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책읽기를 즐기기 시작할 때 책읽기에 빠질 수 있게 해 준 작가 중에 한 명. 바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였단다. 그가 쓴 소설들을 읽으면서, 감탄을 했던 기억이 있단다. 단숨에 그의 팬이 되어 그의 책들이 출간할 때마다 읽곤 했어. 그런데, 기대치가 올라간 것인지, 그의 작품들이 예전만치 못했던 것인지, 점점 실망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한동안 읽지 않았단다.

독서기록을 살펴보았더니, 2010년이 마지막이더구나. 그래도 그렇게 오랫동안 안 읽은 줄은 미쳐 몰랐는데정말 오랫동안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안 읽었구나. 그래도 아빠에게 책읽기의 즐거움을 안겨준 작가인데, 너무 오랫동안 멀리했네.^^ 그의 신간 소식을 들을 때마다 관심은 갖고 있었단다. 이번에 읽은 <(2)>도 작년에 출간 소식으로 알고는 있었어.

얼마 전에 회사 상사와 업무이야기를 나누다가 요즘 회사 스트레스가 있어 잠을 잘 못 잔다고 하니까, <>한 번 읽어보라고 이야기를 했어. 물론 이 책의 내용이 잠에 도움이 되는 책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그 분도 그저 농담식으로 이야기를 한 거야. 얼마 전에 그 분이 <>이라는 책을 읽고 SNS에 그 내용을 올렸는데 아빠가좋아요버튼을 눌렀거든. 아마 그것이 생각이 나서 <>을 읽으라고 했던 것 같아. 아무튼, 아빠도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너무 오랫동안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멀리 했다는 생각도 들고….

1.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는 소설이 많았는데, 이번에 읽은 <>이라는 소설도 그렇게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는 소설이라고 보면 돼.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잠의 세계. 우리가 단편적으로 알고 잠의 단계가 아닌 더 깊은 단계로 임의로 들어가는 모험. 마치 신대륙을 향해 떠나가는 것과 같은 것

그는 이미 개미의 세계를 탐험했고, 죽음의 세계를 탐험했고, 인류의 오래된 과거를 탐험했고, 신의 세계를 탐험했듯이 이번에는 잠의 세계를 탐험하려는 것이었어.

, 그 이야기를 해줄게. 그렇게 잠의 세계를 탐구하는 사람으로 쉰아홉 살의 신경생리학자 카롤린 클라인이라는 사람이 있었어. 카롤린은 잠을 연구를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을 했어. 그녀의 아들 자크는 스물일곱 살인데 역시 의사였어. 자크의 아빠 프란시스는 유명한 탐험가인데 자크가 어렸을 때 자크의 아빠는 요트 항해 중에 빙산에 부딪히는 사고 후 상어에게 공격을 받아 죽고 말았단다. 이 사고의 충격으로 자크는 야뇨증에 걸렸어. 캐롤린은 수면 치료를 통해 자크의 야뇨증을 고쳤단다.

이것뿐만 아니라 자크가 더 어렸을 때도 수면 장애가 있었는데, 그것도 엄마 캐롤린이 수면치료로 고쳤단다. 병뿐만 아니라 캐롤린은 자크의 수면을 분석해서, 자크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성적 향상에 도움을 주기도 했어. 학교에서 창의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당하면 이것도 수면치료를 통해 창의력을 높이기도 했어. 수면치료를 통해서 못하는 것이 없는 것처럼 보였어.

2.

카롤린이 진행하고 있는 비밀 프로젝트. 지금까지 밝혀진 잠의 단계는 5단계까지 있어. 0단계는 잠에 드는 것이고, 1단계는 아주 얕은 잠이고 2단계는 얕은 잠, 3단계는 깊은 잠, 4단계는 아주 깊은 잠이야. 그리고 5단계라는 것은 역설수면이라는 것이야. 4단계까지 점점 깊은 단계로 빠져드는 것에 비해, 5단계 역설수면에서는 가파른 봉우리가 불쑥 솟아오르는 것처럼, 몸은 극도로 이완되고, 바깥소리는 전혀 못 듣고 심장 박동은 느리고 체온은 떨어지는데 특이하게 뇌는 가장 빠르게 활발하게 움직인대. 우리가 꾸는 꿈도 바로 이때 꾸게 되는 것이야. 5단계는 약 10~20분 정도이고.. 1단계부터 5단계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90분 정도되고, 잠을 잘 때 이것을 반복하게 된다는구나.

그런데, 카롤린은 잠은 5단계까지가 아니고, 인의적으로 다음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 잠의 6단계…. 그것을 밝히는 것이 바로 비밀 프로젝트였단다. 그런데…. 카롤린에게는 숨기고 싶은 비밀이 하나 있었어. 그것은 바로 폭식성 몽유병이야. 몽유병이라고 하면 자신도 모르게 꿈을 꾸면서 걸어 다니는 거야. 거기에 카롤린은 그렇게 꿈을 꾸면서 자신도 모르게 무엇인가 먹는 거야. 어느 때는 그렇게 먹다가 잠에서 깨어나는 경우도 있어. 그런데 얌전히 먹기만 하면 좋겠지만, 잠을 꾸면서 하는 일이라서, 위험한 일도 벌어지곤 했어. 사람을 먹을 것으로 생각해서 칼로 공격하기도 하는 것이지. 카롤린은 자신의 이런 증상을 아들에게는 숨기려고 했지만, 자크는 고등학교 때 이미 엄마의 그런 증상을 알게 되었어. 그리고 자크는 자신이 엄마의 병을 고쳐보겠다고 의대를 결심했고, 27살에 의사가 되었어. 카롤린은 의사가 된 아들에게 자신의 비밀 프로젝트에 대해서 이야기도 해주었어.

