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혁명 2
막스 갈로 지음, 박상준 옮김 / 민음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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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부지런히 프랑스 대혁명 2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혁명 세력이 1789년 바스티유 감옥을 점령한 것으로부터 루이 16세의 단두대 죽음까지그들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을 거야. 다소 과격하다고까지 생각되지만, 그들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낸 것이란다.

, 그럼 그 이후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다. 당시 프랑스 대혁명을 주도했던 사람들도 그걸 느꼈을 거야. 백성들은 변화된 세상에서 원하는 것은 많지, 어제의 동지들이 사소한 의견 차이로 등을 돌리지프랑스 대혁명을 주도했던 자코뱅파의 로베스피에르. 그의 별명은 청렴인사였단다. 그 만큼 부정부패를 멀리하고 개인적인 사생활에서 원리 원칙을 중요시했어.

1권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자코뱅파는 원칙적이면서 급진적인 성향이었어. 그렇다 보니, 온건함을 보이는 지롱드파에 불만이 많았던 거야. 그리고 프랑스의 모든 사람들이 공화정을 원하는 것은 아니야. 서부지역에서는 왕정을 지지하면서 혁명에 반대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 반혁명군을 결성하여 반란을 일으켰단다. 그들은 루이 17세를 왕으로 세우겠다면서 파리로 진격 시도도 했어. 그리고 프랑스 주변 국가에서도 동맹을 결성하여 프랑스 대혁명의 횡전개를 우려하여 프랑스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어. 국내외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어. 1789년에서 몇 년이 지나갔지만, 국민들의 생활이 나아지는 것 같지도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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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2)

장 봉 생탕드레는 편지에 다음과 같이 썼다. “도처에서 사람들은 혁명에 지쳐 있습니다. 부자들은 혁명을 싫어하며, 가난한 자들에게는 빵이 부족하고, 비난해야 할 것은 우리라고 사람들은 그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기력을 북돋우려고 우리는 모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시체들에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가난한 자들에게 빵이 없지만 곡물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곡물을 꼭 쥐고 놓지 않고 있습니다. 가난한 자들에게 살 길을 긴급히 내주어야 합니다. 그들이 혁명을 완수하도록 우리를 돕기 원한다면 말입니다......

방데와 그 인근의 도에서 생긴 혼란이 아마도 걱정스러울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위험한 것은 그들 모두의 가슴속에 자유에 대한 신성한 열정이 질식되어 있기 때문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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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난국을 해결하는 방법을 로베스피에르는 어디서 찾았을까?


1.

로베스피에르의 답은 공포 정치였단다. 먼저 루이 16세의 아내, 한 때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를 재판소로 소환했단다.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전쟁 때, 오스트리아에 정보를 빼돌렸다는 의심을 샀고, 루이 16세를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기소되었고, 사형 선고를 받았단다. 그렇게 루이 16세에 이어 마리 앙투아네트도 기요틴이라고 부르는 단두대에서 삶을 마감했단다.

로베스피에르는 공안위원회를 만들었다. ‘공안이라는 말이 우리나라에서도 군사정부 시절 때 많이 사용하던 말인데, 원래는 사회의 질서와 안녕이라는 뜻인데, 이 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핑계로 강력한 제재와 통제를 한다는 의미가 더 컸어. 공안위원회에서도 그런 일을 했어. 사회와 질서와 안녕을 해치는 자가 있다면 처벌을 했어. 그냥 감옥에 가두고 훈시를 해도 좋았겠지만, 대혁명 이후 혼란스러운 사회 공안을 유지하기 위한 강력한 방법은 처형이라고 그는 생각한 것 같구나.

처형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같이 프랑스 혁명을 이루었지만 반대진영에 있는 사람들마저 기요틴으로 보냈단다. 온건파였던 당통도 기요틴으로 보내 처형시켰단다. 당통이 사생활이 좀 문란하기도 했었는데, ‘청렴인사였던 로베스피에르는 그런 당통을 늘 싫어했어. 반대 진영의 리더까지 단두대로 보내는 마당에, 잘못 몸을 사리면 다로 삶을 마감하는 그런 시대가 되었단다. 예전에 다른 책을 읽고 쓴 독서 편지에서 이야기했듯이 화학자로 유명한 라부아지에도 이 때 기요틴에서 처형당했다고 하는데, 머리 잘리는 것이 일상이던 시대였던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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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구체제에서 손가락질을 받으며 국내 통관세 세무 관리 노릇을 한 징세 청부인 스물일곱 명을 죽였다.

그들 중에는 위대한 화학자 라부아지에도 있었다.

루이 16세의 누이인 마담 엘리자베트도 죽였다.

이는 복수의 살인이었다.

그렇게 공화국을 정화했다.’

로베스피에르의 제안하에, 보클뤼즈와 부슈뒤론의 연방주의자들왕당파들의 재판을 위한 인민위원회를 오랑주에 창설했다. 이 위원회는 사형 332건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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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포 정치는 어떻게 끝이 날까? 그건 한가지 밖에 없어. 그 공포 정치를 행하는 자가 죽으면 되는 거야. 그 일은 오래 걸리지 않아 현실이 되었단다. 로베스피에르의 반대파들이 권력을 잡았어. 로베스피에르와 그의 측근들은 자살 시도로 삶을 마감하려고 했지만, 로베스피에르의 자살 시도는 턱이 날라간 상태에서 미수로 그쳤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로베스피에르도 결국 기요틴에서 삶을 마감했대. 프랑스 대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까지는 좋았지만, 이후 공포정치로 정적들을 마구 죽인 것은 좀 잘못된 판단이었던 것 같구나. 다같이 힘을 모아 쓰러진 나라를 세우는데 힘을 썼어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의견이 다른 이들을 모두 죽이고 혼자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던 그 생각이 안타깝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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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264)

뤼오가 썼다. “, 혁명에서 각 개인의 열정은 끔찍하고 수치스러운 것이다. 그 열정들은 가장 활발한 이들을, 이 혁명을 그 목적에 이르도록 이끌 능력이 가장 많은 이들을 사형대로 보낸다. 열정에 빠져 정신착란을 일으키는 이들은 사형 집행인의 손으로 서로를 죽이고, 자신들의 대의명분을 약화하며, 인류 역사의 이 놀랍고 숭고한 모험을 불명예스러운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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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로베스피에르가 죽고 난 프랑스. 여전히 혼란의 시기를 겪는단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사회 불안이 하루 아침에 없어질 수가 없겠지. 파벌들의 권력 다툼은 여전했단다. 이런 시기 전쟁터에서 연승을 거두면서 점점 유명해지던 이가 있었으니,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란 사람이다. 워낙 유명한 사람이긴 하지만, 아빠가 학창 시절 참고서 표지 모델로도 유명했던 적이 있었어. 그 출판사는 이순신 장군도 아니고 왜 나폴레옹을 표지 모델로 했을까. 그의 말로가 썩 좋은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야. 아무튼, 그 나폴레옹이 전쟁의 승리를 통해서 민심을 얻었는데, 그도 로베스피에르파라는 의심을 사서 몸을 사려야 하는 시기도 있었단다. 자칫 하면 기요틴으로 가는 수가 있었으니

