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 우리의 직관 너머 물리학의 눈으로 본 우주의 시간
카를로 로벨리 지음, 이중원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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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시간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 것 같구나. 아인슈타인이 이야기한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중력의 크기에 따라서 시간의 속도가 다르게 간다고 하지만, 그것보다 우리가 살아온 세월의 크기에 따라서 시간의 속도가 더 차이 나게 가는 것 같구나. 그렇게 시간이 휙휙 지나가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 새해, 아빠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는 책이 눈에 들어왔단다. 세상 많은 사람들이 시간은 빨리 흘러간다고 하는데,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니영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를 제목으로 달다니

책을 주문할 때는 책 값이 비싸서 꽤나 두꺼운 책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무적 작고 얇더구나. 그런데 왜 이리 비싸게 받는 거야? 양장 때문인가? 지은이가 인세를 많이 줄 만큼 유명한 사람인가? 지은이는 카를로 로벨리라는 분으로 아빠는 처음 알게 된 작가이나, 이미 많은 과학 교양서로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는구나. 이론 물리학자이자 양자 이론과 중력 이론을 결합한 루프양자중력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사람이래.

양자 이론은 미시적인 세계, 중력 이론은 거시적인 세계. 각각 다른 물리 법칙이 작동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두 세계를 모두 설명할 수 있는 물리 법칙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구하는 많은 과학자들이 있단다. 카를로 로벨리 님이 만들어낸 개념인 루프양자중력이라는 말에 양자라는 말도 있고, 중력이라는 말도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분도 미시 세계와 거시 세계를 공통적으로 설명하는 물리 법칙을 찾아내려고 공부하시는 분인가 보구나.

그런데 그런 중력과 양자역학의 공통 접점을 연구하시는 분이 왜 시간을 흐리지 않는다고 주장을 하셨을까.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면, 시계 초침이 흘러가는 것은 시간이 아니고 무엇일까.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시간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새해에 시간이 천천히 가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펼쳐 들었다. 그런데 아빠의 바람도 무색하게 벌써 2월도 중반이 넘어가 버렸구나.


1.

그런데, 이 책은…. 어렵다.

아빠와 같은 사람이 읽기에는 참 버거운 책이었단다. 1부에서 나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시간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는 부분은 그래도 읽을 만했단다. 아인슈타인 전까지 시간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절대 변하지 않는 것 말이야.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그런 개념을 산산이 깨트렸고, 이론이었던 그의 상대성 이론이 실제로 증명이 되면서 진리가 되었단다. 중력과 속도의 크기에 따라 시간의 흐름은 변한다는 것이 핵심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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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시계만 느리게 가는 것이 아니다. 아래쪽에서는 모든 과정이 더 느리다. 나이가 같은 두 친구가 있는데, 한 명은 평지에 살고 다른 한 명은 산에 산다고 해보자. 수년이 지난 뒤 두 사람이 만나면, 평지에서 산 친구는 살아온 시간이 더 짧아서 덜 늙어 있다. 이 친구의 집에 걸린 뻐꾸기시계는 덜 진동했고, 볼일을 볼 시간도 적었으며, 집에서 기르는 식물도 덜 자랐다. 또한 이 친구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시간도 적었다. 아래쪽은 위쪽보다 시간이 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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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시간은 일정하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어. 그리고 우주를 시각을 확장시키면 같은 시간대 같은 공간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단다. 1광년 떨어진 곳에 별이 있다면 그 별에 일어나는 일을 우리가 지금관측한다면, 그 별은 이미 1년 전에 일어난 일을 보게 되는 것이거든이렇듯 시간이라는 것은 우리 사람들이 만들어낸 환상이라는 거야. 그렇다면 과거, 현재, 미래는 무엇이란 말인가. 지은이는 그것을 그것은 사건들의 네트워크라고 설명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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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108)

반면, 세상이 사건의 네트워크라고 생각하면 작동한다. 아주 간단한 사건이든 아주 복잡한 사건이든 더 단순한 사건들의 조합으로 분해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쟁은 사물이 아니라 사건들의 총체이다. 폭풍우도 사물이 아니라 돌발적인 사건들의 집합이다. 산 위의 구름도 사물이 아니다. 공기 중의 습기가 응결된 것을 바람이 산으로 이동시킨 것이다. 파도도 사물이 아니라 물이 움직이는 것이고, 이 물은 언제나 다른 모양을 만든다. 가족도 사물이 아니라 관계와 사건, 느낌의 총체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떨까? 당연히 사물이 아니다. 산 위에 결린 구름처럼 음식, 정보, , 언어를 비롯한 수많은 것들이 들어가고 나오는 복잡한 프로세스다. 사회적 관계의 네트워크 속에, 화학적 프로세스의 네트워크 속에, 자신과 비슷한 타인들과 교환한 감정의 네트워크 속에 있는 수많은 매듭들이 인간 안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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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건의 네트워크를 설명할 수 있는 과학 이론은 바로 열역학 제 2법칙이란다. 열역학 제 2법칙은 너희들도 나중에 학교에서 배우게 될 거야. 쉽게 이야기하면 열이란 것은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이동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이것은 사건의 흐름은 엔트로피는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만 흐르게 된다는 법칙이란다. 엔트로피라는 것은 무질서한 정도라고 하는데, 모든 물질은 무질서한 정도로 변하려고 하는 성질, 그것이 바로 열역학 제 2법칙인 것이란다. 사실 우리 거실이라 너희들 방도 누군가 치우지 않으면 점점 지저분해지게 되니, 열역학 제 2법칙을 완벽하게 따르고 있는 것이란다.^^

