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장서는 그 주인과 운명을 함께한다. 여기서 말하는 장서란 그 주인이 수십 년 동안 자신의 취향과 필요 때문에 한 땀 한 땀일군 책의 컬렉션을 말한다. 지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읽지도 않을 책을 장식용으로 마련했거나, 주위에서 선물받은 것으로 채워져 있거나, 특별한 목적의식이나 기호가 아닌 그냥 방치된 책의 무더기는 장서가 아니다. 그래서 장서를 잠시만 둘러보면 그 사람이 어떤 인생관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알 수 있다.

 

(43~44)

흔히 고전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준다고 한다. 같은 글이라고 해도 나이에 따라, 처지에 따라, 생각의 깊이에 따라 새로운 감동과 공감을 준다는 말인데 나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책을 읽다 보면 집중력이 잠시 흐트러져서 읽지 않고 넘어가는 구절이 있기 마련이다. 그 책을 다시 읽다가 그 부분을 자세히 읽으면 어찌 되었든 처음 읽는셈이다. 두 번째도 읽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부분은 처음 읽는 것이라서 첫 독서 때에는 없었던 생각과 공감을 하게 되는데, 그것을 두고 읽을수록 새로운 감동이 느껴진다라는 고전의 미덕을 경험했다고 오해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처음 읽을 때부터 꼼꼼하게 읽어서 같은 내용을 다시 읽더라도 감동할 수 있다는 말도 틀리지 않고,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하는 독자도 많다. 다만 나의 경우는 처음 읽는 내용을 잊어버린다든가 건너뛰어서 두 번 이상 읽어야 처음으로 감동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읽은 책인데도 그 내용을 궁금해하면서 읽는 경우도 허다하다. 두 번째 읽는 책인데도 처음 읽은 것과 진배없이 낯설고 신선한 경우가 허다하다.

 

(57)

노년에 이른 분들의 서재를 보면 주인과 함께 늙은 것을 자주 발견한다. 서제에 꽂힌 책이 대부분 주인이 젊은 시절에 모은 책이기 때문이다. 그분들의 서재를 보면 주인이 어느 시대에 젊었는지 한눈에 보인다. 특정 시대의 책들로 이루어진 서재를 보면 왜 노년이 되어서 독서를 게을리하는지 의아했다.

그런데 이제 요즘은 나도 새 책을 사기가 주저된다. 꼭 서재가 꽉 찬 탓만은 아니다. 산다고 해도 버릴 책이 태반이다. 졸지에 재활용 박스에 들어가거나 지역 도서관에 기부되는 책들은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이거나 유치하다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속절없이 내 방에서 쫓겨 가는 비운을 맞이한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책에 담긴 지식과 이야기가 일정한 주기를 두고 재생산되어서인 듯하다. 새 책을 사서 실망하는 것보다는 내 서재에 있는 오래된 친구를 다시 만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두기만 하고 아직 읽지 못한 <모비 딕>을 마치 고시 공부하듯이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정복해가는 즐거움도 크지 않을까.

 

(63~64)

이렇듯 뜨거운 동지애를 발휘하는 애서가들조차 서로를 용납하지 않는 두 부류가 있다. 책과 육체적 사랑을 나누는 애서가와 정신적 사랑을 나누는 부류가 그들이다. 육체적 사랑을 나누는 애서가는 책을 함부로 다룬다.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하고 심지어는 침을 묻혀가면서 읽는다. 또 읽다가 멈출 때는 스스럼없이 다음에 읽어야 할 부분을 접는다.

정신적 사랑을 나누는 애서가는 책을 마치 보물처럼 다룬다.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기고 반드시 책갈피를 사용하며 심지어 책 표지의 띠지조차 소중히 여겨서 절대로 버리지 않는다. 이런 부류가 책과 육체적 사랑을 나누는 사람을 보면 그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어떻게 책을 그렇게 험하게 다룰 수 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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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9 08: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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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9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웃는 남자 - 2017 제11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황정은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 책은 제 11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집이란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수상작을 지은 황정은 작가한테는 미안하지만, 수상후보작에 오른 김언수 작가 때문이란다. 아빠가 김언수 작가의 책은 지금까지 두 권밖에는 안 읽었지만 그의 팬이 되었거든.

얼마 전에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좋다고 해서 무슨 책인가 아빠도 기웃거려봤지. 웃는 남자? 고전 중에도 빅토르 위고가 지은웃는 남자라는 책이 있는데, 그것과 관계가 있는가? 이러면서 인터넷 서점에 책소개를 읽고, 지은이 소개를 보는데, , 어디서 낯익은 사진.. 김언수 사진. 비록 수상작은 아니지만, 수상후보작에 올랐더구나. 나머지 작가들도 쭉 보니, 이기호도 있고편혜영도 있고사실 처음 들어보는 작가들도 있었지만제법 유명한 작가들이 포함되어 있었어. 책 가격도 착한 가격이네.. , 이 책을 사지 않을 이유를 찾지 못했단다. 덥석. 책이 배달되어 와서 후다닥 김언수의 소설부터 읽을 수도 있었지만수상작에 대한 예의를 갖추며, 수상작인 황정은의 <웃는 남자>를 먼저 읽었단다.

 

1.

웃는 남자. 아빠도 사실 잘 웃는 편인데.. 어렸을 때부터 웃음으로 생긴 눈주름이 짙게 패여서 노안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 그런데 황정은 소설 <웃는 남자>는 그리 밝은 소설은 아니더구나.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 약하고 힘없는 이들의 일상을 소소하게 그려내고 있었어. 바삐 변하고, 바삐 스쳐 지나가는 시간과 공간 속에 시간을 잡으면서 생활하는 이들의 이야기라고나 할까. 지은이 d는 어린 시절 목공소에 딸린 다락방에서 살았어. 왜냐하면 아버지가 목수였기 때문에.. 좀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실력 없는 목수.. 그래서 생활은 그리 넉넉하지 못했단다. 성인이 되어서도 그의 생활이 쭉 펼 수 있는 기회가 없었어.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랑하는 사람 dd가 생겼다는 것. d dd는 목동의 반지하 빌라에서 같이 생활했어. 그런데 어느날 집에 오는 길에 dd가 탄 시내버스가 교통사고가 나서 dd가 죽고 말았단다.

dd가 죽은 이후 d는 삶의 의미가 없었어. 삶에 환멸을 느끼고, 회사도 안가고집안에만 박혀 지냈지. 그러다 보니 집세가 밀려 쫓겨나게 되고, 간신히 한 몸 누울 수 있는 쪽방 고시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단다. 계속 이러고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세운상가 택배분류기사로 취직을 해서 일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d는 삶의 이유를 알지 못했어. 그냥 일하고, 그냥 밥먹고, 그냥 잠자고그런데 어느날 어깨 뒤쪽을 누군가 손가락을 찌르며나 알지?”라고 물어봤어.