로베스피에르를 죽이고 권력을 잡은 이들은 부르주아 집안의 젊은이들로, 그들은 온건파 세력들이었단다. 그들은 여러 명의 총재를 두는 총재 정부를 수립했는데, 그들 또한 정치적으로 아마추어였단다. 아무래도 부르주아 집안들이다 보니 가난한 백성들의 마음을 잘 알지는 못했을 거야. 여전히 나라는 산으로 가고, 빵 값은 계속 오르기만 하고심지어 로베스피에르의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도 있었단다. 왕이 지배하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도 있었고현재가 힘들면 과거의 힘듦을 잊고 어렴풋한 추억 하나만 믿고 과거를 찾는 모습들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구나. 그래서 최악의 정당들이 죽지 않고 다시 부활하는 것 같아.

당시 프랑스 나라 사정은 이렇게 안 좋지만, 다행히 나폴레옹 덕분에 나라 밖 외부의 침략에 의한 어려움까지는 직접 영향을 받지는 않았어. 나폴레옹이라는 이 사람도 권력욕이 있는 사람이었어. 하지만, 급진적인 것 같지는 않고 미래를 준비하면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듯 했어. 사람들을 보내서 총재 정부에 대한 민심을 듣고, 총재 정부의 상황을 알아보게 하기도 했어. 하지만, 총재 정부 사람들도 나폴레옹의 권력욕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그를 프랑스에서 먼 지역인 이집트와 전쟁에 그를 보냈어. 나폴레옹이 육지에서 하는 전투는 강하지만, 바다 위에서 하는 전투는 약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

나폴레옹이 프랑스 본토를 떠난 이후, 프랑스 군대는 영국 군대 등에게 패하게 되었어. 특히 지중해 해상권을 영국이 다 차지하게 되어, 프랑스와 이집트 원정을 떠났던 나폴레옹과 연락이 끊기게 되었어. 나폴레옹은 이집트 원정을 중도에 그만두고, 프랑스로 돌아오게 된단다. 그리고 여론을 살피고, 언론을 조정하면서 나폴레옹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어. 백성들이 들으면 기분 좋은 말도 잘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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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

그가 말했다. “시민 총재들이여, 나는 이 칼을 오로지 공화국과 그 정부의 보호를 위해서만 뽑을 것임을 맹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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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3-494)

보나파르트가 계속해서 말했다. “당신들은 내가 그대들에게 그렇게 빛나는 모습으로 남겨 놓았던 이 프랑스를 가지고 무엇을 했소? 나는 당신들에게 평화를 남겨 놓았소! 나는 전쟁을 재발견했소. 나는 당신들에게 승리를 남겨 놓았소! 나는 그 반대를 발견했소! 나는 당신들에게 이탈리아로부터 수백만 남겨 주었소! 나는 어디서나 약탈의 법칙과 빈곤을 발견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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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지지를 바탕으로 그는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게 되었단다. 그리고 통령 정부라는 새로운 형태의 정부를 수립하게 된단다. 여기까지 막스 갈로의 <프랑스 대혁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란다. 지은이 막스 갈로는 나폴레옹이 다시 황제를 지칭하게 되니까, 그 시점까지가 프랑스 대혁명의 종점이라고 생각한 것 같구나.

나폴레옹은 이후 황제라고 자칭하고, 러시아 원정에서 패배하여 엘바 섬으로 쫓겨났다가 다시 돌아와서 백일천하를 이루었다가 워털루 전쟁에서 패배하여 다시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유배를 가서 삶을 마감하게 되는 뒷이야기가 있단다.

아빠가 이 책을 쉽게 읽은 것이 아니라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어서, 이해한 부분만 이야기를 했어. 그렇다 보니 잘못된 부분도 있을 텐데 이해바라고, 나중에라도 그런 부분을 알게 되면 아빠한테도 알려주길 바람. 그럼, 이상.


PS:

책의 첫 문장 : 이전의 프랑스 왕이요, 루이 16세였던 루이 카페는 1793 1 21일 월요일, 아침 10 20분 조금 전에, 그렇게 단두대에 올랐다.

책의 끝 문장 : 인생은 얼마나 짧은지! 세상의 변화는 얼마나 느린지!


산악파는 열이면 열 모두 사형에 표를 던졌고, 평원파의 38퍼센트가 그들과 함께 찬성표를 던진 반면, 오로지 14퍼센트의 지롱드파만이 시역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자코뱅 당원들 중 가장 결연한 자들 눈에는 지롱드파의 이 ‘신중함’이 위태한 이 시기에 비난받아 마땅한, 위험한 계산일 뿐이었다. - P12

뤼오가 결론지었다. "얼마나 이상한 국가인가. 모든 일에서 극단을 달리다니! 프랑스는 왕을 숭배했다가, 마지막 왕을 죽였다. 가톨릭 신앙의 멍에 아래 기꺼이 숙이고 들어갔다가, 막 완전히 뒤집어 엎었다. 중간 조치는 전혀 모른다……. 이 모든 것의 마지막은 무엇일까? 비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안녕, 나의 친애하는 친구여, 더 보지 않으려 내 눈에 띠를 맨다네……"
- P138

전에는 신권을 가지고 있던 왕이, 왕비가, 1788년 자유를 위해 일어났던 바르나브가, 마르세유 대표자들과 함께 1792년 8월 10일 튈르리 궁 공격에 나섰던 바르바루가, 브리소가 그들의 ‘머리를 창문’에 내놓았다면, 그들처럼 널빤지 위에 굴러떨어지지 않으리라 확신한다고 할 수 있는 이가 누구겠는가? 로베스피에르 자신도 외쳤다.
"사람들이 나에게도 역시 공포의 생각을 심으려 했으나, 위험이 나에게 뭐 그리 중요한가? 나의 생명은 조국의 것이고, 내 심장은 걱정에 사로잡히지 않으며, 내가 죽는다면 그것은 나무랄 것도, 수치스러워할 것도 없는 일이 될 것이다."
- P155

