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마 님의 책을 읽는 중에

MBC 사장 해임안 소식을 들었다.

이제 이용마 님의 건강만 회복하면 된다.





* 사진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bk55RbxiQdI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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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11-14 0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원합니다. 건강해지시면 좋겠어요..
 















(194)

기차가 떠났다니 <기차는 8시에 떠나네>라는 노래가 생각나네요. 이 노래는 몇 해 전 텔레비전 연속극의 주제음악으로 쓰인 후 널리 알려졌고, 애절한 가사와 가락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아련한 파문이 일게 했지요. 가사를 우리말로 번안해서 어느 가수가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의 배경을 하는 학생 있나요? 이 노래는 그리스의 테오도라키스의 작품인데 그는 민주화되기 전인 1960년대 그리스 독재 정권에 저항하던 음악가입니다 만나기로 약속했으나 기차가 떠나도록 오지 않는 연인, 아마도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연인을 기다리던 여인의 애달픈 마음을 그린 노래인데 사실 단순한 사랑 노래가 아니라 오지 않는 연인은 민주화 운동가를 상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1970년대 민주화 운동과 음악의 상징이던 김민기 선배, 그리고 그의 노래 <아침이슬>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김민기를 아는 학생은 있나요? 최근에 독일의 문화훈장이라 할 영예로운 괴테메달을 받았지요. 우리나라 전체의 명예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15)

특히 1863년에 집필한 <20세기의 파리>라는 작품은 그(쥘 베른)가 출판을 꺼려서 잊혔다가 1989년에 발견되어서 흥미를 끌었습니다. 집필 수 무려 131, 그가 타계한 지 89년이 지나서야 출간되었는데 자동차, 고층건물, 고속열차, 복사기, 인터넷을 연상하는 통신망 등이 등장할 뿐 아니라 대기오염, 인간의 소외 등과 함께 과연 물질문명이 인간의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적 시각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통찰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53)

이처럼 물질을 뜨겁게 하면 빛을 냅니다. 물질이 에너지가 높아지니까 빛이란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이때 빛이 완전히 파동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거동이 있습니다. 여기서 자세히 논의할 수는 없지만 파길이별로 내비치는 빛의 세기를 맞출 수 없고 빛의 전체 에너지가 무한히 커지게 되는 따위의 문제가 생깁니다. 플랑크는 빛의 파동이 아니라 알갱이처럼 에너지를 지닌다고 생각해서 이러한 문제를 멋지게 해결했고, 이에 따라 양자역학의 창시자라 인정을 받게 됩니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빛전자 효과(광전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쇠붙이에 빛을 쬐면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을 말하는데, 쇠붙이에 묶여 있던 전자가 빛을 받으면 에너지가 높아지니까 묶임을 끊고 도망 나오는 겁니다. 그것을 빛전자라고 하는데 나오는 거동을 보면 빛을 파동이라고 생각하면 설명할 수 없는 성질이 있습니다.

 

(322)

먼저 혼돈이론, 더 일반적으로는 비선형동역학의 성격부터 다시 강조하지요. 상대성이론은 시공간 개념을 수정했고 양자역학은 고전역학이라는 방법을 바꿨습니다. 각각 기존의 서술 기반이나 양식을 대체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의미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혼돈은 고전역학의 기반이나 양식 따위를 대체한 것이 아니라 고전역학 자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어요. 자연을 기술할 때 그동안 전제하고 있던 생각, 곧 자연현상은 결정론적이고 예측할 수 있다는 믿음이 타당하지 않음을 보여 줍니다. 말하자면 양자역학처럼 고전역학 자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고전역학 안에서 기존의 해석이 잘못되었음을 말해주는 거지요. 이에 따라 물리학 내부에서 보면 혼돈이론은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만큼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볼 수 있는지의 문제도 논란이 있어요. 물론 결정론과 예측 가능성이라는 전제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지만 패러다임이라는 측면에서 명백하다고 보기는 좀 어렵습니다.

