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전집 3 (양장) - 바스커빌 가문의 개 셜록 홈즈 시리즈 3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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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너희들이 보는 명작 동화 중에 코난 도일의 <바스커빌 가문의 개>라는 책이 있더구나. 우리 공주님이 그 책을 읽고 재미있다고 해서, 아빠도 그 책의 완역본이 있어서 이번에 읽어보았단다. <바스커빌 가문의 개>. 이 책은 아빠가 어렸을 때도 읽었던 기억이 있어. 하지만 정확한 스토리는 생각나지 않아서 새로 읽는 기분이었어.

범인이 누구일까? 한참 고민하면서 읽고 있었는데, 우리 공주님이 친절하게 스포일링을 해주고 갔어….ㅠㅠ 너는 스포일링이 아니라고 했지만, 딱 한 사람을 지목해서 물어봤으니, 그 사람이 범인이겠거니 생각할 수밖에….


1.

모티머라는 의사가 자신이 주치의로 있었던 찰스 바스커빌 경의 죽음이 좀 이상하다면서, 셜록을 찾아왔단다. 찰스가 지병인 심장병이었기 때문에 심장마비로 죽은 것은 맞지만, 주변의 커다란 사냥개 발자국이 있었다는 거야. 그런데 바스커빌 가문은 예전부터 괴물이라고 부를 만큼 커다란 사냥개에 대한 전설이 있었대. 마치 그 전설적인 커다란 개나 나타난 것 같다는 느낌. 그래서 놀라서 심장병에 영향을 주어서 죽은 것은 아닌지더욱이 생전에 찰스도 그 전설을 믿고 있었고 말이야.

그 전설이란 것은 바스커빌 조상 중에 휴고라는 못된 사람의 이야기란다. 휴고가 이웃 농장의 처녀를 납치했고, 그 처녀가 몰래 도망을 갔고, 그 처녀를 쫓아가다가 커다란 짐승에 물려 죽은 일이 있었거든그 이후에는 바스커빌 집 근처에 그 짐승에 대한 소문이 돌았어. 그런데 이상한 것은 찰스가 죽기 전에 그 괴물 같이 빛을 내는 큰 짐승을 보았거나,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단다. 찰스는 바스커빌 저택에 식구들 없이 혼자 살고 있었고, 배리모어 부부가 집사와 가정부 일을 해주고 있었어. 이런 내막을 들은 셜록은 흥미로운 사건이라며 자신이 조사해 보겠다고 했어.

식구 없이 살던 찰스가 죽고 나니 그가 살던 저택은 조카이자 유일한 상속자인 헨리 바스커빌이라는 사람이 상속을 받게 되었어. 헨리는 외국에 살고 있었는데, 연락을 받고 영국으로 돌아왔어.

호텔에서 잠시 묵고 있었는데, 헨리에게 경고 편지가 한 장 날라왔어. 신문의 글자들을 오래 붙여 만든 편지였는데, 내용은 바스커빌 저택이 있는 데번에 오지 말라고 하는 내용이었단다. 그리고 헨리는 신발 두 켤레를 한 짝씩 잃어버리는 이상한 사건도 있었단다. 그뿐만 아니라 헨리를 미행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셜록은 그 미행하는 사람을 태워준 마부를 찾아내어 미행하는 사람의 이름을 물어봤는데, 셜록 홈즈라고 했어. , 그러니까 누군가 셜록 행세를 하면서 다녔다는 거야.

헨리가 바스커빌 저택에 혼자 가는 것을 우려한 셜록은 왓슨이 동행해서 가도록 했단다. 왓슨은 바스커빌 저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셜록에게 알려주기로 했단다. 왓슨과 헨리가 바스커빌 저택에 도착한 첫날밤 한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그것은 바로 가정부 배리모어 부인의 울음 소리였어. 왜 울었지? 그것은 나중에 밝혀지게 된단다. 배리모어 부인이 찰스의 죽음과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왓슨은 바스커빌 저택의 주변을 살펴보기로 했어. 주변을 돌아보다가 스태플턴이라는 박물학자를 만나게 되었어. 스태플턴은 여동생 베릴과 함께 살고 있었어. 베릴은 왓슨이 헨리인 줄 알았는지, 왓슨에게 무서운 저주가 있으니 이 곳을 떠나라고 이야기를 했단다. 헨리도 스태플턴과 베릴을 알게 되었는데, 헨리는 베릴을 한눈에 반하여 사랑에 빠졌단다. 그런데 스태플턴이 헨리와 베릴이 함께 있는 것에 화를 냈고, 베릴을 집으로 데려가기도 했단다. 약간 황당한 시추에이션인데, 스태플턴도 나중에 다시 헨리를 찾아와서 자신의 행동을 사과했단다...


2.

바스커빌 저택 주변에 대습지 지역이 있는데, 그곳에서 음산한 짐승 울음 소리가 들리기도 했어. , 그 전설 속에 짐승이 진짜 있는 것인가. 집사인 배리모어 씨는 밤에 몰래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하다가 왓슨에게 걸렸어. 배리모어 씨가 범인인가? 의심을 해서, 그를 추궁하자, 그는 이유를 이야기했단다. 배리모어 부인의 동생이 노팅엄 살인범으로 감옥에 있었는데, 최근에 탈옥을 해서 황무지에 숨어 있었다는 거야. 그가 먹을 것이 없어서 밤에 그에게 먹을 것을 갖다 준다고 했어. 그럼, 배리모어 부인의 동생이 범인인가? 왓슨과 헨리는 황무지 안에 들어가서 그를 쫓다가 놓치게 되었단다. 그리고 멀리 바위 위에서 어떤 사람을 봤는데, 셜록 비슷한 외모를 가진 이였어. 전에 보았던 헨리를 미행하던 그 사람인가?

왓슨은 조사를 하면서, 한가지 단서를 알게 되었어. L.L이라는 사람이 찰스 바스커빌이 죽기 전에 만나자는 편지를 보낸거야. 그러니까 찰스 바스커빌은 L.L이라는 사람이 만나러 나갔다가 심장마비로 죽은 것이었어. L.L이라는 사람은 로라 라이언스로 밝혀졌단다. 로라는 찰스의 이웃에 살고 있는 프랭클랜드의 딸인데, 남편과 사이가 안 좋아 아버지 프랭클랜드의 집에 와 있었고 이혼 직전이었어. 그는 찰스에게 어떤 도움을 청하려고 했다가 일이 해결되어 약속 장소에 나가지 않았다고 했고, 찰스가 자신을 만나러 왔다가 죽었다는 사실에 두려워서 그와 한 약속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어. 로라의 말은 거짓말 같지는 않았단다. 로라도 용의선상에서 제외.

