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138억 년 전 빅뱅에서 시작된 별과 인간의 경이로운 여정 서가명강 시리즈 9
윤성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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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 책을 보고 책 디자인이 낯설지가 않았단다. 아빠가 예전에 읽은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의 디자인과 비슷했거든. 책 소개를 보니 같은 시리즈더구나. <서가 명가 시리즈>로 서울대에서 강의한 내용들을 책으로 엮은 시리즈인 것 같았어. 외국에서는 유명 대학의 인기 있는 강의가 책으로 많이 엮이고,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강의를 책으로 엮는 경우가 있고, 아빠도 그런 책을 몇몇 읽은 적이 있단다. 서가 명가 시리즈가 서울대에서 강의한 내용들을 엮었다고 책 소개를 함으로써 서울대라는 프리미엄으로 은근슬쩍 책 광고도 하는 것처럼 보이더구나.

아빠가 이 책을 고른 것은 서울대에서 강의한 내용이 궁금한 것은 아니고, 아빠가 좋아하는 장르인 과학 관련 서적이고, 같은 시리즈에 있던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라는 책의 이미지가 좋게 남아 있었고, 먼저 읽은 이들이 평이 괜찮아서 골랐던 것이란다. 이 책은 어땠냐고? 누군가에게 강력하게 추천할만한 책은 아니었단다. 책을 덮고 난 다음 책 뒷면에 적혀 있는 가격표 보고도 조금 놀랬단다. 페이지랑 책가격이랑 매칭시키면 안되겠지만, 페이지에 비해 책가격이 꽤 되네이런 생각도 했단다. 그럼 책 내용에 대해 몇몇 소개를 해줄게.


1.

영어로 별이 Star잖아. 그런데 처음에 번역할 때 좀 잘못했다고 하는구나. 왜냐하면 Star라고 하면 태양 같이 스스로 빛을 내는 것만 말하거든. 나중에 과학 시간에 배울 텐데, 그런 태양 같은 것은 항성, 우리말로 붙박이별이라고 해.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별이라는 것은 원래, 태양 같은 붙박이별뿐만 아니라 행성도 별이라고 했거든. 영어로는 planet이라고 하고, 순 우리말로는 떠돌이별이라고 하지. 그런데 Star를 별로 번역을 해 놓는 바람에, 어떤 이들은 금성이나 화성 같은 행성은 별이 아니라고들 한단다. 이 책을 들어가면서 그런 지적을 지은이가 해주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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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서구권에서는 붙박이별과 떠돌이별을 지칭하는 단어가 아예 다르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는 붙박이별을 스타(star), 떠돌이별을 플래닛(planet)이라고 구별해 부른다. 이런 서구의 관례를 따라 스타라는 단어를 별이라고 부주의하게 번역해오다 보니 오늘날 한국에서 별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붙박이별에 국한되어 사용되곤 한다. 서구의 플래닛으로는 한자 용어인 행성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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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시절부터, 인류가 생겨난 다음부터, 하늘의 정체에 대해 궁금했을 거야. 해가 하루에 한번씩 하늘을 가로지르고, 밤에면 달과 별이 하늘을 가로지르고, 어떤 별들은 한 곳에 머물러 있고 말이야. 당연히 보이는 대로 믿었겠지. 하늘이 움직인다고아주 오랫동안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하늘이 움직이는 천동설을 믿었어. 그런데 몇몇 별들이 한쪽방향으로 돌다가 반대방향으로 갔다가 다시 원래 방향으로 가는 등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새로운 가정을 세워서 꿰어 맞추면서 오랫동안 이어져왔단다.

르네상스 시대가 되면서 세상을 다르게 보는 눈들이 생겨나면서, 코페르니쿠스와 브라헤에 의해서 지동설이 주장되기 시작했단다. 브라헤라는 사람은 아빠도 처음 들어보는 사람인데, 그는 천문대를 설치해서 별을 관측하고 신성을 발견하기도 했대. 그의 제자 중에 유명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케플러라는 사람이란다. 케플러는 지동설을 넘어 지구가 태양 주변을 원궤도로 돈다고 주장을 하였어. 그 주장을 토대로 관측과 연구를 했는데, 그 원궤도가 맞지 않는 거야. 그는 자신이 강력히 주장했던 원궤도를 포기하고, 타원궤도라는 질서를 발견하게 되었단다.

그리고 유명한 케플러 제3법칙을 발견해 낸단다. 아빠가 학창 시절 때 케플러의 1법칙, 2법칙도 분명 배운 것 같은데, 그건 잘 기억나질 않고, 3법칙은 아직도 기억이 나는구나. 시험에도 많이 나와서 그렇겠지만, 그만큼 유명한 법칙이란다. 행성의 공전 주기의 제곱은 궤도의 긴 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하는 내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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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2)

비록 원궤도를 포기하는 아픔은 있었지만, 케플러는 새로운 우주의 질서를 발견한다. 그는 관측 데이터로부터 행성의 타원궤도가 찌그러진 정도, 즉 타원의 반지름 중 길이가 긴 쪽과 짧은 쪽의 비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긴반지름과 공전주기 사이에 서로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알아낸다. 긴반지름의 세제곱이 공전주기의 제곱에 비례함을 보인 것이다. 이 관계는 케플러의 제3법칙으로 알려져 있고, 흔히 조화의 법치(harmonic law)이라 부르기도 한다. 타원궤도라는 추함 이면에 숨겨져 있던 신성한 하모니의 발견은 분명 케플러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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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주 관측의 발전은 망원경이 발명되면서 더 발전하게 되는데, 망원경 발명이라고 하면 아빠는 갈릴레이를 떠오르게 되는데, 그보다 더 일찍인 1608년 네덜란드의 안경장인 한스리페르헤이라는 이름도 어려운 이가 처음 발명했다고 하는구나.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만든 것은 1609년이었대. 망원경이 발명되어 이후 천문학은 크게 발전하면서, 새로운 별들도 많이 발견하게 되었어.