 

(352)

통계역학이란 많은 구성원들로 이뤄진 뭇알갱이계를 거시적 관점에서 다루는 이론 체계입니다. 이러한 뭇알갱이계로서 다양한 고체와 액체 등 응집물질, 특히 생명현상을 보이는 생체계에 대한 이해와 해석은 결국 정보와 엔트로피에 결부되어 있지요. 따라서 통계역학은 바로 엔트로피와 정보를 다루는 물리학의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소개한 모든 것이 정보라는 말처럼 21세기에는 자연을 해석하는 데에서 정보와 엔트로피가 핵심적 구실을 하리라 여겨지며, 통계역학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정보기술, 나노기술, 생물기술 등 현대 기술은 대부분 통계역학과 양자역학이 바탕을 이룬다고 할 수 있습니다.

 

(354)

일상에서 흔히 에너지 위기라고 말하는데 에너지란 없어지지 않으므로 에너지가 부족하다’, ‘에너지가 비싸다등의 말은 엄밀하게는 옳지 않은 표현입니다. 문제는 에너지가 아니라 엔트로피입니다. 에너지를 사용하면 엔트로피가 증가합니다. 에너지 자체를 소비해 버리는 것이 아니고 쓰기 좋은 형태에서 쓰기 나쁜 형태로 바꾸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엔트로피를 증가시키지요. 다시 말하면 전체의 전보를 일부 잃어버리는 셈입니다. 여러분이 공부를 하는 목적도 정보를 얻으려 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여러분의 엔트로피는 줄어들지만 환경의 엔트로피는 늘어날 겁니다. 아무튼 이러한 정보와 엔트로피는 인간의 삶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499)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원자력이란 말을 넣어서 원자력발전, 원자력문화재단 등으로 부르지요. 가만히 보니까 좋게 보이려는 건 원자력이라고 하고, 뭔가 나쁜 얘기를 하려면 핵이라는 말을 씁니다. 농담 같지만 정부와 언론, 모두 그런 것 같습니다. 예컨대 북한이 핵 개발을 한다고 말하지 원자력을 개발한다고 하지 않습니다. 똑 같은 건데 느낌이 다르지요.뭔가 나쁜 느낌을 주려 할 때 핵이라고 하는 듯합니다. 핵 발전소가 아니라 원자력발전소인데 나쁜핵폐기물이 나오면 안 되겠지요. 그렇다고 원자력 폐기물이라 하면 원자력도 나쁘고 위험한 것으로 들리니 방사성폐기물이란 말이 적당하겠네요. 이런 것을 보면 현대사회에서 기술의 문제가 많은 경우에 정치적 문제와도 깊이 연결됨을 할 수 있습니다.

 

(514)

우리 일상에서도 이러한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컴퓨터가 발전하면 사람이 해야 할 일을 훨씬 빠르게 처리해 주니까 효율이 높아져서 우리의 삶이 더 편해지리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반대에 가깝습니다. 나도 직접 느끼고 있는데 교수도 컴퓨터가 발전할수록 점점 살기 힘들어집니다. 옛날이라면 이 정도 하면 되는 일인데 컴퓨터 때문에 훨씬 많인 해야 합니다. 더 해야 하는 일을 컴퓨터가 알아서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그만큼 컴퓨터를 작동해야 하므로, 실제로 노동 강도가 증가한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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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특히 우리 사회에는 극도의 실용주의가 만연해서 과학의 존재 이유가 실용성이라고 왜곡되어 있어 안타까운데, 이는 삶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기본 교양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학과 현대사회의 발전에는 과학적 사고, 곧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와 함께 자유로운 상상력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인문학과 과학, 예술, 사회와 삶 등에 대한 폭넓은 공부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대학에서뿐 아니라 고등학교 과정에서부터 이른바 문과, 이과를 구분하는 교육제도는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15)

