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과연 누가 지금의 광기를 버티면서까지 사법개혁을 위해 장관 후보자로 나서려고 할 것인가? 그래서 지금의 논란은 단지 조국 후보자 한 명을 둘러싼 대립이 결코 아니다. 행여 조국보다 더 도덕적이고 더한 개혁 의지를 가진 인물이 다시 후보자로 지명된다면 그때는 사돈의 팔촌까지 뒤지고 묏자리까지 아예 파헤쳐서라도 주저앉히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 더 도덕적이고 더 개혁적인 후보가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다. 이 광기의 살육을 나는 규탄한다. 그것이 적어도 지금은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수호하는 길이라 믿는다.

-       건국대 이종필 교수 칼럼 중에서


(107)

이랬던 검찰이 지금은 달라졌을까. 나는 항상 고 노무현 대통령의 한탄을 잊지 않으려 했다.

검찰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가운데 검찰은 임기 내내 청와대 참모들과 대통령의 친인척들, 후원자와 측근들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추진한 대가로 생각하고 묵묵히 받아들였다. 그런데 정치적 독립과 정치적 중립은 다른 문제였다. 검찰 자체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으면 정치적 독립을 보장해주어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 정권이 바뀌자 정치적 중립은 물론이요 정치적 독립마저 스스로 팽개쳐버렸다. 검경수사권조정과 공수처 설치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럽다. 이러한 제도 개혁을 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 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 퇴임한 후 나와 동지들이 검찰에서 당한 모욕과 박해는 그런 미련한 짓을 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118)

이에 대한 <한겨례> 김종구 편집인의 비판은 정확하다

참여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금 확인되는 바는 첫째, 검찰은 태생적으로 진보정권과는 유전적 코드가 맞지 않는 집단이라는 점이다. 살아온 삶의 이력이나 추구하는 가치 등 검사들의 전반적인 정체성자체가 진보정권과는 불편한 관계일 수밖에 없다. 둘째, 검찰은 권력의 충견으로 기꺼이 용맹을 떨칠 수는 있어도, 자신들의 이빨을 약화하려는 시도는 절대 용인하지 않는다. ‘마음이 놓이는보수정권과 마음이 놓이지 않는진보정권을 대하는 검찰의 태도에 본질적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131)

검사 출신으로 검찰의 민낯을 폭로한 비판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출간한 이연주 변호사는 개탄했다.

검사들은 과거 언론 탄압하고, 민간인 사찰하고, 거짓 자백을 강요했던 잘못은 한 번도 되돌아보지 않으면서, 검찰이 휘두른 칼에 억울하게 고통받은 사람들에 대한 연민은 느끼지 않으면서, 검찰 조직 문제에만 기개 있게 덤비고 정의를 내세운다. 정말 부끄러움을 모르는 비겁한 사람들이다.”

이어 이 변호사는 검찰의 모토를 간명하게 정리했다.

정권은 유한하고, 검찰은 영원하다.”


(177-178)

강남순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는 일갈한다.

() 법무부장관 가족의 일기장까지 파헤쳐 한 달에 100만건이 넘는 기사를 언론에 흘리며 한 가족의 사회정치적 생명을 파괴하면서까지 정의와 상식을 실천하고자 한 검찰은, 그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심각한 사건들에 대해서는 눈감고 있다. 위증을 연습시키면서 증인을 매수해 전 국무총리(한명숙)의 사회정치적 생명을 파괴하는 일도 정의의 이름으로 자행되었다. 검사들이 룸살롱에서 받은 접대를 ‘96만 원 접대로 만들고, 전 검찰총장의 가족이 수십 억의 허위증명서를 발급하고, 또는 땅 투기를 해서 100억 원의 이익을 챙겨도 이러한 자기 식구들 사건에는 관대하다. 그런데 기억할 것이 있다. 정의는 누구에게나’ ‘어느 사건에나공평하고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되어야 그 진정성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취사 선택적 정의 적용은, 정의의 이름을 빌린 불의일 뿐이다.”


(187)

<조선일보> 기자는 내가 치료받은 병원까지 찾아가 무슨 치료였는지 묻고 갔다. 동네 카페와 세탁소 등 상점을 방문해 나와 내가족에 대한 불만이 없는지도 탐문했다. 채널A는 등교하는 아들을 따라붙어 버스에 올라타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질문을 퍼부었다. 아파트 인근에 회사명이 붙어 있지 않은 취재 차량을 항상 주차해놓고 가족이 이동하면 추격전을 벌였다. 서울에 오셨다가 부산으로 돌아가는 어머니를 모시고 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을 계속 쫓아오더니, 어머니가 내리자 어머니를 가로막고 카메라를 들이댔다. 친구와 지인을 만나러 나갔다가 쫓아오는 차를 확인하고 돌아온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만남 장소에서 기다리다가 친구와 지인에게 카메라를 들이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240-241)

장관 사퇴 후 정의당도 유상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덕담을 해주었다.

취임 이후 36일 동안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개혁을 해왔고, 오늘까지도 개혁안을 발표하며 쉼 없이 달려왔다. 그러면서 45년 만에 특수부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한 것 등 그동안 검찰개혁의 초석을 마련했다. 가족들에 대한 수사 등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에 대한 신념을 포기하지 않고 추진해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 장관으로서 최선을 다했으며, 수고 많았다.”


(279)

장관직을 그만두고 내려온 후 건국대 이종필 교수의 글을 접했다. 가슴 찡하게 감사했다.

공권력과 언론이 합세해 이렇게 한 가족을 몰아붙이면 누군가는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지도 모른다. 검찰과 언론은 이미 전과가 있는 공범관계가 아니던가.

서초동에 모인 사람들이 10년 전의 노무현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꼭 지키겠다고 다짐한 것은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었다. 나는 정말로 사람을 살리고 싶었다. 검찰개혁이니 적폐청산이니 하는 거창한 구호는 솔직히 뒷전이었다. 그냥 잠자코만 있으면 또 누군가 죽어나가겠구나, 내 한 목소리라도 보태서 사람을 살리자는 절박함이 훨씬 더 컸다.

내가 외친 조국 수호는 장관으로서의 조국을 지키자는 게 아니라 한 생물학적 인간으로서의 조국을 지키자는 말이었다. 서초동에는 그런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이 많았다.”


(297)

1993 6 23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서울구치소에 갇힌 경험이 있지만, 그때와는 느낌이 달랐다. 구치소 독방 크기는 비슷할 텐데, 더 좁게 느껴졌다. 1993년에는 반정부운동 참여로 구속되었고, 2019년에는 고위공무원의 직권남용혐의로 갇힌 것이라 기묘한 감정이 일었다. 1993년에는 검찰 공안라인이, 2019년에는 검찰 특수라인이 영장청구의 주도자였다. 1993년 검찰은 극우 보수적 정치관으로 무장한 채 체제의 수호자로 민주화운동 세력을 탄압하는 선봉에 서 있었다면, 2019년 검찰은 조직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언론과 야당과 손잡고 문재인 정부와 싸움을 전개하고 있었다.


