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초등 부모를 위하여 - 사교육 걱정없이 내 아이 잘 키우기 7대 해결책
구본창 외 지음, 김은남 엮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 시사IN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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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몇 달 전에 엄마가 사달라고 했던 책이 있었어. 그 책이 바로 <잠 못 드는 초등 부모를 위하여>라는 책이야. 또 육아서야?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어떤 책인가 검색을 해봤어. 그랬는데, 다른 건 모르겠고출판사가시사IN이더구나. .. 그 주진우가 일하는 시사IN? 출판사 하나 믿고, 주문을 했단다. 물론 책 제목도 땡기는 이유 중에 하나였어. 아빠도 사교육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라서책 앞면에 쓰여 있는사교육 걱정 없이 내 아이 잘 키는 7대 해결책이라는 말도 끌렸단다. 어찌 보면 사교육을 안 하는 것에 대해 합리화하려는 것을 찾으려는 의도도 있었을 거야. 아무튼, 읽어보고 싶었어. 엄마의 책장에 잘 꽂혀 있는 것을 아빠가 허락도 없이 빼와서 읽었단다. 괜찮았어.

일곱 명의 강연자가 강연한 것을 정리한 책이더구나. 다들 유명한 사람들이고, 강연도 재미있게 하는 사람들이라서, 일곱 개의 강연을 들은 기분이었어.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지금처럼 사교육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물론 너희들이 배우고 싶은 것까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야.

 

1.

첫 번째 강사는 구본창이라는 사람의 강연이었는데, 이 사람은 정말 잘 나가던 학원 강사였다는구나. 사교육 현장에서 최고 수입을 벌어 들이던 사람. 그가 자신도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고 사교육을 없애는데 앞장서게 되었다고 하는구나. 사교육을 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선행교육이라는 거야. 아빠가 학교 다닐 때는 예습과 복습만 잘 하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거든. 예전에 선행교육이 문제라면서 처음 이야기가 나올 때 아빠는 단순히 예습을 하는 것인 줄 알았어. 복습은 혼자 할 수 있어도, 예습은 혼자 버거운 경우도 있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그것이 단순히 예습이 아니더구나. 3~5년씩 앞서 배운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빠는 깜짝 놀랐어. 초등학교 6학년이 중3이나 고등학교 교과를 배운다는 소리잖아. 그 이유를 모르겠더구나. 그렇게 배우고 나면 정작 고등학교에 가면 무엇을 하지? 그 이후에는 계속 복습만 하는 것인가? 이해가 가지 않는데, 그 선행학습이 없어지지 않고 여전하다는 것도 좀 이해가 가지 않았어.

그런 선행학습을 학원에서 하다 보면 숙제가 엄청 많다고 하고, 그러다 보면 학교에서 배운 내용에 대한 복습을 시간은 없게 돼. 그리고 그런 사교육은 자기 학습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거야. 학원 선생님이 떠주는 밥을 입 벌려 먹는 것이니까 말이야. 그러다 보니 요즘에는 대학에서도 대학 교과목에 대한 과외나 학원을 다니는 이들이 있대. 그럼 어떻게 하면 되는가? 학원 다닐 시간에 학교에서 배운 것을 복습하는 것이 더 좋다고 이야기하고 있단다. 그렇게 복습을 하다 보면 주도적인 학습 방법을 터득하게 된대. 그것이 나중에 더 도움이 된다는 거야. 1호가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라서, 복습 같은 것도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3~4학년 되면 복습하는 습관을 들여보도록 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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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이쯤 되면 답이 나왔죠? 복습할 시간을 확보하려면 학원에 보내지 말아야 하는 겁니다. 아이가 스스로 자기 학습을 관리하는 능력을 초등학교 때 어느 정도라도 길러줘야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학원에 보내는 것보다 가정에서 복습 지도를 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말씀드립니다. 선행학습은 더 말할 것도 없죠.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선행학습이 필요 없고, 또 해서도 안 된다는 점을 세 번째로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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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학원 수학의 대부분은 수학과 영어가 차지하잖아. 선행학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수학과 영어고 말이야. 수학의 경우 선행학습을 하다 보면 초등학교 5~6학년 때 중3 이나 고등 수학을 공부한다는 것인데그렇다 보면 초등학교 5~6학년의 수학은 언제 배운다는 것인지초등 5~6학년 학생들이 고등 수학의 개념을 이해할까? 고등 수학을 공부할 때 초등 5~6학년 때 배우는 중요한 수학적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고 하는구나. 초등 5~6학년 때 비, 비율, 부피, 넓이 등에 대한 개념을 잘 이해해야 한대. 선행학습으로 고등수학을 하는 것보다 초등5~6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이런 개념들을 잘 이해해야 하는 것이야. 그것이 나중에 미분과 적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미분과 적분을 쉽게 접근하게 되는 거야.

초등 수학은 개념이 중요한 것이고, 개념 학습의 3단계가 있다고 소개해 주었단다. 첫 번째 단계는 핵심적인 정의를 제대로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고, 두 번째 단계는 바깥에 있는 부수적인 공식들과 정의를 연결하는 것이고, 세 번째 단계는 이전에 배운 개념과 새로 배운 개념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하는구나. 이런 것들을 잘 하기 위해서는 선행이 아니라 복습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는구나. 그래.. 아빠가 학창시절에도 복습이 중요하다는 많이 들었어. 사실 아빠도 복습을 많이 하지 않았고, 주로 시험 때가 되어서야 벼락치기 하는 경우가 많긴 했어.. 그래도 간혹 아주 간혹 복습을 하면복습을 한 부분에 대한 기억력의 보존 시간이 꽤 길었단다. 그래서 왜 복습을 하라고 하는지 이해가 갔어.. 하지만,,, 많이 하지는 않았단다. 나중에라도 너희들에게 복습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는 하겠지만, 아빠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을 너희들에게 강요하지는 못할 것 같구나.^^

그러면 영어는…. 영어는 선행 교육이라는 말보다, 조기 교육이라는 말을 많이 들게 돼. 과연 조기 교육이 좋은가? 아빠가 얼마 전에 읽은엄마표 영어 17년 보고서라는 책에 따르면, 영어 교육은 조기 교육이 무척 중요하고, 그 책에서 이야기한 영어 조기 교육은 학원이 아닌 엄마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핵심이었어. 그 책을 읽고 쓴 독서편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약간의 결과론적인 요소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잖아. 아무튼, 이번에 읽은 이 책에서는 영어 교육은 조기 교육이 아니라 적기 교육이라고 주장하고 있단다. 그러면서, 모국어가 익숙하지 않았을 때 시작하는 것보다 모국어가 어느 정도 되고, 이해력이 발달한 다음에 시작하는 것이 좋대. 지금 학교과정에서 초등 3학교 때 영어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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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우리나라 같은 영어 환경에서는조기 교육이 아닌적기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게 영어사교육포럼이 내린 결론입니다. 영어를 무조건 일찍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모국어가 어느 정도 됐을 때, 이해력이 어느 정도 발달하고 동기 부여도 어느 정도 됐을 때 영어 교육을 시작하는 게 좋다는 거죠.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영어 교육을 시작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 정도면 적절한 시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영어 공부를 시작하는 게 좋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요. 영어사교육포럼이 몇 년째 적기 교육을 주장했더니 조금씩 변화하는 것들도 보입니다. 영어 학습지로 유명한 한 사교육 업체도 요즘에는영어는 조기 교육이 아니라 적기 교육입니다.”라고 광고하고 있더라고요(청중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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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엄마표 영어 17년 보고서라는 책을 읽으면서, 너희들에게 영어 교육에 있어 아빠가 너무 소홀했나 싶어 약간 죄책감을 가지기도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죄책감이 싹 사라졌단다. 아빠 귀가 너무 얇은가?^^

 

3.