"혁명 정부의 동력은 덕이며 동시에 공포입니다. 덕이 없으면 공포는 파국을 초래합니다. 공포가 없다면 덕은 무력합니다."
기요틴은 사람들을 고결하게 만드는 기계와 같은 것이었다.
- P170

나폴레옹이 형 조제프에게 썼다. "나는 삶에 큰 애착이 없으며, 큰 애정을 갖고 삶을 바라보지도 않고, 항상 전투 전야의 마음 상태로,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해 죽음이 한가운데 있을 때 걱정이나 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라는 생각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계속된다면, 형님, 나는 결국 지나가는 마차에게 길을 비켜 주지 않게 될 것입니다.
나의 이성은 종종 이런 것에 놀랍니다. 그러나 이는 이 나라의 도덕적 광경과 습관적 우연이 나에게 만들어 놓은 경향입니다."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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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7 15: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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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8 00: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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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8 12: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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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그는 2000년 멕시코에서 열린 국제 지권-생물권 프로그램(IGBP)’ 회의에서 처음 인류세 개념을 제안했다. 당시 회의에서 자꾸 홀로세가 언급되는 것에 굉장히 언짢아하던 파울 크뤼천이 말했다. “우리는 더 이상 홀로세를 살고 있지 않아요.” 놀란 동료들이 그럼 무슨 시대냐고 물어보자 크뤼천은 알맞은 단어를 찾으려 했다. 그리고 잠시 뒤 그의 입에서 ‘Anthropocene’, 인류세가 튀어나왔다. 인류세가 공식 석상에서 처음 쓰이는 순간이었다.


(30)

인류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공식 지질시대인 홀로세(Holocene)를 우선 알아야 한다. 홀로세는 빙하기 이후 지금까지의 비교적 따뜻한 시기를 말하며, 1만 년 가량의 시간에 해당한다. 홀로세는 전부를 뜻하는 그리스어 ‘Holos’에서 유래했다.


(51)

1. 인류세가 지질학, 층서학적으로 실재하는가?

2. 1950년대를 인류세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는가?

두 안건 모두 위원 34명 중 29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인류세가 정식 지질시대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는 소식이었다.

인류세실무그룹은 인류세를 정식 지질시대로 인정하자는 내용의 제안서를 2021년까지 국제층서위원회에 전달하기로 결의했다. 이 제안서가 국제층서위원회와 국제지질학연합에서 통과되면 인류세가 공식화된다. 우리의 이름 인류가 지질연대표에 새겨지는 것이다.


(74)

고생대의 대표적 화석은 삼엽충, 중생대는 암모나이트다. 멀지 않은 미래에 우주의 외계인이 지구에 온다면 지금 시대의 어떤 화석을 발견할까?

현재로서는 닭 뼈가 유력한 후보다. 동 시간대에 77억 인구가 약 230억 마리의 닭과 함께 살아간다. 사람 한 명당 닭 세 마리꼴이다. 2008년에는 한국에서 조류독감으로 인해 약 1000만 마리의 식용 닭이 살처분돼 매립되기도 했다. 그럼 그 뼈들은 어떻게 될까? 썩거나 화석이 된다. 닭 뼈는 산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보통은 잘 썩지만, 매립지 환경은 산소가 별로 없기 때문에 화석이 될 가능성이 크다.


(116-117)

인간과 가장 가까운 존재는 유인원이다. 유인원은 인간을 제외하면 다섯 종이 있는데, 침팬지, 보노보, 고릴라, 기번(긴팔원숭이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오랑우탄이다.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유인원인 오랑우탄은 100년 전 23만여 마리에서 현재는 11만여 마리로 줄였다. 그중 보르네오 오랑우탄은 심각한 멸종위기 종으로 사바주의 키나바탕안강에는 2002년에 1100여 마리가 살다가 지금은 700마리 정도로 줄었다. 팜유 농장이 늘고 벌목 등의 이류로 숲이 황폐화되면서 오랑우탄들은 인간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죽거나, 조각난 숲에서 살아가야만 한다.


(146-147)

인류의 운명을 바꾼 돌, 청동, 철처럼 플라스틱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량 생산되며 현대 문명을 접수했다. 현 시대는 지질학의 관점으로 보면 인류세, 문명사적으로는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를 이은 플라스틱기() 시대다. 심지어 지금 이 글을 쓰며 누르는 자판, 노트북 본체, 마우스, 전원선, 스탠드 조명, 의자 바퀴까지 모두 플라스틱 소재가 포함돼 있다. 현대인이라면 하루 최소 한 번 이상은 플라스틱을 쓰게 되고, 둘러보면 어디에나 하나쯤은 보일 정도로 생활 반경 안에 널려 있다. 플라스틱은 공기 같은 존재가 됐다.


(167)

가장 섬뜩한 점은 미세플라스틱이 어류, 야생동물, 그리고 인체에 머물면서 해당 종에 미치는 유해성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리처드 톰슨 교수가 미세플라스틱의 존재를 밝혀낸 지 겨우 15년 정도. 플라스틱을 먹으면 건강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알아내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따져보면 플라스틱이 발명된 지 대략 150, 본격적으로 사용된 지는 60~70년 남짓이다. 우리는 플라스틱을 아직 잘 모른다.


(230)

인류세는 생물권, 수권, 암석권, 대기권 등 지구를 구성하는 여러 권역에서 인간의 활동이 한계치를 넘어서고 있음을 의미하는 용어다. 그중 대기오염처럼 도시인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끼치는 경우는 드물다. 대도시에 살면 생물다양성이 감소해도 잘 모르고, 정수된 물을 사용하며, 여름 휴가 기간에나 산성화된 바다로 놀러 간다. 변하고 있는 지구 현장을 외면하기 쉬운 생활 방식 속에서 어떻게 해도 차단되지 않는 것이 공기다. 지금의 국가 정책과 생활 방식을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가 미세먼지 재앙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마스크를 쓰거나,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틀어놓는 정도다. 금성에 간 우주인도 비슷할 것이다. 선체 안에서만 편하게 숨 쉴 뿐 밖으로 나갈 때는 기능성 헬멧을 착용해야만 한다. 더 나아질 길이 있음에도 우리는 점점 금성 같아지고 있다.