우리는 인류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인류는 과학의 발전과 기술의 산업화, 이들과 사회와의 밀접한 상호작용을 통해 한 차원 높은 세계로 올라갈 수도 있고, 아니면 파멸의 길로 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인은 막중한 시대적 사명을 지니고 있으며, 여기서 과학에 대한 인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과학의 올바른 활용을 위해서 과학은 사회 전체의 공유물이 되어야 하며,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과학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이해를 가져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과학 지식이 아니라 편협한 실증주의를 넘어서서 진정한 합리주의로서의 과학적 사고를 뜻하는 것이며 최근 우리 사회를 볼 때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27)

이와 관련해서 자연과학은 사실 공학보다 인문학에 더 가까운 편입니다. 현대사회에서는 현실적으로 과학이 공학, 기술과 깊은 관련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문학, 철학, 예술 등 인문학과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의 단과대학 편재에 문리과대학이 있지요. 실제로 널리 알려진 외국 대학의 경우 대부분 문리과대학이 대학의 중심을 이루도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대학교에서는 문리과대학을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으로 나눴지요. 우리나라 대학 중에는 심지어 자연과학대학과 공과대학을 묶어서 이공대학을 만든 곳도 꽤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이는 학문의 본질에 비춰 볼 때 타당하지 않아 보입니다.

 

(30)

물론 교양이 없어도 생물학적삶을 살아가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과 사회, 그리고 자연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이해가 없이는 현대인과 현대사회를 이해할 수 없고 주체적 삶을 만들어 갈 수 없습니다. 따라서 교양이란 단순한 치장이 아니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소양이고 능력입니다. 특히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미래를 건설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32)

물질을 이루는 기본입자들은 렙톤과 하드론 두 가지로 분류합니다. 원래 렙톤은 가벼운 알갱이이고 하드론은 무거운 알갱이라는 뜻이지만, 렙톤이라고 반드시 가벼운 건 아니지요. 렙톤은 6가지 종류가 있으며 대표적인 것으로 전자와 중성미자가 있습니다. 하드론에 속하는 것으로는 양성자, 중성자, 그리고 다양한 야릇한 입자들이 있습니다.

 

(44~45)

과학에서는 이렇게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여러 지식들을 묶어서 하나의 체계로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경향이 물리학에서 가장 두드러지며, 이 때문에 물리학은 다른 자연과학과 구분되지요. 물리학은 바로 보편지식 체계를 추구하는 학문이고, 다른 자연과학은 대부분 특정지식을 추구하는 학문입니다. 생물학이나 천문학, 지구과학 등 특정지식을 추구하는 자연과학은 현상과학이라고 불리는 반면, 보편지식을 추구하는 물리학은 이론과학이라고 합니다. 요즘 생겨난 천체물리, 화학물리, 지구물리, 생물물리 같은 것들은 각 과학 분야에 특정지식들을 보편적 체계로 이해해 보려는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56)

물리학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데 더 보편적인 이론 체계라는 것도 아름다움의 범주로 생각할 수 있지요. 특히 자연현상을 해석할 때 대칭이 중요한 구실을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자연현상은 기본적으로 물질이라는 실체가 일으킨다고 상정했지요. 물질은 그것을 구성하는 구성원들이 있고 그들의 상호작용으로 여러 가지 자연현상을 일으킨다고 전제합니다. 다양한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구성원들 양성자, 중성자, 전자 등 을 기본입자라고 하는데 그런 기본입자에도 놀라운 대칭성이 있고, 그들 사이의 상호작용에도 놀라운 대칭성이 있다고 지적했지요.

 

(68)

그러나 우리가 지금까지 논의한 과학적 사고라든가 과학적 구조라든가 하는 것들은 자연과학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연과학이 과학의 전형으로 대표적이기는 하지만 자연과학의 정의에서 자연사회로 바꾸면 사회과학이 되고, 따라서 사회현상을 탐구하는 학문도 과학이라고 지칭하지요.

