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8 문예춘추사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8
요시카와 에이지 지음, 강성욱 옮김, 나관중 원작 / 문예춘추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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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 8권을 부지런히 이야기해보자꾸나.

적벽대전 패배 이후 군대를 재정비한 조조는 강동의 오를 공격하면서, 형주성의 유비에게 도움을 청했어. 그런데 당시 유비는 서촉에 가 있었거든… 7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서촉의 주인 유장의 신하 장송이 서촉을 맡아달라고 해서 서촉에 가 있었잖아. 유비는 유장에게 같이 조조를 도와주자고 했지만, 유장은 거절했단다. 그래서 유비는 일단 형주성으로 돌아왔어. 서촉에 있는 이들 중에 장송을 제외한 다른 신하들은 유비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어. 그래서 그들은 형주성에 자객을 보내 유비를 죽이려고 했지만, 오히려 자객은 유비군에게 죽음을 당하고, 유비군은 자객을 보낸 것에 대해 복수하기 위해 서촉의 부성을 공격해 차지해 버렸단다. 이젠 서촉과 더 이상 협력 관계가 아니었어. 그리고 촉에서 유일하게 유비에게 호의를 보였던 장송마저 서촉에서 죽음을 당했단다.

부성에서 서촉과 전투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방통의 말이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어. 그래서 유비는 자신이 타던 백마를 방통에게 주었단다. 유비는 착한 마음에서 백마를 주었는데, 이것이 오히려 방통에게 독이 되었단다. 서촉과 전투에서 백마를 탄 사람이 유비인줄 알고 백마를 탄 사람에게만 계속 공격을 했거든. 결국 방통이 이 전투에서 죽고 말았단다. 한때 제갈공명과 쌍벽을 이루며 봉추 선생이라고 불렀던 방통의 죽음은 유비에게 있어 크나큰 소실이요, 아픔이었단다. 방통마저 잃게 되자, 서서히 밀리는 유비군은 다시 부성에 와서 정비를 하고 형주성에 SOS를 보냈어. 형주성은 관우가 혼자 남아서 수비를 하고, 나머지 제갈공명, 조운, 장비는 모두 유비를 지원하려고 서촉으로 향했어. 이들이 오니 전세는 급격히 역전되어 서촉의 낙성을 차지하였단다.

그 이후 연이어 서촉의 수도인 성도를 공격하였어. 궁지에 몰린 유장은 옛 적이었던 한중의 장로에게 도움을 청했어. 7권에서 조조의 싸움에서 지고 나서 도망간 마초라는 사람이 있었지. 마초는 그 이후 몽골족 사이에서 숨어 지내면서 서서히 세력을 키워갔어. 세력을 키우기 위해 한중의 장로와 손을 잡았어. 유장이 한중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마초는 한중의 장로와 함께 있었어. 서촉의 현인 이회라는 사람이 유비를 찾아왔는데, 자신이 마초를 설득해 보겠다고 했고, 마초는 이회라는 사람의 말에 수긍을 하고, 마초는 유비 진영으로 투항하였단다. 7권에서 보면 마초는 조조와 대등하게 싸웠던 실력자였는데, 그런 마초가 적군에서 아군이 되었으니 싸움은 다 끝난 거나 마찬가지였어. 결국 유장은 항복하고, 유비는 서촉을 차지했단다. 서촉을 차지하고 나서도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풀며, 체제를 정비했단다.

유비가 서촉을 점령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손권은 다시 옛 약속을 들춰내며 형주성을 달라고 제갈근을 유비에게 보냈어. 제갈근의 동생인 제갈공명이 유비 밑에 있으니 혈연을 이용한 측면도 있어. 하지만, 제갈근은 빈손으로 돌아갔단다. 제갈근은 굳이 뭣하러 강동으로 돌아가나동생과 그곳에 있지.. 그런 걸 보면 제갈근이라는 사람도 의리와 충성심이 대단한 사람인 것 같구나. 굳은 일 다 하면서 꿋꿋하게 한 사람만 섬기고 있으니 말이야.

손권은 뜻대로 되지 않자, 형주성을 지키고 있는 관우를 공격하였지만, 이 또한 실패하고 말았단다. 이제 서촉과 형주를 잇는 넓은 땅을 차지한 유비를 쉽게 넘볼 수 없게 되었어.


1.

헌제의 황후인 복황후가 조조를 죽이려는 계획을 세웠어. 하지만 금방 들통이 나서, 조조는 복황후를 죽였단다. , 감히 신하가 황후를 죽이다니이름뿐인 황제 자리. 복황후가 죽었으니 빈자리가 된 황후 자리. 조조는 자신의 딸을 황후 자리에 앉혔단다. 이젠 조조는 황제의 장인어른, 즉 국구가 된 것이란다. 권력은 더욱 세졌지. 조조는 대군을 이끌고 한중을 차지했고, 조조는 손권 진영과 공격을 서로 주고 받으며 일진일퇴를 했어.

