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머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6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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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는 가끔씩 요 네스뵈의 소설들을 읽는단다. 그의 모든 작품이 다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평작 이상은 하니까. 그의 작품들 중에는 해리 홀레 시리즈가 유명하단다. 아빠가 요 네스뵈의 소설 중에 가장 먼저 읽은 것도 해리 홀레 시리즈 중 하나인 <스노우 맨>이었단다. 요 네스뵈가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지기 전에 인기 있는 작품 먼저 소개하다 보니 해리 홀레 시리즈가 우리나라에서는 순서가 섞여서 출간되었단다. 아빠도 가끔 해리 홀레 시리즈를 읽었는데, 출간 순서대로 읽지는 않았단다. 해리 홀레 시리즈는 한 권 한 권이 단일 사건을 다루고 있어서 순서 없이 읽어도 상관은 없었어. 가끔 고정 출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순서 없이 나오긴 했지만

오랜만에 요 네스뵈의 소설을 읽겠다고 작년에 사둔 해리 홀레 시리즈 <>이라는 책을 집어 들었단다. 앞쪽에 해리 홀레 시리즈 쭉 알려주는 페이지가 있었어. 그런데 아빠가 읽으려고 했던 <>은 해리 홀레 시리즈의 가장 최신으로 12권이더구나. 그리고 아빠가 읽은 책들을 보니, 해리 홀레 시리즈의 1, 2, 3, 4, 5, 7, 8 이렇게 일곱 권이었어. 순서 없이 읽긴 했는데 6권을 빼고는 8권까지 다 읽었네. 6권이 무엇인가 봤더니 <리디머>라는 책이란다. 리디머? 이 책은 우리 집에 있는 것 같은데그래서 찾아보니 책장 한쪽 구석에 먼지를 먹고 있더구나. 이왕 읽은 거 남은 해리 홀레 시리즈는 순서대로 읽어보자는 생각에 읽으려고 했던 <>을 다시 책장에 두고 <리디머>라는 책을 읽게 되었단다. 아빠가 가장 먼저 읽은 <스노우 맨> 7권이니까, <리디머> <스노우 맨>의 바로 직전에 일어났던 사건을 다루는 이야기란다.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는 재미는 있는데 좀 하드 코어 작품들이 많단다. 살짝 수위를 낮춰주면 좋을 텐데

<리디머>를 영어로 쓰면 redeemer로 구원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단다.


1.

해리 홀레가 있는 오슬로 경찰청에 변화가 생겼단다. 해리 홀레가 형사로서는 유능하지만, 알코올 중독 증세라는 문제를 갖고 있었단다. 그의 상사와 동료들 중에는 해리 홀레의 그런 알코올 중독을 이해해 주는 사람도 있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어. 그리고 해리 홀레는 선조치 후보고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 또한 상관이 봤을 때는 안 좋게 볼 수 있단다. 그런 해리 홀레를 이해해주던 상관 묄레르가 안타깝게 물러나고 군나르 하겐이라는 사람이 상관으로 오는데, 해리 홀레의 수사 방식을 이해하지 못해서 갈등을 빚게 된단다.  그들은 앞으로 잘 지낼 수 있을까?

먼저 등장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 노르웨이에는 구세군 사관학교라는 것이 있는가 보구나. 욘 칼렌과 로베르트 칼센이라는 형제가 있는데 둘 모두 구세군 사관학교 출신으로 구세군 활동을 하고 있어. 욘과 로베르트가 형제이긴 하지만, 형 욘은 동생 로베트르를 무서워했어. 로베르트가 좀 괴팍하고 형보다 힘이 세고, 형 욘에게 가끔 협박도 했거든. 로베트르가 좋아하는 테아라는 여자가 있는데, 욘은 몰래 테아라 사귀고 있었어. 그러니 욘이 더욱 로베르트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지. 테아의 오빠는 르카르드라는 사람인데, 욘과 행정국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사람이었어. 르카르드는 구세군 사령관 다비드 에크로크의 딸 마르티네와 사랑하는 사이였어. 욘이 테아와 비공식으로 사귀고 있다고 했는데, 그 전에 랑닐 길스트룹이라는 사람과 사귀었고, 랑닐은 여전히 욘을 좋아했단다. 문제는 랑닐이 유부녀라는 것. 랑닐의 남편은 마스라는 사람이고 사업가 알베르토의 아들이었단다. 등장인물의 관계가 좀 복잡하고 굳이 알아야 하나 싶긴 한데, 아빠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정리해 둔 것이 있어 적어보았단다.

..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구세군 활동을 하던 로베르트가 번화한 오슬로의 거리에서 총에 맞고 죽고 말았단다. 번잡한 거리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총에 맞아 죽었지만,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고 범인은 곧바로 도망을 가서 범인을 잡을 수는 없었어. 그 범인은 청부살인업자이고, 우크라이나 군인 출신이었고 말리 스파시텔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어. 말리 스파시텔리는 작은 구세주라는 뜻이라고 하는구나. 그는 원래 계획대로라면 로베르트를 죽이고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노르웨이를 떠는 것이었는데, 폭설로 인해 비행기가 못 뜨고 오슬로에 발이 묶이고 말았단다.


2.

해리는 로베르트 사건을 맡게 되었단다. 파트너는 할보르센이라는 사람이야. 로베트르의 형인 욘 칼센을 조사하러 갔다가 욘을 살해하러 온 청부살인업자와 마주쳤단다. 청부살인업자는 로베르트만 타겟이 아니고 욘도 타겟이었던 것인가?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청부살인업자가 의뢰 받은 사람은 욘이었는데, 형제라서 닮았고, 갑자기 근무 시간을 맞바꾸었기 때문에 잘못 죽인 것이었단다. 잔금을 받기 위해서는 욘을 다시 죽어야 했던 거지. 청부살인업자도 뒤늦게 잘못 죽인 걸 알고 욘을 죽이러 왔다가 해리와 마주친 것이었어. 해리 덕분에 욘은 부상만 입고, 청부살인업자도 놀라서 도망가 버렸단다. 욘은 당분간 병원에 머무르고 경찰로부터 보호를 받았어. 실패한 청부살인업자가 언제 다시 나타날 지 모르니까 말이야.

해리와 동료들은 CCTV를 보고 유로폴의 도움을 받아서 청부살인업자가 크리스토 스탄키츠라는 가명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리고 그가 크로아티아 군 출신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단다. 크리스토 스탄키츠라는 이름으로 출국 금지, 카드 사용 금지, 호텔 투숙 금지 조치를 했어. 범인은 완전 망했네. 청부살인업자가 가명은 크리스토 스탄키츠이고 자신의 조직에서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말리 스파시텔리로 볼린다고 했잖아. 아빠는 이제부터 범인의 이름을 스탄키츠하고 할게. 스탄키츠는 이제 합법적으로 노르웨이를 떠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졌고, 전화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

앞서 유부녀였던 랑닐이 욘과 잠시 사귄 적이 있다고 했잖아. 욘이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보니 욘의 자신의 흔적이 밝혀져 욘과 부적절한 관계가 들통날까 봐 욘의 집에 있는 자신의 흔적을 지우려고 갔단다. 이건 참 잘못된 선택이 되고 만단다. 그런데 욘은 병원에서 퇴원한 후에, 구세군에서 관리하고 있는 시골 농장에 숨어 지내기로 했거든. 그러니까 욘의 집에는 아무도 없었던 거지. 랑닐도 그것을 알고 자신의 흔적을 없애려고 간 것인데 욘의 비어 있는 집에서 랑닐은 스탄키츠를 만났단다. 랑닐은 그만 스탄키츠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단다.