 

(92)

앞에서 강조했듯이 과학자도 인간이고 과학은 인간의 활동이기 때문에, 사회의 여러가지 관념 체계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역사성이 없을 수는 없겠네요. 그러나 반대 면도 있습니다. 자연과학은 자연을 해석하는 것이므로 자연이라는 아주 강력한 구속 조건이 있습니다. 우리가 자연현상의 관측을 통해서 적어도 어림이라는 일관성, 일치를 얻어야 하는데, 이는 상당히 강력한 구속 조건입니다. 그것이 자연과학이 다른 분야와 완전히 다른 특별한 형식을 갖게 되는 원인이라고 할 수 있지요. 결국 두 가지 면이 다 있습니다. 강력한 구속 조건이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한 가질 결정된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거기에 사회적 요소가 개입할 여기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할 텐데 그회가 되면 얘기하지요.

 

(96)

따라서 물질을 이루는 여러 단계를 생각할 수 있는데, 그중 어느 단계의 구성단위를 다루는지에 따라 물리학을 분류합니다. 양성자, 중성자, 전자 따위의 기본입자, 곧 렙톤, 하드론, 쿼크, 게이지입자 따위를 다루는 분야를 입자물리라고 합니다. 그런 기본입자들이 모여 원자핵을 형성하지요. 원자핵의 구조라든가 상호작용을 다루는 분야는 핵물리학이라고 부릅니다. 그 다음에 원자핵과 전자가 함께 원자를 만들고 원자가 몇 개 모여서 분자를 형성하는데, 이러한 원자나 분자를 다루는 분야가 원자분자물리지요. 그리고 이런 원자나 분자가 엄청나게 많이 모여야 비로소 우리가 시각이나 촉각, 미국 등 감각기관으로 경험하는 물질이 됩니다. 그런 물질을 응집물질이라고 부르고, 이를 다루는 분야를 응집물질물리라고 합니다.

 

(122)

제대로 된 의미에서 근대화가 늦어지고 어쩌면 거의 불가능해진 것이 식민지에서 기인했는데 그걸 거꾸로 식민지가 근대화를 촉진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글쎄요, 어떻게 판단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아마도 친일이 친미로 이어지면서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기득권층을 형성하고 대를 이어가며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근대화란 무엇인지, 개발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를 주는지 정확히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자연과학을 공부하고 있지만, 자연과학의 의미부터 완전히 오도하고 왜곡하고 있어요.

 

(154)

양자역학은 작은 세계, 일반상대록은 거대한 세계에 적용되니까 서로 배치되고 따라서 합쳐야 하는 경우가 없을 것 같네요. 그러나 일반상대론은 중력을 기술하는 이론이므로, 작지만 중력이 중요한 세계를 기술하려면 양자역학과 일반상태론을 합쳐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게이지입자로서 중력알이나 검정구멍이 대표적 경우인데 양자중력이라 부르는 이러한 이론 체계는 아직 만들지 못했습니다.

 

(185)

그러면 자동으로 특수상대성이론이라는 것이 나오게 됩니다. 특수상대성이론이 주는 여러 가지 결과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움직이는 물체는 정지해 있을 때보다 길이가 짧아지고 시간이 천천히 흐르게 됩니다. 또한 질량은 늘어나서 무거워지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질량이 에너지와 같다는 결론이 얻어지지요. 이게 바로 핵에너지의 원리입니다. 핵폭탄이나 핵 발전이 다 여기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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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1
제러미 시프먼 지음, 임선근 옮김 / 포노(PHONO)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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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클래식을 즐겨 듣지는 않지만, 모차르트는 좋아한단다. 예전에 한때 모차르트만 들었을 때도 있었어. 짧은 삶을 살았지만, 수많은 주옥 같은 음악을 남긴 모차르트. 그는 천재였거나 외계인이었을 거야. 그렇지 않고서, 그 짧은 삶에 그런 훌륭한 음악들을 그렇게 많이 남길 수 있었겠니. 그래서 예전부터 모차르트의 삶에 어땠을까? 관심이 많았단다. 영화 <아마데우스>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 영화 속 주인공의 이미지가 모차르트의 이미지를 각인되어 있지 않을까 싶구나. 그리고 예전에람세스의 작가로 유명한 크리스티앙 자크가 소설로 쓴 모차르트( 4)도 읽었단다. 모두 4권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지은이의 상상력까지 가미되어 재미있게 읽었던 생각이 나는구나.

