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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향연 1 - 전면개정판 얼음과 불의 노래 4
조지 R. R. 마틴 지음, 이수현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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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드디어 <왕좌의 게임> 드라마가 시즌8로 끝이 났단다. 2년에 찾아온 <왕좌의 게임> 시즌8은 소문과 달리, 에피소드 6편으로 단출하게 끝이 났단다. 2년의 기다림. 시리즈의 마지막. 6편밖에 없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기대를 많이 하고 봤단다. 하지만, 실망이었단다.

그 동안 쌓아온 명성을 무너뜨릴 만한 결말이라고 아빠는 생각했어. 2년의 기다림을 무색하게 만든 실망. 탄탄한 원작 소설을 드라마로 옮겼던 그 전 시리즈와 달리 드라마 마지막 시즌은 원작 소설 없이 시나리오 작가와 원작 소설의 작가의 협의를 통해 스토리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런 허무한 결론이었나.

그러니까 왜 원작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는 왜 5부에 멈춰 있는 것인가. 드라마가 시작한 2011년에 원작소설 5부가 나왔으니,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도 드라마를 만들다 보면 원작소설의 6, 7부가 나와 소설이 드라마보다 먼저 끝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원작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는 여전히 5부에 멈춰 있단다. 원작 소설은 아직 끝나질 않았고 드라마는 이미 완결이 되었던 거야. 가뜩이나 게으른 조지 R.R. 마틴 옹께서 과연 소설을 마무리할까? 이런 생각이 들더구나. 아빠가 그 분을 잘 모르지만, 드라마도 끝났겠다, 원작 소설의 마무리를 하려고 할까. 그것도 약속했던 7부까지 말이야. 나이도 70대에 들어서서 기력도 예전 같지 않을 텐데 말이야. 이젠 기다림을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싶구나.

1.

그래도 4 <까마귀의 향연>을 읽었단다. 읽던 건 마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 지난 3부에서는 롭 스타크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죽었단다. 3부의 줄거리는 예전에 쓴 독서편지를 참고하고, 곧바로 4 1권의 이야기를 해줄게.

강철군도의 왕이었단 발론 그레이조이가 폭풍이 치는 날 의문의 추락으로 죽고 말았어. 발론 그레이조이에게는 겁쟁이 아들 테온과 아들보다 더 아들 같은 딸 아샤가 있었어. 테온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상태이고, 강철군도에서는 남자가 왕을 하는 것이다 보니, 발론 그레이조이를 이어 왕이 데려고 하는 발론의 동생들이 강철군도로 돌아왔어. 놀랍게도 멀리 떠나있던 침묵호의 선장이자 발론의 동생 유론이 발론이 죽기 전날 강철 군도에 돌아왔어. 이로 인해 아샤는 유론이 발론을 죽인 것이라고 의심을 했단다. 그리고 강철 승리호를 이끌었던 빅타리온 역시 발론의 동생으로 왕자리를 노리고 있었단다.

아샤는 비록 딸이지만, 자신도 왕의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어. 이렇게 강철군도는 갑작스러운 왕의 죽음으로 형제간의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단다. 아샤는 아무래도 혼자 삼촌들을 상대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빅타리온과 손을 잡았어. 아샤는 여전히 유론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하지만 그들의 싸움은 유론이 우세하게 흘러갔단다.

2.

3부에서 티리온 라니스터를 대신해 산더미와 결투를 했던 사람 기억 나니? 마르텔 가문의 오베린 공자라는 사람 말이야. 거의 다 이기다가 마지막에 방심하다가 잔인하게 죽고 말았잖아. 마르텐 가문의 영주인 도르네 대공인 도란은 대결에서 진 것이라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도란의 딸 아리안느 공녀를 비롯하여 도란의 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 오베린 공자의 복수를 해야 한다고 했어. 하지만 도란은 요지부동이었지. 아리안느 공녀가 반역을 도모하기까지 하는데, 성공하지 못하고 갇히는 신세가 되었단다.

3.

4부의 가장 많은 이야기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세르세이를 중심으로 라니스터 집안이란다. 3부에서 세르세이와 제이미의 아버지 타이온 공이 그들의 난쟁이 동생 티리온에게 살해되었잖아. 세르세이는 뒤늦게 아버지의 죽음 소식을 접하고 침실로 갔어. 누가 죽였는지 상황 파악도 안되고, 자신의 가장 큰 후원군이 죽었으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범인이 티리온이라는 이야기에 분노했고, 티리온을 잡아오는 자에게 큰 상을 주겠다고 했어. 어떻게 감옥에 갇혀 있던 티리온이 탈출을 하고 아버지를 죽이고 도망갈 수 있는 거냔 말이야. 그 도움을 준 이가 제이미라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을 거야.