그럼 다시 과거, 현재, 미래의 정체를 알아보자꾸나.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은 사실은 엔트로피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흘러가는 것을 숫자로 나타낸 것이야. 과거는 엔트로피가 낮고, 미래는 엔트로피가 높은 것이지. 엔트로피가 낮고 높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 사건의 네트워크로 엮이게 되는 것이고생물체들이 태어나서 자라고 늙어가고 죽는 것도 시간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엔트로피가 그렇게 만들어 놓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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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생명체도 유사하게 상호 뒤얽힌 과정들로 구성되어 있다. 광합성은 태양으로부터 받은 낮은 엔트로피가 식물에 쌓이는 과정이다. 동물은 음식을 섭취하는 방식으로 낮은 엔트로피를 먹고 산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엔트로피가 아니라 모두 에너지라면, 우리는 음식을 먹지 않고 사하라 사막의 뜨거운 열기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할 것이다.) 살아 있는 모든 세포 내부는 복잡한 화학 공정들의 네트워크로서 낮은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문을 여닫는 구조물이다. 분자들은 촉매처럼 공정들의 얽힘을 촉진하거나, 반대로 억제하기도 한다. 각각의 모든 공정에서 엔트로피의 증가는 모든 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생명은 서로 촉매작용을 하는,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과정들의 네트워크다. 간혹 생명이 특별히 질서화된 구조들을 만들어낸다거나, 국소적인 영역에서 엔트로피를 감소시킨다고 흔히 말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그저 낮은 엔트로피의 음식을 분해하고 소비하는 과정일 뿐이다. 나머지 우주에 존재하는 스스로 구조화된 무질서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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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뒤로 갈수록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구나. 분명 한글로 되어 있는데, 이해하기 쉽지 않은 글들. 이렇게 엔트로피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이유를 양자역학까지 끌어들여 설명하게 된단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지은이가 연구하는 학문이 중력 이론과 양자 이론을 합친 루프양자중력을 연구하는 사람이잖니이런 엔트로피의 단방향 흐름도 양자의 불확실성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아빠는 대충 이해를 했단다. 잘못 이해했다는 해도 문제될 것 없고, 자세한 내용은 이해하지 못해도, 뭐 어쩔 수 없고….

….

마지막으로 지은이가 바라보는 죽음의 독특한 시각에 대해 소개해 볼게. 사람을 비롯하여 많은 동물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진화의 오류라고 설명했단다. 그런데 진화의 오류든 아니든 죽음이라는 것은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고 두려운 것이니. 엔트로피 무질서의 최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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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내가 보기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진화의 오류다. 수많은 동물들이 포식자가 다가오면 본능적으로 두려워하며 도망친다.. 그것이 건강한 반응이고 그래야 위험에서 도망칠 수 있다. 하지만 잠깐 동안의 두려움일 뿐 계속되지는 않는다. 이 두려움 덕분에 유인원이 탄생했다. 미래를 예상하는 능력은 분명 도움이 되는 특권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때문에 우리 유인원은 피할 수 없는 죽음에 직면해야 한다. 물론 두려움의 본능을 일깨워 포식자로부터 도망치게 해주기는 한다. 나는 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두 가지 진화의 압박에 의한 우발적이고 어리석은 간섭이자, 우리 뇌 속에서 발생한 잘못된 자동 회로 연결의 산물일 뿐 특별히 유용하다거나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일정한 기한이 있다. 인류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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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간이 환상이더라도 거의 같은 시간대를 살고 있는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잘 살아가려면 시간은 꼭 필요하단다. 그래야 약속을 정한 시간에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기차나 버스도 탈 수 있고 말이야. 그렇게 보면 시간에 종속되어 살아가고 있는 모습에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두메 산골에서 시계 없이 사는 것이 아니라면, 시간은 꼭 필요한 것 같구나. 현재 시간 밤 11 35. 시간이 없다면 도대체 지금이 어느 정도 깊은 밤인지 잘 몰랐을 것 같구나. 이런 금방 또 시간이


PS:

책의 첫 문장: 가만히 멈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책의 끝 문장: 이것이 시간이다.


이것이 시간이다. 친숙하고 은밀하다. 시간이라는 도둑은 우리를 끌고 간다. 1초, 1분, 1시간, 1년의 쏜살 같은 흐름이 우리를 삶 속으로 밀어넣었다가 나중에는 아무것도 없는 무(無)로 끌고 간다. 물고기가 물속에서 사는 것처럼 우리는 시간 곳에서 산다. 우리 존재는 시간 속에 존재한다. 시간의 애가(哀歌)는 우리의 영양분이 되고, 우리에게 세상을 열어주며,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한편, 편안한 요람이 되어주기도 한다. 세상은 시간의 순서에 따라, 시간이 이끌어가는 일들을 펼쳐나간다. - P7

즉, 시간은 첫 번째 층인 유일함을 상실했다. 모든 장소의 시간은 다른 리듬과 속도를 갖는다. 다양한 리듬의 춤 속에서 세계의 사건들이 얽힌다. 세상이 춤추는 생명의 여신으로부터 지배를 받는다면 최소한 만 명의 여신이 있어야 할 테고, 그 여신들의 춤은 마티스의 그림처럼 거대한 군무로 펼쳐질 것이다. - P26

현재가 아무 의미 없다면 우주에는 무엇이 ‘존재’할까? ‘존재’하는 것이 ‘현재 속에’ 있는 것 아닌가? 우주가 어떤 특별한 구성으로 ‘지금’ 존재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는 생각은 이제 더는 타당하지 않다. - P65

뉴턴의 시간은 우리 감각의 증거물이 아니라 우아한 지적 산물인 것이다. 교육받은 여러분에게 사물과 관련이 없는 뉴턴의 시간이란 존재가 단순하고 자연스러워 보인다면, 그 이유는 여러분이 학교에서 이 시간을 접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조금씩, 알게 모르게 시간에 대해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전 세계 교과서들은 시간을 공통적으로 생각하도록 기타의 개념들을 걸러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교육을 바탕으로 시간에 대한 직관을 만들었다. 지금은 사물이나 사물의 움직임과 별개인 균일한 시간의 존재가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고대의 인류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 P76

