 믿고 말았습니다. 그러니 나는 말다툼도 자기변명도 하지 못했습니다. 누가 혼을 내면 내가 더없이 그른 생각을 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 언제나 그 공격을 두말 않고 받아들이면서 속으로는 머리가 돌아 버릴 정도의 공포를 느꼈습니다.

 

(17)

나는 인간에 대한 공포감에 늘 버들버들 떨면서, 또 인간으로서의 자기 언행에 조금도 자신감을 갖지 못한 채 온갖 고뇌를 가슴속 작은 상자에 숨기고, 그 우울과 긴장감을 기를 쓰고 감추며, 오로지 천진난만한 낙천성을 가장하면서 점차 광대 짓만 하는 기괴한 사람으로 완성되어 갔습니다.

 

(94)

나는 신도 두려웠습니다. 신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신의 벌만 믿었습니다. 신앙. 그것은 그저 신의 대답을 얻기 위해 고개 숙이고 심판대에 오르는 일처럼 생각되었습니다. 지옥은 믿을 수 있었지만, 천국이 존재한다는 것은 도저히 믿을 수 없었습니다.

 

(96)

세상이란 대체 무엇인가요. 복수(複數)의 인간을 말하는 건가요. 그 세상이라는 것의 실체가 어디에 있는지요. 아무튼 강하고, 엄하고, 무서운 것이라고만 여기며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호리키가 그렇게 말하니 불쑥, <세상이란 게 당신 아닌가> 하는 말이 혀끝까지 나왔지만, 호리키의 화를 돋우고 싶지 않아 다시 삼켰습니다.

 

(101)

세상. 어째 나도 이제는 그것을 어슴푸레 알아 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개인과 개인의 싸움이고, 그 자리에서의 싸움이며, 그 자리에서 이기면 된다. 인간은 절대 인간에게 복종하지 않는다. 노예조차 노예다운 비굴한 보복을 한다. 그러니까 인간은 그 자리에서 단번에 이기지 않고는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 대의명분 따위를 내세우지만 노력의 목표는 반드시 개인, 개인을 뛰어넘고 또 개인, 세상이 난해한 것은 개인이 난해한 탓이요, 너른 바다는 세상이 아니라 개인이다>라는 생각으로, 세상이라는 너른 바다의 환영에 떨던 두려움에서 다소는 해방되어 예전만큼 이것저것 끝없이 마음을 쓰는 일 없이,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얼마간 뻔뻔하게 해동하는 것을 배우게 된 것이지요.

 

(134)

죽고 싶다, 차라리 죽고 싶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무슨 짓을 해도, 뭘 해도, 더 심해질 뿐이다. 수치에 수치를 더할 뿐이다. 자전거를 타고 새싹이 푸르른 폭포에 가는 일 따위는 도저히 바랄 수 없다. 추악한 죄에 천박한 죄가 겹쳐 고뇌만 늘어나고 강렬해질 뿐이다. 죽고 싶다, 죽어야 한다, 살아 있는 게 죄의 원천이다. 그러나 생각만 그렇게 치달았지 몸은 여전히 아파트와 약국 사이를 반미친 꼴로 오간 뿐이었습니다.

 

(138)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거의 얼이 빠지고 말았습니다. 아버지가 이제 없다, 내 가슴속에서 한시도 떠나지 않았던 그 그립고 무서운 존재가 이제 없다고 생각하니, 내 고뇌의 항아리가 텅 비어 버린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내 고뇌의 독이 유난히 무거웠던 것도 아버지 탓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의욕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고뇌할 기력마저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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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4-29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곧 열린책들 35주년 세트 완독하실거 같아요~!!