여소녀. 특이하긴 하지만 사람이름이란다. 이름과 달리 남자 이름이야. 세운상가 5층에서 전기, 음악기기 등을 수리하는 수리상이야. 1946년생이니까 나이도 꽤 있고. 그가 세운상가에 온 것이 꽤 오래 전이었어.. 세운상가의 흥망성쇠를 같이 했다고 볼 수 있어. 아참.. 세운상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전자제품을 파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었단다.. 물론 다른 불법적인 것을 파는 것으로도 유명하긴 했지만서울 인근 사람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이 깃들여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어. 아빠는 서울에 살지 않았는데요, 처음으로 미니카세트를 산 곳도 바로 세운상가였단다. 언제부터 급격하게 쇠망의 길에 들어섰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빠가 기억하기로는 인터넷 쇼핑몰이 등장하면서였던 것 같아. 이 책에서 보니 아직 근근이 세운상가가 연명을 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하구나. 비록 예전과 같은 활기 넘치는 곳은 아니지만 말이야. 아무튼, 세운상가 하면 전성기를 다 보낸 내리막의 상징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 그런 곳을 소설의 공간적 배경으로 선택했다는 것은 대충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알겠더구나.

여소녀는 다들 떠나고 몇 남지 않은 사람이었어. 택배가 잘못 배달 와서 택배사를 찾아가 보니, 매일 자신의 집에 찾아오는 젊은이가 눈에 띠어 손가락으로 찌르고 나 아냐고 물어봤단다. d는 나를 아냐고 물어본 여소녀를 빤히 쳐다보지만 얼굴은 알지만 이름은 모르는 사람이었어. 그 짧은 대화로 좀더 친분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단다. d는 여소녀의 가게에 들렀다가 자장면을 얻어먹게 되고 더욱 가까이 지내게 되었고, 여소녀가 고치고 있는 아날로그 오디오 장비를 사고 싶다고 했어. 여소녀가 알아봐주어 가격대비 괜찮은 중고 오디오를 하나 구해주었어. d는 중고오디오를 좁은 고시방에 설치를 했는데, 구겨 넣었다고 하는 편이 낫겠구나. 그런데, 들을만한 음반이 없었어.. 문득 dd LP판들이 생각났어. dd가 죽고 나서, dd의 음반을 모두 그녀의 집에 가져다 주었거든. 그녀의 집에 찾아가서 다시 dd의 음반을 받아와서 들었는데사방팔방 좁은 고시원의 벽을 두들기는 소리가 났고, 다음날 일을 마치고 돌아와보니, 오디오는 고시원 문앞에 쫓겨나 있었어.

LP판을 가지고 오면서, dd의 다른 짐들도 같이 가져왔는데, 그 안에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박조배가 dd에게 준 책이 있었어. dd, d, 박조배는 모두 초등학교 동창이었어. d는 그 책을 읽고, 박조배에게 돌려주려고 그를 찾아갔어. 한때 이탈리아에서 유학을 했던 전도유망했던 그였지만, 지금은 명동에서 음반이나 양말을 파는 일을 했어. 박조배가 같이 저녁이나 먹자고 했어. 그를 따라 광화문으로 향했는데, 그날은 세월호 참사 1주기였던 2015 4 16일이었단다. 박조배는 그것을 알고 일부러 광화문으로 향했던 거야. 많은 인파와 경찰들의 통제로 결국 광화문까지는 못했어. 박조배는 비록 삶은 3류일지 모르지만, 그의 영혼은 1류인 사람이야.

..

박조배와 헤어진 d는 다시 세운상가로 왔어. 고시원에서 퇴출된 오디오를 여소녀에게 부탁해서 여소녀의 수리실에 두었어. 그리고 가끔씩 찾아와 음악을 듣겠다고소설은 그렇게 잔잔하게 끝을 맺었단다.

..

세상에는 이런저런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구나.. 다들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면서 말이야.. 문득 아빠의 세계를 생각해봤어. 늘 만나는 사람만 만나고, 늘 가는 곳만 가고아빠의 세계는 무척 작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2.

두번째 소설은 김숨이라는 작가의이혼이라는 소설이란다. 이혼이라는 것이 요즘에는 일상이라서, 그것을 소재로 소설을 썼다는 것이 뭐 그리 신선함은 없겠다 싶었어. 아직 우리나라에서 이혼은 여자들에게 상당히 힘든 상황에 놓이게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그런 소설이었어. 민정과 철식은 합의 이혼을 하기로 하고 법원에 왔단다. 민정은 시인인데, 7넌 전 유방암 선고를 받아서 호르몬 치료를 계속해왔고 그것 때문에 아이를 가질 수 없었어. 남편 철식은 사회 약자들을 위한 사진을 촬영해주는 일을 하고 있었어. 그런 일을 하는 것은 정의로운 일이긴 하지만, 그런 일들로 집안일에 소홀했어. 민정의 건강이 좋지 않았을 때도, 집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도 철식은 항상 집에 없었어. 그런 것들이 쌓여서 그들은 결국 이혼을 합의하기로 했던 거야.

민정은 법원에서 자신들의 순서를 기다리면서 주변 사람들을 생각했어. 민정의 부모님도 행복한 부부는 아니었어. 아버지는 고등학교 교사였는데 엄마는 중졸이었어. 그런 학력 차이 때문인지 민정의 아버지는 엄마를 시녀부리듯 하고 폭력도 일삼았어. 엄마는 예순 살이 되던 해에 더 이상 못 참겠다면서 이혼을 결심했었어. 민정이도 엄마의 이혼을 도와주려고 했지만, 민정의 엄마는 결국 남편의 폭력과 자식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이혼 생각을 접었어. 나중에 어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났는데, 엄마도 병이 생겨서 오래 살지 못하시고 아버지를 따라갔단다. 인생이란

민정의 선배 중에 이혼 경력이 있는 영미 언니가 있었어. 얼마 전에 10년 만에 연락을 해서 만났어. 영미 언니는 일류대학을 나와 복지센터에서 취업을 해서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았어. 그런데 영미 언니는 이혼을 하고, 유부남과 썸씽이 있었어. 그 유부남은 같은 회사 상사였지. 그 일이 발각되면서, 영미 언니는 회사에서 짤리고, 그 유부남은 해외 파견 조치가 내려졌다가 다시 국내에 들어와 회사를 잘 다니고 있었어. 이런 불평등한 처사를 받았지만 어디 가서 하소연할 수도 없었지. 영미 언니는 이후 몇몇 직업을 구하려 했지만, 이혼녀라는 경험이 걸림돌이 되었어. 감자탕 집에서도 일하기도 했는데, 결국 지방에 내려가 이혼녀라는 경험을 숨기고 학습지 선생님을 하고 있었어. 민정은 이혼 후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까? 아직 이혼을 색안경을 쓰고 보는 이 사회의 시선을 감당할 수 있을까?