관점의 역할을 고려한다면 우리가 본 수많은 것들은 이해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것들은 이해할 수 없는 채도 남는다. 어떤 경험을 하든 우리는 이 세상 안에서 마음과 뇌, 공간의 어느 지점, 시간의 어느 순간 안에 있다. 세상 속에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이 시간에 관한 우리의 경험을 이해하는 데 근본적이다. 우리는 ‘외부에서 본’ 세계의 시간 구조와 우리가 보는 세상의 측면, 즉 우리가 세상 안에 세상의 일부로 존재함에 따라 달라지는 세상의 측면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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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미술 이야기 6 - 초기 자본주의와 르네상스의 확산 : 시장이 인간과 미술을 움직이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6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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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가끔씩 보는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시리즈의 제 6권을 읽었단다. 현재 출간된 마지막 권이 6권이고, 이야기는 그 이후에도 이어진단다. 처음 이 시리즈를 접했을 때는 이미 6권까지 출간되어 있었는데, 아빠는 6권으로 끝인 줄 알았어. 책 한 권이 두껍기도 했고 말이야. 하지만, 이제 르네상스를 막 지나고, 앞으로도 이야기할 것이 꽤 많을 것 같구나. 10권까지는 나와야 현대 미술까지 다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어. 그런데 지은이 양정무 님은 6권을 내시고 거의 2년이 다 되어가는데, 7권 소식은 아직이구나. , 다른 책들 읽으면서 기다리면 되니까 걱정은 안 한단다. 책이 두껍긴 하지만, 미술작품에 대한 사진들도 많고 글씨도 크고, 대화체로 이루어져 쉽게 읽을 수 있단다. 너희들도 조금 더 크면 읽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밀린 독서 편지를 만회하기 위해서, 바로 이야기해줄게.

6권에서는 낯선 지역의 미술 이야기를 해주고 있단다. 5권에서 이탈리아 중심의 르네상스 미술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그 르네상스 미술이 알프스 산맥 넘어 북유럽 지역에서 어떻게 꽃을 피웠는지에 관한 이야기란다. 벨기에와 네덜란드에 걸쳐 플랑드르 지방이란 곳이 있는데, 플랑드르 지방이 6권의 중심이 되는 지방이란다. 플랑드르라고 하면 낯선 지명이지만, 이 지역의 영어식 발음은 플랜다스란다. 그래, 맞아. 바로 플랜다스의 개의 그 플랜다스야. 원래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한 나라였는데, 종교 개혁의 갈등으로 카톨릭을 믿는 벨기에와 프로테스탄트를 믿는 북쪽 네덜란드로 나눠지게 되었다고 하는구나.

이 지역이 이탈리아의 르네상스를 영향을 받을 수 있던 이유는 이탈리아에서 북유럽을 갈 때, 알프스 산맥이 너무 높아서 가기 어렵고, 무역을 할 때 주로 배를 타고 가게 되는데, 그 배가 도착하는 항구가 있던 곳이 바로 플랑드르 지방이고, 그래서 그곳이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영향을 받아 미술을 꽃피운 곳이 되었단다. 이 지역은 땅이 해수면보다 낮아서 땅에서 농사를 짓는 것은 할 수 없었고, 주로 상업으로 발전하게 된단다. 상업을 하는 사람들이 부유하게 되면서 부르주아 계층이 만들어지잖니. 부르주아라는 뜻이 성안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인데, 아빠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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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2)

부르주아(bourgeois)는 프랑스어로 성안에 사는 사람들을 뜻해요. 여기서 부르(bourg)는 성을 의미합니다. 유럽에는 스트라스부르, 함부르크, 잘츠부르크처럼 부르(bourg), 혹은 부르크(burg)로 끝나는 도시 이름이 많아요. 성벽을 둘러치면서 도시를 형성했기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중세 후기에 상업 활동으로 부를 쌓은 평민들이 주로 성안에서 살았어요. 이 때문에 성공한 평민들을 성한에 사는 사람, 즉 부르주아라고 부르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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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르주아들은 자신들의 초상화를 화가들에게 의뢰하게 되었단다. 그러면서 유명한 미술가들도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그 중에 얀 반 에이크라는 사람이 무척 유명했다고 하는구나. 아빠는 사실 처음 들어보는 사람인데, 이 책에 실린 그의 그림을 보니, 미술에 문외한인 아빠가 보기에도 정말 뛰어난 그림이더구나.

플랑드르의 대표적인 도시 브뤼헤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 역시 국제 항구도시였어. 이 곳이 발전하면 증권 시장과 미술 시장도 등장한데… 15세기 플랑드르 지역의 미술의 중심지가 바로 브뤼헤라고 할 수 있는데, 앞서 이야기했던 얀 반 에이크가 이때 많은 활동을 한단다. 하지만 이곳에 점점 흙이 쌓이면서 항구로서 역할을 점점 할 수 없게 되는데 그러면서 쇠퇴하게 되고, 16세기 들어서는 안트베르펜이라는 곳이 상업적으로 발전하고, 그에 따라 미술도 같이 발전했단다. 자본주의가 산업혁명 이후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고들 하지만, 이미 이때 상업 중심의 자본주의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고 하는구나. 상업이 발전하는 곳에 자본이 들어오고, 그 자본을 바탕으로 미술도 발전하고 그랬단다.

14세기부터 약 100년 동안 프랑스와 영국이 백년전쟁을 하게 되는데, 서로에게 신경을 쓰는 바람에 이웃 국가들을 괴롭히는 일이 줄어들었대. 그래서 이웃 지역인 플랑드르 지역은 번성했다고 하는구나. 그 와중에 프랑스와 영국의 간섭 없이 나라도 세웠는데, 그 중에 부르고뉴 공국이란 나라가 있었단다. 브르고뉴 공작이 세운 나라로 약 백여 년 동안 이어진 나라인데, 궁정 문화와 미술을 발전시키면서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구나. 정리를 하자만 이때 이 지역에서 미술을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상업의 발달로 돈 많은 상인들이 후원을 해주었기 때문이란다.


1.