이 책은 초등 부모들이 관심 있는 주제들을 잘 고른 것 같더구나. 독서 또한 많은 부모들이 관심이 많을 거야. 아빠는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지 않았거든.. 주위 환경의 영향이 클 수도 있었지만…. 아무튼 그랬어. 어른이 되고, 그것도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야 책을 읽기 시작했고,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어. 그래서 너희들에게도 책 읽기에 굳이 강요할 생각은 없었어. 그런데 정말 엄마 아빠가 책 읽는 모습을 보면 따라 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것 때문인지, 너희들도 책 읽는 것을 좋아하잖아. 그래서 아빠도 너희들에게 책 선물하는 기쁨도 가질 수 있고.. 아빠가 사준 책들을 재미있게 읽어주기도 하고가끔 주말에 거실의 테이블이 앉아서 같이 책을 읽을 때면 기분이 좋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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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학교 교육은 독서와 상충된다고 하는구나. 나라에서도 독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학교 교육이 바뀌어야 하고, 정답을 찾는 시험이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 그럼 바뀌지 않은 학교 교육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독서 환경을 만들어주냐부모의 역할이 크다고 하는구나. 독서의 재미를 알게 하기 위해서 아이 입장에서 생각을 하고아이들끼리 책 모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하더구나. 강사 자신도 자신의 아이들과 친구들과 독서 모임을 했대. 아이들이 읽으면 좋은 책들을 추천해 주시도 했어. 너희들에게 책 선물할 때 이 추천목록을 참고해야겠구나.

그 외에 “아이와 스마크폰 신경전 끝내는 법”, “초4병이 두려운 부모를 위하여”, “사교육 걱정없이 우리 아이 키우기라는 주제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그것에 대한 내용은 생략할게.

마지막으로 초등학생의 부모의 중요성을 발췌한 부분으로 마무리할게. 아래 글을 아빠도 몇 번 읽고 마음에 새겨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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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자존감 못지않게 중요한 것 한 가지가 자기효능감입니다. ‘나는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어라는 자세를 갖게 하는 게 바로 자기효능감이죠. 이런 자기효능감을 키워주려면 집안일을 돕게 하는 등 어려서부터 가정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좋습니다. 아이가 앞으로 나아갈 때 불안해하지 않도록, 실패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지 않는 것도 필요하죠.

이렇게 보면 아이가 초등학교 시기 부모라는 존재는 정말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은 아이들에게 신경을 써야 할 것이고요. 필요할 때는 조언을 하면서, 아이에게 닥칠 수 있는 위험을 줄여야 하겠죠. 무엇보다 감정적으로 아이를 내팽개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고요. 아이가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기술을 충분히 기를 수 있게끔 의미 있는 인생 경험도 많이 하게 해줘야 할 것입니다. 물론 초등 시기뿐 아니라 다른 모든 시기에도 이런 부모 역할이 필요하겠습니다만……. 한 가지, 여기서 많은 부모님들이 놓치곤 하는 게 아이에게 내면의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주는 일인 것 같습니다. 요즘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줬다 뺏었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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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궁극의 지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각자가 자신의 인생 전체를 관통하여 마지막에 반드시 얻게 될 삶에 대한 이해. 그 궁극의 지식은 몇몇의 책에서 단번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의의 오해와 노년의 오만과 무수한 시행착오와 상실과 고통과, 그 속에서도 기어코 피어나는 작은 행복과 사랑하는 이의 부드러운 손과 깊은 눈동자와 내면의 고요, 그것들 속에서 우리는 삼각형과 사각형을 얻을 것이고, 마침내 인생의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 삶이라는 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될 것이다.

 

(33)

세계는 언제나 자아의 세계. 객관적이고 독립된 세계는 나에게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나는 내가 해석한 세계에 갇혀 산다. 이러한 자아의 주관적 세계, 이 세계의 이름이 지평(地平),horizon’이다. 지형은 보통 수평선이나 지평선을 말하지만, 서양철학에서는 이러한 의미를 조금 더 확장해 자아의 세계가 갖는 범위로 사용한다.

 

(43)

인생이 생각보다 살아가기 어려운 것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테다. 혼자 살아가는 것이었다면 나의 계획과 전망과 실행에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돌아가겠지만, 실제 세상에는 나의 세계 전체를 뒤흔드는 타인이 있어 언제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만다. 그것을 간신히, 간신히, 수습해가면 결국 나의 삶은 누더기가 되어 있을 것이다.

 

(82)

명심해야 한다. 내가 첫 단추를 제대로 꿸 가능성은 전혀 없다. 객관적으로 말해 당신은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 물론 그렇게 믿고 싶지 않다. 대신 이렇게 믿고 싶다. 나는 인생의 중간 어딘가에서 힘들기도 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도 할 테지만, 인생 전체의 큰 틀에서 본다면 분명 운이 좋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128)

나이가 든다는 건 다행이다. 어린 날의 들뜸과 격정은 가라앉고, 섬세함은 무뎌지고, 무거움은 가벼워진다. 죄책감은 줄어가고, 헛된 희망은 사라지고, 안타까움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래서인가, 나는 다만 고마웠다. 연인의 불안을 나누어 지고 젊고 아름다운 시간을 함께해준 그녀에게 다만 고맙다고 느낄 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에는 조금 부끄러워졌다. 그렇게 무거워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무엇이 그리 무겁다고 세상의 짐을 혼자 다 짊어진 사람처럼 엄살을 부렸던 것일까. 운명이라거나 의무라거나 책임이라거나, 그런 것들은 생각처럼 슬픈 것이 아닌지도 모르는데.

 

(149)

진리의 반대말은 거짓이 아니다. 진리의 반대말은 복잡성이다. 거짓만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거짓 안에 진리가 섞여 있을 경우, 혹은 진리 안에 거짓이 섞여 있을 경우 우리는 그것을 쉽게 제거하지 못한다.

