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그는 쉬지 않고 일단 덕에 온갖 관직을 죄다 맡았고 온갖 지위에 올랐다. 포품에서 소송을 벌였고, 전장에서 군단을 지휘했으며 집정관이 되어 공화국을 다스렸고 총독이 되어 속주를 다스렸다. 엄청난 재산을 손에 넣었다가 큰 빚을 지기도 했다. 팔라티움 언덕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을 가졌지만, 적들이 그 집을 불태우고 부수는 걸 지켜봐야 했다. 중요한 논문을 썼고 길이 남을 연설을 하기도 했다. 자식들을 얻었지만 잃기도 했다. 용감하기도 했지만 비겁하기도 했으며, 고집을 부리다가도 금세 아첨꾼이 되곤 했다. 칭송도 많이 받고 미움도 많이 받았다. 이 변화무쌍한 인물은 모순투성이지만 광채를 가득 뿜어내고 있다. 한마디로 키케로는 당대에서 가장 매력이 넘치는 흥미진진한 인물이다. 마리우스로 시작해서 카이사르로 끝나는 파란만장한 40년 세월에 일어난 모든 사건이 키케로와 끈끈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86)

이제껏 발보아는 왕권에 반기를 든 뻔뻔한 무법자에 불과했고 카스티야 법정에서 교수형이나 참수형을 선고받을 처지였다. 그런 사람이 막강한 추장의 처소를 방문하는 것을 계기로 세계사에 남을 결정을 내리게 된다. 코마그레 추장은 널찍한 석조건물에서 그를 맞이한다. 집에 가득한 사치품을 보며 발보아는 깜짝 놀란다. 코마그레는 손님에게 자발적으로 4천 온스나 되는 금을 선물하기까지 한다. 이번에는 추장이 놀랄 차례다. 최고의 예우를 갖춰 영접한 신의 아들들이, 신을 닮은 위풍당당한 이방인들이 금을 보자마자 망나니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이방인들은 사슬 풀린 개처럼 검을 뽑아 들고 주먹을 휘두르며 서로 달려든다. 다들 악을 쓰고 날뛰면서 금을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 든다. 추장은 기가 막혀서 이 미친 짓거리를 경멸스럽게 지켜본다. 지구 끄트머리에 사는 자연인들은 문명인에게 자신들이 이뤄낸 온갖 정신적이고 기술적인 업적보다도 한 줌의 누런 금속이 더 소중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곤 한다. 이런 일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94-95)

스페인 정복자들의 성격과 품성에는 여러 요소가 희한하게 뒤섞여 있어서 설명이 어렵다. 그들은 여느 기독교도보다도 더 경건하고 신앙이 돈독하다. 열렬히 하느님께 기도하면서도, 하느님의 이름으로 역사상 가장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만행을 저지르곤 한다. 용감히 자신을 희생하고 고통을 견디면서 영웅답게 가장 위대한 업적을 이뤄낼 수 있지만, 지극히 야비한 방식으로 서로를 속이며 싸우곤 한다. 그런가 하면 한심한 짓을 벌이는 와중에도 새삼 명예를 지극히 존중하는 면모를 보이며 자신들의 과제가 역사적으로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놀라울 만치 정확히 파악하는 족속이 바로 그들이다. 발보아는 하루 전에는 묶여서 저항도 못하는 죄 없는 포로들을 사냥개들에게 던져주고 아직 따뜻한 사람 피를 뚝뚝 흘리는 짐승의 주둥이를 쓰다듬으며 흐뭇해했다.


(160-161)

그러나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운명은 야릇한 변덕을 부리며 별로 대단치 않은 사람에게 내맡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세계사에서 몹시 불가사의한 순간이 되곤 한다. 어쩌다가 아주 보잘 것 없는 사람이 운명의 실마리를 손에 쥐게 되면 그 사람은 행복해하기보다는 겁에 질리기 마련이다. 영웅들이 세계를 놓고 벌이는 도박판에 끼어들게 되면 엄청난 책임을 떠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은 벌벌 떨다가 자신의 손에 쥐어진 운명을 놓쳐버린다. 이런 경우 힘차게 기회를 움켜쥐고 위로 올라서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위대한 존재가 하찮은 존재에게 자신을 내맡기는 일은 아주 짧은 순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 기회를 한 번 놓친 사람에게 두 번째 기회는 영영 오지 않는다.


(181)

위대한 순간이 속세의 삶을 사는 인간을 찾아 내려오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엉겁결에 불려 나온 사람이 그 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모진 복수를 당하게 된다. 평온한 시절에는 조심성, 복종, 노력, 신중함과 같은 시민적 미덕들이 불길 속에 맥없이 녹아내리고 만다. 웅대한 순간은 늘 천재만을 택해서 불멸의 형상을 부여하는 반면, 우유부단한 자를 경멸하며 밀쳐낸다. 지상의 또 다른 신이기도 한 운명의 순간은 불 같은 팔로 대담한 자만을 들어 올려 영웅들의 천국으로 들여보낸다.


(265-266)

선생님, 오직 사랑만이 인간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그건 잘못입니다. 부자라서 근심과 걱정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맞는 말일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굶주리며 평생을 지주의 지배 아래에서 시달리는 사람들은 기독교가 말하는 형제의 사랑이 하늘에서 내려오기를 기다리느라 지쳐 있습니다. 그들은 기다리기보다는 주먹을 휘두르게 될 겁니다. 돌아가실 날이 머지않으신 선생님께 감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세상은 피로 뒤덮일 겁니다. 지주들은 물론이고 그들의 자녀들까지 목숨을 잃고 능지처참을 당할 것입니다. 이 땅에서 그들의 사악한 자취를 몽땅 없애려면 그래야 합니다. 선생님이 그릇된 선택을 하셨음을 살아생전에 직접 보시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선생님이 평화로이 눈을 감으실 수 있기를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267)

이토록 한결같다니, 러시아 청년들은 정말 대단해! 이들은 모든 정렬과 힘을 증오와 살인에 쏟고 있어. 그것이 마치 성스러운 일이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야. 그렇지만 그들은 내게 좋은 일을 해 주었어. 두 청년은 나를 흔들어 깨웠어. 정말이지 그들 말이 옳아. 지금이야말로 나약함을 떨쳐내고 내 말을 실천에 옮겨야 할 때야. 죽음이 코앞에 닥쳤는데 아직도 주저하고 있다니! 정말이지 올바른 것은 젊은이에게서만 배울 수 있다니까. 젊은이가 스승이야!


(297)

위대한 사람의 경우 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곧잘 그가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을 방해하는 법입니다. 그래서 위대한 사람은 가장 가까운 사람을 떠나 멀리 도망쳐야만 하지요. 이렇게 된 것이 사필귀정입니다. 여기서 돌아가신다면 그 분의 삶은 완성되고 신성해질 겁니다.