(299)

<한겨레> 이재성 기자가 12 26일 당일 인권연대소식지에 쓴 글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늑대가 된 검찰에게 가장 큰 천적은 이른바 검찰개혁 세력이다. 그대로 뒀다간 검찰이 사냥을 못하게 되거나 번식이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에게 조국은 호랑이 새끼 같은 존재였다. 더 크기 전에 물어 죽여야 했다. 조국 하나를 잡기 위해 청와대와 총리실, 기획재정부, 경찰청 등 가리지 않고 들이닥쳤다. 전국의 검찰 조직을 총동원해 넉 달 동안 뒤진 끝에 고작 감찰 무마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채용 비리 혐의를 받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등에게는 구속영장의 ㄱ자도 꺼내지 않은 검찰이다. 표적수사이자 문어발식 별건수사일뿐 아니라 친검 편파 수사로서 검찰 흑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329)

20215 18일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윤석열을 12.12 5.17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에 비교하면서, ‘2단계 쿠데타를 벌였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총장의 시작도 조직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검찰의 권력에 조국 장관이 겁도 없이 개혁의 칼날을 들이대니 조국을 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사람에 충성하지 않으나 조직은 대단히 사랑하는윤 총장이다. 먼저 칼을 뽑는 건 자연스러운 귀결로까지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국만 도려내겠습니다라고 보고했다고 하니, 당시만 해도 역심까지 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세력이 윤 총장을 떠오르는 별로 보기 시작한다. 윤 총장도 서초동 조국 대첩을 거치며 어차피 호랑이 등에 탔구나싶었을 것이다. 이왕 내친김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돌진한다. 울산시장 선거 사건, 월성 원전 사건 등이다. 명분을 축적한 뒤, ‘전역을 하고는 본격적으로 대선 판에 뛰어들었다.”


(357)

2019 9 2일 기자간담회에서 토로했다.

저는 통상적 기준으로 금수저가 맞습니다. 세상에서 강남 좌파라고 부르는 것도 맞습니다. 그런데 금수저면 항상 보수로 살아야 합니까. 강남에 살면 보수여야 합니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금수저이고 강남에 살아도 우리 사회 제도가 좀더 좋게 바뀌면 좋겠다, 공평하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그런 고민을 했고 공부했다 해도 실제 흙수저 청년, 흙수저 사람들의 마음을 고통을 제가 얼마나 알겠습니까. 10분의 1도 모를 것입니다. 그것이 제 한계입니다. 그런데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려고 합니다. 금수저라 해도, 강남 좌파라 야유받아도 국가권력이 어떻게 바뀌는 게 좋겠다, 정치적 민주화가 어떻게 되면 좋겠다고 고민해왔습니다. 그 점에 대해 나쁜 평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해보려고, 그 기회를 달라고 여기에 비난받으며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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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2021!!!

코로나와 북플러님들 덕분에 쌓은 2021 책탑.

모두 행복한 2021년 마지막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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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12-31 08:1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와~~~책탑 진정 탑 중의 탑!! 넘 멋져요. 제목만 봐도 똑똑해질것만 같은. ㅋ 북홀릭님, 한해동안 책에 빠지셨군요. 새해에는 더 빠지실 예정??^^ 365일 뒤의 새 책탑이 기대됩니다. 책 거탑을^^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뿌리고 거둬들이세요.^^

bookholic 2021-12-31 20:31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내년에는 코로나 종식되어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들어 책탑이 줄어들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행복한책읽기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대장정 2021-12-31 08:1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우☆☆☆☆ 정말 북홀릭이네요. 몇권인지 셀려다가 눈이 아파서. 새해엔 더 빠지세요. 추위에 건강하시구요~~

bookholic 2021-12-31 20:32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해마다 마지막날 저걸 하다보니,
안하고 넘어가기 이상해졌어요 ㅎㅎ
대장정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mini74 2021-12-31 08:2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 헉. 올 한해 북홀릭님도 수고많으셨습니다. 마지막 날 즐겁게 보내세요 *^^*

bookholic 2021-12-31 20:33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mini74님도 늘 좋은 글 좋은 영상 고마웠습니다.
내년에도 부탁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오거서 2021-12-31 08:2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ookholic 2021-12-31 20:34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늘 좋은 신간 소개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오거서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한 해 되세요~~^^

scott 2021-12-31 09:1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우와 👍👍👍👍👍
북홀릭님
2021년 쌓아 올리신 책탑
아들과 딸이 모두 물려받을
지식 양식
새해 복🐯 마뉘

bookholic 2021-12-31 20:34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내년에는 아이들과 함께 책탑을 쌓아보겠습니다~~
scott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파랑 2021-12-31 10:0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책탑이 엄청나네요 ㅋ 너무 멋집니다~!! 내년에도 북홀릭님 화이팅 하세요 ^^

bookholic 2021-12-31 20:35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새파랑 님이 읽으신 것은 책탑으로 쌓았다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무너졌을 거예요~~~^^
늘 좋은 책 소개 고맙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넬로페 2021-12-31 10:2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책탑 사진입니다.
영롱하게 빛나면서
다 읽으시고 리뷰까지 열심히 남기시어
더 감탄합니다~~
내년에도 화이팅!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북홀릭님^^

bookholic 2021-12-31 20:37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습관이 무섭긴 한 거 같아요.
책 읽고 리뷰를 안 쓰면 뭔가 허전....
그런데 많이 밀려서 문제지요 ㅎㅎ
페넬로페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레이스 2021-12-31 11: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우와!란 말밖에;;
진정한 북홀릭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ookholic 2021-12-31 20:38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알리디너들 사이에서 북홀릭이란 닉네임이 잘 어울리지 않죠 ㅎㅎ
닉네임을 바꿀까 몇 번을 고민~~^^
그레이스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레이스 2021-12-31 20:40   좋아요 3 | URL
이정도면 어울리는 이름이세요~
이름 좋아요

청아 2021-12-31 13:0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미술이야기 시리즈 내년에 꼭 읽어야지 마음먹게 되네요ㅎㅎ 눈호강하고 갑니다. 새해복 많이받으세요!