(287)

이 질문은 2020년의 현대 문명을 살아가는 77억 지구촌 사회에도 적용된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기후 변화를 일으키거나 해수면 상승을 초래하는 건 아니에요. 그저 우리는 어떤 일들을 합니다. 그런데 그것들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불러와요. 우리는 의도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지구를 더 바꾸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가 강력하고 우리의 행동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결과들을 낳는 것이죠. 인간은 오늘날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종이에요. 역사상 존재했던 그 어떤 종보다 강력한 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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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1-04-26 2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74~75쪽 밑줄긋기하신 부분이 저랑 같네요! 핑크닭뼈 아이디어가 신선했었어요
287쪽 인용하신 부분... 우리가 의도치 않은 결과라도 책임을 피할 순 없는것 같아요 인류가 강력한 종이라는게 참 씁쓸하기도 합니다

bookholic 2021-04-26 23:59   좋아요 1 | URL
점점 불편한 진실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인간이 가장 강력한 종일지 모르지만, 어리석은 종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과연 인간은 여섯번째 대멸종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나른해도 되는
일요일 오후...
피 한 잔과 책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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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04-25 16: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피 한잔 마시면 정신이 맑아지고 몸에 활력이 솟아 책이 술술 잘 읽힐것 같은 마법의 쥬스 같아요^^

bookholic 2021-04-25 19:39   좋아요 3 | URL
혈액형을 확인 안하고 먹어서 그런지, 활력은 솟지 않고 잠이 쏟아져서 낮잠을 달게 잤어요...^^

새파랑 2021-04-25 17: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묽은 피네요^^ 집이 멋있어 보여요 ㅎㅎ

bookholic 2021-04-25 19:40   좋아요 3 | URL
집이 멋있는 것이라 카메라 어플이 좋아서 ㅎㅎ
다음에는 피 원액을...^^

deadpaper 2021-04-25 17: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4월은 잔인한 달. ㅎㅎ

bookholic 2021-04-25 19:40   좋아요 2 | URL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 음료는 4월에 어울리는 음료~~^^

청아 2021-04-25 17: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악ㅋㅋㅋㅋ저도 한잔 마시고 싶네요ㅋㅋ🙄

bookholic 2021-04-25 19:41   좋아요 2 | URL
드실 때 혈액형 잘 확인하고 드시길...^^

mini74 2021-04-25 19: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영양소 파괴되기 전에 얼릉 드세요 *^^*

bookholic 2021-04-25 19:43   좋아요 3 | URL
완샷했어요....^^

붕붕툐툐 2021-04-25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책에 피가 빠질 수는 없죠! ㅎㅎ나른해도 되서 나른한 휴일입니다!ㅎㅎ

bookholic 2021-04-26 00:29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붉은 피가 없다면 커피라도....^^
 
프랑스 대혁명 1
막스 갈로 지음, 박상준 옮김 / 민음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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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지난 독서 편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번에는 프랑스 대혁명에 관한 책을 이야기해줄게. 막스 갈로가 쓴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두 권짜리 책인데, 오늘은 1권에 나와 있는 내용을 이야기해줄게. 처음 이 책을 알았을 때는, 프랑스 대혁명에 대한 역사 교양서인 줄 알았단다. 그런데 알고 보니 소설 책이었어. 프랑스 대혁명을 소설로 이야기해주는 것이야. 그래서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읽기는 쉽지 않았단다.

막스 갈로라는 사람은 프랑스의 역사학자이자 소설가로 유명한 사람인데, <나폴레옹>이라는 소설로 유명하단다. , 그럼 프랑스 대혁명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아빠의 잘못된 기억으로 몇몇 오류가 있을 수도 있는데, 그건 감안하고


1.

프랑스 대혁명이라고 하면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를 빼놓을 수 없잖아. 원래 루이 16세는 왕위에 오를 자격이 없었어. 그래서 왕이 되는 수업도 하지 않았지. 루이 16세 이전의 왕이 루이 15세였는데, 루이 15세는 루이 16세의 할아버지였어. 루이 15세는 아들이 있었고, 그 아들의 장남도 따로 있었어. 그러니까 루이 15세의 장남과 장손이 왕의 수업을 받았던 것이지. 그런데 장남과 장손이 모두 죽고, 뒤늦게 세손이 된 루이 16. 그리고 루이 15세마저 죽고 말았단다. 그래서 준비도 없던 루이 16세가 왕이 된 것이야. 때는 1774년이었어.

그런 걸 국민들이 알았을 리 없었어. 그러니 새로운 왕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민들이 환호를 했어.

하지만, 루이 16세는 국정 운영에 대해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어. 그래서 늙은 신하인 모르파에게 멘토 역할을 부탁했어. 재무 총감으로는 튀고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개혁을 하려고 했어. 당시 프랑스는 루이 14세부터 이어진 외국과 전쟁으로 나라 빚이 많았거든. 그리고 계속되는 흉작으로 밀가루 값이 폭등을 했고이런 흉작이 이어져서 루이 16세에 대한 국민들의 환호는 오래 가지 못했어. 예상치 못했던 자연 재해에 대해서 루이 16세가 잘 대처하면 모르겠지만, 루이 16세는 예상 가능한 일에도 잘 대처하지 못하는 무능한 왕이었어. 생각하기 귀찮고 그냥 사냥이나 놀거리를 찾곤 했지.

오스트리아 공주 출신 마리 앙투아네트 또한 왕비로서 자격 미달이었단다. 사교와 유흥을 좋아하는 젊은 아가씨였어. 신하들과 귀족들이 사교를 좋아하는 마리 주변에 권력의 꼬리라도 잡아보겠다고 모여 들었어. 그나마 제대로 정신이 박혀 있던 이가 앞서 이야기한 재무총감 튀고르였는데, 그의 개혁의 칼날이 왕과 왕비는 마음에 들지 않았어. 그를 사임시켰지. 그리고 튀고르의 뒤를 이어 클뤼니라는 이가 재무 총감이 되었는데, 튀고르의 개혁 정책을 모두 뒤집어 엎어 놓았단다.

….

이 시절 아메리카에서는 미국 독립 전쟁이 한창이었단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하겠다는 전쟁인데, 프랑스는 영국과 관계가 안 좋았단다. 적의 적은 친구라고 프랑스는 미국 독립 전쟁을 지원하고 있었어. 그렇다 보니 이 또한 나라 빚을 늘어나게 하는 또 다른 원인이었단다.

루이 16세와 마리는 어렸을 때 정략적으로 결혼을 했단다. 그러나 그들이 나이를 먹고 나서도 아이를 갖지 못했다고 했어. 루이 16세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구나. 병원에서 시술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고, 마리의 오빠로부터 조언을 얻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아무튼 7년만에 제대로 사랑을 나누게 되었고, 아이도 낳을 수 있다고 하는구나. 모두 2 2녀를 낳았는데, 두 아이는 어렸을 때 병으로 죽고 성인이 된 아이는 아들 하나, 딸 하나였다고 했어.