(314)

인류 역사상 있을 수 없는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지구의 남극은 수천 년 동안, 아니 어쩌면 세상이 개벽한 이래로 인간의 눈길이 닿은 적이 없는 곳이었는데 찰나에 불과한 15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두 번이나 사람이 찾아온 셈이다. 그런데 그들은 두 번째이다. 한 달이 백만 번이 되는 기 세월 가운데 딱 한 달 차이로 2등이지만 인류 역사에서는 1등이 모든 것을 얻고 2등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법이다. 지난 몇 주, 몇 달, 몇 년 동안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숱한 고통을 견디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건만 이 모두가 말짱 헛수고라니! “그토록 애를 쓰고 고생을 하며 아픔을 견뎌낸 대가가 고작 이것인가?” 스콧은 일기장에 이렇게 쓴ㄷ다. “이제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대원들은 눈물을 흘린다. 너무나 지쳤지만,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다. 참담한 심정으로, 희망을 잃은 사형수처럼 그들은 극점을 향해 마지막 발걸음을 옮긴다. 환호하며 그리로 달려가려고 했는데 말이다. 아무도 다른 사람을 위로하려 들지 않는다. 다들 말 없이 지친 몸을 끌고 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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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1 문예춘추사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2
요시카와 에이지 지음, 강성욱 옮김, 나관중 원작 / 문예춘추사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요즘 우리집 막둥이가 어린이 삼국지를 열심히 읽고, 삼국지에 나온 등장인물에 대한 퀴즈를 열심히 내곤 하는데, 아빠의 기억력으로 맞추지 못할 인물들을 내더구나. 그래서 아빠도 삼국지를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오래 전에 남들 다 읽는다는 이문열 삼국지를 읽은 적이 있는데, 나중에 이문열이라는 사람의 실체를 알고 거들떠보지도 않는 책이 되었단다. 그리고 좀 더 나이를 먹어서는 황석영 삼국지를 읽었는데, 원서에 충실하게 번역했다고 자평타평이 있던 책이었어. 썩 재미있게 읽지는 않았던 기억이 있구나. 더 나중에 황석영 님이 아빠가 엄청나게 싫어하는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걸 보고 어찌나 실망이 컸던지, 그 이후 황석영 님의 책에도 잘 손이 안 가더구나.

작년인가 엄마가 삼국지를 한번 읽고 싶다고 했을 때, 집 어딘가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이문열 삼국지와 황석영 삼국지는 생각도 안 했단다. 박태원 삼국지, 정비석 삼국지 그리고 많은 삼국지들을 다시 살펴봤어. 어디선가 본 기억에 일본의 어떤 작가가 쓴 삼국지도 괜찮다는 이야기가 생각이 났어. 그래서 찾아봤더니, 요시카와 에이지라는 사람의 삼국지가 유명하더구나. 이 사람이 태어난 것이 1892년이고 1962년에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이 사람의 삼국지는 유명해서 그런지 아직도 여러 출판사들에서 팔고 있더구나. 그리고 10권 전집이 정가할인 대상이라 싼 값에 판매되고 있었어. 그래서 샀단다. 그런데 엄마는 나중에 읽겠다고 하시더라구조용히 책장 한 켠에서 먼지를 먹고 있던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이번에 아빠가 먼저를 털어내고 읽어보기로 했단다. 우리 막둥이의 퀴즈에 정답을 외칠 수 있도록 말이야.


1.

삼국지는 옮긴 사람에 따라 옮긴이의 주관적인 생각이 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그래서 이야기들이 조금씩 다르다고 하는구나. 이 이야기도 너희들이 다른 책에서 읽은 삼국지의 내용과 조금씩 다를 수 있어.

이야기는 후한 영제 168년에 시작한단다. 화려했던 한나라의 쇠퇴하던 시절이었어장각이라는 사람이 황건적 무리를 만들어 난을 일으켰는데, 그걸 황건적의 난이라고 한단다. 삼국지 주인공 중의 한 명인 유비. 그의 조상을 따라가보면 황제가 나오는 황족이란다. 하지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 탁현 누상촌이라는 시골에서 멍석을 만들어 팔면서 살고 있었어. 멍석을 팔아 돈을 모아서 어머니가 좋아하는 귀한 차()를 구한다고 멀리 나왔다가 차를 구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황건적 무리에게 붙들리고 말았단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검과 어머니를 주려고 했던 차를 빼앗기고 말았어. 그리고 황건적 무리에 들어오라고 회유를 받았어.

그들이 밤에 절에 묵고 있었는데, 그 절의 한 노승이 유비를 몰래 도망 보냈고, 그러면서 같이 잡혀 있던 영주의 딸 홍부용을 관군에 데려다 주라고 했어. 그런데 가는 길에 또 황건적에 잡혔어. 다행히 영주의 장수였다가 황건적에 몸 담고 있던 장비라는 사람이 도와주어 탈출할 수 있었단다. 황건적에게 빼앗겼던 차와 검도 되돌려 주었어. 유비는 고맙다면서 검은 장비에게 돌려주었단다. 장비는 유비와 몇 마디 나눈 것만으로 유비가 남다른 사람이란 걸 알게 되었고, 그와 친분이 있는 동학초사에서 서당을 하고 있는 관우를 찾아갔어. 그리고 관우한테 함께 유비를 만나러 가자고 했단다.

....

유비는 고향인 탁현 누상촌에 돌아왔어. 귀하게 얻은, 어머니가 그토록 먹고 싶어 했던 차를 대접하려고 했어. 유비는 공자의 가르침을 곧이곧대로 실천하는 사람처럼 보였단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지만, 너무 원리원칙을 따지고 청렴 결백한 도덕성을 우선시 하다 보니 답답한 면도 많은 사람이야. 유비의 장점이자 단점. 결국 차를 어머니께 대접하려다 어머니한테 혼났어.. 집안의 보물과 같은 검을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고 말이야. 그것은 황실의 정신을 잃은 것이라면서 말이야. 그깟 차를 가져오려고 말이야.. 혼나도 싸지

장비가 관우와 함께 유비를 찾아와서 다시 만났단다. 그리고 장비는 전에 받았던 검을 다시 돌려주었어. 착한 장비.. 그들은 그 유명한 복숭아 나무 아래에서의 다짐을 하고 의형제를 맺었어. 너희들도 도원결의라는 말을 앞으로 많이 듣게 될 거야. 그들은 한나라를 위한 일을 도모하고 황건적과 싸우기로 하고, 군대를 모집했어. 장세평이라는 사람이 그들에게 도움을 주어 말 수십 필을 얻게 되었어. 뜻을 함께한 의용군들이 하나 둘 모여 500여 명이나 되었어.