천문학 역사에 있어 어두운 면도 소개하면서 여성 천문학자에 대한 홀대에 대한 이야기도 했어. 천문학뿐만 아니라 과학의 많은 분야에서 여성 과학자들이 능력에 비해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었단다. 그런 사람들을 이야기하면 헨리에타 리비트라는 사람도 소개해주었어. 이 사람은 예전에 아빠가 팟캐스트에서 알게 되어 관심을 가지고, 그 사람에 대한 책도 샀거든.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그 사람에 대한 소개가 이 책에 실려 간단히 리비트에 대해 알게 되어 좋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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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그중 한 명이었던 헨리에타 리비트는 주당 10.5달러라는 박봉의 인건비를 받으며 1903년부터 1908년까지 마젤란은하에 있는 1777개의 변광성 관측 자료를 분석했다. 변광성이란 빛의 세기나 밝기가 시간에 따라서 변하는 별을 말하는데, 별빛의 밝기가 이처럼 변하는 이유는 별의 크기가 팽창했다가 줄어드는 진동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리비트는 이 변관성들 중에서도 세페이드 변광성이라 불리는 별들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이 변광성의 최대 밝기와 진동 주기 사이에 깔끔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다시 말해, 진동 주기가 짧을수록 어둡고 주기가 길수록 밝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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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오면서 우주의 중심인줄 알았던 태양도 사실은 우주의 중심이 아니고 변방이란 것을 알게 되었어. 신비로운 우주의 비밀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갔고, 그러면서 우주는 상상 그 이상의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허블이라는 과학자는 우리 은하 밖에 또 다른 은하를 발견하게 된단다. 우리 은하와 가장 가까운 은하로 안드로메다 은하인데, 가깝다고 했지만 14만 광년이란다.  빛으로 가도 14만년이니까 인류가 가기에는 지름길을 발견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거리지하기야 태양계 밖도 나가기 어려울 테니 말이야.

그런 도대체 우주의 크기는 얼마일까.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465억광년이고, 은하의 개수는 2조개라고 하는구나. 우주를 생각하고 있다 보면, 우리의 존재가 너무 미미하다는 생각이 들어 왜 이리 아등바등 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더구나. 그래서 아빠는 스트레스가 쌓이면, 무한한 우주를 생각하곤 한단다. 그러면 그 스트레스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지.


3.

우주는 어떻게 시작할까? 이제는 빅뱅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단다. 예전에는 우주라는 것이 멈춰 있는 것 인줄만 알고 있었는데, 이제는 빅뱅 이후 우주는 아직까지도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들 있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작스러운 빅뱅 이후 시간이 생기고 우주라는 공간이 생긴 것이야. 그렇다 보면 잇달아 나오는 질문.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그리고 빅뱅에 의한 우주의 팽창은 언제쯤 멈출 것인가? 멈추기는 할 것인가? 멈춘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 것인가?

우주의 신비는 아직도 우주의 크기만큼 무한하구나. 그런데, 아빠는 아직도 빅뱅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단다. 거의 無에 가까운 점에서 폭발에 의해 이 우주가 생겨났다는 사실이... 그 안에 어찌 이 많은 물질들을 포함하고 있을까, 말이야. 사실 우리도 모두 그곳에 있던 물질이 변해서 생겨난 것이야. 그러니까 지은이가 제목을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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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빅뱅은 우리의 미래에 관해서도 새로운 관점을 준다. 아주 먼 미래의 우주의 모습은 어떨까?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생명도, 지구도, 별도, 은하도 모두 생기를 잃고 죽어갈 것이며 결국 빛이 없는 암흑의 공간이 될 것이다. 이렇게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나중에는 허무하게 죽어갈 우주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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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의 팽창하는 속도를 측정함으로써 우주의 나이를 측정할 수 있는데 약 138억년이라고 한단다. 감이 오지 않는 숫자란다. 그 오랜 동안 계속 팽창하고 있다니 말이야. 참고로 빅뱅의 증거를 잠시 하나 소개하자면 우주배경복사란 것이 있단다. 우주배경복사라는 간단히 이야기해서 먼 과거 빅뱅 직후 발생한 복사에너지가 남아서 전파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을 이야기한단다.

..

그 우주에는 수많은 별들이 있단다. 빅뱅에 의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 와중에 태양 같은 빛나는 별들은 왜 생겼을까. 세실리아 페인이라는 영국사람이 있었단다. 1919년에 19살이었는데, 그는 당시 아인슈타인의 상대론이론을 증명한 에딩턴의 강연을 듣게 되었는데, 그것에 감명을 받고 천문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하버드에 입학 후 1925 25살에 천문학 박사가 되었다고 하는구나. 그가 별의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온도와 별의 색깔 관계를 알아냈고, 그것을 통해 태양에는 수소가 70%, 헬륨이 28%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하는구나. 이것은 태양뿐만 아니라 우주도 수소와 헬륨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였어.

원자 1번 수소, 2번 헬륨태양이나 붙박이별들이 빛을 내는 이유는 수소 두 개가 결합하여 헬륨 1개가 되는 수소핵융합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구나. 태양도 그런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것이고그러면 걱정 많은 이들은 수소가 헬륨으로 모두 변하고 나면 어쩌나 할 텐데,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구나. 아직 100억년도 더 빛날 수 있다고 하는구나. 100년이 아니고 100억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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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태양의 밝기는 3.84x10^27와트(W). 수소 핵융합으로 이 정도의 에너지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초당 6.4x10^14킬로그램의 수소가 헬륨으로 바뀌어야 한다. 매우 많은 양처럼 느껴지지만 태양 전체 질량은 무려 2x10^30킬로그램에 달한다. 100억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태양이 지금처럼 밝게 빛날 수 있도록 유지시킬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수소 연료가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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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 무한하고 거대한 우주를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는 것이 바로 외계 생명체란다. 칼 세이건이 이야기한 이 광활한 우주에 우리만 살고 있다면 지나친 공간 낭비라는 것에 아빠도 동감한단다. 확률이 낮겠지만, 지구와 같은 생명체가 있을 거야. 그리고 그 생명체는 우리의 모습과 유사할 것이라고 지은이는 이야기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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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생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수렴진화는 심지어 분자단위에서도 발견된다. 외계에 생명체가 있다면 지구와 같이 탄소를 기반으로 했을 가능성은 거의 100퍼센트에 가깝다. 탄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 중 하나이고 탄소처럼 화학적 다양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원소는 없기 때문이다. 중력이 전 우주에 보편적으로 작용하는 법칙이듯, 지구에서 적용되는 화학법칙이 외계에서 다르게 적용될 이유 또한 없다. RNA DNA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자들의 조합 방식에도 생명이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은 매우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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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말 우주에 지구의 생명체들만 있다면 이상할 것 같구나. 특히 나중에 인류가 멸종하거나 태양도 시간이 다 되어 태양과 지구가 사라져서, 이 우주 상에 아무런 생명체가 없어서 이 우주의 존재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면 우주는 왜 존재하는 걸까? 아빠는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영화에서처럼 우주라는 것이 어떤 존재가 만들어내거나, SW 프로그램 상의 세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단다. 만약 그렇다 하더라고 우주를 만든 그 존재들의 세상은 또 어떤 세상일까? 그들의 세상은 유한할까? 무한할까? 정말 끝이 없는 질문이로구나. 아빠의 생각이 더 꼬리에 꼬리를 물기 전에 오늘은 이만 해야겠다.