북유럽에서 활동하던 앞서 이야기했던 얀 반 에이크와 로베트 칼팽이 대표적인 화가들인데 그들은 사진과 같은 진짜처럼 그림을 그렸는데, 아빠 같은 사람이 보기에는 지구인 같지가 않더구나. 그럼 그들은 어떤 미술 기법을 사용했을까. 그들은 이탈리아와 다른 재료들을 사용했대. 그림을 그릴 때 나무판 위에다가 그랬는데, 이탈리아에서는 포플러 나무를 사용했는데 북유럽에서는 오크나무를 썼대. 더 단단하고 뒤틀리지 않았다고 하더구나. 나무판에다 그림을 그려야 하니, 쉽지 않을 것 같구나. 나무 판을 많이 구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말이야. 그리고 물감도 개발해서 썼다고 하는데, 달걀 노른자와 안료를 섞어 사용하는 에그 템페라를 물감을 쓰기도 했대. 신기하구나. 달걀을 만든 물감이라니그리고 기름을 섞어 만든 유화도 이곳에서 즐겨 그렸다고 하는구나.

이 시기의 미술은 성당을 꾸미기 위해 많이 그리고 만들어지고 했다는구나. 그 중에 각 성당마다 대표할 수 있는 제대화란 것이 있는데 이 제대화에 훌륭한 작품들이 많다고 하는구나. 제대화란 성당의 앞쪽에 제대가 있는데, 그 제대 위에 올려놓은 그림을 제대화라고 한단다. 절에 있는 탱화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해도 될 지 모르겠구나. 아무튼 그 제대화들이 발전했는데, 양쪽 면으로 된 두폭화, 폭이 세 개로 된 세폭화, 그 이상의 폭을 가진 다폭화 등 형식도 다양하다고 하는구나.

그런 북유럽의 제대화 중에 가장 유명하고 훌륭한 5개를 뽑아서 설명을 해주었는데, 사진으로만 봐도 대단해 보이는데, 직접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단다. 그 다섯개의 유명한 제대화는 십자가에서 내리심’, ‘포르티나리 제대화’, ‘성 볼프강 제대화’ ‘예수 성혈 제대화’, ‘이젠하임 제대화이렇게 다섯 개란다. 나중에 아빠랑 같이 인터넷으로라도 같이 찾아보자꾸나. 물론 책에도 나와 있지만, 좀더 고화질 큰 화면으로….^^

….

알브레히트 뒤러라는 북유럽의 화가가 있는데, 이 사람은 그림도 잘 그렸지만, 나중에 판화로 엄청 유명해진 사람이라고 하는구나. 판화로 그런 그림들이 정말 정교했어. 뉘른베르크라는 도시가 있는데, 그 도시에는 금세공이 많았고, 인쇄 기술이 발달한 도시였어. 그 곳에서 뒤러는 판화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대. 그리고 판화라는 것이 많은 그림을 찍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었는데 이것이 뒤러에게 큰 관심이 있었던 거야. 자신의 그림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 말이야. 많은 사람들에게 팔 수 있다는 점이기도 하고 말이야. 자신의 이름 앞자리를 따서 AD라는 브랜드도 꼭 판화에 넣었대. 나중에 뒤러의 판화가 유명해지면서, 그의 판화를 표절하려는 사람들도 많이 일어났어. 뒤러는 자신의 판화에 대한 저작권을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막시밀리안 1세를 통해서 획득하기도 했단다.


2.

북유럽 도시들이 표본으로 삼은 도시가 있는데 바로 베네치아란다. 그래서 지은이 양정무 님은 베네치아와 그곳에서 발달한 미술을 이야기해주었어. 베네치아는 석호를 개간에서 만든 인공 섬이라고 하더구나. 118개의 섬을 400여개의 다리로 연결해서 만든 섬. 베네치아는 그 풍경이 아름다워서 그림으로도 많이 그려졌는데, 베네치아 수상 교통의 중심인 카날 그란데와 베네치아의 유명한 성단 산 마르코 성당도 많이 그랬대. 산 마르코 성당은 비잔티움 제국을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이야기하니 그런가 보다 하지, 아빠는 잘 모르겠더구나.

르네상스 이전의 베네치아 미술은 그냥 그랬는데, 15세기 들어서면서 급발전하게 되었는데 그 중심에는 안토넬로 다 메시나와 안드레아 만테냐가 있었단다. 그리고 16세기 들어가는 유화 기법을 도입하고 원근법을 적용하면서, 더 크게 발전했다고 하는구나. 그렇게 발전한 베네치아 미술이 북유럽에까지 영향을 준 것이라고 했어.

….

, 이상 6권의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아빠가 미술 분야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서 깊이는 이야기하지 못하고, 책에 나온 조그마한 미술작품에도 감탄했다는 이야기만 쭉 쓴 것 같구나. 양정무 님께서 7권은 언제 쓸지 모르겠지만 그 동안은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을 읽어봐야겠구나. ㅎㅎ


PS:

책의 첫 문장: 이번 강의는 이탈리아에서 꽃핀 르네상스 미술이 알프스 너머 유럽에서는 어떻게 펼쳐졌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책의 끝 문장: 이처럼 뜨겁게 변모하는 시대 상황과 이에 발맞추어 다채롭게 변화하는 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다음 강의에 풀어놓으려 합니다.