그래도 그들이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없으니, 관군을 찾아서 전투에 참여하게 되었단다. 그곳에서 관군을 이끌고 있는 유비의 옛 스승 노식을 만날 수도 있었어. 그리고 같은 편에서 황건적을 상대로 함께 싸운 이들 중에 조조라는 사람도 잠시나마 만났단다. 유비, 관우, 장비가 이끈 의용군은 많은 실적을 올렸지만, 관군을 이끄는 총대장 주전이라는 사람은 유비를 좋게 보지 않았어. 그리고 뇌물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비의 옛 스승 노식은 감옥으로 끌려갔어. 유비는 이런 것을 보고 관군에 크게 실망하고 다시 고향 탁현으로 돌아가기로 했단다. 오는 길에 황건적과 전투에서 위험에 빠져 있던 관군을 도와주어 승리를 이끌었는데, 이 곳 관군의 대장은 동탁이었단다. 그렇게 도와주었는데, 이번에도 동탁이 취한 행동은 개무시였단다. 한 성격하는 장비가 화를 참느라 고생 좀 했지

유비가 이끄는 의용군은 다시 황건적과 싸움에 참여하게 되었고, 황건적을 만든 장각의 동생 장보를 죽이는 성과를 냈어. 이번에도 관직이 없다는 이유로 보상은 없고 무시 당하고후한이라는 나라가 왜 망해가는지 알 수 있겠더구나. 백성들 무시하고, 뇌물 좋아하는 지방 탐관오리들결국 아주 하찮은 보상을 하나 받았어. 유비는 하북성 정현에 안희현위라는 미천한 관직을 받게 되었단다. 그런데 어느날 어떤 관리가 오더니 뇌물을 요구하는 것이었어. 장비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를 혼내주고, 유비도 환멸을 느끼고 관직 그만두고 고향으로 길을 떠났단다. 유비, 관우, 장비는 일단 각자 지내고 있다가 다시 만나기로 했단다. 유비는 고향에 도착해서 어머니를 뵙고 다시 길을 떠났단다.


2.

당시 후한의 황제는 영제라는 사람인데, 그는 열명의 내관으로 이루어져 있는 십상시에 둘러싸여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황제였어. 십상시가 워낙 막강 권력을 갖고 있었어. 황후의 오빠인 하진이라는 사람이 십상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지. 그런데 황제인 영제가 병으로 죽고 말았어. 이런 혼란이 기회라고 생각한 하진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원소라는 장수를 앞세워 십상시를 죽이기로 했어. 하지만 하진 이 사람 또한 무능한 사람이고, 우유부단한 사람이었지. 그는 십상시를 죽이려는 계획을 중단했어.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원소는 답답하게 생각했어. 하진은 황후였던 자신의 여동생 하후와 함께 하후의 어린 아들 변을 황제로 세우고 권력을 잡으려고 했어. 그런데 이번에는 무리수를 두었단다. 영제의 어머니 동태후를 죽인 거였어. 동태후는 변의 이복동생 진류왕을 황제로 세우려고 했거든. 궁 안에서도 난리를 계속되고, 하진은 결국 십상시들에게 죽음을 당했어. 참다 못한 원소를 십상시들을 죽였단다.

하진은 황제가 죽고 궁궐 안의 난리를 진압하려고 지방의 장군들을 소집했는데, 뒤늦게 여러 장군들이 도착을 했단다. 그 중에 앞서 이야기했던 동탁이라는 자도 있었어. 동탁은 욕심이 참 많은 사람이었고, 자기 맘대로 하기 좋아하는 사람이었어. 그는 자신의 권력을 차지하려고 어린 황제 변을 폐위시키고 진류왕을 황제로 세우려고 했어. 하지만 다른 이들의 반대로 심했어특히 정원이라는 사람의 반대가 심했어. 그런데 동탁은 자기 맘대로 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눈에 거슬리는 사람들은 제거하면 된다고 생각했어. 정원의 양아들 여포를 적토마라는 명마로 꼬셔서 정원을 죽였단다. 여포. 싸움만 잘하고 슬기롭지 못한 사람자신을 키워 준 양아버지를 죽이는 것으로 첫 등장이라니…. 동탁을 그 여포를 자신의 양아들로 삼았단다. 양아버지를 죽인 사람을 양아들로 삼다니.. 미래가 눈에 보듯 훤하구나. 결국 동탁은 어린 황제 변을 폐위시키고, 진류왕을 황제로 세우고 자신이 모든 권력을 차지했단다. 그를 반대하는 노식이나 원소 같은 이들을 다 쫓아버렸어. 여포라는 무식하고 싸움 잘하는 장수가 옆에 있고, 당시 동탁의 부대가 가장 막강했으니 그에게 맞붙을 사람이 없었어. 조조도 그곳에 있었단다. 조조는 몰래 동탁을 죽이려고 했지만 실패했단다.

여기까지 1권의 이야기란다. 유비, 관우, 장비 세 의형제의 만남. 다 쓸어져 가는 한나라의 황실.. 권력의 욕심들을 가진 자들의 반칙과 다툼 속에 더러운 권력을 잡은 동탁이 정도로 짧게 1권을 요약할 수 있겠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후한 건녕 원년(168) 무렵, 지금으로부터 1780년쯤 전의 일이다.

책의 끝 문장: 그리고 끔찍한 활동에 대한 지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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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0-14 00: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삼국지사이언스를 읽으시면 막둥이를 이기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ㅎㅎ 저희 아이가 삼국지 읽고 이 사이언스 시리즈 정말 좋아하며 읽었어요. 해리포터 사이언스, 삼국지 사이언스 ~ 저도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

bookholic 2021-10-14 08:34   좋아요 1 | URL
삼국지 사이언스라는 책이 있었군요 ㅎㅎ.
그리고 우리 애들이 해리포터 팬들인데, 해리포터 사이언스도 리스트에 올려야겠네요

새파랑 2021-10-14 00: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삼국지 어렸을때 많이 읽었는데 이유는 삼국지라는 게임 하려고 ㅎㅎ 북홀릭님의 역사책 읽기는 정말 엄청나네요~!!

bookholic 2021-10-14 08:35   좋아요 2 | URL
ㅎㅎ 저도 열심히 했어요~~
이번에 삼국지 읽는데 그 게임이 많이 생각났어요~~

scott 2021-10-14 00: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등장 인물 퀴즈까지 깜찍!
이럴때 아빠는 막둥이에게 용돈을!! ㅎㅎㅎ
삼국지는 읽을 때 마다 인물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두고 두고 곁에 두어야 하는 ‘삼국지‘

bookholic 2021-10-14 08:37   좋아요 2 | URL
퀴즈를 맞추는 건 전데요~~^^
어제도 조조의 부하 중에 ‘ㅎㅎㄷ‘, ‘ㅎㅈ‘를 퀴즈로 내길래 정답을 외쳤습니다~~

레삭매냐 2021-10-14 08: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주 어려서 해적판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
를 만났던 것 같습니다.