3.

스탄키츠는 자신의 가명이 경찰에 알려져서 숙박업소에도 묵지 못하고 카드도 사용하지 못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되었어. 잘 곳도 없고 점점 경찰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 같았어. 해리의 동료 할보르센과 마주치기도 했는데, 할보르센이 교전 중에 총을 맞고 중상을 입었단다. 병원에 입원을 했지만 끝내 죽고 말았지. 스탄키츠는 자신을 쫓는 경찰이 해리라는 것을 알았어. 이왕 이렇게 된 것 해리를 없애려고 해리의 집에 갔는데 아무도 없었어. 잘 곳 없는 스탄키츠는 해리의 집에 머물면서 잠도 자고 음식도 먹고 그랬단다.

그 때 해리는 크로아티아에 가 있었어. 스탄키츠가 속한 조직을 알아냈거든. 그 조직의 리더는 스탄키츠의 엄마였어. 해리는 그 스탄키츠의 엄마를 만났단다. 그들은 원래 정의를 위한 청부살인만 했다고 했어. 그런데 이번 건은 너무 큰 돈을 제시해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이유를 묻지 않았다고 했어. 대리인이라면서 로베르트가 몇 달 전에 찾아와 살인을 의뢰했고, 그 대상자는 욘 칼센이라고 했어. 해리는 로베트트의 여권을 봤던지 욘 칼센의 엄마가 말한 날짜에 크로아티아에 왔던 이력이 있었어. 로베르트는 누구의 지시를 받고 욘을 죽이라고 했던 것일까. 로베트르는 자신이 지시한 욘을 대신해서 죽고 말았으니 진실을 말할 수도 없었어.

스탄키츠가 해리의 집에 숨어 있는 동안, 마르티네가 찾아왔단다. 해리에게 호감을 갖게 되어 해리를 만나러 왔던 거야. 마르티네는 앞 부분에서 등장인물들 소개할 때 한번 이야기했는데, 구세군 사령관의 딸이었어. 마르티네가 해리의 집에서 만난 건 스탄키츠였단다. 스탄키츠는 마르티네를 인질로 잡고 욘이 있는 곳을 물어보았어. 마르티네는 해리가 다치지 않게 하려고 스탄키츠가 시키는 대로 하고 물어보는 것은 다 이야기했어. 욘이 시골의 별장에 숨어 있는 것도 사실대로 이야기했어. 너무 사실대로 다 이야기해서 욘도 당황했을 거야. 그러면서 마르티네의 말 속에 함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마르티네는 자신도 욘이 죽었으면 좋겠다면서 스탄키츠를 도와주겠다고 했단다. 이건 무슨 시추에이션

스탄키츠와 마르티네는 시골 농장에 갔으나 이미 욘은 그곳을 떠났단다. 경찰에서 스탄키츠의 옷과 소지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대치하다가 그를 사살했다고 발표를 했거든. 그러면서 범인을 잡았다고 했어. 그러니까 욘은 상황이 종료되었다고 생각하고 농장을 떠나 집으로 돌아간 거야. 그 사이에 스탄키츠와 마르티네가 농장에 온 것이고그런데 도대체 마르티네는 왜 욘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을까?

한편, 크로아티아에서 돌아온 해리는 사건이 종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어. 뭔가 찜찜함. 해리는 계속 추적을 하고, 이 사건의 숨겨진 사실을 밝혀내게 된단다. 이제부터는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단다.


4.

지금부터는 강력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단다.^^

욘 칼센을 죽이라고 청부살인을 의뢰한 사람은 바로 욘 칼센이었단다. 욘은 동생인 로베르트의 여권을 가지고 크로아티아에 갔던 거야. 로베르트인 척 하면서 말이야. 그리고 스탄키츠가 언제 어디서 작업을 할지 알고 있었던 욘은 일부러 로베르트와 근무 시간을 바꾼 것이었어.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서 말이야.

그러면 왜 욘은 로베르트를 죽이려고 했을까? 그건 로베르트가 욘이 어린 소녀들을 강간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 대해 계속 경고를 했기 때문이야. 욘은 그런 나쁜 사람이었던 것이란다. 앞서 마르티네가 욘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잖아. 그렇게 이야기한 이유는 마르티네가 어렸을 때 욘에게 당했었기 때문이란다. 그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가고 있었던 거야. 알고 보니 해리의 동료였던 할보르센도 스탄키츠가 아니고 욘이 죽인 것이었어. 이런 사실을 다 알고 있던 해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그래도 청부살인업자 스탄키츠로부터 욘을 보호해야 할까. 그게 선이 맞을까. 이런 내막으로 모르는 스탄키츠는 여전히 욘을 추격하고 있었단다. 그래야 잔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말이야.

해리는 방관을 선택했단다. 스탄키츠를 막지 않았다는 거야. 스탄키츠가 욘을 죽였단다. 스탄키츠의 행동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해리는 그러지 않았단다. 그렇게 소설이 끝이 났단다. 마지막 부분은 해리다운 선택인 것 같았어. 법이라고 해서 무조건 지켜야 하는 것도 아니고, 더 나은 선()이 있고 악()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 선택을 하는 것이 해리 홀레의 진모습이지.

책이 두껍고 등장인물도 많이 나오고 해서 아빠가 한 이야기가 이해 가지 않은 부분도 있을 것 같구나. 밀린 독서편지를 급히 써서 뒤죽박죽 된 것이니 이해해 주고남아 있는 해리 홀레 시리즈가 몇 권 안 되니올해 안으로 끝내봐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소녀는 열네 살이었고, 눈을 꼭 감고 정신을 집중하면 지붕 너머의 별을 볼 수 있다고 믿었다.

책의 끝 문장: 소용없는 짓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그의 이름을 불러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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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리뷰툰 2 : SF편 - 유머와 드립이 난무하는 고전 리뷰툰 2
키두니스트 지음 / 북바이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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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책을 읽으면 그 내용을 오래 기억하지 못해서, 리뷰를 쓰기 시작했단다. 글쓰기를 많이 하지 않던 아빠로서는 리뷰를 쓰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었어. 그래도 책 읽은 것을 까먹으면 아깝다는 생각에 리뷰를 썼지. 그러다가 너희들에게 이야기해주듯이 하면 좀더 쉽게 쓸 수 있겠다 싶어서 이렇게 편지 형식으로 리뷰를 쓰게 되었지. 그래도 여전히 리뷰는 쉽지 않고, 잔뜩 밀린 숙제 같기도 하구나. 약간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기도 하고 ㅎㅎ

그래도 리뷰를 쓰고 나면 숙제 하나 끝낸 것 같은 시원함이 있단다. 이제 밀린 숙제나 몇 개 남았지? 이러면서 헤아려 보기도 하고그런데 그 어려운 리뷰를 웹툰으로 그리는 막강 리뷰어가 있단다.