 

3.

드디어, 김언수의 소설. 제목도 무려존엄의 탄생영화감독이 꿈인 박진수. 예전에 조감독의 일도 했었는데, 지금은 백수.. 집에 틀어박혀 시나리오를 쓰고 있어. 며칠째 집밖을 나가지 않는 게 일상이었어. 그러다 보니 잘 씻지도 않고…. 그렇게 며칠째 씻지 않은 상태로 동네 슈퍼마켓에 갔다가 떠돌이 개에게 발가락을 물렸어. 홧김에 떠돌이 개를 때렸다가 지나가던 냥이 맘한테 동물학대 했다고 혼났어. 박진수도 억울해서 전후사정을 이야기했더니 냥이 맘이 미안하다며 다정하게 상처를 봐주겠다고 했어. 문제는 그 냥이 맘에 젊고 예쁜 아가씨였던 거지. 자신은 며칠째 씻지 않아서 얼룩진,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이었고, 창피하지만, 그 예쁜 아가씨의 보살핌을 거절하기도 억울하고그런 만남의 기회를 만들어준 그 떠돌이 개에게 고마움까지 느낄 정도로 예쁜 아가씨였어.

그 일이 있고.. 며칠 뒤진수의 유일한 취미인 밤에 라이딩을 즐기고 있었어. 자전거를 타는 거 말이야. 백수이지만, 자신의 취미를 위해서 아끼고 아낀 돈으로 삼백만 원짜리 자전거가 있었어. 그가 라이딩을 즐기는데 슈퍼마켓 앞에서 만난 그 떠돌이 개가 도로 한가운데 있는 거야. 당연히 개가 피할 줄 알고 속도를 줄이지 않았는데, 그 떠돌이 개, 아참, 그 개 이름은 쫑끼라고 했어.. 그 쫑끼가 피하지 않고 멀뚱 쳐다보고 있어서 결국 진수가 마지막 순간 핸들을 틀었고, 그 바람에 자전거와 몸이 분리되었고, 그 비싼 자전거도 망가지고 몸도 다 까지고 다치고 말았어. 화가 나서 다시 쫑끼를 발로 찼는데, 요리조리 피했어. 한 대도 때리지 못했어. 그만 됐다고 생각하던 순간, 예상치 못한 쫑끼의 반격쫑끼가 달려들어 진수를 물어버린 거야. 다시 화가 난 진수는 길가에 버려진 커튼 봉을 들고, 쫑끼를 쫓아갔어.. 어느집 현관으로 도망간 쫑끼진수도 보이는 게 없었어. 현관문을 커튼 봉으로 마구 쳤어. 결국 고성방가와 동물학대로 경찰서에 불려갔고, 벌금 15만원형을 받았어. 그것도 낼 돈이 없었어 선배에게 빌려서 갚고 풀려났단다. 며칠 뒤 다시 슈퍼마켓에서 예쁜 냥이 맘과 함께 있는 쫑끼를 만났단다. 쫑끼의 눈에도 적의는 볼 수 없었어. 아마 냥이 맘과 함께 있어서겠지. , 진수도 냥이 맘 때문에 쫑끼의 대한 적의가 풀어졌지만 말이야.

짧은 단편이었지만, 김언수의 소설만이 주는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구나. 소설은 끝났지만나중에라도 진수와 냥이 맘과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4.

이 책에 모든 소설을 다 이야기해주려 하니,, 시간이 꽤 걸리는구나. 그래서 하나만 더 이야기할까 해.. 이기호라는 작가의최미진은 어디로’. 이기호 작가의 책은사과는 잘해요라는 책 한 권만 읽었었는데, 그의 명성을 들은 지라 기대를 꽤 했었는데 별로였던 기억이 있구나. 그런데 이 책에 실린 그의 단편최미진은 어디로라는 소설로 다시 그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단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바로 지은이 이기호 자신이었어. 인터넷 중고사이트에서 자신의 책이 판매되는 것을 우연히 보았어. 그것도 판매자인제임스 셔터 내려에 의해 하위등급으로 분류되어 있었어. 심지어 다른 책 다섯 권을 사면 무료로 끼어 주겠다는 멘트까지 달려 있었어. 심지어 싸인본인데 말이야. 작가로서 자존심이 팍 상하는 일이지. 책들에 대해서제임스 셔터 내려는 짧게 서평도 적었는데, 이기호의 책에 최악의 서평을 달아놓았단다.

주인공은 그 사람을 확인하고 싶었어자신이 다른 책 다섯 권을 구매하겠다고 하고 직거래를 하고 싶다고 했어. 거래는 성사되었고, 주인공 이기호는 광주에서 일산까지 KTX를 타고 갔단다. 그리고 직거래 도중, ‘제임스 셔터 내려는 이기호를 알아봤어당황해 하며 도망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이기호와 이야기를 나눴어. 이기호는 자신의 책을 보니, 최미진이라는 사람에게 준 싸인본이었는데, 자신이 한 싸인이 맞았어. 그 불편한 상황은제임스 셔터 내려뿐만 아니라 이기호에게도 마찬가지였어. 자신을 알아볼 거라곤 생각 못했거든무슨 대화를 해도 어색하고 불편한 자리였어.

몇 마디 대화를 나누지도 못하고, 그와 헤어져 다시 광주행 KTX를 탔어. 광주에 도착하자 술이 잔뜩 취한제임스 셔터 내려로부터 전화가 왔어. 최미진은 그녀의 여자친구였는데, 지금은 헤어졌다고 울먹이면서이기호는 여전히 불편해서 별 이야기도 하지 못하고 끊었어. 며칠 뒤 그 중고 사이트에서제임스 셔터 내려는 사라졌어. 아빠가 무미건조하게 줄거리만 이야기했지만, 블랙 유머가 여기저기 심어져 있었단다. 좋았어.