이 작가의 그림체가 마음에
들었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bookholic 2021-10-14 08:38   좋아요 1 | URL
유명한 책인줄 이번에 알았습니다 ㅎㅎ
역시 내공 깊으신 분들은 이미..^^
 
녹색평론 통권 180호 - 2021년 9월~10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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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녹색평론 180(2021 9~10월호)를 읽었단다. 이번 녹색평론에서 다른 꼭지들도 지금까지 녹색평론에서 다루었던 주제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어.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올해는 녹색평론 30주년 기념으로 각 호마다 하나의 주제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데, 이번 호의 주제는 이번 호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산업문명의 종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소개되었단다. 산업혁명 이후 온 세상이 산업에 진리가 있다는 듯 산업 발전에 기를 쓰고 달려 왔단다. 그로 인해 삶이 편해지고 많은 기기문물에 도움을 받게 되는 세상이 되었어.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것들로 인해 지구의 환경은 황폐해지고 지구의 기후까지 바뀌면서, 이젠 인류 생명에 위협을 주고 있는 상황이 되었어. 하지만 여전이 산업 문명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2년 가까이 지구촌을 마비시킨 코로나도 다 산업문명의 산물인 거야.

이젠 지구촌 사람들도 이 위기를 다들 인식하고, 국가 지도자들도 더 이상 쳐다볼 수만 없다고 생각하고 이제라도 지구를 살려보고자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단다. 하지만 여전히 산업발전과 경제 성장에 대한 밧줄은 놓지 않고, 지구의 환경 살리는 것을 함께 하려고들 해. 그러니까 지구의 환경 살리는 것이 무척 힘이 들지. 물론 그들만 탓할 수는 없단다. 지구의 환경을 살리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 그렇게 절박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아. 그러니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을 국가에서 내놓으면 세금을 또 많이 걷어가냐고 욕하고 있으니 말이야. 지금 나라에서 해야 할 일은 국민들에게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알리고, 그것에 대한 정책들이 일순위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공감대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해. 물론 이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분명이 있을 거야. 탄소중립이라는 것이 국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들이 더 많으니, 야당의 입장에서는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좋은 먹을 거리일 테니. 탄소 중립이라는 것이 정말 힘든 목표이니, 온 국민들이 공감대를 가지고 나아가야만 하는 거야. 이젠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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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경제성장을 하면서도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는, 소위 탈동조화론에 기반한 생태적 현대화론이라는 환상에 매달리고 있다. 이런 접근 탓에 기업들을 해결 주체로 삼아 이들을 지원하고 기술과 시장을 활성화하여 탈탄소경제로의 전환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국회는 논의과정에서는 기존 지배적 자본의 이해관계에 맞설 배포도 없이 감축목표 상향을 깎아내리는 데 매달리고 있지만 말이다. 그러나 기후위기는 그렇게 접근해서는 해결될 수 없다. 기후위기의 책임이 적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떠안고 있는 민중들을 해결 주체로 세워 정보와 기업의 책임을 묻고, 무한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체제를 넘어서려는 목표와 전략으로써만 기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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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지구와 인류를 살리기 위해서는 산업 문명이 끝나야 하는데, 그럼 이후 인류는 어떻게 살아가는가? 녹색평론에서는 미래의 정답은 농업이라고 몇 번씩 이야기를 했단다. 하지만 반대로 농업과 농촌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란다. 녹색평론에서는 매번 농업을 살리기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곤 한단다. 이번 호에서는 농산물을 공공재로 생각하자고 했어. 공공재라고 하면 국민들이 생활하는데 꼭 필요한 것들이라 나라에서 챙겨서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그런 것들이라고 생각하면 돼. 그러니까 농업을 나라에서 관리를 하는 정책이야. 지금도 우리나라는 자급율이 무척 낮아서 문제가 되고 있거든. 2년 가까이 고생하고 있는 코로나보다 더 강력한 전염병이 발생하게 되면, 나라 간 이동이 더 규제되고 그러면 먹거리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치명적이거든이젠 먹거리에 대해서는 나라에서 관리를 할 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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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농업의 지속가능성이 무너지면 결국 피해는 국민의 것이다. 그래서 세계는 먹거리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데 있어서 국가의 역할을 확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먹거리를 공공재로 인식한다. 서유럽에서는 폭우로 18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동토 시베리아가 펄펄 끓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도 인간의 경제활동에 의한 기후위기의 결과물이다. 기후위기에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은 농업이다. 그리고 농업이 붕괴되면 식량위기에 직면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식탁의 5분의 1만을 자급하고 있기 때문에, 위기가 닥쳤을 때 극심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농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공공농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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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호에 제목은 <산업 문명의 종언과 학교>. 학교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단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학교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들을 내놓는 것 같지만, 좋아졌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없더구나. 너희들이 학교를 본격적으로 다닌 이후로 너희들이 학교 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서, 학교 시스템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단다. 나라에서 생각하는 학교 교육의 목적은 무엇일까?라는 생각도 들었어. 이번 호에서 그런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시민으로써 비판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학교에서 알려주어야 한다고 했어. 학교에서 입시 위주로 교육을 한다면 학원과 다를 게 없잖니. 학교에서는 사회에서 존엄성을 가진 인간으로 살아가는 방법도 가르쳐 주어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가정에서 그런 것들을 가르쳐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부모의 성향에 편중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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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물론 이들 각자의 목적들 사이에는 갈등과 경합이 불가피하게 예상된다. 하지만 사회적 효율성, 사회적 이동성, 그리고 민주적 시민성이 적절하게 균형을 잡아야 한다. 아동 중심 진보주의 교육과 사회 중심 진보주의 교육이 분리되어서는 안된다. 사회화의 기능과 주체화의 기능도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양자의 가치를 적절하게 배합하는 국가의 조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학교 현장에서는 새로운 질서를 창출할 수 있는 비판적 학문활동과 함께, 학교의 시민문화를 꽃피울 수 있는 결사체의 활성화와 집단적 학습공동체 구성과 문화적 진지가 구축하여야 한다. 공존과 상생의 평화시대를 모색해야 하는 시대의 새로운 교육체제는 단순히 공교육만을 통해서 실현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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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학교 시스템의 문제점들로 인해, 대안학교를 생각하는 부모님들도 있어. 사실 아빠도 너희들이 학교를 처음 시작할 때 대안학교도 좀 생각해본 적이 있었거든. 한 때 대안학교의 붐이 일기도 했었는데, 아빠는 그런 대안학교의 붐이 현재도 진행형인줄 알았단다. 그런데 최근 대안학교는 많이 감소 추세라고 하는구나. 국가 시스템에 얽매여 창의성을 떨어뜨리는 일반 학교 교육에서 벗어서 창의적이고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준다고 생각하고 대안학교를 보냈는데, 아직 정식 인정되지 않는 대안학교들이 많고,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입시를 떠나 생각할 수 없다 보니 그런 대안학교는 일시적인 붐에 그쳤던 것 같아. 지금은 전체 대안학교의 숫자는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입시에 최적화된 대안학교의 숫자만 늘어나도 있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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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실제로 신입생이 줄어드는 대안학교가 있는 반면에 입시에 최적화된 대안학교의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미 숫자상으로는 기독교 대안학교와 창의적으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곳이 대안학교의 주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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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수업에 있어 수업시간마다 10분 정도의 쉬는 시간. 아빠는 그 쉬는 시간에 대해 별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그 짧은 쉬는 시간이 친구들의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하더구나. 사실 아빠는 이 말에 크게 공감을 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이 그렇다고 하니 꼼꼼히 읽어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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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학교의 쉬는 시간은 아이들이 단지 지적인 요구로부터 숨을 돌리거나 긴장을 푸는 휴지기가 아니다. 그것은 어른들에 의해서 면밀히 감독되는 사회적 물리적 조건들로부터 잠시 벗어나는 기회이다. 바로 그때에 아이들은 성인 권위자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신들의 관계를 스스로 협상할 수 있는 가장 큰 자유를 누린다. 그럼에도 미국 전역에서 이런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뉴올리언스 대학 주디스 키에프 부교수의 2001년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기준으로 40%가 넘는 미국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쉬는 시간이 완전히 철폐했다. 동시에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 교육부 통계자료는 학교들의 기술에 대한 지출이 1990년에서 2000년 사이에 300% 이상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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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의 교육 환경 문제에 대해 지적하면서, 컴퓨터 환경에 대해 이야기도 실었어. 2005년의 글을 실었는데 너무 오랜 전의 글을 실은 것 아닌가 싶었단다. 16년이 흐른 지금은 컴퓨터보다 스마트폰에 대한 문제가 더 큰 데 말이야.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비슷할 수도 있지만, 접근성이나 유혹의 정도가 스마트폰이 더 심각하다고 생각하거든. 그런 문제점을 제시한 글들도 여럿 있을 텐데, 굳이 16년이 지난 글까지 찾아 발췌했어야 했나 싶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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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아이들이 컴퓨터 환경에 그토록 매혹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이들이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경험을 하고 좌절감을 느끼게 만드는 저항들이 그 속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의 세계에서 한 아이가(누구든 마찬가지이지만) 자연세계의 물리적 한계와 자연에 대한 자신의 지배력의 한계, 그리고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타자들의 의지를 존중해야 할 필요를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무제한으로 조작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는 바로 그런 사물들의 저항이다. 한 아이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기 마음대로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를 무릎 위에 가만히 앉아 있게 만들 수도, 장미꽃 봉오리를 피어나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또 친구에게 상처를 준 뒤에는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 다시 시작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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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이번 180호에서는, 복잡한 동아시아의 국제 정세가 생겨난 것이 1951년 미국과 일본의 두 나라 간에 이뤄진 샌프란시스코 조약 때문이라는 이야기, 김종철 선생님의 서거 일주기 특집으로 김종철 선생님의 사상에 대한 이야기, 서평들을 통한 책 소개들이 담겨 있었단다.