대장정 2021-12-31 13:19   좋아요 5 | URL
ㅎㅎ 미미님! 저도 내년 스타트를 난처한으로 하려고 하는데요 ㅎㅎ💯💥

청아 2021-12-31 13:22   좋아요 5 | URL
우와 반갑네요!!ㅎㅎ
3권만 가지고 있는데 내년에는 몇권이라도 꼭 읽어야겠어요(불끈)👍

대장정 2021-12-31 14:57   좋아요 5 | URL
🤔일단 전 6권 준비는 🐝 써 되어있습니다. ㅎㅎ저도 꼭 다 읽겠습니다.

그레이스 2021-12-31 16:33   좋아요 3 | URL
저는 도서관 희망도서로 6권 다 읽었습니다. 나름 지분이...^^^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참고 있는 중입니다^^

청아 2021-12-31 16:54   좋아요 4 | URL
와👍 저는 희망도서 올해 딱 한권 됐었는데 또 안된줄 알고 샀어요😭

bookholic 2021-12-31 20:42   좋아요 4 | URL
미미 님, 고맙습니다~~
미술이야기 시리즈는 대화체로 쉽게 잘 써져 있어서 읽기 좋았습니다...
미미 님, 대장정 님, 내년에는 꼭 읽어보시길 바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파이버 2021-12-31 20:5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우와 책탑이 아니라 건물 한 채인걸요 북홀릭님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bookholic 2022-01-01 08:00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파이버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책과 함께 행복한 한 해 되세요~~^^

scott 2022-01-01 00: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서재방에 2022년 産 복주머니 놓고 가여!
 \│ /

.*˝ ☆˝*.

( + 福 + )
˝*****˝ 복 마뉘!^^

bookholic 2022-01-01 08:02   좋아요 2 | URL
scott님 덕분에 새해 첫날부터 ‘복‘부자되었어요.. 고마워요.. 올해도 언제나 건강하시고 따뜻하고 깊이있는 좋은 글들 부탁드려요~~^^

겨울호랑이 2022-01-01 08: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 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

bookholic 2022-01-01 18:33   좋아요 2 | URL
겨울호랑이 님도 새배 복 많이 받으시고,
저도 올 한 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서니데이 2022-01-01 18: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 속의 책들이 정말 많네요.^^
bookholic님,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가정과 하시는 일에 좋은 일들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ookholic 2022-01-01 18:34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님도 올 한 해 행복하고 뜻 있는 한 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118)

외로움과 고독 끝에 몰린 사람들은 울지 않거든. 잊었다고 해야 할지 소용없는 걸 안다고 해야 할지. 영혼 없는 눈동자로 허공만 바라보며 하루를 까먹지. 슬플 때 눈물이 난다는 거, 그래서 울 수 있다는 거, 그 나름대로 살아 있다는 의미야. 의욕을 잃은 사람들은 울지 않거든. 운다고 속이 시원해지는 것도 아니니까. 그렇게 울지 않으면 몸속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지를 못해. 그 수분 때문에 피가 아주 묽어지는 거지. 잘 숙성된 적포도주처럼. 그들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후각이 발달해서 그 고독한 피의 향을 맡을 수 있어.”


(121)

엄청난 힘을 가진 세력이 있다고 하자. 무시무시한 무기를 가지고 있어서 아메리카 대륙 정도는 며칠이면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는. 그들을 통제할 수 있는 단체가 있는데도 그런 세력이 있다는 걸 인간 사회 전체에 알리는 게 과연 옳을까? 나는 그게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그런 세력이 있다는 걸 인간들이 알게 된다면 아마 대부분은 나쁘고 위험한 세력이니 조심하자고 생각하겠지만 인간은, 분명 그중 몇몇은 그 세력과 손을 잡을 거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영혼이라도 내다 팔겠지. 네가 보기에는 어때? 그럴 것 같지 않아?”


(142)

밤하늘에는 별이 빼곡하게 박혀 있었다. 유난히 밝은 별들이 있다. 저 많은 별들 중에서도 유달리 존재감을 드러내는 별들. 모리는 그것이 별이 아니고 행성일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완다는 그게 별이든 행성이든 무슨 상관인가 싶었다. 완다의 눈에는 전부 똑같아 보이는걸. 가까이 들여다보면 별도 다 같은 별이 아닐 텐데 멀리서 보면 전부 똑 같은 별이었다. 그래서 완다는 멀리서 보는 것도 좋아했다. 완다는 언젠가 모리스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냥 다 똑 같은 별로 쳐요, 멀리서 보면 다 똑같으니까, 그게 좋은 거 같아.


(190)

세계를 넓혀 간다는 건 피부에 실을 꿰어 늘리는 과정이다. 피부가 두꺼워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사람일수록 세계를 넓혀 가는 데 거침이 없다. 그들은 세계를 넓혀 가면서 동시에 빠른 속도로 세상에 적응한다. 세상을 이용하고, 세상을 지배하기도 한다. 많이 넓히려면 세세한 것은 지나쳐야 한다. 황무지나 불모지여도 상관없다. 풀 한 포기 살지 못하는 세계라도 개의치 않는다. 피부가 두꺼운 사람은 전체에서 몇 퍼센트 되지 않는다.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226)

낮에 뜬 구름보다 밤에 뜬 구름이 더 예쁘다. 해는 바라볼 수 없지만 달은 바라볼 수 있고, 해는 별을 감추지만 달은 별과 함께 뜬다. 밤에 듣는 새소리는 귀가 아닌 마음을 두드리고, 낮 동안 움직이지 않던 나무들은 그제야 부스스, 몸을 털어 낸다. 고양이 눈치를 보느라 움직이지 못했던 들쥐와 그들을 노리는 맹금류의 눈이 소란스럽게 지나가고, 그것들이 스쳐 지나간 자리에는 계절이 내려앉는다. 새싹과 꽃잎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자랐다. 부끄러움이 많아서 그렇다. 부끄러움이 많은 것들은 낮이 아니라 밤에 움직였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으면, 주변이 너무 환하면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245)

그 사람을 떠나보내도 살면서 누군가를 또 만나게 될 테니까. 한 사람에게 너무 의지하는 것은 좋지 않아. 누군가를 좋아하고 의지하고 싶은 마음 바닥에는 외로움이 깔려 있으니까. 누구에게나. 모두가 각자 외로움을 깔아 두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외로움을 타인으로 치유할 수는 없단다. 다만 누군가를 만나면 나 하나만 외로운 게 아니라는 위안을 받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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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3 - 7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7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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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드디어 <마스터스 오브 로마> 마지막 권이구나. 지은이 콜린 매컬로는 6부에서 끝내기로 했는데, 팬들의 요청으로 7부까지 쓰게 되었다고 이야기했잖아. 7부를 읽고 났더니, 팬들이 잘 한 것 같구나. 왜냐하면, 옥타비아누스가 로마의 일인자가 되면서 끝나는 7부의 끝맺음이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알맞은 끝맺음인 듯했어. 6부에서 끝났다면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았을 텐데 말이야.