아빠가 이야기해주지 않은 윤고은의평범해진 처제’, 윤성희의여름방학’, 편혜영의개의 밤

괜찮은 작품들이었어. 그저 아빠가 게을러서 이야기를 안 한 것뿐이야. 그들의 소설도 술술 잘 읽혔어. 이 책에 실린 소설 대부분이 괜찮았단다. 새로운 작가들도 아는 좋은 기회였어.

아참, 이 책이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이었지.. 그러고 보니 아빠가 김유정 소설을 읽은 게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렇지, 그녀의 대표작봄봄을 읽었고, 봄봄에는 특별한 사연도 있었어. 대학교 일학년 때 교양국어 시간의 숙제가 소설봄봄의 후속작을 쓰는 것이었단다. 글짓기에 소질이 없을 뿐만 아니라, 대학 초년생이 그런 숙제 할 시간이 있었겠니. 노는 데 바쁘지대충 정해진 리포트 장수를 채웠던 기억이 있어. 그런데 아빠 친구 중에 정말 김유정의 원작의 흐름이 이어지듯 잘 쓴 친구가 있었어. 그 친구는 자신이 쓴 걸 수업시간에 발표까지 했어. 공대생에도 저런 문학적 감각을 갖고 있는 친구도 있네. 하는 생각을 했어.. 나중에 그 친구의 진면목은 이었다는 반전이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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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취임한 지 석 달이 가까워 옵니다만, 지금까지의 그의 언행은 국가권력을 사익을 위해 사용해온전임자들과는 무척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운영의 책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에 대한 설명책임과 시민들과의 격의 없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으면 보여줄 수  없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 시점에서 국가에 주어진 첫 번째 과제는 사회적 약자를 우선적으로 돌보는 것임을 잊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그리하여 취임 직후 그가 가장 먼저 발표한 정책제안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그리고 젊은이들의 일자리 문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국회 안팎에 아직 광범하고 뿌리 깊게 포진해 있는 기득권세력과 수구 언론들의 완강한 저항과 반대를 무릅쓰고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하는 용기를 보여주었습니다.

 

(11)

민주주의는 복잡한 이론을 필요로 하는 사상이 아닙니다. 민중의 스스로의 운명과 삶을 스스로의 힘으로 결정하는, 즉 자기통치의 원리를 구현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오늘날 세계는 정치경제적으로, 환경적으로, 윤리적으로 커다란 위기상황에 처해 있고 핵전쟁의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습니다. 이 위기상황을 타개하려면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파스트트들이나 유사 파시스트들은 주장하지만, 실제로 가장 필요한 것은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천이라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 점을 지금 한국에서촛불혁명'의 성과로 모처럼 민주정부가 들어서서 그동안의 적폐를 청산하고 민주적 가치와 제도를 살리기 위해서 진행하고 있는 여러 실험들은 일본의 여러분의 주목과 관심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5)

이런 면에서, 영미권의 산업 민주주의란 독일의 경제 민주주의와는 달리 그 폭이 좁아요. 생산 현장 중심이죠. 독일의 경제 민주주의는 사회경제 시스템 전반을 민주화한다는 구상인데, 영미식 산업 민주주의는 현장 노동자의 집단적 권리(단결권, 교섭권, 행동권, 참여권) 보장을 골간으로 해요. 이런 점에 견주면, 우리 헌법의 경제민주화 조항(균형 성장, 적정 분배, 남용 방지, 주체 조화)은 영미식 산업 민주주의보다 범위는 넓지만, 내용이 좀 추상적이에요. 특히 국가의 경제 개입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민주화라기보다 국가화라고 할 수도 있겠죠.

 

(17)

그래서 예컨대, 제대로 된 일자리도 만들고 노동시간도 단축하고, 청년들이 자신의 꿈에 따라 공부하고 사회에 나와도 고른 대우를 받으며, 노동자들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노동조합이나 노동자들의 경영 참가도 적극 보장하고, 주거나 교육, 의료나 노후 문제를 사회 공공성 차원에서 해결해내는 새 해법들이 나와야 해요. , 경제민주화란 살림살이를 행복하게 하자는 거요.

 

(24)

-정치,경제 민주화가 이뤄진다면 일반인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지겠죠. 아이들은 아무 두려움 없이 꿈을 꿀 수 있고, 어른들은 아무 두려움 없이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겠죠. 더 이상 헬조선이 아니겠죠. 물론 이 모든 건 지난한 과정이라 긴 시행착오와 학습과정이 필요해요. 시간도 걸리죠. 중요한 건 나부터 깨어난 시민으로 성장하고 성숙하면서, 또 여럿이 더불어 토론하고 여론을 만드는 거죠. 또 현 선거제도의 맹점을 고쳐나가면서(연동형 비례대표제, 결선투표제 등의 도입을 통해), 정치,경제 민주화의 의지와 비전을 가진 사람들을 선거에서 뽑아야죠. 이렇게 되면 일반인들도 정치,경제에 더 많은 관심과 책임감을 느끼게 될 거예요.

 

(48)

결국, 뒤떨어졌다고 하는 아시아인들을 근대화시키기 위한 서구인의 노력은, 그것이 아무리 진지하고 이타적인 것이었다 하더라도, 존경과 감사는커녕 원한을 불러일으켰다. 토착민들은 자신들이 깃들어 살던 오래된 사회적, 정치적 질서로부터 쫓겨나고 또한 서구적인 것이 지배하게 된 세계에서 인간적 존엄성이 부정된 결과, 늘 서구를 서구 자신의 게임법칙으로 패배시키기를 꿈꿨다. 앙드레 말로의 예언적 소설 <서양의 유혹>(1926) 속에 등장하는 중국인 지식인은 유럽은 지금 유럽식 옷을 입고 있는 이 모든 젊은이들을 이미 정복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유럽을 증오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이른바 유럽의 비밀이라는 것을 알게 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비밀 중 많은 것을 지금 아시아인들은 손에 넣었다.