필명 키두니스트. <유머와 드립이 난무하는 고전 리뷰툰>을 참 재미있게 읽고 2권도 이번에 읽게 되었단다. 2권은 책의 앞표지 좌측 하단부에 <SF >이라고 적혀 있단다. 고전 SF 소설을 소개해주고 있단다.

잘 쓴 리뷰는 어떤 리뷰일까? 아빠가 생각하기에 잘 쓴 리뷰는 읽는 이로 하여금 그 책을 꼭 읽게 싶게 만드는 리뷰란다. 스포일러는 숨기면서도 책의 주제는 이야기해주는 그런 리뷰. 아빠는 너희들에게 이야기할 때 결론까지 다 이야기해 주는 나쁜 리뷰어지. 하지만 그렇게 써 놓지 않으면 앞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아빠의 부실한 기억력으로 결론 부분이 잘 생각나지 않거든. 아무튼, 아빠의 관점에서 봤을 때 키두니스트의 <유머와 드립이 난무하는 고전 리뷰툰>은 참 잘 쓴, 아니 잘 그린 리뷰란다.

키두니스트 님이 소개해 준 책들은 다 읽고 싶어졌어.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아빠가 SF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그런지 1권 보다 2권이 더 재미있었단다. 2권이 유머도 더 많았고, 드립도 더 난무했던 것 같았어.

 

1.

이 책에서는 모두 10편의 SF를 소개해주고 있단다. 이 중에 아빠가 읽은 책은 겨우 3권이란다. SF를 좋아한다면서 겨우 3권이 뭐냐고?  그러게, 어디 가서 SF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면 안 되겠구나. 지은이가 첫 번째로 소개해 준 책은 아빠도 너무 좋아하는 <프랑켄슈타인>이란다. 지은이 메리 셸리가 19살 때 지은 첫 작품. <프랑켄슈타인>을 읽지 않은 사람은 괴물의 이름이 프랑켄슈타인으로 잘못 알고 있을 수 있는데,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만든 박사. <프랑켄슈타인>은 공포물이 아니고 편견에 관한 이야기란다. <프랑켄슈타인>을 일고 쓴 독서 편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프랑켄슈타인>보다 지은이 메리 셸리가 더 소설 같은 삶을 살았단다.

그리고 쥘 베른의 <해저 2만리> <지구 속 여행>에 대한 리뷰를 해주었단다. <해저 2만리>는 아빠도 재미있게 본 책이란다. 그 책을 읽고 나서 쥘 베른의 작품들도 하나 둘 찾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책 만 몇 권 사두고 읽은 것이 없구나. 뭔 책들을 읽느라 쥘 베른의 소설들을 안 읽었는지 모르겠구나.

이 책에서 소개해준 <지구 속 여행>도 아빠 사 준 책 중에 하나이니 조만간 읽어봐야겠구나. 그리고 다시 이 책의 <지구 속 여행>편을 읽어봐야겠구나. 악셀과 삼촌인 리넨부르크 교수가 함께 떠나는 지구 속 여행을 함께 하고 싶구나. 아참, <해저 2만리>에서 2만리가 오역이라고 하는구나. ‘의 원문에 해당하는 단어는 ‘league’인데, 2 league라고 하면 약 8 km, 리로 하면 20만리가 된다고 하는구나. 예전에 일본 책을 중역하면서 <해저 2만리>로 잘못 쓰게 되었다는구나. 일본에서 는 우리나라 와 다르대. 우리나라 400m, 일본의 4Km… 지금 와서 그 유명해진 소설의 제목을 바꿀 수도 없고

<잃어버린 세계>란 작품은 지은이가 놀랍게도 코난 도일이란다. 맞아, 셜록 홈즈 시리즈의 그 코난 도일이야. 코난 도일이 SF 소설도 쓴 적이 있구나. 남미의 융기된 고지에 공룡들이 아직도 살고 있다는 설정인데, 이 책도 읽고 싶어 리스트에 추가했단다.

다음으로는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이라는 책인데, 이 책은 아빠가 바로 작년에 읽었단다.

시간을 거슬러 내려가거나 올라가는 것은 늘 모든 사람의 꿈이 아닐까 싶구나. 그 때 그 시절이 아직도 눈 앞에 생생해서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못 가다니허버트 조지 웰스의 또 다른 소설 <투명인간>도 소개해 주었단다. 투명인간도 참 많은 영화와 소설에서 등장하는데 그 원조는 허버트 조지 웰스의 <투명인간>이 아닐까 싶구나.

다음은 아서 클라크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라는 책을 소개해주었단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이건 영화 아니었나? 이 영화도 원작 소설이 있었던 거구나. 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알고 있을 거야. 이 영화가 1968년에 개봉했는데 소설도 비슷한 시기에 출간했다고 하는구나. 1968년에 나오긴 했는데 소설 속 배경은 2001년이라고 하는구나. 지금은 이미 2001년도 먼 과거가 되었는데, 1968년 당시에는 30여 년 먼 미래를 상상하며 소설을 썼겠구나.

먼 미래가 먼 과거가 되었네. 세월 참 빠르구나. 아서 클라크의 또 다른 소설 <유년기의 끝>이라는 책도 소개해주었는데, 아빠는 제목도 처음 들어본 책이란다. 외계 생명체가 지구를 지배하는 이야기인데, 식민 통치를 비판 소설이라는 평도 받는다는구나.

….

마지막 두 편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아이, 로봇> <파운데이션> 시리즈란다. <파운데이션> 시리즈는 모두 7권으로 이루어져 있어. <아이, 로봇> shon이 작년에 로봇에 관심이 많아서 로봇에 관련된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샀는데 아직도 읽지를 않았구나.

<파운데이션> 시리즈는 1권만 사두고 1권 읽어 보고 나머지도 다 읽으려고 했는데, 이것도 읽지 않고 먼지가 쌓여가고 있지. 아빠는 SF 읽는 걸 좋아하는 게 아니고, SF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가 보다. ㅎ 키두니스트 님의 리뷰를 보니 <파운데이션>도 바로 읽어보고 싶더구나. 하지만 또 다른 책들의 유혹에 밀려 있단다.

....

이렇게 키두니스트 님이 10권의 책을 소개해 주었단다. 키두니스트의 SNS를 보면 꾸준히 활동하시고, 블로그에 리뷰도 계속 쓰시는 것을 보니 고전 리뷰툰 3권도 기대해 봐야겠구나. , 이렇게 아빠는 짧게 또 하나의 숙제를 마쳤구나 ㅎ 이제 밀린 숙제가 몇 개 남았지?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안녕하세요.

책의 끝 문장: 거미줄처럼 흩어진 역사의 앞날에 가장 알맞은 방향을 찾고자 한 그의 고전적 지성이 필요합니다.