3.

자크는 낮잠카페라는 곳에서 샤를로트라는 여자를 만나 연인관계가 되었단다. 샤를로트는 어린 시절에 새엄마와 자주 싸웠는데 그것이 악몽으로 나타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고 했어. 자크는 엄마한테 배운 유도몽으로 샤를로트의 악몽을 치유해주었어.

어느날 엄마의 호출이 있었어. 비밀 프로젝트의 첫 임상실험인위적으로 잠의 6단계를 만드는 일이었어. 그런데 이 실험에서 건장했던 피실험자가 심장마비로 죽는 사고가 발생했어. 카롤린은 이 사실을 숨기기로 결정했지만, 다음날 바로 신문 1면에 대서특필이 되고 말았단다. 카롤린은 바로 해고되고, 언론의 공격을 받게 되었어. 자크의 도움으로 샤를로트의 집으로 피신했어. 그리고 자크와 이야기를 하면서 진정을 하셨어.

그리고 다시 집에 와서 잠을 자던 카롤린…. 그날밤 몽유병 증상이 나타났고, 깨어나고 보니 위험천만한 지붕 위에 있는 자신을 발견했어. 카롤린은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면서 결심을 했어.

그렇게 카롤린은 사라졌단다. 아빠는 혹시 카롤린이 자살을 했나 싶었단다. 자크는 불길한 예감 때문에 실종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다 큰 성인이 하루 없어졌다고 경찰에서는 콧방귀를 뀌기만 했어. 사를로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것에 자크는 사를로트와 헤어지기로 했어.

엄마가 사라진 후, 자크는 불면증이 생겨났어. 어떤 방법을 써도 안 듣고 결국 수면제를 먹었지만, 부작용만 일어났어. 불면증 환자 모임에 참석을 했고, 거기서 쥐스틴이라는 여자와 만나 사랑을 나눴는데, 정말 오랜만에 단잠을 잤어.

꿈을 꾸었어. 꿈속에서 20년 뒤의 자신을 만났어. 48살의 자신이 나타나서 한다는 소리가, 엄마의 비밀 프로젝트가 성공을 했다고.. 수면 6단계는 솜누스 인코그니투스라고 불렀고, 수면 6단계를 통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고 했어. 그래서 찾아왔다고지금 엄마가 위험에 빠져 있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말레이시아 세노이 족과 함께 지내고 있으니 빨리 말레이시아로 가라고 했어. 이런 꿈을 꾸었다면 그 말대로 할 사람이 어디 있겠니. 꿈은 꿈일 뿐이지자크도 그렇게 생각했어. 그런데 꿈마다 20년 후의 그가 나타난 거야.  그리고 믿지 않겠다고 하자, 협박을 하면서 48살의 자크는 수면마비를 일으키겠다고 했어. 그러자 정말 자크는 수면마비로 꼼짝하지 못했어. 쥐스킨은 자크가 죽은 줄 알고, 겁이 나서 자크의 시신을 운하에 빠뜨려 버리려고 했는데, 죽기 직전에 48살의 자크의 말을 믿겠다고 하자 깨어나게 되었단다.

4.

자크는 말레이시아로 날아갔어. 꿈에서 알게 된 세노이 족이들은 소수민족이라서 그들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쉽지 않았어. 그런데 우연히 세노이 족을 취재하려는 프랑스인 기자 프랑키 샤라스를 만나게 되었어. 그는 군대에서 얻은 기면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어서 세노이 족을 만나 병을 치료하려고 했어. 취재도 하고세노이 족은 수면을 통해 병을 치유하곤 했대.

그들은 세노이 족이 머물고 있는 무인도를 알게 되었어. 그 무인도는 1년 전 카롤린이 세노이 족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가서 정착한 것이었어. 세노이 족들이 개발 우선주의로 나라로부터 쫓겨 생활할 곳이 없어지자, 카롤린이 무인도를 통째로 샀고, 세노이 족을 데리고 와서 정착을 한 거야.

그런데, 엄마는 며칠 전 죽었다고 했어. 그것도 나쁜 사람들에게 살해당했다는 거야. 그들이 정착한 섬은 무인도여서 아무도 간섭을 하지 않았는데, 최근에 다이빙에 최적의 섬이라는 것이 알려졌고, 그 섬 바닷속 경치가 무척 좋은 것이 발견되어 관광업체들이 몰려들었어. 그 섬을 팔라고 엄마를 협박했는데, 말을 듣지 않자 용병들을 끌어들여.. .그만  카롤린을 죽이고 말았던 거야. 자크는 깊은 후회를 했단다. 꿈속에서 48살의 자크의 말을 일찍 믿었다면…. 그래서 며칠만 일찍 도착했다면….

.

여기까지가 1권의 이야기란다. 타임슬립 소설이었네비록 꿈속에서 한정되어 있지만 말이야. 타임슬립소설들은 읽을 때마다 정말 현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돼.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아빠가 10년 뒤 혹은 20년 뒤로 시간여행을 해서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 2권의 이야기는 다음에 해줄게~


(59)
"<책의 세계는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받지 않고 스스로의 정신에서 얻은 가장 위대한 세계이다>라고 헤르만 헤세라는 작가가 말했어. 엄마는 여기에 <책의 세계는 이것보다 더 거대한 꿈의 세계에 자양분을 공급한다>고 덧붙이고 싶어."