 

(51)

세계화 경제의 수혜자로서 이 아시아인들이 갖고 있는 자기 이미지는, 물질적으로 성공하고 국제적으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목적지를 향해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자신감에 찬 인간의 모습이다. 그러나 인도는 경제의 세계화로 인한 단절을 중국보다 훨씬 더 눈에 띄게 드러내고 있다. 인도는 경제의 몇몇 부문의 급속한 성장을 촉진함으로써 사회 전체에 기대감을 높여놓고는 그 혜택은 매우 좁게 분배하고 있다. 그리고 환멸과 좌절을 느끼는 사람들의 수를 확대해온 결과, 허다한 사람들이 흔히 포퓰리스트와 종족주의적인 정치가들이 먹이가 되고 있다.

 

(116)

왜 많은 나라가 공론조사를 정책결정에서 주요한 기준으로 활용할까? 그 이유는 공론조사 방식이 갖는 탁월한 장점 때문이다. 공론조사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절차로 진행된다. 쟁점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1차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1차 조사 결과의 의견 분포 및 인구통계학적 특성(지역별, 계층별, 성별, 세대별 등)과 일치하는 토론 참여자 표본을 선발한다. 표본은 많을수록 좋지만 토론 장소의 협소성과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어느 정도의 제한이 있어야 한다.(우리나라 핵발전소 문제에 있어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301~501명 정도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155)

높은 질의 삶을 지향하는 것은 시대를 막론한 자연스런 흐름이다. 이 덕분에 한 사회의 문화는 정체되지 않고 꾸준히 흐르며 변화무쌍해진다. 특히 혁신적인 기술의 산물이 등장했을 때에는 유행처럼 누구나 소유하고 싶어 하고 즐거워한다. 그러나 급속한 산업화가 초래한 것은 인류가 예상치 못했던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라는 심각한 부작용이었다. 이러한 위기는, 우리가 가장 우선시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되묻게 한다. 결국 우리는 인식하게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기술은 대규모의 산업적 기술보다 지역에서 자급자족에 필요한 기술이며, 지나치게 첨단으로 가기보다는 오래된 전통 기술과 눈높이를 맞추는 절충된 기술이라는 것을 말한다.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자원과 인력으로 짓고, 만들고, 고치고, 사고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거대 산업기술이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는다면, 자급자족을 위한 기술은 덜 위험하고, 폐해를 일으키더라도 회복이 가능하고 빨리 복원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적정기술의 철학으로서, 도시든 농촌이든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생활 속에서 어떤 기술을 어떻게 개발하고 쓸지에 대한 기준이 된다.

 

(169)

결론적으로, 나는 확신을 가지고 강조한다. 사회적 자본과 사회안전망도 없는 상태에서 마을공동체는 존속할 수 없다. 사회적 자본의 비무장상태로, 사회안전망의 무방비 상태로 추진하는 모든 공동체사업은 사기이거나 거짓말이다. 대부분의 평균적 능력의 주민,시민들은 오로지 먹고사는 문제, 안전하게 사는 문제에 일상과 평생을 진력해야 하는 절박한 숙명에 처해 있다. 제 몸 하나 건사하기 어려운데 이웃과 공동체를 챙길 여력이 있을 리 없다. 이런 개인들이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의 바람대로 기계적 연대를 벗어나 사회적 분업을 통한 유기적 연대로 옮겨 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개인의 이기적 욕망이 폭주하면서 사회가 혼돈상태에 빠지고 규제가 도통 먹히지 않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를 걱정하는 현대사회의 실상이 아닌가.

 

(198~199)

동생 허균은 그때의 일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누이가 생전 꿈에서 받아 적은 시에 푸른 바다 아득히 요해에 잠기고 푸른 난새 채색 봉황에 기대었는데 붉은 연꽃 스물일곱 송이 서리 내린 차가운 달빛 아래 떨어지네라고 하더니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 3 9를 곱하면 27로 누이의 나이와 같다. 사람의 일이란 미리 정해진 운명이 있어 피할 수 없음이 이와 같단 말인가?

 

또 평하기를,

 

  누이의 시는 모두 천성에서 나온 것이다. 유선시를 즐겨 지었는데 시어가 모두 맑고 깨끗하여 익힌 음식을 먹는 속인들은 따라갈 수 없다. ()도 우뚝하고 기이한데 사륙문(四六文)이 가장 좋다. 백옥루상량문이 세상에 전한다. 둘째 형(허봉)은 일찍이, “난설헌의 재능은 배워서 이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두 이백과 이하가 남긴 노랫말을 읊은 것이다라고 평했다. , 살아서는 부부 금슬이 좋지 못했고, 죽어서는 제사 받들 자식이 없으니 아름다운 구슬이 깨져버린 원통함이 그지없다.

 

(204)

내가 대학시절 잘 읽었던 소설가 중에 이병주라고 있다. 특히 식미지시대를 신문기자처럼 혹은 역사가처럼 관찰하던 시선과 간결한 문제가 인상적이었지. 조금 엘리트주의적이었지만. 신화를 공부하면서 그때 그가 어떤 연재소설 앞머리에 붙였던 제사가 퍼뜩 떠오르곤 했다.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라는 말. 나는 이제껏 역사와 신화를 이보다 더 자신 있게 비교하는 말을 본 적이 없어. 우선은, 역사와 신화가 낮과 밤처럼 다르다는 뜻이겠지. 태양은 양이고, 달은 음이야. 태양이 질서와 논리라면, 달은 혼돈과 주술이야. 낮이 의식과 이성이면, 밤은 무의식과 감성일 테고. 낮에는 일을 하고 기록한다. 밤에는 잠을 자고 꿈을 꿔. 기록에 대해서는 기억이겠지. 역사가 사실과 관련이 있다면, 신화는 허구요 마법과 관련이 있지. 시간에 대한 인식도 아주 달라. 역사의 시간이 직선이든 나선형이든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발전의 그것이라면, 신화의 시간은 발전과는 상관없어. 그저 텅 빈 시계판 위를 빙빙 돌 뿐이야. 역사에는 종언이 있어도, 신화에 대해서는 종언을 말할 수 없는 것도 그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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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3 - 오묘한 심장경전
오승은 지음, 임홍빈 옮김, 김종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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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서유기 3. 그 마지막 여정에 관한 이야기를 해줄게. 3권 초반부는 2권과 마찬가지로 요괴들과 싸우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단다. 제새국이라는 나라의 금광사라는 절에서사리를 훔치고 탑이 더러워졌다는 이유로 핍박받는 스님들을 만났어. 같은 불자로서 손오공은 그들의 일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 내막을 알아보니 만성용왕 일가의 짓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들로부터 사리를 되찾고 스님들의 누명을 벗겨주었어.