여담이지만, 작품을 읽다 보면 작가의 성별에 따른 표현 차이가 조금씩 보이는데요. <프랑켄슈타인>은 여성 작가 특유의 휘몰아치는 감정 표현을 극대화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표현은 특히 피폐한 분위기의 장르문학에서 빛을 발하죠. - P62

저는 책벌레오서 평소에 독서가 여행과 닮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읽은 책 중 쥘 베른 작품만큼 철저하게 독자와 함께 거니는 책은 없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현실을 살아가야 합니다. 언제나 생업에 매달려야 하고, 잡다한 현실을 신경 써야 하죠. 여러분도 그렇고 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쥘 베른의 책을 펼칠 때 우리는 꿈을 꿉니다. 육지를 등진 괴짜 선장에게 이끌려, 기이한 돌멩이를 사랑하는 교수에게 이끌려, 도박을 좋아하는 부자 신사에게 이끌려, 인생에 다시없을 여정을 떠나는 꿈을요. - P115

<해저 2만리>만 읽었을 때 저는 쥘 베른을 단순히 재미난 캐릭터성, 흥미진진한 서사를 잘 챙기는 작가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이상의 생각이 듭니다. 그의 작품은 픽션이 지녀야 할 미덕을 너무도 순순하게 보여줍니다. 독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장 명랑한 방식으로 풍요롭게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저는 쥘 베른을 사랑합니다. 그의 솔직한 매력을, 거침없는 열정의 서사를 사랑합니다. - P118

이봐요, 로봇 공학의 3원칙부터 시작해보자고요. 로봇의 두뇌 깊숙이 심어놓은 세 가지 원칙이요.
제1원칙.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
제2원칙.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제3원칙.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
- P329

<아이 로봇>과 <파운데이션>을 읽어본 지금 시점에서 말씀드리자면요. 아시모프의 작품들은 낡았기에, 레트로이기에, 다시 말해 올곧고 전형적이기에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수많은 고전 작가를 사랑합니다. <고전 리뷰툰>에 실은 작품의 작가들은 모두 제가 가슴으로 사랑하는 분들입니다. 하지만 아시모프만큼은…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 사랑합니다. 작품으로 보여준 그의 이성과 통찰을 존경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긴 리뷰의 마지막을 빌려 젼호하려 합니다. 온갖 혼란이 밀어닥쳐 무엇이 올바른 가치인지조차 모르게 된 이 시대에, 우리에게는 아시모프의 낢음이 필요합니다. 거미줄처럼 흩어진 역사의 앞날에 가장 알맞은 방향을 찾고자 한 그의 고전적 지성이 필요합니다. -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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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성북동은 한양도성 북쪽 성곽과 맞붙어 있는 산동네로 북악산(백악산) 구준봉에서 발원한 성북천의 산자락에 성격을 전혀 달리하는 집들이 무리 지어 들어서 있다. 타동네 사람들은 성북동이라고 하면 번듯한 외국 대사관저와 높직한 축대 위의 대저택들이 들어서 있는 부촌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드라마에서 부잣집 사모님이 전화를 걸 때 여기는 성북동인데요라는 대사가 나오곤 한다. 그러나 이 집들은 1970 12 30, 삼청터널이 개통된 이후 양지바른 남쪽 산자락을 개발해 꿩의 바다라는 길을 중심으로 들어선 신흥 저택들이다. 성북동에는 이곳 외에도 오랜 시간을 두고 형성되어온 묵은 동네들이 따로 있다.

 

(42-43)

<동아일보> 1930 4 6일자에 실린 김동섭의 <성북의 향기>는 이런 사실을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성북동에 별장이 많다. 그것은 예전 일이려니와 요새는 없던 집에 들어서곤 또 들어선다. 늙은 울송(鬱松) 밑에 양관(洋館)이 있는가 하면 좌청룡 우백호를 서로 응하고 화해서 네 귀를 든 조선식 건물이 있다. 그 뒤로 빠근히 내다뵈는 아담한 모던 빌딩이 보인다. 성북동은 이렇게 기()를 피우고 있다. 어떤 사람은 십 년 뒤 평() 값까지 구구(九九)를 치기도 한다. 집거간(부동산 중개업자)이라는 새 직업이 마전으로 먹고 사는 이 동리에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91-92)

또 내가 존경하는 문학평론가 형님께 형님이 해방공간에 있었으면 어떻게 처신하셨겠어요?”라고 묻자 거두절미하고 이렇게 대답했다.

남에 있었으면 북으로 올라갔을 거고, 북에 있었으면 남으로 내려왔겠지.”

일제강점기라는 불우한 시대를 살다가 마침내 희망찬 해방을 맞이했으나 어지러운 해방공간에서 길을 잘못 들어 결과적으로 불행하게 생을 마감한 그분들과, 동족상잔의 전란 속에 남에서 북으로, 혹은 북에서 남으로 올라가고 내려오고 한 지식인들의 삶이 안타깝게 다가오기만 한다.

 

(121-122)

일선에서 물러난 김자야는 스승 하규일의 일대기와 가곡 악보를 채록한 <선가 하규일 선생 약전>을 펴냈다. 그러다 1987년에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다가 불현듯 대원각을 절로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도움을 청할 생각으로 법정을 찾아갔다. 그러나 법정은 주지를 맡아본 경험이 없고 아무것에도 메이지 않고 살아온 사람이라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거절했다. 이후 자야가 10년을 두고 부탁하자 법정은 마침내 이 곳을 조계종 송광사의 말사이자 맑고 향기롭게운동의 근본 도량으로 삼기로 했고, 대원각은 1997년 길상사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자야게는 길상화라는 법명이 주어졌다.

당시 대원각의 재산은 시가 1천억 원이 넘는 것이었다. 기자간담회 때 그 많은 재산이 아깝지 않느냐는 물음에 자야는 “1천억은 그 사람(백석)의 시 한 줄만 못하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193)

봉은사는 명종 5(1550) 문정왕후(중종의 왕비)가 어린 명종을 대신해 대리청정하면서 보우(1509~65) 스님을 앞세워 조선불교를 중흥하며 선교 양종(兩宗)을 부활시킬 때 선종의 수사찰(首寺刹)이 되었다. 그때 교종의 수사찰은 세조 광릉의 능사인 남양주 봉선사였다. 그리고 보우 스님은 판선종사 도대선사로 봉은사 주지를 맡으면서 사실상 오늘날 봉은사의 중창조가 되었다.

 

(219)

본래 불상이란 그 시대의 이상적인 인간상을 반영한다. 삼국시대 청동불이 절대자의 친절성을 나타내는 미소가 특징이고, 통일신라 석불이 이상적인 인간상으로서 절대자의 근엄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고, 나말여초의 철불에 힘있고 현세적인 능력이 강조되어 있고, 고려시대 철불 석불이 파격적인 괴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반하여 조선시대 불상은 이 봉은사 삼존불상처럼 거의 다 조용히 앉아 있는 침묵의 좌상 모습을 하고 있다.

 

(263)

압구정 정자를 세운 한명회는 세조가 왕위를 찬탈하는 계유정란의 일등공신으로 이후 세조대부터 줄곧 정승 자리를 차지하고 두 딸을 예종과 성종의 왕비로 시집보낸 당대의 권세가였다. 압구정이라는 정자 이름은 한명회가 중국에 사신으로 갔을 때 예겸이라는 당대의 문인에게 부탁하여 기문과 함께 받은 것이다. 뜻인즉, 송나라 때 한 재상이 정계를 떠나 갈매기와 벗하며 지냈다는 고사를 이끌어 만년에 자연과 벗하면서 지낼 만한 곳이라고 지어준 것이다. 이후 압구정은 한강변의 뛰어난 명소로 수많은 문인들이 찾아와 시문을 남겼다.

