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글래스는 마지막 남은 설치류의 작은 흉곽을 집어 들었다. 그는 아직도 배고 고파 죽을 지경이었다. 다음 날은 무리하지 않고 조금 일찍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두 군데에 함정을 파놓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몸이 생각처럼 움직여주지 않자 그는 짜증이 났다. 통행이 잦은 그랜드 강 주변에서 아리카라 족과 맞닥뜨리기라도 한다면 끝장이었다. ‘그러지 마. 벌써부터 나중 일을 걱정할 필요가 없잖아. 오늘의 목표는 내일 아침일 뿐이라고.’

 

(294)

글래스가 걸음을 멈추고 프랑스인을 빤히 쳐다보았다.

카이오와가 말했다. “당신이 피츠제럴드에게 계획했던 복수를 못했다는 건 나도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상일이 다 그렇게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지진 않습니다.”

그들은 한동안 서로를 응시했다. 들리는 것이라고는 나부끼는 깃발 소리뿐이었다.

이건 당신 생각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에요, 카이오와.”

당연히 아니겠죠. 누가 간단하다고 했습니까? 하지만 그거 알아요? 세상 모든 일엔 미진한 부분이 남기 마련입니다. 그냥 주어진 패에 만족하고 흘려버려야죠.”

카이오와가 또다시 제안했다. “나랑 같이 브라조 진지로 갑시다. 나중에 내 파트너가 될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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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전쟁
장강명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 소설은 출간되었을 때부터 아빠가 읽고 싶었던 책이란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소설가 장강명의 신작 소설. 제목도 거창한 <우리의 소원은 전쟁> 이 소설은 통일 후 대한민국에 대한 소설이란다. 과연 우리나라는 통일이 될 수 있을까? 남과 북이 너무 다른 길로 너무 오래 와버려서, 그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통일이 되어도 바로 한 나라로 되기 어려울 거야. 그리고 통일 후 사회 혼란, 경제 어려운 등으로 통일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어. 그래도 한민족인데 언젠가는 하나가 되지 않을까. 이 소설은 북한의 김씨 왕조가 조용히 무너지는 것으로 설정을 했단다. 그리고 남한과 유엔의 도움으로 통일과도정부를 세웠어. 통일과도정부는 대량살상무기를 즉각 포기하고 핵에 관련된 사찰을 받겠다고 했어. 이렇게 통일이 되는 과정은 다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생각할 거야. 그렇게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북한이 무너져도 혼란은 피해갈 수 없을 거야. 갑작스러운 통일과 그 이후 북한 사정을 이 소설에서는 이렇게 설정하였단다.

==========================================

남한 정부는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지만, 갑작스러운 통일은 모두에게 재앙이라고 남북 국민들을 설득했다. 남한 정부는전면적이면서 점진적인 통합 과정을 걸쳐 최종적으로 분계선을 없애고 완전 개방의 단계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김씨 왕조 시절의 북한은 불량 국가, 막장 국가였다. 김씨 왕조가 붕괴된 뒤 북학은 좀비 국가가 되었다. 국가라는 탈을 간신히 쓴 약육강식의 무정부 사회였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멕시코, 콜롬비아, 온두라스와 비교했다.

치안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 나라.

엄청난 양의 마약을 만들어 수출하는 나라.

마약 카르텔이 부패한 정치인들과 결탁한 나라.

사람들이 끊임없이 국경을 넘어 이웃 나라로 불법 이민을 시도하는 나라.

선진국 옆에 붙어 있는 최빈국

동북아시아의 악성 종양

몇 년 전까지 통일 전문가들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평가했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자, 아귀와 수라들의 축생도가 열렸다.

==========================================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빠도 충분이 개연성이 있다고 생각했어.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시간이 지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로 변해가는,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해볼게.

 

1.

북한에 들어선 통일과도정부. 치안과 사회 질서를 위해 유엔평화유지군을 투입하기로 했어. 대략 10만 명은 있어야 한다고 했고, 한국군과 다국적군으로 충당하기로 했단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어디서 끌어오겠니. 이미 전역한 장성들과 장교들을 차출해서 1년 동안 복무하게 했어. 그들의 보수는 좋고, 아무리 장교들이지만 제대한 군대에 다시 끌려가는 기분은 좋지 않았을 거야. 남자들은 말이야. 가장 나쁜 꿈이 군대 두 번 가는 꿈이거든.^^

주인공 강민준도 그렇게 기분 잡쳤다는 생각으로 다시 대위를 달고 유엔평화유지군으로 북한에 발령을 받았어. 운도 없지, 가장 치안이 좋지 않다고 하는 황해도 장풍군에 배치를 받았단다. 유엔평화유지군의 수가 부족하다고 보니, 북한 전체를 다 커버할 수는 없었단다. 유엔평화유지군이 손이 닿지 않는 개마고원 중심으로 조선해방군이 활동을 했어. 이름이 그럴싸하지만, 그들은 사실 밀수 사업을 하는 조직이야. 특히 마약 밀거래를 했단다. 북한의 마약 조직의 두 개 거대한 기둥이 있었는데, 그 조직의 보스는 각각 최태룡과 백상구였단다. 조선해방군은 이들 중에 최태룡과 손을 잡았단다. 그리고 최태룡은 평화유지군 헌병대장과도 몰래 손을 잡았어. 최태룡은 라이벌 백상구를 처치하기 위해 평화유지군 헌병대장에게 백상구의 불법 마약 보관소를 밀고했어. 그리고 그들을 처리하기 위해 자신의 심복 3명을 같이 보냈단다. 그 부하 3명의 이름은 박현길, 계영묵, 조희순이었는데, 그들은 모두 김씨 왕조 붕괴 전에는 신천복수대 특수 요원들이었어. 평화유지군 헌병대장은 최태룡의 부하들과 함께 백상구의 소굴에 들어갔어 박현길, 계영문, 조희순은 백상구의 일파를 제압했어. 하지만, 평화유지군 헌병대장은 제보를 받고 혼자서 처리한 것으로 보고를 했단다. 상대편 마약 조직에서 도와주었다고 하면 안되니까 말이야. 아무튼 평화유지군 헌병대장은 혼자서 마약 보관소를 찾아내는 성과를 낸 것으로 보고가 된 거야. 유엔평화유지군은 이 곳을 추가로 조사하면서 평화유지군 헌병대장도 같이 조사하겠다고 했어. 조사를 담당한 말레이시아 장교 미셸 롱이 이상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 거야. 혼자가 어떻게 처치할 수 있었느냐? 헌병대장의 통역으로 강민준이 차출되었단다. 인터뷰라고 했지만 신문에 가까운 인터뷰였단다. 인터뷰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추가 조사를 해야 한다고 했어. 그래서 미셸 롱은 자신의 통역으로 강민준을 원했어. 그렇게 강민준은 미셸 롱과 함께 조사를 하게 되었어. 미셸 롱은 헌병대장이 마약조직과 연관이 되어 있고, 헌병대장 자신도 마약을 했을 거라고 의심을 했어.