 

(149-150)

그래서 의심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믿고 있다 하더라도, 너무나 오랜 역사의 전통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의 크기가 너무나 압도적이라 하더라도 당신이 심리적 위안보다 진실의 이면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의심해봐야 한다.

 

(162-163)

나는 자본주의가 생각보다 괜찮은 체제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자본주의가 나의 생산자로서의 지위를 박탈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강요한다. 특정 분야의 노동자라는 제한된 역할의 만족하라. 네 전문 분야가 아닌 곳에서는 입을 다물고 소비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하라. 나는 이것이 아쉽다. 왜냐하면 우리는 결국 놀지 못하고 관계 맺지 못하고 생각할 줄 모르는, 다만 소비해야 하는 존재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169)

언어의 불완전성, 언어의 태생적 한계. 어쩌면 이러한 부족함이 자유와 즐거움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책과 시를 읽는 이유, 그것이 나를 자유롭게 하고 즐겁게 하는 이유는 저자의 생각이 오롯이 나에게 주입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것에 개입하고 재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203)

꿈은 매일 우리를 가르친다. 아무것도 없음을. 실체도, 기반도, 남는 것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삶이라는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 이곳과는 다른 곳에서 꿈은 또 다시 이어질 것이고, 우리는 다시 한 번 허구의 세계 속에서 휘둘리고 마음 쓰는 가운데, 이곳에서의 허망함을 기억하지 못하게 될 테니 말이다.

 

(241)

인간은 인간이라는 종이 세계의 전부라 생각하고 특히 자기 눈에 보이는 세계가 실제 세계의 보편적 기준일 것이라고 믿지만, 세계는 그렇게 보편과 특수로 나눌 수 있는 무엇이 아니다. 모든 보는 존재는 충분하고 완벽한 세계를 자기 내면으로 갖고 있고, 그 내면의 빛은 그 존재를 부족함 없이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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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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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반디의 <고발>이라는 책은 책의 사연부터가 관심을 갖기에 충분한 책이었단다. 실제 북한에 살고 있는 사람이 쓴 북한의 실상을 고발한 이야기. 그의 원고가 다른 탈북자에 의해 북한 밖으로 빼돌려 출간한 책. 그래서 실명을 숨기고반디라는 필명으로 출간된 책. 작가의 이름만 들어보면 순정만화의 작가처럼 보이지만, 그가 쓴 이 작품들은 하나하나가 묵직하였고, 읽는 이를 저절로 숙연하게 만들었단다. 이 책은 이미 세계 20개국 18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다고 하는구나. 영국에는 이 책을 번역한 사람이 번역상을 받기도 했대. 이런 사연에 아빠도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적어두었다가 이번에 읽었단다.

얼마 전에 읽은 <녹색평론 157>에 이 책에 관해 실려서 읽는데 더 도움이 되기도 했어. 이 책은 단편 7편으로 이루어져 있단다. 그럼 그 이야기들에 대해 하나씩 짧게 이야기해줄게. 이 소설은 대부분 1990년대에 쓴 소설들이란다. 오늘날 권력자들은 바뀌었지만 북한 사회는 변한 것이 별로 없어. 소설이 쓰여진 연대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읽어도 될 것 같더구나.

 

1.

첫 번째 소설은 <탈출기>라는 소설이야. 일철이라는 사람이 탈북을 하면서 친구 상기에게 남긴, 긴 편지 형식의 소설이란다. 일철은 결혼 2년 차. 아직 아이는 없었어. 그래서인지 아내 명옥은 조카 민혁을 끔찍이 잘 대해주었어.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아내 명옥의 피임약을 발견하게 되고, 이후로 아내의 불륜을 의심하게 되었어. 그래서 출근했다가도 뭔가 빠뜨렸다면서 집에 다시 오기도 했는데 그때 명옥은 개죽을 끓이고 있었고, 아무 의심 가는 행동을 하지 않았어. 그도 의심을 접었는데, 어느날 일찍 집에 퇴근한 적이 있는데 그때 검은 그림자가 급히 빠져나가는 걸 보고, 그의 의심이 맞다고 생각하고 피임약을 가져와 다그쳤어.

그리고 명옥의 일기장을 보게 되는데…. 그 안에는 명옥이 왜 피임약을 먹었는지, 조카 민혁을 그렇게 잘 대해주었는지 다 적혀 있었어. 명옥의 출신성분은 좋은데 반해 일철은 좋지 못했어. 일철은 아버지가 반동으로 처단되어 아들들과 손자까지 차별 받고 있었거든. 명옥은 자신의 아이들도 태어나면 차별 받을 것을 생각하여 몰래 피임약을 먹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남편이 당원이 된 다음에 아이를 낳을 생각이었던 것이고, 남편이 당원이 될 수 있도록 자신도 여기저기 알아보았어. 그러던 중 당원을 줄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부문장비서가 명옥에게 접근을 한 거야. 접근의 정도가 점점 심해져서 추행을 하기에 이르렀고, 그런데도 남편의 당원을 위해서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못하고, 자주 조카를 불러와 집에서 데리고 있으면서 조카를 방패 삼았던 거야. 사실 명옥이 끓였다고 했던 개죽도 사실 명옥 자신이 먹기 위함이었어. 집에 먹을 것이 없어서남편이 마음상할까 봐 개죽이라고 이야기했던 거야. 일철은 명옥을 의심했던 것을 크게 후회하고, 탈북 계획을 세웠단다. 이곳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형네 가족과 자기 부부, 모두 다섯 명이 탈북을 하기로 했단다. 소설은 여기서 끝이 났어. 과연 일철의 일행은 성공적으로 탈북에 성공을 했을까?

 

2.

<유령의 도시>

한경희의 집은 평양의 광장이 보이는 곳에 있어. 광장에는 국경절을 맞이하여 마르크스와 김일성의 대형 사진이 걸려 있었어. 한경희의 어린 아들 명식이 마르크스의 사진을 보고 경기를 일으키면서 울었어. 그것은 단지 일회성이 아니라 볼 때마다 그렇게 울었어. 어쩔 수 없이 한경희는 그 사진이 보이지 않게 커튼을 칠 수 밖에 없었어. 그러자 신고가 들어왔다며 위에서 찾아왔어. 한경희는 이유를 설명했어. 그런데 왜 커튼이 마르크스 쪽뿐만 아니라 김일성 쪽도 쳐져 있냐고 물어보자, 한경희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지 않겠냐고 이야기했어. 그런데 이 말은 김일성을 솥뚜껑에 비유했다고 또 문제가 되었어. 결국 한경희의 남편도 이 일로 회사에서 짤리고, 그들은 추방을 당하게 되었어. 한경희는 반항을 할 수조차 없었어. 이 도시는 한경희의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것이니까 말이야. 그들이 하라고 하면 해야지, 어쩌겠어. 그들이 평상시 인민의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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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면상이 온통 털 속에 묻힌 마르크스와 매섭게 입을 다문 김일성의 초상화였다. 그 두 붉은유령은 지금 한경희에게 분명 이렇게 호령하고 있었다.