 

(279)

선조는 임진왜란이라는 전란을 겪었기 때문에 간혹 의주로 피란한 무능한 임금으로만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선조는 문예를 아끼고 키운 인문군주였다. 허준에게 <동의보감>을 펴내게 지시하며 왕실 소장본까지 내준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한석봉을 만년에 조용한 곳으로 가서 편안히 작품활동 많이 하라며 한직인 가평군수로 내려보낸 것도 감동적이다. 또 율곡 이이에게는 매월당 김시습 전기를 지어오라고 명하기도 했다. 그래서 영정조 시대 문인들은 선조의 치세를 일컬어 그의 능 이름을 따서 목릉성세(穆陵盛世)’하고 칭송했다. 풀이하자면 선조대왕 문예부흥기라는 뜻으로 명문이 나오면 목릉성세9에도 이런 문장은 없었다라며 칭송하곤 했다.

 

(279)

허준은 <동의보감> 편찬에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병을 고치기에 앞서 수명을 늘리고 병에 안 걸리도록 하는 방법을 중요시했다. 둘째, 처방은 요점만을 간추린다. 셋째, 백성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약초 이름에 민간에서 부르는 이름을 한글로 쓴다는 것이었다.

 

(303)

연고가 없어 제대로 위로받지 못하는 2 8천 혼백들이 이렇게 작은 봉분 속에 묻혔다는 사실에 처연한 마음이 일어난다. 그 합동묘에는 다른 분도 아닌 유관순(柳寬順, 1902~20) 열사도 있다는 사실에 더욱 가슴이 아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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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2)

광화문 대통령 시대는 대통령 집무실에 반드시 필요한 지하 벙커와 헬기장 등의 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어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관저만 삼청동에 있는 안가 두세 채를 합쳐 옮길 것을 건의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위해서는 또 예산을 들여야 하고 공사가 완료되자면 시간이 걸려 실제로 살 수 있는 기간이 얼마 안 된다며 자신은 소박하게 옮기고 싶으나 다음 대통령에게 멀쩡한 관저를 두고 작은 집으로 가서 살라고 하는 셈이 된다고 거부했다.


(56)

현실적으로 이미 개방한 청와대의 문을 다시 닫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나아가서는 최종적인 개방 형태에 대해서는 명확한 그림을 제시해야 한다. 청와대라는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공간을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이라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는 대통령 혹은 문화부장관이나 문화재청장 개인의 상식적인 소견에서 나오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단편적이고 아이디어 제공이라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96-97)

이후 조영석의 증언대로 그(겸재 정선)는 그림을 그릴 때면 백악산과 인왕산을 바라보며 우리 산천의 생김새를 탐구했고, 그가 그리면서 쓴 붓을 내다 쌓으면 무덤이 된다고 할 정도로 끊임없는 수련과 연찬을 통해 이루어낸 것이 겸재 예술이다. 그런 의미에서 겸재 예술의 자산은 좋은 스승, 벗들과의 어울림, 학문, 문학과 미술의 만남, 그리고 여행이었다고 할 수 있다. 만 권의 책을 읽고 천 리를 여행하는 것이 문인의 길이라는 것을 몸소 실천한 결과였다.


(106)

서촌의 공간적 가치는 기에 있고 그 길 중간중간에는 작은 한옥들이 담장을 맞대고 있는 골목이 있고 그 골목엔 역사 인물의 자취가 있고 길끝에는 유적지가 있다는 점이다. 거기에다 인왕산이라는 아름답고 듬직한 산이 받쳐주고 조금만 올라가도 명승이 나온다는 점에서 매력과 가치가 더해진다.


(126)

송석원 바위에는 추가 김정희가 큰 글씨로 쓴 송석원이라는 암각 글씨가 있었다. 글씨 옆에 정축 청화월 소봉래 서(丁丑淸和月小蓬萊書)’라고 관지가 쓰여 있어 추가 31세 때인 1817 4월에 쓴 것임을 알 수 있다. 소봉래는 추사의 또 다른 호이다. 이 바위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데, 최종현은 <오래된 서울>에서 박노수미술관 뒤쪽에 계단식 바위벽에 새겨져 있었는데 지금은 흙에 묻힌 상태로 추정하고 있고, 혹자는 지금은 폐업한 술집 마당에 이 암벽이 있는데 시멘트로 덮여 있다고 한다.


(128)

윤덕영(尹德榮, 1873~1940)은 순종황제의 부인인 순정효황후의 큰아버지로 1910년 경술년 강제 한일합병 조인 때 순정효황후가 옥새를 치마폭에 숨기고 내놓지 않는 것을 알고 강제로 빼앗아 총리대신 이완용에게 넘겨준 인물이다. 윤덕영은 그 공로로 조선귀족 자작이 수여되어 일제로부터 당시 5만 엔의 은사공채금을 받아 옥인동 일대를 사들였다.


(154)

북촌이라고 하면 우리는 막연히 조선왕조 대대로 내려오는 양반 동네를 떠올리기 쉽다. 북촌이라는 말의 유래 때문이다. 예부터 한양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청계천과 종로를 중심으로 남쪽 남산 아랫동네는 남촌, 북쪽 동네는 북촌이라고 불러왔다. 매천 황현은 <매천야록>에서 이렇게 말했다.

서울의 대로인 종각 이북을 북촌이라고 부르며 노론이 살고 있고, 종각 남쪽을 남촌이라고 하는데 소론, 남인, 북인 삼색(三色)이 섞여 살았다.”


(196)

정세권은 사업자적 기질을 발휘해 경성 전역의 부동산 개발을 주도했다. 특유의 통찰력으로 토지를 매입해 대단위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기획 및 실행하며 도시 개발과 주택 공급에 영향력을 행사한 근대적 기획 및 실행하며 도시 개발과 주택 공급에 영향력을 행사한 근대적 부동산 개발업자였다. 그는 1929 <경성편란(京城便覽)>에서 매년 300여 가구의 주택을 신축했다고 밝혔다. 또 한옥을 더욱 개선하여 1934년에는 건양주택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개량 한옥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그대로 건설했다. 당시는 개발업자들을 흔히 청부업자, 집장사라고 불렸지만 정세권은 북촌, 익선동, 성복동, 해화동, 창신동, 서대문, 왕십리, 행당동 등 서울 전역에 한옥 대단지를 건설하면서 건축왕이 되었다.


(269-270)

인사동 민예품 가게 진열장에 있는 그 흔한 신라토기, 가야토기의 경우 시가로 몇 십만 원이면 살 수 있는데 반출 허가를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 모르기 때문에 사실상 거래가 막혀 있는 것이다. 이는 심각하게 재고되어야 한다. 영국 사람이 가야토기를 사가면 영국 토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영국 사람도 가야토기를 통해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존경하게 되는 것이다. 귀중한 유물은 당연히 반출이 금지되어야 하지만 민예품 가게 진열장에 있는 평범한 것까지 규제하는 것은 우리 문화의 국제적 홍보를 막는 행위이다.


