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헤밍웨이는 한 장소에 붙박인 삶을 살지 않았다. 그는 4대륙 20여개 나라에 삶의 흔적을 남겼고, 창작도 온갖 도시의 온갖 호텔을 옮겨 다니며 했다. <태양은 다시 뜬다>는 프랑스 파리와 스페인 팜플로나가 배경이고 스위스에서 마감했다. <무기여 잘 있거라>는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베네치아가 배경이고 마조레 호숫가의 호텔에서 쓰였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스페인 내전의 전장이 배경이고 쿠바의 아바나에서 주로 쓰였다. <킬리만자로의 눈>은 아프리카가 배경이고 <노인과 바다>는 쿠바의 아바나가 배경이다. 한 여성에게 머물지도 않았다. 그는 네 명의 여성과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고 애인들도 적지 않았다. 그는 결혼과 이혼을 반복할 때마다 굵직한 작품들을 써 발표했다.


(67)

1920년대 문학을 말할 때 가장 널리 이야기되는 것이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 어쩌면 이 이름이 그 뒤를 잇는 여러 세대론의 씨앗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1920년대 잃어버린 세대이후로 1950년대의 비트족’, 1960~1970년대의 히피족이 뒤를 잇는다. 잃어버린 세대라는 이름을 탄생시킨 것이 헤밍웨이의 소설 <태양은 다시 뜬다>였다. ‘잃어버린 세대는 그의 창작이 아니었지만, 그가 소설에 써서 유명하게 되었고 그를 비롯한 몇몇 작가를 일컫는 공식적인 세대 이름이 되었다.


(104)

헤밍웨이가 대화문을 쓸 때 현실성을 얼마나 신경 썼는지 알 수 있는 일화가 있다. <무기여 잘 있거라>는 전쟁소설이고 따라서 극한 상황에 처한 군인들이 내뱉는 욕설과 비속어 ‘cocksucker’가 등장한다. 결국 저급한 단어들이 문제가 되어 보스턴에서 <무기여 잘 있거라>가 금서 목록에 오른다. 편집자 맥스 퍼킨스는 출판사 사장에게 이런 편지를 섰다. “삶에서든 문학에서든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게 헤밍웨이의 원칙입니다.”(<헤밍웨이 vs. 피츠제럴드>) 피츠제럴드는 검열 소식을 듣고 레마르크의 전쟁소설인 <서부 전선 이상 없다>를 구해 헤밍웨이에게 보내준다. 당연히 그 소설에서도 군인들은 욕설을 내뱉는다. 남성들뿐인 전장의 막사에서 군인들이 조곤조곤 우아하게 존댓말로 대화한다면 그것만큼 어색한 장면도 또 없을 것이다. 결국 헤밍웨이와 맥스 퍼킨스는 한동안 설전을 거듭하다가 비속어를 빼기로 한다.


(106-107)

난 늘 빙산 원칙에 따라 글을 쓰려고 노력해요. 우리 눈에 보이는 부분마다 물 밑에는 8분의 7이 있죠. 아는 건 뭐든 없앨 수 있어요. 그럴수록 빙산은 더 단단해지죠. 그게 보이는 않는 부분입니다. 작가가 모르기 때문에 뭔가를 생략하면, 그때는 이야기에 구멍이 생겨요. (…) 하지만 알고 있는 그런 것들이 수면 아래의 빙산을 만드는 겁니다. - <헤밍웨이의 말> 57~59


(118-119)

김욱동은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기술적인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 (1) 헤밍웨이는 감정을 최대한으로 억제한다. 감정을 억제하기에 오히려 그의 문제에는 힘과 박력이 있다. (2) 헤밍웨이는 글을 쓸 때 낱말 하나도 무척 주의를 기울여 선택하였다. 좀 더 구체적이고 감각적일뿐더러 충격적이고 투박한 성격이 강(한 토착어를 주로 사용했다). (3) 헤밍웨이는 되도록 형용사나 부사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였다. (4) 헤밍웨이는 무엇보다도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된 평서문을 즐겨 구사한다. 주어와 동사의 관계로 이루어진 단문을 즐겨 쓴다. 또한, 단문과 단문을 등위접속사로 대등하게 연결하는 중문을 주로 사용한다. (5) 반복법을 구사하기도 한다. 단순히 반복한다기보다는 의미를 조금씩 보강하는 점층법을 구사함으로써 주술적 효과를 노린다. (6) 헤밍웨이의 단편소설을 어떤 작가의 작품보다는 그 길이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헤밍웨이를 위하여> 296~298)


(142)

헤밍웨이는 삶의 경험도 많고 어디 한군데 머무르지 않는 폭넓은 작품 세계를 보여주었지만,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만큼은 단 몇 줄로 정리할 수 있을 만큼 단편적이고 단조로웠다. 그런 여성들과 그 자신의 반영인 남성 주인공들은 대개의 경우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다. 사랑이 무르익은 밀고 당기는 연애 과정은 짧다. “그녀를 본 순간 나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내 내면의 모든 곳이 뒤집혀버렸다.”(<무기여 잘 있거라> 126)라고 말하면서 프레더릭은 캐서린과 병실에서 다짜고짜 사랑을 나눈다. 이런 관계에서 언제나 더 많이 사랑하고 그래서 더 순종적이게 되는 편은 항상 여성이다. 캐서린은 프레더릭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체온까지 멋지군요. (…) 당신 체온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무기여 잘 있거라>, 139) 프레더릭이 당신은 나의 착한 여자야.”라고 하지 캐서린은 난 정말 당신의 여자예요.”(<무기여 잘 있거라>, 205)라고 답한다. 주인공 남며 간의 이런 식의 대화는 헤밍웨이의 거의 모든 소설들에서 반복된다.