 

2.

또 한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단다. 장리철. 장리철은 신천복수대 특수 요원 출신이야. 앞서 이야기했던 최태룡의 부하 삼인방과 같은 부대야. 장리철은 신천복수대 행군 중에 발을 삐끗해서 그만 낙오하고 말았단다. 그것이 북한 정부 붕괴 전 마지막 훈련이었어. 그런데 그 훈련에서 세 명의 동료가 죽었다는 거야. 살해되었다고 했어. 그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장풍군에 왔단다. 최태룡의 부하 삼인방에 대한 소문을 들은 거지. 정보를 얻기 위해서 장리철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막노동 현장에서 일했어. 그런데 거기서 어떤 관리인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노신사를 보호했다가 그 관리인과 시비가 붙고, 그 관리인에게 주먹을 날렸어. 그런데 그 관리인은 바로 앞서 이야기했던 최태룡의 조카 최신주였어. 최신주는 나중에 장리철이 묵고 있는 곳까지 조폭을 데리고 왔지만, 장리철은 혼자서 그들을 모두 처치했단다. 장리철이 도와준 노신사의 딸 은명화가 그에게 감사의 인사차 찾아왔어.

한편, 의심을 받게 된 헌병대장은 최태룡을 찾아와서 미셸 롱을 제거해 달라고 했어. 최태룡이 거절하자눈호랑이 작전을 이야기하면서 협박을 했어. 헌병대장의 입에서눈호랑이 작전이라는 말이 나오자 최태룡은 놀랐어. ‘눈호랑이 작전은 그의 최측근만 알고 있는 것인데 헌병대장이 알고 있다니‘눈호랑이 작전은 최태룡과 조선해방군의 비밀 밀수 사업이었거든. 그 작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이따가 이야기 해줄게. 최태룡은 미셸 롱이 아닌 헌병대장을 죽이기로 했어. 어차피 한 명을 죽이는 거면눈호랑이 작전을 알고 있는 이를 죽이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 거야. 청부살인업자를 통해서 헌병대장을 죽이고, 가짜 목격자를 만들어서 장리철이 죽인 것으로 조작했단다.

..

장리철은 은명화의 소개로 박수희와 만나게 되었어. 박수희는 식당 주인인데, 장풍군에서 알아주는 정보통이었단다. 은명화가 생각하기에 서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어. 장리철은 신천복수대 요원들을 찾고, 박수희는 실종된 아들을 찾고 있었어. 장리철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박수희의 아들과 문금옥이라는 아줌마의 남편은 최태룡의 태림건설에 취업했다가 취업 한달 만에 실종을 당했다는 거야. 장리철은 그들이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도움을 주기로 했어. 먼저 박수희의 아들을 취업시켜준 직업소개소장을 만나러 갔어. 그를 폭행하고 협박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예상했던 것처럼 박수희 아들과 문금옥의 남편은 이미 죽었다는 거야. 장리철과 박수희, 문금옥, 은명화는 직업소개소장을 구타하였기 때문에 일단 집을 떠나 있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도망가기로 했어.

 

3.

미셸 롱과 강민준은 헌병대장이 총격전으로 마약조직을 제압했다는 곳에서 조사하다가 전화를 통해 헌병대장이 암살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단다. 미셸 롱과 강민준은 곧바로 헌병대장의 살인현장으로 이동해서 조사를 했어. 조사를 하다 보니 얼마 전에 헌병대장 앞으로 투서가 한 장 왔다고 했어. 그 투서의 주인공은 박수희라고 했어. 그래서 미셸 롱과 강민준은 박수희 집으로 향했단다.

장리철과 은명화 일행이 도망 중이라고 했잖아. 은명화는 장리철과 함께 아버지를 데리러 갔어. 아버지 신변도 그리 안전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거든. 그곳에서 장리철은 우연히 박현길을 만나게 되었단다. 장리철이 찾는 사람 중에 한 명이 박현길이었잖아. 박현길은 장리철을 보자마자 얼굴을 알아보고 공격을 했고, 장리철도 맞받아쳤지. 그들의 결투 끝에 박현길이 죽고 말았어. 박현길이 죽기 전에 계영묵과 조희순이 박수희 집으로 간다고 했어. 직업소개소장의 이야기를 듣고 장리철과 박수희를 추격하는 것이었지. 그래서 장리철은 박수희의 집에 갔지만, 그들은 없었고 미셸 롱과 강민준만 있었어. 가볍게 미셸 롱과 강민준을 제압했지. 사실 그들이 오기 전에 계영묵이 왔었는데, 아무도 없었는데, 잠시 뒤 유엔평화유지군, 즉 미셸 롱, 강민준이 와서 몸을 피한 것이었어.

장리철이 미셸 롱과 강민준을 제압하고 나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어. 미셸 롱과 강민준이 박수희를 만나러 왔다고 해서 박수희와 전화 통화를 하게 해주었어. 박수희는 그들과 통화를 하고, 장리철을 믿는 듯했어. 장리철은 그들을 풀어주고 은명화와 함께 박수희한테 합류하려고 했어. 장리철은 은명화와 함께 있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 은명화는 남조선에서 유학을 한 후에 취업을 못해서 귀향을 했다고 했어. 남조선에는 남자친구도 있다고 했어. 연락 두절 된지 한 달이 되었지만 말이야. 그리고 박수희와 은명화의 아버지는 김씨 왕조 붕괴 전에 력사 선생님이었대. 김씨 왕씨를 찬양했던 력사를 가르쳐야 했던 그들은 다른 과목 선생님들과 달리 김씨 왕조 붕괴 이후 교사 자리에서 잘리게 되었대.

 

4.         

‘눈호랑이 작전이라는 거그것은 마약을 몰래 남조선으로 빼돌리는 작전이란다. 그래서 남조선뿐만 아니라 해외에까지 손 뻗으려는 것이었어. ‘눈호랑이 작전 3개 조직이 몸담고 있었어. 조선해방군. 최태룡의 태림건설. 그리고 개성 섬유봉제협회. 그들은 장풍군에 모임을 갔기 위해 각자 장풍군으로 향했단다. 장리철과 은명화는 여기저기 사람들을 조사해서, ‘눈호랑이 작전 503호라는 정보를 알게 되었어. 장리철은눈호랑이 작전이 무엇을 이야기하는 줄은 몰랐지만, 503호는 무엇인지 바로 알았단다. 특수부대에 있을 때 암호로 쓰던 말인데 남쪽으로 파 내려간 땅굴을 뜻하는 것이었어. 그래서 장리철은 곧바로 추측을 할 수 있었단다. 그들이 1970년대 파놓고 버려진 땅굴을 우연히 발견했고, 그것을 이용하여 마약필수를 하려고 것이라고 추측했어. 장리철의 생각이 맞았어. 최태룡 일당들은 우연히 버려진 땅굴을 발견한 거야. 남쪽으로 쭉 뻗어 있는 땅굴 말이야. 마약을 몰래 남쪽으로 빼돌릴 수 있는 최고의 루트. 땅굴을 숨기기 위해서 건물로 위장을 하고 땅굴 정비를 해야 했어. 그 작업을 박수희의 아들과 문금옥의 남편이 한 거야. 그 작업이 끝나고 나서는 땅굴의 정체를 알고 있는 그들을 죽인 것이고 말이야.