PS:

책의 첫 문장 : 별과 행성의 차이는 무엇인가?

책의 끝 문장 : 그리고 이렇게 이어지는 질문은 과연 어디에서 멈출 수 있을까?


플라톤은 주의 본질이 수라고 생각한 피타고라스의 영향을 받아, 순수하고 영원하며 완전한 우주의 속성이 다섯 개의 정다면체에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엠페도클레스 이후 고대 그리스에는 우주가 흙, 물, 공기, 불로 이루어져 있다는 믿음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는데, 플라톤은 각각을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이십면체와 연결시켰다. 나머지 하나인 정십이면체는 신성한 영역인 우주를 채우고 있는 에테르(ether)에 대응시킨다. 이에 따라 세계는 지구를 중심으로, 그 바깥에 순차적으로 물, 공기, 불이 위치되었다. - P27

중세 시대에 접어들어서도 천동설에 기반한 우주관이 계속 이어진다. 중세인들도 지구와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다. 신이 인간을 위해 창조한 중세인의 우주 또한 그다지 크지 않았다. 별들은 하루라도 짧은 시간 동안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했으므로, 별들이 무한한 거리에 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았다. 별들이 박혀 있는 천구는 가까운 곳에 있어야 했다. 다만 무한한 신의 속성을 반영하기 위해 천구 밖에는 무한한 신의 영역이 있다고 믿었다. - P42

외부 은하의 후퇴속도와 거리 사이의 상관관계는 허블의 관측 이후 오랜 기간 허블의 법칙이라 불려 왔었다. 하지만 이를 이론적으로 예측한 사람은 르메트르였고 많은 천문학자들이 르메트르에게도 합당한 크레딧을 주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해왔다. 결국 2018년 국제천문연맹은 이 법칙을 공식적으로 ‘허블-르메트르의 법칙’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아인슈타인, 에딩턴, 허블 등 당대 학계 스타들의 그늘에 가려 과소평가 받아왔던 르메트르가 오늘날 살아 있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지 궁금해진다. - P99

우리의 핏속을 흐르는 철, DNA를 구성하는 원소들은 모두 과거 언젠가에 별 속에서 생성되었다. 별들의 먼지로 구성된 우리 몸은 별의 탄생, 별의 진화, 별의 죽음과 초신성 폭발의 과정을 기억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구와 같은 행성도 만들어졌고 인체를 구성하는 원소들이 지구에 마련되었다. 우리 모두 아주 먼 과거에는 별 속에 있었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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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내 책에는 내가 가슴으로 외우는 단락들이 있다.

가슴으로(by heart), 이것은 내가 가벼이 쓰는 표현이 아니다.

내 심장(heart)은 약하고 믿을 수 없다. 내가 간다면, 그건 심장 때문일 것이다. 나는 심장에 되도록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무언가 심장에 영향을 줄 것 같으면, 방향을 다른 데로 돌린다. 예를 들어, 내 위장, 혹은 폐, 폐는 잠시 작동을 멈출 수는 있겠지만 아직까지 다음 숨을 쉬지 못한 적이 없다. 거울 앞을 지나다 내 모습을 일별할 때, 혹은 정류장에 있는데 아이들이 내 뒤에 와서, 누가 똥냄새를 풍기는 거야? 하고 말할 때 날마다 겪는 작은 모욕들 나는 그것들을 대개는 간에서 받아낸다. 다른 피해들은 또다른 곳에서 받는다. 모든 상실한 것들에서 받는 타격은 췌장이 전담한다. 상실한 것들이 너무 많은데 비해 그 장기는 너무 작은 게 사실이다.


(72)

엄마는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을 둘이 처음 만났던 여름만큼 생생하게 유지했다. 그러기 위해 인생을 외면했다. 때로 엄마는 물과 공기만으로 며칠을 버티기도 했다. 알려진 고등 생명체 중 그렇게 생존이 가능한 유일한 존재로서, 엄마의 이름을 딴 생물종이 하나 있어야 마땅하다. 언젠가 줄리언 삼촌이 해준 얘기에 따르면, 조각가이자 화가인 알베르토 자코메티는 머리 하나를 그리기 위해 때로는 몸 전체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뭇잎을 그리기 위해서는 전체 풍경을 희생해야 한다. 처음에는 자신에게 한계를 지우는 것 같을지 몰라도 시간이 좀 지나면, 하늘 전체를 다루는 척할 때보다 무언가의 4분의 1인치 정도밖에 안 되는 부분을 다룰 때, 우주에 대한 어떤 느낌을 붙잡을 가능성이 더 크다.

엄마는 나뭇잎이나 머리를 택하지 않았다. 엄마는 아빠를 택했고, 어떤 느낌을 붙잡기 위해 세상을 희생했다.


(111)

인간의 최초 언어는 손짓이었다. 사람들의 손에서 흘러나오는 이 언어는 전혀 원시적이지 않았으며, 손가락과 손목의 섬세한 뼈를 이용한 무한한 조합의 동작으로 현재 우리가 쓰는 말 가운데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없었다. 손짓 하나하나가 복잡하고 미묘했으며, 그 움직임을 통해 발휘되었던 섬세함은 그때 이후로는 완전히 상실되었다.


(113)

우리가 손짓의 언어를 완전히 잊어버린 것은 아니다. 말을 하며 손을 움직이는 습관이 그 언어의 잔재다. 손뼉을 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엄지를 치켜세우고 하는 모든 것이 고대의 손짓이 남긴 유물이다. 예를 들어 서로 손을 잡는 것은 함께 있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기억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너무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는 밤중에는 뜻을 전하기 위해 서로의 몸에 대고 손짓을 할 필요를 느낀다.


(165-166)

누군가가 막대기 두 개를 맞대고 비비다가 처음으로 불꽃을 일으킨 순간이 있었던 것처럼, 처음으로 기쁨이 느껴진 순간, 처음으로 슬픔이 느껴진 순간이 있었다. 한동안 새로운 감정들이 계속해서 발명되었다. 욕망은 일찍이 생겨났고 후회도 마찬가지였다. 완고함이 처음으로 느껴졌을 때, 그것은 연쇄 작용을 일으켜 한편에서는 원망이, 다른 한편에서는 소외와 외로움이 생겨났다. 반시계 방향의 어떤 골반 동작이 황홀경의 탄생을 촉발했을 것이고, 번개의 일격이 최초의 경외심을 일으켰을 것이다. 아니면 앨마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의 몸이 그랬는지도 모른다. 어불성설 같지만, 놀라움의 감정은 초기에 바로 탄생하지 않았다. 그것은 충분한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모든 것의 기본 양태에 익숙해지고 난 후에야 생겨났다. 그리고 실제로 충분한 시간이 흐르고 누군가가 최초로 놀라움의 감정을 느꼈을 때, 다른 곳의 다른 누군가는 최초로 짜릿한 향수를 느꼈다.


