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놓아줄게 미드나잇 스릴러
클레어 맥킨토시 지음, 서정아 옮김 / 나무의철학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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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는 2016년을 마무리하면서, 회원의 관심분야를 파악해서 알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단다. 회원마다 관심분야를 20여 개 정도로 알려주는데, 관심이 많을수록 큰 글씨로 보여준단다. 아빠의 경우 “추리/미스터리소설” 부분이 제법 큰 글씨로 보여주었어.


맞아. 아빠는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야. 어렸을 때는 책을 거의 읽지 않았지만, 초등학교 때 읽은 셜록 홈즈 문고판들은 아직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단다. 그런 것을 보면 아빠는 그때부터 추리 소설을 좋아했던 것 같아. 요즘도 누군가 재미있게 읽은 추리 소설을 소개해주면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추가를 해. 아빠가 이번에 읽은 클레어 맥킨토시의 <너를 놓아줄게>도 웹상에서 알게 된 책이야. 전직 경찰이었던 지은이의 경험을 통해 쓴 소설이라고 하는데, 지은이의 첫 소설이라고 하는데, 괜찮았단다. 작가의 이름을 잘 기억해 두어야겠구나.
 
1.
영국 브리스톨에 살고 있는 다섯살 제이콥은 유치원을 마치고 엄마와 함께 집으로 향하고 있었어. 집에 가까워지자, 제이콥은 혼자 달려갔단다. 그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이었어. 제이콥이 차도에 들어섰는데, 갑자기 차 한 대가 나타나 제이콥을 쳤어. 제이콥의 엄마는 손을 쓸 수도 없는 찰나였단다. 쓰러진 제이콥에게 달려가 엄마는 비명과 눈물로 끌어안았지만, 제이콥은 이미 … 그리고 급하게 선 자동차... 그 차는 잠시 서있다가 후진을 하고 바로 그 자리를 떠났어. 뺑소니.
이 사건은 곧 언론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두 사람이 비난을 받게 되었단다. 아이를 치고 뺑소니를 친 범인, 주택가에서 그렇게 빠른 속도로 차를 몬 것도 잘못한 것인데, 사고를 내고서 그 자리를 도망친 것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었어. 그리고 다섯살 아이를 혼자 뛰어가게 한 제이콥의 엄마에게도 비난이 쏟아졌어. 결국 제이콥의 엄마는 경찰 조사의 어느 정도 끝나게 되자, 집을 떠나 잠적하였단다. 이 사건은 레이라는 경험이 많은 경사와 신참내기 케이트가 수사를 맡았어. 하지만, 그들은 수사에 난항을 겪게 되었단다. 비가 오는 날 한적한 주택가였기 때문에 목격자도 거의 없었고, 뚜렷한 증거도 없었기 때문이야. 제보도 거의 들어오지 않고 말이야. 사건 장소에 있던 제이콥의 엄마도 충격을 받아 거의 아무것도 보질 못했어. 어둡고 비오는 오후, 라이트가 밝게 켜진 채 서있던 자동차 만을 기억하고 있었어.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였지. 시간은 흘러 육 개월이 흘러갔고, 경찰 상부에서는 그 사건에 대해서 종결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어. 레이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려고 했지만, 신참내기 케이트는 무척 열을 받았단다. 왜냐하면 아직 수사할 것은 많이 있었기 때문이야. 결국 케이트와 레이는 경찰서의 공식적인 지원 없이 몰래 그 수사를 하기로 했어. 하지만 여전히 수사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기에는 자료가 터무니없이 부족했단다. 제이콥 사건은 아무런 성과없이 일 년이 다 되어갔어. 케이트는 상부에 이야기해서 1주년을 맞이하여 다시 한번 제보를 받아보자고 했어. 그리고 나타난 결정적인 제보. 그래서 레이와 케이트는 단서를 잡고, 차 주인인 용의자를 찾아냈고, 현재 용의자가 머물고 있는 곳을 주소를 확보하게 된단다.
 