“나가라믄 찍소리 말구 나갈 거지 무슨 허튼 생각이야. 이게 내 도시지 네 도신 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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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북한의 어떤 행사에 많은 일반사람들이 군집해 모습을 보는 경우가 있어. 그 장면을 보고 어떻게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세뇌를 당할 수 있을까? 하곤 했어. 그런데 그것은 그저 자발적인 것은 아니었어. 도시는 그들 것이니까, 그들 도시에 살고 싶으면 그들의 말을 따라야 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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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7)

한경희는 돌연 우들우들 온몸이 떨려왔다. 9월의 밤 냉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이 땅에서 삶을 부지하자면 벌써부터 알고 있어야 했을 무섭고도 무서운 그것이 불시에 가슴에 콱 실려와서였다. 도시에 널려 있던 100만의 인원을 사십오 분 안에 광장으로 끌어들였던 그것이 무엇이었던지도 이제야 깨달을 수가 있었다. 만약 남편이 지금 또당신은 저기 저 마르크스의 모든 이론 중에서 가장 위대한 이론이 뭔지 아오?”하고 물어준다면 한경희는 보다 학술적으로, 그리고 보다 진지하고도 뼈저리게 그에 대한 대답을 해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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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준마의 일생>

설용수는 평생 당에 충성을 하고, 나라에 충성을 한 사람이란다. 전쟁과 노동 현장에서 어디든 그는 최선을 다했고, 훈장 14개를 받기도 했어. 설용수는 이미 저 제상 사람이 된 전영일의 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은 사이였어. 그래서 전영일도 설용수를 큰아버지로 모셨어. 그런데 어느날 전영일은 통신감독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설용수가 통신선로를 방해하고 있으니, 이야기 좀 해달라고 했어. 설용수의 집에 느티나무가 있는데, 통신선로에 방해되어 베려고 하니 베지 못하고 했고, 그 과정에 도끼까지 들고 설쳤다고전영일이 설용수를 찾아갔어. 훈장 14개나 받은 인민의 영웅인 설용수가 배급이 안되어 땔감이 없어 냉방에서 지내고 있었어. 사실 도끼까지 들 생각은 없었대. 그런데 그들이 오기 전에 아내와 말다툼을 하여 화가 난 상태였는데, 그들이 와서 느티나무를 베겠다고 하자.. 홧김에 그렇게 된 거라고

설용수에게 그 느티나무는 사연 깊은 나무였어. 전영일의 아버지와 함께 젊은 시절을 입당을 할 때 기념으로 심은 나무였거든. 그리고 좋은 일을 있을 때마다 그 나무에 고맙다고 했대. 그런데 그에게 돌아온 것이라고는…. 설용수의 마음속에 담아주었던 생각들을 전영일에게 했어. 전영일이 생각하기에 반동이라고 느껴지는 말들도 있었지만, 설용수의 그런 말들은 틀린 말들이 아니었어. 전영일은 설용수의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다음날 설용수의 죽음 소식을 듣게 되었단다. 심장마비라고 하지만설용수는 도끼로 손수 느티나무를 다 찍어서 쓰러뜨리고 난 후 죽은 채 발견되었다고 하는구나. 설용수도 결국 느티나무를 지키지 못할 것을 알았을 거야. 그리고 그럴 바에야 자신이 직접 느티나무를 자르려고 했고.. 그것은 바로 자신의 삶을 베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숙연해지는구나.

 

4.

<지척만리>

명철은 엄마가 위급하다는 전보를 세 번이나 받았어. 그래서 집에 다녀오려고 여행증 신청을 했으나, 세 번 모두 부결 판정을 받았어. 외아들이 자신이 꼭 가야 한다고 사정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 명철이 지금 광부로 일하고 있지만, 그것도 그가 원해서 된 것이 아니었어. 군대 제대 후 고향에서 농사를 지내고 싶었지만, 그는 그것도 허락 받지 못하고, 광부로 차출된 것이었어. 명철은 여행증을 받지 못하고, 우연히 만난 친구와 술을 먹고, 술김에 무작정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향했어. 간신히 검열을 수차례 피해서 고향땅에 도착을 했지만, 마지막 검열에서 그만 걸려서 집을 코 앞에 두고 노동단련 20일 벌을 받아야 했어. 집에 와서 새장에 갇혀 있는 종달새가 자신의 처지라고 생각했어. 종달새라도 자유를 주려고 풀어주었는데, 그 종달새는 다시 돌아왔어. 종달새도 바깥 세상에 대한 두려움, 새장 안의 익숙함에 길들여져 있던 거야. 자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 명철.. 며칠 뒤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전보를 받았단다. 슬픈 소설들의 연속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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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당신이 놔주고 간 이튿날 아침에 보니 저것들이 다시 날아오지 않았겠어요. 그래 조롱을 다시 달아주었더니 저렇게…”

“길들었구나!... 불쌍한 것들!”

명철은 한마디 한마디 씹어 뱉듯 중얼거렸다.

“삐쫑삐쫑 삐쪼르릉…” 종달새가 다시 우짖었다. 마치 명철에게당신도 길들었기에 그렇게 그냥 돌아왔죠하고 반박이라도 하듯이

‘그래, 나 역시 지척도 천리 밖으로 살아야 하는 조롱 속의 짐승인가보다! 조롱 속의 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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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복마전>

오씨 부부는 북한에서 그래도 상위층이고, 지식인이었어. 지금은 은퇴했지만, 오씨는 력사 선생님이었고, 영감은 수학 선생님이었거든. 오씨 부부는 딸이 둘째를 임신하고 만삭이라서 딸 집에 갔다가 첫째 아이는 자신들의 보살피는 것이 딸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첫째 아이 영순을 데리고 오다가 1호 행사 때문에 역에서 발이 묶였어. 1호 행사 때문에 열차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끊겼거든. 1호 행사라고 함은 최고 권력자에 관한 행사인데, 그가 주변을 지나가기 때문에 모든 교통수단이 중단된 거야. 역에서 32시간이나 있었어. 먹을 것도 구하기 힘들었어.

오씨는 딸이 걱정되어 영감과 영순이를 역에 두고 다시 걸어서 딸 집에 가기로 했어. 가다가 수령동지를 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 김일성 수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오씨는 얼마 전까지 1호 행사에 대한 불만은 접어두고, 침에 발린 찬양을 했고, 차까지 얻어 타게 되었어. 오씨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었지만, 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어. 그런 일이 있을 때 역에서는 기차가 개시되었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어 영감과 손녀도 그 인파에 휩쓸려 다치고 말았단다. 영감은 허리를 다치고, 손녀 영순은 다리가 부러진 중상을 입었어. 병원을 거쳐 집에 머물고 있는데, 오씨가 그 둘을 보살펴야 했어.