그들의 격투는 어떻게 끝날까?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영화 시나리오 같다는 생각도 좀 들었어. 지은이가 영화를 염두에 두고 썼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하지만 아빠가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실망을 했단다. 아빠가 읽은 장강명의 다른 소설들에 비해 별로였단다. 소재는 좋았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약간은 뻔한 이야기로 이어졌어. 긴장감도 없고, 재미도 별로소설의 후반부는 빨리 읽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고, 결말도 예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단다. 그래서 아빠가 줄거리를 끝까지 적지 않고, 여기까지만 적으려고 한단다. 지은이 장강명의 다른 소설들로 인해 이 소설로 얻은 실망감을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남한 정부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지만, 갑작스러운 통일은 모두에게 재앙’이라고 남북 국민들을 설득했다. 남한 정부는 ‘전면적이면서 점진적인 통합 과정을 걸쳐 최종적으로 분계선을 없애고 완전 개방의 단계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김씨 왕조 시절의 북한은 불량 국가, 막장 국가였다. 김씨 왕조가 붕괴된 뒤 북학은 좀비 국가가 되었다. 국가라는 탈을 간신히 쓴 약육강식의 무정부 사회였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멕시코, 콜롬비아, 온두라스와 비교했다.
치안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 나라.
엄청난 양의 마약을 만들어 수출하는 나라.
마약 카르텔이 부패한 정치인들과 결탁한 나라.
사람들이 끊임없이 국경을 넘어 이웃 나라로 불법 이민을 시도하는 나라.
선진국 옆에 붙어 있는 최빈국
동북아시아의 악성 종양
몇 년 전까지 통일 전문가들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평가했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자, 아귀와 수라들의 축생도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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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기후 변화를 부정한다. 기후 변화의 현실을 보고도, 금세 관심을 딴 데로 돌려 외면해 버리는 것이다. 혹은 농담으로 넘겨 버리기도 한다. <세계 종말의 조짐이 계속 늘고 있군!>이 역시 외면의 한 방법이다.

기후 변화의 현실을 보고도, 인간은 영리한 동물이니 대기 중의 탄소를 안전하게 흡수하는 기적의 기술이나 태양열을 차단하는 마법과 같은 방법을 발명해 낼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한다. 내가 취재 과정에서 확인했던 이 같은 행동 역시 외면의 한 방법이다.

 

(33)

물론 우리는 섭씨 4도나 뜨거워진 세계의 모습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따르더라도 그 모습은 처참할 것이다. 기온이 섭씨 4도나 상승하면 2100년에는 해수면이 1미터, 어쩌면 2미터까지 상승할 것이고 그다음 세기에도 추가적인 해수면 상승이 일어날 것이다. 몰디브와 투발루 같은 몇몇 섬나라들이 물에 잠기고 에콰도르와 브라질, 그리고 미국 북동부와 캘리포니아,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해안 지역 상당 부분이 침수될 것이다. 보스턴, 뉴욕, 로스앤젤레스 광역권, 밴쿠버, 런던, 뭄바이, 홍콩, 상하이 등의 대도시들이 역시 침수 위기에 놓이게 된다.

 

(56)

자연이 말을 하는데 인간이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애석할 따름이다.

-       빅토르 위고

 

(75)

바로 여기에 내가 생각하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나는 이 강경한 이데올로그들이 정치 분야에서 행동하는 <온난화주의자들>보다 기후 변화의 중요성을 훨씬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고 생각한다. 온난화주의자들은 여전히 기후 변화 대응이 점진적이며 고통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따라서 화석 연료 기업은 물론이고 어느 누구와도 전쟁을 치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고수한다. 다음 논의로 넘어가기 전에 내 입장을 분명히 밝혀 두겠다. 세계의 기후 과학자들 중 97퍼센트의 의견에 따르면, 기후 과학과 관련한 허틀랜드의 판단은 완전히 엉터리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들이 정치와 경제에 엄청난 파급력을 미친다는 대목, 그리고 인간의 에너지 소비 형태는 물론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유주의 경제의 근본 논리에도 급진적인 변화를 요구한다는 대목에서는 이들의 판단이 정확하다 .부정론자들은 여러 가지 세부적인 내용을 왜곡하고 있지만(기후 변화론은 공산주의의 음모가 아니다. 곧 다루겠지만, 권위적인 국가 사회주의 체제는 끔찍한 환경 파괴를 자행하며 극단적인 자원 채취 활동을 강행했다.), 재앙을 피하기 위해 요구되는 변화의 범위와 강도를 돈 문제와 관련시켜 따지는 한, 이들의 판단은 정확하다.

 

(78)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편향이 확인된다. 적극적인 기후 과학자들의 경우 인간이 기후 변화의 주원이라고 보는 비율이 97퍼센트인 반면에, 경제 지질학자들(화석 연료 채취 산업의 상업적 이용을 옹호하는 지질 연구에 종사하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47퍼센트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진실이 지나치게 높은 정서적, 지적, 금전적 대가를 요구할 때 사람들은 부정론으로 기울기 쉽다. <어떤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 덕분에 봉급을 받고 있는 사람에게 그 사실을 이해시키기란 어렵다> 업튼 싱클레어의 유명한 말이다.

 

(86)

환경주의자들은 오래전부터 기후 변화가 빈부를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평형 장치로 기능하면서 모든 사람을 단합시키는 계기가 될 거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기후 변화는 정반대의 기능을 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 사회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양분된다. 결국 부자들은 풍족한 돈을 이용해서 횡포한 날씨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소소한 대비책을 마련해 가겠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갈수록 재해 대비 능력을 잃어 가는 국가의 처분만 기다려야 할 것이다.