조조는 자신의 권력을 더욱 강화시켰단다. 조조는 황제를 협박에게 왕의 호칭을 받아냈어. 이제 조조는 위나라의 왕이 된 거야. 왕이 되었으니, 자신의 후계자도 세워야 했지. 장남 조비를 세자로 책봉했어. 이렇게 조조가 자기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자, 그를 죽이려는 음모가 있었는데, 실패로 돌아갔고, 조조의 횡포는 점점 심해졌단다. 권력을 가진 자의 가장 안 좋은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았어.

한중 지역은 유비의 서촉과 맞닿은 곳으로 전투가 잦았어. 위의 장합과 촉의 장비가 맞서 싸워서 장비가 승리를 거뒀어. 장합이 이번에는 하후상과 하후덕을 이끌고 싸움을 걸어왔는데, 이번에는 노장 황충과 엄안이 싸워서 이겼단다. 장합은 또다시 하후연까지 데리고 와서 싸웠는데, 황충도 법정, 조운 등이 도움을 주어서 대승을 거두었단다. 이렇게 한중에서 싸움이 계속 지자 조조는 직접 대군을 이끌고 한중으로 왔단다. 조조와 유비의 대군이 한중에서 대격돌했지. 크고 작은 싸움이 많이 일어났고 유비 진영이 선전을 하고 있었어.

조조는 닭갈비를 먹다가 별 생각 없이 군호를 닭갈비라는 뜻의 계륵(鷄肋)’이라고 정했어. 이걸 신하들이 해석하기 시작했단다. 그냥 물어보면 될 일을 아래 신하들이 알아서 해석하는 것을 보니, 조조는 나쁜 리더의 본보기가 되어가는구나. 회사에서도 가끔 그런 경우 리더가 있거든. 어떤 윗사람이 어떤 말을 했을 때, 잘 이해 가지 않으면 물어보면 되는데 겁나서 물어보지 못하고 알아서들 이해하려고 애쓰는 모습. 아무튼 조조의 신하들도 조조의 말을 해석하려고 했단다. 조조가 군호를 계륵이라고 정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장수 중에 양수라는 사람이 그것을 해석해서 철수를 준비했단다. ‘계륵이라는 것이 닭의 갈비라는 뜻인데, 버리자니 아깝고 먹기에는 먹을 것이 별로 없는 닭의 갈비처럼 한중을 조조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철수 준비를 한 거야. 조조가 그 이야기를 듣고 양수를 죽여 버렸어. 자신의 이야기를 억지 해석했다고사실 그 전부터 조조는 양수가 너무 똑똑해서 양수를 마음에 안 들어 했다는구나. , 똑똑해서 마음에 안 들어 하다니, 조조도 늙어서 꼰대란 꼰대는 다 부리는구나. 그래서 조조군은 철수 하려던 것을 멈추고 유비군과 전투를 벌였어. 조조는 이 전투에서 화살을 맞는 부상을 입으면서 대패하여 퇴각했단다. 뒤늦게 양수를 죽인 것을 후회했는데, 돌이킬 수 없었지.


2.

제갈공명을 비롯한 신하들이 계속 왕에 오를 것을 권고해서, 유비는 결국 한중왕에 오르게 되었단다. 왕 자리를 사양해서 그렇지, 왕이 된 이후 유비는 일사천리로 나라의 틀을 마련했단다. 한편, 한중에서 유비에게 패배한 조조는 손권에게 화친을 제의했어. 손권은 조조와 유비 사이에서 저울질을 했단다. 어디랑 화친을 맺어야 좋을지 말이야. 슬쩍 형주성의 관우에게 정략 결혼을 제의했는데 단칼에 거절 당하고, 조조랑 화친을 맺기로 했단다. 대신 조조 진영에서 형주성을 공격한다는 조건을 걸고 말이야. 적벽대전에서 그렇게 치고 박고 하던 조조와 손권이 손까지 잡다니그 전투에서 죽은 이름 없는 군인들만 불쌍하구나.

조조 진영에서는 조인이 형주성을 계속 공격했지만, 관우가 지키고 있는 형주성이 무너질 리 없었단다. 그 이후 우금과 방덕이 다시 형주성을 공격했지만, 이번에도 대패라는 성적표를 들도 돌아올 수밖에 없었단다.

여기까지가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 8권의 이야기란다. 밀린 독서 편지를 쓴다고 짧게 줄여서 이야기한다고 하는데, 잘 짧아지지는 않고, 급하게 쓰다 보니 오히려 앞뒤 이야기가 잘 연결이 안되기도 하는구나. 책을 읽은 아빠도 잘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으니 말이야. 이제 삼국지 두 권이 남았구나. 그것도 곧 이야기해줄 수 있도록 노력할게. 오늘은 이상.


PS:

책의 첫 문장: 마침내 오후의 누이동생인 유비의 부인이 오의 수도로 돌아왔다.