, 그럼 제 7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3권의 이야기를 해줄게.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3권은 기원전 32년부터 27년까지의 이야기란다.

이제 옥타비아누스와 안토니우스의 내전은 불가피해 보였어. 하지만, 옥타비아누스는 내전에 대한 부담감이 컸단다. 내전이 끝난 지 얼마 안 되어서 또 내전을 한다면 로마 시민들의 여론도 안 좋아질 거야. 그리고 여전히 안토니우스의 측근들이 로마 원로원에 다시 포진하고 있었어.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2권에서 안토니우스가 동방에서 저지른 잘못들에 대해서 공개되었음에도 말이야. 그들 중 일부는 로마를 떠나 안토니우스가 머물고 있는 동방으로 이사를 갔단다. 마치 예전의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와 비슷한 관계가 되어 갔어. 그 때도 카이사르 진영은 로마에 있었고, 폼페이우스와 원로원들은 동방에 머무르고 있었잖아.

옥타비아누스는 이번 전쟁을 내전이 아닌 국제전이라는 여론을 만들었단다. 그러니까 옥타비아누스 대 안토니우스가 아닌, 옥타비아누스 대 클레오파트라의 전쟁, 즉 로마와 이집트 간의 국제 전쟁 구도로 몰고 갔어. 이집트가 엄연한 로마의 땅들을 빼앗았으니 말이야.

=====================

(45)

오늘 아침 강조하고 싶은 점은, 저는 현상황이 마르쿠스 안토니우스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책임은 클레오파트라에게 있습니다. 그 여자, 오로지 그 여자 탓입니다! 꾸준히 서쪽으로 진군한 사람은 클레오파트라지, 그 여자의 꼭두각시요 인형인 안토니우스가 아닙니다. 그가 추는 춤은 이집트의 춤입니다. 저나 로마나 무슨 짓을 했다고 육군과 해군의 위협을 받아야 합니까? 로마와 저는 우리의 의무를 다했을 뿐, 동방에 있는 안토니우스를 위협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가 왜 서방을 위협할까요? 정답은, 우리를 위협하는 사람은 그가 아니란 겁니다! 그가 아니라 클레오파트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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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와중에 옥타비아누스는 안토니우스가 로마를 배신했다는 증거가 그의 유언에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원래 다른 이의 유언을 보는 것은 불법이었어. 하지만, 안토니우스를 완벽한 적으로 만들기 위한 결정적 증거이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그 유언을 빼와야 했단다. 아내 드루실라의 도움으로 옥타비아누스는 안토니우스의 유언을 얻어낼 수 있었단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불법이긴 했지만 말이야.

안토니우스의 유언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단다. 자신이 죽고 나면 자신이 관리하고 있던 로마의 영토와 권한은 모두 이집트 클레오파트라에게 넘긴다는 내용이었어. 이젠 이를 막기 위해서는 클레오파트라와 전쟁을 해야 했단다. 로마 시민들도 동의를 해줄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거야.


1.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도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어. 안토니우스가 옛 모습을 되찾기만 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어. 안토니우스에게 전쟁 물자를 제공하기로 전쟁 준비에 돌입했어. 클레오파트라는 자신도 전쟁에 참여하고, 특히 작전 회의에 참가하겠다고 했는데, 안토니우스의 부하들이 외국 사람이고 더욱이 여자라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했단다. 그나마 카니리우스란 사람만이 긍정적으로 생각했단다. 하지만 돈줄을 대고 있는 클레오파트라의 주장을 계속 무시할 수 없었어. 결국 클레오파트라는 전쟁에서 참여하게 되었어. 전쟁에 참여한 클레오파트라는 로마의 장수들과 계속된 의견 충돌을 보였단다.

옥타비아누스는 직접 군함을 이끌고 이집트로 행했어. 이번에는 아그리파가 총 지휘를 했어. 하늘도 옥타비아누스를 도왔는지, 파도와 바람이 그들에게 유리하게 치고 불었단다. 악티온이라는 곳에서 해상 전투. 아빠는 악티움 해전이라고 기억하는데, 이 책에서는 악티온이라고 하는구나. 외국어 표기이다 보니 다르게 쓰긴 했지만 같은 거란다.

이 해전에서 옥타비아누스 측은 대승을 거두게 된단다. 어쩌면 이미 전투의 승리를 결정되어 있을 수도 있어. 로마군은 옥타비아누스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지만, 안토니우스 군은 내부 갈등을 보이고 있었으니 말이야. 전투에서 밀리게 되자,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몰래 몇몇 군단만 이끌고 이집트로 도망갔단다. 아직 전쟁이 한창인데 말이야. 악티온에서 전투는 옥타비아누스의 로마군의 대승이었단다.

이제 이집트로 진군을 해야 옳겠지만, 이탈리아에서 레피두스의 반란 소식이 전해졌단다. 2차 삼두연합의 한 사람이었던 레피두스가 반란을 일으켰는데, 이미 시칠리아에서도 한번 배신을 했던 기억이 있어 그리 놀랄 일은 아니구나. 아무튼 레피두스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로마로 돌아온 옥타비아누스. 그런데 괜히 왔구나. 이미 마이케나스가 진압해 버렸어 ㅎㅎ. 옥타비아누스의 주변에는 믿음직스러운 능력자들이 있어서 그가 더욱 세력 확장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구나. 이제 다시 옥타비아누스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이집트로 진군하였단다.


2.

한편 이집트로 돌아온 안토니우스는 전쟁의 패배에 상실감이 컸어. 지은이는 안토니우스가 전쟁에서 패배한 것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뽑았는데, 그 중에 하나는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고 너무 낙관적으로 대응했다는 점이고, 나머지 하나는 전쟁 준비보다 클레오파트라에 올인했다는 점이라고 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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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한마디로 말해 안토니우스는 개별 전투를 지휘할 수 있는 있어도 전체 군사작전을 지휘하지는 못했다. 모든 게 잘되리라 여기는 그의 낙천적인 믿음은 끊임없이 등한시되는 병참과 보급품 문제에만 이르면 그를 저버렸다. 게다가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를 만족시키는 데 골몰한 나머지 장비와 물자에 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녀의 비위를 맞추느라 온 힘을 써버린 탓이었다. 그의 참모진에게는 이것이 약점 같아 보였지만, 안토니우스의 진짜 약점은 그가 클레오파트라를 죽이고 그녀의 군자금을 몰수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녀를 향한 애정과 그의 정정당당한 승부 정신이 그것을 불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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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스는 이집트에 와서 작은 움막을 짓고 그곳에서 은둔 생활을 했어. 얼마 후 클레오파트라의 설득도 있고, 안토니우스도 마냥 은둔 생활만 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 옥타비아누스의 진군에 대비해야겠지. 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이 전쟁의 패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생각했어.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의 아들 카이사리온은 어느덧 성인이 되었단다. 성인이 되니 카이사리온은 더욱 카이사르와 똑 닮았단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그에게는 위험이 되었어. 왜냐하면 그가 로마에 나타나면 로마 시민들은 카이사르가 환생했다면서 진정한 카이사르의 후계자가 나타났다면 그를 떠받들 것이고, 그러면 옥타비아누스가 위축이 될 것이니 말이야. 옥타비아누스가 그를 발견하면 바로 죽일 것이라고 생각한 클레오파트라는, 카이사리온은 인도로 보냈단다. 그런데 클레오파트라의 실수는 카이사리온에게 카리아시온의 외모가 카이사리온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게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은 점이란다.