 

(119)

이처럼 급속한 변화가 진행되는 동안, 기후 협상과 무역 협상은 마치 평행선을 그리듯 비슷한 속도로 진행되어 2~3년 사이에 각 분야에서 중요한 협의에 도달했단. 1992년 각국 정부는 리우에서 열린 제1 UN 지구 정상 회의에 참석하여 향후 기후 협상의 토대가 될 <UN 기후 변화 협약 UNFCCC>에 서명했다. 같은 해 북미 자유 무역 협정이 체결되어 2년 뒤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1994년에는 세계 무역을 관장하게 될 기구 설립에 대한 협상이 타결되었고, 그 이듬해 세계 무역 기구가 탄생했다. 1997, 최초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한 <교토 의정서>가 채택되었다. 2001년에는 중국이 세계 무역 기구의 정회원으로 가입하면서 1980년대에 시작된 무역 자유화의 흐름은 최고조를 맞았다.

 

(161)

1970년대 초부터 말까지, 세계 전역에서 가뭄과 홍수, 극단적인 기온 변화, 산불, 폭풍 등 656건의 자연재해가 발생했다. 반면에 2000년에서 2010년까지 10년 사이에 자연재해 건수를 무려 다섯 배나 많은 3,654 건으로 급증했다. 30년 사이에 이 정도면 그야말로 폭발적인 증가다. 단언컨대, 이 모든 재해를 <초래한 원인>은 지구 온난화다. 기후 과학자 마이클 만은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후 변화 때문에 특정한 형태의 극단적인 자연재해의 발생 빈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과학계는 가뭄, 강력한 허리케인, 초강력 태풍, 심각한 고온 현상의 빈번한 발생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닥치리라 예측하고 있다.>

 

(195)

독일 정부는 전국적 규모의 장기 계획을 시행하면서 에너지 시장에서 수익을 올리는 업체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재생 에너지 발전을 우선시하고 원자력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방식으로), 가격 통제를 실시하며(명백한 시장 개입이다), 잠재적인 재생 에너지 생산자들이 규모에 상관없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공정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런 이데올로기적인 이탈에도 불구하고(혹은 그 덕분에) 독일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 좌파당의 경제 정책 전문가로 에너지 전환에 열정적으로 몰두하고 있는 한스 티에 따르면, <거의 모든 예상치를 뛰어넘는 급격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환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다>.

 

(203)

원자력 발전소 시설은 오히려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을 지연시킬 수 있다. 사안의 긴박함을 고려하면 원자력 에너지보다 재생 에너지를 늘리는 것이 훨씬 빠르고 경제적이다. 제이콥슨은 이렇게 말한다. <원자력은 결코 탄소 배출로부터 자유로운 에너지가 아니다. 원자력 지지자들이 무슨 말로 현혹하더라도 이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우라늄을 채굴하고 운송하고 정련하는 과정, 게다가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과정에는 엄청난 양의 화석 연료가 투입된다. 원자력 발전소 한 기를 설계하고 건설하는 데 소요되는 10~19년 동안에는 줄곧 더러운 화석 연료를 생산한 전력이 소모될 것이다. (이에 비해 풍력 발전소 건설에는 일반적으로 2~5년이 소요된다.> 그는 이렇게 결론짓는다. <진정한 재생 에너지 시대를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원자력 시대의 도래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사이 빙하와 극지의 만년설은 계속 녹아내릴 것이다. 게다가 지구의 모든 사람 앞에는 더 위험한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255)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지구와 우리 신체를 구성하는 요소들 앞에서 스스로 무력한 존재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세계의 주인 혹은 운전자가 아니라 이 세계를 구성하는 취약한 일부임을 인정해야 한다. 인간과 자연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인정하면 상당한 행복과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이 문명적 도전의 깊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호주 정치학자 클리브 해밀턴이 말했듯이, 기후 변화와 관련한 이런 진실에 대면하게 되면 <인간과 지구 사이에 권력 관계가 우리가 지난 3백 년 동안 생각해 온 것과는 정반대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269)

환경 운동이 이처럼 정치적 소심함을 보이는 이유는 앞서 논의한 주제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까지, 강력하고 매력적인 자유 시장 논리가 환경 보호 운동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그 지적인 생명력을 깔아뭉갰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과학계가 도출해 낸 결론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완강한 고집 역시, 인간이 지구의 손아귀에 있는 게 아니라 지구가 인간의 손아귀에 있다는 문화적 담론의 위력을 키워 준다. 바로 이 담론 때문에 우리는 상황이 아무리 악화된다 해도 최후의 순간 우리를 구해 줄 동아줄(시장과 억만장자 사업자와 천재적인 과학자가 동시에 활약하는 최고의 조합)이 나타나리라 확신하고, 그걸 기대하면서 화석 연료를 찾아 점점 더 깊은 곳까지 지구를 파헤치는 것이다.

 

(367)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주입하는 방안을 일단 시작하면, 중단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만에 하나 중단했다가는 일종의 차양막을 쳐서 인위적으로 억제해 놓았던 온도 상승 효과가 한꺼번에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와, 인간이 점진적으로 적응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강렬한 햇빛이 지표면을 습격할 것이다. 동화에 나오는 마녀 이야기를 떠올려 보라. 부당한 방법으로 얻은 마법의 묘약을 마시면서 젊음을 유지하던 마녀가 묘약의 공급이 끊기는 순간 젊을 잃고 쭈그렁 할머니로 변하는 꼴이다.

 

(407)

환경주의 저술가 케네스 브라우어는 이렇게 말한다. <과학이 우리를 구할 거라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망상이다. 지금의 세대는 이 망상에 의지해 다음 세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자원을 제멋대로 탕진하고 있다. 이런 생각은 문명 세계로 하여금 환경 재앙을 향한 확고부동한 행진을 계속하도록 만드는 안정제다. 이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을 가로막는다. 현실적인 해결책은 인간 행동은 변화시키는 힘겨운 활동 속에 있다.> 게다가 그러한 망상은 한술 더 떠서 <만에 하나 지구 공학이 실패하더라도 옮겨 갈 곳이 있다>며 우리를 안심시킨다.

 

(492)

공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 보자. 세계 보건 기구 WHO는 위험한 대기 오염 물질 초미세 미립자의 안전 기준을 평방미터당 25마이크로그램 이하로 정하고, 3백 마이크로그램을 초과하면 위험 수준이라고 경고한다. 2014 1월 베이징의 발암 물질 농도가 671 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다. 흔히 구할 수 있는 마스크로는 호흡기 질환이나 8세 미만 아이들의 폐암 발생을 예방할 수 없다. 한편 상하이는 대기 중 미립자 농도가 평방미터당 450 마이크로그램을 넘어서는 경우 자동적으로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휴업에 들어가고 연주회와 축구 경기 등 대규모 옥외 집회가 취소되도록 비상조치를 도입했다. (베이징에는 이런 제한 조치가 마련되지 않았다.) 공산당 고위 공무원이었다가 지금은 은퇴한 첸 지핑은 2013 3월 대기 오염이 중국의 사회 불안을 조성한다는 점을 시인했다.