2.

앞서 재무 총감 올라 개혁 정책을 모두 물거품으로 만나 클뤼니라는 바람이 있다고 했잖아. 다행히 그는 일찍 죽고 말았어. 그리고 그의 후임으로 네케르라는 사람이 재무 총감이 되었는데, 그는 다시 개혁을 시도했다. 과격하고 급진적인 것이 아니라, 속도 조절을 하는 개혁이었어. 이것으로 민심을 얻게 되었어. 하지만 그도 오래가지 못하고 잘렸단다. 이렇게 국민들의 민심을 얻고 있는 재무 총감을 자르고, 루이 16세는 나라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 없었어.

국민들은 이 모든 것을 왕비 탓으로 돌렸어. 오스트리아에서 온 여자가 프랑스를 망쳐 놓는다고심지어 루이 16세와 낳은 왕자가 다른 남자의 아들이라는 소문까지 퍼트렸어. 네케르가 추진하려고 했던 개혁은 심플하단다. 특권층에서 면제되었던 세금을 부과하는 거야. 네케르의 후임이었던 칼로라는 사람도 네케르의 개혁 정책을 그대로 따랐어. 그렇게 되자 기득권을 가지고 있던 특권층들의 반발이 셌겠지. 하지만 굶주리는 백성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당연한 조치인 것이야. 백성들도 계속 폭동을 일으켰단다. 1789년 역사적인 해에도 크고 작은 폭동은 계속 되었고, 나라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단다. 네케르가 다시 투입되었지만, 나라가 너무 많이 망가져서 제대로 된 답을 찾지 못했어.

지난번 <이야기 프랑스사>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프랑스의 세 계급의 대표인 성직자(1신분), 귀족(2신분), 시민(3신분)의 대표들이 모여서 정책을 결정하는 삼부회가 열렸어. 하지만, 결과는 늘 2(성직자, 귀족) : 1(시민). 시민들의 말이 제대로 전달이 안되었지. 3신분들은 테니스 코트로 장소를 옮겨서 독자적으로 의회 기구를 만들었으니 국민 의회였단다. 이 때 국민 의회의 대표가 막시밀리앙 로베스피에르라는 사람으로, 프랑스 대혁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란다. 아마 한 손가락을 뽑으라고 해도 뽑을 수 있는 그런 사람.

하지만, 루이 16세와 정부는 독단적으로 보이는 국민 의회를 처음에는 인정하지 않았지. 갈수록 대립하였고, 백성들은 어차피 굶어 줄을 바에야 싸우고는 죽자는 심정으로 다시 봉기를 하였단다. 이번에는 무기를 탈취하기 위해 바스티유 감옥을 점령하였단다. 프랑스 대혁명 초반부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 바로 바스티유 감옥 점령이었단다. 대혁명을 이끌었던 이들 중에 몇몇 중요한 사람들을 들자면, 앞서 이야기했던 국민 의회 대표였던 로베스피에르.. 바스티유 감옥을 점령에 앞장섰던 국민방위대의 총사령관 라파예트, <인민의 벗>이라는 신문을 통해 혁명의 바람잡이를 했던 마라 등이 있었단다.

이런 일이 벌어지자 왕은 우왕좌왕했고, 왕비는 자신이 모국 오스트리아에 도움을 요청했단다. 그들의 선택지는 별로 없었고 오스트리아로 도망을 선택했단다. 하지만 국경을 넘기 얼마 전에 잡혀와 다시 파리 튈르리 궁으로 돌아왔단다. 분노한 일부 백성들은 왕을 죽이라고 했지만, 아직 프랑스 헌법상 루이 16세는 왕이었고, 단지 직무정지 상태였던 거야.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루이 16. 뭐라도 해야겠지. 그는 왕비의 조언을 듣고, 외국 군대를 끌어들여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단다. 전쟁이 일어나면 혼란해질 테니 이때 다시 권력을 되찾겠다는 생각이었어. 그리고 프랑스 대혁명의 소식이 전해진 주변국들이 그 여파가 자신들의 나라에도 끼칠까 봐 프랑스를 상대하기 위해 서로 동맹을 맺었단다. 그 중에 오스트리아 군대, 프로이센 군대, 그리고 루이 16세를 지지했던 자들이 망명해서 만든 군대가 연합하여 프랑스와 전쟁을 하게 되었단다.


3.

혁명이 성공했지만, 갑작스러운 변화가 안정까지 찾아주지는 못했단다. 시민들의 삶은 여전히 어렵고 국내 정세로 불안했어. 혁명을 성공한 국민의회 내부에서도 온건파와 급진파간의 알력 다툼이 이어졌어. 급진파는 로베스피에르 등이 이끈 자코뱅파가 있고, 온건파는 브리소 등이 이끈 지롱드파가 있었단다. 둘이 대립을 하면서도 공화정에 대한 열망을 같았기 때문에, 바스티유 감옥을 점령하고 나서 3년 뒤인 1792 9월 프랑스는 공화정을 선포하게 되었단다. 이제 루이 16세는 왕이 아니라 일반 국민이 되었단다. 그리고 루이 16세 가족은 모두 감옥에 갇히게 되었단다.

이제 국민 의회는 왕에 대한 처벌을 어떻게 할지 결정을 해야 하는데, 왕은 이미 재판을 받은 것이라면서 그냥 두자고 하는 이들이 있고, 다시 재판을 통해 제대로 된 벌을 받아야 한다는 이들이 있었단다. 아참, 국민 의회는 국민 공회로 탈바꿈했는데, 언제 바뀌었는지는 잘 모르겠더구나. 책을 읽다 보니 언젠가부터 국민 공회로 바뀌어있었어. 아빠가 책을 집중해서 읽지 않은 탓인가 보구나. 국민 공회는 결국 루이 16세의 재판을 열었단다. 1972 11 13일이었어. 로베스피에르의 측근인 생쥐스트가 재판에서 루이 16세의 죄목에 대한 연설을 했어. 이 연설로 생쥐스트는 유명한 사람이 되었단다. 루이 16세는 반역 행위로 결국 사형을 판결 받았단다. 그 판결의 찬반수가 거의 비슷했다고 하니, 한때 왕이었던 이를 죽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던 모양이구나.