그들의 최종 목적지는 천축국 영취산에 있는 뇌음사라는 절이란다. 그런데 그들이 가는 길에 뇌음사와 비슷한 절을 발견하게 되었어. 알고 보니 그 절은 소뇌음사라는 절이고, 황미대왕이 가짜 부처 노릇을 하고 있었어. 손오공은 한 눈에 가짜라는 것을 알아보고 삼장법사에게 경고를 했는데, 삼장법사는 조심하지 않고 일행을 모두 데리고 그냥 갔어. 그리고 그만 손오공이 황금바라에 갇히고 말았단다. 그곳에서 온갖 방법과 변신술을 썼는데도 빠져나오지 못했어. 신령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소용없었어. 결국 옥황상제에게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단다. 삼장법사와 다른 일행들은 모두 자루에 잡혀 있었어. 손오공은 그들을 구하려고 별 방법을 다 쓰고 여기저기 도움을 청했지만 실패했어. 그런데 미륵 보살님이 나타나서 미륵 보살과 손오공의 협력으로 황미대왕을 처치하고 일행을 구해냈단다.

.

그 이후에도 비슷비슷한 사건들이 이어졌어. 요괴들이 그들을 공격하고 손오공과 일행들이 요괴를 무찌르고그런 에피소드들은 그만 이야기할게.

길고 긴 여정이 지나고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그리고 백마는 드디어 천축국 영취산 대뇌음사에 도착을 했단다.

 

1.

삼장법사는 그곳에서 여래부처를 만났고, 여래부처로부터 삼장의 경전을 받았단다. 그 삼장이라는 것은 일장, 하늘의 법도를 논하고 일장, 땅의 도리를 설파하고 일장, 귀신의 원혼을 건져주는 것이었단다. 그리고 부처로부터 불경 35, 548권을 받았어. 그들은 이렇게 받은 불경을 가지고 다시 당나라로 돌아왔단다. 당나라에 도착한 그들은 큰 환송을 받았어. 그리고 어느날 금강보살이 와서 현장법사(삼장법사) 뿐만 아니라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백마 모두 데리고 갔단다. 그들은 긴 여정을 통해 깨달음을 터득했기 때문이었어. 그들을 데리고 간 곳은 영취산의 대뇌음사였어. 그들은 그곳에서 부처로부터 직책을 하나씩 맡고 극락세계에 머무르게 되었단다. 여기까지가 서유기의 이야기였단다.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떠난 모험의 길…. 그 대장정이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은 거야.

 

2.

, 이제 서유기 밖의 이야기를 좀 해줄게.

삼장법사인 현장 스님에 대한 이야기 먼저현장 스님은 실존했던 인물이란다. 당태종 3, 623.. 당시 26살이었던 현장 스님은 서역으로 가게 된단다. 목적은 천축에 가서 불교를 배우고 와서 당나라에 전파하려던 것이야. 실크로드의 길을 따라 천축국, 즉 오늘날 인도로 길을 떠났단다. 중앙아시아와 오늘날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을 거쳐 인도,즉 천축국에 도착을 했어. 그 길은 순탄치 않았지. 히말라야 북단의 험준준령과 뜨거운 모래바람, 외도의 무리, 비적 때 등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어. 3년의 시간이 걸렸어. 천축국에 도착한 그는 5년간 인도 날란다 사원에서 가르침을 받았대. 그리고 17년간 27개국을 돌아다니며 불교 성지에 참배를 하고

부처님의 유적지를 탐방했다는구나. 그리고 19년 만에 다시 당나라 장안으로 돌아왔다는구나. 당태종이 그에게 감동해서 불경번역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어. 그래서 당나라에 돌아온 이후 19년 동안 경전 번역 사업 종사했다고 하는구나. 그렇게 번역한 책이 무려 1330권이었어. 이 번역한 불경으로 동아시아의 불교 발전을 이끌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자신이 경험한 것을 <대당서역기>라는 책으로 썼고 그 책을 당태종에게 바쳤대. 현장의 제자는 현장의 전기를 책으로 냈는데 <대자은사 삼장법사 전>이라는 책이었어. 이 두 권의 책이 서유기의 출발이라고 볼 수 있단다. 세월이 흐르면서 두 책에 기이한 에피소드들이 덧붙어지고, 그 이야기들은 신화와 전설의 모습으로 바뀌었고, 점차 신령, 마귀의 이야기가 추가되면서 서유기가 7세기에 신마(神魔) 소설로 태어났다고 하는구나. 다시 7백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서유기의 이야기는 갈고 닦는, 마치 절차탁마와 같은 시간을 거치면서 여러 이야기가 덧붙어지는데, 이때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도 등장하게 되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1587년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이 읽었대. 원래 서유기는 백 회짜리 장편 소설인데, 옮긴이가 읽기 편하게 45회 분량으로 줄인 것이 이번에 읽은 아빠가 읽은 서유기였던 거야. 그런데 한동안 서유기의 저자가 밝혀지지 않았대. 서유기가 오래 전 전해 내려온 이야기지만, 사람들이 많이 읽는 <서유기>는 분명 있으니 그것을 쓴 사람도 있을 것 아냐. 1920년대 중국의 그 유명한 루쉰과 후스가 분석한 결과 최후의 개정자는 오승은으로 결론이 났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서유기의 지은이를 오승은으로 알고 있는 거야.

오승은.. 그에 대해서도 알아봐야겠지. 그는 1500년 가량에 태어나서 1582년에 죽었다고 하는구나. 젊은 시절은 과거시험에 계속 낙방하고 40대 중년기 지방고시에 합격하여 벼슬에 올랐대. 그리 명석한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구나. 그는 60대에 지방관에 잠시 머물렀다가 벼슬에서 물러났다고 하는구나. 옮긴이 임홍빈은 오승은을 아래와 같이 평가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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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평생을 두고 남에게 연민의 정을 받기 싫어했으며, 아무리 어려운 역경에 처해서도 항상 껄걸 웃으며 비탄의 노래를 부를 만큼 오연한 기백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평생토록 불운에 부닥쳐 세상의 쓴맛을 골고루 맛보았기 때문에 자신이 그렇게밖에 살 수 없었던 타락한 시대를 업신여기고 염량세태를 무시하면서 남에게 속박당할 줄 모르는 자유분방한 기질을 잃지 않았다. 이렇듯 불우한 시대는 오히려 그를 단련시켜 강직한 성격을 길러내게 만들었다. 그는 세속에 대한 미움과 울분을 쏟아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리하여 신마소설 <서유기>의 저술을 통해 현실에 대한 울분과 불평, 세속의 추악한 인간군상에 대한 미움을 남김없이 발산하게 되었던 것이다. <서유기> 이외에 도 그가 남긴 작품으로 시문집 한 권이 있는데, 그 안에 수록된 장시 <이랑수산도가> <우정지서>도 그 내용들이 <서유기>의 줄거리와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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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런 왜 서유기가 세월이 흐르면서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라는 캐릭터가 추가되었을까. 간단하게 그들에 대한 설명을 해주면서 독서편지를 마칠까 한다. 아래 내용은 옮긴이 해설을 정리 또는 발췌한 내용이란다. 먼저, 손오공