(163)

이제 막 자아가 형성되기 시작할 무렵의 헤밍웨이의 눈에 여성들은, 비난을 퍼붓고 남성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비쳤을 수 있다. 그의 남근중심주의는 어쩌면 어머니 그레이스가 덜 강압적인 양육 방법을 썼다면 그렇게 극단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또 그를 썼다면 그렇게 극단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또 그의 소설에서 일관되데 나타나는 순종적인 여성상도 정도가 덜했을지 모르고, 현실적인 성격의 여성들이 다채롭게 등장했을지도 모른다. “그에게 있어 여자란 정복하고 통제해야 할 존재인 동시에 남성성을 무력화시키고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는 무서운 존재였”)<섹슈얼 트라우마>, 237)던 것이다. 그의 눈에 비친 여성이 그런 존재였다면,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여성을 억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어머니에 대한 증오를 여성 일반에 투사해, 실생활에서든 문학으로든 여성을 억압하려 했다면 그것은 헤밍웨이의 잘못이다.


(222)

하지만 헤밍웨이가 무슨 이데올로기적인 확신이 있어서 참전했던 것은 아니었다. 파시즘, 자유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무정부주의가 뒤섞여 이데올로기의 각축장 같았던 스페인 내전에서 그는 어느 이데올로기도 공식적으로 두둔하지 않았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 그는 로버트 조던의 입을 빌려 자신에게 정치적인 입장이 없을 강조한다. 그의 참전은 다큐멘터리 해설에서 보듯 감정적인 측면이 강했다. 그는 이미 스페인이 배경인 책을 두 권 펴냈고 거의 해마다 스페인에 놀러가고 있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도 팜플로나의 산 페르민 축제 이야기가 나온다.


(274)

내가 보기에 이 점이 헤밍웨이의 삶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비행기 사고도, 자살도, 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고들의 연속선상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그는 말하자면 죽을 뻔한 사고를 당하고도 똑 같은 행위를 다시금 반복했고, 비슷한 위험한 상황을 반복해 만들었다. 보통의 양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낚싯대를 타고 나갔다가 한 번 큰 부상을 입었으면 또다시 낚싯대에 오르기를 꺼려할 것이다. 전장에 나가 다리에 200개가 넘는 파편이 박혔다면, 전쟁은 소문만 들어도 치라 떨릴 것이다. 술에 취해 차를 운전하다 사고를 냈으면 다시 그러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는 평생 낚싯배를 타고 청새치를 쫓아다녔고, 늙어서도 주먹질 싸움을 그치지 않았으며, 알려진 것만 전쟁에 다섯 번 참전했고 음주 운전을 멈추지 않았다.


(285)

헤밍웨이는 죽기를 욕망했다. 죽음은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욕망의 원인이었고, 그가 쫓아다닌 위험한 장소들은 죽음에 그를 가까이 데려다주기는 하지만 결국 실패하게 되는 욕망의 틀린 대상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갖가지 사고와 질병, 비행기 사고, 자살까지 이어지는 그의 기나긴 육체적 고난의 연보는 이렇게 해서 연속성을 얻게 되고 조금이나마 이해 가능한 해석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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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마음이라는 것이 꺼내볼 수 있는 몸속 장기라면, 가끔 가슴에 손을 넣어 꺼내서 따뜻한 물로 씻어주고 싶었다. 깨끗하게 씻어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널어놓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마음이 없는 사람으로 살고, 마음이 햇볕에 잘 마르면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마음을 다시 가슴에 넣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지. 가끔은 그런 상상을 하곤 했다.

 

(47)

열일곱은 그런 나이가 아니다. 군인들에게 잡혀갈까봐 두려워하며 잠들지 못하는 나이, 아침마다 옥수수를 삶아 한 광주리를 이고 팔러 다녀야 하는 나이, 죽음을 목전에 둔 엄마의 공포와 노여움과 외로움을 지켜봐야 하는 나이, 영영 자기 혼자 남겨질 것이라는 예감을 하는 나이, 백정이라는 표지 때문에 길을 지나갈 때면 언제나, 어김없이 조롱당하고 위협당하는 나이, 엄마를 버려야 하는 나이, 엄마의 임종조차 지키지 못하고 멀리서 소식을 들어야 하는 나이. 그렇지만 증조모의 열일곱은 그런 나이였다. 할머니는 증조모가 그 나이의 자신을 버리지 못한 채 계속 붙들고 살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82)

그렇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사람이 사람을 기억하는 일, 이 세상에 머물다 사라진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기억되고 싶을까. 나 자신에게 물어보면 언제나 답은 기억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내가 기원하든 그러지 않든 그것이 인간의 최종 결말이기도 했다. 지구가 수명을 다하고, 그보다 거 긴 시간이 지나 엔트로피가 최대가 되는 순간이 오면 시간마저도 사라지게 된다. 그때 인간은 그들이 잠시 우주에 머물렀다는 사실조차도 기억되지 못하는 종족이 된다. 우주는 그들을 기억할 수 있는 마음이 없는 곳이 된다. 그것이 우리의 최종 결말이다.