2.
제나는 그 사건 이후 밤마다 제이콥이 차에 부딪치는 그 순간의 꿈을 꾸었어.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이기지 못하고, 결국 브리스톨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가기로 했어. 핸드폰도 버리고 새로운 곳으로 가면 제이콥을 잊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 제이콥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 그래, 제나는 제이콥의 엄마였어. 제나는 브리스톨을 떠나 웨일즈의 작은 해변마을 펜파흐라는 곳에 작은 오두막집에서 살게 되었어. 한동안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밤마다 악몽을 꾸었단다. 늘 똑같은 꿈. 어느날 이른 아침 힘들게 발을 떼고 해변가에 나와서 사진을 몇 컷 찍어봤어. 그날 이후 그것이 제나의 유일한 바깥 활동이었어. 제나의 거의 유일한 이웃 베선이 어느날 그의 사진을 보고 사진이 너무 좋다고 했어. 심지어 사겠다고까지 했는데 제나는 그냥 주었어. 이후 베선은 제나의 사진을 엽서로 만들어 팔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 제나도 돈이 점점 줄어들어 무엇인가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그것이 큰 도움이 되었단다. 그러면서 제나는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어.
어느날 제나는 길 잃은 강아지를 동물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해주었어. 그리고 제나에게는 친구 둘이 더 생겼단다. 길 잃은 강아지와 동물병원의 수의사 패트릭. 패트릭이 관심을 보였지만, 제나는 아직 트라우마에서 깨어나지 못했어. 그러나 패트릭의 정성이 제나의 마음을 열게 했고, 사랑을 시작하게 되었어. 그리고 제나는 일년 만에 처음으로 악몽을 꾸지 않고 개운한 잠을 잤단다. 그날 아침 초인종이 울렸어. 그리고 경찰이 방문했어. 제나에게 수갑을 채우고, 뺑소니 용의자로 체포하겠다고 말했단다. 아빠는 처음에는 잘못 읽은 줄 알았어. 용의자라니? 제나는 제이콥의 엄마였는데? 아, 아니었나? 아빠가 그렇게 생각했을 뿐인가? 소설에서는 단 한번도 제나가 제이콥의 엄마라고 한 적이 없었던 것이었어. 지은이가 독자들을 속인 것이지.. 반전을 꿈꾸면서 말이야. 제이콥의 엄마가 잠적을 했지? 그런데, 제나가 제이콥의 엄마라고 한 적은 없었던 거야. 그리고 제나가 밤마다 악몽을 꾼 이유는 자신이 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쳤기 때문이었던 것이지. 수갑을 찬 제나는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경찰을 따라 나섰단다.
 
3.
소설은 이제 2부로 들어선단다.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어. 바람둥이 이안. 이안이 오래 전에 여대성인 제나를 꼬시는 이야기로 2부는 시작했어. 이안은 케이트를 꼬시기 위해 별짓을 다하고 온갖 거짓말을 늘어놓았단다. 그렇게 케이트를 자신의 여인으로 만들었어. 그리고 제나를 친구와 가족으로부터 떨어뜨리기 위해 이간질을 했고, 오직 자신만의 소유물로 만들었어. 이안은 성격파탄자에 의처증이 심하고, 분노조절장애도 있고 거짓말쟁이였어. 대충 어떤 사람인지 알겠지? 이안은 심지어 제나의 고양이까지 질투를 해서 제나가 없는 사이 고양이를 죽였어. 이안은 제나와 결혼하게 되었는데, 결혼 첫날 욱하는 마음에 제나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단다. 제나는 깜짝 놀랬지만, 이안의 거짓 어린 사과에 용서를 했단다. 이후 제나의 결혼 생활은 공포 그 자체였단다. 툭 하면 이안은 폭행을 휘둘렀어. 하지만, 제나는 자신을 죽인다는 위협 앞에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어. 그런 생활을 제나가 했던 거야. 이안은 그 전에 이미 결혼도 했었고, 폴란드에서 온 어린 아가씨를 임신시키기도 했었어.
 