(106)
"우리가 놀라면 눈이 빠르게 깜박이잖아요. 이것은 영화의 액션 장면에 쓰이는 빠른 샷과 비슷한 원리예요. 눈을 깜박일 때 우리는 10분의 1초라는 지극히 짧은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게 되죠. 재채기를 하면 눈이 3초간 감겼다 떠지면서 조금 더 긴 휴식이 감고 있죠. 그제야… 그제야 비로소 이 여백에 충일의 순간이 찾아오죠. 한 편의 온전한 가상 영화가 우리 뇌 속에서 상영될 수 있게 돼요. 우리 뇌에는 끊임없이 이미지가 필요한데, 잠자는 동안은 이미지가 사라져 버리잖아요. 그래서 이때 뇌가 이미 저장돼 있는 이미지들을 혼합해서 자신만의 영화를 찍는 거예요. 여러분, 기억하세요. 우리 뇌는 생각이 멈추는 걸 용납하지 않아요."


(112)

"1899년, 지크문트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을 출간해요. 그는 꿈이 마법과 전혀 상관이 없는, 억압되거나 감춰진 욕망의 표현이라고 생각하죠. 꿈은, 프로이트의 말을 빌리자면, <무의식에 이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에요. 하지만 꿈은 오랫동안 신비의 대륙으로 남아 있었어요. 그러다 1927년, 신경 생리학자인 너새니얼 클라이트먼이 평균 90분에 걸쳐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수면의 네 단계를 발견하죠. 그리고 1959년에 미셸 주베 교수가 클라이먼트의 연구를 보완해 <역설수면>이라는 개념을 내놓아요. 몸은 완전히 마비되는데 두뇌 활동은 극도로 활발한, 수면 과정 중 아주 특이한 다섯 번째 단계죠. 안구의 움직임이 가장 뚜렷한 단계이기도 해요. 실험 대상자를 이때 깨우면 꿈을 쉽게 기억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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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 깨달음의 실천 편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주역 공부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김승호 지음 / 다산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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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얼마 전에 읽은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깨달음의 실천편>이란 책을 읽었단다. 이번에 읽은 책은 지난 번에 읽은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의 내용을 좀 더 보충해주고, 64괘상 중에 일부를 설명해주었어. 아빠는 이번에 읽은 책이 좀더 읽기 좋았단다. 전에 읽은 책을 포함하여 주역에 관련된 두 권을 읽었더니 대략적으로 주역이 어떤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지난 책에서 우주가 아무 것도 없는 무()에서 시간과 공간이 생겨난 것을 태극에서 음과 양이 생겨난 이후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면서 세상은 변한다고 했잖아. 이번 책에서 그것을 좀더 자세히 이야기해주고 있단다.

만유인력은 서로 끌어당기는 힘으로 성격으로 봐서 음에 해당한대. 그러면 그것에 반대되는 힘이 있어야 하거든그리고 현재 우주의 상황을 보면 만유인력보다 큰 밀어내는 힘이 있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거든. 왜냐하면 우주가 계속 팽창하고 있거든. 그 우주를 팽창하게 하는 힘.. 그 힘이 바로에 해당하는 것이고, 그 힘의 원천은 바로 암흑에너지라는 것이란다. 바로 양이 되는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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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만유인력과 정확히 반대다. 이 힘은 서로를 밀어내기 때문에 산산이 부서져서 덩어리를 이루지 못한다. 당연한 일이다. 만유인력은 당기고 암흑에너지는 밀어낸다. 즉 음과 양이다.

양 에너지는 공간을 계속 팽창시키고 있다. 팽창은 양의 기본 성질이다. 음의 성질과는 반대인 것이다. 우리의 우주 공간에 양의 힘이 존재하기 때문에 공간은 계속 팽창할 수밖에 없다. 세상은 점점 넓어지고 있는 중이다. 우주가 현재 팽창한다는 것은 오래전에 이미 발견되었다. 그러나 그 이유는 몰랐다. 이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공간에는 양이 있어서 팽창하고 있던 것이다. 음 때문에 물질이 출소되듯이 양 때문에 공간이 확장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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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주는 양의 기운이 더 세어서 팽창만 하고 있지만, 나중에 음이 기운이 더 세어지면 수축될 수도 있는 거야. 현재 물리학에서도 우주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팽창과 수축을 반복한다는 이론도 있는데, 그것이 음과 양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었구나.

1.

이번에는 우리 몸을 생각해보자꾸나. 음이라는 것은 물질적인 것을 생각하면 돼. 앞서도 끌어당기는 힘이 음이라고 했잖아. 무엇인가 끌어당기면 물질을 이루게 되잖아. 그래서 우리 몸도 음에 해당하는 거야. 반대로 영혼은 어디든지 날아갈 수 있기 때문에 음에 해당하는 것이야. 주역에서는 영혼을 하늘과 뇌(물질)를 매개하는 존재라고 했어. 그리고 뇌는 우리 육체를 조절하게 되고, 하나하나 개인은 사회를 이루게 되잖아. 그래서 하늘의 기운은 영혼을 타고 들어와 결국 우리 사회를 만들게 되는 것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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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옛 성인은 이 힘을 호연지기(浩然之氣)라고 말하며, 이 기운은 우주에 가득 찬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자연의 안에는 원래부터 양의 기운이 가득 차 있었다. 이 기운은 어디서 온 것이 아니고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다. 양의 기운에는 어떤 이유도 필요하지 않다. 양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주 대자연은 양이 있은 연후에 존재하는 것이 된다. 자연에 가득 찬 양의 기운은 본시 무한한 것이기 때문에 써도 써도 다함이 없는 존대다.