왓슨은 멀리 바위에서 본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려고 갔어. 황무지에서 두리번거리는 사람이라면 이 사건과 관련 있는 사람일수도 있으니 말이야. 그곳에는 다름 아닌 셜록이 있었단다. 멀리서 봤을 때 셜록 닮은 사람이라고 했는데, 닮은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셜록이었던 거야. 그는 그곳에서 몰래 이곳 사람들을 조사하고 있었다고 했어. 그래서 범인이 누구인지도 알게 되었다고 했단다. 빙빙 안 돌리고 범인을 바로 이야기하면그 범인은 바로스태플턴이었어. , 너희도 읽었으니 범인을 말해도 되지?

스태플턴도 사실 찰스의 조카였단다. 헨리가 유일한 상속자라고 했지만, 또 한 명이 있었어. 죽은 찰스 바스커빌에게는 동생이 두 명이 있었는데, 한 명이 바로 헨리의 아버지였고, 한 명은 집안의 망나리로 불리며 버려지다시피 한 로저 바스커빌이었어. 그는 자식도 없이 남미에서 죽었다고 알려져 있었단다. 그런데 그에게 아들이 있었던 거야. 스태플턴. 그의 본명은 아버지와 이름이 같은 로저 바스커빌. 로저는 학교 사업을 망해서 도망을 다니고 있었단다. 그러면서 이름도 스태플턴으로 바꾸고, 아내였던 베릴도 여동생이라고 속였던 거야. 그러니까 헨리가 베릴에게 관심을 보였을 때 화낸 이유를 이제 알겠지? 동생이 아닌 자신의 아내에게 관심을 보이니 화를 낸 거지.

그는 찰스가 죽으면 재산이 자신의 것이 된다고 생각했고, 찰스가 심장병이 있는 것을 알고, 사냥개로 그를 놀라게 하면 죽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찰스는 바스커빌 가문의 전설의 사냥개를 믿고 있었거든스태플턴은 커다란 사냥개를 사서 개의 얼굴에 빛이 나는 물질을 묻혀서 밤에 보면 괴물인 것처럼 꾸몄어. 그리고 로라를 꼬득여서 로라가 찰스에게 만나자는 편지를 쓰게 했단다. 찰스가 약속 장소에 나왔다가 괴물같이 생긴 거대한 사냥개를 보았고, 그것에 놀라 도망을 가다가 심장마비에 걸려 죽고 만 거야. 스태플턴의 작전은 성공한 것이지.

이제 재산은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한 스태플턴. 하지만 그때 헨리가 나타난 것이란다. 스태플턴은 이번에는 헨리를 죽여야 했어. 이번에는 사냥개에 물려 죽는 시나리오를 짜야 했지. 사냥개에게 어떤 사람을 알려주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은 그 사람의 체취가 가득 담긴 것이어야겠지. 예를 들어 신발 같은 것 말이야. 헨리가 호텔에서 신발을 잃어버린 것도 바로 그 이유였단다.

하지만 그런 작전들이 제대로 먹히기는 쉽지 않았지. 셜록 홈즈가 이 사건에 관여를 했으니 말이야. 그리고 아내 베릴도 도와주지 않으려고 했어. 이 사건이 진상이 밝혀지자, 스태플턴은 아내 베릴을 집안에 묶어두고 늪지대로 도망을 갔는데, 그만 늪지대에 빠져서 빠져 나오지 못했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권선징악으로 말이야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는 재미 있는 소설 한 편 읽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것 같더구나. 아빠가 읽은 것은 완역본이라서, 너희들이 읽기에는 아직인 것 같구나. 조금만 더 크고 나서 읽으면 될 것 같구나. 8권짜리 전질인데, 이제 3권까지 읽었으니 이데 5권 남았구나. 쉬엄쉬엄 읽어야지.


PS:

책의 첫 문장 : 밤을 샌 날이 아니라면 으레 느지막이 일어나는 셜록 홈즈가 식탁에 앉아서 조반을 들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 그리고 가는 길에 마르시니에 들러서 간단하게 저녁 식사를 하도록 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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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0 07: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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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0 09: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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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0 09: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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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

완벽하게 승리한 역사였다면, 우리 스스로 완전한 독립을 이뤄냈다면, 일제가 패망하기 전에 광복군의 국내 진입작전이 이뤄졌다면 아마도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을 거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걸었던 길을 좇으면 좇을수록 아쉬움이 계속 커졌다. 항일 독립운동에 모든 것을 바쳤던 애국지사들은 너무나도 힘겹게 투쟁을 이어갔겄만, 끝내 영광을 잇지는 못했다. 영광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평가조차 받지 못했다. 숱한 애국지사들이 도리어 억울하게 살다가 안타깝게 죽어갔다.

(51)

효창공원 입구부터 거대한 축구장(효창운동장)이 있습니다. 반세기 넘게 김구 선생과 삼 의사 묘역 남쪽을 막고 있습니다. 효창운동장 때문에 숨이 턱 막힐 지경입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9 <2회 아세아축구선구권대회> 개최를 구실로 독립운동가의 표를 이장하고, 운동장 건설을 밀어붙였습니다. 특히, 이승만 전 대통령은 김구 선생이 돌아가신 다음, 효창원에 경찰을 배치해서 시민들의 참배를 막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만행이 이 전 대통령이 쫓겨난 뒤에도 계속된다는 점입니다. 1969, 박정희 정권은 김구 선생과 삼 의사 묘역이 능선으로 이어진 머리 쪽에 느닷없이 <북한반공투사위령탑>을 세웠습니다. 일본군 출신인 박정희 전 대통령 때 만들어진 건데, 이 역시 반세기 넘게 김구 선생의 묘역과 삼 의사 묘역 머리 쪽에 버티고 있습니다.

(55)

김구 선생이 1946년 고국으로 돌아와 가장 먼저 했던 일이, 당시 재일본조선거류민단 단장 박열 선생을 통해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의사의 유해를 수습해서 국내로 모셔오게 한 것이다. 의거 이후 십수 년이 지났지만,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이들을 위해 국가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긴구 선생께서 몸소 보여주셨다. 지금 우리는 어떨까?

(70)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이 탄생한 곳 서금이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탄생한 장소다. 처음으로 대한민국이라 명명된 국가가 만들어진 곳이며, 지금 우리가 향유하는 대한민국 민주공화정이 정립된 곳이다. 우리 헌법이 세계만방에 공표된 곳이기도 하다. 이곳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반복되는 건국절 논란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역사적 장소이기 때문이다.

(99)

선생(예관 신규식)의 집을 나오니 빗줄기는 더욱 강해졌습니다. 그래서 더 아쉬웠나 봅니다. 임시정부의 기틀을 마련했고, 외무총장과 국무총리 대리까지 맡으셨던 분의 거처치고는 너무나 초라했습니다. 운 좋게 선생의 집에 거주하는 중국인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 집 안을 자세히 살필 수 있었지만, 선생의 거주지 역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첫 번째, 두 번째 청사처럼 아무런 표식조차 없었습니다.