타이윈의 장례식을 마치자마자, 여덟 살밖에 안된 토멘을 왕위에 앉히고, 세르세이 자신이 섭정을 하기 시작했어. 소협의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자신의 마음에 드는 이가 없었단다. 가장 중요한 역할 수관도 뽑아야 하는데, 정하지 못했어. 제이미에게 수관을 맡아달라고 했지만, 제이미는 이런저런 이유로 거절했어. 한쪽 팔도 없잖아. 예전의 제이미가 아니었어. 제이미는 세르세이를 멀리하려고 했어.

조프리의 아내였던 마저리결혼식 날 조프리가 죽고 말았잖아. 조프리와 머저리는 어차피 정략결혼이었기 때문에 이젠 토멘과 마저리가 부부가 되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겼어. 그래야 마저리의 티렐 가문의 힘을 얻을 수 있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세르세이는 마저리와 마저리의 할머니인 올레나 부인을 못마땅하게 여겼어. 마저리가 아직 처녀라고 하지만 벌써 세 번째 결혼이잖아. 세르세이는 이런 저런 일들로 화를 참지 못했어. 자기 마음대로 잘 안 되고어린 아들 토멘도 자신의 말보다 머저리의 말을 더 따르려고 하고 말이야. 그러니 마저리를 더욱 미워할 수 밖에어떻게든 마저리를 토멘으로부터 떼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어.

….

제이미의 부탁으로 브리엔느는 사라진 산사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났단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어. 일단 북쪽으로 길을 떠났다. 산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 더스큰데일에 도착했지만 없었어. 그곳에서 우연히 티리온의 종자였던 포드릭이라는 소년을 만나게 되어 그와 함께 동행하게 되었단다. 브리엔드는 계속 산사를 수소문해보지만 비슷한 이를 봤다는 사람들도 없었어. 그러다가 제이미의 팔을 자른 난봉꾼들을 다시 만나게 되어, 복수를 해버렸단다. 다 죽여 버렸어. 브리엔드가 여러 사람들을 만나곤 했지만, 이야기할만한 에피소드는 이 정도였단다.

4.

산사는 어디에 있었냐고? 이어리에 리틀핑거라고 부르는 피터랑 같이 있었어. 다른 이들에게 리틀핑거의 숨겨두었던 딸이라고 하면 말이야. 이름도 산사가 아닌 알레인으로 부르면서 말이야. 피터가 그곳에서 산사의 이모인 라이사 부인을 몰래 죽였잖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산사는 피터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어.

….

산사의 동생 아리아도 3부에서 엄마와 오빠가 죽는 것을 본 이후 충격을 받고 은둔하며 지내고 있었단다. 나머지 가족들도 행방을 모르고 있었고, 윈터펠도 적에게 넘어갔고 갈 곳이 없었어. 예전에 인연이 있었던 자켄 하가르를 만나러 길을 떠났단다. 자켄 하가르가 알려준 흑백의 집에 머물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학사들은 선문답만 하고, 적응하기 쉽지 않았지만, 아리아가 갈 수 있는 곳이 없었어. 그곳에서 복수의 칼이나 갈 수 밖에 없었찌.

….

북부 캐슬블랙의 새로운 사령관이 된 존 스노우. 존 스노우는 장벽 밖 알 수 없는 적과 싸우기 위해서는 드래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아. 샘웰에게 캐슬블랙을 떠나 남쪽으로 가라고 했어. 가서 드래곤의 정보를 알아보라고 했어. 그리고 대학사인 아에몬 학사도 같이 길을 나섰는데, 아에몬 학사가 102살인데 그 먼 길을 잘 따라갈지 모르겠구나. 그리고 길리도 동행했는데, 존 스노우는 갈리의 아이는 캐슬블랙에 두고, 다른 아이를 데리고 가라고 했어.. (왜 그랬지?)

가는 길은 쉽지 않았어. 아에몬 학사는 나이가 너무 많아 힘들어 하고, 길리는 모든 것이 처음이고, 같이 데리고 간 아이는 계속 울고동행한 대리언이는 자는 계속 트집 잡고 방해만 되었어. 하지만 여하튼 배를 타고 계속 남쪽으로 향했단다.