우리의 영혼은 이 기운과 맞닿아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된다.

하늘의 기운 à 영혼 à à 육체 à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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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양이라는 것은 자꾸 멀리 퍼지려는 성질이라고 했잖아. 그래서 그 양의 기운을 가둬놓으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대. 인내심, 겸손, 침묵, 평화, 안정, 용서, 양보, 절제, 예의, 긍정이런 것들이 모두 무엇인가 가둬둔다는 의미잖아.

.

2.

지난번 책에서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어 사상(四象)을 만들어낸다고 했잖아. 그 사상은 각자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순환하는 구조를 이루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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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사상(四象)은 총체적으로는 순환이고, 하나씩 보면 그 안에 음양의 작용을 보여준다. 사상은 주역의 시작이다. 음양이 먼저 있고 그다음엔 그 작용을 알아야 할 것이다. 사상이 아니면 주역에 대해 아무것도 말할 것이 없다. 음양이 원소라면 사상은 그것들이 이루는 구조다. 구조는 또한 그 안에 변화를 담고 있는 것이다. 변화는 순환으로 이어진다. 사상은 주역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개념으로, 만물의 뜻은 다 여기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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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처럼 사상에서 발전한 팔괘와 64괘도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순환을 기본으로 하고 있단다. 지난번 책에서도 이야기를 했었던 8괘는 우리가 사는 지구에 적용할 수 있는데, 각 괘는 양과 음의 성질에 따라 하늘부터 땅으로 구분을 할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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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이로써 괘상의 의미가 더욱 새로워졌는데, 이 괘상을 가지고 우리가 사는 지구에 적용해보자. 지구의 바닥에는 땅이 있을 것이다. 저 깊숙한 바다 속이 가장 아래인 것이다. 그 위에 해령(海嶺), 즉 바닷속의 산이 있다. 그 위에 물이 있다. 이것을 바다라고 한다. 바다 위에는 대륙이 있다. 대륙은 밝다. 그 위에는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위를 하늘이라고 부른다.

하늘

바람

밝음

대륙

바다

바닷물

(바닷속)

(바닷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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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8괘가 2개씩 보여 64개의 괘를 만들 수 있는데, 이를 대성괘 64괘라고 해. 64괘는 숫자가 많긴 한데, 64괘 하나하나를 공부하는 것이 주역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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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주역에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은 괘상이다. 우리는 괘상을 통해 현상을 유추해내거나 혹은 현상에서 괘상을 찾아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사물의 뜻은 더할 나위 없이 분명해진다. 사물의 뜻을 분명히 깨달은 후에는 그것을 처세에 적용하든 인격수양에 사용하든 전쟁에 사용하든 질병 치료에 사용하든 그 사용처가 자유롭게 열려 있다. 이른바알고 행한다는 것인데, 이렇게 함으로써 삶의 작용은 더욱 위대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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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괘들은 묶음으로도 나눌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인 군주괘라고 부르는 12개 괘란다. 12소식괘라고도 하는데 1 12개월을 부여하기도 한대. 점진적으로 양기가 성장하다가 다시 소멸해가는 모습이 1 12달과 닮았기 때문이야. 1 12달이 순환하는 것처럼, 이 군주괘도 순환을 하기 때문에 아래와 같이 원으로 표현하기도 한단다. 각 괘에 대한 설명을 책에서 해주었어.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주역이라는 것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니까 이제 본격적으로 도전을 해봐야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테야.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이 있어. 주역을 공부한다고 미래를 바꿀 생각을 하면 안 된다는 거야. 미래는 오면 그대로 받아 들어야 한다고 지은이의 말에 아빠도 공감을 했단다. 잔뜩 기대했다가 기대한 대로 안되었다고 큰 실망을 하고 그러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런데 살다 보면 그것은 쉽지 않아. 너희들도 그런 경험을 많이 하게 될 거야. 실망을 하고 좌절을 한다고 일어난 일이 바뀌지는 않아. 결과를 잘 받아들이고, 좀더 낳은 미래를 생각해보는 것이지. 물론 또 그 미래 또한 우리 생각대로 되지 않을 확률이 높지만 말이야. 이렇게 마음먹기가 쉽지 않다는 것, 누구보다 아빠가 잘 알아. 그래도 마인드 트레이닝을 계속 하다 보면, 언젠가는….^^

아빠도 다시 실망하지 말고, 좌절하지 말고 오늘의 결과를 그냥 그대로 받아 들어야겠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기억도 잘 안 나는 일들인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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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북한의 초반 성공에는 또 다른 결정적 요인이 있었다. 옛 소련과 중국의 지원이다. 냉전 시기 내내, 북학은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양국을 영리하게 이간질해 이익을 취할 수 있었다. ‘사랑의 삼각관계에서 교묘히 이득을 추구함으로써 고래들 사이의 새우 신세인 자신의 약점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했다. 나중에 후대 정권이 중국과 미국의 우려를 활용해 이익을 취한 능력에서도 반복된 이 전략 덕분에 북한은 중소 양국으로부터 지속적인 구호를 얻어 낼 수 있었고, 이는 국민의 식량배급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북한 정부는 주민들이 이 모든 것을 김일성의 후덕함에서 나온 것으로 믿게 만들 수 있었다.