(136)

한번 상상해보자. 이름만 알던 지인에게 무려 현상금 200억 원이 걸렸다. 정권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다. 결코 가까운 사이도 아니다. 오히려 남남에 가깝다. 만에 하나 그 사람을 숨겼다 발각당하기라도 하면 내 몸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그런데 지인이 갑자기 나를 찾아와 숨겨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 대부분은 고개를 저을 것이다. 혹자는 거절에 그치기는커녕 현상금 200억 원에 눈이 멀어 오히려 적극적으로 신고할지도 모른다. 1932, 중국인 주푸청 선생에게 찾아온 선택의 갈림길이었다. 그리고 선생은 200억 유혹을 뿌리쳤다.

(142-143)

김철 선생은 1932 1, 이봉창 의사 일왕 저격 사건, 같은 해 4 29일 윤봉길 의사 의거 당시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군무장을 역임하며 김구 선생과 같이 대업을 주도하였다. 이후 일제의 핍박이 더욱 거세지자, 1932 5 10, 상하이에서 항저우로 청사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김구 선생 등 임정 주요 인사들이 자싱에 피난처를 마련하는 동안 김철 선생은 자신의 숙소인 청태 제2여사 32호실에 임시정부 판공처를 설치해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지속함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178)

난징 <리지샹 위안소 유적진열관> 2015 12 1, 정식 개관했다. 위안소를 주제로 한 전시관 중 압도적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평안도 출신 박영심 할머니가 이곳 두 번째 건물 19번 방에서 3년 동안 위안부 생활을 했다. 2003 11 21, 박 할머니가 현장을 찾아 내가 있던 곳이 여기라고 증언하자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 난징 중심부에 유적 진열관을 마련했다. 3,000m^2 규모로 1,600여 점의 전시물과 680장의 사진이 생생하게 보존돼 있다. 진열관 가운데에는 마당이 있는데, 한쪽 벽면이 70명의 할머니 얼굴 사진으로 구성돼 있다.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은 70명 할머니 중 다수가 한국 출신이다. 광장 가운데 박영심 할머니가 위안부 시절 임신했을 당시 모습이 동상으로 서 있다.

(215)

그럴 수밖에 없던 것이, 일제에 부역했던 친일 인사들이 그대로 미 군정에 부역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러난 일제의 자리를 미 군정이 채운 상황, 한평생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들이 설 자리는 없었다. 정정화 여사의 형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족들과 함께 어렵게 서울에 자리를 잡았지만, 믿고 의지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김구가 1949 6 26일 암살당했다. 이후에 시련의 연속, 1950년 전쟁이 발발하자 40년 지기이자 독립운동 동지였던 남편 김의한이 납북되었다. 남한에 남은 정정화 여사는 부역죄로 끌려가 투옥당하는 등 잦은 고초를 겪었다. 여사는 1991년 사망할 때까지 세상에 나서지 않고 조용한 삶을 이어갔다. 그러나 그의 의지와는 별개로, 일제 강점기와 미 군정, 이어진 독재정권이 그들을 가만히 두지않았다.

(230)

황포군관학교는 항일 애국지사 청년들이 군사 간부 훈련을 받던 학교다. 1924 6 6, 1차 국공합작의 산물로 설립되었다. 소련의 자금과 무기를 지원받아 설립한 소련식 사관학교이며 정식명칭은 중국국민당 육군군관학교였다. 그러나 주강의 황포 장주도에 위치한 탓에 흔히 황포군관학교라고 부른다. 당시 장제스 총통이 황포군관학교에서 피압박민족 후원으로 조선인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며 대우하자, 지망생이 증가했다. 조선 청년들은 신식군관학교인 황포군교에서 새로운 정치와 군사를 배우고자 모여들었다. 의열단 의백 김원봉과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도 그 중 한 명이다. 김원봉 장군을 비롯한 의열단 간부들은 군관학교 4기로 대거 입학했다. 학생명단에서 확인한 인원만 73명이다. 무한분교까지 따지면 무려 200명이 넘는다. 이들은 황포군교 졸업 후 <조선혁명간부학교>로 이동, 조선 청년들의 군사간부 양성에 힘썼다. 결과적으로 1938 10 10, <조선의용대>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335)

조명하 선생, 아마 처음 들어보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처음에 조명하 의사의 이야기를 접했을 때 거짓말인 줄 알았다. 마치 무협지 주인공처럼, 혼자 무공(?)을 연마했다. 단도 한 자루를 던져 의거에 성공했다. 그것도 당시 히로히토 장인이자 육군 대장 구니노미야를 없애 버린 것이다. 1928 5 14, 대만 타이중에서 의거한 스물네 살 청년 조명하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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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138억 년 전 빅뱅에서 시작된 별과 인간의 경이로운 여정 서가명강 시리즈 9
윤성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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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 책을 보고 책 디자인이 낯설지가 않았단다. 아빠가 예전에 읽은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의 디자인과 비슷했거든. 책 소개를 보니 같은 시리즈더구나. <서가 명가 시리즈>로 서울대에서 강의한 내용들을 책으로 엮은 시리즈인 것 같았어. 외국에서는 유명 대학의 인기 있는 강의가 책으로 많이 엮이고,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강의를 책으로 엮는 경우가 있고, 아빠도 그런 책을 몇몇 읽은 적이 있단다. 서가 명가 시리즈가 서울대에서 강의한 내용들을 엮었다고 책 소개를 함으로써 서울대라는 프리미엄으로 은근슬쩍 책 광고도 하는 것처럼 보이더구나.

아빠가 이 책을 고른 것은 서울대에서 강의한 내용이 궁금한 것은 아니고, 아빠가 좋아하는 장르인 과학 관련 서적이고, 같은 시리즈에 있던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라는 책의 이미지가 좋게 남아 있었고, 먼저 읽은 이들이 평이 괜찮아서 골랐던 것이란다. 이 책은 어땠냐고? 누군가에게 강력하게 추천할만한 책은 아니었단다. 책을 덮고 난 다음 책 뒷면에 적혀 있는 가격표 보고도 조금 놀랬단다. 페이지랑 책가격이랑 매칭시키면 안되겠지만, 페이지에 비해 책가격이 꽤 되네이런 생각도 했단다. 그럼 책 내용에 대해 몇몇 소개를 해줄게.


1.