bookholic 2022-04-29 23:08   좋아요 1 | URL
ㅎㅎ 네... 이제 다섯권 남았습니다~~~
시간이 휙휙 지나가네요....
새파랑 님,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빛 속으로 - 한국 문학사에서 지워진 이름. 평생을 방랑자로 산 작가 김사량의 작품집
김사량 지음, 김석희 옮김 / 녹색광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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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 책을 처음 알라딘 서재에서 보고, 지은이 김사량 님이 아빠의 기억 속에서 떠 올랐단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김사량에 대한 분을 처음 알게 되었고, 그 분을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그 분에 대한 평전을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기억. 하지만 그 다짐은 실천에 옮기지 못했지. 시간이 아빠의 그 다짐을 잊게 했거든…^^ 지금은 어떤 책에서 김사량이라는 분을 알게 되었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는구나. 기록의 힘을 빌려보았단다. 2010년에 읽은 이원규 님의 <독립전쟁이 사라진다>였구나. 김사량 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이당시 이원규 님의 <독립전쟁이 사라진다>를 읽고 쓴 독후감에 김사량 님에 대한 아빠의 느낀 점을 다시 한번 읽어보았단다. 졸필이긴 하지만, 잊혀졌던 당시 아빠의 감정이 다시 기억났고, 김사량 님이 어떤 분이었는지도 어렴풋이 떠올랐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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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두 권으로 이루어진 책이지만, 참 많은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전부 나의 심금을 울렸지만, 특히 더 내 가슴을 찡하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중에 김사량이라는 소설가가 있었다. 31세에 조선 출신 일본군 병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강연을 하라는 일제의 명에 따라 중국으로 떠나 화북전선까지 갔다가 탈출해 조선의용군을 찾아 태항산 근거지로 들어갔다. 그는 일제 말 암흑기에 나약한 변절한 지식인의 길을 가지 않고, 저항의지를 행동으로 실천한 용기있는 지식인이었다.

그의 작품 중 <노마만리>라는 기행문이 유명하다고 한다. <노마만리>는 태항산으로 탈출해 들어가 진중에서 썼다고 한다. 그는 탈출 직전 투숙했던 북경 반점이라는 유명한 호텔을 묘사한 것이 있는데, 당시 북경 반점은 친일해서 갑부가 된 많은 조선인들이 북적였다고 한다. 지은이는 북경 반점에 들러 친일파를 보면서 울분을 삭히는 그의 모습에 반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에 그의 오래된 사진이 실렸다. 그의 얼굴조차 제대로 알아 볼 수 없는 오래된 사진이었다. 하지만, 그의 여유로우면서, 세상을 통달한 듯한 모습이었다. 인터넷에서 그에 관해 검색해 보니, 다행히 평전도 있었다. 기회가 되면 한번 꼭 읽어봐야겠다.

  - <독립전쟁이 사라진다> 독후감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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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김사량 님을 다시 만나 반가웠고, 그의 소설들이 예쁜 포장과 함께 출간되었다는 소식이 반가웠단다. 전에 다짐한 그의 평전을 읽지는 못했지만, 그의 작품들을 읽어볼 수 있겠다는 기분으로 책을 펼쳐 들었단다. 아참, 아빠가 이 책을 읽을 때 너희들이 이 책을 보고 제목 잘 지었다고 했었고, 책도 예쁘다고 했는데, 아빠도 그렇게 생각한단다.


1.

이 작품에는 모두 네 개의 작품이 실려 있단다. <빛 속으로>, <천마>, <풀이 깊다>, <노마만리> 이렇게 네 편이란다.

빛 속으로.

이 소설의 배경은 일제 침략기 동경이고, 주인공은 동경제대에 재학중인 조선 유학생 이라는 사람이란다. 빈민촌 S협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고, 그 곳에서는 자신을 미나미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조선의 이름이 아닌 일본식 이름. 그 자신 또한 일본에서 조선인으로 사는 것을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았단다. 그의 학생 야마다 하루오. 엄마가 조선인인데, 일본인인 아버지가 그 엄마가 무시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그런 가정에서 자라서인지, 하루오도 자신의 엄마가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숨기며 생활한다. 일본에서 잘고 있는 조선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며 살려고 하는 마음이 이해가 간다. 한편으로 자신이 조선인이라고 당당하게 내세우면서 살고 있는 이군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다고 이나 하루오를 탓할 수 없다고 생각한단다. ‘과 하루오는 우연한 일의 계기로 서로 조선인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단다. ‘선생의 집에서 하루오가 하루 묵으면서 둘은 친분을 쌓게 된단다. 읽다 보면 자전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음이 느껴졌고, 지은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소설로 그려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

천마.

소설 천마의 배경은 경성이란다. 친일을 하는 현룡이라는 소설가가 주인공이란다. 소설가라고 하지만 그의 작품들이 거의 없고, 그나마 쓴 소설들도 졸작으로 그야말로 형편 없는 작가였단다. 친일 행세로 일본인 관리 오무라에게 눈에 들었지만, 얼마 못 가 다 쓴 종이처럼 버려지게 될 위기에 처했단다. 그는 아랑곳 하지 않고 일본인 인맥을 이용하여 비굴하게 부활하려고 했지만, 그는 버림을 받고 만다는 이야기란다. 지금이나 예나 실력은 없이 권력에 빌붙어 한 자리를 하려는 이들이 있단다. 사실 아빠의 눈에는 그럼 사람들의 행태가 보이고, 그런 사람들이 세금을 받아 먹고 위세 떠는 것이 정말 보기 싫단다. 그런 무리들이 다시 권력을 잡게 되었으니 아빠가 얼마나 화가 나겠니진정해야겠구나.