한편 테르 뷔르제 광장의 영향력은 오늘날까지 지속됩니다. 프랑스어로 증원 거래소를 북스(Bourse)라 하고, 독일어로는 뵈르제(Borse)라 하는데요. 이게 다 여관 테르 뷔르제(Ter Buerse)를 어원으로 삼아요. 영어로도 증권 거래소는 원래 부어스(Burse)로 불렸는데 18세기에 국가로부터 왕립 거래소라는 명칭을 부여받아 이름을 바꾸었죠. - P89

프랑스 동부에 닿아 있는 부르고뉴 공국은 1363년부터 1482년까지 약 120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15세기 르네상스라는 결정적 시기에 유럽 한복판에 강력한 국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그리고 부르고뉴 공국이 있었던 120년간은 미술사에 대단한 자취를 남겼죠. 앞으로 펼쳐질 북유럽 미술에 큰 영향을 미쳤거든요. - P135

옛날에는 사회 변화나 유행의 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느렸으니 30년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이 정도 변화는 격변이라고 할 수 있죠. 인물이든 사물이든 정확히 재현해낸 얀 반 에이크 그림이 여러 가지 부분에서 이전에 비해 진보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얀 반 에이크가 등장하는 1420년대에서 1430년대에 북유럽에서 그려진 그림들을 아르스 노바(Ars nova) 즉, ‘새로운 미술’이라 하는 거겠지요. 도시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소비 문화가 만들어졌고, 상인과 장인 등 제3신분이 등장해 시민사회가 형성되었죠. 이 같은 일련의 변화는 ‘새롭고 정확한 미술’이 나오는 데 중요한 시대 배경이 되었습니다.
- P243

요즘 화가들도 마찬가지로 다른 화가들이 쓰는 재료와 표현 기법에 큰 관심을 기울일 겁니다.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 어떤 재료를 썼는지는 간과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재료를 통해서 미술을 보면 달리 보이는 부분들이 많아요. 베네치아 회화는 유화를 캔버스에 그렸기 때문에 색채가 더욱 살아나고 표현도 더 다채로워졌으니까요.
이렇게 색채는 베네치아 회화의 핵심 요소로 떠오릅니다. 미술사에서 처음으로 색채가 주목받는 시기가 온 겁니다. 특히 조반니 벨리니는 15세기 후반부터 캔버스에 유화를 그리며 베네치아의 화려한 색채 표현을 이끌어나가지요.
- P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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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링크로스 84번지
헬렌 한프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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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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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살고 있는 한 가난한 작가. 런던에 있는 한 헌책방. 둘 사이에 20년 동안 편지로 주고 받으며 우정을 쌓았다. , 요즘 세상에는 생각할 수 없는 낭만적인 일이로구나. 우편 메일이나 전화로 실시간으로 연락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우리는 누릴 수 없는 낭만

그런 낭만적인 경험을 했던 작가 할렌 한프라는 분이 런던에 있는 채링크로스 84번지 마크스 서점과 주고 받은 편지들을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아빠가 이번에 읽은 <채링크로스 84번지>라는 책이란다. 요즘 아빠가 읽는 책 중에 대부분이 알라딘 인터넷서점의 북플이라는 어플에서 알게 된 책들인데, 이 책도 북플에서 다른 사람들이 쓴 리뷰를 보고 읽게 되었단다. 이 책의 제목을 이번에 처음 들었는데, 무척 유명한 책인 것 같더구나. 누구나 이런 낭만적인 경험을 꿈꾸게 마련인데, 그런 경험을 이 책을 통해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이 책이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나 보구나. 이 책을 원작으로 해서 오래 전에 영화도 만들어졌다고 하는구나.


1.

이 책은 1949년부터 1969년 사이에 주고 받은 편지들로 되어 있단다. 지은이 할렌 한프는 나중에는 유명한 작가가 되었지만, 1949년 당시에는 큰 꿈을 갖고 사는 가난한 작가였단다. 가난하지만 자신이 책에 대해서는 사랑이 가득한 사람이었어. 우연히 잡지 책에 실려 있린 런던에 있는 마크스 서점에 절판된 책을 살 수 있는지 물어보는 편지를 보내게 된단다. 그 당시에만 해도 뉴욕에서 대서양 너머 런던까지 편지를 보내면, 한두 주는 걸렸단다. 메일로 바로 주고 받는 요즘 시대에는 그 느림이 답답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당연한 시절이라서 회신을 기다리는 즐거움이 있었을 거야.

할렌의 편지에 정성스러운 답변과 할렌이 구하려는 책이 같이 왔단다. 할렌은 책값을 우편으로 다시 보내고, 다음 원하는 책을 또 요청하고이렇게 시작한 할렌과 마크스 서점의 편지는 책뿐만 아니라 서로의 일상과 사랑을 주고 받게 된단다. 처음에는 마크스 서점의 대표인 프랑크 도엘과 주고 편지를 주고 받았지만, 나중에는 마크스 서점에 있는 다른 직원들과 프랑크 도엘의 아내 등 가족들과도 편지를 주고 받으며 우정은 점점 커져갔단다.

1950년대만 해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영국에서는 생필품을 배급제로 나눠 주던 시기라서 늘 부족했단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할렌 호프는 생필품들을 보내주기도 한단다. 그렇게 우정을 쌓는 이들은 서로 만나고 싶은 것은 당연할 거야. 영국의 서점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은 할렌 호프에게 런던으로 여행해 와달라고 하고, 할렌 호프도 여행 계획까지 잡았지만, 예상치 못한 일로 번번히 가지 못했단다. 그 당시만 해도 비행기로 여행하는 일이 쉽지 않았던 모양이구나.

20년 가까이 우정을 쌓던 그들을 갈라 놓은 것은 다름 아닌 그 길게 쌓은 시간이었단다. 20년이란 세월은 그들을 나이 들게 하고, 그들에게 건강을 해치게 하였단다. 1968년 가장 먼저, 가장 많은 편지를 주고받은 프랭크 도엘이 맹장 수술을 받다가 그만 죽고 말았단다. 이 낭만적인 우정이 슬픈 이별로 끝이 나는구나. 실제로 만나지도 못하고 말이야. 이 책에서는 1969년까지의 편지들만 엮어 있지만, 그 이후에도 남은 사람들과 계속 연락하고 지내지 않았을까 싶구나.

….