카이사리온은 자신이 충분히 옥타비아누스와 협상을 하면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카이사리온은 인도로 가는 도중, 옥타비아누스가 머물고 있는 진지로 찾아갔단다.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리온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어. 아버지 카이사르를 너무 닮아서 말이야. 그리고 그가 살아 있으면 자신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바로 깨달았어. 그렇다고 바로 죽인 것은 아니고, 카이사리온에게 카이사리온을 죽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단다. 그제서야 카이사리온은 자신의 외모가 얼마나 위험했던 것인지 깨달았어. 하지만 적지 깊숙이 들어와 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없단다. 남자답게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 카이사리온은 자신의 엄마 클레오파트라의 목숨만은 살려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고 말았어.

안토니우스는 전쟁의 패배를 확신하고 자살을 했어. 하지만 칼을 심장에 제대로 꽂지 못하고 오랜 시간 고통 속에 죽음을 맞이했단다. 그로 인해 클레오파트라와 이별할 수 있는 시간은 있었지. 드디어 알렉산드리아를 점령한 옥타비아누스는 클레오파트라를 만났어. 잔인하게도 카이사리온의 죽음 소식을 알려주었지. 그리고 클레오파트라에 처분에 대해서 고민을 했단다. 클레오파트라를 죽이려고 했지만, 그렇게 되면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동정심이 생기고 자신의 대한 평판이 안 좋아질 것 같았고, 자살을 강요하는 것도 여론은 좋지 않을 것 같았어.

모든 것을 포기한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고 했단다. 신하에게 무화과 과일 바구니 심부름을 시킨 클레오파트라. 그 안에는 코브라가 함께 배달되어 왔단다. 그리고 그 코브라가 자신을 물도록 했단다. 자살이긴 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코브라에 물려 죽은 사고사처럼 보였던 것이지.

이렇게 이집트마저 평정한 옥타비아누스는 양아버지 카이사르도 못한 이집트까지의 점령이었어. 드디어 카이사르 사후 후계자로 임명된 옥타비아누스의 긴 여정이 끝이 났단다. 카이사르가 죽은 건 기원전 44년이었고, 옥타비아누스가 이집트까지 정리한 것은 기원전 30년이니까 약 14년간의 긴 여정이었던 것이지. 허약했던 십대 소년이 30대 젊은 위대한 로마의 일인자가 된 순간이었어. 로마로 입성한 옥타비아누스. 이젠 모든 것을 이룬 그는 집정관에서 물러나려고 했지만, 원로원들의 반대가 이뤄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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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옥타비아누스는 서른다섯 살로 일곱번째 집정관을 지내고 있던 1월의 열세번째 날 원로원을 소집했다. “이제 제 모든 권한을 내려놓을 때가 되었습니다. “ 그는 말했다. “위험은 지나갔습니다. 마르쿠스 안토니우스, 그 불쌍한 얼간이가 죽은 지도 2년 밤이 지났고 그를 추악하게 타락시켰던 짐승들의 여왕도 그와 함께 죽었습니다. 그 시기 이후의 소소한 공포와 일시적인 두려움도 모두 사그라졌으며, 그것은 로마의 힘과 영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로마의 충실한 수호자였고 로마의 지칠 줄 모르는 투사였습니다. 그러므로 원로원 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제 모든 속주를 포기하겠습니다. 곡물이 나는 섬들, 히스파니아, 갈리아, 마케도니아, 그리스, 아시아 속주, 아프리카, 키레나이카, 비티니아, 시리라 등입니다. 이 속주들을 로마 원로원과 인민의 손에 넘기겠습니다. 제가 유지하고 싶은 것은 저의 존엄, 그에 수반되는 전직 집정관이자 여러분의 원로원 최고참 의원으로서의 자격, 그리고 명예 호민관으로서의 개인적인 지위가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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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아누스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에게는 집정관보다 더 높은 자리를 원했던 것이겠지. 원로원도 그 사실을 알고 그걸 막기 위해 집정관에 계속 머물러 달라고 했을 수도. 노련한 정치인들 같으니옥타비아누스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호칭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여러 가지를 생각했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어. 그런 중에 마이케나스가 의견을 하나 주었단다.

아우구스투스. 높은 자들 중에 가장 높은 자, 영예로운 자들 중에 가장 영예로운 자, 위대한 자들 중에 가능 위대한 자. 그것이 아주 마음에 들었던 옥타비아누스는 이제 아우구스투스가 되었단다. 소설은 그렇게 대단원의 막을 내렸단다.

….

소설 밖의 이야기는 워낙 유명하지만 간단히 이야기하면 아우구스투스가 오랜 로마 공화정의 시대를 끝내고, 제정 시대를 열었다는 것이란다. 기원전 27년 그는 로마의 첫 번째 황제가 되어 그가 죽는 서기 14년까지 황제로 재임했단다. 그 이후 로마가 멸망할 때까지 로마는 제정을 유지했고 말이야.

...

이렇게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다 읽었구나. 아빠는 이제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완독한 사람이란다. ㅎㅎ 아빠가 이 책의 내용을 금방 까먹겠지만, 읽는 동안은 재미있게 잘 읽었단다. 고대 로마에 대한 책들은 너무나 많아서 읽을 거리도 많겠지만, 소설로 흥미롭게 잘 이야기해주는 것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다시 한번 지은이 콜린 매컬로님께 경의를 표하면서 오늘 편지를 마칠게.

언젠가는 너희들도 한번 로마의 재미에 빠져보기를


PS:

책의 첫 문장: “당신 법안은 여전히 비준을 받지 못했습니다.”

책의 끝 문장: 나는 아우구스투스다. 유일무이한 아우구스투스.