영어로 별이 Star잖아. 그런데 처음에 번역할 때 좀 잘못했다고 하는구나. 왜냐하면 Star라고 하면 태양 같이 스스로 빛을 내는 것만 말하거든. 나중에 과학 시간에 배울 텐데, 그런 태양 같은 것은 항성, 우리말로 붙박이별이라고 해.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별이라는 것은 원래, 태양 같은 붙박이별뿐만 아니라 행성도 별이라고 했거든. 영어로는 planet이라고 하고, 순 우리말로는 떠돌이별이라고 하지. 그런데 Star를 별로 번역을 해 놓는 바람에, 어떤 이들은 금성이나 화성 같은 행성은 별이 아니라고들 한단다. 이 책을 들어가면서 그런 지적을 지은이가 해주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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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서구권에서는 붙박이별과 떠돌이별을 지칭하는 단어가 아예 다르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는 붙박이별을 스타(star), 떠돌이별을 플래닛(planet)이라고 구별해 부른다. 이런 서구의 관례를 따라 스타라는 단어를 별이라고 부주의하게 번역해오다 보니 오늘날 한국에서 별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붙박이별에 국한되어 사용되곤 한다. 서구의 플래닛으로는 한자 용어인 행성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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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시절부터, 인류가 생겨난 다음부터, 하늘의 정체에 대해 궁금했을 거야. 해가 하루에 한번씩 하늘을 가로지르고, 밤에면 달과 별이 하늘을 가로지르고, 어떤 별들은 한 곳에 머물러 있고 말이야. 당연히 보이는 대로 믿었겠지. 하늘이 움직인다고아주 오랫동안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하늘이 움직이는 천동설을 믿었어. 그런데 몇몇 별들이 한쪽방향으로 돌다가 반대방향으로 갔다가 다시 원래 방향으로 가는 등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새로운 가정을 세워서 꿰어 맞추면서 오랫동안 이어져왔단다.

르네상스 시대가 되면서 세상을 다르게 보는 눈들이 생겨나면서, 코페르니쿠스와 브라헤에 의해서 지동설이 주장되기 시작했단다. 브라헤라는 사람은 아빠도 처음 들어보는 사람인데, 그는 천문대를 설치해서 별을 관측하고 신성을 발견하기도 했대. 그의 제자 중에 유명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케플러라는 사람이란다. 케플러는 지동설을 넘어 지구가 태양 주변을 원궤도로 돈다고 주장을 하였어. 그 주장을 토대로 관측과 연구를 했는데, 그 원궤도가 맞지 않는 거야. 그는 자신이 강력히 주장했던 원궤도를 포기하고, 타원궤도라는 질서를 발견하게 되었단다.

그리고 유명한 케플러 제3법칙을 발견해 낸단다. 아빠가 학창 시절 때 케플러의 1법칙, 2법칙도 분명 배운 것 같은데, 그건 잘 기억나질 않고, 3법칙은 아직도 기억이 나는구나. 시험에도 많이 나와서 그렇겠지만, 그만큼 유명한 법칙이란다. 행성의 공전 주기의 제곱은 궤도의 긴 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하는 내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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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2)

비록 원궤도를 포기하는 아픔은 있었지만, 케플러는 새로운 우주의 질서를 발견한다. 그는 관측 데이터로부터 행성의 타원궤도가 찌그러진 정도, 즉 타원의 반지름 중 길이가 긴 쪽과 짧은 쪽의 비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긴반지름과 공전주기 사이에 서로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알아낸다. 긴반지름의 세제곱이 공전주기의 제곱에 비례함을 보인 것이다. 이 관계는 케플러의 제3법칙으로 알려져 있고, 흔히 조화의 법치(harmonic law)이라 부르기도 한다. 타원궤도라는 추함 이면에 숨겨져 있던 신성한 하모니의 발견은 분명 케플러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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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주 관측의 발전은 망원경이 발명되면서 더 발전하게 되는데, 망원경 발명이라고 하면 아빠는 갈릴레이를 떠오르게 되는데, 그보다 더 일찍인 1608년 네덜란드의 안경장인 한스리페르헤이라는 이름도 어려운 이가 처음 발명했다고 하는구나.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만든 것은 1609년이었대. 망원경이 발명되어 이후 천문학은 크게 발전하면서, 새로운 별들도 많이 발견하게 되었어.

천문학 역사에 있어 어두운 면도 소개하면서 여성 천문학자에 대한 홀대에 대한 이야기도 했어. 천문학뿐만 아니라 과학의 많은 분야에서 여성 과학자들이 능력에 비해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었단다. 그런 사람들을 이야기하면 헨리에타 리비트라는 사람도 소개해주었어. 이 사람은 예전에 아빠가 팟캐스트에서 알게 되어 관심을 가지고, 그 사람에 대한 책도 샀거든.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그 사람에 대한 소개가 이 책에 실려 간단히 리비트에 대해 알게 되어 좋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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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그중 한 명이었던 헨리에타 리비트는 주당 10.5달러라는 박봉의 인건비를 받으며 1903년부터 1908년까지 마젤란은하에 있는 1777개의 변광성 관측 자료를 분석했다. 변광성이란 빛의 세기나 밝기가 시간에 따라서 변하는 별을 말하는데, 별빛의 밝기가 이처럼 변하는 이유는 별의 크기가 팽창했다가 줄어드는 진동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리비트는 이 변관성들 중에서도 세페이드 변광성이라 불리는 별들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이 변광성의 최대 밝기와 진동 주기 사이에 깔끔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다시 말해, 진동 주기가 짧을수록 어둡고 주기가 길수록 밝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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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오면서 우주의 중심인줄 알았던 태양도 사실은 우주의 중심이 아니고 변방이란 것을 알게 되었어. 신비로운 우주의 비밀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갔고, 그러면서 우주는 상상 그 이상의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허블이라는 과학자는 우리 은하 밖에 또 다른 은하를 발견하게 된단다. 우리 은하와 가장 가까운 은하로 안드로메다 은하인데, 가깝다고 했지만 14만 광년이란다.  빛으로 가도 14만년이니까 인류가 가기에는 지름길을 발견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거리지하기야 태양계 밖도 나가기 어려울 테니 말이야.

그런 도대체 우주의 크기는 얼마일까.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465억광년이고, 은하의 개수는 2조개라고 하는구나. 우주를 생각하고 있다 보면, 우리의 존재가 너무 미미하다는 생각이 들어 왜 이리 아등바등 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더구나. 그래서 아빠는 스트레스가 쌓이면, 무한한 우주를 생각하곤 한단다. 그러면 그 스트레스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지.


3.

우주는 어떻게 시작할까? 이제는 빅뱅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단다. 예전에는 우주라는 것이 멈춰 있는 것 인줄만 알고 있었는데, 이제는 빅뱅 이후 우주는 아직까지도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들 있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작스러운 빅뱅 이후 시간이 생기고 우주라는 공간이 생긴 것이야. 그렇다 보면 잇달아 나오는 질문.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그리고 빅뱅에 의한 우주의 팽창은 언제쯤 멈출 것인가? 멈추기는 할 것인가? 멈춘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 것인가?