이번 녹색평론 180호에 대한 이야기는 산업문명의 종언과 학교 문제에 대한 두 가지에 대해서만 자세히 이야기를 하고 이만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지금 인류가 맞이하고 있는 위기는 통상적인 정치적 경제적 위기를 넘어선 문명적인 위기이다.

책의 끝 문장: 피해생존자들의 고통에, 학문적 연대에, 지금도 시설로 유폐되는 들에 우리는 무엇으로,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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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10-13 00: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대안학교가 오히려 특권적인 느낌이 들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우리 애들 학교갈때 한번도 고려해보지 않았었어요.
물론 생각의 차이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분명한건 교육의 혁신은 결국 공교육이 바뀌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거라고 생각하는 쪽이에요.

bookholic 2021-10-13 23:26   좋아요 1 | URL
말씀하신 것처럼 공교육이 바뀌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살짝 대안학교를 생각했었어요~~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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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우연히 인터넷 서점에서 알게 된 책 한 권.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다윈이라고 그 유명한 <종의 기원>으로 유명한 사람이잖아. 책 제목에 다윈이라는 말과 <종의 기원>과 비슷한 <악의 기원>이라는 말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연상되더구나. 이 소설에 대한 사람들의 평도 괜찮고 해서 읽어보려고 샀어. 그런데 책 두께가 소위 말하는 벽돌책이더구나. 이렇게 두꺼운 책인지 몰랐어. 이렇게 두꺼운 책을 써내는 필력을 가진 사람이 누구지? 이러면서 책날개에 써 있는 지은이 소개를 봤는데, 박지리라는 분이야. 책을 구입할 때 지은이를 슬쩍 보긴 했는데, 아빠가 처음 보는 한국 작가이네, 이렇게만 봤지 자세하게는 보지 않았거든. 박지리 님은 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더구나. 그런데 800페이지가 넘는 장편 소설을 쓰다니문학의 피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인가 싶었단다.

소설은 어떤 시대인지 확인이 안되는 디스토피아가 된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렸단다. 소설의 짜임새가 좋고,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하는 힘이 있었어. 디스토피아 소설의 대가 마거릿 애트우드에 견주어도 지지 않는다고 아빠는 생각했단다. 그래서 박지리라는 분을 아빠의 관심 리스트 작가에 올려 놓았어. 그 분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얼마 전에 알라딘 인터넷 서점에 제1회 박지리 문학상 수상작품이라며 어떤 책을 소개했단다. 박지리 문학상? 보통 이름을 딴 문학상은 돌아가신 분의 이름을 따서 짓는데이상 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김유정 문학상 등등그런데 박지리 문학상? 설마? 아빠가 알기로는 젊은 작가였던 것 같은데그래서 인터넷을 찾아왔더니…. ㅠㅠ 박지리 님은 2016년에 32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하셨다고 하는구나. 그제서야 박지리 님에 대한 인터넷 글들을 자세히 찾아보았어. 2010년 사계절 문학상 대상을 받으면서 등단을 하고 이후 1년에 거의 한 작품씩 내면서 활발히 활동하셨는데…. 왜 그리 일찍 가셨는지…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박지리 님의 마지막 책이었고, 이 책을 출간하고 며칠 뒤에 돌아가셨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단다. 너무 슬프구나. 천재 작가의 짧은 삶. 사계절 출판사에서는 박지리 님을 기리는 차원에서 박지리 문학상을 만들었다고 하는구나. 착한 출판사로구나. 아빠도 박지리 님을 추모하면서 박지리 님의 작품들을 좀더 찾아 읽어봐야겠구나. , 그럼 오늘은 박지리 님의 마지막 작품이 된, 역작 <다윈 영의 악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


1.