그리고 필립 솔레르스라는 사람의 <모차르트 평전>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책은 평전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했어. 지은이의 철학적 지식과 수필이 어우러져 있는 기행문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 당시 그 책을 읽고 나서, 실망을 하고 모차르트의 다른 책을 읽어볼까 찾아봤던 기억이 나더구나. 그런데, 맘에 드는 책이 없었던 걸로 기억해. 이번에 읽은 책도 의도적으로 구입한 것은 아니냐. 인터넷 중고서점을 둘러보다가 모차르트라서 살펴보았던 것이란다. 지은이 제러미 시프먼이라는 사람은 음악가 평전 전문 작가인가 싶을 정도로 음악가의 전기에 대한 책들을 많이 썼더구나. 베토벤, 차이콥스키 등등지은이에 대해 좀더 알아보니,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 겸 음악가 겸 교사 겸 방송인 겸 음악 잡지 편집자라고 하는구나. 그래서 읽어보겠다고 구입했어.

 

1.

이 책의 제목을 잘 뜯어보면, 책의 구성을 알 수 있단다. 모차르트, 그 삶과 음악. 책의 제목에 맞게 모차르트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모차르트의 음악을 장르별로 설명해 주었단다. 소년 시절의 음악, 건반악기를 위한 음악, 교향곡과 합주곡, 극음악, 실내악곡, 합장 음악으로 구분하여 그의 음악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어. 음악은 설명도 좋지만, 감상하는 것만 하겠니? 아빠는 집에서 이 책을 읽을 때는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서 읽었단다. 오랜만에 모차르트 음악을 집중해서 들어도 참 좋구나. 지금 너희들에게 이 편지를 쓰고 있을 때도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있어.

모차르트의 삶을 이야기해 볼게. 시현이는 얼마 전에 <모차르트> 위인전을 읽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을 수도 있겠구나. 모차르트의 짧은 삶 동안 유럽 세계를 그리 평화로운 시기는 아니었다고 하는구나. 모차르트가 태어났을 때 시작한 7년 전쟁을 비롯하여 3번의 큰 전쟁이 있었대. 그리고 시대로 개혁과 변화의 시대였어. 로마신성제국의 요제프 2세의 개혁의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로 끝났다고 하는구나. 이런 전쟁들과 시대상이 모차르트의 짧은 삶을 살게 했을 수도 있다고 지은이는 생각하더구나.

모차르트는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일반적으로 부르는 이름이란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교육열을 가지고 있었어. 음악적 재능이 있다 싶은 두 아이, 모차르트와 누나 난네를을 데리고 음악 여행을 했어. 모차르트가 신동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인데, 동시대 사람들은 어떤 평가를 했을까?  어떤 한 남작이 그를 평가한 것을 한 번 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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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이를 테면 프리드리히 멜키오르 폰 그림 남작도 다른 사람들이나 마찬가지로 이렇게 그 어린 영혼에게 정복당했다.

“어디서 이런 아이를 다시 만나볼 수 있을까 싶을 만큼 기가 막히게 매력적인 아이입니다. 그 아이의 말씨와 행동은 동심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풋풋함이 어우러져 찬란한 생명력과 원기가 넘쳐 흘렀습니다.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그 쾌활함은 그 아이가 제대로 영글기도 전에 시들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적정조차 떨쳐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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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먼 길을 여행하다 보니, 여러 가지 병에 걸리기도 했어. 어렸을 때 이런 무리한 여행이 허약체질로 갖게 한 것은 아닌가 싶구나. 잠시 잘츠부르크에 돌아왔다가 육 개월 만에 다시 여행을 떠났어. 이번에는 3년 반이라는 긴 기간 동안의 여행이었어. 독일 남부 지역,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네덜란드 등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콘서트를 했단다. 이번에도 어린 아이들에게 무리한 여행 일정이라서 병에 많이 걸렸대. 누나 난네를은 향수병까지 걸렸어. 아버지 레오폴트는 아이들을 부려먹고 돈만 긁어 모은다고 비난을 받았어. 3년 반 만에 고향에 돌아와보니 모차르트는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어. 고향에 돌아온 지 9개월 만에 다시 빈에 갔다가 1년 만에 집에 왔단다. 이 때 나이가 고작 13살이었어. 그리고 이미 이때 많은 곡들을 작곡을 했단다. 그 어린 소년에게 여기저기 작곡 의뢰가 들어왔는데, 이탈리아 여행에서 오페라 작곡을 의뢰 받기도 했어. 이탈리아 여행에서 교황도 만났고, 14살에 황금박차 훈장을 받기도 했단다.