 

(540)

하지만 지구 상에서 손꼽힐 만큼 가난하고 각종 권리를 체계적으로 박탈당해 온 사람들에게 기후 변화로부터 인류를 지키는 구원자가 되어 달라고 요구하는 우리는, 정작 그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원주민들이 힘들게 따낸 권리를 이용하기만 하고 그들에게 아무런 보답을 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관계 역시 또 다른 착취가 아닐까? 탄소 상쇄 제도와 관련한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환경>을 명목으로 내세운 새로운 관계가 결국은 예전의 패턴을 고스란히 답습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사례는 대단히 많다.

 

(614)

인간이 개입하지 않으면 다양한 식물이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뒤섞여 자라나며, 다년생 식물이 생명을 이어 가듯 해마다 자신이 종자를 퍼뜨리고 뿌리를 더욱 깊게 뻗는다. 다양한 식물들이 뒤섞인 채 원래의 자리를 지킴으로써 토양은 건강과 안전성, 비옥함을 유지한다. 식물의 뿌리가 토양을 굳건하게 잡아 주기 때문에 식물이 뿌리내린 토양은 그렇지 않은 토양보다 빗물을 훨씬 더딘 속도로 안전하게 흡수하고, 섞여 자라는 서로 다른 식물들이 서로 다른 기능을 통해 토양의 산출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콩과 식물과 토끼풀 같은 일부 식물들은 생장에 필수적인 질소 유지 기능이 탁월하다), 해충과 침입성 잡초를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619)

실로 인간은 놀라운 회복력을 가진 존재, 어떤 역경도 딛고 일어날 수 있는 존재다. 우리는 역경을 헤치고 살아갈 능력과 아드레날린이라는 소중한 선물,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기회라는 호사를 허용하는 수많은 생물학적 중복성을 타고났다. 지구의 바다나 대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생존과 번성이 동의어가 아니듯, 생존과 행복 역시 동의어가 아니다. 앞서 보았듯이, 수많은 종들에게 생존한다는 것은 단순히 자양분을 공급받고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생태계에 관용의 사례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 관용이 무한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적절히 주의하고 관리하면 우리는 놀라울 만큼 유연하게 구부러지고 펴진다. 그러나 고장이 나기도 한다. 그것은 우리의 육체도, 우리를 지탱하는 사회와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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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2 얼음과 불의 노래 1
조지 R. R. 마틴 지음, 이수현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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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 이제 왕좌의 게임 2권의 이야기를 해줄게. 짧게 이야기해주려고 노력할게. 그런데, 생각해보니, 왕좌의 게임 2권짜리 소설을 드라마 10부작으로 만들었으니, 짧게 하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도 드는구나.

이 소설의 구성은 중요 등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 나간단다. 그래서 소제목이 등장인물의 이름으로 되어 있어.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듯한 이야기 구성이었어. 지은이는 자신의 소설이 성공할 것을 예상하고 처음부터 드라마나 영화 제작을 생각한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구나. 아무튼, 소설의 구성이 그러니 아빠도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줄게.

먼저, 칼리시가 된 대너리스. 이래저래 화가 잔뜩 난 오빠 비세리스를 위로해준다고 만찬과 선물을 준비했어. 하지만 오히려 비세리스는 이것에 더욱 화를 냈단다. 자신은 왕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도 그런 대접을 안 해 줘서 혼자 화를 내는 것 같았어. 말다툼을 하다가 대너리스가 비세리스의 뺨을 때리기까지 했단다. 화해를 하려다가 오히려 더욱 사이만 멀어지고 말았어.

대너리스는 시간이 흐르면서 배가 많이 불러왔단다. 도트락 족의 의식에 따라 살아 있는 말의 심장을 먹기도 했어. 그래야 튼튼한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믿었거든. 이제 대너리스는 완전히 도트락 사람이 다 된 것 같더구나. 그날 저녁 다시 비세리스가 찾아왔어. 여전히 화를 삭이지 못하고 있었단다. 다시 난리를 피웠고, 칼 드로고는 표정하나 바뀌지 않고 비세리스를 제압했어. 그렇게 왕이 되고 싶다면 금관을 씌워주겠다면서, 금을 녹여서 그 뜨거운 금을 그대로 비세리스 머리에 부었단다. 그렇게 비세리스는 죽고 말았어. 그 장면을 대너리스는 모두 보고 있었어. 대너리스는 오빠 비세리스가 진정한 용의 후예라고 하면 뜨거운 녹인 금에 죽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용의 후예가 불에 죽는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지. 대너리스는 오빠가 죽은 슬픔보다 오빠가 용의 후예가 아니었다는 것이 더 충격적이었던 것 같더구나.

 

1.

의식은 돌아왔지만, 척추를 다쳐서 걷지 못하는 브랜. 브랜을 위해 특수 제작한 안장을 선물해주었고, 그것을 이용하여 브랜은 말을 탈 수 있었단다. 물론 막 달리지는 못하고 조심스럽게 타야만 했어. 형 롭, 테온과 함께 사냥을 나서기도 했는데, 혼자 뒤떨어져 있다가 야인들에게 포위를 당해 위험에 빠지기도 했는데 때마침 롭이 와서 위기를 모면했고, 야인들은 한 명만 포로로 잡고 나머지는 싸움 중에 죽었단다.

한편, 티리온은 캐틀린에 잡혀서 캐틀린의 여동생 라이사의 성에 갇혀 있는 신세였잖아. 티리온은 잔꾀가 많은 사람이야. 캐틀린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이용하여 신의 결투를 통한 재판을 하자고 했어. 결투를 해서 티리온이 죄가 있다고 하면 신의 도움으로 티리온이 지게 한다는 것이지. 하지만 티리온은 자신은 키가 작아서 대신 싸울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고, 티리온과 함께 온 용병 브론이 대신 싸우겠다고 했어. 이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캐틀린은 티리온은 자신의 죄수라고, 그리고 지금은 살려 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동생 라이사에게 이야기했지만, (1권 이야기할 때 이야기했지? 라이사는 정신적으로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받아들여지지 않았어. 그래서 결국 결투는 진행되었고, 브론이 승리를 하여 티리온은 풀려나게 되었단다. 그들은 다시 킹스랜딩으로 향했어.

..