(166)

사람들이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느끼고 싶은 욕망도 커졌다. 이따금 심하게 상처를 받으면서도 그들은 더 많이, 더 깊이 느끼고 싶어했다. 사람들은 감정에 중독되었다. 새로운 감정들을 발견하려고 발버둥을 쳤다. 예술은 바로 이런 식으로 탄생했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종류의 기쁨이 새로운 종류의 슬픔과 함께 만들어졌다. 예컨대, 있는 그대로의 삶에 대한 영원한 실망, 예상치 못한 유예가 주는 안도감, 죽음에 대한 두려움.


(193)

그때부터 나는 나 자신이나 부모님이 죽을 거라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엄마였다. 세상은 엄마라는 힘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평생을 공상에 잠겨 살았던 아버지와 달리 엄마는 인정사정없는 이성의 추진력으로 우주를 헤쳐나갔다. 엄마는 우리가 벌이는 모든 싸움의 재판관이었다. 엄마의 꾸짖는 말 한마디면, 우리는 구석으로 가 숨어 울면서 순교자의 고난을 겪는 자신을 상상하게 되었다. 그렇긴 하지만, 엄마의 입맞춤 한 번이면 우리는 다시 왕자가 되었다. 엄마가 없다면 우리의 삶은 혼란 속에서 분해되고 말 터였다.


(196)

그애의 몸을 의식하게 된 바로 그 순간에 내 몸에 대해서도 의식하게 되었기 때문에. 거의 숨이 멎을 것 같은 감각이었다. 찌릿찌릿한 느낌이 온 신경에 불붙듯이 퍼져나갔다. 그 모든 일이 삼십 초도 안 되는 순간에 일어났을 것이다. 그렇긴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가자, 나는 아동기의 종말이 시작되는 곳에서 나타나는 신비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일 분의 절반도 안 되는 그 순간에 내 안에서 생겨난 기쁨과 고통을 모두 소진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후였다.


(199)

그것으로, 간단히 말하자면, 죽음에 대한 내 집착은 막을 내렸다.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생각하지 않게 된 것뿐이다. 앨마를 생각하지 않는 여분의 시간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 시간에 죽음을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나는 벽을 세워 그런 생각을 차단하는 법을 배웠다. 세상에 대해 새롭게 배우는 것들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어떤 곳으로부터 영원히 떠나왔음을 이해했다. 그렇긴 하지만. 그 벽은 또한 유년기의 고통스러운 생생함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주었다. 목덜미에 죽음의 숨결을 느끼며 숲속에, 굴에, 지하실에 숨어 지내는 동안에도 나는 진실을, 내가 곧 죽으리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심장마비를 겪고 나서야, 나를 유년기에서 분리해준 벽의 돌들이 마침내 허물어지기 시작하고서야 죽음의 공포는 되돌아왔다. 그리고 그것은 예전 어느 때 못지않게 무서웠다.


(269)

몽상에 빠져 있다가 내려야 할 정류장을 놓쳐서 열 블록을 되돌아 걸어가야 했는데, 한 블록씩 지날 때마다 불안은 커지고 확신을 줄어들었다. 앨마가 실제 살아 있는 앨마가 정말로 나온다면 어떡하지? 책 속에서 걸어나온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거지? <사랑의 역사>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면 어떡하지?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잊고 싶다면? 그동안 앨마를 찾느라 너무 바쁜 나머지, 정작 그녀가 발견되기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340)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때가 있었고,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한 때도 있었다. 최소한 삶을 꾸리기는 했다. 어떤 종류의 삶? 그냥 삶. 나는 살았다. 쉽지는 않았다. 그렇긴 하지만. 절대로 견딜 수 없는 것이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375)

정말이지, 별로 말할 것은 없다.

그는 위대한 작가였다.

그는 사랑에 빠졌다.

그것이 그의 삶의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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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의 선택 3 - 3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3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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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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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매컬로님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3<포르투나의 선택> 마지막 3권 이야기를 해줄게. 2권에서는 독재관 술라가 죽었잖아. 마리우스에 이어 술라까지 로마의 일인자들이 죽고 난 로마. 이젠 어떤 시대가 펼쳐질까. 로마 역사를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앞으로의 역사는 카이사르가 새로운 로마의 주인공이 될 것을 알 거야. 이번 3권에서도 카이사르의 이야기가 많은 부분 차지하고 있단다. 3권의 이야기는 기원전 78 9월부터 기원전 69 3월까지의 이야기란다.


1.

아시아 속주에서 전쟁을 통해 활약을 보여 시민관까지 받은 카이사르가 로마에 돌아왔단다. 어린 나이에 결혼한 카이사르와 킨닐라는 드디어 첫날밤을 보내게 된단다. 로마에 돌아온 카이사르는 변호일을 하면서 사람들한테 유명해진단다. 주로 평민들의 변호를 맡았고, 특히 자신이 어린 시절 살았던 수부라 사람들의 변호를 맡았단다. 그리스 속주의 지인의 부탁으로 그리스 속주에서 횡포를 부린 안토니우스를 기소하기도 하는데, 안토니우스는 교묘히 법망의 구멍을 이용해서 위기를 탈출하기도 했어. 아무래도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의 블랙리스트에 올랐겠구나. 변호일을 하다 보니, 키케로와도 알게 되었단다.

그렇게 로마 생활을 하다가 비티니아 왕 니코메데스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그를 만나러 다시 아시아 속주로 향했단다. 니코데메스 기억나지? 카이사르가 배 40척을 얻으러 갔다가 니코메데스 왕이 카이사르를 좋게 봐서 친분을 쌓았잖아. 니코메데스 왕이 죽기 전에 카이사르가 비티니아에 도착했단다. 니코메데스 왕은 아들이 없었어. 그래서 자신의 나라 비티니아를 카이사르에게 주려고 했으나, 카이사르는 사양을 했단다. 카이사르가 변방의 나라의 왕이나 하고 있을 위인이 아니었지. 카이사르는 로마에 유증하라고 설득을 했고, 니코메데스 왕은 로마를 유증하겠다고 했고, 그는 얼마 안 있어 죽고 말았단다.