(48)

북한으로 수입되는 메르세데스, BMW, 렉서스 차량도 김씨 집안만을 위한 게 아니다. 정부 관리 상당수가 이런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보통 유리창에 짙은 색을 넣은 검정색 차량을 선호한다. 고위 공무원의 차는 ‘727’로 시작하는 번호판을 달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 밖에 평양의 많은 부자 사업가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북한사람까지 도 고급 외제 차량을 갖고 있다. 자수성가해서 갑부가 된 이들이야말로 중국에서 들어와 비싼 가격에 팔리는 렉서스를 몰 만한 경제적 여유가 있다. 한 취재원은 김씨 집안이나 다른 엘리트 집안에 연결돼 있지 않은데도 실 자산이 1000만 달러가 넘는 사업가도 있다고 전했다. 새로 생겨난 민관 합작 사업 유치 게임에서 수완을 발휘해 부를 모은 신흥 자본가 엘리트 중 한 명일 것이다.

(72)

최근 평양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시내에서 태블릿 발견하기놀이를 즐긴다. 북한 엘리트들 사이에서 중국에서 구입한 태블릿은 재미있는 장난감이자 신분의 상징이다. 이른바 평해튼의 젊은 거주자들이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자신의 모바일 기기를 가지고 노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북한 정부도 개발에 착수해 독자 모델인 안드로이드 태블릿 삼지연을 생산했다. 하지만 삼지연은 진정한 북한산은 아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이고 내부 회로는 중국 회사 예콘에서 가져왔다. 가격은 200달러인데, 평양 무역박람회에서 한 대를 구입한 소식통은 앵그리 버드 PDF 파일 리더, 미리 내려받은 전자책 약간이 갖춰진 상태였다고 설명한다. 기능은 국제적으로 알려진 대부분의 태블릿과 비슷한데, 한 가지만 예외다. 삼지연에서는 와이파이 기능이 없다. 와이파이는 북한 내부에서 전혀 쓸모가 없는 사양이기 때문이다.

(86)

이런 흐름과 함께 가는 것은 김정은 정부가 여가와 스포츠 활동에 새로운 관심을 보인다는 점이다. 강경한 선군 이미지로 유명했던 김정일이 사망한 이후 국가의 선전은 번영과 심지어 즐거움에 기초한 이미지를 선전하는 쪽으로 얼마간 옮겨 갔다. 이런 경향은 김정은이 총애하는 사업을 보면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미식 스키리조트이지만 그 밖에 테마파크와 3D 영화, 돌고래 쇼를 하는 시월드같은 물놀이공원도 있다. 이런 경향은 의심의 여지 없이 김정은 자신의 보다 젊고 친근한 개인 성향에 부합한다.

(103)

사실 지금 현재 누가 북한을 책임지고있는지는 말하기가 어렵다. 확실히 김정은 막강하다. 김씨 일가의 다른 개인도 힘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북한에서 절대적이지 않다. 그들 외에도 김정은의 부친 김정일이 구축한 막후의 권력 구조가 존재한다. 그런 구조 위에 김정은 자신도 제한된 권위를 물려받은 것이다. 이 권력 구조의 명칭은 조직지도부(OGD). 장성택의 처형을 김정은의 단독 결정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그 일로 인해 조직지도부가 얻을 게 훨씬 더 많았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동시에 조직지도부는 일반 조직이 아니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수장도 없는 조직인 데다, 여기에 혼란을 더하는 점은 조직원 중 일부는 진짜 조직지도부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125)

장성택이 제거되자 수천 명의 사람이 자기가 진심으로 좋아했던 지도자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협소해진 미래 전망에도 적응해야 할 처지가 됐다. 장성택이 처형된 충격적인 방식 또한 그의 라인에 속한 고위 인사 일부에게는 생생한 두려움을 주입했을 것이다. 이것은 라인의 불안정과 내부 다툼은 물론 이탈의 가능성도 증가시킨다. 장성택을 제거한 세력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장성택의 숙청이 시작됐을 때 김정은은 실제로 북쪽 지방 양강도 삼지연군에 있었다. 삼지연은 백두산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북한 신화에서 중요한 곳이다. 북한은 김정일이 백두산에서 태어났다고 선전하고, 김씨 가문은 백두혈통을 잇는 것으로 소개된다. 삼지연은 비상시에 김씨 가문 일원과 고위 엘리트 들이 집결할 수 있는 요새 지역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중국 국경이 바로 옆에서 있기 때문에 정말 더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 지도자와 가족은 걸어서 북한을 탈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숙청이 벌어지던 동안 삼지연에서 김정은과 함께 있었던 인물 중에는 황병서 당시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가까운 조직지도부 일원인 김원홍 국가안전보위상이 있었다.

(179)

국가안전보위부가 일단 당신을 소환하면 인생은 영원히 바뀌고 만다. 그 시점에 이르면 당신은 사실상 어떤 반국가 활동을 한 정치범으로 확정이 된 것이다. 기적적으로, 힘 있는 사람이 개입된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 한 당신은 약식 공개 재판에서 죄를 자백하게 되고,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진다. 그 후로는 다시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남아 있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가족도 따라갈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것이다. 결정은 국가안전보위부가 내린다. 적정한 혹은 투명한 법적 절차라는 것은 없다.