책의 끝 문장: 관우는 마친 둘째 아들 관흥이 형주에서 오자, 부장들의 공과 전황을 상세히 적은 서신을 유비에게 전하라며 관흥을 성도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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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7 문예춘추사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7
요시카와 에이지 지음, 강성욱 옮김, 나관중 원작 / 문예춘추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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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다시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로 돌아와서 7권을 이야기해줄게. 처음 읽을 때는 일주일에 한두 권씩 다른 책들이랑 번갈아 가면서 읽으려고 했는데, 역시 아빠는 여러 책을 같이 읽거나 번갈아 가며 읽기에는 기억력이 너무 안 좋구나. 그래서 앞으로 남은 삼국지 네 권은 연달아 다 읽어버렸단다. 때마침 코로나 백신 주사 맞고 집에서 골골거릴 때 시간이 좀 생겨서 쭉 달려 보았어. 부지런히 이야기해주어야겠구나. 일단 오늘은 7권 먼저 이야기를 해줄게.

6권의 마지막 부분에서 적벽대전의 설계를 잘 마친 제갈공명이 다시 돌아왔잖아. 적벽대전에서 조조가 지는 것은 명백하므로, 제갈공명은 미리 적벽대전에서 지고 난 다음의 조조의 행로와 행동을 예측하여 각 장수들에게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었어. 관우에게만은 아무런 액션 아이템을 주지 않았단다. 그것은 관우가 조조로부터 목숨의 빚이 있기 때문이었어. 하지만 관우는 이미 다 청산하였다면서 자신에게도 임무를 달라고 했어. 그래서 조조가 도망가는 길목에 대기하고 있다가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단다.

제갈공명이 예상한대로 적벽대전에서 주유는 대승을 거두었단다. 이미 밑밥을 뿌려 놓아 황개의 반간계도 쉽게 성공하였고, 때마침 불어온 동남풍으로 화공 작전이 제대로 먹혔어. 배를 서로 묶은 조조의 연환계는 화공 작전에 대실패로 끝이 났단다. 조조는 간신히 도망을 갔어. 이끌고 갔던 백만 대군도 3분의 1로 줄어들어 버렸지. 그런데 조조가 도망가는 길도 쉽지 않았어. 예상 경로마다 유비군들이 매복하고 있었거든. 그리고 화용대라는 곳에서 조조는 관우를 맞닥뜨렸어. 조조는 옛 인연을 이야기하며 살려달라고 애원했어. 우리의 정에 약한 관우는 제갈공명 앞에서 한 맹세를 어기고 조조 군대를 모두 그냥 보냈단다. 사람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지, 누가 관우를 탓하리.. 공명이 관우에게 조조를 죽일 임무를 주었지만, 이미 그때 관우는 조조를 죽이지 않고 살려줄 것이라 예상을 했지. 아무튼, 조조는 간신히 허창으로 돌아왔단다. 한동안 조조는 허창에 머무르면서 패배한 군대를 재정비해야 했어.


1.

적벽대전에서 대승을 거둔 주유는 그 여세를 몰아 적지를 공격했어. 이릉성을 빼앗고 다시 남군성으로 향했는데 그곳에는 이미 관우가 차지하고 있었어. 그리고 형주성과 양양성도 이미 유비 진영이 차지하고 있었단다. 그곳은 모두 조조가 차지하고 있던 곳으로, 조조를 적벽대전에서 몰아낸 주유가 차지해야 할 곳인데, 유비 진영이 냉큼 차지했으니 주유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억울했을까. 이 모든 것이 공명의 지략에 의한 것이었단다. 전쟁 중에 독화살을 맞았다가 아물었던 상처가 이 열받음으로 인해 다시 터지고 말았단다.

조조 진영과 손권 진영은 적벽대전 후유증으로 재정비하면서 움츠리고 있는 사이 유비 진영은 이때다 싶어 주변 성들을 공격하면서 세력을 점점 키워나갔단다. 이제 조조, 손권, 유비는 점점 세력이 비슷해져 갔고, 섣불리 한쪽을 공격할 수 없었어. 한쪽을 공격하면 자신의 뒤가 약점이 되어 공격을 받을 수 있으니 말이야.

손권은 허창으로 가는 길의 요충지인 합비성을 공격했단다. 조조가 적벽대전의 대패 이후 힘을 많이 잃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합비성은 조조의 장수 장료가 방어하고 있었는데, 손권의 군대는 이곳에서 대패하고 말았단다. 태사자라고 하는 유능한 장수의 목숨도 잃었어. 조조 측도 썩어도 준치였던 거야.

형주성의 주인인 유기가 병으로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단다. 손권은 노숙을 보내서 유비에서 형주성을 달라고 했어. 예전에 그런 약속을 했었대. 유기가 죽고 나면 형주성은 손권에 주는 것으로하지만 제갈공명이 논리적으로 형주성의 주인은 유비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노숙은 반박하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어. 주유는 이 소식에 열 받아서 유비를 초대해서 죽이자고 했어. 손권의 동생과 정략결혼을 하자고 하면 아마 올 거라면서 말이야. 유비의 아내인 감부인이 얼마 전에 죽었다는 소식이 있었으니 정략결혼을 제안하면 올 거라고 말이야. 유비는 그러겠다고 했고, 조운이 유비를 따라 나섰단다. 제갈공명은 유비를 초대한 의도를 꿰뚫어보고 있었고, 그를 대비하고 위해 조운에게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열어보라면서 비단주머니 세 개를 주었어.  