"로마인들이,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이 민족이 왜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신격화했는지 말해주겠소. 그건 정말이지 로마인답지 않은 행동이거든. 사람들은 그를 사랑했소! 휘하 병사들이 그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려 했다는 장군들은 많았지만, 로마와 이탈리아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려 했던 이는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밖에 없소. 그분은 포룸 로마눔을 걸을 때, 로마나 다른 이탈리아의 도시의 뒷골목과 빈 민가를 걸을 때 마주치는 사람 모두를 동등하게 대했소. 그들과 농담을 주고받고 그들의 소소한 넋두리에 귀를 기울이고 도움을 주려 애썼소. 수부자 지구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최하층민 무리 속에 있을 때면 그들의 일원처럼 행동했소. 그들의 은어를 사용하고 그곳 여자들과 잠자리를 했으며 그들의 냄새나는 아기들에게 입맞추고 그들의 힘든 처지에 공감하여 울기도 다반사였소. - P197

그러다 저 교만하고 지독한 속물들과 돈밖에 모르는 자들이 그를 살해했으니, 로마와 이탈리아 인민들은 그를 잃는 걸 견딜 수 없었던 거요. 바로 그들이 그를 신으로 만들었소, 원로원이 아니라! 실상 원로원은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주도하에! – 어떻게든 카이사르 숭배를 진압하려 했지. 그래봤자 소용없었소. 그의 피호민이 군대였기에 나는 그분의 재산과 함께 군대도 상속받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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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9 00: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스터스 오브 로마> 완독 ! 추카 합니다!!
이제 저 책 탑들 아들과 딸이 물려 받을 탑!
⸜( ◜࿁◝ )⸝︎︎‎

bookholic 2021-12-29 07:28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책 탑은 잘 물려주겠습니다~~^^

햇살과함께 2021-12-29 12: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탑 멋집니다! 완독 축하드려요!!

bookholic 2021-12-30 01:12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책 탑은 언제나 진리죠~~~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2 - 7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7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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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2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이 책을 읽고 있는데 너희들이 무슨 책이냐고 물어봐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고, 자기 전에 아빠가 읽고 있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잖아. 다음날 회사에서 다녀오니, 너희들 책들 중에도 클레오파트라 책이 있다면서, 그 책을 읽었다면서 아빠한테 이야기 해 주었잖아이젠 너희들도 익숙해진 사람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에 관한 두 번째 이야기를 들려줄게.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2권에서는 기원전 39년부터 기원전 33년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단다.

안토니우스는 나이를 먹으면서 나이가 숫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단다. 젊은 시절의 패기도 없고, 판단력도 흐려지고, 게을러지고그래도 그의 옛 명성을 찾아 그를 따르려는 좋은 인재들도 많았어. 그런 인재들만 잘 활용했어도 그의 앞길이 어떻게 바뀔지 몰랐을 텐데, 그는 자신의 부하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그 인재들이 떠나버리고 했단다.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안토니우스의 부사령관인 벤티디우스라는 사람이야. 벤티디우스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비주류였지만,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당시 로마와 이탈리아는 다른 지역이었어..  로마는 주류, 이탈리아는 비주류) 자수성가한 케이스였단다. 카이사르 아래에서 실력을 쌓고, 그가 죽은 다음 안토니우스를 따른 인물이야. 동방 공격에 있어서도 선봉에 나서 계속 승전보를 울렸단다. 납으로 된 투석환을 발명하는 등 치명적인 무기들도 직접 개발했어. 그런데 그를 시기하는 인물 델리우스가 안토니우스에게 거짓말을 했어. 벤티디우스가 배신하고 적에게 돈을 먹었다고 말이야.

그래서 안토니우스는 곧바로 벤티디우스가 싸우고 있는 전쟁터로 달려 왔단다. 하지만 오자마자 안토니우스는 바로 자신이 델리우스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았어. 벤티디우스는 앞뒤 사정을 파악하고, 안토니우스가 자신을 믿지 않은 것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군대를 떠나 고향으로 가 버렸단다. 이건 한 예이고 안토니우스가 사람 쓰는 일을 참 못했단다.

1.

로마와 이탈리아는 어땠는지 이야기해줄게. 로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아프리카에서 로마로 들어오는 곡물들과 기타 자원들을 중간의 시칠리아에서 섹스투스 폼페이우스가 가로채는 거야.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냐면, 이 일로 로마는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민심도 악화되었어. 하지만 함선이 부족해서 시칠리아를 공격할 수도 없었어. 시칠리아는 섬이니까 말이야. 갈리아에 나가 있던 옥타비아누스의 최측근 아그리파가 개선식도 포기하고 로마로 돌아왔단다.

그리고 옥타비아누스와 함께 방안을 의논했단다. 이 자리에 옥타비아누스의 아내 드루실라도 함께 했는데, 그만큼 드루실라는 적극적인 사람이었단다. 일단 부족한 돈을 부자들에게 빌리기로 했어. 그리고 안토니우스와 다시 손을 잡자고 했단다. 안토니우스는 많은 수의 함선을 가지고 있었거든. 마이케나스가 이를 타진해 보려고 안토니우스에게 갔단다. 마이케나스는 외교적인 능력이 뛰어나고 남도 잘 설득하는 그런 사람이었어. 마이케나스는 안토니우스를 만나 설득했단다. 그래서 옥타비아누스와 안토니우스는 이탈리아 타렌툼에서 회동을 가졌단다. 그런데 그 자리에 레피두스가 어떻게 알고 찾아왔단다. 알리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어쩌다 보니 2차 삼두연합의 주인공들이 다시 만났구나.

안토니우스는 무리한 것을 요구했어. 이익의 80%를 요구한 거야. 계속 밀고 당기기 끝에 레피두스가 옥타비아누스 편을 들면서, 옥타비아누스 50, 안토니우스 40, 레피두스 10 이렇게 하기로 했단다. 안토니우스는 함선을 빌려주고 다시 동방의 안티오케이아로 돌아갔단다.  