오씨는 이 일에 크게 죄책감을 느꼈어. 손녀 영순은 날마다 울면서 엄마만 찾고한편, 그날 김일성 수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차를 얻은 탄 일로 방송까지 타게 된 오씨. 그 일은 수령을 찬양하는 용도로 연일 방송에 나왔어. 하지만, 역에서 많은 인민들이 고통을 받은 일은 한번도 나오지 않았지. 오씨의 속마음이 어땠을까? 우는 영순을 달려주면서 들려준복마전이라는 이야기가 그들의 사회를 대변해주는 듯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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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옛날 어느 곳에 열 길 울타리를 빽빽이 둘러친 한 동산이 있었다우. 거기선 늙은 마귀가 수천의 종들을 거느리구 있었구요. 한데 놀라운 건 그 동산의 열 길 울타리 안에선 언제나 웃음소리밖에 들려나오는 것이 없었다는 거였어요. 사시절 하하호호 하고 말이지요. 그건 바로 늙은 마귀가 자기의 종들한테 다 온통 웃는 마술을 걸어놓았기 때문이었다나요. 왜 그런 마술을 걸어놓았냐구요? 그야 물론 종들을 학대하는 자기 죄행을 가리우구 우리 동산 사람들은 이렇게 행복합니다 하는 속임수를 쓰기 위해서였지요. 그러자고 다른 동산 사람들이 넘볼 수도, 드나들 수도 없게 열 길 울타리두 쳤던 거구요. 그러니 글쎄 생각 좀 해보시우. 그 동산 사람들의 입에서는 어디가 아프거나 슬퍼서 엉엉 울어도 그것이 하하호호 하는 웃음소리만 되어 나왔으니 세상에 그처럼 악한 마술이 어디 있고 그처럼 무시무시한 동산이 또 어디 있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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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무대>

보위지도원 홍영표. 그는 보위부장으로부터 경고를 받았어. 홍영표의 아들 홍경훈이 김일성 장례식 추도기간에 술 먹고 김숙이라는 여자와 데이트를 했다고 말이야. 특히 김숙은 반동분자의 딸로 이미 전에도 만났다가 반동분자의 딸이라고 해서 만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아들 홍경훈은 예전에 군복무 중에도 불순한 사상으로 자아비판을 받기도 했었어. 홍영표는 나중에 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홍경훈도 억지로 산에 가서 꽃을 땄대. 장례식에 꽃을 바쳐야 하니까 말이야. 그런데 뱀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 몸에 메틸알코올을 뿌렸을 뿐인데, 사람들은 그에게 술을 먹었다고 한 것이라고 했어. 그리고 김숙이 반동분자의 딸이라고 하는데, 김숙의 아버지는 그저 사실을 이야기했을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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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글쎄 제가 부모님 앞에서 다짐했으니 그와 결혼할 생각까지는 안 합니다. 그러나 이성 간이 아닌 인간적인 사랑만은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난 솔직히 말해 모든 면에서 뛰어난 처녀인 그가 기를 못 펴고 사는 데 대한 동정심을 금할 수가 없어요. 그의 아버지의 죄라는 게 뭡니까. 김정일이 후처를 한 사실을 말했다는 그 하나뿐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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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홍경훈은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무대 위에서 연극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이야기했어. 홍경훈의 이야기는 반동 수준이 점점 심해지고, 아버지 홍영표도 아들의 말에 격분을 하게 되어 아들에 총까지 겨누게 되었어. 그 순간 정전이 되었어.. 정전 같은 돌발적인 일이 없었다면 정말 죽였을까? 홍영표는 나중에 아들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고 사람들의 얼굴을 보았어. 아들의 말대로 사람들은 전부 연기하는 것처럼 보였어. 모두 연극 배우처럼그리고 생각해보니 자신도 연극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결국 총으로 스스로 자신의 연극을 끝냈단다.

 

7.

<빨간 버섯>

기자인 허윤모에게는 죽마고우 절친인 송명근이 있어. 송명근은 시병원 진료과 의사인데, 송명근의 오촌이모부 고인식이라는 사람이 있어. 고인식은 평생 장을 만들어온 장인이야. 여기서 이야기하는 장은 간장, 된장.. 이런 장을 이야기하는 것이란다. 고인식은 장공장 기사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고, 허윤모는 예전에 고인식의 열정에 대해 취재를 하기도 했어. 고인식이 얼마나 장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냐면아내가 죽고 나서 어린 오누이만 집에 두고, 장을 만드는 일에 모든 열과 성을 다했을 정도로 진정한 장인이었어그런데 그런 고인식이 직무태반으로 묶여갔다는 거야. 된장 생산량이 줄어든 이유로 말이야. 그것은 원료 배급이 줄고 그 해 날씨로 인해 수확량이 줄었기 때문인데 말이야. 그러나 시당청사인 빨간벽돌집에서 그렇다고 이야기하면 그런 줄 알아야 하는 것이었어.

그 뿐만 아니야. 의사인 송명근은 사당청사의 부인이 왕진 요청을 해서 갔더니 아파서 그런 것은 아니고 송명근을 유혹하려고 왕진을 불렀던 것이래. 송명근은 간신히 뿌리치고 나왔는데.. 그것이 혹시 고인식이 잡혀간 것과 연관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고인식은 공개재판을 했는데, 며칠 갇혀 있으면서 실성한 듯했어. 그도 더 이상 연기하는 것을 포기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는 울부짖었어. 다른 사람들이 마음 속에 두고 있던 말을 밖으로 울부짖었지. 빨간 벽돌집을 사람들이 빨간 버섯이라고 불렀는데, 고인식은 빨간 버섯을 뽑아버리라고 외쳤어. 그의 말을 들은 이들은 겉으로는 연기하고 있지만, 속으로 통쾌해하지 않았을까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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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으스러지게 주먹을 들어 쥐고 벽돌집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허윤모의 가슴속에서는 고인식의 다 외치고 가지 못한 그 절규가 피타게 울려오고 있었다.

“저 빨간 버섯, 저 독버섯을 뽑아버려라. 이 땅에서, 아니 지구에서 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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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의 삶이라는 것은… <무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연극인 것 같구나. 그들은 그저 생존을 위해 주어진 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연기자. 그렇게 연기를 잘 함에도 불구하고, 억울함을 당할 때 <준마의 일생>의 설용수나 <빨간 버섯>의 고인식처럼.. 연극 무대에 내려와 실제가 되는 것 같구나. 그렇게 연기를 하지 않으면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 그런 그들은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은 더욱 연기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구나. 언젠가는 우리나라와 북한이 통일을 하게 될 텐데. 그 전에 모든 면에서 벌어진 격차를 줄여야 하지 않을까 싶구나. 언제 북녘 땅에도 따뜻한 햇살이 내리쬘까.

...