손권을 만난 유비여러 차례 죽을 위기에 빠지고, 한때 손권이 주는 금은보화와 여자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도 있었으나, 그때마다 조운은 제갈공명이 준 비단주머니를 열어서 해답을 찾았단다. 결국 유비는 형주성으로 안전하게 돌아온 것뿐만 아니라, 손권의 여동생을 아내로 맞이하여 함께 돌아왔단다. 주유와 손권의 부하들이 유비를 추격했지만, 이때도 제갈공명의 지략으로 주유는 헛수고만 하고 말았단다. 제갈공명에게 또 당한 주유는 또 아물어가던 상처가 터져 중상을 입게 되었단다. 열 받은 손권은 유비가 머물고 있는 형주성을 치려고 했지만, 강동의 빈 틈을 노리고 있는 조조 때문에 형주성을 치러 갈 수 없었단다. 결국 그렇게 눈물을 머금고 유비의 형주성을 쳐다볼 수 밖에 없었어.

….

손권과 달리 주유는 계속 형주성을 공격하려고 번번히 제갈공명의 지략에 막혀 실패하고 말았단다. 다시 제갈공명 때문에 화를 내다가 상처가 터진 주유. 이번에 세 번째 상처가 터진 것인데, 이번에는 그 후유증으로 결국 주유가 죽고 말았단다. 적벽대전의 승리를 이끌었던 주역 중에는 연환계를 생각해낸 방통이 있는데, 방통은 손권을 자신이 섬길 주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손권을 떠나 유비에게 왔단다. 그 옛날 사마휘가 이야기했던 와룡선생과 봉추선생이 모두 유비에게 온 것이로구나. 거기에 관우, 장비, 조운 등 당대 최고의 장수들도 유비가 거느리고 있고이런 어벤져스급을 데리고 있는데, 크게 힘쓰지 못한 유비의 리더십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더구나..


2.

중국 땅이 유비, 조조, 손권을 재편되었지만, 아직 후한의 황제 헌제는 조조의 땅에 살아 있단다. 이름뿐인 황제이지만 말이야. 마등 황규라는 사람이 있는데 이들은 한나라에 여전히 한나라에 충성했어. 그들은 조조를 역신으로 규정하고 그를 죽이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사전에 들통이 나서 오히려 죽고 말았단다. 죽은 마등의 아들 마초가 복수하겠다고 공격을 하였고, 조조 진영에서는 서황과 조흥이 맞섰으나, 조흥의 성급으로 지고 말았단다.

마초는 책사 한수의 도움으로 조조가 이끄는 대군과 싸우는데 전혀 밀리지 않고 조조를 거의 잡을 뻔한 상황도 있었어. 조조의 부하 중에 최고의 장수인 허저와 일대일에서도 밀리지 않자, 조조는 마초와 화친을 맺기로 했단다. 그렇게 화친을 맺기는 했지만, 뒤로는 은밀한 작전을 펼치고 있었어. 마초의 오른팔인 한수와 이간질 시켰는데 그것이 성공해서, 한수는 조조 진영에 투항을 했고, 마초는 패배하고 도망을 갔단다.

….

서촉이라는 땅의 주인은 유장이라고 하는 사람인데, 한중의 장로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었어. 유장이라는 사람은 참 무능한 사람이었어. 그는 한중의 공격을 받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서촉을 조조에게 위임해서 보호받는 작전을 폈어. 장송이라는 신하가 이 뜻을 가지고 조조에게 갔는데, 조조는 그를 푸대접하여 몰아냈고, 장송은 서촉으로 돌아오는 길에 형주성에 유비를 만났고, 유비가 극진히 대해 주는 것에 대해 감명을 받았단다. 그래서 장송은 유비에게 서촉을 맡아달라고 했어. 형주성의 주인인 유장은 한실의 집안이라고 거절했단다. 역시 FM. 제갈공명과 방통도 유비를 설득했어. 유비가 서촉을 안 맡아도 어차피 다른 누군가에게 넘어간다고다른 누구보다는 같은 한실 사람이 맡는 게 낫지 않냐고그래서 유비는 일단 서촉으로 향했단다. 가서 상황을 좀 보기로 했지. 한편 유장의 측근들은 유비를 경계하라고 했어.. 얼마 안 있어 한중의 장로가 쳐들어왔고, 유장은 유비에게 도움을 청했고, 유비는 군대를 보내 장로의 군사와 맞서 싸웠단다.

….

유비가 서촉성에 정신을 두고 있을 때, 손권은 형주성을 공격하려고 했지만, 손권의 엄마인 오후가 강하게 반대를 했단다. 지금 유비의 아내 손부인은 자신의 딸이니, 유비를 공격하면 자신의 딸은 위험에 빠질 수 있으니 말이야. 그리고 오후는 장인은 유비를 엄청 마음에 들어 했거든그래서 손권은 오후가 위독하다는 거짓 편지를 손부인에게 보냈고, 손부인은 다시 강동으로 돌아왔단다. 손권은 손부인의 아들 아두도 데리고 오라고 시켰어. 인질로 이용하려고 말이야. 하지만 손권의 의도를 알아챈 유비 진영에서는 손부인만 보냈단다.