(195)

김정은의 아니 리설주는 일종의 유행 선도자다 리설주의 스타일은 평양의 신흥 부유층 여성의 전형이면서 지나치게 현란하지는 않은 수준이다. 흥미롭게도 리설주는 가끔씩 공식 행사에서 김일성 배지를 달아야 할 자리에 브로치를 단다. 또한 바리 정장을 입고, 심지어 하이힐도 신는다. 하이힐은 북한에서 최근까지도 문란하다는 이미지를 주었지만 이제는 여성성을 나타낸다. 리설주는 최고 지도자의 부인인 데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꽤 인기가 있기 때문에 의상에 관한 한 젊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모란봉악단 역시 비슷하다. 김정은이 직접 창단한 것으로 알려진 악단의 단원이 짧은 치마를 입는다는 건 주민들도 옷차림에서 덜 보수적이어도 된다는, 사실상의 청신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201)

북한 사람이 한국 사람을 멋있어 하고 따라 하고자 하는 모습은 상식적으로 반정부 행위로 여겨진다. 하지만 북한 사람도 한국 사람이 키도 크고 잘생겼으며, 자기네보다 훨씬 더 나은 수준의 생활을 한다는 사실을 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논평가들은 북한이 개방을 하게 되면 북한 사람이 한국의 우월한 삶의 질에 대해 알아 버리게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 정부로서는 경제개혁을 결코 추구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 북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바로 북한 주민의 정권 전복 의지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북한 사람은 정권 전복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질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가 경제개혁과 개방을 추구하기를 바란다.

(252)

동시에 북한이 처해 있는 보다 광범위한 지정학적 환경이 놀랄 만큼 잘 균형 잡혀 있다. ‘미치광이평양이 한국이나 심지어 미국에 핵공격을 벌일 수도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지도부는 그런 자살 공격을 고려할 아무런 동기가 없다. 북한 지도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비이성적인 것은 아니다. 더구나 미국과 한국 역시 북한에 대한 공격을 자제할 분명한 동기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중국의 현상유지 지지다. 중국 정부는 최근 북한 정부를 불만스럽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제재가 북한을 한계점까지 몰아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수년간 계속된 제재에도 평양에 사치품이 넘쳐나고 나아가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253)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단기 혹은 중기적으로 볼 때 북한에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큰 시나리오는 현 정권 지배하에서의 점진적은 국가 개방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지금은 이윤을 추구하는, 그러면서도 여전히 봉건적이고 전통적인 사회주의 낙원북한은 오래전부터 바깥세계를 놀라게 할 힘이 있었다. 앞으로 10~20년 후 북한이 어떤 모습일지 진정으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때까지 우리는 당혹감과 희망이 뒤섞인 심정으로 계속 지켜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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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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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작년에 김유정 문학상 수상집을 읽은 적이 있는데, 대상 수상자가 황정은이라는 젊은 작가였어. 그 수상집을 통해 알게 된 황정은이라는 작가의 책을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어. 그래서 읽게 된 책이 바로 이번에 읽은 <계속해보겠습니다>라는 책이란다.

책 제목만 보면 회사의 상사들이 참 좋아하겠다 싶었어. 계속해보겠습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말이잖아.

이 소설은 3명의 젊은이들, 즉 소라, 나나, 나기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해 가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단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계속해보겠다고 하는데, 그래서 소설 제목을 그렇게 이야기한 것 같아. 소라와 나나는 자매이고, 나기는 소라의 친구야. 그럼 그들의 이야기를 해줄게. 우리나라 어딘가에 있을 법한 젊은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그들의 삶이 순탄대로가 아니고, 절망과 희망을 오가면서 살아가지만, 그들이 이야기를 계속해보겠다는 것처럼 희망을 계속 품고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1.

소라와 나나는 자매란다. 그들의 아빠는 공장에서 사고로 죽은 이후로 엄마와 셋이 살았어. 그런데 엄마 애자는 남편이 죽고 난 이후 절망 속에 갇혀 빠져 나오지 못했어. 어린 소라와 나나가 있었지만, 엄마 애자는 정신적으로 강하지 못했어. 집을 나가기 일쑤여서 소라와 나나는 둘이 끼니를 해결해야 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나 어렸어.

그들에게 구원이 되어 준 것은 옆집 사는 순자씨였어. 순자씨가 도시락도 싸주고, 밥도 같이 먹고 보살펴주었어. 순자씨도 남편을 잃고 아들 나기와 단둘이 지내고 있었어. 어린 시절 소라와 나나는 나기의 집에 거의 지내다시피 했어.

그리고 어른이 된 소라와 나나. 엄마 애자는 요양원에 있고, 소라와 나나는 둘이 지내고 있어. 소라는 조그마한 건설회사의 경리로 일하고 있어. 어느날 소라는 이상한 꿈을 꾸었어. 태몽 같은자신은 아닌 게 확실하고며칠 그 꿈만 생각하다가 혹시 나나한테 물어보니, 나나는 그렇다고 했어. 자신이 임신을 했다고같이 병원에도 갔고, 새로운 생명의 심장소리를 들었지. 소라는 이후 나나의 몸조리를 도와주려고 했으나, 나나는 오히려 신경질을 부려서 뜻하지 않게 둘은 다투고 한동안 말도 안했어.

2.

첫번째 이야기를 이끌어갔던 이는 소라이고, 이번에는 나나란다. 책차례를 보면 소라, 나나, 나기, 그리고 다시 나나로 이어져. 나나는 어린 시절부터 나기 오빠를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는 것 같았어. 하지만, 나기 오빠가 나나를 여자로 보지 않았지. 그리고 직장에서 우연히 알게 된 모세라는 남자와 연애를 하고, 어찌하다 보니 임신까지 하게 되었어.