4.
경찰에 체포된 제나는 자신의 죄를 순순히 인정하고 자백했어. 무서워서 뺑소리를 쳤다고 했어. 미안하다고 했어. 레이와 케이트는 제나가 너무 순순히 죄를 인정해서 뭔가 숨기고 있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것은 아빠도 마찬가지였어. 이안이라는 나쁜 사람의 존재를 알고 나서는 더욱 그랬지. 분명 운전자는 이안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 제나는 재판 전까지 잠시 보석으로 풀려나서 펜파흐로 돌아왔는데, 이웃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했고, 제나의 집에는 온갖 낙서로 덮여 있었어. 패트릭도 제나를 차갑게 외면했어. 베선만이 제나에게 이유를 물어보는 등 친절히 대해주었어.
제나에게는 언니 이브가 있었어. 어렸을 때는 아주 친하게 지냈어. 그런데 이안의 이간질로 인해 사이가 멀어졌어. 그런데 이안이 어느날 이브를 찾아왔어. 왜냐하면 이브의 집에서 제나가 어디에 숨어있는지 단서가 될만한 것을 찾기 위해서 말야. 그리고 얼마 전 제나가 선물한 펜파흐 해변가의 사진을 찾아냈어. 이브 몰래 그 사진을 찢었고, 이안을 제나의 집을 결국 찾았어. 이안은 제나를 찾아가서 폭행하여 제나는 정신을 잃었단다. 깨어보니 패트릭이 사과를 한다면서 찾아왔어. 이안이 다녀간 다음 이브는 경찰에 찾아가서 자기동생을 이안으로부터 보호 신청을 요청했어. 경찰은 알겠다고 했고,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어. 그 이안이 제나의 남편이었다는 것을 몰랐던 거지.
자백을 한 제나에게 유죄가 내려지는 것은 명백했어. 그런데 재판 몇 시간 전에 패트릭이 레이에게 여권 하나를 전달해 주었어. 그 여권은 제나의 여권인데 지금까지 알고 있는 다른 성(family name)이 적혀 있었어. 결혼을 했었다는 것이지. 레이와 케이트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지. 레이는 제나의 남편이 이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이안이 가정폭력범으로 전가 기록이 있다는 것과 첫번째 부인에게 접근금지령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도 같이 알게 되었지. 그리고 이안이라는 이름이 낯익었는데, 이브의 보호 신청이 생각났어. 그래 거기에 적혀 있던 이름도 이안이었던거야. 재판이 열리기 전에 제나는 다시 경찰의 조사를 받았어. 그제서야 진실을 이야기했어. 이안이 그동안 해왔던 폭행들. 임신 7개월의 배를 발로 차서 자신의 아이를 죽인 사실까지.. 낱낱이… 그날 운전도 이안이 했다고 이야기했어. 그런데 사실을 이야기하면 이안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자신이 운전했다고 이야기한 것이래…

사실 그날 이안은 단순한 사고를 냈던 것이 아니었어. 주택가로 들어선 순간, 자신이 임신시켰던 폴란드 여인이 살던 동네라는 것을 알았어. 그런데 길을 건너는 아이가 바로 그 아이였던거야. 자신의 아들.. 아이를 떼라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던 그 여인에 적개심을 갖고 있었는데, 그 아이가 도로 위로 뛰어들자, 그는 브레이크가 아닌 악쎌을 더욱 힘있게 밟았던 거야. 우연한 사고 뒤 뺑소니가 아닌 살인사건이었던거야.
제나는 경찰서에서 모든 진실을 이야기하고 집으로 돌아왔어. 그런데 그곳에 또 다시 이안이 기다리고 있었어. 광분되어서 제나를 마구 폭행했어. 제나도 더 이상 맞을 수만 없다고 생각하고, 방심하고 있는 이안을 공격했어. 도망과 격투가 이어지다가 이안이 자제력을 잃고 싸우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말았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어. 그래도 다행히 권선징악의 해피엔드로 끝이 났구나. 지은이는 이 소설을 자신이 경찰이었을 때 경험했던 사건을 바탕으로 썼다고 했는데, 실제에서는 결말이 어땠을까 궁금하구나.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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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7-01-04 0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의 잠자리 머릿맡에서 책을 성심성의를 다해서 읽어주는 아빠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

bookholic 2017-01-05 00:22   좋아요 1 | URL
ㅎㅎ 그렇지는 않아요... 일찍들 자라고, 옆에서 자는 척 합니다. 그러다가 먼저 잠들기 일쑤이고요~
 

잘가라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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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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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이번에 읽은 소설은 김려령이라는 작가의 <트렁크>라는 소설이란다. 제목만 봤을 때는 자동차 트렁크를 생각했는데, 책 표지의 그림을 보고 여기서 이야기하는 트렁크는 여행용 가방을 이야기하는 트렁크라고 알게 되었단다.