풀이 깊다.

이 소설의 배경은 일제 시대 강원도 산골 지방이란다. 군수란 사람은 조선 사람인데, 그는 연설을 하면서 일본말로 하고 다른 조선인 선생님을 시켜 통역을 하게 하였단다. 그 연설 내용 또한 가관이란다. 당시 일본의 식민지 정책 중에 백색 옷을 입지 못하게 했다는구나. 백의 민족이라고 부를 만큼 흰 옷을 중시했던 우리 민족을 탄압하려는 정책이었던 모양이다. 흰옷을 입은 조선들에게 먹물을 뿌리거나 낙서를 했단다. 이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하는데, 별 걸 다 가지고 괴롭혔구나. 가슴 아프구나. 이런 일본의 식민지 정책에 저항하며 백백교라는 종교도 등장했다고 하는구나. 백색 옷을 입어야 구원받을 수 있다는그 종교는 비록 사이비종교일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에 저항하는 민중의식이 만든 해프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노마만리.

이 이야기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김사량 님이 일제 협력하러 중국에 왔다가 그곳을 탈출해서 조선의용군을 찾아 태항산을 찾아가는 일종의 기행문이란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노마만리의 도입부만 짧게 실었다고 하는구나. …. 아빠가 가장 싫어하는 책 편집. 어떤 작품의 일부만 실어놓는 편집을 여기서 만나다니…. 그냥 세편만 간단히 싣고, <노마만리>는 따로 책 한 권으로 출간을 하시지, 이 무슨 이상한 편집인가. 지은이 정성 들여 쓴 이야기의 앞 부분만 떼어 놓다니지은이의 허락도 없이 말이야.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단다. 결국 나중에 제대로 된 <노마만리>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휘리릭 대충 읽었단다.

….

이상으로 김사량 님의 작품 소개를 간단히 해 보았단다. 이 소설들은 일본어로 쓰여져 있어. 김석희라는 분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단다. 일제 시대 일제의 탄압에서 살아가는 지식인들. 친일을 하면 편하겠지만, 저항의 피가 흐르는 지식인들은 어떤 스탠스를 잡아야 할지 괴로웠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김사량 님의 글에도 그런 지은이의 감정들이 실려 있는 듯했어.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내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야마다 하루오는 정말 이상한 아이였다.

책의 끝 문장: 베이징이여, 잘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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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러시아 작가들은 우리나라에서 참 다양으로 이름으로 부르는 것 같구나. 러시아 발음 상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야. 아빠가 이번에 읽은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일곱 번째 책 <벨낀 이야기>를 쓴 뿌쉬낀도 마찬가지푸슈킨이라고 하기도 하고, 푸시킨이라고 하기도 하고 말이야열린책들에서는 된소리를 강조해서 뿌쉬낀이라고 했단다. 뭐라고 불러야 할지

뿌쉬낀의 소설 중에 아빠가 읽은 것은 <대위의 딸>이라는 소설 한 편이란다. 아빠가 존경하는 유시민 님께서 추천해서 읽게 된 책인데,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구나. 뿌쉬낀은 능력이 비해 많은 작품을 남기지는 못했어. 왜냐하면 서른여덟 살에 요절했거든. 바람난 아내의 정부와 결투를 했다가 허망하게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로구나. 아빠가 예전에 뿌쉬낀의 단편 소설들을 모아 놓은 책을 산 기억이 있는데, 읽어보지 못하고 책장 어딘가에 꽂혀 있을 것 같은데, 어디에 꽂혀 있는지 못하겠구나.


1.

벨낀 이야기는 마치 벨낀이라는 실존 작가의 작품을 우연히 손에 넣은 후 소개하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이는 설정이며, 지은이 뿌쉬낀이 쓴 작품들이란다. 이 책에서 벨낀이 남겼다고 하는 소설은 총 다섯 편의 단편이란다. 정말 재미있었다, 이런 평은 못 하겠더구나. 그냥 그 시절 러시아의 일상들과 인간 심리는 예나 지금이나 다 비슷비슷하구나, 하는 이런 생각을 들게 한 작품들이었어. 각 작품 별로 아주 짧게 이야기를 해볼게.