800페이지가 넘는 이야기다 보니, 구성도 복잡하고, 등장인물도 많이 나와서 너희들에게 잘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에라 모르겠다 정신으로 해볼게. 제대로 설명이 안되면 그 나름대로 스포일러가 덜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정확히 모르겠더구나. 인류 역사상 없는 시스템이라서 미래인 것 같은데, 핸드폰이나 인터넷이 없는 것으로 보아 과거인 것 같기도 하고. 평행 우주의 또다른 지구에서 벌어진 일일까? 아무튼, 소설의 배경이 되는 세상을 이야기하면, 철저한 신분 사회란다. 1지구부터 9지구로 사람들뿐만 아니라 구역도 나뉘어져 있어. 각 지구간의 이동도 제한적이고, 발전 수준도 달라서 1지구와 9지구는 천지 차이였어. 이렇게 구역이 나뉜 것은 오래되었는데, 60여년 전에 이런 차별을 깨기 위해서 9지구가 주도하여 폭동이 일어난 적이 있단다. 12월의 폭동이라고 불렀는데, 이 결국 실패로 돌아갔고, 그 사건 이후 차별은 더욱 심해졌고, 지구간 이동도 더 어려워졌단다.

주인공 다윈 영은 1지구에 살고 있는 16살 남학생이었어. 프라임스쿨이라고 1지구에서도 엘리트만 다니는 최고 명문에 다니고 있었어. 다윈 영의 아버지 니스 영은 문체부 차관인데, 문체부 차관은 미래의 대통령 자리라고 부를 정도로 명망 있는 지위였단다. 그러니까 다윈 영의 집안은 명문 가문이라고 할 수 있어. 다윈 영이 다니는 명문 프라임스쿨에 대해 좀더 이야기를 해보면, 나라의 인재를 키우는 곳으로 유명한데 모든 학생들이 기숙 생활을 한단다. 예전에는 학기 내내 기숙생활을 했는데, 얼마 전부터 한 달에 한번 주말에 집에 갈 수 있었어. 그때마다 다윈 영은 아버지 니스 영과 함께 할아버지 러너 영을 뵈러 갔단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안 계신 것만 빼고는 참 보기 집안 분위가가 좋은 것 같구나.


2.

니스 영은 매년 어렸을 때 죽은 친구의 추도식을 주최하고 참석한단다. 올해로 벌써 30년째 이어졌어. 30년이라면 가족들도 더 이상 추도식을 안 가질 것 같은데, 니스 영은 해마다 추도식을 주최하고 참석하고 있단다. 그 친구의 이름은 제이 헌터였어. 다윈 영은 아버지를 따라 해마다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어. 죽은 제이의 동생 조이도 참석을 하고, 조이의 딸 루미도 참석을 하는데, 다윈 영이 루미를 몰래 짝사랑하고 있었어프라임스쿨은 남학생들만 들어갈 수 있는데, 루미는 그에 버금가는 여학교인 프리메라 여학교에 다니고 있었어. 올해 추도식에 니스 영의 오랜 친구 버즈 마살이 찾아왔단다. 버즈 마샬은 유명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버즈미디어의 대표야. 그리고 버즈 마샬의 아들 레오 마샬도 프라임스쿨에 다니고 있고, 다윈 영처럼 모범생은 아니고 약간 반항기도 있고, 돌출 행동도 해서 프라임스쿨에서 벌도 받고 그랬어. 다윈 영과 레오 마샬은 반은 달라서 서로 모르고 지냈는데, 추도식 이후 학교에서 우연히 만나 친한 친구 사이가 되었단다.

추도식이 끝나고 얼마 뒤에 다윈 영은 루미로부터 연락을 받았어. 제이 삼촌의 방에서 구한 사진이 있는 그 장소에 같이 가자고 했어.. 사유는 모르겠고, 짝사랑하던 루미가 만나자고 하는데 당연히 만나야겠지. 다윈 영은 그러겠다고 했어. 루미는 허름한 옷을 입고 나오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사진 속 장소가 9지구이었기 때문이야. 각 지구간 제한적이긴 하지만,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어. 직접 갈 수는 없지만 하나 아래 지구로 이동은 어느 정도 허용되어 그런 식으로 9지구까지 갔고, 1지구의 사람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고 허름한 옷을 입고 간 거야. 그들이 도착한 9지구는 폐허 사회였고, 멸종해 가는 사회였단다. 아이들은 없어서 미래도 없어 보였어. 다윈 영과 루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9지구에 갔다가 실체를 보고 돌아왔어.


3.

다윈 영은 한 달에 한번씩 할아버지 집에 간다고 했잖아. 어느 달은 루미와 함께 갔는데, 루미도 다윈 영의 할아버지를 반가워 했단다. 루미도 다윈 영을 좋아하는 것 같았어.

루미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인데, 루미는 30년 전 제이 삼촌의 죽음을 추적하려고 했어. 제이 삼촌은 9지구에서 온 정체 불명의 사람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알려져 있고, 그 사람을 잡지는 못했다고 했어. 후드 티를 입은 사람이었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그러면서 다윈 영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루미를 좋아하는 다윈 영이 거절할 리 없었지. 루미의 할아버지 해리 헌터는 유명한 사진 작가셨어. 12월의 폭동 때도 해리 헌터는 직접 9지구에 가셔서 사진들을 찍었다고 했어. 그 사진들은 모두 국가 기록 저장소인 아카이브란 곳에 저장되어 있었는데, 거기는 아무나 접근하지 못하는 곳이었어. 다윈 영은 아버지 니스 영의 아이디를 알아내어 접근을 했는데, 사진 3장이 사라져 있는 것을 확인하였고, 그것이 중요한 단서라는 걸 직감했단다.

루미는 조사를 하면 할수록 제이 삼촌은 1지구의 누군가에게 죽음을 당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 그래서 제이 삼촌의 친구들을 조사했고, 유력한 사람으로, 지금은 검사가 된 로이드라는 사람을 찾아갔는데, 그와 이야기를 해보니 무죄라 생각했어. 소설을 읽다가 중간 부분에 오면 제이 삼촌을 죽인 사람이 누군인지 쉽게 추리를 할 수 있는데, 지은이 박지리 님도 그걸 숨지기 않고 알려주었단다. 이 소설은 그저 제이삼촌을 죽인 범인을 찾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야. 악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니까 말이야. 중간에 범인을 알게 되어도 긴장감은 늦춰지기는커녕 더 세진단다. 이 소설의 강점.