루이 16세가 유죄라는 것에는 일말 의심이 없이 707:0 으로 판결이 났어. 하지만, 사형에 대한 찬반 투표는 1 387:334, 2 361:360… 간발의 차로 그의 사형이 결정되었다고 하는구나. 그렇게 그는 서른 여덟 살 파란만장한 삶을 단두대에서 마감했단다. 때는 1793 1 21일이었어.

첫 부분에서 이야기했지만, 왕이 안되었다면 그냥 평범하게 살았을 텐데, 아버지와 형이 죽는 바람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왕 위에 올랐던 루이 16. 준비도 없었고, 타고난 리더십도 없는 무능했던 왕 루이 16.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 왕 위에 있었어도 혁명은 일어났을까? 당시 프랑스 국민들의 마음을 잘 헤아렸다면 안 일어났을까? 왕이 누가 되었든 혁명은 시대의 흐름이라 피할 수 없었을까? 아빠는 잘 모르겠구나. 아무튼, 여기까지 프랑스 대혁명 1권에 대한 이야기란다. 2권에서는 루이 프랑스 대혁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이야기될 것 같구나.


PS:

책의 첫 문장 : 그는 프랑스의 왕이었다.

책의 끝 문장 : 그 추수는 유혈이 낭자할 것이다.


"무엇을 원하시오? 나는 업무에 짓눌려 있고, 겨우 스무 살일 뿐이오. 모든 것이 나를 어지럽히고 있소." 모르파에게 루이가 말했다.
"오직 결정을 내리는 것만이 그 혼란을 멈출 것입니다. 지연하는 것은 일들을 쌓이게 하고 심지어 망치기까지 합니다. 미룬다고 해서 일들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하나에 대해 결정하는 그날에 또 다른 하나가 생겨날 것입니다. 마지막 숨을 쉬는 순간까지 전하의 운명이 될 영원한 풍차입니다." 모르파의 대답이었다.
- P49

‘국민의회’
루이는 이 단어를 되뇌고, 앞에 높인 팸플릿과 그 이야기를 다시 읽었다. 그는 마치 심연의 가장자리에서 서둘러 그 속으로 내던져질 준비가 된 듯이, 현기증에 사로잡히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그의 육체가 망설임과 그 위로 덮쳐 오는 두려움을 동시에 표현하듯이 앞뒤로 비틀거리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 P159

바스티유가 함락되었다. 카니발의 외침을 질러 대며, 창끝에 머리들을 달아 내돌리고 있었다.
"반란이야." 루이 16게가 둔탁한 목소리로 우물우물 말했다.
"아닙니다. 전하. 혁명입니다."
- P190

로베스피에르는 또박또박 말했다. "나는 평민 출신입니다. 정의와 인류와 자유에 대한 사랑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열정의 하나입니다. 열정이 지배적일 때는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합니다. 황금이나 명예에 대한 갈증과 같은 다른 종류의 열정들에 자기 영혼을 열었을 때는 그것에 영광과 정의와 인류와 백성과 조국, 모든 것을 제물로 바칩니다. 이것이 인간 마음의 비밀입니다. 이것이 범죄와 정직함 사이에, 폭군과 인류의 은인 사이에 존대하는 차이점의 전부입니다. - P338

생쥐스트가 외쳤다. "행복하지 않은 인민에게는 조국도 없습니다. 그들은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습니다. 만약 공화국을 세우기 원한다면, 인민들을 부패시키는 불확실과 빈곤 상태에서 그들을 끄집어내는 데 전념해야 합니다…… 빈곤이 대혁명을 탄생시켰고, 빈곤이 이것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 P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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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4-25 09: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행복하겠어요.♡

bookholic 2021-04-25 09:18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이 독서편지는 아이들에겐 아직 비공개^^
즐겁고 화창한 일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새파랑 2021-04-25 1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나중에 공개되면 아이들이 깜짝 놀라면서 엄청 좋아할 것 같아요^^

bookholic 2021-04-25 19:45   좋아요 1 | URL
언제쯤 공개해야 할까 고민중입니다 ㅎㅎ
 














(59)

맨 처음 순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마리 앙투아네트 내부의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인간성은 결혼으로 인해서 접하게 된 주위 세계의 부자연스러움에 항거했다. 무거운 스커트 버팀쇠와 답답한 코르셋으로 대표되는 부자연스러운 장중함에 항거하여 싸웠다. 마음이 가볍고 매인 곳 없는 빈 여인은 수천 개의 창문이 달린 장엄한 베르사유 궁전에서 언제까지나 자신을 이방인으로 느끼고 있었다.


(109)

마리 앙투아네트는 머리가 아니라 오로지 입만 가지고 지껄였다.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건성으로 듣고, 매력적인 애교나 반짝이는 경쾌함에만 빠져, 떠오르기 시작하는 생각은 얼른 내팽개쳐버렸다. 뭐든지 끝까지 말하거나 끝까지 생각하거나 끝까지 읽는 법이 없었다. 참된 경험의 의미와 맛을 캐보려고 진득하게 매달리는 적이 없었다. 책이나 공문서와 같은 인내와 집중을 요하는 진지한 것을 종아할 턱이 없었고, 꼭 필요한 편지 같은 것만 마지못해 성급하게 끄적이는 글씨로 처리했다.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서조차도 종종 얼른 끝내고 싶어한 흔적이 뚜렷했다. 인생이 이렇게 번거롭지 않았으면, 머리를 탁하고 음울하며 고독하게 만드는 일이 없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태도가 역력했다. 이런 게으른 기질을 끝까지 잘 받아들여주는 사람만이 그녀에게서 훌륭한 남자라는 인정을 받았고, 긴장을 요구하는 사람은 귀찮은 현학자 취급을 받았다. 궁정의 기사들이나 친지들 가운데 좋은 충고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단박에 멀리했다. 오르지 즐기자. 그리고 생각이나 계산, 절약 따위에 방해받지 말자. 이런 것이 그녀의 주장이었고, 그녀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의 주장이었다. 다만 감각에 따라 생활하고 깊이 생각하지 않는 거 그것이 그 세대 전체의 모럴이었다. 그녀는 분명 그러한 시대의 모럴과 더불어 살았고, 또 그 모럴과 더불어 영원히 사라졌다.