지은이 할렌 한프는 책을 무척 사랑하기도 하지만, 과감하게 책을 정리도 잘 하더구나. 과감하게 책을 정리하는 방법은 버리는 것인데, 봄마다 책을 그렇게 정리한대아무리 재미없게 읽은 책도 잘 버리지 못하는 아빠와는 사뭇 다른지저분하게 방바닥에 쌓여가는 책들을 보면, 할렌 한프의 책정리 방법을 배워야 하는데욕심 많은 아빠는 쉽지 않을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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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저는 봄마다 책을 정리해서 다시 읽지 않을 책들은 못 입는 옷을 버리듯이 내버려요. 모두들 큰 충격을 받지요. 제 친구들은 책이라면 별나게 구는 사람들이거든요. 이 친구들은 베스트셀러는 뭐든 다 가져다가 최대한 한 빠른 속도로 끝내버려요. 건너뛰는 데가 많을 거다, 하는 게 생각이죠. 그러고는 뭐든 두 번 다시 읽지 않으니 1년쯤 지나면 한마디도 기억하지 못하지요. 그러는 사람들이 정작 제가 책 한 권 쓰레기통에 던지거나 누구한테 주는 걸 보면 펄펄 뛰는 거예요. 그 친구들 주장은 이래요. 책을 사면 읽고서 책꽂이에 꽂아둬. 평생 다시 펼쳐보는 일이 없을지언정 내버리면 안 돼! 양장 제본한 책이라면 더욱더! 왜 안된다는 거죠? 저 개인적으로는 나쁜 책보다 신성을 모독하는 것은 없다. 이런 생각이에요. 아니, 그냥 범용한 수준의 책이라도 마찬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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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토요문학평론지에 실린 귀하의 광고를 보니 절판 서적을 전문으로 다룬다고 하셨더군요.

책의 끝 문장: 답장 고대할게요.


오, 저런, 월턴의 생애, 진심으로 축복을 기원합니다. 1840년에 출판된 책이 100년 넘게 이렇게 완벽한 상태일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아요. 마구리를 거칠게 재단한, 너무나 아름답고 감미로운 책이에요. 1841년에 이 책에다 이름을 남긴 윌리엄 T. 고던이 너무나 애처로워요. 얼마나 많은 싸구려 후손을 거쳐왔겠어요. 어쩌다가 당신한테 거저 팔리기까지 말이에요. 세상에, 그 책이 거쳐온 그들의 서재들을 맨발로 달려보고 싶네요. - P77

마침내 제가 (소설을 싫어하는 이 제가) 제인 오스틴에 착수하여 오만과 편견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는 소식에 즐거워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제 책으로 구해주실 때까지 도서관에 돌려주지 않으렵니다. - P83

기꺼이 브루클린 다저스를 응원하지요. 그 보답으로 스퍼스(문외한한테는 토튼햄 핫스퍼스 풋볼 클럽이죠)에 응원을 보태준다면 말입니다. 현재 리그에서 꼴찌 다음가는 팀입니다. 하지만 시즌은 다음 4월까지니까 이 궁지에서 빠져 나올 시간을 충분하다고 봐야겠죠. - P101

때때로 제가 당신을 아주 질투했다는 얘기도 이젠 할 수 있겠네요. 프랭크는 당신 편지를 정말 좋아했고, 당신 편지들은 어딘가 그이의 유머 감각과 아주 닮았거든요. 그이는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이었지만, 저는 언제가 자기 권리를 위해 맞서는 아일랜드 사람이었어요. 그이가 너무나 그리워요. 하루하루가 참 즐거웠거든요. 그이는 늘 책에 관한 것을 설명해주고 가르쳐주려고 애썼지요. 제 아이들은 멋진 숙녀가 되었고, 이런 점에서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아마도 저처럼 홀로된 사람들은 너무나 많이 있겠죠? 횡설수설을 용서하세요.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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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2-13 17: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저도 여러분들의 리뷰를 봤었는데 북홀릭님 리뷰가 진짜 이 책을 읽고싶어지게 만드네요. ^^

bookholic 2022-02-14 00:09   좋아요 1 | URL
독서편지가 밀려서 오타 체크도 제대로 안하고 급히 썼는데,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한 주, 늘 즐거운 일만 함께 하시기를...
 
















(28)

그는 언제나 바다를 <라 마르la mar>라고 생각했다. 그건 사람들이 바다를 좋아할 때 스페인어로 부르는 말이다.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때로는 험담을 하지만, 그런 때에도 언제나 바다를 여성으로 말한다. 부표를 낚싯줄의 찌로 사용하고 또 상오 간()을 많이 팔아 번 돈으로 사들인 모터보트를 타는 젊은 어부들은 바다를 <엘 마르el mar>라고 남성형 명사로 불렀다. 그들은 바다를 경쟁자, 하나의 정복 장소 혹은 적인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노인은 바다를 언제나 여성으로 생각했고, 엄청난 혜택을 줄 수도 있고 거두어 가기도 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만약 바다가 거칠고 사악한 짓을 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여겼다. 달이 여성에게 영향을 주는 것처럼 바다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지, 하고 그는 생각했다.


(101-102)

너무 좋은 일은 오래가지 못하는구나,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차라리 이게 꿈이었더라면. 저 고기를 낚지 않고 차라리 신문지를 깐 침대 위에 그냥 누워 있었더라면.

하지만 인간은 패배를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야.” 그가 말했다.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는 거야.” 저 말린을 죽인 것이 정말 미안하군. 그는 생각했다. 이제 어려운 때가 닥쳐 오는데 난 작살마저 없어. 덴투소는 잔인하고 노련하고 강인하고 게다가 똑똑하기까지 하지. 하지만 나는 그놈보다 더 똑똑했어. 어쩌면 더 똑똑한 게 아닐지도 몰라. 단지 내가 더 잘 무장하고 있었을 뿐이지.


(103)

희망을 버린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그는 생각했다. 희망이 없다는 건 죄악이야. 죄악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마, 하고 그는 생각했다. 지금 죄악 말고도 골치 아픈 문제들이 많아. 게다가 나는 죄악이 뭔지 잘 알지도 못해.