이 책에는 북한에서 쓰는 순수한 우리말이 많이 소개되었단다. 주석으로 뜻을 모두 적어 주어 읽는 것은 문제없었어. 그런 말들을 보면서, 말과 글도 많은 격차가 생겼구나 싶었단다. 잘못하면 이 상태로 더 가다가는 서로 말도 통하지 않을 수 있겠다 생각했어. 그 전에 하나가 되어야 할 텐데하나가 되기에는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 쌓여 있으니휴… 어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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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3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4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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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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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사피엔스>로 바람을 일으켰던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다음으로 출간된 <호모 데우스>. 이 책 또한 출간된 이후 계속해서 인기를 끌고, 이슈를 만들고 있단다. 아빠도 이번에 읽게 되었어. <사피엔스>가 인류의 과거를 이야기했다면, <호모 데우스>는 인류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책이라는 책소개가 딱 맞는 내용이었단다. <호모 데우스>라는 책제목 밑에미래의 역사라는 부제가 붙어 있단다. ‘데우스’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구나. 호모 데우스. , 신이 되려고 하는 인간…. 유발 하라리. 그는 미래를 예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구나. 그저 자신의 지식을 바탕으로 예측하는 것일 뿐. 책이 630페이지나 되는데 그것을 정리하려고 하니 아찔해지는구나. 아빠가 이해한 핵심만 간단히 적는 것으로 독서편지를 대신해야겠구나. 아빠는 <사피엔스>가 좀 더 읽기 편했단다. 이번에 읽은 <호모 데우스>는 집중을 하지 않으면 맥락을 놓치곤 했어.

 

1.

지난 세기까지만 해도 인간의 의제라고 하면 기아, 역병, 전쟁 등으로 할 수 있었어. 왜냐하면 이런 것들은 제어하기 어려운 것인데 이런 것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니까. 그런데 오늘날에는 이 모든 것들이 대부분 통제가 가능해졌어. 아직 기아로 죽는 이가 100만 명이 된다고 하지만, 비만으로 죽는 이가 300만 명이라고 하니기아도 해결되었다고 볼 수 있어. 역병도 대부분 극복했다고 볼 수 있어. 어떤 나라에서 역병이 돌게 되면, 그것은 정부의 잘못, 통치자의 무능함을 탓하게 되지. 전쟁도 거의 없어졌다고 볼 수 있어. 현재 전쟁 중인 곳도 중동 등 물질 기반을 둔 지역이야. 지식 기반의 세계가 되면서 전쟁은 무의미해졌다는 거야. 전쟁을 했다고 해서, 이득이 될 것이 별로 없다는 거야. 오랫동안 난제였던, 이런 기아, 역병, 전쟁이 모두 해결되면서, 인류는 이제 어떤 문제점을 탁상 위에 올려야 할까?

그 새로운 의제를 지은이 유발 하라리는 불멸, 행복, 신성(神性)을 뽑은 거야. 첫 번째, 죽음이란 무엇인가. 이제 죽음은 해결 가능한 기술 문제로 보게 되었어. 실제로 구글은 이미 죽음을 해결하기 위한 회사를 설립했다고 하더구나. 앞으로 인류는 죽지 않는 방법, 불멸의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을 할 것이라는 거야.. 아마 미래에는 인체 구조 과정을 재설계하고, 기관과 조직도 재생할 수 있을 거라고 해.

...

두 번째 행복... 건강이 최고라고 하지만, 불멸을 기술적으로 극복하고, 자신의 몸이 건강을 하다고 하면 분명 행복해지고 싶어할 거야. 그렇게 때문에 인류는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할 거야. 행복의 조건은 심리적 조건과 생물학적 조건이 있을 수 있어. 행복 확보를 위해 쾌락이 영원히 지속하도록 호모 사피엔스가 재설계 되어야 하겠지. 어쩌면 행복을 주는 기술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어. 어떤 이들은 행복을 위해 약을 먹기도 하잖아. 불법적인 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야. 의학기술은 불행한 사람을 치유해주기도 하잖아.

세 번째 신이 되기를 바라는 것. 신이 되는 방법은 생명공학, 사이보그 공학, 비유기체 합성하게 될 거야. 그것은 호모 사피엔스를 호모 데우스로 업그레이드 하려고 하는 것이지. 이런 업그레이드는 한방에 되는 것은 아니고, 조금씩 업그레이드 될 거야. 그래서 수십 년이 지나면, 인류의 모습은 오늘날의 우리가 보면 인류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말도 안 된다고? 이미 오십 년 전의 사람들도 오늘날 인류를 보면, 자신들과 다르다고 생각할 거라는 거지. 그만큼 우리 인류는 짧은 시간에 많이 변했잖아. 이런 새로운 의제는 그리 좋게만 보이지는 않는 것 같구나. 그렇다고, 이런 의제의 흐름을 막을 수 있을까? 지은이는 이런 흐름을 막을 수 있는 브레이크는 없다고 이야기 해. 결국 인류는 호모데우스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어.

...

오늘날 고작 수십 년 뒤를 예측하는 것도 어렵다고 했어. 지식은 아주 빨리 쌓이고, 빠른 경제 변화, 빠른 정치 변화는 예측을 어렵게 하지. 역사를 배우는 것을 미래를 예측하지 위해서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것이 아니라고 해. 과거에서 해방하여 다른 운명을 상상하기 위해 역사를 배운다고 하는구나.

 

2.

300년 전부터 인본주의가 세계가 지배를 하고 있다고 했어. 인간 중심의 세상을 이야기하는 거야. 인본주의라는 단어 자체를 보면 사람을 소중히 여긴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어 좋은 뜻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범위를 생태계 전체로 넓혀 보면, 인간만 중요하다는 인간 이기주의의 뜻이 되기도 하는 거야. 다른 동물에 비해 우리 종이 왜 특별한가? 인간이 다른 동물과 어떻게 다른가? 지은이는 지금의 시대를인류세라고 정의했어. 여기서 ''는 시기 또는 시대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40억년 전 생명이 출현되었고, 단일종이 생태계를 변화시킨 첫 번째 종. 사피엔스가 출현하면서 거대동물들 대부분을 멸종시켰으며, 현재 사피엔스와 사피엔스가 길들인 가축이 지구상 대형동물의 9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구나. 동물세계에 있어서 인간은 이미 과 같은 존재인 거야. 인간 덕에 가축들이 많이 번성하였지만, 그들은 전례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단다. 감정은 모든 포유류의 생존과 번식에 필수적인 생화학적 알고리즘이야. 그래서 어미와 새끼의 유대감은 포유류에게 아주 중요한 것이지. 하지만, 인간은 가축에게서 그런 유대감을 빼앗아버렸어.