그의 어린 시절은 아버지 통제하의 생활이었어. 물론 그의 재능이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도 그의 아버지였지만, 모차르트 본인은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되더구나. 그런데 어른이 되어서도 모차르트는 아버지의 통제와 간섭을 여전히 받게 돼.

 

2.

모차르트가 커 가면서 이성에 눈을 뜨기도 했고, 그것으로 아버지와 갈등을 겪기도 했어. 아버지와 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면, 아버지는 모차르트의 엄마를 시켜서 동행하기도 했어. 엄마의 역할은 모차르트를 감시하는 것이었지만, 그것은 엄마의 입장에서는 내키지 않은 것이었단다. 모차르트와 그의 엄마는 아버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일과를 자세히 써서 편지로 보내야 했단다. 모차르트는 여행 중 만하임에서 알로이지아 베버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이를 편지에 썼더니, 아버지는 경악을 했어. 그래서 만하임을 떠나서 파리로 가라고 했어. 모차르트는 알로이지아 베버와 헤어져 파리로 가게 되었어.

파리에서 모차르트와 엄마는 불행한 생활을 했단다. 그 와중에 병이 생긴 엄마는 병을 이기지 못하고 파리에서 죽고 말았어. 그때 모차르트의 마음은 어땠을까? 엄마가 돌아가시고 쓴 편지가 있는데, 모차르트의 상실한 마음이 절절히 적혀 있었단다. 편지에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그런데 아버지는 엄마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모차르트에게 돌렸어.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오라고 했어.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의 궁중 악사들을 흉보면서, 거기서 그런 궁중악사는 하기 싫다고 했어. 아버지는 모차르트의 의견을 무시하고 반협박을 해서 결국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로 돌아왔단다. 오는 길에 만하임에 들렀지만, 사랑했던 알로이지아는 이미 뮌헨으로 떠났고, 다른 이와 결혼했다는 소식이었어. 쓸쓸한 귀향길이었단다.

모차르트의 아버지는 너무 무책임한 것 같고, 아이들에게 모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빠가 생각하기에, 모차르트 엄마의 죽음은 아버지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해. 그런데, 자신은 옳고, 다른 이는 잘못이라는 생각.. .. 위험하고 무책임한 생각이야. 잘츠부르크에 돌아온 이후 18개월의 생활은 무미건조한 생활이었대. 이때 모차르트의 관심은 극음악이었던, 그것은 잘츠부르크에서는 없었어.. 이때 빈의 대주교로부터 연락이 와서 빈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대주교와 갈등으로 해고되었어. 아버지는 다시 복직을 하라고 했지만, 모차르트는 거절했어. 이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했어. 그만한 나이도 되었고. 모차르트는 여러 가지 음악활동을 하기 시작했단다.

모차르트가 있는 빈에서 예전에 사랑했던 알로이지아를 만났는데, 알로이지아는 이미 결혼을 했고, 그들은 친구로 다시 만났어. 모차르트는 알로이지아의 집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알로이지아의 여동생 콘스탄체에 끌리게 되고, 그녀와 결혼하게 된단다. 아버지와 갈등은 있지만, 그래도 아버지에게 편지를 계속 썼고, 아버지는 무응답.. 결혼도 아버지의 허락 없이 했어.