(271)

나의 체험에 입각해보건대 인사동길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의 거리로 변해온 발자취는 대략 다음과 같다. 1860년대는 고서점, 1970~80년대는 화랑과 고미술상, 1980~90년대는 전통찻집과 카페, 2000년 이후는 쌈지길과 관광 거리.


(307)

인사동이 이렇게 다 망가졌다고 말할 정도로 변했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은 것은 사람의 살내음이 느껴지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인사동길의 인간적 체취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인사동 공간 구조의 뼈대에서 나온다. 완만한 S자 곡선으로 휘어 있는 인사동길 700미터에 실핏줄처럼 수없이 뻗어 있는 골목길은 그 자체가 휴먼 스케일이다.


(335)

진흥왕 순수비 3기는 모두 세월의 흐름 속에 잊혔다. 황초령 순수비의 존재는 조선 중기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나, 북한산 순수비를 사람들의 무학대사비라고 했다. 세상에 전하기로 무학대사가 한양 도읍 자리를 물색하기 위해 비봉에 올라오니 무학이 잘못 찾아와 이 비에 이르렀다라고 쓰여 있어 놀라서 내려갔는데 세월이 흘러 글씨가 안 보인다고 전해온 것이다. 이것이 다시 진흥왕 순수비임을 확인한 이는 추사 김정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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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말 김어준 Part 1
김어준 외 지음 / 팟빵북스(PODBBANGBOOKS) / 2022년 8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인터넷 서점에서 <월간 김어준>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단다. 김어준은 뉴스공장 공장장으로 확실한 우리편이라고 생각되는 몇 안 되는 분 중에 한 명이란다. 몇 년 동안 라디오 시청률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도 방송국에 쫓겨나 지금은 유튜브에서 뉴스공장을 이어가고 있단다. 김어준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시사논평을 전달해주곤 했어. 그래서 우연히 알게 된 <월간 김어준>이라는 책도 시사 관련 책인 줄 알았단다. 그런데 책소개와 목차를 봤더니 그의 영역 같지 않은 내용들이었단다. 책소개를 자세히 봤더니 김어준이 팟빵 오디오 매거진에서 <월간 김어준>이라는 매거진을 진행하는데 그 매거진의 취지가 시사 말고 다양한 지식을 제공하는 데 있다고 했어.

이 책은 그 매거진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란다. 목차도 보면 철학, 과학, 미술, 클래식, 고전 분야 등 다양한 영역을 다루고 있고 각 부문별로 전문가들을 초대해서 김어준이 질문을 하고 전문가들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더구나. 아빠가 그 매거진을 들어본 적은 없는데, 책이 그 매거진의 대화를 그대로 활자로 옮겨 놓았더구나. 웃음소리도 그대로 활자로 바꾸고 김어준이 버릇처럼 내뱉은 욕설도 가감 없이 책에 다 실려 있었단다. 그야 말로 날 것 그대로인 듯 했어.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음성 지원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각 분야의 상식을 얇고 넓게 알려주어 관련 분야의 대화에 낄 수 있게 해주려는 것 같았어. 일반적인 내용 말고 남들은 모르고 나만 아는 지식으로 잘난 척 할 때도 써 먹고물론 기억을 해야지, 기억을


1.

첫 번째 분야는 철학이란다. 대표적인 철학자 몇 명을 소개하고 그들이 주장한 간단히 소개하는 것이야. 먼저 칸트의 <순수 이성 비판>을 이야기 주었는데, 순수 이성 비판이라는 것이 인간 영역을 경계한 한 철학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그로 인에 르네상스 사상의 기초가 된다고 했어. 철학 분야는 쉽게 설명한다고 하는데, 워낙 아빠의 철학 기반이 부실하다 보니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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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순수 이성 비판>까지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봤어요. <순수 이성 비판>이란 게 정확히 뭡니까?

[답변] 이성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논증해보겠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신은 이성적으로 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죠. 우리가 이야기할 수 있는 이성의 범위란 직관적인 것, 직관을 통해서 서로 공유하는 것이고, 지성을 통해서, 수학적이라든지 과학적 지식의 범위 내에서 소통이 가능해야 됩니다. 그런데 그 한계를 넘어서는 이야기를 우리는 부득불 하고 싶어 해요. 한계를 넘어서고 싶은 게 인간의 가장 큰 저주라 하거든요. 인간은 말할 수 없는 걸 말해보고 싶어하죠.

=========================

..

다음으로 소개한 철학자는 헤겔이야. 헤겔도 유명한 철학자인데 그는 자유와 자유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 자유와 자유의식은 어떤 차이가 있냐고? , 아래 한 문장으로 설명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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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자유의식을 가진 사람은 자유를 잃으면 불편해요. 불편하지만 자유의식을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는 자유를 누릴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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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은 어린 시절 말라리아에 걸린 적이 있는데, 헤겔을 간호하다가 엄마도 말라리아에 걸리고 그만 엄마가 말라리아로 돌아가셨대. 그 일로 충격 받은 헤겔은 평생 트라우마가 되어 말을 잘 못했다고 하는구나. 참 안타까운 사연이 있구나. 헤겔이 말은 잘 못했지만 글은 엄청 날 썼대. 말을 잘 하지 못하니까 젊었을 때는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하다가 40대가 되어서야 두각을 나타냈단다. 후배 중에 천재로 불리는 셀링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의 학문을 정리해주는 일을 도와주다가 자신만의 학문을 정립하게 되었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정반합인데, 정반합은 여러 사람들이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단다. 아빠는 예전에 채사장 님께서 설명한 내용이 그나마 이해하기 쉬웠단다. <월간 김어준>에서는 두 개의 모순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단다. 세계주의자이기도 했던 헤겔은 마르크스에 영향을 주었고, 마르크스는 그로 인해 공산주의 사상을 만들어낼 수 있었대. 오랫동안 반공을 가르쳤던 우리나라는 마르크스에 영향을 준 헤겔의 사상을 안 가르치려도 보니 헤겔을 왜곡해서 가르쳤다고 하는구나.

독일의 철학자 니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니체는 아빠가 읽은 몇몇 철학적에서 단편적인 내용을 읽었는데, 그 중에 엄마가 좋아하는 오쇼 라즈니쉬의 책에서 읽은 것이 가장 좋았던 것 같구나. 읽은 지 너무 되어서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고 느낌만 남아 있어 ㅎㅎ 혹시 그때 쓴 독후감이 있나 찾아 봤더니음 니체에 대해 아빠가 아래와 같이 정리를 해두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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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니체

니체의 철학은 머리뿐 아니라 가슴에도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때때로 존재 자체에 뿌리를 내리기도 한다.

그의 유일한 불행은 서양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니체는 신비학교에 들어갈 수 없었다.

심오하게 사색을 했지만 명상의 세계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나 때로 명상가의 깊이를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 고타마 붓다처럼 비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그가 의도했서 일어났다기보다는 저절로 일어난 것처럼 보인다.

니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 의식의 절정에 대해 사색한 유일한 철학자다.

그는 의식의 절정을 체험해 보지 못했을 것이다.

니체에게는 무의식적으로 전생에서 물려받았을지 모르는 붓다의 자질과 조르바의 자질이 있었다.

니체는 보기 드문 천재라고 오쇼는 평가하였다.