인간은 종교를 이용하여 인간, 즉 사피엔스가 특별한지를 설명해주었어. 농업혁명이 나타난 이후 동식물을 침묵시켰어. 신을 내세워 농업을 정당화 시켰지. 그리고 과학혁명이 나타난 이후, 신을 침묵시켰단다. 오늘날 과학의 신뢰도가 가장 높지 않을까 싶단다. 과학혁명 이후 인간을 내세워 공장식 축산 농장을 정당화하였어. 신의 섭리라고 알았던 많은 영역들은 물리, 화학, 생물의 법칙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단다. 인본주의 종교들이 나타나 자유주의, 공산주의, 나치즘 등의 이름으로 출현했어. 지은이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알아본 이유는그것이 가까운 미래 초인간과 인간의 관계와 비슷해질 거라는 이유에서야. 이제 인간과 동물은 같은 편이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어. 무서운 미래로구나. 동물들에게 잘해주어야겠구나.

....

현재 호모 사피엔스가 막강한 존재인 것은 맞아. 그 위대함의 증거는 무엇일까? 사피엔스만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신은 이야기했지만, 여전히 과학적으로 증명하지 못하고 있고그리고 다윈의 진화론으로도 영혼은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 진화론이 나온 다음부터, 신을 부정하게 되었어. 신을 부정하게 되니 신이 이야기한 영혼의 존재로 우월함을 이야기하기 어려워지자, 인간의 우월성을 마음으로 설명을 해보려고 했어. 하지만, 역시 과학으로 마음을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지. 뇌의 반응은 알지만, 생화학적 반응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의식이 탄생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은 하지만, 마음 상태는 설명이 어렵다는 하는구나.

...

마음은 설명할 수도 없고, 가능한지도 모른다면 폐기하면 되지 않을까? 과학에서 에테르라는 개념을 버렸듯이, 신이라는 존재도 점점 취급하지 않듯이 이제 영혼이나 마음도 버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위험한 생각하지 하게 되었단다. 앞으로 인공지능은 점점 발전 또는 진화하게 될텐데, 그런 인공지능 중에 자신이 의식이 있다고 한다면 믿어야 할까? 마음이란 무엇인지? 영혼이란 무엇인지? 의식은 무엇인지? 인간은 아직 인간 본연의 모습 중에 밝혀내지 못한 것들이 많이 있단다.

, 그럼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동물에 비해 우월한 점은 도대체 무엇일까? 지은이는 소통하는 능력,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단다. 유연히 협력할 수 있는 지구상 유일한 종이라고그런 점으로 인해 지구라는 행성을 지배할 수 있었다고그리고 인류의 역사를 뒤돌아봐도 누가 더 효율적으로 협력했느냐에 따라 세상을 지배를 하게 되었다고 했어. 로마의 그리스 점령이 그렇고, 그 많은 혁명들이 그렇다고 그랬어. 이 부분을 읽다 보니 문득 작년 겨울 주말마다 밝혔단 촛불 혁명이 생각나더구나. 그 촛불 혁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유연한 협력이 아니었나 싶구나. .

아무튼 인본주의는 세상을 바꾸었어. 그래서 지은이는 인본주의혁명이라고까지 이야기했어.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변한 것무의미한 세계에 의미를 창조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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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315)

감정은 우리의 사적인 삶뿐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절차에도 의미를 제공한다. 누가 국가를 통치해야 하는지, 어떤 외교정책이 채택되어야 하고 어떤 경제조치가 취해져야 하는지 알고 싶을 때 우리는 성경에서 답을 찾지 않는다. 교황의 명령이나 노벨상 수상자 협회의 결정에 복종하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민주적인 투표를 통해 국민들에게 당면 문제에 대한 생각을 묻는다. 우리는 유권자가 가장 잘 알고, 개개인의 자유선택에서 정치권력이 나온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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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본주의 혁명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단다. 미학의 기준도 바뀌었어. 중세만 해도 미의 기준을 따질 때 인간의 감정은 고려하지 않았지만 이후에는 미의 기준은 곧 인간의 기준이었잖아. 인본주의에서는 약간 다른 관점이 있기도 해. 인본주의가 사람을 중시하는 것이잖아. 그 사람을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나의 독자성을 중시하는 사람을 자유주의자로 하고, 타인을 고려하고 세계 평화를 더 중시하는 사람은 사회주의자라고 살 수 있대. 오늘날 세상을 조면 자유주의자가 승리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구나. 지은이의 이런 생각에 아빠도 동의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자신의 행복을 다들 중시하는 것처럼 보이거든. 아빠도 마찬가지이고그런 자유주의의 승리가 앞서 이야기한 불멸, 행복, 신성을 추구하는 존재로 만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

 

3.

현대는 글자와 문서기록에 대한 대단한 힘을 갖고 있단다. 아빠는 별 생각 없이 살아가는데, 지은이는 그런 점을 꼭 짚어서 이야기하는구나. 글자와 문서 기록의 힘이라….

오늘날에는 실체가 없는 것이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단다. , 아빠의 이야기를 잘 들어봐. 중국이 댐을 건설한다. 구글이 무인자동차를 만든다. 이상한 점 없지? 그런데, 중국과 구글은 실제 존재하는 것이 아니야. 호모 사피엔스가 의미를 부여한 국가와 브랜드라는 허상의 존재야. , 그러면 이건 어떠니? 신이 세상을 만든다. 파라오가 저수지를 만든다. , 어때? 예전에 신과 파라오 등이 오늘날 브랜드와 국가, 연예인 등과 비슷했던 거야.

이런 실체 없음의 힘은 문서의 힘으로 이어지는데, 호모 사피엔스들, 그것도 권력을 가진 호모 사피엔스들의 문서나 기록은 막강한 힘을 갖게 돼. 옛날에 유럽이 아프리카 지도를 보고 대충 선을 그어서 나눠가졌대. 그리고 그 선들이 나중에 그대로 국경선이 된 것이고아프리카 지도를 보면 국경선이 직선으로 되어 있는 이유가 그런 이유야. 그 국경선들은 실제 종족들이 살고 있는 영역과 다르대. 그러다 보니 아프리카에 분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거야. 그런 문서의 힘은 교육에 들어와서 교육의 목표가 마치 테스트에 있는 것처럼 변해버렸어. 돈도 종이, 학위증서도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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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정기적으로 엄밀한 평점을 매기기 시작한 것은 산업시대의 대중교육제도이다. 공장과 정부 부처가 숫자언어로 사고하는 데 익숙해지자 학교가 그 뒤를 따랐다. 학교는 숫자언어로 사고하는 데 익숙해지자 학교가 그 뒤를 따랐다. 학교는 평균점수에 따라 학생 개개인의 가치를 평가하기 시작했고, 교사와 교장의 가치는 그 학교의 전체 평균에 따라 평가되었다. 그리고 관료들이 이런 척도를 채택하자마자 실제가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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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앞서 아빠는 자유주의가 승리를 했다고 했잖아. 그런데, 이 자유주의도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하는구나. 우리 세상은 이제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로 이루어진 세상이라고 볼 수 있어. 빅데이터라는 말이 있는데, 그 빅데이터는 우리가 고민하는 것들을 해결해줄 수도 있다는 거야. 이미 우리는 맛집이나 여행지를 고를 때 많이 활용하곤 하지. 앞으로는 두 남자 사이에서 배우자를 고르는 고민도 구글이 대신해줄 수 있다고 했어.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선택하는 것보다 나의 데이터들, 내가 고를 남자들의 데이터들을 알고 있다면 구글의 인공지능이 분석하여 최적의 남자를 골라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아래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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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