우주의 신비는 아직도 우주의 크기만큼 무한하구나. 그런데, 아빠는 아직도 빅뱅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단다. 거의 無에 가까운 점에서 폭발에 의해 이 우주가 생겨났다는 사실이... 그 안에 어찌 이 많은 물질들을 포함하고 있을까, 말이야. 사실 우리도 모두 그곳에 있던 물질이 변해서 생겨난 것이야. 그러니까 지은이가 제목을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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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빅뱅은 우리의 미래에 관해서도 새로운 관점을 준다. 아주 먼 미래의 우주의 모습은 어떨까?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생명도, 지구도, 별도, 은하도 모두 생기를 잃고 죽어갈 것이며 결국 빛이 없는 암흑의 공간이 될 것이다. 이렇게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나중에는 허무하게 죽어갈 우주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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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의 팽창하는 속도를 측정함으로써 우주의 나이를 측정할 수 있는데 약 138억년이라고 한단다. 감이 오지 않는 숫자란다. 그 오랜 동안 계속 팽창하고 있다니 말이야. 참고로 빅뱅의 증거를 잠시 하나 소개하자면 우주배경복사란 것이 있단다. 우주배경복사라는 간단히 이야기해서 먼 과거 빅뱅 직후 발생한 복사에너지가 남아서 전파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을 이야기한단다.

..

그 우주에는 수많은 별들이 있단다. 빅뱅에 의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 와중에 태양 같은 빛나는 별들은 왜 생겼을까. 세실리아 페인이라는 영국사람이 있었단다. 1919년에 19살이었는데, 그는 당시 아인슈타인의 상대론이론을 증명한 에딩턴의 강연을 듣게 되었는데, 그것에 감명을 받고 천문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하버드에 입학 후 1925 25살에 천문학 박사가 되었다고 하는구나. 그가 별의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온도와 별의 색깔 관계를 알아냈고, 그것을 통해 태양에는 수소가 70%, 헬륨이 28%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하는구나. 이것은 태양뿐만 아니라 우주도 수소와 헬륨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였어.

원자 1번 수소, 2번 헬륨태양이나 붙박이별들이 빛을 내는 이유는 수소 두 개가 결합하여 헬륨 1개가 되는 수소핵융합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구나. 태양도 그런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것이고그러면 걱정 많은 이들은 수소가 헬륨으로 모두 변하고 나면 어쩌나 할 텐데,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구나. 아직 100억년도 더 빛날 수 있다고 하는구나. 100년이 아니고 100억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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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태양의 밝기는 3.84x10^27와트(W). 수소 핵융합으로 이 정도의 에너지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초당 6.4x10^14킬로그램의 수소가 헬륨으로 바뀌어야 한다. 매우 많은 양처럼 느껴지지만 태양 전체 질량은 무려 2x10^30킬로그램에 달한다. 100억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태양이 지금처럼 밝게 빛날 수 있도록 유지시킬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수소 연료가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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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 무한하고 거대한 우주를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는 것이 바로 외계 생명체란다. 칼 세이건이 이야기한 이 광활한 우주에 우리만 살고 있다면 지나친 공간 낭비라는 것에 아빠도 동감한단다. 확률이 낮겠지만, 지구와 같은 생명체가 있을 거야. 그리고 그 생명체는 우리의 모습과 유사할 것이라고 지은이는 이야기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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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생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수렴진화는 심지어 분자단위에서도 발견된다. 외계에 생명체가 있다면 지구와 같이 탄소를 기반으로 했을 가능성은 거의 100퍼센트에 가깝다. 탄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 중 하나이고 탄소처럼 화학적 다양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원소는 없기 때문이다. 중력이 전 우주에 보편적으로 작용하는 법칙이듯, 지구에서 적용되는 화학법칙이 외계에서 다르게 적용될 이유 또한 없다. RNA DNA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자들의 조합 방식에도 생명이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은 매우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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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말 우주에 지구의 생명체들만 있다면 이상할 것 같구나. 특히 나중에 인류가 멸종하거나 태양도 시간이 다 되어 태양과 지구가 사라져서, 이 우주 상에 아무런 생명체가 없어서 이 우주의 존재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면 우주는 왜 존재하는 걸까? 아빠는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영화에서처럼 우주라는 것이 어떤 존재가 만들어내거나, SW 프로그램 상의 세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단다. 만약 그렇다 하더라고 우주를 만든 그 존재들의 세상은 또 어떤 세상일까? 그들의 세상은 유한할까? 무한할까? 정말 끝이 없는 질문이로구나. 아빠의 생각이 더 꼬리에 꼬리를 물기 전에 오늘은 이만 해야겠다.


PS:

책의 첫 문장 : 별과 행성의 차이는 무엇인가?

책의 끝 문장 : 그리고 이렇게 이어지는 질문은 과연 어디에서 멈출 수 있을까?


플라톤은 주의 본질이 수라고 생각한 피타고라스의 영향을 받아, 순수하고 영원하며 완전한 우주의 속성이 다섯 개의 정다면체에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엠페도클레스 이후 고대 그리스에는 우주가 흙, 물, 공기, 불로 이루어져 있다는 믿음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는데, 플라톤은 각각을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이십면체와 연결시켰다. 나머지 하나인 정십이면체는 신성한 영역인 우주를 채우고 있는 에테르(ether)에 대응시킨다. 이에 따라 세계는 지구를 중심으로, 그 바깥에 순차적으로 물, 공기, 불이 위치되었다. - P27

중세 시대에 접어들어서도 천동설에 기반한 우주관이 계속 이어진다. 중세인들도 지구와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다. 신이 인간을 위해 창조한 중세인의 우주 또한 그다지 크지 않았다. 별들은 하루라도 짧은 시간 동안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했으므로, 별들이 무한한 거리에 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았다. 별들이 박혀 있는 천구는 가까운 곳에 있어야 했다. 다만 무한한 신의 속성을 반영하기 위해 천구 밖에는 무한한 신의 영역이 있다고 믿었다. - P42

외부 은하의 후퇴속도와 거리 사이의 상관관계는 허블의 관측 이후 오랜 기간 허블의 법칙이라 불려 왔었다. 하지만 이를 이론적으로 예측한 사람은 르메트르였고 많은 천문학자들이 르메트르에게도 합당한 크레딧을 주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해왔다. 결국 2018년 국제천문연맹은 이 법칙을 공식적으로 ‘허블-르메트르의 법칙’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아인슈타인, 에딩턴, 허블 등 당대 학계 스타들의 그늘에 가려 과소평가 받아왔던 르메트르가 오늘날 살아 있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지 궁금해진다. - P99

우리의 핏속을 흐르는 철, DNA를 구성하는 원소들은 모두 과거 언젠가에 별 속에서 생성되었다. 별들의 먼지로 구성된 우리 몸은 별의 탄생, 별의 진화, 별의 죽음과 초신성 폭발의 과정을 기억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구와 같은 행성도 만들어졌고 인체를 구성하는 원소들이 지구에 마련되었다. 우리 모두 아주 먼 과거에는 별 속에 있었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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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내 책에는 내가 가슴으로 외우는 단락들이 있다.

가슴으로(by heart), 이것은 내가 가벼이 쓰는 표현이 아니다.