오페라를 작곡하면서 <후궁 탈출> 등 성공적인 작품도 많았어. 모차르트와 콘스탄체는 아이를 낳았어. 이제 그에게도 행복한 시간이 찾아오는 것일까? 모차르트는 그제서야 가족들을 데리고 잘츠부르크에 갔어. 아버지와 화해하려고 했지만, 아버지는 그 손길을 받지 않았어. 그런 사랑을 받지 못해서였는지, 모차르트의 아들은 태어난 지 9주 만에 죽고 말았단다. 모차르트와 콘스탄체 사이에는 네 아이가 있었지만, 모두 죽고 한 아이만 살았대.

빈에서 계속 생활했어. 어느 날 아버지의 죽음 소식이 전해졌어. 끝내 아버지와 화해를 하지 못했어. 아빠가 생각하기에 모차르트와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 사이의 갈등은 레오폴트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해. 그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통제와 책임을 강요했던 거야. 이 책의 지은이의 아래와 같은 평가에 공감이 가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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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13)

언제나 그는가족이라는 단위에 방점을 찍었다. 어린 모차르트를 데리고 연주 여행을 돌아다니던 시절과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 자기는 오로지 아들의 성공을 위해 헌신적으로 돈을 쏟아 부었으며, 그 결과 경제적으로 말할 수 없이 쪼들리게 되었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모차르트에게는 죄의식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실은 레오폴트는 자식들 덕에 한 재산을 벌었으며 그 대부분을 여기저기에 빼돌렸고, 그러면서도 남들에게는 쉬지 않고 돈이 없다고 불평을 해댔던 것이다. 레오폴트는 심리전의 명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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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 활동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경우도 있는데, 콘스탄체가 임신을 하고 있거나 몸이 안 좋을 때도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어. 당시의 유럽 환경이 그리 위생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아. 모차르트 본인도 늘 크고 작은 병에 시달렸어. 가족과 자신의 건강 등으로 오페라 제안을 거절하기도 했어. 그리고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레퀴엠>. 어떤 귀족의 익명으로 의뢰하여 만들게 된 작품. <레퀴엠>은 진혼곡으로 보통 해석이 되고,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는 음악을 말해. 이 때 모차르트는 병을 심하게 앓고 있었는데, 이 곡을 결국 마치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고 하는구나. 자신의 <레퀴엠>이 된 것이지. 마지막 작품이 <레퀴엠>이다 보니, 그의 인생은 더욱 극적인 것 같구나. 그리고 그 레퀴엠이 의뢰한 사람이 누군지 모르다 보니, 그의 사후 독살설이라는 등 여러 가지 소문이 돌았대. 그리고 그의 죽음의 수수께끼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나 소설 등에서 다루고 있었어. 모차르트가 미완성한 레퀴엠은 다른 사람이 나머지 부분을 완성했다고 하는구나.

 

4.

이 책을 읽고 나서, 아빠가 너희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잘 안 들려 주었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그래서 일상에서 들어 귀에 익숙한 음악들을 들려주었더니 너희들도 좋아하는구나. 그 노래 속에는 모차르트의 음악도 포함되어 있었지.. 앞으로는 너희들에게 클래식음악을 더욱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해야겠구나. 그리고 아빠도 그동안 모차르트 음악을 안 들었는데, 다시 모차르트와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너희들도 모차르트를 좋아했으면 좋겠구나.

 

(29)
모차르트는 알았을 리가 없지만 트럼펫은 이 세상 어느 인간 집단에서나 강력한 남성, 더 나아가 남근을 상징했다.(아직도 그런 지역이 많이 남아 있다) 다시 말해 꿰뚫는, 공격적인 독재적이고 위협적인 속성의 상징이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없지 않은 것이, 트럼펫은 어느 나라에서나 군대를 집합시키거나 적을 위협하기 위해 고안된 군악기이다. 18세기 유럽 음악, 특히 바로크 음악에서는 왕의 영광을 찬양하는 음악에서 가장 도드라진 악기로 쓰였다. 모차르트의 트럼펫 공포와 아버지에 대한 공포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다면? 그의 어린 시절 모토는 ‘하느님 다음은 아빠’였다. 성인이 된 뒤에도 스트레스로 힘겨울 때면 종종 그 모토를 읊조리곤 했다. 하느님이 그러하듯이 아버지도 베풀기도 하고 거두기도 하는 존재였다. 그게 아버지의 주요한 교육 기법 중 하나였다. 모차르트에게 스승이라고는 오로지 아버지 한 사람밖에 없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는 아이들을 학교 문전에도 데려가지 않고, 또래와의 우정을 거의 박탈한 채로 키웠다.