니코메데스 왕의 유언에 따라 비티니아는 로마에 유증되었으니, 아시아 속주인 융투스가 와서 비티니아를 차지했는데, 융투스가 탐욕이 지나치다는 것을 카이사르가 이미 알고 있었어. 그래서 미리 덫을 만들어 놓았고, 융투스가 비티니아 재산을 조금이라도 착복을 하면 기소하려고 했단다. 비티니아가 카이사르에게 잘 대해주었으니, 그들의 재산과 명예를 지켜주려는 의도도 있었을 거야.

카이사르는 로마에 돌아오는 길에 에게 해에서 해적들에게 잡혀갔단다. 카이사르의 호기로움해적들이 자신의 몸값을 20탈렌툼으로 책정하자, 자신의 몸값이 20탈렌툼밖에 안되냐면서, 50탈렌툼으로 올렸단다. 어차피 나중에 돌아와서 빼앗으면 된다고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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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나는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요!” 인질이 거만하게 말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모양이군!” 나는 파트리키 귀족인데다, 율리우스 집안 출신이오. 율리우스 집안 출신이란 게 무슨 의미냐고 묻겠지, 안 그렇소? 그건 내가 아프로디테의 아들을 통해 그 여신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뜻이오. 나는 집정관을 배출한 가문 출신이며, 나 역시 때가 되면 집정관을 지낼 거요. 나는 그저 평범한 원로원 의원이 아니라고! 시민관을 수여받았고…… 원로원에서는 발언권도 있고…… 원로원의 가운뎃줄에 앉고…… 내가 원로원 의사당에 들어가면 모든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쳐준단 말이지. 심지어 전직 집정관과 감찰관까지도! 그런데 고작 은화 20탈렌툼? 내 몸값은 은화 50탈렌툼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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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게 해의 섬들은 무척 많고 복잡해서 다시는 자신이 잡혀왔던 섬을 다시 찾아오지 못하는데, 해적들은 카이사르를 너무 과소 평가를 했단다. 카이사르의 몸값을 치르고 풀려났다가 군대를 이끌고 자신을 잡았던 해적들의 소굴에 바로 찾아가 소탕했단다. 자신의 몸값뿐만 아니라 해적들이 가지고 있는 보물들을 모두 빼앗아 자신을 도와준 이들에게 나눠주고, 로마에게도 보냈단다. 아시아 속주 융투스에게는 아무것도 안 주었는데, 자신의 영역에서 그런 일을 벌이고,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은 것에 크게 화를 냈단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돈에 대한 탐욕이 큰 사람인데 말이야. 로마 원로원에서도 카이사르의 이런 행동을 달갑게 보지 않았단다. 카이사르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보았거든. 그리고 원로원에 있는 이들이 원래 시기심이 많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

해적은 그렇다 치고, 아시아 속주의 폰토스 왕인 미트리다테스가 다시 말썽을 피웠을 때, 카이사르가 미트리다테스 왕을 혼쭐을 내 준 것에 대해서도 원로원은 좋아하지 않았단다. 더욱이 미트리다테스를 상대하기 위해 아시아로 향했던 루쿨루스는 더욱 화를 냈지. 자신이 왔을 때는 이미 상황이 종료되었거든. 폰토스 왕 미트리다테스 생각나니? 예전부터 로마의 힘이 조금만 약해지거나 틈이 보이면 주변 나라를 정복하려던 사람이었잖아. 이번에도 술라가 죽고 나서 다시 기회를 보았지만, 카이사르에 의해 다시 얌전히 있어야 했단다.


2.

이 즈음 로마에서 반란이 일어났단다. 검투사로 유명한 스파트타쿠스의 이야기란다. 스파르타쿠스는 무척 유명해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나 영화도 많아. 워낙 유명하다 보니 아빠도 그가 검투사로 유명하다고만 알고 있었지, 반란까지 일으켰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단다. 스파르타쿠스는 원래 유능한 군인이었으나,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노예가 되었단다. 노예의 신분으로 캄파이나라는 곳에서 검투사가 되었어. 스파트타쿠스는 캄파니아의 여사제 알루소와 함께 반란을 일으키고, 다른 검투사 무리들을 이끌고 검투사 양성소를 탈출했단다. 그는 유능한 군인 출신답게 전투 능력도 좋았단다. 로마군 상대로 연전연승을 했고, 그를 따르는 이들이 10만 명 가까이 되었어.

그는 혼자 로마를 차지할 수 없다는 합리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가까운 히스파니아에 있는 세르토리우스 세력에 합류하려고 했어. , 스파르타쿠스는 세르토리우스가 죽은 사실을 몰랐던 거야. 가까운 히스파니아로 이동을 하던 스파르타쿠스는 세르토리우스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갑자기 목표가 사라졌어. 아시아 쪽으로 가려고도 했지만 그 먼 길을그래서 시칠리아로 가서 세력을 키우려고 했지. 나쁘지 않은 생각 같았어. 시칠리아는 섬이니까, 섬만 접수하면 로마에 대항할 수 있는 세력을 만들 수 있었을 거야.

하지만, 이 계획은 사소한 일로 틀어지게 되었단다. 시칠리아로 이동하는 배를 큰 돈 주고 빌렸는데, 사기를 당한 거야. 약속한 날에 배가 나타나지 않았단다. 로마는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을 막기 위해서 대군을 보냈단다. 스파르타쿠스의 반란군이 계획대로 시칠리아에 들어갔다면, 그들의 시간도 더 오래갈 수 있었거나, 더 큰 세상을 만들 수 있었을 거야. 하지만 뒤에는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는 바다이고, 앞에는 대규모 로마군이 오고 있으니 쉽지 않은 전쟁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어. 스파르타쿠스의 반란군을 진압하기 위해 크라수스라는 사람이 군단을 이끌었는데, 여기에는 카이사르도 참여하고 있었단다. 크라수스와 카이사르는 6개월만에 스파르타쿠스의 반란군을 진압하였단다.


3.

, 이번에는 폼페이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폼페이우스는 어떻게든 자신이 전투에서 성과를 내서 유명해주고 싶어하는 사람이잖아. 폼페이우스는 스파르타쿠스 진압을 자신이 하려고 했는데, 자신이 못하게 되니 아쉬워했어. 그는 가까운 히스파니아의 성과로 집정관이 될 수 있도록 원로원에 요청했단다. 사실 가까운 히스파니아에서 성과도 본인보다 메텔루스의 지분이 훨씬 큰데 말이야. 그리고 폼페이우스는 정식 원로원 의원도 아니고, 집정관이 될 수 있는 자격도 안되어 원로원에서는 그의 요청을 거절을 했어. 그러자 다시 요청을 하고 자신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내전도 불사하겠다고 했단다.