….

여기까지가 7권의 이야기란다. 아직 잔여 세력들이 있긴 하지만 유비, 조조, 손권의 비슷비슷한 세 개의 세력만 남아서 진정한 삼국의 눈치싸움이 시작된듯하다앞으로 남은 세 권의 이야기도 얼른얼른 해줄게.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노숙의 간언에 주유도 분기했다.

책의 끝 문장: 그리고 공명은 사건의 전말을 상세히 적어 촉의 가맹관에 있는 유비에게 파발을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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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11-01 07: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에 너튜브에서 일본에서
만든 삼국지 애니메이션을 보았
는데, 기존의 연의와 달리 오나라
공주 여화와의 로맨스가 등장해
서 좀 놀랐네요.

아마 여기 손부인이 여화이지
않나 싶네요.

고전의 새롭고 신박한 해석이
낯설면서도 흥미진진했습니다.

bookholic 2021-11-02 00:20   좋아요 0 | URL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그런데 한글 자막이 있나요?^^
 















(40)

이런 동물에게 서열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게 하는 특징은 두 가지입니다. 몸집과 송곳니입니다. 수컷에게는 이 두가지가 최대한 크고 강할수록 유리하겠죠. 유인원 가운데에서 이런 특성을 보이는 종이 있을까요? 바로 고릴라가 그렇습니다. 고릴라는 암수 사이에 몸집, 두개골, 송곳니 크기가 대단히 큰 차이를 보입니다. 암수 사이의 크기 차이는 수컷끼리의 경쟁을 알려 줍니다. 암컷에 비해 수컷의 몸집이 크면 클수록 수컷끼리의 경쟁이 매우 치열했음을 나타내지요. 실제로 고릴라는 짝짓기를 할 때는 수컷이 미리 힘 대결을 펼쳐 서열을 정해 두고, 가임기가 되면 높은 서열을 지난 수컷만 암컷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81)

노화 과정을 진화 생물학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다양한 학설 중에 다면 발현(pleiotropy, 多面發現) 가설이 있습니다. 다면 발현은 하나의 유전자가 여러 형질에 관여하는 현상입니다. 어떤 유전자가 아동기와 청년기에 유익한 기능을 담당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동시에 그 유전자가 아동기와 청년기에 유익한 기능을 담당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동시에 그 유전자는 노년기에는 해롭습니다. 그렇다면 해로움만 따져서 이 유전자가 사라져야 할까요? 다면 발현 가설에 따르면, 아동기와 청년기에 유익했던 유전자는 선택 우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포 지방 단백질 E 엡실론 4도 마찬가지입니다. 혈중 지방 단백질을 치우는 유익한 기능이 있기 때문에 노년의 치매나 뇌졸중과 관련이 있어도 계속 우리의 유전자 속에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고기를 먹을 수 있는 능력은 공짜가 아니라 노년에 치러야 할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얻는 대단히 값비싼 적응 능력인 셈입니다.

한 가지 더, 그럼 만약 지금이라도 채식을 한다면 노년에 이런 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정답은 아니다.’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유전자가 없어질 수는 없으므로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113-114)

후기 구석기 시대 이후 현대까지, 평균 수명과 노년층의 수는 계속 늘었습니다. 하지만 하나 변하지 않은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과거 평균 수명이 50세이던 시대에도 할머니, 할아버지는 손주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살아 있었습니다. 3대가 함께 살았습니다. 그 이후 수명이 대폭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 추세를 고려하면 평균 수명이 75세가 된 지금 증손주가 클 때까지 증조부모가 살아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4대가 공존해야 하죠.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떤 사람들은 칠순이 되도록 증손주는커녕 손주를 보기도 힘듭니다. 예전에 비해 결혼과 출산 연령이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182)

두뇌가 커진 것도 역시 걷기 덕분입니다.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려면 뛰어난 지능이 필요합니다. 언어를 사용할 만큼 복잡한 사회생활을 하려고 해도 지능이 필요하고, 이는 곧 큰 두뇌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두뇌는 그냥 커질 수 없습니다. 두뇌는 지방으로 이뤄진 기관입니다. 고지방, 고단백의 식생활이 필수입니다. 이런 식생활은 도구를 이용해 고기를 정기적으로 확보하고 섭취한 이후에야 가능했습니다. 모든 게 두 발로 걸은 이후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뤄진 일입니다.

(202)

직립 보행을 하게 된 인간은 그 손에 주먹도끼를 쥐어 봤자 광활한 아프리카의 초원에서는 가소롭기 짝이 없는 존재입니다. 가련한 인간의 혼자 힘으로는 짐승을 잡기에 역부족이었기 때문에 집단 수렵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집단 수렵 활동을 위해서는 탄탄한 사회 구조가 필요했습니다. 게다가 사계절마다 변하고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빙하기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집단적인 정보 취합체가 절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인간에서 사회생활은 여가를 활용하기 위한 취미 생활이 아닌, 처절한 생존 전략이었습니다. 그리고 원활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필수입니다. 그러한 정보를 수집, 교환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소통의 수단으로 언어가 발생하고 발달하였으며 그 주된 기능이 바로 수다인 셈입니다.