 

(130)

우리는 둥글고 푸른 배를 타고 컴컴한 바다를 떠돌다 대부분 백 년도 되지 않아 떠나야 한다. 그래서 어디로 가나. 나는 종종 그런 생각을 했다. 우주의 나이에 비한다면, 아니 그보다 훨씬 짧은 지구의 나이에 비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삶은 너무도 찰나가 아닐까. 찰나에 불과한 삶이 왜 때로는 이렇게 길고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참나무로, 기러기로 태어날 수도 있었을 텐데, 어째서 인간이었던 걸까.

 

(158)

그때의 내 마음은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고 있었다. 인간이 측량할 수 없는 무한한 세계가 지구 밖에 있다는 사실은 나의 유한함을 위로했다. 우주에 비하자면 나는 풀잎에 맺히는 물방울이나 입도 없이 살다 죽는 작은 벌레와 같았다. 언제나 무겁게만 느껴지던 내 존재가 그런 생각 안에서 가벼워지던 느낌을 나는 기억했다. 무리를 이루는 듯 보이는 밤하늘의 별들도 철저히 혼자이며, 하나의 점으로 응축되어 있던 물질들이 팽창하는 우주 속에서 빠른 속도로 서로에게서 멀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은 내가 어린 시절부터 줄곧 느껴왔던 슬픔을 설명해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의 그 순진무구한 사랑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차츰 빛을 잃어갔고, 그 자리는 현실적인 크기의 희망으로 대체됐다. 나의 숨쉴 구멍이었던 존재가 일이 되고, 나의 가능성이 한계가 되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9)

하지만 할머니는 그날 그 자리에서 불안을 느꼈다. 경계하지 않을 때, 긴장하지 않을 때, 아무 일도 없으리라고 생각할 때, 비관적인 생각에서 자유로울 때, 어떤 순간을 즐길 때 다시 어려운 일이 닥치리라는 불안이었다. 당장이라도 무슨 일이 터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전전긍긍할 때는 별다른 일이 없다가도 조금이라도 안심하면 뒤통수를 치는 것이 삶이라고 할머니 생각했다. 불행은 그런 환경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겨우 한숨 돌렸을 때, 이제는 좀 살아볼 만한가보다 생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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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작년 여름에 출판사 <열린책들>에서 35주념 기념판을 냈단다. 그런데 디자인도 예쁘고, 구성도 실속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샀단다. 그런데 사 두기만 하고 오랫동안 방 한쪽 구석에서 먼지를 맞으며 지내고 있었단다. 심지어 비닐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말이야. 얼마 전에서야, 일주일에 한 권씩 주말마다 읽어야겠다, 다짐하고 비닐을 뜯었단다. 이번 기념판은 세계문학 중단편을 모아 놓은 책으로, 각각 10권씩 묶어서 <NOON> <MIDNIGHT>으로 출간했단다.

아빠는 먼저 <NOON>의 비닐을 먼저 뜯었단다. 아무래도 midnight보다 noon이 먼저니까 말이야. 10어떤 순서를 읽을까? 아빠는 순서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첫 번째부터 차례로 읽기로 했단다. 그래서 집어 든 책이 <어린 왕자>였단다. 워낙 유명한 책이다 보니, 아빠도 오래 전에 읽은 기억이 있단다. 어린 왕자 캐릭터가 워낙 유명해서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도 어린 왕자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야. 이 책의 지은이 또한 아주 유명한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라는 사람이란다. 이 사람에 관한 이야기는 예전에 그를 다룬 책 알랭 비르콩들레의 <생텍쥐페리의 전설적인 사랑>를 읽고 쓴 독후감이 있는데, 그걸로 대신하고 오늘은 건너뛸게.

어린 왕자는 너무 유명하고, 동화 같은 삽화도 함께 들어 있어서, 어린이들용으로 편집해서도 많이 출간되었단다. 인터넷 서점에서 어린 왕자로 책을 조회해보면 어마어마하게 나오지. 너희들도 어린 왕자를 읽었잖니책을 읽고 좀처럼 재미없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 Jiny가 책을 덮고 나서 재미없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지. ㅎㅎ 그래, 이 책은 아빠가 생각해도 어린이용이 아닌, 어린이의 순수함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빠는 아주 좋게 읽었어. 어린 왕자의 순수한 마음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 묻은 지 모르는 아빠의 영혼의 찌든 때를 살짝이라도 씻어낼 수 있던 기분이야.

이 책의 첫 문장도 보면, 이 책을 어른에게 바친다면서 아이들에게 용서를 빌면서 시작하거든. 너희들도 나중에 커서 다시 읽으면 이 책의 따뜻함과 순수함에 공감하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싶구나. 너희들도 언젠가는 어른이 되겠지왠지 슬퍼지는구나. 어른이 되어도 숫자는 너무 좋아하지 않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

(23-24)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여러분들이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다고 어른들에게 말하면, 어른들은 도무지 가장 중요한 것은 물어보지 않는다. <그 애의 목소리는 어떠니? 그 애는 무슨 놀이를 좋아하니? 그 애도 나비를 채집하니?> 절대로 이렇게 묻는 법이 없다. <그 앤 나이가 몇이지? 형제들은 몇이나 되고? 몸무게는 얼마지? 그 애 아버지는 얼마나 버니?> 항상 이렇게 묻는다. 이렇게 묻고 나서야 어른들은 그 친구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여러분들이 <나는 아주 아름다운 장밋빛 벽돌집을 보았는데요, 창문에 제라늄이 있고, 지붕 위에 비둘기가 있고……> 이런 식으로 어른들에게 말한다면, 어른들에겐 이렇게 말해야 한다. <나는 10만 프랑짜리 집을 보았어요.> 비로소 그들은 소리친다. <정말 예쁜 집이겠구나.>

=====================


1.