그럼 사건의 내막을 알려줄게. 다윈 영의 할아버지 러너 영은 사실 9지구 출신이란다. 러너는 16살 때 9지구에서 일어난 12월의 폭동을 주도한 사람 중에 한 명이었어. 그들의 폭동은 성공적이었고, 8지구, 7지구, 6지구가 차례로 통합되었어. 그러던 중 러너 영은 배신을 하고(이유는 생각이 잘 안 나는구나…) 주동자들을 고발하였어. 그러면서 어떤 2지구의 집에 양아들로 들어갔는데, 폭동이 진압되고 나서 그 공이 커서 그들은 1지구로 승격이 되었단다. 이런 내막이 있었던 거야. 아빠가 처음 이야기할 때는 다윈 영의 집안이 1지구의 명문이라고 했는데, 사실 9지구 출신이었던 거야. 30년 전 제이는 12월의 폭동에 관심을 가지고 조사를 했는데, 그때 친구인 니스 영의 아버지 러너 영이 9지구 출신이고 12월의 폭동에 가담했던 사실을 알게 돼. 그리고 니스 영도 그 사실을 눈치채고 말이야.

제이가 그 사실을 온 세상에 퍼뜨리기 전에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래, 제이를 죽이는 거야. 그 사실이 온 세상에 드러나면 니스는 참을 수 없는 모욕과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 뻔했거든. 니스 영은 후드를 입고 9지구의 사람처럼 위장을 한 다음에 제이를 죽였던 것이란다. 니스 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했지만, 죄책감은 상당히 컸어. 오랫동안 잠도 자지 못했어. 그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지우기 위한 방법이 바로 추도식이었던 것이고, 오랫동안 해마다 추도식을 열었던 것이란다. 하지만 러너 영이 12월이 폭동의 주도자였다는 증거가 사진으로 남아 있는 것을 알았어. 그것을 접근할 수 있는 것은 고위관리직이라는 것을 알고, 그는 사진을 없애기 위해서는 단 한가지 이유로 문체부 차관이 되려고 노력했던 것이란다. 이것이 바로 30년 전 사건의 전말이었단다.

아무도 이 사실을 30년간 모르고 있었는데, 루미가 다시 캐고 다니는 거야. 사실 아무도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니야. 제이의 동생이자 루미의 아빠인 조이가 알고 있었어그런데도 가만히 있었냐고? 사실 조이가 형 제이를 엄청 싫어했거든. 조이는 엄마가 바람 피워 낳은 아이인데, 제이도 이 사실을 알고 있어서 조이를 푸대접하고 엄청 싫어했어. 물론 조이도 제이를 엄청 싫어했어. 조이는 우연히 니스 영이 제이를 죽인 것을 알게 되었는데, 조이는 오히려 그런 니스 영을 더 따르고 좋아했어. 비밀도 끝까지 지켜주었고 말이야. 무서운 비밀들이 있었구나.


4.

니스 영도 루미와 다윈 영이 30년 사건을 다시 캐고 다닌다는 것을 알고 괴로워했어. 그 사건은 여전히 그에게 트라우마였거든그리고 괴로워하다 술을 먹고, 술주정으로 혼잣말로 그 일에 관해 주저리 이야기했는데, 그 말들을 다윈 영이 의도치 않게 들었어. 다윈 영은 사실을 다 알게 된 거지아버지에 대한 심한 배신감에 아파하고 괴로워했고, 아버지와 이야기도 하지 않으려고 했어. 하지만 다윈은 아버지가 제이 삼촌을 죽였다는 사실만 알았지, 왜 죽였는지는 몰랐어.

이 이야기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 더 진행될 것 같니? 지금부터는 최대한 축약해서 이야기를 할게루미가 제이 삼촌이 죽은 날 녹음된 카세트 테이프가 들어 있는 카세트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것은 다름 아닌 레오 마샬의 아빠인 버즈 마샬의 것이고, 그 카세트는 그럼 어디에 있느냐그것은 버즈 마샬이 어렸을 때 살았고 레오 마샬의 할아버지 피터 마샬의 집에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루미는 버즈 마샬에게 도움을 청했고, 버즈는 그 카세트를 가져오게 되고 그걸 버즈 마샬과 다윈 영이 함께 들었어. 다윈 영은 그 녹음테이프에 그 날 있었던 일이 녹음이 안되었기를 바랬지만, 그 테이프에는 제이삼촌이 죽기 전에 니스 영과 제이삼촌이 나누었던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었어. 니스 영이 제이 삼촌을 죽였다는 이야기도 모두이때 다윈 영의 그때 한 행동은 무엇일까? 너무 뻔한 답일수도 있지만, 마지막 결론만 남겨두고 오늘 독서 편지를 마쳐야겠구나.

책을 덮으면서 정말 대단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단다. 아빠가 오늘 이야기한 내용은 굵은 줄거리만 쫓아가면서 이야기했는데, 소소한 에피소드들 더 많이 담겨 있단다.

….

지은이 박지리 님께서 요절하시지 않았다면 더 많은 작품들을 남겼을 텐데, 참 안타깝고도 슬프구나. 박지리 님이 남긴 작품들을 하나씩 찾아 읽어봐야겠구나. 다시 한번 지은이 박지리 님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빌면서, 오늘 편지는 마치련다.


PS:

책의 첫 문장: 옛 수도원 건물을 기반으로 재건축한 프라임스쿨 교정 한가운데에는 위엄 어린 양식의 종탑이 하나 서있는데, 뿌리를 잊지 않으려는 학교 정책의 일환에서인지 수도원의 색채가 많이 지워진 오늘날에도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이 되면 종지기가 직접 탑으로 올라가 종을 친다.

책의 끝 문장: 루미는 주저 없이 다윈의 손을 잡고 다윈이 이끄는 곳으로 걸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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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10-12 00: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넘 재밌게 읽은 작품이에요~ 권했을 때 거의 실패 없었던.. 박지리 작가님의 짧은 생은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ㅠㅠ

bookholic 2021-10-12 19:57   좋아요 0 | URL
다른 책들도 좋으셨군요~~ 박지리 님의 다른 책도 들쳐 보겠습니다~~^^

바람돌이 2021-10-12 0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 이 책 저희집 딸이 좋아하는 책이라서 집에 있는데요. 저는 딸이 중학생 때 읽은 책이라 청소년용이겠거니 생각하고 안봤는데 북홀릭님 글 보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팍 드네요. ^^

bookholic 2021-10-12 20:25   좋아요 0 | URL
독서 내공이 남다른 식구들 같아요..
중딩이 벽돌깨기 게임이 아닌 벽돌책을...^^

행복한책읽기 2021-10-12 00: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책이. 바람돌이님 야그 즉슨, 중딩도 좋아할 만한 책이라는 거죠. 두께가 만만찮지만 일단 도전을 시키겠슴요. ㅋㅋ 북홀릭님 이 편지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시나요?? 궁금합니다.^^;;;

bookholic 2021-10-12 20:02   좋아요 0 | URL
우리 아이들은 아직 이 편지의 존재를 몰라요^^

scott 2021-10-12 0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책은
북홀릭님 아들과 따님이 엄청 좋아 할 것 같습니다.