블랙캐슬에서 북쪽의 장벽 생활을 하고 있는 존 스노우. 믿음과 우정을 키워나가며 동료들에게 신임을 얻게 된단다. 특히 왕따를 당했던 샘웰을 보호해주었어. 정찰 나갔다가 소식이 끊긴 숙부 벤젠 스타크존 스노우의 다이어울프(이름은 고스트)가 벤젠 스타크의 부하의 손을 물고 나타났어. 그래서 존 스노우와 일행은 정찰을 떠났단다. 그곳에서 죽은 벤젠 스타크의 부하 두 명의 시신을 발견하고 장례를 치르기 위해 그 시신을 블랙캐슬로 가지고 왔단다. 그날 밤 이상한 소리에 존 스노우는 잠에서 깼는데그 소리는 자신의 다이어울프가 밖에 나가려고 문을 긁는 소리였어. 존은 문을 열고 밖을 나가 보았어. 지휘자 중에 한 명인 모르몬트 경이 아까 그들이 수습했던 시신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거야. 시신은 괴기한 모습의 괴물로 변해서 공격을 했어. 존 스노우가 다이어울프와 합심해서 그 시신을 공격했단다. 하지만 그 시신은 죽지 않았어. 불에 집어넣었더니 그제서야 불에 타서 죽었단다. 그 일로 모르몬트 경에게 신임을 얻은 존 스노우는 모르몬트 경으로부터 명검을 받게 된단다.

 

2.

제이미의 공격으로 정강이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에다드는 칠 일 만에 깨어났단다. 그 사이에 제이미는 킹스랜딩을 떠나 도망을 가버렸어. 로버트 왕은 에다드를 병문안 와서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면서 수관 자리를 다시 맡아달라고 했단다. 다리를 절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회복한 에다드는 다시 존 아린의 죽음을 조사하고, 존 아린이 죽은, 아니 죽임을 당한 이유를 알게 되었어. 로버트 왕과 세르세이 왕비의 아이들인 조프리, 토멘, 메르셀라 모두 로버트 왕의 아이들이 아니었던 거야. 그들은 모두 제이미의 아이들이었던 거야. 그 사실을 알게 된 존 아린은 그만 그들에 의해 죽고 만 것이라는 것이 에다드의 생각이란다. 이 놀라운 사실을 왕에게 알려야 하나 그때 로버트 왕은 사냥을 한다고 성을 비운 상태였단다. 에다드는 왕비를 따로 만났어. 에다드는 상당히 냉정한 사람이면서도 악한은 될 수 없었나 봐. 에다드는 왕비에게 자신이 밝혀낸 사실을 이야기하고 로버트 왕이 돌아오기 전에 떠나라고 했어. 왕비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어. 오히려 에다드에게 충고를 했어. 왕좌의 게임에는 중간은 없다고.. 이기거나 죽거나.. 둘 중에 하나라고

언제나 일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흐르는 법. 사냥 나갔던 로버트 왕이 중상을 입고 돌아왔어. 로버트 왕은 에다드를 불렀어. 에다드는 이제 막 회복하고 있는 상태였잖아. 목발을 쥐고 절룩거리면서 왕의 침실로 갔어. 로버트 왕의 상태는 생각보다 더 심각한 상태였단다. 에다드가 보기에도 가망이 없었어. 그런데 그 중상이 멧돼지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하니 너무 허망했단다. 로버트는 모든 사람을 물리고, 에다드만 남기고 유서를 남겼단다. 로버트 왕은 조프리가 어른이 될 때까지 섭정 역할을 에다드에게 부탁을 했단다. 그 상황에서로버트 왕이 죽어가는 그 상황에서에다드는 자신이 알아낸 사실, 조프리의 친부는 제이미라는 것을 말 할 수가 없었어.

그는 생각해봤어. 자신이 섭정을 하게 된다면, 부상당한 몸에 주변에 측근이 없는 상황에서 섭정을 하게 된다면 왕비를 비롯한 반대파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그래서 발 빠르게 에다드는 조치를 취했어. 먼저 왕의 동생인 스타니스에게 편지를 썼어. 왕이 죽고 나면 그의 후계자는 동생인 스타니스라고 생각했거든. 조프리는 로버트 왕의 아들이 아니니까 말이야. 그리고 피터 베일리시 공에게 도움을 부탁했어. 그래야 일단 군사력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

결국 로버트 왕은 죽었단다. 에다드는 로버트 왕이 죽은 이후 유서를 바탕으로 협의회를 열었어. 하지만 조프리는 별도로 회의를 열었어. 아무래도 왕비가 조정했겠지. 조프리와 에다드 사이에는 긴장감이 흘렀어. 그리고 그때 도움을 청했던 피터 베일리시의 칼이 에다드의 목을 겨눴단다. 피터의 배신…. 에다드는 꼼짝할 수 없었어. 에다드는 반역죄로 감옥에 갇히고 말았고, 조프리는 왕위에 올랐단다. 성품 점수 빵점이 조프리는 왕이 되자, 더욱 폭군의 모습을 보여주었단다.

그 시간에 아리아는 스승 시리오과 검술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군사들이 쳐들어 왔어. 낌새를 챈 시리오는 아리아를 도망 보내고 혼자서 군대를 상대했단다. 그래서 아리아는 그곳에서 도망을 쳤어. 산사는 꼼짝없이 왕비 세르세이에게 잡혔어. 그리고 왕비의 협박에 의해 오빠인 롭과 엄마 캐틀린에게 편지를 보냈단다.

 

3.

어느날 아버지 에다드가 반역죄를 감옥에 갇혔다는 소식을 들은 롭은 곧바로 전쟁 준비를 했단다. 브랜과 학사에게 윈터펠을 맡기고 군사들을 이끌고 킹스랜딩으로 떠났단다. 한편 동생의 성에게 길을 떠나 윈터펠로 돌아오던 캐틀린은 킹스랜딩으로 향하고 있던 롭과 재회하게 된단다. 캐틀린도 롭과 함께 다시 킹스랜딩으로 향했어. 롭은 군대를 이끌되,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엄마의 조언을 많이 받았단다. 그들이 킹스랜딩으로 가는 길은 쉬운 길은 아니었어. 길목에 트윈스의 성이 있는데, 그곳을 공짜로 건널 수는 없었어. 그렇다고 무작정 돈으로 해결하는 것도 아니었지. 그 성의 주인인 프레이 공과 협상을 해야 해. 프레이 공은 욕심 많은 아흔 살의 노인이었단다. 부인도 여러 번 바꾸고 현재 부인은 십대 소녀였어. 그에게는 많은 딸과 아들들도 있었단다. 프레이 공과 협상을 하러 캐틀린이 갔단다 프레이 공은 스타크 가문과 연을 맺고 싶어했어. 그래서 자신의 성을 지나가는 대신 롭과 자신의 딸 중에 한 명과 결혼을 해야 한다고 했어. 캐틀린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 롭도 그것을 받아들였지. 그렇게 결혼을 약속하고 롭의 부대는 트윈스의 성을 지나갈 수 있었단다.

.