내 심장(heart)은 약하고 믿을 수 없다. 내가 간다면, 그건 심장 때문일 것이다. 나는 심장에 되도록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무언가 심장에 영향을 줄 것 같으면, 방향을 다른 데로 돌린다. 예를 들어, 내 위장, 혹은 폐, 폐는 잠시 작동을 멈출 수는 있겠지만 아직까지 다음 숨을 쉬지 못한 적이 없다. 거울 앞을 지나다 내 모습을 일별할 때, 혹은 정류장에 있는데 아이들이 내 뒤에 와서, 누가 똥냄새를 풍기는 거야? 하고 말할 때 날마다 겪는 작은 모욕들 나는 그것들을 대개는 간에서 받아낸다. 다른 피해들은 또다른 곳에서 받는다. 모든 상실한 것들에서 받는 타격은 췌장이 전담한다. 상실한 것들이 너무 많은데 비해 그 장기는 너무 작은 게 사실이다.


(72)

엄마는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을 둘이 처음 만났던 여름만큼 생생하게 유지했다. 그러기 위해 인생을 외면했다. 때로 엄마는 물과 공기만으로 며칠을 버티기도 했다. 알려진 고등 생명체 중 그렇게 생존이 가능한 유일한 존재로서, 엄마의 이름을 딴 생물종이 하나 있어야 마땅하다. 언젠가 줄리언 삼촌이 해준 얘기에 따르면, 조각가이자 화가인 알베르토 자코메티는 머리 하나를 그리기 위해 때로는 몸 전체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뭇잎을 그리기 위해서는 전체 풍경을 희생해야 한다. 처음에는 자신에게 한계를 지우는 것 같을지 몰라도 시간이 좀 지나면, 하늘 전체를 다루는 척할 때보다 무언가의 4분의 1인치 정도밖에 안 되는 부분을 다룰 때, 우주에 대한 어떤 느낌을 붙잡을 가능성이 더 크다.

엄마는 나뭇잎이나 머리를 택하지 않았다. 엄마는 아빠를 택했고, 어떤 느낌을 붙잡기 위해 세상을 희생했다.


(111)

인간의 최초 언어는 손짓이었다. 사람들의 손에서 흘러나오는 이 언어는 전혀 원시적이지 않았으며, 손가락과 손목의 섬세한 뼈를 이용한 무한한 조합의 동작으로 현재 우리가 쓰는 말 가운데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없었다. 손짓 하나하나가 복잡하고 미묘했으며, 그 움직임을 통해 발휘되었던 섬세함은 그때 이후로는 완전히 상실되었다.


(113)

우리가 손짓의 언어를 완전히 잊어버린 것은 아니다. 말을 하며 손을 움직이는 습관이 그 언어의 잔재다. 손뼉을 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엄지를 치켜세우고 하는 모든 것이 고대의 손짓이 남긴 유물이다. 예를 들어 서로 손을 잡는 것은 함께 있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기억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너무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는 밤중에는 뜻을 전하기 위해 서로의 몸에 대고 손짓을 할 필요를 느낀다.


(165-166)

누군가가 막대기 두 개를 맞대고 비비다가 처음으로 불꽃을 일으킨 순간이 있었던 것처럼, 처음으로 기쁨이 느껴진 순간, 처음으로 슬픔이 느껴진 순간이 있었다. 한동안 새로운 감정들이 계속해서 발명되었다. 욕망은 일찍이 생겨났고 후회도 마찬가지였다. 완고함이 처음으로 느껴졌을 때, 그것은 연쇄 작용을 일으켜 한편에서는 원망이, 다른 한편에서는 소외와 외로움이 생겨났다. 반시계 방향의 어떤 골반 동작이 황홀경의 탄생을 촉발했을 것이고, 번개의 일격이 최초의 경외심을 일으켰을 것이다. 아니면 앨마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의 몸이 그랬는지도 모른다. 어불성설 같지만, 놀라움의 감정은 초기에 바로 탄생하지 않았다. 그것은 충분한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모든 것의 기본 양태에 익숙해지고 난 후에야 생겨났다. 그리고 실제로 충분한 시간이 흐르고 누군가가 최초로 놀라움의 감정을 느꼈을 때, 다른 곳의 다른 누군가는 최초로 짜릿한 향수를 느꼈다.


(166)

사람들이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느끼고 싶은 욕망도 커졌다. 이따금 심하게 상처를 받으면서도 그들은 더 많이, 더 깊이 느끼고 싶어했다. 사람들은 감정에 중독되었다. 새로운 감정들을 발견하려고 발버둥을 쳤다. 예술은 바로 이런 식으로 탄생했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종류의 기쁨이 새로운 종류의 슬픔과 함께 만들어졌다. 예컨대, 있는 그대로의 삶에 대한 영원한 실망, 예상치 못한 유예가 주는 안도감, 죽음에 대한 두려움.


(193)

그때부터 나는 나 자신이나 부모님이 죽을 거라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엄마였다. 세상은 엄마라는 힘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평생을 공상에 잠겨 살았던 아버지와 달리 엄마는 인정사정없는 이성의 추진력으로 우주를 헤쳐나갔다. 엄마는 우리가 벌이는 모든 싸움의 재판관이었다. 엄마의 꾸짖는 말 한마디면, 우리는 구석으로 가 숨어 울면서 순교자의 고난을 겪는 자신을 상상하게 되었다. 그렇긴 하지만, 엄마의 입맞춤 한 번이면 우리는 다시 왕자가 되었다. 엄마가 없다면 우리의 삶은 혼란 속에서 분해되고 말 터였다.


(196)

그애의 몸을 의식하게 된 바로 그 순간에 내 몸에 대해서도 의식하게 되었기 때문에. 거의 숨이 멎을 것 같은 감각이었다. 찌릿찌릿한 느낌이 온 신경에 불붙듯이 퍼져나갔다. 그 모든 일이 삼십 초도 안 되는 순간에 일어났을 것이다. 그렇긴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가자, 나는 아동기의 종말이 시작되는 곳에서 나타나는 신비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일 분의 절반도 안 되는 그 순간에 내 안에서 생겨난 기쁨과 고통을 모두 소진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후였다.


(199)

그것으로, 간단히 말하자면, 죽음에 대한 내 집착은 막을 내렸다.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생각하지 않게 된 것뿐이다. 앨마를 생각하지 않는 여분의 시간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 시간에 죽음을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나는 벽을 세워 그런 생각을 차단하는 법을 배웠다. 세상에 대해 새롭게 배우는 것들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어떤 곳으로부터 영원히 떠나왔음을 이해했다. 그렇긴 하지만. 그 벽은 또한 유년기의 고통스러운 생생함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주었다. 목덜미에 죽음의 숨결을 느끼며 숲속에, 굴에, 지하실에 숨어 지내는 동안에도 나는 진실을, 내가 곧 죽으리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심장마비를 겪고 나서야, 나를 유년기에서 분리해준 벽의 돌들이 마침내 허물어지기 시작하고서야 죽음의 공포는 되돌아왔다. 그리고 그것은 예전 어느 때 못지않게 무서웠다.