(262-263)

현생 인류가 한곳이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홀로 세계로 진출한 게 아니라 각 지역에서 존재하던 여러 인류와 만나 교류하면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화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것이 오늘날 볼 수 있는 광범위한 지역적 다양성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모두 현생 인류의 한 식구인 것은 물론이고요. 이런 생각은 현생 인류가 어느 한 시점에 홀로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 여러 지점, 여러 시점에서 다발적으로 태어났다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바로 아프리카 기원론의 맞수인 다지역 연계론(다지역 진화론)’입니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가 서로 교류하며 유전자 이동을 통해 계속 하나의 종으로 진화해 왔다는 다지역 진화론은 최근의 유전학 연구 결과와도 부합합니다.

(273)

마지막으로 인류 다양성의 숨 막히는 증가는 다시, 전에 없던 또 다른 형태의 다양성을 낳았습니다. 바로 지역성입니다. 최근 티베트 지역에 사는 사람에게서 고산 지역에 적응할 수 있는 유전자(EPASI) 돌연변이를 발견한 것이 그 예입니다. 이 돌연변이는 불과 1000년 전에 생긴 뒤 퍼져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화한 유전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습니다. 이전에는 선택에 유리한 돌연변이가 나타나면 금세 인류 전체에 퍼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새로운 다양성과 지역적 환경이 어우러져 지역적인 특징으로 남게 됐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으로 문화와 문명이 생기면, 다시 그 대응으로 각기 크고 작은 다양한 환경이 생겨났습니다. 이런 다양한 환경에, 각각 인구 증가로 생겨난 다양한 특징의 인류가 적응하고 진화하면서, 인류의 형질은 한층 더 복잡하고 다채로워졌습니다.

(298-299)

우리가 원숭이에게서 진화했다면 지금도 끊임없이 인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원숭이들이 있어야 되는데 없지 않느냐?”

이 세상 모든 생물체들이 인간이라는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 질문입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얼마나 최정상의 자리에 가까운지를 척도로 고등 동물하등 동물을 일렬로 배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하등 동물은 고등 동물이 되려 하고, 고등 동물 중에서도 최고인 인간이 되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인간이 되고 있는 원숭이들이 어딘가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지요. 그러나 원숭이들 역시 독자적인 진화 역사를 거친 끝에 지금 이 자리에 이 모습으로 있는 것입니다. 그들이 뭐가 아쉬워서 계속 인간이 되려고 애를 쓰겠습니까? 그건 농담이고요. 이 세상 모든 생물체들을 일직선에 올려놓고 가장 끝, 가장 발달한 정점을 인간으로 놓은 다음, 나머지 생물체들을 인간과 얼마나 다르게 생겼는지를 바탕으로 순서대로 놓는 것은 현대 생물학에서 더 이상 인정하지 않는 생각입니다. ‘하등 동물인 기생충이라도 나름의 적응과 진화 역사를 거친 후 지금의 모습으로 당당하고도 치열하게 있습니다.

(299-300)

유인원과 원숭이를 볼 때 가장 눈에 띄고 분명한 차이는 꼬리의 유무입니다. 꼬리가 있으면 원숭이이고, 꼬리가 없으면 유인원입니다. 절대 혼동할 수 없는 차이입니다. 그런데 유인원 중 마지막으로 게놈이 밝혀진 기번(gibbon)의 한국어 명칭이 바로 긴팔원숭이입니다. 유인원의 이름이 긴팔원숭이인 이상, 혼돈스러운 명칭을 바로 잡는 일은 애무 어려울 것만 같습니다. 참으로 유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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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리커버)
심채경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가끔 과학 교양 서적을 읽곤 하잖아. 이번에도 그런 책 중에 괜찮다고 소문난 책 한 권을 읽었단다. 이번에는 과학 중에서도 천문학에 관련된 책이란다. 그런데 읽고 나서 느낀 점은, 과학 책이긴 한데 감성적이고 따뜻한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글들로 가득 차 있더구나. 따뜻한 과학 에세이. 지은이는 심채경이라는 분인데, 책은 처음 출간하신 것 같은데, 글을 참 따뜻하고 재미있게 잘 쓰시더구나. 천문학을 전공하셨다면 이과 출신일 텐데 말이야 ㅎ. 아빠가 이과 출신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고, 아빠를 비롯하여 아빠가 알고 지내는 이과 출신들 친구들과 비교해서 그렇다는 거지~ 이 책을 읽다 보면 지은이가 왜 글솜씨가 좋은 줄 알겠더구나. 그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오랫동안 일기를 꾸준히 써왔다고 하는구나. 책도 많이 읽고 말이야.