너무나 고차원의 영혼을 소유한 자라서

그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그의 사상을 잘못 해석하여 큰 재난도 일어났다고 한다.

바로 세계이차대전.

니체의 철학을 잘못 해석한 히틀러는 세계2차대전을 니체의 철학을 이용하여 합리화하였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니체는 말년에 정신병원에 가게 되는데,

이또한 일반 사람들이 그의 영혼과 사상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고 한다.

오늘날 니체의 사상이 다시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그의 철학을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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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김어준>에 이야기해 준 니체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의 철학 사상이 아니고 그의 사랑에 관한 것이었단다. 니체는 당대 최고의 음악가인 바그너의 부인 코지마 바그너를 짝사랑했다는구나. 그런데 코지마는 니체가 보낸 편지들을 받는 대로 다 태워버렸다는구나. 니체는 어렸을 때부터 몸이 병약했다고 하는구나. 여동생이 보살펴주어야 할 정도였대. 봄이 허약해서 집에서 있다 보니 공부만 하게 되고 나중에 그런 책들을 썼나 보구나. 20대에 들어서서 천재임을 인정받고 어린 나이에 교수가 되었대. 너무나 유명한 <신은 죽었다>라는 책을 내면서 후대 철학자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대. 어떤 영향이냐면, 후대 철학자들이 신을 대체할 것들을 연구를 하게 되었다는 거지. 그러면서 생겨난 철학이 허무주의, 사회주의, 자본주의라고 하는구나.


2.

어려운 철학 분야를 지나면 조금은 알아들을 수 있는 과학 분야란다. 과학은 박문호라는 분께서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첫 번째 분야가 뇌과학 분야란다. 박문호라는 분은 처음 알게 된 분인데, 유학파인지 말 하실 때마다 슈어라는 자주 하시더구나. 그냥 , 그렇죠해도 될 것을 슈어라고 하셔서 약간 거부감이

해마는 플래시처럼 임시 저장소이고, 대뇌피질은 하드디스크처럼 좀더 오래 저장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하는구나. 낮 동안은 해마에 저장했다가 밤에 잠자는 동안 대뇌피질로 이동한대. 그러니까 잠이 무척 중요하다는 거그리고 생존에 불필요한 기억은 삭제도 된다는구나. 그리고 비슷한 경험이 축적되면 의미 기억으로 저장되어 더 오랫동안 기억을 할 수 있대. 그러니까 공부할 때도 중요한 내용은 반복이 중요한 것이로구나. 아니면 그것을 생존과 연관을 시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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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해마로 들어갈 땐 이것들이 다 결합니다. 청각 이미지, 시각 이미지, 촉각 이미지가 결합하면 하나의 대상이 출현합니다. 그 대상이 낮 동안에 해마에 일시 저장됐다가 잠잘 때, 그 경험과 기억이 대뇌피질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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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시작 위주로 진화를 해와서 시각으로 얻는 정보가 80%을 차지한다는구나. 그러니까 사람의 인상을 중요시 하고 외모를 중요시하게 되는가 보나. 파충류와 포유류는 시조가 같았대. 그런데 중생대부터 각각 다른 경로로 진화하게 되면서 포유류와 파충류로 나뉘게 되었대. 포유류는 모두 알이 아닌 새끼로 낳는 줄 알고 있는데, 알로 낳는 포유류도 있다는구나. 알이니 새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를 기를 때 젖을 주냐 안주냐에 따라 포유류냐 아니냐로 구분하는 거야. 포유류(哺乳類)라는 말 뜻을 생각해보니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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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그래서 포유동물도 가장 초기 단공류는 알을 낳습니다. 알을 낳는데 왜 포유동물로 분류하느냐 하면 오리와 바늘두더지는 새끼가 알에서 깨 어미 가슴이나 털을 붙잡고 올라가 젖샘, 젖꼭지는 없는데 피부에서 접을 핥아 먹습니다.

젖을 먹는다는 게 가장 중요한 겁니다. 젖을 먹으면 포유동물로 분류합니다. 고래도 젖을 먹이고 박쥐도 젖을 먹입니다. 새끼를 낳아 새끼한테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동물은 포유동물밖에 없습니다. 알을 낳는 건 그 기준과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

….


3.

미술 분야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단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대표작인 <최후의 만찬>에 대한 그림 해석은 다양한데,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을 해주셨단다. 그리고 <최후의 만찬>을 소재로 한 유명한 소설인 <다빈치 코드>의 내용은 대부분이 거짓말이거나 부풀려 이야기한 것이라고 했어. <최후의 만찬>에 나오는 예수와 그의 제자들을 그를 때 당시 시민들을 모델로 그렸다는 에피소드도 이야기해주었단다.

다빈치의 작품 중에 또 유명한 것 중에 <비트루비우스 인체 비례>가 있단다. 이 그림이 무척 유명하긴 하지만, 이 그림의 이름은 처음 알게 되었단다. 그리고 이 그림에 들어간 비트루비우스라는 사람이 고대 로마의 유명한 건축가였다는 것도 처음 알았어. 하기야 비트루비우스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봤으니미술 분야를 설명해주시는 노성두 님 말씀으로는 비트루비우스가 실제로는 다빈치의 그림과는 다르게 생겼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다빈치가 이 그림을 어떻게 그린 거냐? 비트루비우스가 남긴 책이 있는데, 그 책에 신체 비율에 대한 내용이 있었대. 비트루비우스의 책에 나와 있는 비율대로 다빈치가 그린 것이 그 유명한 <비트루비우스 인체 비례>란다. 그런데 비트루비우스의 글을 좀 잘못 이해하고 그린 부분도 있었대. 비트루비우스는 건축가답게 3차원으로 설명을 했는데, 다빈치는 2차원으로 그린 부분도 있다고 하는구나. 그렇다고 그림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고다빈치의 <비트루비우스 인체 비례>와 그가 남긴 그림들을 보고 다빈치는 원의 면적을 구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구나. 정말 다재다능 하신 분인 것 같구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괜찮은 전기가 있으면 한번 읽어보고 싶은데, 검색해봤을 때 아빠한테 끌리는 책이 없더구나. 너희들이 본 학습만화를 봐야 하나?

….

음악 분야를 이야기해주신 분은 아빠도 알고 있는 조윤범 님이었단다. 오랜만에 지면으로나마 만나게 되어 기뻤단다. 음악분야에서는 모차르트와 차이콥스키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모차르트는 아빠가 그 전에도 여러번 이야기를 해주었으니 생략하고 차이콥스키만 간단히 이야기하자면차이콥스키는 법률공부를 하다가 22살에 뒤늦게 음악을 시작했대. 그런데 26살에 교향곡을 만들었다고 하니 그 또한 음악 천재였던 것 같구나. 그런데 그는 동성애자였단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있어 여성과 결혼을 하긴 했는데, 적응하지 못하고 도망을 갔다는구나. 그리고 폰 메크라는 미망인의 후원을 받게 되는데, 폰 메크와 차이콥스키의 긴 우정은 무척 유명한 이야기란다. 둘은 편지로만 연락을 받았으며, 폰 메크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차이콥스키는 많은 작품을 만들었단다.