지은이 김려령. 이 분은 영화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의 원작 소설을 쓴 지은이로 유명하단다. 아빠는 이 두 책은 보지 않았고, 그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이 소설의 느낌은? 방심하고 있는 아빠가 허를 찔렸다고나 할까. 왜냐하면 예상치 못한 소재였기 때문이야.

 

1. 

어떤 내용이냐고? 주인공 노인지. 스물아홉 살. 직업은 W&L이라는 결혼정보회사의 차장으로 일해. 스물아홉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차장이라는 직급이 그녀의 능력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이었어. 사실 아빠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책 속에서 넌지시 알려주더구나. 노인지가 일하는 곳은 이 회사의 비밀 자회사 NM이라는 곳이고, 그는 거기서 FW일을 하고 있어. 이게 다 뭐냐고? NM New Marriage 의 약자이고, FW Field Wife의 약자야. 뭐냐하면, NM 회사는 불법 계약 결혼을 알선해주는 회사였던 거야. 1년씩 계약을 하고, FW들은 계약자의 집에서 1년 동안 아내 역할을 한다는 거야. 그리고 계약이 끝나면 다시 회사로 돌아오는 것이고… 누가 보면 성 매매업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NM에서는 한 사람에게 얽매이고 싫은 부자들의 욕망을 채워주기 위해 그런 비밀 회사를 만든거야. 물론 거금의 돈은 들겠지. 아무튼 불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직업이었어. 주인공 노인지는 FW였지만, 그 회사에는 FH도 있었어. Field Husband. , 남편 역할도 해주는 거지. 그들은 상대방을 거절할 수 있지만, 3번을 거절하면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어.

노인지는 네번째 FW를 하고 있었는데, 그를 선택한 사람은 가명으로 활동하는 작곡가였어. 한 두 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점도 있었지만, 참을 만 했지. 그리고 일년을 무난하게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어. 1년의 FW을 마치면 일주일 간의 휴가가 주어졌어. 같이 살던 부모님들은 아들 따라 지방으로 이사를 가셔서, 노인지는 혼자 생활했어. 노인지에게는 시정이라는 절친이 있는데, 휴가에 맞게 시정이 놀러왔는데, 대뜸 소개팅을 시켜주겠다는 거야. 노인지는 직업이 직업인지라, 거절했지만, 거의 떠넘기듯 한 소개팅을 하게 되었어. 시정도 노인지가 실제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고 있으니, 혼자 있는 친구에게 소개팅을 해준 거야. 엄태성이라는 백수. 노인지는 한 번 만나고 그만 만나려고 했는데, 어찌된 노릇인지 그는 회사 앞으로 매일 찾아왔어. 노인지는 자신의 정보가 노출되면 안 되는 직업인지라, 그를 떼어놓으려 심한 욕도 했어.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 그가 찾아오지 않았지.

 

 2.

다시 바로 직전의 남편이 다시 인지를 선택했어. 그만큼 인지가 지난 일 년 동안 FW 역할을 잘 했다는 의미이지. 그래서 다시 결혼 생활을 시작했어. 그런데, 일이 벌어졌어. 엄태성. 그 소개팅남이 찾아온 거야. 이런…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회사에서는 비상 연락망이 있었어. 얼마 안 있어, 엄태성을 회사에서 보낸 사람들에게 끌려갔어. 이유도 모른 채. 그리고 그는 세상에서 사라져.. 어느 정신 병원에 감금을 시켜 버리는 거야. 이것이 결혼 생활 내내 인지의 마음을 괴롭혔어. 그가 잘못한 것이라고는 자신을 좋아했던 것 뿐인데 말이야. 결국 남편에게 도움을 청해서 그를 구해주기로 했어. 남편은 어떻게 힘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엄태성이 갇혀 있는 곳을 찾아냈고 그를 풀어주게 했단다. 그리고 남은 결혼 생활을 잘 마무리를 했단다. 인지는 상사로부터 이제 곧 진급을 할 거라는 언질을 받았어. 그런데, 인지는 다른 생각, 어쩌면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아. 다섯번째 FW를 깔끔히 마치고 사직서를 던졌거든.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듯.