(269)

몽상에 빠져 있다가 내려야 할 정류장을 놓쳐서 열 블록을 되돌아 걸어가야 했는데, 한 블록씩 지날 때마다 불안은 커지고 확신을 줄어들었다. 앨마가 실제 살아 있는 앨마가 정말로 나온다면 어떡하지? 책 속에서 걸어나온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거지? <사랑의 역사>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면 어떡하지?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잊고 싶다면? 그동안 앨마를 찾느라 너무 바쁜 나머지, 정작 그녀가 발견되기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340)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때가 있었고,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한 때도 있었다. 최소한 삶을 꾸리기는 했다. 어떤 종류의 삶? 그냥 삶. 나는 살았다. 쉽지는 않았다. 그렇긴 하지만. 절대로 견딜 수 없는 것이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375)

정말이지, 별로 말할 것은 없다.

그는 위대한 작가였다.

그는 사랑에 빠졌다.

그것이 그의 삶의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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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의 선택 3 - 3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3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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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콜린 매컬로님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3<포르투나의 선택> 마지막 3권 이야기를 해줄게. 2권에서는 독재관 술라가 죽었잖아. 마리우스에 이어 술라까지 로마의 일인자들이 죽고 난 로마. 이젠 어떤 시대가 펼쳐질까. 로마 역사를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앞으로의 역사는 카이사르가 새로운 로마의 주인공이 될 것을 알 거야. 이번 3권에서도 카이사르의 이야기가 많은 부분 차지하고 있단다. 3권의 이야기는 기원전 78 9월부터 기원전 69 3월까지의 이야기란다.


1.

아시아 속주에서 전쟁을 통해 활약을 보여 시민관까지 받은 카이사르가 로마에 돌아왔단다. 어린 나이에 결혼한 카이사르와 킨닐라는 드디어 첫날밤을 보내게 된단다. 로마에 돌아온 카이사르는 변호일을 하면서 사람들한테 유명해진단다. 주로 평민들의 변호를 맡았고, 특히 자신이 어린 시절 살았던 수부라 사람들의 변호를 맡았단다. 그리스 속주의 지인의 부탁으로 그리스 속주에서 횡포를 부린 안토니우스를 기소하기도 하는데, 안토니우스는 교묘히 법망의 구멍을 이용해서 위기를 탈출하기도 했어. 아무래도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의 블랙리스트에 올랐겠구나. 변호일을 하다 보니, 키케로와도 알게 되었단다.

그렇게 로마 생활을 하다가 비티니아 왕 니코메데스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그를 만나러 다시 아시아 속주로 향했단다. 니코데메스 기억나지? 카이사르가 배 40척을 얻으러 갔다가 니코메데스 왕이 카이사르를 좋게 봐서 친분을 쌓았잖아. 니코메데스 왕이 죽기 전에 카이사르가 비티니아에 도착했단다. 니코메데스 왕은 아들이 없었어. 그래서 자신의 나라 비티니아를 카이사르에게 주려고 했으나, 카이사르는 사양을 했단다. 카이사르가 변방의 나라의 왕이나 하고 있을 위인이 아니었지. 카이사르는 로마에 유증하라고 설득을 했고, 니코메데스 왕은 로마를 유증하겠다고 했고, 그는 얼마 안 있어 죽고 말았단다.

니코메데스 왕의 유언에 따라 비티니아는 로마에 유증되었으니, 아시아 속주인 융투스가 와서 비티니아를 차지했는데, 융투스가 탐욕이 지나치다는 것을 카이사르가 이미 알고 있었어. 그래서 미리 덫을 만들어 놓았고, 융투스가 비티니아 재산을 조금이라도 착복을 하면 기소하려고 했단다. 비티니아가 카이사르에게 잘 대해주었으니, 그들의 재산과 명예를 지켜주려는 의도도 있었을 거야.

카이사르는 로마에 돌아오는 길에 에게 해에서 해적들에게 잡혀갔단다. 카이사르의 호기로움해적들이 자신의 몸값을 20탈렌툼으로 책정하자, 자신의 몸값이 20탈렌툼밖에 안되냐면서, 50탈렌툼으로 올렸단다. 어차피 나중에 돌아와서 빼앗으면 된다고 생각했어.

======================

(78)

나는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요!” 인질이 거만하게 말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모양이군!” 나는 파트리키 귀족인데다, 율리우스 집안 출신이오. 율리우스 집안 출신이란 게 무슨 의미냐고 묻겠지, 안 그렇소? 그건 내가 아프로디테의 아들을 통해 그 여신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뜻이오. 나는 집정관을 배출한 가문 출신이며, 나 역시 때가 되면 집정관을 지낼 거요. 나는 그저 평범한 원로원 의원이 아니라고! 시민관을 수여받았고…… 원로원에서는 발언권도 있고…… 원로원의 가운뎃줄에 앉고…… 내가 원로원 의사당에 들어가면 모든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쳐준단 말이지. 심지어 전직 집정관과 감찰관까지도! 그런데 고작 은화 20탈렌툼? 내 몸값은 은화 50탈렌툼이오!”

======================

..

에게 해의 섬들은 무척 많고 복잡해서 다시는 자신이 잡혀왔던 섬을 다시 찾아오지 못하는데, 해적들은 카이사르를 너무 과소 평가를 했단다. 카이사르의 몸값을 치르고 풀려났다가 군대를 이끌고 자신을 잡았던 해적들의 소굴에 바로 찾아가 소탕했단다. 자신의 몸값뿐만 아니라 해적들이 가지고 있는 보물들을 모두 빼앗아 자신을 도와준 이들에게 나눠주고, 로마에게도 보냈단다. 아시아 속주 융투스에게는 아무것도 안 주었는데, 자신의 영역에서 그런 일을 벌이고,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은 것에 크게 화를 냈단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돈에 대한 탐욕이 큰 사람인데 말이야. 로마 원로원에서도 카이사르의 이런 행동을 달갑게 보지 않았단다. 카이사르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보았거든. 그리고 원로원에 있는 이들이 원래 시기심이 많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

해적은 그렇다 치고, 아시아 속주의 폰토스 왕인 미트리다테스가 다시 말썽을 피웠을 때, 카이사르가 미트리다테스 왕을 혼쭐을 내 준 것에 대해서도 원로원은 좋아하지 않았단다. 더욱이 미트리다테스를 상대하기 위해 아시아로 향했던 루쿨루스는 더욱 화를 냈지. 자신이 왔을 때는 이미 상황이 종료되었거든. 폰토스 왕 미트리다테스 생각나니? 예전부터 로마의 힘이 조금만 약해지거나 틈이 보이면 주변 나라를 정복하려던 사람이었잖아. 이번에도 술라가 죽고 나서 다시 기회를 보았지만, 카이사르에 의해 다시 얌전히 있어야 했단다.


2.