줄거리는 워낙 유명해서, 아빠가 또 이야기를 해야 하나 싶구나사하라 사막에서 비행기 고장으로 추락 후 만난 신비의 소년 어린 왕자. 소행성 B612에서 온 어린 왕자. 어린 왕자가 사는 소행성 B612는 바오바브 나무(보통 바오밥 나무로 해석을 하는데 이 책에서는 바오바브 나무로 했단다)가 있고, 해넘이를 보고 싶을 때 마음 놓고 볼 수 있을 만큼 작은 별이었어. 활화산이 두 개 있고, 사화산이 한 개 있었는데, 활화산은 아침 밥을 데워 먹는데 사용한다고 했어.

어린 왕자가 살고 있는 소행성 주변에는 다른 소행성들이 여럿 있단다. 어린 왕자는 그 소행성들을 방문했어. 왕이 혼자 살고 있는 별, 허영쟁이가 살고 있는 별, 술꾼이 살고 있는 별, 사업자가 살고 있는 별, 가로등과 가로등을 켜는 사람만 있는 별, 지리학자 노신사가 살고 있는 별 등등마지막에 들른 별에 혼자 책만 쓰고 있는 지리학자 노신사가 어린 왕자에게 지구를 추천해서 어린 왕자는 지구에 왔던 것이란다.

=====================

(76)

할아버지 생각엔 제가 어딜 찾아갔으면 좋겠어요?” 그는 물었다.

지구가 괜찮아.” 지리학자가 대답했다. “그 별은 평판이 좋아……”

그래서 어린 왕자는 자기 꽃을 생각하며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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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린 왕자가 지구의 사하라 사막에 온 거야. 20억 명의 어른이 살고 있는 별. 하지만 사막에 도착한 어린 왕자가 만난 것은 뱀, , 여우 등이었지.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말들이 지구에 살고 어른들의 영혼을 치유해 주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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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99)

잘 가.” 여우가 말했다.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어린 왕자는 기억해 두려고 되풀이했다.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너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나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어린 왕자는 기억해 두려고 되풀이했다.

사람들은 이 진실을 잊어버렸어.” 여우는 말했다. “그러나 너는 잊으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너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너는 네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

나는 내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 어린 왕자는 기억해 두려고 되풀이했다.

=====================

그리고 얼마 후 마음으로 보지 못하고 눈으로만 보는, 우리의 주인공인 비행사를 만나게 된 것이란다. 그리고 어린 왕자는 비행사 아저씨에게 마음으로 보라고 이야기를 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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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11)

아저씨네 별에 사는 사람들은,” 어린 왕자가 말했다.

정원 하나에 장미를 5천 송이나 가꾸고 있어…… 그래도 거기서 자기들이 구하는 것을 찾지는 못해……”

찾지 못하지.” 내가 대답했다.

하지만 자기들이 구하는 것을 장미꽃 한 송이에서도 물 한 모금에서도 찾을 수 있을 텐데……”

물론이야.”내가 대답했다.

그리고 어린 왕자는 덧붙였다.

하지만 눈은 장님이야. 마음으로 찾아야 해.”

=====================

비행사를 만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어린 왕자는 다시 자기 별로 돌아갔단다. 이 책은 줄거리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단다. 한 자 한 자 읽으면서, 어린 왕자의 순수한 마음을 내 마음에 녹아 들게 하면 되지마음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 되면 더욱 좋고…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비행사는 지은이 생텍쥐페리 자신이나 마찬가지야. 실제로 생텍쥐페리가 비행기를 운전했고, 그의 마지막도 2차 세계 대전 중에 비행기로 정찰 중에 실종이 되었거든격추되었다는 설도 유력하지만 결국 그의 시신은 찾지 못했단다. 혹시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가 살고 있는 소행성 B612에 간 것은 아닐까. 어린 왕자와 함께 늘 멋있는 해너미를 보면서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언제가 따뜻한 책 <어린 왕자>를 오랜만에 다시 읽으니,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구나.

며칠 전부터 책 읽기도 싫어졌고, 글쓰기도 싫어졌구나. 5년이 언제 지나가나 하는 생각과 함께.. 아무것도 아니라고 빨리 떨쳐내고 일상을 찾아야 하는데 말이야.


PS:

책의 첫 문장: 나는 이 책을 어른에게 바친 데 대해 아이들에게 용서를 빈다.