우리들도 잘 알고 있는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등 많은 작품들.. 스케일도 엄청 났어. <1812년 서곡>에서는 실제 대포가 등장했다는구나. 참고로 1812년은 나폴레옹이 러시아 쳐들어왔다가 대패하고 돌아간 해란다. 폰 메크의 후원은 30대 중반 나이에 시작하여 50대까지 이어지다가 이유 없이 끊었다는구나. 우리가 모르는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폰 메크 부인이 차이콥스키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그제서야 할게 된 걸까? (위험한 추측은 금물)

차이콥스키는 <비창>으로 유명한 6번 교향곡을 작곡하고 나서 90일 후 사망을 했는데, 공식적인 사인은 콜레라였지만, 동성애자라는 것이 세상에 밝혀져서 자살했다는 설이 있다고 하더구나. 또는 누군가에 의해 독살되었다는 소문도 있었대. 이 책에서는 차이콥스키에 대해 짤막하게 소개해주고 있는데, 나중에 아빠가 기회가 되면 차이콥스키에 관한 책을 읽고 또 이야기해줄게.

이 책에서 오케스트라의 크기를 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는데, 나중에 오케스트라 공연을 볼 일이 있으면 한번 확인해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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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

오케스트라를 보러 갔을 때 뒤에 서 있는 더블베이스가 몇 대가 뒤냐에 따라서 규모를 알 수가 있어요. 바이올린 숫자는 많아져도 티가 잘 안 나잖아요. 딱 봐서 더블베이스가 두 대 정도 된다. 그러면 모차르트, 베토벤 같은 옛날 음악을 하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4대 정도 된다 그러면 멘델스존, 슈만 같은 낭만음악을 하겠구나.’ 6~7대 있잖아요? ‘차이콥스키 하나?’ 이럴 수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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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고전 편에서는 우리나라의 고전 두 편에 대해 설명해 주었단다. <구운몽> <최척전>이라는 책인데, <구운동>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아빠도 읽은 책이란다. 나중에 배울 교과서에도 일부 내용이 실려 있을 거란다. 그런데 <최척전>은 아빠가 처음 들어본 작품이란다. 이것을 소개해 주는 유광수라는 분은 <최척전>이 조선판 <전쟁과 평화>라고 이야기했어.

<최척전>은 광해군 때 조위한이라는 사람의 작품인데, 최적과 옥영의 사랑이야기가 주된 이야기란다. 둘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거치면서 헤어지게 되면서 최적은 명나라로 가게 되고, 옥영은 일본으로 잡혀가게 되고, 둘은 우여곡절 끝에 베트남에서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란다. 줄거리만 들어도 스케일이 엄청나구나. 더 놀라운 것은 이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구나. 우리 고전도 찾아보면 재미있는 작품들이 참 많은 것 같구나. <최척전>을 바로 아빠의 리스트에 올려두었단다.

여기까지가 <월간 김어준 part 1>에 관한 이야기란다. Part 1이라고 했으니 계속 출간될 모양이구나. Part 2에서는 어떤 분야를 다룰지 궁금하네. 자 오늘은 이만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월말 김어준>의 김어준입니다.

책의 끝 문장: 그렇죠. 하하하하하하


르네상스는 문화적으로 그렇게 한 거고, 그걸 철학으로 논증하기는 어렵잖아요. 이탈리아가 르네상스를 예술적으로 했고, 프랑스가 사회적으로 했다면 독일은 철학적으로 한 거예요. 칸트는 르네상스와 프랑스 혁명을 정리한 철학자다. 어준 씨가 칸트와 잘 통하는 이유는 경계에 많이 서봤기 때문이죠. 배낭여행을 많이 가셨잖아요. - P23

자기 말로는 200년 뛰어넘은 거죠. 하하하하하하 실제로 포스트모던 계열의 모든 철학자들이 니체를 추앙해요. "세상에 중심은 없다. 모든 게 중심이다." 이런 말을 한 사람이거든요.
니체에 의하면, 영원회귀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초인이 되어야 해요. 우리는 지금 말종 인간, 즉 마지막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우린 아직 종교에, 허무주의에, 평등사상에, 쓸데없는 도덕에, 혹은 자본주의에 빠져 있거나 하는 헛짓거리를 한다는 겁니다. 이것을 뛰어넘는 사람, 그게 초인입니다. 위버멘슈. 영어로 번역하면 오버맨(Overman.)
- P86

20만 년 전 출현한 언어적 사고와 수백만 년 전부터 진화돼 온 이미지 사고가 항상 동시에 작동하고 있어요. 낮 동안에는 언어적 사고가 압도적으로 많이 작동해요. 그런데 잘 때는 더 오래된 이미지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 정신작용은 이미지 사고 계열과 언어 상징 계열, 두 계열로 나뉩니다. 상상, 기억, 창의성은 이미지 기반 사고입니다. 우리가 공부할 때 도형을 그려서 하면 빨리 기억하잖아요. 기억이 원래 이미지적 사고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P123

오늘 굉장히 중요한 말을 했는데, 원초적 기본 감정이 어미와 새끼의 정서적 유대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다음에 언어를 쓰게 되잖아요. 언어를 통한 기억의 폭발이 일어나요. 감정의 핵심은 우리가 감정을 일으켰을 때 자아와 의식이 항상 함께 동작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화를 낼 때 스스로 분명히 알잖아요. - P163

그런데 지금 한국의 클래식 문화가 어느 정도까지 왔냐면요, 몇 년 전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러시아의 유명한 오케스트라와 지휘자가 왔어요. <비창> 교향곡을 마지막으로 하는데, 3악장까지 엄청 화려하게 하고 딱 끝냈어요. 당연히 박수 칠 줄 알았을 거예요. 어디 가더라도 치니까요. 그런데 세상에, 3천 명이 아무도 안 치는 겁니다.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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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man 2023-05-14 2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철학 편은 오류가 많네요. 우선 칸트는 르네상스 사상의 기초를 놓지 않았습니다. 르네상스는 칸트보다 수백년 앞 서 있죠. 마르크스한테는 헤겔(독일관념론)도 중요하지만 프루동등 초기 사회주의, 영국 정치경제학파도 중요합니다.

니체는 사회주의, 허무주의, 자본주의에 영향을 준 것이 없습니다. 전부 그 전부터 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본주의는 하나의 철학 사조라고 할 수도 없죠. 그리거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는 책을 낸 적이 없습니다. 그런 말을 했죠. 마찬가지로 2차 세계대전에도 니체는 별 영향을 준 것이 없죠.

이 책은 이런 기본적인 사항에서 오류가 많네요..

bookholic 2023-05-16 00:55   좋아요 0 | URL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역시 철학은 어렵군요...ㅠㅠ
적어주신 댓글도 아이들에게 같이 공유해 주겠습니다 ㅎㅎ

Redman 2023-05-16 12:07   좋아요 1 | URL
네 ㅎㅎ 조금 어려워도 에드워드 크레이그의 <철학>이나 강유원 <철학고전강의>처럼 믿을 만한 저자의 책들을 읽는 것이 철학공부의 왕도입니다. <철학고전강의>는 저자의 팟캐스트 해설 방송도 있고요 ㅎㅎ

bookholic 2023-05-17 22:22   좋아요 0 | URL
추천해주신 책들, 리스트에 올려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