손오공은 사실 고대 중국 설화와 인도 설화의 원숭이 피가 섞인 혼혈종이야. 중국에는 옛날부터 원숭이 토템 신앙과 그에 관련된 설화가 매우 발달해 있었다고 하는구나. 그중에서 당나라 때부터회수의 신령으로 일컫는무지기란 원숭이는 금빛 눈에 흰 몸뚱이를 가졌으며 그 힘이 코끼리 아홉 마리보다 더 세고 씨름과 주먹질, 도약과 달리기를 잘했대. 여기서 상고시대 위대한 인물이 신령한 돌에서 태어났다는 전설이 합쳐지고, 도교에서 신선술을 익힌 원숭이 악령의 설화가 보태지면서 천천히 손오공의 이미지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하는구나.

그리고 두번째로 저팔계. 서유기는 해학과 풍자, 골계와 유머에서 예술적 품격이 나온다고 평가되는데, 그렇게 만드는 대표적인 인물이 저팔계야. 그는 익살맞고 못난 이미지의 소유자로 결함과 약점을 수두룩하게 지닌 복잡한 성격의 인물이야. 중국 상고시대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두려움을 주었던 거대한 뱀과 야생 멧돼지를 숭상하는 토템 신앙의 대상으로, 사람의 머리에 돼지 몸뚱이 또는 돼지 머리에 사람의 몸뚱이를 지닌 형태로 설화에 나타나기 시작했었대. 저팔계의 겉모습은 바로 그런 멧돼지 모습이었고, 내면적인 습성은 식탐과 잠꾸러기의 특성, 남에게 조소를 받는 바보스러움과 굼뜬 동작에 스스로 영리한 척, 용감한 척 허세를 부리는 집돼지의 추레함을 연상하는 캐릭터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는구나.

마지막으로 사오정. 초기 서유기의 사오정 모습과 시대가 지나면서 변했다고 하더구나. 오승은의 서유기에서는 유사하 강에서 사람을 잡아먹는 검둥이 요괴로 등장하는데, 대략 품위가 그리 높지 않은 전형적인 하급 관리나 현대적인 이미지는 원칙을 잘 지키고 열심히 일하는 샐러리맨이라고 하더구나. 서유기를 읽는 내내 생각보다 그 존재감이 정말 미미했는데, 그의 현대적 이미지가 샐러리맨이라고 한 점이 그 존재의 미미함이 공통점이 있는 것 같구나. 사오정은 오로지 속죄하기 위해 부처님의 법만을 추구하며 고행하는 승려로 등장한단다.

..

, 여기까지 서유기에 관한 이야기였단다. 아빠도 수현이 그렇게 좋아하는, 손오공이 주인공인 마법천자문을 한번 읽어봐야 하나 싶구나. 전에 1권을 봤는데, 삼장법사가삼장이라는 이름의 어여쁜 소녀로 등장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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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7-09-22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이제까지 집에 서유기 소장했더라도 또 사고 싶어지네요

bookholic 2017-09-24 00:4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책은 외모도 중요해요..^^
 
서유기 2 - 요괴들과의 대격돌
오승은 지음, 임홍빈 옮김, 김종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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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서유기 2권의 이야기를 해줄게. 서유기 1권에서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서역으로 삼장 경전을 가지러 길을 떠났잖아. 그 이야기가 2권에서도 이어진단다. 2권의 이야기는 사실 아주 간단해. 서역으로 가면서 가는 길마다 여러 종류들의 요괴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요괴들을 만나서 사건이 일어나고, 손오공의 꾀로, 때론 힘으로, 때론 저팔계와 사오정의 도움으로 요괴를 무찌른다는 이야기가 전부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빠는 옛날 사람들의 시선으로 읽어보았어. 수백 년 전 사람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촛불을 켜놓고 서유기를 읽을 때의 기분은 어땠을까 생각해보았어. 오늘날이야 전기가 있어서 어디서든 밝은 조명에서 읽지만, 그 옛날에는 촛불에 손오공과 요괴들의 싸움을 읽는 장면을 상상해봤어. 그들은 이 세상에 없지만, 아빠와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기분이 묘해지는구나., 그리고 이런 것이 고전 소설의 묘미라는 생각도 들더구나. 그리고 먼 미래 또 다른 독자들이 서유기를 읽을 때 그런 생각을 하겠지? 잠시 잡생각을 했는데, 본격적으로 서유기 2권에 나온 요괴들과 만나 싸운 에피소드들을 몇 편 이야기해줄게. 문장 하나하나에 들어있는 해악과 위트가 소소한 재미를 주는데, 그런 것 없이 무미건조한 줄거리만 이야기해주어 지루할 수도 있을 거야. 이해하렴.

 

1.

삼장법사 일행은 금각대왕과 은각대왕이라는 요괴를 만났단다. 그들은 당나라 스님 삼장법사를 잡아먹으려고 했어 왜냐하면 요괴들 사이에서는 삼장법사를 잡아먹으면 불로장생한다는 소문이 있었거든. 하지만, 삼장법사와 함께 하는 손오공이 위험한 인물이라는 소문도 들어서 조심했어. 태산압정이라는 술법을 써서 손오공을 꼼짝하지 못하게 하고, 저팔계와 삼장법사를 생포했어. 태산압정에서 간신히 벗어난 손오공은 금각대왕과 은각대왕의 엄마 요괴 노마를 찾아가 죽이고, 자신이 노마로 변신을 했어. 1권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손오공은 변신술의 기술을 가지고 있었잖아. 아참, 죽인 요괴 노마는 알고 보니 구미호였단다. 노마로 변신한 손오공은 금각대왕을 찾아가 방심한 금각대왕과 은각대왕을 처치하고 삼장법사를 구하였단다.