책의 끝 문장: 그 애가 돌아왔노라고


"그때 난 아무것도 알지 못한 거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그 꽃을 판단했어야 했는데. 그 꽃은 나를 향기롭게 해주고 내 마음을 밝게 해주었어. 거기서 도망쳐 나오는 것이 아니었는데! 그 어설픈 거짓말 뒤에 따뜻한 마음이 숨어 있는 걸 눈치챘어야 했는데. 꽃들은 정말 모순덩어리야! 하지만 난 꽃을 사랑하기엔 너무 어렸어." - P44

"바로 그렇다. 누구에게나 그가 할 수 있는 것을 요구해야 하느니라." 왕은 계속했다. "권위는 무엇보다도 이성에 근거를 두는 법이니라. 네가 만일 네 백성들에게 바다에 빠져 죽으라고 명령을 한다면 그들은 혁명을 일으키리라. 짐이 복종을 요구할 권리가 있음은 짐의 명령이 지당하기 때문이니라." - P53

"나는 친구들을 찾고 있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그건 모두를 너무나 잊고 있는 것이지." 여우가 말했다.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관계를 맺는다고?"
"물론이지." 여우가 말했다. "너는 아직 내게 세상에 흔한 여러 아이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한 아이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나는 네가 필요 없어. 너도 역시 내가 필요 없지. 나도 세상에 흔한 여러 여우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한 여우에 지나지 않는 거야. 그러나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되지. 너는 나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야. 나는 너한테 이 세상의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고……"
- P92

"자기가 길들인 것밖에 알수 없는 거야." 여우가 말했다. "사람들은 이제 어느 것도 알 시간이 없어. 그들은 미리 만들어진 것을 모두 상점에서 사지. 그러나 친구를 파는 상인은 없어. 그래서 사람들은 친구가 없지. 네가 친구를 갖고 싶다면, 나를 길들여 줘!"
"어떻게 해야 하는데?" 어린 왕자가 말했다.
"아주 참을성이 있어야 해." 여우가 대답했다. "처음에는 나한테서 조금 떨어져서 바로 그렇게 풀밭에 앉아 있어. 나는 곁눈질로 너를 볼 텐데, 너는 말을 하지 마. 말은 오해의 근원이야. 그러나 하루하루 조금씩 가까이 앉아도 돼……"
- P94

"사람들에겐 별이라고 해서 다 똑 같은 별은 아니야.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겐 별이 길잡이일 거고, 어떤 사람들에겐 작은 빛에 지나지 않을 거야. 학자들이라면 별을 문젯거리로 생각하겠지. 내가 만난 사업가들한텐 별은 황금이야. 그러나 별은 말이 없어. 아저씨가 보는 별은 다른 사람들하곤 좀 다를 거야……"
"무슨 말을 하는 거니?"
"아저씨가 밤에 하늘을 바라볼 때면, 내가 그 별들 중의 어느 별에서 살고 있을 테니까, 그 별들 중의 어느 별에서 웃고 있을 테니까. 아저씨에겐 모든 별들이 웃고 있는 것으로 보일 거야. 아저씨는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가지게 되는 거지!"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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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3-11 23: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애린 왕자 버전 추천 합니다 ^^

bookholic 2022-03-12 00:08   좋아요 3 | URL
애린 왕자요?
처음 들어보는 책이라서 찾아보니
경상도 사투리로 번역을 했다고요? ㅎㅎ
기대되네요..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좋은 책 감사요~~~

햇살과함께 2022-03-12 07:50   좋아요 5 | URL
‘에린 왕자’도 있어요^^

bookholic 2022-03-12 08:41   좋아요 3 | URL
저만 모르고 있었나 보네요..^^
저도 꼭 보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bookholic 2022-03-12 09:56   좋아요 3 | URL
햇살과함께 님이 알려주신 책은 ‘애린 왕자‘가 아니고 ‘에린 왕자‘이군요..^^
아침에 덜 깬 상태에서 봐서 잘못 봤네요...
그런데 이건 전라도 사투리로 번역한 거라고요? ㅎㅎ
이것도 봐야겠네요..
혹시 충청도 사투리판은 없나요???

햇살과함께 2022-03-12 10:18   좋아요 2 | URL
제주도 버전 준비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역자 찾기가 쉽지 않은 듯요~ 팔도 사투리 다 나오면 좋겠어요 ㅎㅎ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우주 3부작
앤디 위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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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영화 <마션>의 원작 소설의 지은이로 유명해진 앤디 위어의 최근작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읽었단다. 아빠도 영화 <마션>을 재미있게 보고 그 원작 소설도 재미있게 봐서, 앤디 위어의 다음 소설 <아르테미스>도 읽었단다. 그런데 너무 기대를 해서 그랬는지 <아르테미스>를 읽고는 실망을 했었지. 그래서 다음 작품은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아서, 그의 또 다른 신간이 나온 줄도 모르고 있었단다. 인터넷 서점 서칭을 하다가 뒤늦게 신간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아르테미스>에서 실망을 해서, 읽을까 말까를 여러 번 망설이다가 <마션>을 기대하면서 읽어 보았단다.

다 읽고 난 아빠의 느낌은 <아르테미스>보다는 낫고, <마션>에는 미치지 못했단다. 이 책도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우주 속에서 그려지는 SF 소설이란다. SF 소설들은 일단 소재가 기발해야 한다는 생각해.

이번에 읽은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설정은 태양이 식어가고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설정이 괜찮았단다. 정말로 현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태양이라는 것이 언젠가는 식혀서 별의 생명을 다하겠지만, 그것은 아무 먼 미래의 일이라서 지금 시대는 아무도 걱정을 하지 않는데, 그 일이 어떤 이유로 갑자기 현 시대에서 발생을 한다면그것도 제법 빠른 속도로 말이지이 소설은 그 경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을 그린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단다. 전염병에 걸린 태양을 구출하는 것이 이 소설의 주인공들에게 주어진 특별 임무였단다. 아참, 소설의 제목에 나오는 헤일메리(Hail Mary)라는 말은 미식축구 용어로, 경기 막판에 역전을 노리고 하는 패스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하는구나. 소설을 읽다 보면 왜 제목을 그렇게 지었는지 알겠더구나.