안티오케이아에 돌아온 안토니우스는 동방의 세계를 재편했어. 자신의 측근들이나 친분이 있는 동방의 인사들을 왕에 세웠어. 나라와 국경도 자기 마음대로 했단다. 이건 카이사르와 전혀 다른 행보였단다. 그쪽 지역의 민심을 거스르는 행동이었어. 마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라도 되는 양 말이야. 하지만 알렉산드로스 대왕도 자신이 태양이 하려고 하여, 그가 죽고 나서 곧바로 그의 나라는 몰락하고 말았지. 하지만 로마는 카이사르가 죽어도 건재하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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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마케도니아를 바라보는 관점은 카이사르가 로마를 바라본 관점과 달랐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자기 자신을 우선시했고, 강력한 국가를 만들기보다는 스스로가 신이 되기를 꿈꾸었다. 물론 그 때문에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제국은 그의 죽음과 함께 멸망했다. 반면에 로마라는 제국은 한 사람이 죽는다 해서, 아니 여러 사람이 죽는다 해도 결코 멸망하지 않는다. 로마인은 한시적으로 태양의 자리를 차지할지언정 결코 자기 자신을 태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자기 자신을 태양으로 생각했다. 어쩌면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도 그런 것인지 몰랐다. 그랬다,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는 그만의 태양을 원했다. 그리고 그의 태양은 로마의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 그의 태양은 로마의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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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안티오케이아에 머무르고 있는 안토니우스는 또 클레오파트라를 초정했단다. 이제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에게 푹 빠져 있는 것 같았어. 아참, 1권에서 클레오파트라가 안토니우스의 아기를 임신했다고 했잖아. 클레오파트라는 이란성 쌍둥이로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았단다.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에게 푹 빠져 있는 것과 달리, 클레오파트라는 여전히 안토니우스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어. 안토니우스를 설득해서 돈을 주고 키프로스 섬을 비롯하여 로마의 땅들을 넘겨주기까지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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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이 모든 생각을 하는 와중에 클레오파트라의 마음속에 남자이자 애인으로서의 마르투스 안토니우스는 단 한 차례도 수면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자기가 원하는 게 뭔지, 그걸 어떻게 손에 넣을지 궁리하기에 바빴다. 안토니우스와 함께했던 시간은 마음 깊숙한 곳 어딘가 남은 희미한 기억 속에서 퍽 유쾌한 기분전환이긴 했지만, 최종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염증이었다. 클레오파트라는 단 한 번도 안토니우스에게 사랑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그는 그녀에게 수단일 뿐이었다. 그녀는 그를 통해 잉태했고, 나일 강이 범람했으며, 카리사이온은 결혼할 누이와 그를 도울 남동생을 얻었다. 지금 단계에서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권력뿐이었다. 그러니 클레오파트라는 그가 가진 권력의 일부를 뜯어내야 했다. 어려운 주문이야, 클레오파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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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에게 제안을 했어. 같이 손잡고 동방의 강력한 나라를 만들어내자. 로마에 대항할 수 있는 그런 나라를서방에는 로마가, 동방에는 이집트가대단한 야망을 가진 클레오파트라구나. 안티오케이아에 왔던 클레오파트라는 다시 임신을 해서 이집트로 돌아갔단다.

안토니오스는 아직 정복하지 못한 파르티아를 공격하기로 했단다. 이 파르티아를 정복하면 로마에서의 입지를 다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예전의 안토니우스가 아니고, 벤티디우스 같은 유능한 부하도 없었단다. 군수물자 수송대가 공격 당해서 병참 물자가 끊겼고, 파르티아 성곽은 생각보다 튼튼하여 쉽게 무너지지 않았어. 성 밖에서 오랫동안 포위전을 해야 했으나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군수 물품과 식량이 부족했고, 곧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단다. 결국 후퇴하기로 결정했는데, 이 결정도 늦어져서 오늘 길에 겨울의 강추위와도 싸워야 했어. 싸움은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굶주림과 추위와 싸워야 했고, 뒤쫓아오는 오는 파트티아 군의 공격도 받아야 했어. 결과는 대패. 데리고 갔던 군인의 약 3분의 1 5만명 가까이 죽고 말았단다. 결과가 이러자 반란이 일어날 거라는 소문도 돌고, 안토니우스는 자살할 생각까지 했단다. 그리고 실패에 좌절해 매일 술에 절어 살기도 했어.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버렸어.

….

이렇게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클레오파트라다 군수 물자와 식량을 들고 안티오케이아로 왔단다. 안토니우스의 군사들의 의식주를 해결해주었어. 안정을 되찾아가는 군대를 보면서 안토니우스도 알코올 중독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했어. 그리고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정식으로 결혼했단다. , 안토니우스는 아직 옥타비아누스의 누나 옥타비아와 결혼한 상태인데

3.

한편 로마의 옥타비아누스와 아그리파는 안토니우스에게 빌린 함선을 이용하여 시칠리아를 공격하여 섹스투스를 무찔렀단다. 그런데 뒤늦게 전투에 합류한 레피두스가 군단을 모두 꿀꺽하는 일이 벌어졌어. 그러면서 시칠리아를 자신이 혼자 독차지하겠다고 욕심을 부렸어. 이럴 마음이 있어서 그때 10%면 충분하다고 이야기했었나 보구나. 옥타비아누스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단다. 밤에 군단을 돌면서 수뇌부를 설득했어. 하룻밤만에 모든 군단이 옥타비아누스 편에 섰단다. 레피두스만 쫄딱 망한 것. 배반을 한 것이 죽을 죄를 지은 것이나, 옥타비아누스는 목숨은 살려두되 모든 혜택을 금지하고, 로마에도 못 들어오게 하는 벌을 주었단다. 레피두스도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었구나.

이제 시칠리아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60%는 옥타비아누스, 40%는 안토니누스의 몫이 되어 옥타비아누스는 안토니우스의 몫 40%를 딱 맞쳐 안토니우스에게 보냈단다. 그리고 자신에게 할당된 60%는 로마 국고로 보내기로 했어. 남들이 보고 이걸 어떻게 생각하겠니. 안토니우스는 자신이 착복하고 옥타비아누스는 모두 국고로 보냈으니 말이야. 그런데 군단의 부하들이 상여금을 더 달라고 반란을 일으킬 기미를 보였어. 옥타비아누스는 그들과 말로 맞장떠 기선을 제압했단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돈을 줘버리고 다시는 군인이 되지 못하게 했어.

한편, 옥타비아누스의 아내 리비아 드루실라의 전남편 티베리우스 네로가 죽고 말았어. 옥타비아누스는 네로가 키우던 아이들 티베리우스와 드루수스를 데리고 와서 키우기로 했어. 아이들 키우는 것을 엄청 좋아하는 옥바티아 누나한테 부탁을 했고, 옥바티아는 흔쾌히 맡기로 했단다.