(134)
모차르트는 헨델 이래로 후원자라는 족쇄 대신에 자유를 선택한 첫 위대한 작곡가였다. 그는 오케스트라와 독주자를 함께 해방시켜 그들이 서로 끊임없이 대화하게 만든 첫 작곡가로 불려 마땅하다. K.271에 나오는 대화는 그 수준과 내용이 그때까지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관악 파트(오보에와 호른)를 음악적 대화의 일선에 내세운 것도 마찬가지이다.(첫 악장 알레그로에서 오보에와 피아노가 나누는 대화는 이런 매력적인 자리바꿈의 첫 시도이다.) 이때부터 그는 협주곡에서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관악 밴드에게 이중의 역할을 주었다. 그 하나는 오케스트라라는 팔레트 위에서 색조를 혼합하는 마법의 중개자 역할이고, 또 하나는 독주자와 오케스트라 사이의 조정자 역할이다. 다수에 둘러싸인 독주자를 아우르고 각 파트를 하나의 위대한 전체로 연합해나간 것이 모차르트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이다.

(169)
이 헌정의 편지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한 가지 특징은 모차르트의 ‘힘든 고생’에 대한 언급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시절 많은 사람들은 모차르트가 그 어떤 일에도 힘들여 고생할 필요가 없었으며, 그저 음악이 머릿속에서 저절로 흘러나왔다고 여겼다. 마치 모차르트는 하느님의 물길을 열어준 도랑이나 도구적인 존재였다는 듯이(언제나 악전고투하며 창작에 임했을 것으로 여겨지는 베토벤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놀라운 기억력의 소유자이기도 했지만 비범하게 조직적인 두뇌의 소유자이기도 했으며, 따라서 사실상 모든 작곡 행위가 머릿속에서 완성되었다는 것이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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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쓸데없는 말>은 알베르의 삶을 이루는 한 축이다. 살아오면서 열정에 휩싸여 바보 같은 일에 뛰어든 게 모두 몇 번이나 될까? 그 답은 어렵지 않다. 좀 더 충분히 생각해 볼걸, 뒤늦게 후회할 때마다 그랬다. 보통 알베르는 그의 후한 마음과 순간의 실수 때문에 사서 고생을 하긴 하지만, 그의 성급한 약속은 비교적 사소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것이다.

 

(287)

어린 루이즈는 마스크들로 에두라르의 시름을 잊게 해주었다. 또 알베르만큼이나 부지런해 개미처럼 지방지들을 모아다가 그에게 가져다주었다. 그의 나아진 기분, 아직은 너무 미약하여 드러내기를 삼가는 이 나아진 기분은 바로 이 신문들, 아니 이 신문들이 떠오르게 한 어떤 생각들 덕분이었다. 하루하루 지남에 따라 아주 깊은 곳에서 흥분이 솟아오르는 게 느껴졌고, 생각하면 할수록 이 흥분이 어린 시절 캐리커처나 변장이나 말썽 같은 못된 짓을 준비할 때 느끼던 그 희열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그 무엇도 더 이상 소년기의 그 환호작약하고도 폭발적인 성격을 가질 수 없었지만, 그의 뱃속 깊은 곳에서 <뭔가>가 돌아오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는 머릿속으로도 감히 이 <기쁨>이라는 단어를 선뜻 발음할 수 없었다. 그것은 순간적이고 신중하고 간헐적인 기쁨이었다. 그가 조각조각 떠오른 생각들을 대략 올바른 순서로 정리하는 데 성공했을 때, 정말 믿을 수 없게도 그는 현재의 에두아르를 잊어버리고 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에두아르로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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