대충 <까마귀의 향연> 1권의 이야기는 이 정도란다. 이상하게 진행도 좀 느려진 것 같더구나. 그래서 재미도 반감된 듯.. 아빠가 너무 기대를 많이 했나. 핵심인물인 대너리스의 이야기도 없고, 존 스노우의 이야기도 없고, 티리온의 이야기도 없구나. 2권에서는 그들의 이야기가 나올는지

PS:

책의 첫 문장: “드래곤이라.” 몰랜더가 말하더니 땅바닥에 떨어져 있던 쪼글쪼글한 사과를 하나 집어 들고 던졌다 받았다.

책의 끝 문장: 리틀핑거는 큰 소리로 웃었다. “물론 금과 소년들, 그리고 약속으로 보상해야지. 린 경은 취향이 단순한 사람이란다. 좋아하는 거라곤 금과 소년들, 그리고 살인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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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은 고맙습니다. 왜냐하면 불안은 위험에서 우리를 지켜주기 때문입니다. 즉 불안은 위험을 예측하게 만들고 위험에 대비할 수 있게 준비시킵니다. 위험에 취약한 인간은 불안이 없으면 하루도 안전하게 살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불안은 긍정적인 태도를 불러옵니다. 자신에 대한 불안은 교만하지 않고 스스로 더 노력하게 만들고 관계에서의 불안은 배려와 겸손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21)

불안이라는 감정은 위험이라는 인지를 통해 작동되고 그 결과로 위험에 대한 대비를 하게 만듭니다. 마치 차들이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도로 위에 빨간 신호등처럼 사람들에게 위험을 경고하고 위험에 대비하게 만듭니다. 물론 빨간 신호등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빨간 신호일 때는 속도를 줄여야 하고 갑자기 속도를 줄일 때는 차가 덜컹거려서 타고 있는 사람을 짜증나게 만듭니다. 차가 다니지 않는 한적한 도로에서는 번거로운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도로 위에 빨간 신호등이 없는 것을 상상할 수는 없습니다. 신호등이 주는 불편함보다 이로움이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101)

생각을 다루기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는 생각과 감정이 고정적이지 않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할 수 있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시험 보기 전, 시험 보는 중간, 시험 보고 나서의 생각과 감정이 다를 수 있습니다. 상황을 막연하게 시험 볼 때로 정리하게 되면 시험 자체에 대한 막연한 생각과 감정만 정리하게 될 것입니다. 뭉뚱그려진 상황에서 섬세한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기 어렵다면 상황의 시점을 세분화해 두세 가지 상황으로 나누는 것이 구체적인 감정과 생각을 다루는 데 도움이 됩니다.

(126)

여러분은 서운함과 아쉬움의 차이를 어떻게 느끼시나요? 무언가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나 내가 기대했던 일이 기대대로 되지 않았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입니다. 하지만 이 두 감정은 전혀 다른 느낌을 전해주고,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서운함은 다른 감정으로 연결되어 지속되는 면이 있고, 아쉬움은 그 감정으로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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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에게 길을 묻다 - 세계적 물리학자 파인만이 들려주는 학문과 인생, 행복의 본질에 대하여
레너드 믈로디노프 지음, 정영목 옮김 / 더숲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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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 책은 엄마가 알려준 책이었어. 아빠가 파인만에 관한 책들을 몇 권 읽었잖아. 파인만에 관한 책인데 평이 괜찮다고 했었나, 아무튼 엄마 때문에 알게 된 책인데, 어느날 인터넷 중고서점에 있어서 주문했어. 그리고 이번에 읽었단다.

지은이는 칼텍, 그러니까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교수로 있는 레너드 믈로디노프라는 사람이란다. 이 사람이 처음 칼텍에 왔던 1980년대 초반 그곳에 리처드 파인만도 교수로 있었어. 두 번의 암수술을 해서 병색이 완연하고, 나이는 들었지만, 여전히 학문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던 파인만 교수. 지은이 레너드 믈로디노프는 어렸을 때 파인만을 엄청 존경했었다고 하는구나. 당시 물리학을 공부하고 물리학 박사를 꿈꾸던 사람에게 파인만은 신과 같은 사람이지 않았을까 싶구나. 그렇게 존경하던 사람과 같은 건물에서 일하게 되다니꿈만 같지 않았을까, 싶구나. 그래서 지은이는 용기를 내서 리처드 파인만의 방에 노크를 하고, 안면을 텄대. 그리고 이후 리처드 파인만과 자주 만남을 갖게 되었고, 그가 나눈 대화를 녹음기에 녹음을 하기도 하고, 메모도 하고 그랬어. 시간이 한참 지나고, 파인만도 돌아가시고 난 후에, 우연히 이 녹음테이프와 메모를 보게 되어 책으로 엮게 되었다고 하는구나. 말년의 파인만의 진솔한 모습을 알 수 있는 그런 책이었어.