 

3. 

아빠는 사실 이 소설 속의 내용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많이 불편했단다. 아무리 돈이 중요하다고 해도, 직업으로써 아내 역할을 한다는 것이, 남편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았어. 물론 아빠가 오랜 관습에 물들어 있어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일 수도 있지. 어차피 결혼이라는 제도도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제도인 것처럼, 이런 기간제 결혼도 인간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면…. 그래서 무슨 차이가 있냐고 하면... 아빠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윤리’라고 할 텐데, ‘윤리’ 또한 인간이 만든 거 아냐? 라고 반문을 받는다면 답변이 궁색해질 것 같구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것일까? 단지 문득 떠오른 자신의 상상력을 소설로 만든 것일까? 아니면 오늘날 결혼 제도를 비판하려고 의도적으로 이런 소재를 생각해냈던 것일까? 아니면 자본주의를 비판한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라고 쓴 걸까? 아빠는 소설을 읽을 때 지은이의 숨은 뜻을 찾으려고 하지 않아. 그냥 재미있으면 그걸로 만족하거든. 그런데 이 소설은 지은이의 의도가 좀 궁금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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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12-30 1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지난 한 해 자녀분들께 보냔 독서편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연의가 성장하면 bookholic님처럼 좋은 글을 선물하고 싶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bookholic 2016-12-30 21:28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님도 하루 남은 2016년 잘 마무리 하시고, 2017년 새해도 온 가족 건강한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sapa0719 2018-10-24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력이 좋으십니다!!
 














(8)

고대 그리스에서 추첨을 민주주의의 핵심 제도로 인정한 이유는 민주주의(democracy)를 어원이 말하는 그대로 데모스(demos, 전체 인민)가 자기 스스로 통치(kratos)하는 체제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것은 곧 민주주의를 특별한 엘리트의 지배가 아니라 보통 사람의 지배로, 그리고 누구나 지배자의 지위에 오를 수 있는 동일한 가능성을 부여하는 것을 지향하는 정치 체제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한다. 추첨은 데모스의 모든 시민들에게 관리가 될 수 있는 동일한 확률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처럼 내일 내가 앉아 있을 수도 있는 자리에 오늘 앉아 있는 이의 지배를 수용하는민주주의의 공평한 원칙으로 수용될 수 있었다.

(11~12)

누가 선발될지 사전에 알 수 없고, 재선의 동기가 없으며, 자신의 이익 표출이 곧 전체 국민의 이익을 표출하게 된다는 추첨 민주주의의 특징 때문에 강력한 이익집단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활동해줄 의원들을 찾아내기 어렵게 된다. 제선의 동기가 없는 의원들은 선거로 선출되는 지금의 의원들처럼 국회 업무를 팽개치고 지역구에서 재선 활동에 전념하지도 않을 것이고, 서민들이 하루빨리 처리되기를 바라는 민생 법안을 계속 미루지도 않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볼 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법률 조항이나 지나치게 복잡한 세제 관련 법안들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개정될 것이며, 연말에 도매금으로 수백 건씩 처리되는 법안들은 진지한 심의를 위해 처리 건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의회는 전문가 집단의 특권적 공간이 아니라, 전체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진정한 민주적 권력체가 되는 것이다.

(23)

지금의 입법 기관은 국민을 전혀 대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전체 사회를 그대로 옮겨놓았다고 볼 수 없다. 우선 심각한 불균형이 존재한다. 성인 인구의 51퍼센트인 여성은 하원의 4.8퍼센트만을 차지한다. 인구의 12퍼센트인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하원의 4.5퍼센트만을 구성한다. 인구의 6퍼센트를 차지하는 히스패닉도 하원의 2.5퍼센트만을 차지해 저대표되고 있다 .투표를 하지 않는 유권자의 절반 정도는 전혀 대표되지 않으며, 이 중에는 (전체 인구의 6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가난과 실업 등 열악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도 포함돼 있다.