한편, 산사는 왕비와 조프리를 찾아가 아버지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빌고 또 빌었어. 산사가 그동안 욕심 많은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애를 쓸 수 있는 이는 산사뿐이었단다. 결국 조프리는 에다드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면 죽이지 않고 북쪽 장벽으로 보내겠다고 약속을 했단다. 바리스 공은 이 소식을 가지고 감옥으로 향했어. 명예를 중요시하는 에다드 공은 조프리에게 굴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딸들이 눈에 밟혔어. 자신은 죽고 나면 그만이지만, 조프리의 손아귀에 있는 딸들을 생각하자니 생각이 복잡해졌어. 결국 조프리의 뜻대로 하기로 했어. 없는 죄를 인정하기로 했단다.

티리온과 브론은 킹스랜딩 가는 길에 야인들의 무리들에게 포위당했지만, 티리온은 이빨로 그들을 설득시켜서 야인들을 데리고 아버지 타이윈 공의 부대를 찾아갔어. 타이윈 공은 난장이 아들인 티리온을 늘 못마땅하게 생각했어. 티리온은 브론, 그리고 함께 온 야인들과 함께 타이윈 공의 부대에 합류했단다. 그들은 롭이 이끄는 부대와 싸우게 되었어. 타이윈 공은 티리온에게도 한쪽을 맡게 했단다. 전투는 치열했어. 티리온은 전투 중에 부상을 입고 정신을 잃었어. 그가 다시 깨어나보니 이미 전투는 끝나 있었어. 그리고 아버지 타이윈 공이 자신을 취약한 곳을 맡게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자신을 미워해서 그렇게 위험한 지역을 맡게 했다는 사실그래도 다행히 죽지 않았던 거야…. 롭의 부대와 싸운 줄 알았던 그들.. 알고 보니롭의 본진이 아니었어. 론의 본진은 제이미 위치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어 그쪽을 공격했단다. 기억할 지 모르겠지만, 제이미가 에다드에게 중상을 입힌 후 킹스랜딩을 떠나 도망쳤잖아. 롭의 부대는 수적으로 적은 제이미를 공격하였고, 제이미를 생포하게 되었단다. 어찌 보면 커다란 수확이었어. 제이미라면 에다드와 서로 맞바꿀 수 있기 때문이야.

 

4.

한편, 아리아는 성에서 도망 나온 이후 킹스랜딩 주변을 돌아다녔어.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던 거야.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에 대한 공개 재판이 있었어. 제프리와 왕비를 비롯하여 왕족들이 모두 참석했고, 그 옆에는 언니 산사도 있었어.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려고 모여 있었어. 아리아도 그 군중 속에 있었지. 아버지 에다드는 사전에 약속한 대로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었어. 그런데 왕 조프리는 사전에 약속한 대로 에다드를 살려주지 않았단다. 반역죄로 참수형을 내렸고, 일말의 틈도 주지 않고 곧바로 형이 진행되었단다. 옆에서 아리아뿐만 아니라 왕비도 말렸지만, 조프리는 꿈쩍하지 않았어. 그렇게 에다드는 죽고 말았단다. 아빠도 이 장면을 드라마로 볼 때 그야말로 충격이었단다. 지금까지 이야기는 에다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는 누가 보나 주인공이었거든그런데 주인공이 죽다니그가 죽기 직전까지설마라는 생각을 했는데, 가차없더구나.

아리아는 그 현장에 있어서 큰 충격을 받았어. 우연히 그 자리에 있던 에다드의 친구 요렌이 아리아를 알아보고, 아리아의 눈을 가려주었어. 그리고 요렌은 아리아를 그곳에서 대피시켰단다.

긴 머릿카락을 자르고 남자아이처럼 행세하라고 했어.

에다드의 죽음 소식은 온 나라로 퍼졌단다. 소식이 윈터펠에 오기 전에 브랜과 동생 리콘은 아버지가 지하 묘지에 있는 꿈을 꾸었단다. 그리고 곧 아버지의 비참한 소식이 전해졌단다.

산사는 조프리에 대한 강한 분노와 적개심을 갖게 되었어. 그러면서도 자살 생각을 하기도 했어. 하지만 산사는 그 성에 있으면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어. 조프리는 산사를 조롱하면서 여전히 약혼자로 생각했어. 지금까지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 최고의 악인을 뽑으라고 하면 조프리가 단연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단다.

존 스노우 역시 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격분해서 탈영을 했어. 하지만 샘을 비롯한 친구들이 같이 탈영을 하겠다고 해서 다시 블랙캐슬로 돌아왔단다. 그리고 캐틀린에다드의 죽음을 가장 슬퍼할 사람.. 캐틀린.. 남편의 죽음에 슬퍼하고 라니스터 가문에 분노를 하지만, 결국 포로로 데리고 있던 제이미를 죽이지는 못했어. 여전히 킹스랜딩에는 자신의 딸들이 있으니까 말이야. 냉정을 되찾은 캐틀린은 여전히 라니스터 가문과 협정을 원했어. 하지만, 롭과 장수들은 전쟁을 원했단다.

그리고 에다드를 따르던 장수들은 롭을 북부의 왕으로 추대했단다.

 

5.

대너리스는 오빠가 죽은 이후에 완전히 도트락 사람이 된 것 같았어. 그들과 잘 어울리고 칼라시의 역할도 잘 해냈어. 어느날 시장에서 포도주 상인이 건네주는 포도주를 먹으려다가 낌새를 챈 조라 경이 상인에게 먼저 포도주를 먹으라고 했더니, 그 상인은 먹지 않고 도망쳤어. 하지만 이내 잡혔고 결투 중에 죽었단다.

칼 드로고가 속한 도트락 족들은 전투에서 이기면 상대 적을 무차별하게 죽이고 강간하고 약탈을 일삼지 않는단다. 그들을 노예로 삼는 것은 물론이고 말이야. 이런 장면을 본 대너리스는 그 잔인함에 참을 수가 없었어. 대너리스는 칼리시의 자격으로 그것을 못하게 했어. 칼의 부하들은 대너리스의 명령에 반항을 했단다.