아빠는 칼텍이 그렇게 유명한 곳인지 몰랐어. 당시 칼텍의 면적이 MIT에 비해 5분의 1밖에 안되었는데, 노벨상은 MIT와 같은 수인 20명을 배출했다고 하는구나. (그 이후 오늘날까지 통계는 모르겠구나.) 그런 칼텍에 몸담은 이들은 다들 자부심을 갖고 있었어. 충분히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지은이 레너드 믈로디노프가 처음 칼텍에 왔을 때 학과장이 이렇게 이야기하곤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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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이곳이었소. 물론 박사는 물리학자이니까, 반물질이 발견된 곳이 이곳이라는 사실은 알고 계시겠지. 하지만 현재 항공학의 원리들이 만들어진 곳도 칼텍이고, 지구의 나이를 처음으로 정확하게 확정한 곳도 칼텍이라는 것을 몰랐을지도 모르오. 로저 스페리가 좌뇌와 우뇌의 기능이 다르다는 사실, 그러니까 좌뇌는 언어에 쓰이고 우뇌는 시각이나 공간 감각에 쓰인다는 사실을 파악한 곳도 이곳이라는 것도. 분자생물학도 칼텍에서 만들어내다시피 했소. 그 일의 핵임에 있었던 사람이 박사 같은 물리학자인 막스 델브뤼크였지. 그는 그 공로로 1969년에 노벨상을 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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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은이가 박사학위를 받고 처음으로 칼텍에 왔을 때 많은 과학자들이 있었지만, 두 명의 거장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중에 한 명이 바로 파인만이고, 나머지 한 명은 머레이 겔만이라는 사람이었어. 머레이 겔만은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이지만, 그 사람이 바로 그 유명한 쿼크를 발견한 사람이고 그 또한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이었어. 그런데 천재과학자에서 간혹 볼 수 있는 고집 세고 성격이 좀 않았고, 파인만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구나.

그 두 사람은 타고난 성향이 달라서 갈등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런 갈등과 경쟁이 더 좋은 업적을 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자기보다 나이도 10살이나 많고, 암투병을 하는 과학자한테 무슨 열등감을파인만은 자신이 겔만과 차이점을 바빌로니아인과 그리스인의 차이로 이야기했는데, 파인만은 바빌로니아인이고, 겔만은 그리스인이라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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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5)