카이사르가 폼페이우스와 원로원을 찾아가 중재를 했단다. 폼페이우스가 수석 집정관, 크라수스가 차석 집정관이 되도록 했어. 폼페이우스는 집정관이 된 이후에도, 크라수스와 경쟁에 온 신경을 다 썼단다. 그런데 카이사르가 크라수스에게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어, 크라수스가 폼페이우스보다 민심을 더 많이 얻게 되었어. 크라수스가 민심을 얻게 된 이유에 카이사르의 개입이 있었다는 것은 알게 된 폼페이우스. 무척 화를 냈어. , 폼페이우스가 그런 사람이구나. 4부에서 둘 간의 관계가 대충 그려지는구나.

….

카이사르가 못 하는 것 없이 다 잘하고 능력 있는 인물이었지만, 안타깝게도 가정사의 불행이 연달아 찾아왔단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율리아 고모, 그러니까 로마의 일인자였던 마리우스의 아내가 병으로 죽고 말았단다. 그리고 그 슬픔이 가기도 전에, 아내 킨닐라가 둘째 아이를 낳다가 그만 죽고 말았어. 카이사르는 이 두 사람의 죽음으로 큰 슬픔과 상실에 빠지게 되었단다.

….

, 여기까지 3권의 이야기란다. 너희들이 나중에 커서 만약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이야기의 스케일이 엄청 크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그리고 아빠가 이야기를 해주지 않은 부분들이 많은 것을 알게 될 테고, 아빠가 잘못 이야기해준 부분도 있다는 것도 알게 되겠지. 이해해주렴~ 이제 <마스터스 오브 로마> 3부까지 읽었고, 이제 4, 5, 6, 7부가 남았구나. 4부를 읽고 너희들에게 이야기를 해줄 때쯤이면, 코로나가 싹 사라져 있으면 좋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 푸블리우스 세르빌리우스 바티아 휘하에서 복무를 마친 후, 카이사르에게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었다.

책의 끝 문장 : 나는 살아남을 것이다.


하지만 키케로는 책상 표면이 안 보일 정도로 다양한 일감이 눈앞에 쌓여 있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전광석화처럼 결정을 내리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갔다. 은빛 혀와 금빛 목소리는 재치 넘치고 지혜로운 말을 쏟아냈고, 큼직하고 둥그스름하니 잘생긴 머리통은 사람들에게 고귀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때때로 키케로의 마음속 가장 어두운 한구석에 숨어 있던 눈부신 자아가 전면에 드러나기도 했다. 그 한 달 동안 키케로는 완전히 새로운 재판 진행방식까지 고안해냈다. 이것은 지금까지 로마의 소송 절차로는 불가능하던 일을 가능케 했다. 즉 배심원들에게 구체적이고 확실하며 산더미 같은 증거들을 아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변호인단이 피고인을 변호할 방도가 없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 P347

저의 성향을 잘못 분류하신 건 아니에요, 외삼촌. 지금은 거기에서 벗어났으니 할 수 있는 말이겠지만, 저는 유피테르 대제관으로 지낸 시간이 어쩌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그 경험을 통해 강해지는 법은 물론 섬세해지는 법을 배웠고, 저의 광채를 드러냈다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에선 그것을 숨기는 법을 배웠어요. 돈이나 스승보다 시간이 더 소중한 아군이라는 것을 배웠고, 제 어머니께서 저에게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인내를 배웠고, 그 무엇도 헛되지 않다는 사실을 배웠어요! 지금도 배우는 중이에요. 외삼촌. 결코 배움을 멈추지 않았으면 해요! 저는 루쿨루스에게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다른 사람을 통해 실험해보는 방식으로 배움을 이어살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한발 물러서서 어떤 일이 벌어지나 지켜보는 거죠. 안심하세요. 외삼촌. 제가 가장 위대한 부동의 원동자로서 제일 앞자리에 서게 될 날이 올 테니까요. - P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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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동물들은 해가 뜰 무렵과 해가 질 무렵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다고 한다. 빛과 어둠이 서로 섞여들 때 눈에 가장 잘 띄는 것이다. 경험으로 보아도 그런 것 같다. 때문에 아침과 저녁 시간은 최대한 놓치지 않으려고 애쓴다. 물론 동물들과 마주치는 시간이 꼭 아침과 저녁 때만인 것은 아니다. 그 시간은 일정하지 않다. 그 만남은 우연에 기대는 행운이라 더 기쁘다.


(123)

어벙이를 꺼내 녀석과 만나게 하자 녀석들은 신이 나서 난리법석이다. 한참 서로를 핥아대다 몸을 기대고 뛰어다니는 것이 이산가족 상봉보다 못할 것이 없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고기를 주자 깡패 녀석은 금세 악마로 돌변한다. 고기를 끌어안은 채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린다. 하루 종일 굶주렸을 테니 그럴 만도 했다.


(273)

나무가 아닌 숲을 보아야 한다. 발자국 하나하나를 쫓기보다 발자국의 전체적인 방향을 보며 속도를 높였다. 이곳은 모래언덕이 커다란 파도처럼 이어지고 있었다.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아도 언덕을 올랐다가 평지로 내려왔다가 다시 언덕을 올라야 한다. 늑대들도 마찬가지다. 언덕을 올랐다가 다시 평평한 초지를 지나야 한다. 풀밭에서는 발자국이 보이지 않는다. 그럴 때는 다음 언덕에 올라 동쪽이나 남쪽의 모래비탈로 가보면 다시 발자국이 나타났다. 일종의 조각그림 맞추기였다. 문제는 시간을 어떻게든 단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해가 지면 일단 멈추었다가 내일 다시 시작해야 했다. 발걸음이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374)

몽골의 초원이나 숲속을 헤매다보면 대자연 안에서 자유롭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된다. 사람의 손이 타지 않은 대자연을 낭만적인 눈으로 아름답게만 보는 것이 순진한 태도일 것이다. 저 자연 안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일지도 모른다. 자연 안에서 우리는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곳은 생태계라는 숨 막히는 질서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곳, 용서와 배려와 관용 따위는 처음부처 없는 곳이다. 잠자리가 모기를 잡아먹는 것부터 늑대가 사슴을 물어뜯는 것까지, 초 단위 분 단위로 사냥과 죽음이 벌어지는 곳이다.


(375)

늑대의 삶은 우아하지도 파워풀하지도 않다. 놈들의 삶은 늘 고달프다. 엄격한 계급구조와 힘겨운 사냥, 이웃 무리와의 갈등…… 육식동물의 세계는 초식동물의 그것보다 훨씬 버겁다.