아~ [루미는 주저 없이 다윈의 손을 잡고 다윈이 이끄는 곳으로 걸어 나갔다.]
엔딩이 아니길 !

bookholic 2021-10-12 20:03   좋아요 2 | URL
우리 애들이 무서운 걸 안 좋아해요 ㅎㅎ

scott 2021-11-05 16: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달의 당선 추카 합니다!
아들과 딸에게 는 👆쉿 ^^

bookholic 2021-11-05 23:23   좋아요 4 | URL
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넵 아이들에게는 쉿!!!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11-05 16: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편지도 쓰고 당선도 되고...행복!
축하합니다.

bookholic 2021-11-05 23:25   좋아요 4 | URL
ㅎㅎ 그러네요..
어설픈 편지에도 당선작으로 뽑아주다니...
행복합니다..
모두 님들 덕분입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mini74 2021-11-05 16: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당선 축하드려요 *^^*

bookholic 2021-11-05 23:26   좋아요 4 | URL
엄청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되시고요..^^

서니데이 2021-11-05 18: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bookholic 2021-11-05 23:27   좋아요 5 | URL
고맙습니다 ㅎㅎ
따뜻한 주말 되세요!!!

새파랑 2021-11-05 18: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매달 늘어나는 비밀 ㅋ 북홀릭님 축하드려요 ^^

bookholic 2021-11-05 23:27   좋아요 5 | URL
고맙습니다. 새파랑 님..^^
늘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고맙고요...
책과 함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행복한책읽기 2021-11-06 0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이런 두꺼븐 책 읽기도 버거운데, 정리해 쓰는 분들 그저 경외스럽습니다^^

bookholic 2021-11-06 07:27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
재미만 있다면 두꺼운게 더 좋아요...^^
읽을 거 아직 많이 남았네, 하면서 읽으니까요 ㅎㅎ
쌀쌀하진 날씨에 따뜻한 주말 되세요~~~

초딩 2021-11-07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너무 너무 멋지세요 ^^

bookholic 2021-11-08 23:10   좋아요 0 | URL
앗,,, 고맙습니다~~
멋진 건 초딩 님이 훨씬~~~^^

이하라 2021-11-07 1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bookholic 2021-11-08 23:1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가을비가 내리고 나면 많이 쌀쌀해진다고 하던데
감기 조심하시고요...
따뜻한 11월 되시길~~~
 















(49)

아그리파는 질투나 야망의 고통을 느끼지 않았다. 옥타비아누스를 향한 그의 감정은 늘 순수한 애정, 온전한 존경, 부드러운 보호반응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옥타비아누스를 비난하고 혐오하고 조롱할지 몰라도, 아그리파만큼은 옥타비아누스를 비난하고 혐오하고 조롱할지 몰라도, 아그리파만큼은 옥타비아누스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으며 옥타비아누스의 성격에서 가장 극단적인 면마저 나쁘게 보지 않았다. 카이사르의 지성이 그를 점점 더 하늘 위로 뜰어올렸다면, 옥타비아누스의 아주 다른 사고방식은 그를 땅속까지 내려갈 수 있게 해준다고 아그리파는 생각했다. 옥타비아누스는 인간의 결점을 놓치는 법이 없었고 약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며 모든 것의 무게를 꼼꼼히 따졌다. 그의 본능은 파충류를 닮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섣불리 움직이는 실수를 범할 때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움직일 때는 너무 빨라서 흐릿하게 보일 뿐이거나, 혹은 너무 느려서 가만히 있는 듯한 착시를 일으켰다.


(70-71)

로마는 로마입니다. 우리 중 한 사람이 소유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로마의 종복일 뿐 로마의 주인이 아닙니다. 당신이 하는 모든 일과 제가 하는 모든 일은 로마에 더 큰 영광을 가져다주고 로마의 국력을 키우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당신과 저, 마르쿠스 레피쿠스가 꼭 경쟁해야 한다면 로마의 더 큰 영광에 기여했다는 명성을 두고 경쟁해야 합니다. 오늘 이 전투에서 죽든, 아니면 이후 평화로운 시기에 죽든 간에 우리는 유한한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로마는 영원하죠. 로마는 우리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272)

그것이 바로 내 아버지의 큰 실수였다. 아버지는 오래된 귀족들을 유지하고자 하셨고, 자신의 파벌을 오래된 귀족 가문 출신들의 이름으로 유지하고자 하셨다. 그의 독재는 표면상 민주적인 틀 안에서 제대로 확립될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내 건강 상태와 취향은 화려함과 어울리지 않고, 나는 내 아버지의 웅장함을 절대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아버지는 최고신관의 의복을 입고, 용기의 상징은 시민관을 머리에 쓰고, 천하무적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포룸 로마눔을 거닐고 다니셨다. 그를 쳐다보는 여자들은 활홀해했다. 그를 쳐다다보는 남자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떠올리며 괴로워했고, 자신의 무능함을 떠올리며 괜스레 그를 증오했다.


(276)

로마 공화정 시대에 끌린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째, 다른 작가들에 의해 지겹도록 많이 다뤄지진 않았다. 둘째, 우리 사회의 사법, 정치, 상업 체계가 대부분 로마 공화정에 뿌리를 두고 있을 정도로 현대 서구문명과 연관이 깊다. 마지막으로, 역사의 무대에서 그토록 비범한 재능을 지닌 여러 인물이 비슷한 시기에 맞물려 서로 알고 지낸 사례는 극히 드물다. 카이사르는 마리우스와 술라, 폼페이우스를 모두 알았고, 이들 모두 어떤 식으로 카이사르의 인생항로에 영향을 끼쳤다. 그 밖에 카토 우티켄시스나 키케로 같은 다른 유명한 역사적 인물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시월의 말> 끝자락에 이르면 카이사르를 포함해 그들 모두 세상을 떠난다. 남는 것은 그후로도 계속되는 후대에 그들이 남긴 유산이며, 그 주인공은 카이사르의 생질손으로 훗날 카이사르 임페라토르, 최종적으로 아우구스투스가 되는 가이우스 옥타비우스이다. 지금 멈추지 않으면 나는 절대 멈추지 못할 것이다!  - <작가의 말>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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