어느날 칼 드로고는 전투 중에 가벼운 부상을 입게 되었어. 칼 드로고의 부상.. 가벼운 것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나봐. 점점 상태가 안 좋아졌어. 대너리스는 노예 중에 영매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영매의 도움으로 칼 드로고를 살리려고 했어. 하지만 칼 드로고는 점점 안 좋아져서 정신까지 잃게 되었어. 그의 부하들도 동요를 했고, 대너리스의 위치도 불안했어. 칼 드로고의 상태가 안 좋아질수록 대너리스는 그녀가 살려준 영매에게 의지를 했어. 하지만 나중에 영매로부터 배신을 당한 것을 알게 되었어. 영매가 시키는 대로 했는데 남은 것은 식물인간이 된 칼 드로고뿐대너리스는 뱃속의 아이마저 잃고 말았단다. 대너리스는 그 영매에게 따졌어. 살려주었더니 왜 배신을 했냐고.. 그 영매는 자기 부족들을 다 짓밟고, 죽이고, 약탈하고 몇 명 살려주었다고 그것이 살려준 것이 아니라고 했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부족에 대한 복수였던 거야. 식물인간이 된 칼 드로고는 더 이상 도트락 족의 리더가 아니었어. 이미 많은 무리들이 그들을 떠나고 몇 명만이 그들 곁을 지키고 있었어. 대너리스느 칼 드로고와 단 둘이 있을 때 이불로 입과 코를 막아 죽였단다. 대너리스는 그것이 그 순간의 유일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칼 드로고의 장례식을 했어. 그들의 장례 문화는 화장을 하는 거야. 크게 장작을 쌓고, 시신을 불에 태웠어. 대너리스는 자신을 배신한 영매를 같이 화형에 처했단다. 그리고 그 뜨거운 불덩이 속으로 결혼식 때 받은 용의 알이라고 부르는 돌들을 가지고 들어갔단다. 대너리스는 이미 자신이 용의 후손이라는 것을 알았던 것 같아. 드라마에서 본 장면이 생각나는구나. 불에 무척 뜨겁게 달궈진 용의 알을 손으로 만졌는데 아무렇지 않았던 장면.. 아무튼 시간이 지나고 불이 모두 타고 연기만 남은 잿더미에…. 대너리스는 불에 타지 않고 그대로 앉아 있었단다. 그리고 대너리스의 곁에는 알에서 깨어난 아기 용 세 마리가 있었어. 대너리스가 바로 용의 진정한 후손이었던 거야. 그 현장에 있던, 조라 경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깜짝 놀랐어. 불에 타지 않는 사람도 처음 봤고, 용도 처음 봤으니까 말이야. 그렇게…. 소설을 끝이 났단다. 이야기는 다음 시리즈로 이어지게 된단다. 다음 시리즈도 읽어봐야겠구나. 드라마로는 여기까지가 시즌 1의 이야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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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153)

홍범도는 봉오동 전쟁에서 크게 승리한 뒤인 1920 7월 주민 환영식에서 부하들에게 당부했다. 그의 동포애와 무인의 풍모를 살피게 한다.

나는 국권회복에 뜻을 둔 지 이미 10년의 세월이 지났으며, 공연히 독립의 의군을 일으켜서 한족의 독립을 절규한 지 1년 반이 지났다. 그간 고국의 산천을 떠나서 타국의 산천에 유리곤빙하여 비참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우리 동포로부터 금곡의 의연을 받은 것이 참으로 심대한 바 있다. 이제 만일 우리들의 소지(素志)가 좌절되거나 일본 내지 세계 각국의 조소의 대상이 되면 반드시 이것이 우리들의 마음으로부터의 고통스러운 바가 될 뿐만 아니라 우리 의군을 위하여 금곡을 제공하고 자기의 생활에 고통을 받고 있는 우리 동포들에게 무슨 면목이 있겠는가?

동포는 우리들에 대하여 독립의 미명을 빙자한 강도단이라고 하여 우리를 버릴 것이고, 그리하여 우리는 마침내 천지에 몸을 둘 곳이 없기에 이를 것은 불을 보는 것처럼 분명한 일이다. 우리들 독립의군의 일단(一團)은 일의 성,불성을 논하지 않고 오직 죽음이 있을 뿐이다. 나는 최후의 한 사람까지 소지 관철에 분투함으로써 한족 독립을 최후까지 힘을 다하여 외쳐, 죽은 후에야 그쳐야 한다는 것을 항상 부하에게 훈시하고 있다.”

 

(184)

장세윤 박사는 청산리 전쟁의 주역은 북로군정서가 아닌 홍범도라는 주장을 편다.

 

홍범도 부대는 김좌진 부대와 같이 청산리 전쟁에서 크게 활약하였다. 어떤 면에서 청산리 독립전쟁의 주역은 북로군정서 부대가 아니라 오히려 홍범도와 그를 중심으로 한 여러 독립군 부대들이라고 할 수 있다. 북로군정서 군대가 독립군의 단위부대로서는 가장 큰 규모이며 기관총과 박격포까지 갖추고 있어 강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본군과의 전투 직전에 수백 리에 이르는 길을 강행군하여 이동하였고 도착 직후는 심한 식량난에 시달려야 했다. 반면 홍범도 부대는 9월 하순 가장 먼저 청산리 일대에 도착하여 훈련과 식량조달 등 적과의 전투에 대비하고 있었다.

 

청산리 전쟁의 ‘3주역이라 할 홍범도, 김좌진, 이범석은 독립운동 과정에서 각기 다른 행보를 걷다가 청산리에서 연합군 지휘자의 위치에서 일제와 싸워 대첩을 이루었다.

 

(283-284)

다음은 카자흐스칸 크즐오르다 시 문서보관서에 소장되어 있는 홍범도 관계문서철 내용을 번역한 것이다.

 

직업 : 혁명가

이 사람에 대해서는 독자를 사로잡는 책을 쓸 수도 있고(실제로 이런 글이 <레닌기치>에 나오고 있음), 훌륭한 전기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즉 이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에 대하여 말하게 하자는 것과 독자들로 하여금 빨치산의 대열에 들어 있는 사람이라는 짧은 구절의 이면에 깔려 있는 의미를 스스로 되새기게 하자는 것이다.

첫째로 명기할 사항은 직업:직업적 혁명가라는 사실이다. 이 사람은 그와 같이 긴장, 걱정, 궁핍 그리고 위험으로 가득 찬 생을 살았던 것이다. 이러한 삶은 노동자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자신을 남김없이 불사르겠다는 위대한 목표와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알고 증오할 줄 아는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홍범도의 자서전과 그에 대한 조회사항들에서 발췌한 것을 다음과 같이 공개한다. 이 서류들의 원본은 러시아 사회주의연방(원동) 국립중앙문서보관소와 톰스크에 보관되어 있다.

 

붉은 전위대 및 붉은 빨치산 조회서 제05606

성명 : 홍범도

난해, , : 1868 8 27

민족 및 출생지 : 조선 사람, 조선 평양

사회 신분 : 무산 농민

교육 : 일반, 군사, 전문-독학

직업 : (전문) 혁명가

연금 생활 시작 연도 : 1929

당 가입 및 당증번호 : BKll(6)no No,57842(소련공산당(볼세비크) /베제 578492)

가족 사항:부인, 리인복 60

1919-1920년 사이 빨치산 부대에 소속되어 있었음

1921-1922년 사이 위와 같음

포상 회수 및 내용 : 무기 및 돈. 1922년 모스크바에서 금화 100루블 포상 받음

일반 교육 및 정치 교육을 받기 위해 다년 학교 : 정치 학교

서명 : 홍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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