(110)

극단적일 정도로 서로 다른 이 부부보다 성격학적으로 더 날카로운 대조를 이루는 부부를 만들기란 어떤 소설가라도 불가능할 것이다. 신경의 맨 끝, 피의 리듬, 기질의 말초적 진동에 이르기까지 함스부르크가의 마리 앙투아네트와 부르봉가의 루이 16세는 성격과 특징 모두 그야말로 교과서적인 안티테제를 보여준다. 한쪽은 무거운데 다른 한쪽은 가볍고, 한쪽은 비둔한데 다른 한쪽은 나긋나긋하고, 한쪽은 곰팡내가 나는데 다른 한쪽은 거품처럼 끓어오르고, 한쪽은 무신경한데 다른 한쪽은 파르르 떨도록 신경이 예민했다. 정신적인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남편은 우유부단한데 아내는 너무 성급하게 결단을 내리고, 남편은 신앙심이 투철하고 독신자인 체했으나 아내는 쾌활하고 세속적이고, 남편은 겸손하고 겸허하되 아내는 애교 만점에 오만하고, 남편은 현학적이나 아내는 경박하고, 남편은 검약하나 아내는 낭비벽이 심하고, 남편은 지나치게 근엄한 반면 아내는 절도 없이 놀기를 좋아하고, 남편은 묵직한 바도 속에 깊은 흐름이라면 아내는 물거품이요 춤추는 파도였다. 남편은 혼자 있을 때가 제일 편한데 아내는 언제나 시끌벅적한 무리들의 한가운데 있었다. 남편은 동물적으로 둔감함으로써 안락하게 많이 먹고 독한 술을 마시기를 좋아했으나 아내는 술에는 손도 대지 않고 음식은 아주 조금, 얼른 먹어치웠다. 남편의 본령은 잠에 있었고, 아내의 본령은 춤에 있었다. 남편의 세계는 낮이고, 아내의 세계는 밤이었다. 따라서 이 부부의 생활 시계 바늘은 해와 달처럼 서로 반대되는 방향으로 돌고 있었다. 루이 16세가 잠자리에 드는 밤 11시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제대로 타오르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오늘은 오락실로 내일은 무도회로 모레는 또 다른 곳으로, 남편이 아침에 일어나 몇 시간이고 사냥을 하며 돌아다닐 때 그녀는 겨우 침상에서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습관, 취향, 하루 일과 어느 한 가지도 공통되는 것이 없었다. 실제로 마리 앙투아네트와 루이 16세는 그들 생의 대부분을 따로 살았다. 거의 언제가 잠자리를 따로 했던 것처럼.


(244-245)

민중이라는 불가해한 존재는  사물을 의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사물을 단지 인간으로 환원해서 생각하는 사고력만을 가진 것이다. 민중의 이해력으로서는 결코 개념을 파악할 수 없다. 다만 인간의 모습을 확실히 알 수 있을 뿐이다. 프랑스 백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어디에선가 자기들에게 부정을 저지르고 있음을 어렴풋이 느꼈다. 그들은 오랫동안 복종하고 굴종하면서 보다 좋은 시대가 오리라는 것을 믿으며 기다렸다. 새로운 루이가 왕위에 오를 때마다 깃발을 흔들었고, 영주와 교회에 공손히 세금을 바치며 부역을 해왔다. 그러나 허리를 낮게 구부리면 구부릴수록 압박은 가혹해졌고, 세금은 더욱 더 탐욕스럽게 그들의 피를 빨았다. 프랑스는 넉넉한 땅이었으나 곡물창고는 텅텅 비었고 소작인은 가난의 밑바닥에서 허덕였다. 유럽에서 가장 비옥한 땅과 아름다운 하늘을 누리면서도 끼니를 거르는 판이었다.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만 했다. 빵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 진탕 먹는 자가 있기 때문이며, 의무에 목이 졸리는 사람이 있는 것은 권리를 독차지하는 자가 있기 때문이다. 명철한 사고와 탐구에 앞서 나타나기 마련인 어렴풋한 불안이 점차 온 나라를 휩쓸기 시작했다. 볼테르, 루소와 같은 인물에 의해서 잠을 깬 시민계급은 스스로의 힘으로 판단하고, 비판하고, 독서하고, 저작하고, 의지와 소통을 꾀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무서운 폭풍에 앞서 번갯불이 번쩍였다. 부농의 집은 약탈을 당했고, 영주는 압력을 받았다. 거대한 불만이 오래 전부터 먹구름처럼 온 나라를 뒤덮고 있었다.


(246)

이제 먹구름이 갈라졌다. 팸플릿이나 논쟁서가 비처럼, 우박처럼 쏟아지고 문서와 청원이 홍수처럼 넘쳐흘렀다. 프랑스에서 이처럼 시끄럽게 거론되고, 쓰이고, 입에 오른 사건은 일찍이 그 예가 없었다. 인민은 눈을 뜨기 시작했다. 미국 독립전쟁에서 돌아온 지원병들은 궁정도, 국왕도, 귀족도 없고 시민만이 있는 나라, 완전한 평등과 자유가 지배하는 민주주의적인 나라에 관한 이야기를 무지몽매한 마을에까지 돌아다니며 퍼뜨렸다. 그리고 루소의 <사회계약론> 속에는 이미 뚜렷이, 볼테르나 디드로의 저작 속에는 보다 미묘하고 은밀한 필치로, 왕정이 결코 신의 뜻에 의한 한 한의 정치 체제도 아니며, 현존하는 최상의 것도 아니라고 쓰여 있었다.


(261)

그뒤의 나날은 불멸의 문자로 세계사에 새겨져 있었다. 단 한 권의 책만은 그렇지 않은데, 그것은 불행하게도 둔감하기 짝이 없는 루이 16, 그가 썼던 일기장이다. 그 일기장의 7 11일의 대목에는 아무 일도 없음. 네케르 씨 출발이라고만 적혀 있을 뿐이며, 국왕의 권력을 결정적으로 때려부순 바스티유 감옥의 습격이 일어났던 7 14일 역시 똑 같은 비극적인 언어, “아무 일도 없음이라고만 적혀 있다.


(298)

그러나 혁명은 자꾸 앞으로만 달려가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혁명이란 밀려오는 흐름과도 같은 것이므로 정체는 재앙이며, 후퇴는 종말이기 때문이다. 혁명은 자기 주장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더 많이 자꾸 요구하게 된다. 그리고 패배하지 않기 위해서는 계속적으로 공격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 휴식 없는 행군의 북소리를 요란하게 울리는 것이 신문이었다. 혁명의 아이들, 혁명의 골목대장들은 주저 없이 대열의 앞에 섰다. 펜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자유라는 말을 휘둘렀고 난폭하고 무절제했다.