1.

주인공 라일랜드 그레이스. 한 동안 정신을 잃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낯선 우주 공간의 우주선 안옆 테이블에는 자신 말고 두 사람이 더 있었으나 이미 오래 전에 죽어 있었어. 그도 오랜 잠에서 깨어서 정신이 몽롱한 상태,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옆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심지어 자신의 이름이 무엇인지도 기억하지 못했어. 그러니 더더욱 자신이 어떤 임무를 띠고 이 우주선에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지.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옛 기억이 하나씩 떠오르게 되었는데, 그것도 한참 시간이 걸렸어.

라일랜드 그레이스는 미생물학 박사로 외계 생명체를 연구를 했었는데, 자신의 이론이 인정 받지 못하고 학계에서 따돌림 비슷한 것을 받자, 그 일을 그만두고 중학교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었어. 그런데, 어느날 태양의 온도가 급격히 식는 일이 벌어졌단다. 그 원인을 조사하던 과학자들은 금성에 있는 무엇인가 태양의 열을 빼앗아 가는 것으로 밝혀졌어. 그래서 NASA에서는 금성으로 가서 그 무엇인가를 채취해서 지구로 가지고 왔단다. 마치 작은 생명체로 보이는 것이었어. 그래서 NASA에서는 외계 미생물을 연구했던 그레이스에게 그 괴생명체의 정체를 밝히는데 도움을 요청했단다.

아주 작은 점의 생명체인데 태양에너지를 흡수하는 것처럼 보였어. 그레이스는 거의 잡혀 오듯이 끌려왔지만, 그레이스도 그 생명체에게 호기심이 있어 살펴보았단다. 그 생명체의 이름을 아스트로파지라고 불렀어. 별을 뜻하는 아스트로와 세균을 숙주세포로 하는 바이러스를 의미하는 박테리오파지의 합성어였어. 그레이스는 아스트로파지의 주 성분이 물이고, 자신의 온도를 약 96도로 유지한다는 것을 밝혀냈단다. 금성에서 가지고 온 아스트로파지는 총 173개였는데, 그레이스가 그것의 정체를 어느 정도 알아내자, 그 아스트로파지들을 세계 곳곳의 과학자들에게 보냈단다. 그 아스트로파지란 놈이 어떻게 태양의 에너지를 빼앗아 태양의 온도가 떨어지고 있는지 연구를 하기 위해서 말이야.

그레이스에게 주어진 아스트로파지는 3개였어. 아스트로파지의 속도는 빛의 속도의 0.92배로 엄청나게 빨리 움직였어. 그들이 태양에너지를 흡수하면서도 금성을 오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성은 알다시피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있는 별이야. 그걸 가정으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아스트로파지에서 주었더니, 글쎄, 그 놈이 번식을 하였단다. 그러니까 숫자가 늘어났어. 아스트로파지가 금성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번식하고 태양으로 가서 다시 에너지를 흡수하고 이것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가설을 세웠단다.


2.

이 프로젝트의 담당은 스트라트라는 사람인데, 그레이스는 자신의 가설을 스트라트에게 이야기했어. 스트라트는 그레이스를 곧바로 어떤 항공모함으로 데리고 갔고, 그곳에는 세계의 유력 정치인과 과학자들이 모여 있었단다. 그렇게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본격적으로 가동되었어. 태양이 식어가는 것은 태양만의 문제가 아니었어. 태양을 비롯하여 주위 별들이 모두 조금씩 어두워졌다고 했어. 그리니까 아스트로파지는 별들을 이동하면서 별들을 죽이고 있다고 했어. 마치 전염병처럼 말이야. 그런데 타우세티라는 별은 감염이 되지 않은 것이 확인되었단다. 타우세티가 왜 감염되지 않았는지 확인이 가능하다면, 태양도 되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 태양이 점점 식고 있으면 인류도 멸망을 피할 수 없었단다. 인류가 망하기 전에 그 비밀을 풀어야 했어. 그래서 타우세티까지 우주선을 보내기로 했단다. 연료는 아스트로파지를 이용하기로 했어. 아스트로파지의 속도가 빛의 속도의 0.92배라고 했으니 얼마나 빠르겠니. 타우세티까지 날라가는 13년 정도 걸리고, 다시 그 정보를 가지고 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13그 정도면 인류의 멸망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단다.

이제 타우세티까지 가는데 필요한 아스트로파지를 확보하는 일. 그들은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아스트로파지를 배양시켰단다. 그 역할도 그레이스가 맡았어. 하지만 타우세티까지 갔다 오는데 필요한 아스트로파지를 배양하는 것은 시간이 너무 걸렸어. 그래서 타우세티까지 가는 것만 확보하고 오는 것은 정보를 담은 물체만 보낼 수 있는 양으로 확보하기로 했어. 그러니까 이 탐사를 떠나는 사람들은 다시는 지구를 돌아올 수 없다는 뜻이었어. 극적인 요소로구나.