1 마지막 한 발

퇴역 장군이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형식의 소설이란다. 실비오라는 사람이 결투를 하게 되었는데, 그는 그 결투를 취소했어. 다른 사람들이 그를 겁쟁이라고 여겼지만, 실비오는 상대방이 결투 전 공포심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어. 그 공포심을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는 뜻이고, 그런 생명을 소중이 여기는 사람을 죽일 수 없다는 생각이었지.

2 눈보라

귀족 출신의 마리야는 가난한 장교 블라지미르와 사랑에 빠졌지만, 부모의 반대로 인해 몰래 도망치기로 했단다. 외딴 교회에서 만나 결혼식을 치르기로 한단다. 그날 눈보라가 엄청나게 불었는데, 다행히 마리야는 다행히 그 교회에 도착을 했고, 캄캄한 교회에서 블라지미르와 결혼식을 치르고 집에 돌아왔단다. 하지만 블라지미르는 제 시간에 교회에 도착을 하지 못했지. 뭐야? 그런 교회에서 그 남자는? 이 일이 있고 마리야는 블라지미르와 헤어지게 되었어. 나중에 부르민이라는 남자에게 호의를 갖게 사귀게 되는데, 자신들의 비밀 이야기를 나누다가 깜짝 놀라게 된단다. 그 옛날 캄캄한 교회에서 블라지미르인줄 알았던 그 남자가 바로 부르민이었던 거야. 그들은 다시 한번 정식으로 결혼을 한단다.

3 장의사

장의사 쁘로호로프라는 사람의 이야기란다. 이웃집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가 자신을 놀리는 듯한 대화에 화가 나서 집에 돌아왔단다. 그런데 자신이 장사 지냈던, 죽은 이들이 찾아왔단다. 자신의 관 값을 속였다면서 쁘로호로프를 비난하는 이도 있었단다. 자실 쁘로호로프는 관 값이나 장례비를 속여서 돈을 벌었는데, 그걸 안 죽은 이들이 알고 그를 찾아온 것이란다. 느낌상 꿈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뽀로호로프의 꿈이었단다. 그 꿈이 크리스마스 캐롤의 스크루지 영감처럼 그를 반성하게 했으려나.

4 역참지기

시골 역참에 들렀던 기병 장교가 역참지기 노인의 딸 두냐에 사랑에 빠지고 그 장교는 두냐를 데리고 도망을 갔어. 역참지기 노인은 장교의 집을 찾아왔지만 딸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갔단다. 얼마 뒤 노인은 죽고, 두냐는 노인의 무덤에 찾아오게 된다는 이야기. 굳이 아버지를 그렇게 외면할 필요가 있었나 싶구나.

5 귀족아가씨 - 시골처녀

사이가 좋지 않은 두 집안 무롬스키 집안의 딸 리자와 베리스또프 집안의 아들 알렉세이의 사랑이야기란다. 사이가 좋지 않은 두 집안의 이루어질 없는 사랑이야기는 사랑 이야기의 단골 소재거리구나. 리자는 집안의 반대가 심할 거라는 생각하고 아꿀리나라는 농부의 딸로 변장을 하고 알렉세이를 만나게 된단다. 알렉세이는 아꿀리나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지. 그런데 그 사이에 무롬스키와 베리스또프 집안의 사이가 좋아져서 리자와 알렉세이를 결혼시키려고 했단다. 그런데 알렉세이는 자신이 진정 사랑하는 아꿀리나를 저버릴 수 없었어. 무롬스키의 집에 찾아가 그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리자가 바로 아꿀리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로미오와 줄리엣과 달리 해피 엔딩이구나 ㅎㅎ 결혼 이후에도 행복하게 잘 살았으려나?

....

, 이상으로 벨낀 이야기에 실린 다섯 편의 이야기를 간단히 소개해 보았단다. 그리고 앞으로 한 동안 독서 편지는 좀더 짧게 쓰려고 해. 너희들이 각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길어진 코로나 펜데믹에 주말에 아빠는 책 읽는 시간이 예전보다 많아져서 그런지 예전보다 읽은 책이 쌓이는 속도가 빨라진 것 같아. 그래서 독서 편지가 엄청나게 밀려버렸어. 그거 따라잡을 동안은 좀 짧게 쓰려고 하니 양해 바람.^^ ,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바야흐로 독자 대중에서 소개될 I. P. 벨낀의 의야기들을 간행하려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간략하나마 고인이 된 저자의 전기를 수록함으로써 우리 나라 문학 애호가들의 지극히 당연한 호기심을 부분적으로나마  만족시켜 주길 희망하였다.

책의 끝 문장: 독자 여러분은 대단원을 묘사해야 하는 불필요한 의미에서 나를 해방시켜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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