그렇다고 결혼까지 생각한 것은 아니었어. 그러나 모세는 임신을 했으니 결혼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어. 우리 사회의 관습으로 봤을 때 모세의 생각이 일반적이라고 볼 수 있지. 나나도 모세의 그런 생각에 딱히 거절하지 않았어. 나나는 모세의 집에 찾아가 모세의 부모를 만났어. 무거운 집안 분위기알 수 없는 괴리감. 분명 부모님과 아들이 함께 있는 가족이지만…. TV를 보면서 간간이 던지는 대화가 전부인 가족. 모세의 아버지는 여전히 요강을 사용하시고, 그 요강을 쓰지도 않는 모세의 어머니가 치우고, 그런 것을 보고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부부니까 당연히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세…. 그런 것을 본 나나는 이해를 못했어. 그래서 그런 모세와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했어. 모세는 난리가 났지.. 그게 말이 되냐고아이를 생각하라고하지만, 나나는 결심을 굳혔어. 애초에 임신을 했다고 해서 그걸 빌미로 결혼을 할 생각도 없었거든.

소라도 나나의 결심을 듣고 나서, 왜 아이는 낳으려고 했냐고 물어봤어. 나나는 태몽을 하도 많이 꾸어서 이 아이는 세상을 간절히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거야. 소라는 나나의 결정을 존중해주었어.

나기 집 연례행사가 있어. 남은 김장 김치를 가지고 만두를 만드는 일이야. 소라와 나나도 해마다 그 일을 도와주었어. 이번 해에도 다같이 모여서 만두를 만들었지. 나나가 잠시 슈퍼마켓을 다녀오는 사이에 모세가 나기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모세는 나나의 파혼 선언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찾아온 것이야. 나나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분을 참지 못하고 나나의 목을 조르기까지 했는데, 소라가 나와서 이를 막으면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단다.

.

3.

나기는이라고는 포장마차를 하고 있었어. 아빠는 나기가 소라나 나나를 좋아하고 있을 줄 알았어. 그런데 나기는 일반 사람들과 다른 사랑을 하고 있었단다. 중학교 때 알게 된 같은 학교 아이를 좋아했어. 그런데 그 아이가 이성이 아닌 동성이었어. 그래, 나기는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이었어.

나기가 사랑하는 아이는 중학교 때 안 좋은 길로 빠져들어 불량 서클에 가입을 해서 패거리들이 나기를 때리기도 했지만, 나기는 여전히 그 아이를 사랑했어. 시간이 지났고, 그 아이로부터 연락은 끊겼지만, 여전히 그를 좋아하고 그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어.

.

나나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나기는 나나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었단다. 모세가 자신의 집에 와서 난리를 치고 난 후 며칠 뒤, 모세가 나기가 하는 포장마차에 찾아왔어. 답답한 심정을 이야기하려고 했지. 그러면서 모세는 오해를 하고 있더라구. 나기가 나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으로  나기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나나를 다신 건들지 말라고 경고했을 뿐이란다. 여전히 나기는 자신의 첫사랑 소식을 기다리고 있어.

4.

마지막으로 나나의 짧은 이야기로 끝을 맺었어. 미혼모가 되기로 결심한 나나. 뱃속 아기와 대화도 자주 나누고, 자신의 호칭을 엄마로 부르는 게 익숙해졌어. 어렵겠지만, 나나는 희망을 꿈꾸기로 했어. 밤새 잠을 자지 못해서 날이 밝아온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은 새벽의 여명만을 이야기한 것은 아닐 거야. 자신의 삶에도 밝은 날이 올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일 거야.

그리고 책제목으로 끝을 맺었단다. 계속해보겠습니다. 그렇게 희망을 가지고 소설은 끝이 났어. 소설 이후는 어떻게 되었을까. 현실은 냉혹한데, 아무런 백도 없고 돈도 많지 않은 소라와 나나의 자매는 험난한 세상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어린 아이까지 있는데 말이야. 이런 이들까지 잘 살아갈 수 있는 나라가 어서 빨리 되어야 할 텐데앞으로 그런 나라로 조금씩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자꾸나.

황정은의 장편소설은 처음이었는데, 괜찮았던 것 같구나.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9)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어는 것 하나 기억하는 것은 없지만 끝없이, 끝없이 이야기를 하며 걸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하고도 기억나는 것이 없느냐고 재차 묻자 그건 말이지, 라고 애자는 말했다.
너무 소중하게 너무 열심히 들어서 기억에 남지 않고 몸이 되어버린 거야.
몸?
들었다가보다는 먹은 거야. 기억에도 남지 않을 정도로 남김없이 먹고 마셔서, 일체가 되어버린 거야.

(57)
좋은 것들이 나타나면 사람들이 감탄하고 호들갑이지.
좋은 것들이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 이유는 말 그대로 귀하기 때문이란다.
세상에 좋은 것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감탄하고 칭송하는 거란다.
별로 없어, 좋은 건.
그러니까 그런 걸 기대하며 살아서는 안되는 거야.
기대하고 기대할수록 실망이 늘어나고, 고통스러워질 뿐인 거야.