이 즈음 로마에서 반란이 일어났단다. 검투사로 유명한 스파트타쿠스의 이야기란다. 스파르타쿠스는 무척 유명해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나 영화도 많아. 워낙 유명하다 보니 아빠도 그가 검투사로 유명하다고만 알고 있었지, 반란까지 일으켰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단다. 스파르타쿠스는 원래 유능한 군인이었으나,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노예가 되었단다. 노예의 신분으로 캄파이나라는 곳에서 검투사가 되었어. 스파트타쿠스는 캄파니아의 여사제 알루소와 함께 반란을 일으키고, 다른 검투사 무리들을 이끌고 검투사 양성소를 탈출했단다. 그는 유능한 군인 출신답게 전투 능력도 좋았단다. 로마군 상대로 연전연승을 했고, 그를 따르는 이들이 10만 명 가까이 되었어.

그는 혼자 로마를 차지할 수 없다는 합리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가까운 히스파니아에 있는 세르토리우스 세력에 합류하려고 했어. , 스파르타쿠스는 세르토리우스가 죽은 사실을 몰랐던 거야. 가까운 히스파니아로 이동을 하던 스파르타쿠스는 세르토리우스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갑자기 목표가 사라졌어. 아시아 쪽으로 가려고도 했지만 그 먼 길을그래서 시칠리아로 가서 세력을 키우려고 했지. 나쁘지 않은 생각 같았어. 시칠리아는 섬이니까, 섬만 접수하면 로마에 대항할 수 있는 세력을 만들 수 있었을 거야.

하지만, 이 계획은 사소한 일로 틀어지게 되었단다. 시칠리아로 이동하는 배를 큰 돈 주고 빌렸는데, 사기를 당한 거야. 약속한 날에 배가 나타나지 않았단다. 로마는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을 막기 위해서 대군을 보냈단다. 스파르타쿠스의 반란군이 계획대로 시칠리아에 들어갔다면, 그들의 시간도 더 오래갈 수 있었거나, 더 큰 세상을 만들 수 있었을 거야. 하지만 뒤에는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는 바다이고, 앞에는 대규모 로마군이 오고 있으니 쉽지 않은 전쟁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어. 스파르타쿠스의 반란군을 진압하기 위해 크라수스라는 사람이 군단을 이끌었는데, 여기에는 카이사르도 참여하고 있었단다. 크라수스와 카이사르는 6개월만에 스파르타쿠스의 반란군을 진압하였단다.


3.

, 이번에는 폼페이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폼페이우스는 어떻게든 자신이 전투에서 성과를 내서 유명해주고 싶어하는 사람이잖아. 폼페이우스는 스파르타쿠스 진압을 자신이 하려고 했는데, 자신이 못하게 되니 아쉬워했어. 그는 가까운 히스파니아의 성과로 집정관이 될 수 있도록 원로원에 요청했단다. 사실 가까운 히스파니아에서 성과도 본인보다 메텔루스의 지분이 훨씬 큰데 말이야. 그리고 폼페이우스는 정식 원로원 의원도 아니고, 집정관이 될 수 있는 자격도 안되어 원로원에서는 그의 요청을 거절을 했어. 그러자 다시 요청을 하고 자신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내전도 불사하겠다고 했단다.

카이사르가 폼페이우스와 원로원을 찾아가 중재를 했단다. 폼페이우스가 수석 집정관, 크라수스가 차석 집정관이 되도록 했어. 폼페이우스는 집정관이 된 이후에도, 크라수스와 경쟁에 온 신경을 다 썼단다. 그런데 카이사르가 크라수스에게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어, 크라수스가 폼페이우스보다 민심을 더 많이 얻게 되었어. 크라수스가 민심을 얻게 된 이유에 카이사르의 개입이 있었다는 것은 알게 된 폼페이우스. 무척 화를 냈어. , 폼페이우스가 그런 사람이구나. 4부에서 둘 간의 관계가 대충 그려지는구나.

….

카이사르가 못 하는 것 없이 다 잘하고 능력 있는 인물이었지만, 안타깝게도 가정사의 불행이 연달아 찾아왔단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율리아 고모, 그러니까 로마의 일인자였던 마리우스의 아내가 병으로 죽고 말았단다. 그리고 그 슬픔이 가기도 전에, 아내 킨닐라가 둘째 아이를 낳다가 그만 죽고 말았어. 카이사르는 이 두 사람의 죽음으로 큰 슬픔과 상실에 빠지게 되었단다.

….

, 여기까지 3권의 이야기란다. 너희들이 나중에 커서 만약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이야기의 스케일이 엄청 크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그리고 아빠가 이야기를 해주지 않은 부분들이 많은 것을 알게 될 테고, 아빠가 잘못 이야기해준 부분도 있다는 것도 알게 되겠지. 이해해주렴~ 이제 <마스터스 오브 로마> 3부까지 읽었고, 이제 4, 5, 6, 7부가 남았구나. 4부를 읽고 너희들에게 이야기를 해줄 때쯤이면, 코로나가 싹 사라져 있으면 좋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 푸블리우스 세르빌리우스 바티아 휘하에서 복무를 마친 후, 카이사르에게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었다.

책의 끝 문장 : 나는 살아남을 것이다.


하지만 키케로는 책상 표면이 안 보일 정도로 다양한 일감이 눈앞에 쌓여 있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전광석화처럼 결정을 내리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갔다. 은빛 혀와 금빛 목소리는 재치 넘치고 지혜로운 말을 쏟아냈고, 큼직하고 둥그스름하니 잘생긴 머리통은 사람들에게 고귀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때때로 키케로의 마음속 가장 어두운 한구석에 숨어 있던 눈부신 자아가 전면에 드러나기도 했다. 그 한 달 동안 키케로는 완전히 새로운 재판 진행방식까지 고안해냈다. 이것은 지금까지 로마의 소송 절차로는 불가능하던 일을 가능케 했다. 즉 배심원들에게 구체적이고 확실하며 산더미 같은 증거들을 아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변호인단이 피고인을 변호할 방도가 없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 P347

저의 성향을 잘못 분류하신 건 아니에요, 외삼촌. 지금은 거기에서 벗어났으니 할 수 있는 말이겠지만, 저는 유피테르 대제관으로 지낸 시간이 어쩌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그 경험을 통해 강해지는 법은 물론 섬세해지는 법을 배웠고, 저의 광채를 드러냈다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에선 그것을 숨기는 법을 배웠어요. 돈이나 스승보다 시간이 더 소중한 아군이라는 것을 배웠고, 제 어머니께서 저에게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인내를 배웠고, 그 무엇도 헛되지 않다는 사실을 배웠어요! 지금도 배우는 중이에요. 외삼촌. 결코 배움을 멈추지 않았으면 해요! 저는 루쿨루스에게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다른 사람을 통해 실험해보는 방식으로 배움을 이어살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한발 물러서서 어떤 일이 벌어지나 지켜보는 거죠. 안심하세요. 외삼촌. 제가 가장 위대한 부동의 원동자로서 제일 앞자리에 서게 될 날이 올 테니까요. - P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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