인류가 수렵과 채집을 하던 시기, 개는 늑대에 더 가까웠다. 가축을 기르고 농경생활이 시작되면서 늑대는 지금 개의 모습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잉여 생산물과 그 찌꺼기로 생존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사람이나 다른 가축들에게 공격적인 녀석들은 모두 제거되었고, 녀석들에게 남아 있던 늑대의 본성 역시 철저하게 억제되었다. 그러면서도 늑대의 특성 중 일부는 교묘히 이용했는데, 제 영역과 무리를 지키려는 성질이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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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의 선택 2 - 3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3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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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콜린 매컬로님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3<포르투나의 선택> 2권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2권은 기원전 81 1월부터 기원전 72년에서 71년으로 넘어가는 겨울까지의 이야기란다. 10년의 이야기로구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하는데,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도 10년 세월에 어떻게들 변하는지 한번 보자꾸나.

..

아프리카와 시칠리아 전투에서 좋은 성과를 낸 폼페이우스는 개선식을 하겠다고 고집부렸어. 술라가 이런저런 이유로 반대를 했는데, 그것은 폼페이우스를 한번 떠보는 것이었어. 노련한 술라는 폼페이우스의 개선식이 한풀 꺾이도록 다른 사람의 개선식을 먼저 하고 곧이어 폼페이우스의 개선식을 열게 했단다. 폼페이우스는 나름 처음 하는 개선식이라서 아프리카에서 직접 잡아온 아프리카 코끼리를 타고 멋있게 로마에 입성하려고 했지만, 로마에 들어오는 개선문을 아프리카 코끼리가 너무 커서 들어오지 못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단다.

1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독재관 술라는 나라의 모든 정책을 직접 정하고, 직책들을 직접 선임하였단다. 1부와 2부에 나왔던 이야기라서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술라는 남들에게는 숨겼지만 동성애자이기도 했잖아. 당시 동성 애인이었던 그리스 배우 메트로비오스와 다시 만나기도 했는데, 옛 감정이 다시 살아났지만, 은퇴 후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단다.

술라는 메트로비오스를 우연히 만나 기쁘기는 했지만, 메트로비오스를 만나면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징크스가 떠올랐어. 자신의 하나뿐인 아들이 그랬고, 첫 번째 아내 율릴라도 그랬어. 그런데, 정말 그 징크스가 이번에도 맞았어. 아내 달마티카가 병에 걸려 죽고 말았단다. 하지만 술라는 상심할 틈이 없었단다. 이제 자신의 권력을 더 튼튼하게 하기 위한 일들을 했어. 눈 여겨 보았던 능력자 폼페이우스를 자신의 가족으로 만드는 것이었어. 임신중인 의붓딸 아이밀리아를 강제로 이혼시키고, 폼페이우스와 결혼하게 했단다. 폼페이우스도 이미 결혼한 몸인데, 술라의 사위가 되기 위해서 이혼을 했지. 아이밀리아는 강제로 이혼하고 또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것에 심하게 계부를 욕했는데, 폼페이우스가 잘 생기기도 하고, 자신에게 무척 잘 해주어 결혼 생활에 만족을 했단다. 아이밀리아가 이미 전 남편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고 했잖아. 그런데 그 아이를 낳다가 그만 아이도 죽고 아이밀리아 자신도 죽고 말았단다. 술라가 옛날에 남몰래 사람들을 여럿 죽인 것에 대해 벌을 받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구나.


1.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아시아 속주의 하급 군관으로 일하게 되었다고 했지. 당시 총독은 마르쿠스 미누키우스 테르무스라는 사람인데, 그는 카이사르의 자신감을 오만함으로 보았고, 카이사르에게 당해보라고 불가능한 미션을 주었단다. 이웃나라 비티니아에 가서 군함 40대를 얻어오라고 했어. 카이사르는 비티니아에 가서, 비티니아왕 니코메데스와 협상을 했어. 설득 반 협박 반. 비티니아왕 니코메데스는 젊고 패기 넘치는 이 로마의 젊은 군인을 마음에 들어 했어. 그래서 카이사르에게 군함 40대를 빌려주기로 약속했단다. 아무도 이 어려운 미션을 성공하리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카이사르가 해낸 것이란다.

그런데 카이사르를 시기하는 군대의 몇몇 동료들이 나쁜 소문을 냈어. 니코메데스가 동성애자인데 카이사르가 잠자리를 같이 하고 군함을 받아왔다고 말이야. 카이사르는 아니라고 했지만, 그 소문은 계속 퍼졌단다. 나중에 로마에 돌아왔을 때, 카이사르의 엄마 아우렐리아까지 의심하고 물어봤을 정도였어. 카이사르는 그런 언변술뿐만 아니라 전투에도 뛰어난 능력을 보이면서 전쟁에서 큰 승리를 이끌어서 동료들에게 시민관을 받기도 했어. 술라가 예전에 받은 풀잎관만큼 아니지만 시민관도 영광스런 것이었어. 그리고 시민관을 받으면 원로원 의원 자격이 생긴단다. 전쟁에서 승리한 뒤 로마로 돌아와 술라를 만났단다.

술라의 아내 달마티카가 죽었다고 했잖아. 술라는 네 번째 부인 발레리아 메살라라는 여자와 결혼을 했단다. 그리고 폼페이우스의 재혼 상대로 구해주었어. 술라에 반대편에 섰다가 죽은 마리우스2세의 미망인 무키아 테르티아였단다. 폼페이우스는 대만족이었단다.

어느날 술라는 갑자기 독재관을 그만 둔다고 했어. 처음 할 때는 기간도 정하지 않아서 그가 평생 독재관을 할 것 같았지만, 그는 어느 정도 로마가 자기 손아귀에 들어갔다고 생각했는지 독재관을 그만 두겠다고 했단다. 술라가 독재관으로 반대 진영의 사람들을 많이 죽이고, 횡포를 휘두르긴 했지만, 술라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로마를 정상으로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어. 그것이 자신의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했고, 그 임무를 마치고 자신의 측근들에 의해 로마가 통치될 수 있게 하고 이제 자신만의 삶을 즐기기 위해 은퇴를 결심한 것이라고 아빠는 생각했단다.

술라는 독재관을 마치고 늘 술과 함께 했단다. 그리고 예전에 약속한대로 그리스 배우 메트로비오스를 불러와 그와 함께 했단다. 숨기는 것도 없이 대놓고 그와 함께 했어. 그동안 이런 방탕한 생활을 참아왔던 것인가. 아내 메살라 마저 그런 술라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먹었단다. 하지만 술과 함께한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단다. 병이 찾아왔고, 결국 죽고 말았단다. 로마와 로마의 속주까지 호령하던 진정한 로마의 일인자였지만, 그의 죽음 또한 허망한 죽음이었단다. 술라의 죽음과 함께 로마의 또 한 시대가 갔구나.