대신 하원은 거의 모두 백인과 부유한 남성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런 불균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계층이 바로 변호사다. 변호사는 1983년 현재 전체 인구의 아주 적은 부분을 차지하는데도 하원의 46퍼센트를 차지하고 잇다. 따라서 우리는 대의 없는 과제상황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복지뿐만 아니라 엄청난 전쟁 무기와 대규모의 국내외 경찰과 정보기관을 지탱하는 데 충분할 정도로 많은 세금은, 형식적인 의미에서만 국민을 대표하는 의회가 승인한다.

(29)

이스터브룩은 매우 신중한 비평가지만, 의회의 현실을 이렇게 간단히 정리했다.

정치에 입문한 후보자는 이제 체계적으로 이익집단을 찾아 헤매야 한다. 이익집단이 찾는 입법 목표에 맞는 매우 특별한 조건에 자신이 부합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인정받고 돈을 얻는다. 그래서 의회에 입성하기도 전에 이익 집단에 구속돼버린다. 언젠가 그 의원은 계속 그 이익 집단을 지원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후원자를 찾을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이익 집단의 금전적 보복을 당할 수 있는 법안에 투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반드시 자신에게 닥칠 재정적 결과를 계산해봐야 한다. 이런 모습과 부패의 차이는 분명하지 않다.”

(43)

간단히 말해 추첨을 통한 의회 구성의 방식은 미국 건국자들이 꿈꾸던 국민의 정확한 축소판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여기에서 의원들이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을 뛰어넘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의원들이 선택되는 통계적인 선거구민, 즉 표본이 추출되는 단위는 자신들과 같은 국민으로 구성돼 있다. 의원들의 대표성은 자동적이며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논쟁과 의사 결정은 민주적 대의 방식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늘 찾고 있던 것을 제공해줄 수 있다. 전체 국민이 모두 모이기에는 너무 많다면, 추천으로 선택된 전체 국민의 복제품이 참여하면 되는 것이다.

(65)

시민들이 부패를 싫어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민주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부패는 특정한 이익집단이 자신들이 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몫을 넘어서서 권력을 행사하게 만든다. 쉽게 말해서 이런 상황은 미국 자동차 회사의 몇 백 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경영자들이 안전하지 못한 자동차를 만들어 수만 명을 불필요한 죽음으로 몰아넣고 도시의 공기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다시 2억 명이 넘는 미국인들에게 죽음, 질병, 장애, 재산 손실을 안겨주는 원인이 된다. 부패는 권력을 가진 소수가 다수의 희생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게 만든다.

(103)

그런데도 우리는 추첨 민주주의가 비현실적인 공상이 아니라고 믿는다. 일단 추첨 민주주의가 널리 이해되고 나면, 선거권 확대를 자극한 공정성과 정의에 똑같이 압도적 호소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선거 운동을 좌지우지하는 돈의 영향력에 재갈을 물리려는 모든 시도가 실패하면 추첨이라는 방식은 좀 덜 이상한 것으로, 그리고 조금은 더 매력적인 것으로 여겨지게 될 것이다. 국민들이나 최소한 지독히도 민주적인 식민 개척자들의 후손들 중에 현행 제도 아래에서 우리를 괴롭히는 가짜 대의제(pseudo-representation) 같은 형태가 지속적인 열정을 보여주리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때가 되면 추첨 민주주의는 공화국의 의회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부활시킬 수 있는 유일하게 믿을 만한 방법으로 여겨지게 될 것이다.

(117)

이렇듯 선출된 대표는 선출하는 사람하고는 사회적으로 다른 탁월한 시민이어야 한다는 탁월성의 원칙(principle of distinction)’이 대의제 정부에서 제도화됐다. 선거는 유권자보다 뛰어나다고 간주되는 후보들의 자기 선택(출마), 유권자들의 후보 선택(선거)이다. ‘선거(election)’엘리트(elite)’가 같은 어원을 갖고 있으며, 몇몇 언어에서 똑 같은 형용사가 탁월한 사람과 선택된 사람을 뜻하는 것은 선거가 평범한 국민의 모습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 뭔가 특별하고 탁월한 사람을 뽑는 제도라는 의미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후보자의 탁월함은 유권자들이 놓인 선택 상황에서 만들어진다. 후보자들은 유권자가 선거 시점에 가지고 있는 가치를 파악하고, 이것을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여기에 끼워 맞춰 출마자를 결정하고 선거 운동을 펼친다. 후보의 탁월함은 강령이나 정책, 곧 공약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단지 사람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뿐 당선 이후 정치 활동을 제약하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150)