(122)
무섭지 않아? 하고 소라가 묻습니다. 아이를 낳고 부모로서 영향을 주고 그 아이가 뭔가로 자라가는 것을 남은 평생 지켜봐야 한다는 거…… 계속 걱정해야 하는 뭔가를 만들어버린다는 거…… 무섭지 않아? 하고 말입니다. 나나는 무섭지. 아직은 실감이고 뭐고 부족하지만, 무서워,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렇지만 모르니까 감당하겠다고 마음먹었어. 각오하고 있어. 각오가 필요할 정도, 라고 생각하면 조금 비장해지지만 그래도 각오하고 있어. 실은 얼마큼 각오하고 있는지를 따져보면 도대체 뭘 각오해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상태라서 자신감 같은 것과 더불어 호흡마저 희박해지는 느낌이지만 어쨌든 각오하고 있어 그래도 나름, 하고 말하고 싶은 것을 한마디도 하지 못합니다.

(160)
내가 이렇게 아플 수 있으면 남도 이렇게 아플 수 있다는 거. 제대로 연결해서 생각해야 해. 그런데 이렇게 연결하는 것은 의외로 당연하게 일어나는 일은 아닌지도 몰라. 오히려 그런 것쯤 없는 셈으로 여기며 지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는 정도인지도 몰라. 그러니까 기억해두지 않으면 안돼. 안 그러면 잊어먹게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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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너는 학교 다닐 필요가 없다. 본디 학교의 목적은 미래가 없는 아이들이 보호령을 위해 일할 나이가 될 때까지 맡아서 놀리는 것뿐이지 않니. 너 정도 지위의 아이들은 가정교사를 두면 되는데, 왜 그런 기본적인 특권을 마다하는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구나. 네 어미도 그걸 가지고 끝없이 잔소리를 해대는데. 어쨌든 간에 네가 안 온다고 신경 쓸 사람은 없다.”

(93)

괴물은 또 이 말들이 딱 들어맞아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뜻을 설명해 주기를 바랐어. 그래서 입을 열었더니 시가 나왔어.

둥글고 노랗고, 노랗고 둥글다.” 괴물이 말했고, 그러자 해가 생겨나서 머리 위에 떴지.

파랗고 희고 검고 잿빛이고 동틀 때는 색이 터져 나온다.”

괴물이 말했어. 이렇게 해서 하늘이 생겼어.

삐걱거리는 나무, 부드러운 이끼, 속삭이고 살랑이는 녹색, 녹색, 녹색.” 괴물이 노래했어. 그게 숲이 되었지.

우리가 볼 수 있고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습지가 노래로 불러 만들어냈어. 그래서 습지는 우리를 사랑하고 우리는 습지를 사랑하지.

마녀가 습지에? 말이 되니.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처음 들어본다.

(144)

시인이 말하기를 조급함은 작은 존재의 것이다. 벼룩, 올챙이, 초파리 같은. 우리 루나는 초파리보다 훨씬 뛰어나잖아.”

(296)

누구나 단 한 가지만은 아닌 거야. 나는 글럭이야. 나는 네 친구야. 나는 루나의 가족이야. 나는 시인이야. 나는 창조자야. 나는 습지야. 하지만 너한테 나는 그냥 글럭이지. 너의 글럭. 그리고 나는 너를 아주 사랑하고.”

(323)

도서관도. 지식은 강력한 힘이지만, 지식을 가두고 감춘다면 끔찍한 힘이 되어 버려. 오늘, 지식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되는 거야.” 에신은 윈과 팔짱을 꼈고 두 사람은 탑을 돌아다니며 잠긴 문을 모두 열었다.

(382)

엄마에게 마법이 있었다. 루나는 느낄 수 있었다. 루나의 마법과는 다른 종류였다. 루나의 마법은 뼈와 조직과 세포 하나하나에 스며 있었다. 엄마의 마법은 오랜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바구니 안에 남아 있는 온갖 잡동사니 같았다. 달그락거리는 부스러기와 조각들. 그래도 루나는 엄마의 마법을 느꼈다. 엄마의 갈망과 사랑도. 피부를 통해 느껴졌다. 그게 루나의 몸 안에서 솟구치는 힘을 더 대범하게 해 주었고 넘치는 마법의 길을 이끌어 주었다. 루나는 엄마의 손을 더 꼬옥 쥐었다.

(383-384)

. 지식이라는 게 머리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란다. 네 몸, 네 심장, 네 생각에서도 나오지. 가끔은 기억에 저 나름의 생각이 있을 때도 있어. 우리가 만든 공기방울이 꽃을 안전하게 지켜줬지. 생각나? 공기방울을 만들어. 공기방울 안에 또 방울을 만들고, 마법의 공기방울. 얼음의 공기방울. 유리와 철과 별빛의 공기방울. 습지의 공기방울. 중요한 건 재료가 아니라 의도란다. 상상력을 동원해서 하나씩 그려봐. 집 둘레에, 텃밭 둘레에, 나무 둘레에, 농장 둘레에. 마을 전체에 두르고, 자유도시의 마을들도 둘러. 공기방울과 공기방울과 공기방울들. 둘러싸. 지켜. 우리 셋이서 같이 네 마법을 쓸 거야. 눈을 감으면 어떻게 하는 건지 보여 줄게.”

(395-396)

심장은 별빛과

시간으로 만들어진다.

바늘 같은 그리움은 어둠 속에 사라진다.

끊기지 않는 화음이 무한과 무한을 잇는다.

내 심장이 네 심장에 소원을 빌고 소원이 이루어진다.

그러는 동안 세상은 돌아간다.

그러는 동안 우주는 팽창한다.

그러는 동안 사랑의 신비가 드러나고

다시 또다시, 너의 신비 속에서.

나는 떠난다.

나는 돌아온다.

글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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