2.

아시아 총독 중 한 명인 돌라벨라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의 보좌역 베레스가 온갖 횡포를 부렸단다. 보좌역에 불과하면서 말이야. 그것도 권력이라고 말이야. 람프사코스라는 지역에서 난동을 부리고, 절세미인으로 소문난 지역 유지의 딸을 자신에게 달라고 요구했고, 그의 횡포를 막는 지역 유지그러다가 다툼이 있었고, 베레스의 릭토르가 사망하는 우발적 사고가 발생했단다. 베레스는 다른 아시아 총독 클라디우스 네로에게 재판을 요청했고, 네로도 이 재판의 부담스러움을 알기에 미뤘지만, 베레스와 돌라벨라의 계속된 강요에 의해 재판을 했고, 지역 유지와 그의 아들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단다. 그리고 그 딸을 차지하려고 봤는데, 그 딸은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었고 얼굴도 흉측한 이였단다. 지역 유지는 딸의 흠을 그렇게 숨기려고 했던 것이란다. 이 사건을 옆에서 쭉 지켜보고 있던 이가 있었으니 카이사르란다. 카이사르는 나중에 로마에 가면 베레스와 돌라벨라를 기소하겠다고 마음먹었단다.

술라가 죽은 이후 집정관은 술라 진영인 카툴루스와 술라 반대 진영인 레피두스의 갈등이 심해졌어. 최고 권력자가 죽고 나면 일어나는 현상이지. 원로원 의원 중에 필리푸스라는 사람은 교묘하게 그들의 갈등을 더 증폭시켰단다. 그래서 술라 반대 진영인 레피두스와 브루투스가 반란을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들었어. 이렇게 필리푸스를 조정하여 원로원 내부의 갈등을 일으킨 이가 누구냐 하면 바로 폼페이우스였단다. 술라가 죽고 난 다음 폼페이우스는 어떻게 하면 자신이 권력을 차지할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듯 했어. 레피두스와 브루투스는 반란을 일으키고 되고, 폼페이우스도 자연스럽게 이 내전에 참여해서 브루투스를 상대하게 되었어. 그리고 레피두스와 브루투스가 죽으면서 반란은 끝이 났단다.

로마의 북쪽의 속주 중에 가까운 히스파니아와 먼 히스파니아가 있단다. 먼 히스파니아 속주는 메텔루스 피우스가 총독으로 있지만, 가까운 히스파니아에는 마리우스의 측근이었던 퀸토스 세로토리우스가 점령 중이었어. 마리우스의 옛 명성의 부활을 꿈꾸면서 말이야. 세로토리우스의 로마 진군에 대한 움직임이 보였고, 폼페이우스는 또다시 원로원의 필리푸스를 통해서 자신이 진군해서 막게끔 했단다. 이번에는 집정관 대리로 말이야. 원로원 의원도 아닌 사람을 집정관 대리로 하는 전례가 없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던 원로원은 꺼림칙한 승낙을 해주었단다.

섣불리 출전한 폼페이우스세로토리우스를 쉽게 봤다가 참패의 맛을 보았단다. 먼 히스파니아에서 메텔루스가 다른 쪽으로 협공을 했는데, 메텔루스는 승리를 거두었단다. 폼페이우스는 이 전투의 참패로 겸손을 배웠을까. 폼페이우스는 메텔루스와 만나 전술 작전을 짰단다. 다음 해에 다시 전쟁을 하기로 했어. 메텔루스의 별명이 똥돼지라서 전투에 소질이 없을 줄 알았는데, 오랜 경험과 노련함과 지략을 모두 갖추고 있었단다. 거기에 폼페이우스의 추진력과 당돌함이 더해졌어. 왜 당돌함이라고 했냐 하면, 원로원에 편지로 협박을 해서 돈과 군대를 더 충원 받았거든. 돈과 군대를 지원해주지 않으면 로마가 무너질지도 모른다고 협박했던 거야. 메텔루스가 머리를 써서 세로토리우스 진영에 내분을 일으키게 했고, 결국 세로토리우스는 자신의 부하에게 죽고 말았단다. 그렇게 해서 가까운 히스파니아도 메텔루스와 폼페이우스의 손 안에 들어오게 되었단다.

여기까지 2권의 이야기란다. 술라가 죽고 난 로마는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가 두각을 내는 것 같구나. 3권에서는 세월이 또 그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자꾸나.


PS:

책의 첫 문장 : 공권박탈 조치에 로마가 충분히 적응했다고 술라가 판단하기까지는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책의 끝 문장 : 그래, 바로 그거야.


"자네한테는 적이 끊이지 않을 테니까. 복수의 여신들이 가련한 오레스테스를 늘 따라다녔듯, 질투가 자네를 늘 따라다닐걸. 질투 혹은 선망, 뭐가 됐든 남이 가진 것을 탐하는 마음. 누군가는 자네의 아름다운 용모를 선망할 것이고, 누군가는 체력을, 누군가는 훤칠한 키를, 누군가는 출생을, 누군가는 지력을 탐내겠지. 자네가 더 높이 오를수록 질투도 더 커질 거야. 자네는 어디서나 적에 둘러싸이고 친구는 없겠지. 남자건 여자건 아무도 믿지 못하게 될 거야."

카이사르는 진지한 표정으로 이 말을 들었다. - P161

"내 뜻을 오해하는군. 나는 지금 현실적인 공직이 아닌 야망에 대해 얘기하고 있네. 카이사르 자네는 스스로 완벽하길 원해. 자네를 불완전하게 만들 일은 어느 무엇도 일어나선 안 돼. 자네는 지금 그 소문이 부당해서 신경을 쓰는 게 아니야. 자네가 괴로운 건 그 소문이 자네의 완벽함을 손상시키기 때문이야. 적절한 시기에 모든 면에서 모든 방식으로, 완벽한 명예, 완벽한 출세, 완벽한 전력, 완벽한 명성. 그리고 자네가 스스로에게 완벽을 요구하듯 자네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완벽을 요구할 거야. 완벽에서 벗어난 자는 사정없이 내치겠지. 생득권에 대한 내 집착이 날 갉아먹었듯, 완벽함에 대한 집착이 자네를 갉아먹을 거야." - P219

"당신 타고난 성격대로 해요. 그냥 붙잡고 해치워버려요.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일지 신경쓰며 머뭇거리다간 상황이 제멋대로 돌아가기 일쑤예요. 그러니까 고민하지 말아요. 남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도 걱정하지 말고요. 그러다 일을 그르쳐요."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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