한국 민주주의가 민주화를 성취했다고는 하지만 하위 계층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들이 여전히 정치적으로 대변되지 못하는 대표의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이런 계층들이 투표 참여에 무관심해지고, 정치적 의사가 의회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기 때문에 책임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결국 위기의 본질은 대표의 문제로 정리된다. 대표의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피선거권의 평등이 보장돼 있다고 하지만 정치적 영역으로 진입하는 과정은 조직화된 정당을 매개로 하는 거의 배타적인 과정일 뿐 아니라 공천을 포함한 선거 과정에서 여전히 막대한 돈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거 과정에서도 인기와 인지도 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현실을 고려하면, 일반 시민에게 출마할 기회의 평등은 허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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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다시 종후 팔을 잡았습니다. 이번에는 양손을 날처럼 세워 틈으로 끼워 넣었습니다. 그 순간 종후의 몸이 떠오르는가 싶더니 왼팔이 빠져나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종후의 왼 팔목을 붙든 손이 딸려 나왔습니다. 떠오르던 종후가 멈췄습니다. 쓰러진 침대 뒤쪽에 실종자가 더 있는 겁니다. 저는 틈 사이로 팔을 더 깊숙이 집어넣었습니다. 손으로 더듬으며 그곳 상황을 머리로 그렸습니다. 침대 뒤 그 좁은 공간에 남학생 세 명이 원을 그리듯 어깨동무를 하고 뭉쳐 있는 겁니다. 종후까지 네 아이가 서로 부둥켜안고 마지막 순간을 맞았을 겁니다. 엇갈려 붙든 어깨와 손을 더듬는데 다시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108)

누가 뭐라 해도 난 알아. 민간 잠수사들은 그때 정말 용맹했어. 여기서 죽어도 좋다고, 훗말을 대비하지 않고 돌진했지. 나는 그들의 몸이 하루하루 축나는 것을 알면서도, 실질적인 도움을 거의 못 줬어. 도움이 뭐야. 오히려 그들을 악순환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진통제처럼 굴었던 게 아닐까. 근육을 풀어 주는 건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조금 더 오래, 그들을 계속 심해로 내모는 방편이었으니까. 선한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그 역할이 늘 좋은 법은 아냐. 내가 아니라면 누군가 다른 물리치료사가 바지선에 올라갔을 거라고? 그 생각도 물론 했지. 하지만 그딴 건 내 맘 편하자고 나중에 지어 내는 핑계일 뿐이야. 묵살당하더라도, 그때 나랑 한의사들이 함께 잠수사들 몸과 마음이 심각하게 망가지고 있다는 걸 알리고, 하루라도 빨리 잠수병 치료 전문의를 바지선으로 데려오라고 요구했어야 한다고 생각해. 후회는 왜 이리 항상 늦는걸까. 돌이킬 수 없을 즈음이 되어야 최선책과 차선책과 차차선책이 떠올라, 일은 벌써 최악으로 벌어졌는데 말이야.

(113)

상상은 전부 달랐습니다. 저는 실종자들이 침몰한 배에 승선하기 전에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 구체적으론 몰랐고 지금도 모르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을 품에 안고 나오는 것만으로도, 그들이 얼마나 제각각 다른 존재인지 압니다. 키나 몸무게는 물론이고, 똑 같은 자세로 최후를 맞은 이는 한 사람도 없으니까요. 극심한 공포와 목숨이 끊어지는 마지막 순간에도, 마지막 순간일수록, 그 사람은 오롯이 그 사람인 겁니다. 그 차이를, 그 유일무이한 특별함을, 잠수사는 만지고 안고 함께 헤엄쳐 나오며 아는 겁니다. 인간은 결코 숫자로 바뀔 수 없습니다. 바지선에서 철구한 뒤 제가 가장 듣기 싫었던 질문은, 너는 몇 명이나 수습했느냐는 겁니다. 제게 중요한 것은 수습한 숫자가 아니라 선내에 남아 있는 숫자였습니다.