파인만은 철학 연구를 경멸했지만, 사실 두 사람의 마찰은 철학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파인만은 물리학자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말하곤 했다. 하나는 바빌로니아인이고 또 하나는 그리스인으로, 바빌로니아인은 숫자와 방정식, 기하학의 이해에서 서양 문명 최초로 큰 걸음을 내디뎠다. 그러나 우리는 수학을 발명한 것이 탈레스,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등 훗날의 그리스인이라고 이야기한다. 바빌로니아인은 어떤 계산 방법이 효과가 있느냐, 즉 실재하는 물리적 상황을 적절하게 묘사하느냐 하는 문제에만 관심을 가졌을 뿐 그것이 정확한가, 더 큰 논리 체계와 맞아떨어지는가 하는 문제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탈레스를 비롯한 그리스인들은 정리(定理)와 증명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으며, 어떤 진술이 공표된 공리(公理)나 가정의 체계에서 나온 정확한 논리적 결과물일 때에만 그 진술을 참으로 여겼다. 간단히 말해서, 바빌로니아인은 현상에 맞추었고 그리스인은 그 밑에 깔린 질서에 초점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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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노년의 파인만의 일상을 볼 수도 있는 책이지만, 아무래도 파인만이 양자역학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기 때문에 양자역학과 그에 관한 과학 이야기도 많이 소개되었단다. 그 중에 자연계를 이루고 있는 힘의 이야기를 하면서, 아인슈타인도 꿈꾸었는데, 아직도 찾아내지 못한 통일장 이론에 대한 이야기도 했어. 그에 앞서 자연계를 이루고 있는 함의 조화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어. 현재의 힘보다 조금만 작거나 커도 이 우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고, 자칫 지구상에는 생명체가 없을 수도 있었다고 말이야. 이것은 참 신비로운 사실이란다. 이런 신비함 때문에 과학자들이 열정을 가지고 연구하는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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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예를 들어 중력이 강한 힘보다 훨씬 약하지 않다고 생각해보라. 별은 훨씬 더 압착이 되어 핵연료는 빠른 속도로 타버릴 것이고, 생명의 진화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중력이 훨씬 더 약하다면, 전자기적인 반발력 때문에 물질이 하나의 별로 합체되지 않을 것이다. 만일 강한 힘이 전자기력보다 훨씬 강하지 않다면, 대부분의 원자핵은 해체되어버릴 것이다. 물질 속의 전자와 양성자들의 숫자가 1퍼센트라도 균형이 맞지 않으면, 나와 1미터 떨어진 사람 사이의 전자기력이 지구의 무게보다 더 클 것이다. 자연의 힘들은 서로 다르지만 섬세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다. 왜일까? 이 답을 찾으려면 개별적인 힘들을 묘사하는 각각의 이론들로는 부족하다. 오직 모든 힘을 포괄하는 하나의 이론만이 존재에 대한 이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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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자연계의 모든 힘을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 통일장 이론은 과연 있은 것일까. 오늘도 그것을 위해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많겠지? 과학자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을까. 리처드 파인만은 과학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히 컸던 것 같아. 그리고 자신이 가장 하고 싶었고, 좋아했던 것과 과학이었던 거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업을 삼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전혀 상상이 안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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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나는 스스로 과학자라고 말할 수 있네. 발견을 하면 흥분을 하지. 흥분은 사실 자신이 뭔가를 만들어냈을 때 오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있던 아름다운 것을 발견했을 때 오는 것이라네. 따라서 과학적인 것은 나의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주네. 사물을 바라보는 태도에도 영향을 주고, 어느 게 먼저고 어느 게 뒤인지는 모르겠네. 나는 통합된 사람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나의 회의주의 때문에 내가 과학에 관심을 갖는 것인지, 과학 때문에 회의적이 되는 것인지 그런 것은 모르겠네. 그런 것들을 아는 것은 불가능해. 어쨌든 나는 무엇이 사실인지 알고 싶네. 그래서 사물을 들여다보지. 보고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발견하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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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요즘 너희들이 아빠가 책을 읽고 있으면 제목이 무엇이냐고 물어볼 때가 많잖아. 이 책을 읽을 때도 그랬잖아. 제목을 이야기해주니, 첫째가 이야기하기를,, 파인만그러면서 얼마 전에 만화에서 읽은 파인만의 일화를 이야기해주었잖아. 옛날에 미국에서 우주선이 폭발했는데, 그 이유가 추운 날 발사해서 그랬었다고 말이야. 아빠도 몰랐다가 이 책의 머리말에 나와서 알게 된 사실이야. 1986년 우주왕복선위원회의 위원으로 일할 때 유인 우주왕복선 챌린저 호의 폭발 원인이 오링이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 바로 파인만. 다른 설명 필요 없이 오링을 얼음물에 담갔다가 탁자 위에서 산산조각 내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하는구나.

,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패서디나의 캘리포니아 가도에는 올리브나무들이 늘어선 칼텍 캠퍼스가 자리잡고 있다.

책의 끝 문장: 그가 세상을 뜬 후 긴 세월을 겪어오면서 나는 그것이 귀중한 교훈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별 쓸모도 없는 물건들을 집안에 잔뜩 쌓아놓기 위해 좋아하지도 않는 일에 아주 긴 시간을 시달리다가 수십 년 뒤 허비한 세월을 후회하는 어른들을 너무나 많이 보았다. 그리고 나의 아버지가 단지 먹고 살기 위해 오랫동안 힘든 일을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나는 마음속으로 아버지보다는 나은 삶을 살겠다고 맹세하고 있었다. 최고의 자산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 P29

그렇다고 나한테 좋은 상상력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야. 사실 나는 소설을 상상하는 것보다 과학자의 일이 훨씬 더 힘들다고 생각해. 즉 없는 것을 상상하는 것보다는 있는 것을 파악하거나 상상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이야기지. 소규모로 또는 대규모로 벌어지는 일들은 처음 예상과 크게 달라지는 경우가 많지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엄청난 상상력이 필요하네! 원자를 그려보는 데도 엄청난 상상력이 필요하지. 원자가 이렇게 저렇게 움직일 거라고 예측하는 데 말이야. 원소의 주기율표를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지.

과학자의 상상력은 제어를 당한다는 점에서 작가의 상상력과는 다르네. 과학자가 뭔가를 상상하면, 신은 ‘부정확하다’거나 ‘지금까지는 괜찮다’고 말하지. 물론 여기서 신은 실험이야. 신은 이렇게 말하기도 하지. ‘아, 아니야, 그건 일치하지 않아.’ 우리는 이렇게 말해 "나는 그것이 이렇게 될 거라고 상상해. 그렇다면 이런 것을 보게 될 거냐."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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