그러면 구글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나는 네가 태어난 날부터 너를 알고 있었어. 네 이메일을 모두 읽었고, 네 통화를 모두 기록했고, 네가 좋아하는 영화들, 네 유전자 정보, 네 심장 기록도 모두 갖고 있어. 네가 데이트한 정확한 날짜도 보관하고 있으니, 존이나 폴과 만날 때마다 네 심장박동, 혈압, 혈당수치를 초 단위로 기록한 그래프를 원한다면 보여줄 수 있어. 필요하다면 네가 그들과 가진 모든 성관계의 정확한 순위도 제공할 수 있어. 그리고 당연히 나는 너를 아는 것만 큼 그들도 잘 알아. 이 모든 정보, 내 뛰어난 알고리즘, 수많은 관계에 대한 수십 년에 걸친 통계자료를 토대로, 나는 너에게 존을 선택하라고 권해. 장기적으로 그와 함께할 때 더 만족스러울 확률이 87퍼센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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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오늘 독서편지는 마쳐야겠구나. 아빠가 정리를 제대로 하질 않아 기억으로만 적기에는 내용이 너무 방대해아빠의 기억에 남은 것은 앞으로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거야. 그런 내용에 대해 아빠가 일부 발췌한 것이 있는데, 그것으로 나머지 독서편지를 대신하마. 이해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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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

자유주의가 직면한 세 번째 위협은, 일부 사람들은 업그레이드되어 필수불가결한 동시에 해독 불가능한 존재로 남아 소규모 특권집단을 이룰 거라는 점이다. 이런 초인간들은 전대미문의 능력과 전례 없는 창의성을 지닐 것이고, 그런 힘을 이용해 세계적으로 중요한 대다수의 결정들을 계속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시스템의 유지보수를 담당할 것이고, 시스템은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고 관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업그레이드되지 않을 것이고, 그 결과 컴퓨터 알고리즘과 새로운 초인간 양쪽의 지배를 받는 열등한 계급이 될 것이다.

(497)

마음을 조작하는 기술과 마음의 스펙트럼에 대한 우리의 무지 그리고 정부, 군대, 기업의 편협한 관심이 합쳐질 때, 우리는 틀림없이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 우리는 몸과 뇌를 업그레이드하는데는 성공한다 해도, 그 과정에서 마음을 잃게 될 것이다. 사실 기술 인본주의는 결국 인간을 다운그레이드할 것이다. 시스템은 다운그레이드된 사람들을 선호할 텐데 그것은 그런 사람들이 가지게 될 초인간의 특성 때문이 아니라, 그런 사람들은 시스템을 방해하고 속도를 떨어뜨리는 성가신 성질을 갖고 있지 않아서이다. 모든 농부들이 알고 있듯이, 염소 무리에서 가장 골치 아픈 존재는 대개 가장 똑똑한 염소이다. 농업혁명 과정에서 동물의 마음 능력을 떨어뜨리는 일이 반드시 필요했던 이유가 이것이다. 기술 인본주의자들이 꿈꾸는 두 번째 인지혁명은 똑 같은 일을 우리에게 할 것이다. 즉 그 어느 때보다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전달하고 처리할 수 있지만, 집중하고 꿈꾸고 의심하지 못하는 인간 톱니를 생산할 것이다. 수백만 년 동안 우리는 성능이 향상된 침팬지로 살았다. 그리고 미래에는 특대형 개미가 될지도 모른다.

(503)

데이터교는 우주가 데이터의 흐름으로 이루어져 있고, 어떤 현상이나 실체의 가치는 데이터 처리에 기여하는 바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한다. 이색적인 비주류 개념 같다는 인상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이 개념은 이미 과학계의 대부분을 정복했다. 데이터교는 두 과학 조류의 격정적 합류에서 탄생했다.

(505)

이렇게 보면 자유시장 자본주의와 국가가 통제하는 공산주의는 서로 경쟁하는 이념, 윤리적 신조, 정치제도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이 둘은 경쟁하는 데이터 처리 시스템이다. 자본주의는 데이터를 나누어 처리하는 반면, 공산주의는 중앙에서 모두 처리한다. 자본주의가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그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하고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리게 하는 것이다. 예컨대 자유시장에서 빵 가격은 어떻게 정할까? 우선 모든 빵집이 원하는 만큼 빵을 생산하고, 원하는 만큼 가격을 매길 것이다. 소비자들이 여력이 되는 한 얼마든지 많은 빵을 살 수 있고, 경쟁관계인 빵집에 가서 빵을 사도 된다. 바게트 한 개에 천 달러를 매겨도 불법이 아니지만 아무도 그 빵을 사지 않을 것이다.

(513)

앞으로 몇십 년 동안 우리는 기술이 정치보다 한발 앞서 우위를 점하는, 인터넷 같은 혁명들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은 곧 우리 사회와 경제 그리고 우리의 몸과 마음까지 앞지를 텐데도, 우리의 정치적 레이더망에는 좀처럼 포착되지 않는다. 현재의 민주적 구조들은 관련 데이터를 충분히 빨리 수집해서 처리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적절한 여론을 형성할 수 있을 만큼 생물학과 사이버네틱스에 대해 잘 모른다. 따라서 전통적인 민주정치는 중요한 사건들을 제어할 수 없고, 미래에 대한 유의미한 비전들을 우리에게 제공하지 못한다.

(537)

21세기에는 더 이상 감정이 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알고리즘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전례 없는 연산력과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우월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알고리즘들은 당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정확히 알 뿐 아니라, 당신에 대해 당신은 짐작도 하지 못하는 백만 가지 다른 점들을 알고 있다. 따라서 당신은 이제 자신의 감정에 귀 기울이는 것을 그만두고, 이런 외부 알고리즘에 귀 기울이기 시작해야 한다.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투표하는 반면 다른 유권자는 공화당에 투표하는 정확한 신경학적 이유까지 안다면, 무엇하러 투표를 하는가? 인본주의의 계명이네 감정에 귀 기울여라!”였다면, 데이터교의 계명은알고리즘에 귀 기울여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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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12-31 0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어느새 2017년 마지막 날입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리며, 새해 인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ookholic 2017-12-31 17:49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저야말로 겨울호랑이님 덕분에 지난 일년 좋은 책들을 많이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깊이가 있는 책들이라 감히 읽을 엄두는 안나지만요..^^ 예쁜 따님을 포함하여 온가족 모두 행복 가득한 새해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