(320-321)

불행과 함께 이 특별한 여자의 내부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불행이 성격을 바꾸어놓은 것은 결코 아니었다. 불행 때문에 새로운 성격이 생기지는 않는다. 오래 전부터 있어온 싹을 불행이 꽃피우게 한 것일 뿐이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현명해지고, 활동이 왕성해지고, 활발해진 것은 마지막 고통스런 해에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해이다. 모든 것이 이미 싹으로 영혼의 은밀한 한구석에 숨어 있었고, 감각의 유치한 도박성 한구석에는 전혀 다른 반쪽이 그 대가로 남아 있었다. 그녀는 지금껏 인생을 가지고 장난 전혀 애쓸 필요가 없었다 만 해왔다. 인생과 맞서서 싸울 필요도 전혀 없었다. 그러다가 강한 자극을 받자 모든 에너지가 총동원된 것이다. 생각해야 할 때가 오자 마리 앙투아네트는 처음으로 생각하고 숙고하게 되었다. 또 일을 해야만 할 때는 일을 했다. 우월한 위치에서 비참해 보이지 않으려면 운명적으로 커지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녀는 점점 더 성숙해졌다. 내적, 외적 생활에서의 완전한 변모가 튈르리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324)

우리는 지금 고통을 당하고 괴로워하고 있지만 적어도 우리 아이들만이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것이 유일한 소망입니다.” 아이들과 관련된 생각만이 마리 앙투아네트를 행복이라는 단어와 연결시켜주는 유일한 다리였다. “내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두 아이들을 통해서일 뿐입니다.”라고 그녀는 한탄했다. 그러고 또다른 편지에는 너무나 슬플 때면 나는 작은 아이를 불러옵니다.”라고 썼다. “하루 종일 혼자였습니다. 아이들만이 유일한 위안거리입니다. 아이들을 될 수 있는 대로 오래 내 곁에 두고 싶습니다.”


(326-327)

어머니로서의 이 기록을 전에 쓴 다른 편지들과 비교해보면 똑 같은 손으로 썼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새로운 마리 앙투아네트와 과거의 마리 앙투아네트는 너무나도 달랐다. 행복은 불행과 너무나도 다르며, 절망은 자만과 그렇게도 차이가 났다. 그녀의 부드러운 영혼 속에, 미완성의 순종적인 영혼 속에 불행은 그 각인을 똑똑히 찍고 말았다. 지금까지 흐르는 물처럼 용해되어 흘러가던 어떤 성격이 그 윤곽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도대체 넌 언제 너 자신이 될 거냐!”라고 그녀의 어머니는 절망적으로 탄식했다. 관자놀이에 최초의 백발이 나면서 마리 앙투아네트는 드디어 그 자신이 된 것이다.


(433)

모든 혁명이 다 그렇지만 프랑스 혁명에서도 두 종류의 혁명가가 뚜렷이 대조를 이룬다. 이상주의적인 혁명가와 복수심에 불타는 혁명가가 그것이다. 대중보다도 더 나은 생활을 누리는 이상주의적 혁명가는 증오심에 불타는 혁명가들을 그들에게로 끌어올려 그들의 교육, 문화, 자유, 생활방식을 향상시키려고 했고, 오랫동안 가난하고 어렵게 살아온 증오심에 불타는 혁명가들은 풍족하게 살아온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려고 했다. 그들은 전에 권력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난폭하게 행동함으로써 분노를 해소시키려고 했다.


(442)

일생 동안 왕을 뒤따라다녔던 완전한 무감각이 이 절박한 최후의 순간에는 시련을 겪는 그에게 도움이 되었다. 견디기 어려운 무신경이 결정적인 순간에 루이 16세에게 어떤 도덕적인 위대함을 부여했다. 그는 공포감도 흥분한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옆 방에 있던 4명의 시 위원은 단 한번도 그가 소리 높여 흐느끼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듣지 못했다. 가엾고 연약한 남자에 불과한 위엄 없는 왕은 가족들과의 이별 장면에서는 그의 온 생애를 통해서 보여주지 못했던 힘과 위엄을 보여주었다. 사형 선고를 받은 그는 10시에 여느 날처럼 조용히 의자에서 일어나 가족에게 이젠 올라가라는 손짓을 했다. 꺾을 수 없는 그의 의사에 마리 앙투아네트는 감히 싫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다음 날 아침 7시에 그녀에게 가겠노라고 그가 거짓말까지 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517)

양심에 거리낄 것이 없는 사람은 모두 그렇겠지만, 나는 극히 평온합니다. 불쌍한 아이들을 남기고 가는 것이 정말이지 마음에 걸리는군요.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아이들만을 위해서 살아왔습니다. 심지가 곧고 마음씨가 좋은 시누, 당신을 위해서도 나는 살아왔습니다. 우리와 함께 지내려는 다정한 마음씨로 모든 것을 희생해온 당신을 남겨두고 떠나게 되나니! 재판의 변론을 통해서 나는 내 딸이 당신과 떨어져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습니다. , 불쌍한 어린 것! 그 아이한테는 편지를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쓰더라도 전해주지 않을 테니까요. 이 편지가 당신에게 전해질지조차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나의 이 편지에 의한 축복을 전해주세요. 아이들이 자란 뒤에 당신을 만나 당신의 착한 마음씨를 접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자기 주장을 지키고 의무를 다하는 것이야말로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 곧은 심지를 가지고 신뢰하고 화합하면 행복해지리라는 것을 가르쳐주세요. 딸은 연상이므로 누나로서 풍부한 경험과 아름다움 마음씨로 동생에게 충고를 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들은 누나에게 우정에서 우러나오는 염려와 봉사의 태도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두 아이가 어떤 처지에 놓이더라도 서로 도우면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음을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이 우리를 본보기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괴로움 가운데에서도 우리들의 우정은 얼마나 많은 위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행복이란 친구와 함께 그것을 나누어 가질 때 배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가족 말고 어디에서 아름답고 내적인 친구를 구할 수 있겠습니까? 아들이 아버지의 마지막 말을 절대로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훗날을 경계하기 위해서 되풀이하면, 우리들이 죽음에 복수할 생각은 절대로 하지 말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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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4-24 1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슈테판 츠바이크 믿고 담아갑니다!^^

bookholic 2021-04-24 12:04   좋아요 2 | URL
저는 좋았습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잘못한 것도 많았지만, 마지막 가는 길에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부모로써 짠하더군요...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서니데이 2021-04-24 13: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품절도서였는데 다시 주문가능해졌네요.
전에 읽었지만 인용된 부분 읽으니 새로 읽는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bookholic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bookholic 2021-04-25 00:03   좋아요 1 | URL
저도 예전에 헌책방에서 사두고 이제서야 읽었어요..^^
좋은 책은 계속 품절되지 않고 계속 나왔으면 좋겠네요...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일요일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