그리고 심채경 님의 글쓰기의 특징 중 하나는 디테일에 강한 것 같더구나.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에 의미를 부여해서 이야기해주는 것도 좋았어. 지은이 심채경님은 천문학자이고 행성과학자인데, 지은이 소개를 하는 부분에 유명한 과학학술지 <네이처>가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달 과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과학자로 지목했다는 내용이 있어. 지은이는 이것을 두고 추천을 받은 것이라며 겸손하게 말씀하셨지만, 천문학을 사랑하고 연구하시는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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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144)

촌극은 그렇게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몇 주 뒤 인터뷰가 실린 호가 출판되자 국내 여러 언론과 매체에서 연락을 해왔다. 내가 <네이처>가 선정한 젊은 달 과학자 다섯 명에 들었다나.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니 흥미로웠다. <네이처>에서 무슨 엄청난 심사나 평가를 거친 것도 아니고 그저 기자가 여기저기 묻고 물어 몇몇 나라의 연구자들과 인터뷰를 했을 뿐인데, 그리고 기사를 읽어보았다면 엄청난 실력자를 골라내려는 목적의 인터뷰가 아니라는 것을 알 텐데, 대단한 침소봉대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하필이면 당시 나는 대학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일하고 있었다. 이 직급의 이름 풀이를 해보자면 호봉이 높은 박사후연구원이요, 연차나 경험은 조금 더 많지만 비정규 계약직 연구전담 인력이기는 매한가지라는 뜻인데 그걸 언론에서 약칭해 교수로 부르자 갑자기 설국열차의 꼬리 칸에서 앞칸으로 옮겨 탄 효과가 났다. 어이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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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에는 지은이가 학창 시절 천문학을 전공하게 되고, 박사까지 되는 과정도 이야기해주고 있어. 학부생때부터 행성실이라고 하는 대학원 연구실에 들락거리면서 대학원 선배님들과 같이 공부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은 토성의 위성 중에 하나인 타이탄에 대한 연구를 했대. 그런데 본인 스스로도 타이탄 전문가라고 하더구나. 하지만 천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대부분 그런 전문 분야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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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상당한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낸 후, 국내에서 유일무이한 타이탄 전공자가 되어 대학원을 졸업했다. 물론 모든 박사는 유일무이한 존재다. 남의 연구를 그대로 따라 하는 사람에게 주는 학위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유일무이하다고 감시 말할 수 있는 이유는 한국에서는 타이탄에 관심을, 학위논문 주제로 삼을 만큼의 관심을 갖는 자가 나 이후로는 아직까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내 연구가 그렇게 지루해 보였나. 하하, 난 괜찮으니 혹시 지금 안쓰럽다는 표정을 하고 있다면 거두길 바란다. 국내 천문학계는 대단히 좁은데, 천문학의 범위는 천문학적으로 넓어서 관심을 줄 대상이 너무 많다. 그리고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는 것은 외롭지만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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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엄마의 역할, 아내의 역할도 함께 해야 하는 여성 과학자로 겪는 여러 어려움도 이야기도 해주셨고, 최근 대학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이야기했단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가는 곳, 스펙 쌓기 바쁜 곳아빠 때도 대학이 당시 문제점을 안고 있었지만 그때와는 다른 문제점이 있는 것 같구나. 아빠 주변에 대학을 다니고 있는 이들이 없어서, 아빠는 잘 모르겠지만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은이가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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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학생들은 대학에 학문을 배우러 오지 않는다. 초등학교 다음 중학교 다음 고등학교에 간 것과 같이 고등학교를 마쳤으니 대학에 진학할 뿐이다. 차이가 있다면 과거의 학비보다 열 배는 비싼 등록금이요, 모두가 입어야 하는 교복 대신 모두가 가져야 하는 스펙을 등에 업어야 하는 것이다. 그들의 젊음은 싸구려 술과 술값보다 비싼 커피와 크고 작은 성추행과 미필자조차 향유하는 선배들의 군대식 갑질, 전공과목 들을 시간을 뺏는 교양 강의와 대학생다운 교양을 쌓을 틈을 주지 않는 전공 강의, 토익 시험과 한국사 시험과 각종 컴퓨터 자격증과 크고 작은 기업의 공모전과 인턴 경력에 소모된다. 과제로 수많은 보고서를 작성하지만 제대로 된 글쓰기를 연습할 기회는 별로 없다. 대신 비문으로 A4 용지 다섯 장을 채워내는 끈기, 남의 것을 베끼되 표절 여부를 자동으로 검사하는 프로그램에 걸리지 않게 몇몇 표현을 바꿔치기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그 비용과 시간과 어처구니없는 문화와 그 젊음은 대체 무엇을 위한 제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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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을 전공하신 분답게 천문학에 관련된 이야기, 천문학자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 등도 해주었어. 요즘에는 직접 망원경으로 직접 밤하늘을 관측하는 것보다 장비가 좋은 외국에 있는 망원경으로 촬영한 것을 받아서 본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책 제목을 그렇게 정하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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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요즘은 우주탐사선 자료를 쓰고, 직접 관측하더라도 CCTV를 보며 원격으로 망원경에 명령을 보내기 때문에 그렇게 온몸으로 관측하는 일이 드물다. 심지어 망원경을 미국에 설치해놓았더니 시차 덕을 본다. 대낮에 내 연구실에 앉아 미국의 밤에 뜬 달을 관측하니까 밤을 지새울 필요도 없다. 그래도 하늘이 유난히 맑은 날이면, 노을도 차분히 지고 공기가 신선한 날이면 나는 관측하기 딱 좋은 날이네하고 중얼거린다. 그러고는 관측자의 일과를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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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명왕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마칠게.. 아빠가 학교 다닐 때 태양 주변을 돌고 있는 행성을 수금지화목토천해명으로 외웠어. 너희들은 어떻게 배울지 궁금하구나. 여전히 행성의 앞자리 말을 떼어내어 외우려나. 그런데 명왕성이 이제는 행성 지위를 잃어버렸으니, “수금지화목토천해이렇게 여운을 남긴 채 끝내면서 외우려나? 어디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굳이 명왕성을 행성 지위를 박탈할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구나. 감성 없는, 원리 원칙만 내세우는 냉정한 과학자들이 주장했겠지? 명왕성이 행성이던 시절에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막내 꼬마 행성으로 남아 있지 않을까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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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245)