지구 곳곳에서 지원자를 뽑았어. 그래서 야오(중국인), 일류키나(러시아인), 두보이스(미국인)이 선정되었단다. 그리고 그레이스는 그들에게 아스트로파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열심히 알려주었어. 그런데, 두보이스가 아스트로파지로 실험을 하던 도중에 폭발사고로 죽고 말았단다. 그리고 그 대타로 그레이스가 강제로 선정되었어. 그는 이 임무를 거부했지만, 스트라트가 그를 강제 탑승시켰단다. 그래서 그레이스가 그 우주선을 타고 멀리 타우세티 별 주변까지 와 있었던 거야.


3.

그레이스가 타고 있는 우주선은 타우세티의 주변을 돌고 있었단다. 그런데 레이다 망에 또 다른 우주선이 포착되었어. 지구에서 보낸 우주선은 아닐 테고그렇다면? 외계인?  그래, 맞아.. 외계인이었어. 조심스럽게 그들과 소통을 시도했어. 그들이 공격 성향을 보일 수도 있잖아. 알고 보니 우주선에도 생명체는 하나뿐이었단다. 오각형의 바위 같은 모습이었고, 팔이 다섯 개, 팔 하나에 손가락은 3개였어. 바위와 비슷한 모습이라서 그레이스는 그 외계인을 로키라고 불렀단다. 지구와 전혀 다른 신진대사로 살아가고 있었고 환경도 달랐어.

처음에는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컴퓨터를 이용하여 번역프로그램을 만들어 나중에는 어느 정도 대화를 나눌 수 있었어. 로키는 또 다른 별의 에리드라는 행성에서 왔다고 했어. 로키는 에리디언이었지. 그가 온 이유는 그레이스와 같은 이유였단다. 자신들의 별이 식고 있는데 타우세티는 괜찮아서 그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서 왔다고 했어. 23명이 같이 출발했는데, 모두 죽고 자신 혼자만 살아남았다고 했어. 에리디언들은 산소 대신 암모니아로 숨을 쉬었으며, 빛 대신 소리로 사물을 확인하였으며, 체온은 200도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숫자를 헤아릴 때 6진법을 사용했단다.

그레이스와 로키전혀 다른 생명체이지만 그들이 이곳에 온 목표는 똑같았단다. 그들은 타우세티의 비밀을 푸는 것. 그들은 자신들의 행성의 과학 지식들을 합쳐서 타우세티의 비밀과 아스트로파지를 없애는 방법을 찾는데 온 힘을 쏟았단다. 그 임무가 쉽지만은 않았단다. 수 많은 위기와 위험이 있었지만, 그들은 그 비밀을 밝혀냈단다. 그것은 타우세티에는 아스트로파지를 잡아 먹는 포식자들이 있었어. 그래서 타우세티는 안전했던 거야. 이제 그 포식자들만 얻으면 지구인과 에리디언을 살릴 수 있는 것이었어.

추가로 좋은 소식 하나로키의 우주선에는 엄청난 양의 아스트로파지가 있었어. 그 양이라면 그레이스가 지구에 돌아갈 수 있는 양이었어. 지구 복귀가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가능해지다니…. 감격적인 순간이구나. 그레이스와 로키는 어렵게 채취한 아스프로파지의 포식자를 나눈 뒤에 각자의 행성으로 출발했단다. 다시는 만나지 못할 이별에 가슴 아파하면서 말이야….

하지만 지구를 오는 길에 또 한번의 위기가 찾아온단다. 그레이스는 그 위기를 간신히 극복하게 되는데, 로키가 걱정이었단다. 로키도 똑 같은 위기에 빠져 있는 것이었어. 그레이스가 도와주지 않으면 에리디언들은 그대로 끝이 나는 위기그냥 모른 척하고 지구로 갈 수는 없었단다. 그레이스는 원래 목표대로 해결책인 아스트로파지의 포식자와 그에 대한 정보만 실은 작은 로켓을 지구로 보내고, 자신은 다시 방향을 반대로 틀어서, 로키를 향해 간단다. 그렇게 그레이스는 로키를 다시 만나고 위험에 처한 로키를 구해준단다.

다시 지구를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려서그레이스는 로키의 행성으로 함께 갔단다. 먹을 것도 맞지 않고 지구의 중력과도 달라서 몸이 금방 안 좋아졌지만 그는 그곳의 생활을 선택했단다. 로키가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봐주었지만, 그는 그곳에 머무르기로 했단다. 그리고 얼마 후, 태양의 밝기가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로키가 알려주었어. 그렇게 그레이스의 임무는 성공이었지. 지구 귀환은 하지 못했지만 말이야.

….

소설은 그렇게 끝이 났단다. 정신 없이 이야기를 해서, 중요한 부분들도 많이 빼먹고 이야기를 한 것 같구나. 나중에 너희들이 좀 더 크면 이 책을 한번 읽어봐도 좋을 듯 하구나. <마션>처럼 이것도 영화로 만들어질까 궁금하더구나. 만약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원작과 달리 주인공 그레이스가 지구 귀환을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빠는 해피엔딩을 좋아하거든~~^^


PS:

책의 첫 문장: “2 더하기 2는 무엇입니까?”