로마가 이제는 식량도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재정적인 여유가 생기자 안정을 되찾아갔어. 하지만, 원로원에는 아직도 옥타비아누스에 불만을 가진 자들도 많고, 안토니우스의 측근들도 많았어. 그들은 동방에서 안토니우스가 대승을 거두었다면 그를 찬양했단다. 진실을 숨기고 거짓말을 한 거야.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안토니우스는 파트리아에 대패를 했잖아. 옥타비아누스는 정보원을 보니 안토니우스의 대패를 알게 되어 그 사실을 원로원 회의에서 샅샅이 이야기했어. 그 뿐만 아니라 시칠라아의 섹스투스를 처치하고 얻은 이익의 40%나 떼어갔다는 이야기를 했어. 자신은 모두 국고로 보냈는데 말이야. 그의 이런 발표는 많은 원로원들을 안토니우스에게서 돌아서게 만들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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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저는 결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동방의 일을 말씀드려야만 합니다. 즉 임페라토르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일입니다. 우선 로마는 필리피 전투 직후, 그러니까 약 6년 반 전에 그가 동방의 트리움비르 직을 얻은 후로 공세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로마, 이탈리아와 섬들의 트리움비르인 제가 방금 일부 세금을 감면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자신이 노력한 결과입니다.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도움이나 기여는 전혀 없었습니다. 앞쪽과 중간 벤치의 어느 분이 벌떡 일어나서,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는 섹스투스 폼페이우스를 처단한 제 작전을 위해 배 120척을 기여했다고 말씀하시기 전에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는 그 배들을 빌미로 로마에 돈을 요구했습니다. , 정말로 로마에 돈을 요구했습니다! 얼마나 요구했냐고요? 4 4천 탈렌툼입니다. 의원 여러분! 섹스투스 폼페이우스의 보물창고 내용물의 40퍼센트에 달하는 액수죠! 나머지 6 6천 탈레툼은 제가 아니라 로마가 가져갔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저는 받은 것이 없습니다! 로마로 들어간 자금은 엄청난 공적 부채와 상환과 곡물 공급 관리에 쓰였습니다. 저는 로마의 종이며, 로마의 주인이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제가 로마로부터 이익을 보는 경우는 그 이익이 유서 깊은 관습일 때뿐입니다. 안토니우스의 배 120척은 한 척당 360탈렌툼이 들었으며, 그가 빌려준 것이지 제공한 것이 아닙니다. 5단 노선 한 척의 값은 100탈렌툼이지만 우리는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함대를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고는 비어 있었고 섹스투스 폼페이우스를 처리하기 위한 우리의 작전을 일 년 더 미룰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로마의 이름으로 저는 그 착취에 동의했습니다. , 정말이지 착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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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쟁이 끝나면 돌려보냈다고 약속한 군함과 군대도 모두 안토니우스에게 보냈단다. 옥타비아누스는 남편을 오랫동안 보지 못해 가슴앓이 하던 누나 옥타비아도 같이 보냈단다. 옥타비아를 호위해 주기 위해서 안토니우스의 부하였던 폰테이우스를 같이 보냈단다. 그들이 아네테에 도착했을 때 안토니우스는 그곳에 없었어. 그리고 얼마 뒤 안토니우스의 편지가 도착했는데, 옥타비아에게 화를 내면서 로마로 돌아가라고 했어. 결국 옥타비아는 다시 로마로 돌아왔단다.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의 아들 카리사리온은 어느덧 13살이 되었어. 커 가면서 아버지 카이사르를 꼭 닮았어. 그것이 얼마나 장점인지 그는 몰랐단다. 그가 로마에 간다면 카이사리온은 카이사르가 살아서 돌아왔다는 대접을 받게 될 거야. 안토니우스는 그걸 노리고 있었어. 카리사리온이 로마에 가면 옥타비아누스의 영향력은 급격히 줄어들 거라고 말이야. 카리사리온은 외모만 카이사르를 닮은 게 아니라, 머리도 명석했어. 그 나이에 오래 전에 카이사르가 이집트에 머물면서 나라를 다스리는 법에 대한 글을 적었는데, 그걸 카리사리온이 발견해서 읽고, 엄마에서 조언을 던지는 거야. 그런 국가 정책에 대해서는 엄마 클레오파트라와 충돌하기도 해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단다.

한편 안토니우스는 점점 로마에서 멀어지고 이집트에 가까워지고 있었단다.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들도 모두 이집트에 기증을 했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개선식도 벌였어. 이런 안토니우스의 행태가 로마에 전해지자 옥바티아누스는 불쾌함을 느꼈고, 안토니우스를 지지하던 원로원들도 또다시 그에게서 등을 돌렸단다.

이 정도까지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2권에 관한 이야기란다. , 이제 권수로도 한 권만 남았구나. 마스터스 오브 로마 대장정의 그 마지막 한 권의 이야기도, 아빠가 부지런을 떨어서 곧 이야기를 해볼게.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푸블리우스 벤티디우스는 피케눔 사람이었다.

책의 끝 문장: 폰테이수으, 내게 필요한 건 증거요, 증거!


카이사리온은 어머니의 한계도 잘 알고 있었다. 어머니가 왜 안토니우스한테서 로마인다움과 독립성, 판단력을 박탈하려 애쓰는지도 알았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만이 어머니를 만족시킬 터였고, 그런 그녀에게 로마는 적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로마 같은 명실상부한 패권 국가가 전쟁 없이 그녀에게 굴복할 가능성은 없으니까. 아, 그가 조금만 더 나이가 많았더라면! 그러면 진짜 대등한 자로서 클레오파트라와 대면하여 그녀가 그를 위해 원하는 것을 그는 원치 않는다고 대담하게 말할 수 있을 텐데. 지금까지 카리사리온은 어머니에게 자신의 감정을 말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어린애의 생각이라고 무시해버릴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어린애가 아니었다. 한 번도 진짜 어린애였던 적이 없었다! 아버지의 조숙한 지력을 닮았고 어릴 적부터 왕의 지위를 보유한 카리사리온은 피바다에 빠진 굶주린 개처럼 지식을 빨아들였다. - P357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배우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모든 사실을 받아들이고, 필요할 때 바로 기억해낼 수 있도록 저장하고, 한 주제에 관해 충분히 지식이 축적되면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권력에 현혹되지는 않았는데, 아버지도 그랬는지는 알 수 없었다. 가끔씩 카이사리온은 아버지도 그랬을 거라고 추측했다. 카이사르가 올림포스 산만큼 높이 솟은 이유는 그저 그러지 않으면 추방당하고 로마의 기록에서 모든 언급이 삭제될 처지였기 때문이라고. 그건 카이사르로서는 용인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살아남아려고 그렇게 애쓰진 않았다, 왠지 카이사리온은 그걸 알 수 있었다. 내 아버지, 내가 아장아장 걷던 아기였을 때 본 그의 얼굴을, 훤칠하고 강인한 그의 몸을 지금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다. 너무도 보고 싶은 나의 아버지. 안토니우스는 훌륭한 사람이지만 카이사르가 아니다. 지금 내게 조언을 해 줄 아빠가 필요하지만, 이뤄질 수 없는 바람이지. -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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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7 12: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들기전에 클레오파트라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빠!
북홀릭님의 찐 사랑!아들과 따님 ^ㅅ^

bookholic 2021-12-28 07:16   좋아요 1 | URL
늘 그런 건 아니고요...^^
가뭄에 콩 나듯~~
따뜻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