난 그걸 잘 모르고, 또 그걸 믿는지 어떤지도 불확실해. 어쩌면 물고기를 죽이는 건 죄악일지도 모르지. 생계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기 위해서 그렇게 했더라도 그건 죄악일 수 있어. 그렇다면 모든 게 죄악이야. 죄악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마. 그런 걸 생각하기에는 너무 늦었어. 세상에는 돈 받고 그런 죄악을 저지르는 자들도 있어. 그런 자들이나 죄악에 대해 생각하라고 해. 물고기가 물고기로 태어난 것처럼 넌 어부로 태어났을 뿐이야. 위대한 디마지오의 아버지가 어부였던 것처럼 산 페드로도 어부였어.


(118)

아무튼 바람은 우리의 친구야. 그는 생각했다. 이어 때때로 그러하지, 라는 말을 덧붙였다. 우리의 우군과 적군이 함께 있는 저 위대한 바다도 우리의 친구야. 그리고 침대도, 하고 그는 생각했다. 침대도 나의 친구지. 침대는 아주 멋진 물건이야. 패배당했을 때는 더욱 그렇지. 그게 이렇게 편안한 것인지 예전에는 몰랐어. 그런데 무엇이 자네를 패배시켰나? 그는 생각했다.

아무것도 날 패배시키지 못했어.” 그가 큰 소리로 말했다. “단지 너무 멀리 나갔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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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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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콜슨 화이트헤드라는 작가의 <니클의 소년들>이라는 소설을 읽었단다. 콜슨 화이트헤드라는 작가는 아빠는 처음 보는 작가인데, 예전에 퓰리처 상 등 많은 상을 받은 미국의 작가라고 하는구나. 이번에 읽은 <니클의 소년들>은 그의 두 번째 퓰리처 상 수상작이라고 하는구나.

<니클의 소년들>은 실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했어. 미국이라는 나라가 인종 차별이 심한 나라이고, 그것이 오랫동안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단다. 그런 사건 중에 한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이 <니클의 소년들>이라는 소설이란다. 인종 차별을 없애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하지만, 아직도 심심치 않게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퓰리처 상에 선정된 것도 이런 사회문제를 담고 있어서 선정된 것이 아닐까 싶구나. 이 책이 퓰리처 상을 받은 것이 2020년인데, 2020년에도 이런 인종 차별이라는 주제가 공감 가는 주제라고 생각하니 씁쓸하구나.


1.

소설은 니클 캠퍼스 공터의 땅속에서 수십 수의 시신과 유골들이 발견되면서 소설이 시작한단다. 니클 캠퍼스는 어떤 곳이길래, 그리고 그곳에 왜 의문의 유골들과 시신들이 수십 개나 묻혀 있는지그 이야기를 해볼게.

1960년대의 미국은 인종 차별이 정말 심한 시기였단다. 유색 인종들은 놀이공원, 극장도 가지 못하던 시절이었어. 엘우드라는 소년이 주인공인데, 엘우드는 유색인종이고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단다. 부모님은 오래 전에 집을 떠나고 없었어.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으니, 집안 사정이야 뻔하겠지. 니클의 할머니는 호텔 주방 등에서 일하며 생계를 근근이 이어갔어. 엘우드는 어렸을 때부터 똑똑하고 착한 아이였단다. 우연히 마틴 루터 킹의 연설이 담긴 레코드 판을 얻게 된 이후, 그 내용을 엄청 많이 듣고 감명을 받았어. 그런 영향인지 엘우드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인권운동 시위에도 참가했단다.

공부를 꾸준히 잘했던 엘우드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흑인들도 갈 수 있는 대학에 가기로 했단다. 대학으로 처음 가는 날, 대학까지 가는 차를 얻어 타게 되었는데, 하필 그 차는 훔친 차였단다. 그러니까 엘우드에게 차를 태워준 사람이 그 차를 훔쳐서 운전하고 있었던 거야. 엘우드는 차 훔친 것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지만, 그 차에 함께 타고 있었다는 이유로 차량절도범이라는 누명을 쓰게 되었어. 그래서 대학이 아닌 소년감화원 니클에 가게 되었단다. 이 소설의 제목에 등장하는 니클은 앞서 니클 캠퍼스라고도 불렀는데,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범죄를 저지른 어린 소년들을 교육시키는 소년감화원이었던 거야. 니클에 비록 왔지만, 엘우드는 좌절하지 않고, 이곳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빨리 이곳을 졸업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다시 가길 꿈꾸었단다.

어느날 니클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소년을 도우려다가 한 대 얻어맞았는데, 그것이 감독관에게 걸려서 쌍방간 싸움으로 몰려 벌을 받게 되었단다. 계속된 억울함. 그런데 그 벌이라는 것이 장난이 아니더구나. 정신을 잃을 때까지 채찍질 당하는 것이었어. 니클 내에서는 그 벌 받는 곳을 화이트하우스라고 불렀단다. 화이트하우스에서 벌을 받고 나서는, 병동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였어. 엘우드는 그런 억울함에 화가 날 법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인내하고 모범적인 생활을 하려고 했단다. 봉사활동도 하고, 혼자 독학으로 공부도 꾸준히 했어. 그렇다고 해서 니클에서 지내는 기간이 줄어들 것처럼 보이지 않았단다.

니클을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네 가지가 있었단다. 보육 기간을 마치는 것. 법원의 판결이 바뀌어 나가는 것. 죽은 것그런데 이 죽는 것이란 것이 자연사가 아니고, 체벌과 가혹행위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문제란다. 그리고 그렇게 죽고 나면 외부에는 진실을 숨긴 채, 도망가버렸다고 이야기를 했어. 그리프라는 아이가 있었단다. 그리프 또한 니클에 들어온 흑인 소년이었어. 니클에서 열린 공식 복싱 경기에 참석을 한 그리프는 누가 보나 우승후보였단다. 복싱 경기를 두고 니클의 감독관들은 돈을 걸기도 했나 봐. 아무래도 그리프에게 가장 많은 돈이 몰려 있겠지. 한 백인 감독관이 그리프에게 다가와 몰래 승부조작을 하라고 명령했단다. 일부러 지라는 것이었지. 그런데 경기를 하다 보니 승부욕에 앞섰던 그리프는 우승을 하고 말았단다. 그 시합 이후 그리프는 화이트하우스에 끌려갔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니클을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도망치는 것이었어.