그들을 다시 길을 떠나 보림사에서 하루를 묵었는데, 삼장법사 앞에 오계국이라는 나라의 임금의 원혼이 나타나서 하소연을 했어. 3년 전 어떤 도사가 자신을 죽이고 우물에 빠뜨려 죽이고, 도사는 자신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왕노릇을 하고 있다고 했어. 그 원혼은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보물을 하나 전해주었어. 삼장법사가 이 이야기를 손오공에게 해주었고, 손오공은 몰래 태자를 만나서 임금이 준 보물을 보여주면서 임금의 이야기를 전했어. 그리고 태자에게 도움을 청했어. 손오공이 물을 싫어해서, 저팔계에게 우물 안에 먹을 것이 많다고 속여서 우물 속에 들어가 보라고 했어. 우물은 바다와 연결되어 있었고, 용궁에 갈 수 있었고, 용왕을 만날 수 있었어. 용궁에는 오계국의 임금의 시신이 그대로 있었어. 손오공이 시켜서 저팔계가 임금의 시신을 건져냈고, 손오공이 하늘나라에 가서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환약 1개를 협박해서 얻어왔단다. 그리고 임금에게 먹였더니 살아났어. 가짜 임금을 죽이고 오계국 임금이 다시 임금의 자리에 올랐어.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오계국 임금도 문수보살에게 버릇없이 굴어서 3년 동안 벌을 주었던 것이라고 하는구나.

.

또 가는 길에 불덩어리 요괴인 홍해아를 만났는데, 아이로 변장해서 삼장법사를 생포하게 되었어. 다른 요괴들과 마찬가지로 불로장생을 위해 삼장법사를 잡아먹으려고 했던 거지. 손오공이 그와 대결을 벌였지만 역부족이었어. 계속 졌단다. 다행히 관세음보살의 도움으로 위기를 탈출하게 되었어.

어떤 나라에서는 승려들이 박해를 받으면서 도사들의 집을 짓고 있었어. 이야기를 들어보니 20년 전 나라에 가뭄이 들었는데, 호력대선, 녹력대선, 양력대선이라는 도사들의 주문으로 비가 내리게 되어 이후 임금은 스님들은 쓸모 없다면서 박해를 했다는 거야. 스님들을 구하기 위해 손오공은 그들을 찾아가 대결을 했어. 날씨를 변화시키는 내기를 했어. 손오공은 하늘나라에 가서 각종 날씨를 관장하는 신들을 협박해서 호력대선, 녹력대선, 양력대선의 주문이 하나도 먹지 않게 하고 손오공이 주문을 할 때 날씨 변화가 일어나게 했어. 호력대선, 녹력대선, 양력대선은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목베기, 배찌르기, 기름 솥 들어가기 내기를 했는데, 손오공의 꾀로 모두 이겨 도사들은 그만 죽고 말았는데, 죽고 나서 그들의 본모습을 보였으니, 호력대선은 호랑이, 녹력대선은 사슴, 양력대선은 영양이었단다.

또 어떤 나라에 갔더니 동남동녀를 영감대왕이라는 요괴에게 제물로 바친다고 했어. 이걸 또 그냥 보고 넘어갈 손오공이 아니지. 서유기의 또 하나의 특징손오공이 원한이 맺힌 원혼이나 사람들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곤 했어. 민원 처리를 아주 깔끔하게 해준 거지. 이번 민원은 동남동녀를 잡아먹는 영감대왕을 처치하는 일이었어. 손오공과 저팔계가 어린 남자 아이와 어린 여자 아이로 변신을 해서, 대신 제물이 되었어. 그리고 영감대왕 앞에서 본모습을 변신하여 영감대왕을 혼내주고 돌아왔단다. 영감대왕은 복수를 하겠다면서 그 나라에 있는 통천하라고 하는 큰 강을 꽁꽁 얼려버렸어. 삼장법사와 일행은 그것도 모르고 길을 건너다가 영감대왕이 얼음을 깨뜨려서 삼장법사만 납치했어. 물에 약한 손오공은 저팔계와 사오정을 시켜서 영감대왕을 뭍을 유인하려고 했지만, 영감대왕은 속지 않았어. 손오공은 관세음보살에게 SOS를 쳤지. 관세음보살의 도움으로 영감대왕이라는 요괴를 해치웠는데, 그 요괴는 금붕어가 변한 요괴였단다.

.

또 다른 나라에서는 삼장법사와 저팔계가 강물을 잘못 먹어 임신을 하게 되었어. 그 강의 이름은 자모하라는 강으로 그 물을 먹으면 남자건 여자건 임신을 하게 되었어. 사오정과 손오공이 낙태천의 물을 가지고 와서 치료할 수 있었단다.

그들은 어느날 여자들만 사는 나라를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삼장법사가 붙잡혔고, 강제 결혼을 할 위기에 빠졌어. 손오공이 다시 삼장법사를 구출해 왔는데, 이번에는 여괴라는 요괴가 삼장법사를 납치해갔어. 손오공이 그 요괴를 죽였는데, 죽이고 보니 그 요괴는 닭이었단다. 이렇듯 요괴들의 대부분은 동물들이 변신한 괴물들이었던 거야. 그들의 이런 요괴들과 모험은 계속되었어.

그들이 가는 길에 도적떼와 만났고, 손오공은 그 도적떼를 싸움 끝에 죽였어. 삼장법사는 또 생명을 해쳤다면서, 손오공을 내쫓았어. 손오공은 억울함을 이야기하기 위해 관세음보살을 찾아갔어. 사오정은 손오공이 고향인 화과산에 갔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화과산을 갔어. 그런데 그곳에는 가짜 손오공, 가짜 저팔계, 가짜 사오정, 가짜 삼장법사가 있었어. 사오정은 도움을 청하기 위해 관세음보살을 찾아갔다가 진짜 손오공을 만났어. 손오공에게 가짜 손오공을 이야기하자, 관세음보살과 함께 갔지만, 관세음보살은 진짜를 가려내지 못했단다. 염라대왕과 하늘나라에 가서 도움을 청했지만, 그래도 찾지 못했어. 여래부처님에게 가서 도움을 청했고, 그제서야 가짜가 밝혀졌단다. 그 가짜 원숭이의 정체는 귀가 여섯개인 원숭이였다고 하는구나.

.

이렇듯 2권의 이야기는 줄곧 요괴들과 싸우고 결국 이긴다는 이야기야.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약간 지루함도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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