뉴호라이즌스의 책임연구자 앨런 스턴 박사는 요즘도 명왕성을 행성이라 칭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우리가 명왕성을 행성이라 부르든 왜소행성이라 부르든 134340이라 부르든, 사회에서 의도적으로 따돌림받고 소외당하며 존재 자체를 위협받는 자의 심정을 명왕성에 이입시켜려 하든 말든 명왕성은 상관하지 않는다. 그 멀고 어둡고 추운 곳에서, 하트 무늬처럼 보여 지구인에게만큼은 특별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거대한 얼음평원 스푸트니크를 소중히 품은 채 태양으로 연결된 보이지 않는 중력의 끈을 잡고 있을 뿐이다. 그 곁에 오랫동안 지켜온 위성 카론은 명왕성의 위성으로 보기에는 너무 덩치가 커서 위성이 아니라 명왕성과 이중행성계를 이루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카론 역시 자신을 무엇이라 부르든 개의치 않는다. 명왕성, 그리고 자신보다 더 작은 여러 위성 친구들과 서로 중력을 주고받으며 아주 오랫동안 멈추지 않을 자신들만의 왈츠를 추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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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오랜 친구 중에 화가가 된 이가 있다.

책의 끝 문장: 이 한 권의 책에는 작은 구두점이지만, 어느 별 볼 일 없는 천문학자에게는 또하나의 우주가 시작되는 거대한 도약점이다.


76년마다 돌아오는 핼리혜성도 우리나라 사료에 기록이 많이 남아 있다. 989년 고려 성종 때의 기록을 시작으로, 조선시대 말인 1835년까지 매번 핼리혜성을 관측하고 기록했다. 아, 성실한 공무원들이요. 우리 세대도 선조들 못지않게 훌륭하다.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사 데이터베이스에는 <조선왕조실록>을 위시하여 수많은 사료가 인터넷으로 무상 제공되고 있다. 본래의 기록은 한자로 된 것이었지만 아주 많은 부분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다. 주제별로 열람할 수도 있고 검색도 할 수 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숙제로 내기 딱 좋다. - P50

학자들은 교류를 통해 지식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 자신을 기록을 발표한다. 지역적으로 가까운 사람들끼리만 학문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멀리 있는 학자들과도 교류하기 위해서 편지 형식을 취했던 것이 오늘날 논문의 전신이다. 논문에서는 과거 다른 사람이 발견하고 연구하고 논했던 내용을 정확히 밝히며 인용한다. 남의 업적을 내 것인 양하는 태도는 국가나 가족에 대한 긍지를 느낄 때나 쓰는 것이요, 남의 글 베끼기는 타자 연습할 때나 하는 일이다. - P59

부모 중 누군가가 본인의 일을 잠시 포기하면서까지 아이를 위해 달려가는 것은 양육자로서의 의무다. 아이가 아플 때 엄마가 일을 포기하고 달려가는 건 누군가는 가야 하는데 남편이 안 혹은 못 달려가기 때문이다. 현실이 그런 걸 누가 비난할 수 있겠나. 비난의 대상은 아픈 아이도, 달려가는 엄마도, 못 달려가는 아빠도 아니다. 갈 수 있으면서 안 달려가는 아빠가 있다면 그를 비난할 수 있을 뿐이고, 그런 경우엔 그게 아빠가 아니라 엄마라도 비난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남의 가정 일에 비난할 자격과 기회가 있다면 말이다. - P107

우주 탐사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데, 당장 상업적으로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니기 때문에 대기업이 돈을 대는 일은 드물다.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러려면 정부에 우주 탐사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그것이 국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비전을 제시해주는 자문단이 필요하다. 그 조언을 바탕으로 정책을 만드는 전문가, 이를 승인하는 최고결정권자와 국회, 그리고 그 실무를 담당하는 수많은 공무원이 현장을 방문하고, 공문서를 작성하고 낸 세금을 기꺼이 우주 탐사에 쓰도록 허락하고, 공감하고, 지지하고, 애정 어린 눈길로 지켜봐주는 국민이 필요하다. 당신이 꼭 필요하다. 천문학자가 아니라도 우주를 사랑할 수 있고, 우주탐사에 힘을 보낼 수 있다. 우주를 사랑하는 데는 수만 가지 방법이 있으니까.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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