2.

소설 중간중간에 먼 미래의 엘우드의 모습이 나온단다. 니클을 떠나 수십 년이 지나고 나서, 번듯한 사업가가 된 엘우드. 수십 년이 지나고 나서도 니클의 옛 기억은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트라우마였어.

….

다시 니클에서 생활을 이야기해볼게. 엘우드는 니클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는데, 그 중에 가장 친한 친구는 잭 터너였단다. 둘은 서로 의지하면서 힘든 니클 생활을 버텨 나갔단다. .어느날 니클에 감사가 오기로 되어 있었어. 니클의 소년들은 모두 이 감사를 위해 준비를 했단다. 이곳 저곳을 광내고 청소하고 그랬어. 엘우드는 이번이 찬스라고 생각했단다. 니클의 실상과 불법 행위를 외부에 알릴 수 있는 기회 말이야. 그래서 그 내용을 쪽지에 적었고, 엘우드는 그걸 감사온 사람에게 주려고 했어. 이 계획을 들은 터너는 반대했단다. 그래 봤자 변하는 것은 없을 거라고엘우드는 그 쪽지를 건넬 기회만 계속 보다가 건네지 못하고 고민하고만 있었어. 이 때 터너는 그 쪽지를 대신 전달하겠다면서, 몰래 감사하러 온 사람 중에 한 명의 주머니에 그 쪽지를 넣었단다.

그 일의 결과는 무엇이었을까. 엘우드가 두 번째로 화이트하우스에 가게 된 것이었단다. 니클의 감독관이나 감사나 다 한통속이었던 거야. 화이트하우스에 들어간 엘우드는 3주가 지나도록 계속에 있었어. 매일 구타당하고 채찍질 당하고…. 그렇게 3주가 지난 어느날 터너가 찾아왔어. 감독관들이 내일 엘우드를 죽이기로 했다고 말이야. 그러니 더 이상 이곳에 있지 말고 도망가자고니클을 벗어날 수 있는 네 번째 방법도망터니와 엘우드는 극적으로 니클을 탈출해서 도망을 갔단다. 하지만 며칠 뒤 그들은 그들을 뒤쫓는 감독관에게 발각되었어. 다시 도망. 하지만, 얼마 못 가 감독관이 쏜 총으로 그만 엘우드는 죽고 말았단다.

, 뭐라고? 엘우드가 죽었다고요? 이렇게 반문하겠지.. 이미 이전에 수십 년 후 사업가로 변신한 엘우드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말이야. 간신히 도망을 간 잭 터너는 나중에 이름을 엘우드로 바꾸고 엘우드로 살아갔단다. 엘우드라는 이름으로 평생 부끄럽지 않은 살을 살기로 결심했고, 그렇게 살아왔던 거야.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여전히 그를 후회로 빠뜨리는 것은바로 엘우드의 그 쪽지를 그냥 버렸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한 점이란다. 그랬다면 엘우드가 화이트하우스에서 고생하지도 않고, 죽지도 않았을 텐데, 하면서 말이야. 사업자로 존경 받는 사람이 되었지만, 평생 트라우마로 그를 괴롭히는 것은 수십 년 전 그의 선택이었단다. 하지만 터너도 엘우드를 돕기 위해 용기를 낸 행동이었으니, 너무 탓하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의지했던 친구의 죽음이니 그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겠더구나.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참 안타까운 이야기이고, 이런 일들이 불과 몇 십 년 전에 일어났던 일들이라는 것이 가슴 아프구나. 지은이 콜슨 화이트헤드의 첫 번째 퓰리처 수상작은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라는 작품인데 이 책도 한번 읽어봐야겠구나.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그 녀석들은 죽어서도 골칫덩이였다.

책의 끝 문장: 그는 배가 고팠고 이 식당은 시간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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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08 17: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가슴 아프게 읽은 ㅠㅠ 북홀릭님 리뷰 당선 축하드려요 *^^*

bookholic 2022-03-08 23:55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즐거운 봄날, 즐거운 독서와 즐거운 시간 되세요~~^^

새파랑 2022-03-08 17: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콜슨 화이트헤드는 퓰리처상~ 북홀릭님은 3월의 리뷰상~!! 축하드립니다 ^^

bookholic 2022-03-08 23:58   좋아요 2 | URL
새파랑 님,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22-03-08 18: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bookholic 2022-03-08 23:5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늘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따뜻한 글도 고맙고요..
즐거운 대선일 되십시오~~^^

이하라 2022-03-08 1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bookholic 2022-03-08 23:59   좋아요 2 | URL
이하라 님, 고맙습니다~~~
즐거운 대선일 되시고요....^^

페넬로페 2022-03-09 0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 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니클의 소년들‘, 읽으면서 저도 많이 힘들고 가슴 아팠어요, ㅠㅠ

bookholic 2022-03-12 00:01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니클의 소년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더 가슴이 아팠던 것 같아요...

강나루 2022-03-09 08: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오늘 아직 투표하지 않으셨다면, 투표하는 거 아시죠^^

bookholic 2022-03-12 00:0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투표는 잘했는데...
결과는 원하지 않게 나와서...
며칠째 암것도 안하다가 댓글이 늦었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thkang1001 2022-03-09 12: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bookholic 2022-03-12 00:02   좋아요 0 | URL
네, 고맙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

러블리땡 2022-03-10 0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bookholic 2022-03-12 00:03   좋아요 1 | URL
러블리땡 님 고맙습니다...
이젠 완연한 봄이 된 거 같아요..
즐거운 봄날 되십시오~~

scott 2022-03-10 2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달의 당선 축하 합니다
‘니클의 소년들‘ 실화처럼 읽혀저서 더 슬픈 ㅠ.ㅠ

bookholic 2022-03-12 00:05   좋아요 1 | URL
넵, 고맙습니다~~^^
이젠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겠죠?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thkang1001 2022-03-12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감사합니다! bookholic님께서도 즐거운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