(181)

수색과 수습의 문제점을 논하자면, 밤을 새워도 모자라. 나는 여전히 침몰 직후 구조 방기부터 실종자 수습까지, 정부의 무능함과 안일함을 생각하면 치가 떨려. 하지만 바지선에서 만난 잠수사들은 아냐. 나는 수학여행을 떠난 아들을 맹골수도에서 잃은 국민이고, 내 앞에 앉은 사내들은 억울하게 숨진 내 아들을 찾고자 매일 잠수하는 국민이라고. 국민과 국민이 만난 거야. 유가족과 잠수사가 서로 사과를 주고받아선 안 돼. 오히려 우린 함께 국민을 우롱하고 상처를 입힌 자들을 찾고 그들에게 공개 사과를 받아야 해. 정말 머리 숙여 사과할 사람을 찾으려고 내가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라고.

(203)

완전히 미쳐 돌아간 겁니다. 실종자 수습이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민간 잠수사들은 뼈가 썩고 근육이 찢어지고 신경이 눌려 휠체어 신세로 지내도 괜찮단 겁니까? 유가족이야 생때 같은 자식과 형제자매를 잃었으니 더 자주 더 빨리 실종자를 찾아 달라 요구했다 칩시다. 잠수사들도 흥분한 채 만용을 부려 잠수를 더 하겠다며 나섰다고 치자고요. 그렇더라도, 해경이든 범대본이든 이 참사 수습을 총괄하는 수뇌부는 냉정하게 판단해서 말렸어야죠. 하루에 두세 번씩 매일 심해로 냉정하게 판단해서 말렸어야죠. 하루에 두세 번씩 매일 심해로 들어가면 열에 아홉은 치명적인 잠수병에 걸립니다. 잠수를 다시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평생 장애를 안고 살거나 목숨이 끊길 수도 있어요. 지구상에서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잠수를 시키는 나라는 없습니다.

잠수사도 인간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에요.

(205)

병원에 도착한 잠수사들은 모두 피곤한 표정을 띠었지만 밝은 웃음도 지었습니다. 잠수병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나면, 그들 짐작으론 실어야 서너 달 안에 완치되어, 내년엔 다시 작업 현장인 심해로 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 겁니다. 난 이들이 적어도 2년은 잠수하지 않고 절대 안정을 취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맹골수도에서 입은 트라우마는 단시간에 나타나기도 하지만, 제법 시간이 흐른 뒤 다양하게 증상이 드러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맹골수도의 심해와 흡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증상이 발현될 가능성이 무척 큽니다. 그것까지 정신과 전문의가 충분히 진단하고 치료한 다음에 현장으로의 복귀를 의논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복귀 시점도 잠수사 개인의 판단에 맡기지 말고 국가에서 관리해야지요. 말로만 맹골수도의 영웅이라 하지 말고, 그 영웅들이 트라우마로 고통받지 않도록 국가에서 챙겨야 합니다.

(308)

새빨간 거짓말이지. 우선 보상금을 받는 건 유가족이 가진 최소한의 권리야. 이번 참사의 보상금은 일반 교통사고 수준을 책정되었어. 희생 학생들의 경우는 도시 일용직 노동자 기준으로 금액이 산청되었다고. 아이들의 재능과 꿈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가장 늦은 수준으로 일괄 정리한 거야. 그러니 다른 참사와 비교해 봐도 보상금이 많을 수가 없어. 유가족이 받은 돈은 이 보상금에 희생자들이 개인적으로 가입한 보험금과 국민들이 낸 성금을 합친 거야. 다른 참사 때도 보험금과 국민 성금은 있었고, 잊을까 싶어 다시 지적해 두자면, 이 보험금과 성금에도 한 푼 나간 게 없겠지?

(378)

형님, 그런데 소설 제목을 왜 거짓말이다라고 지었어요?”

내가 민간 잠수사에 대해 이런저런 질문했을 때, 관홍이 네가 대답하며 가장 자주 썼던 말이잖아? ‘416의 목소리에 출연한 유가족들에게 제일 많이 들은 말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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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6-12-24 1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신 수습하던 민간잠수사들의 바닷속 광경들이 너무나 생생하게 묘사되어
가슴이 아팠던 책이었어요.
그간 사는 게 바쁘다는 핑계로 심정적으로만
유가족분들을 가엾게 여긴 저의 소홀함에
잔잔한 파문을 던져 준 소중한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