책의 끝 문장: 아이들 열두 명이 발톱을 들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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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넷플릭스는 지출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역효과보다 자유롭고 빠른 일 처리가 주는 순기능이 훨씬 크다고 본다. 지출하면서 회사에 득이 되게 하라는 가치만을 생각하라는 넷플릭스의 방침은 업무 처리를 빠르게 하고 직원들을 자유롭게 하는 효과 이외에 예산을 더 아껴 쓰는 사람도 있다는 놀라운 발견을 하게 했다. 지출에 관한 규정을 세밀하게 마련해두면 직원들이 어떻게 해서라도 규정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서 가능한 지출을 많이 하려는 경향이 높지만, 규정이 없으면 오히려 필요 없는 지출을 삼가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회사가 먼저 직원을 신뢰한다는 신호를 주었을 때 직원들은 그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서 자신들이 얼마나 청렴한지를 보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넷플릭스는 발견했다.

 

(68-69)

최근의 소비자들은 스타벅스의 커피 맛 못지않게 기업이 추구하고 실천하는 사회적 공헌에 매료된다. 첨예하게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조그마한 선생이라도 실천하는 회사를 소비자들이 알아채기라도 하면 천 리를 마다하고 달려가서 돈쭐을 내주고야 하는 것이 현대인의 심리다. 스타벅스는 사회 공헌이라는 소중한 이미지와 충실한 고객이라는 실익까지 얻는 셈이다. 2021 10,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매장 직원들이 초유의 트럭시위를 벌이며 처우 개선과 과도한 마케팅 금지를 요구한 사례가 있다. 스타벅스의 창업 정신을 건강하게만 지켜낸다면, 이러한 불협화음은 나오지 않으리라 믿는다. 스타벅스가 계속 커피를 넘어 문화를, 문화를 넘어 공익을 파는 기업으로 남길 바라본다.

 

(78)

돈을 벌겠다는 욕심만 강해서 빚으로 신규 사업을 벌이는 사람이 결국 실패하는 이유를 다이슨의 통찰을 통해서 알게 된다. 부자들은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계획적으로 쓰는 경향이 있다. 기업이 아닌 개인으로서도 빚이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의 행태는 구별된다. 내가 아는 한 부자는 컴퓨터 한 대를 사더라도 시장 조사를 거친다. 부자들은 쓸 때는 쓰더라도 효율적으로 지출하지만 빚이 많은 사람은 자신이 부자였다면 하고 싶은 일을 벌이는 경향이 있다. 처해 있는 현실보다는 가능성이 희박한 미래의 큰 성공만을 생각한다.

 

(111-112)

국내 인터넷 서점 알라딘도 그런 경우다. 알리딘의 많은 고객이 알라딘서재의 충실한 애용자다. 나만 해도 그렇다. 책을 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알라딘서재에 게시되는 다양한 글과 리뷰가 궁금해서 홈페이지에 방문하곤 한다. 알라딘서재 이용자는 주로 알라딘에서 책을 구매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알라딘만의 굿즈도 이용자에게 굉장한 즐거움을 준다. 알라딘 굿즈에는 단순히 사은품을 넘어선 이미지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많은 고객이 책보다 굿즈가 탐이 나서 알라딘 홈페이지 방문하고, 결국 책을 구매하기도 한다. 알라딘만의 문화, 이미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상품 구매로 연결된다. ‘굿즈를 샀더니 책이 왔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미키타니 히로시는 이처럼 상품보다는 재미를 팔아야 하는 시대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149)

아무 조건 없이 푸짐하게 베풀면 고객들은 언제든지 다시 들러서 보답한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공짜 음식만큼 맛있는 게 또 있는가? 공짜로 먹는 빵을 고객들은 더 맛있게 느낀다는 것이다. 이 정도 되면 김영모가 심리학 책도 열심히 읽은 것 아닌가 생각된다. 또 고객들은 공짜로 빵을 먹는다는 혜택에 빵 맛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는 보답을 한다. 맛있다는 칭찬이 입소문으로 돌게 된다. 빵에 대한 소비자의 솔직하고 빠른 의견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귀한 선물이다. 시식은 대가 없이 베풀어야 한다는 게 김영모의 철학이다.

 

(166)

전통적인 산업 사회에서는 사람들끼리 경쟁했다. 기업은 다른 기업보다 앞서기 위해서 더 큰 공장을 지었고 더 많은 자본을 유치하려고 애썼다. 개인은 다른 사람보다 앞서기 위해서 더 오래 공부하고 더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미래 사회는 인간끼리도 경쟁하지만 인공 지능을 비롯한 기계와 경쟁을 해야 한다. 사람은 육체적 정신적 한계가 있는 적수다. 그러나 기계는 사람이 자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일할 수 있다. 사람과 달리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다. 한의상은 인간이 기계와 싸워 이기는 방법은 기계에는 없고 오직 사람만 가질 수 있는 자질, 즉 인성이 유일한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상대를 배려하고 인간은 본분을 지키며 타인의 성장을 돕는 마음 씀씀이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210)

빠름은 양날을 가진 검과 같다. 빨리하는 것이 권장되는 예도 있고 아닌 경우도 많다. 가령 인생에서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는 많은 사람이 천천히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멀쩡히 다니는 명문 대학을 자퇴한다거나, 집을 구매하고 결혼을 결정하는 일은 신중 모드가 필요한 일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데 유튜브의 창업자 스티브 첸은 좀 달랐다. 그는 15분 만에 자퇴를, 하루 만에 집 구매를, 3일 만에 결혼을 결심했다. 스티브 첸의 속전속결 인생은 이것뿐만 아니다. ‘youtube’라는 이름을 하루 만에 결정했고 2005년에 창업한 유튜브를 2006년 구글에 팔아치웠다. 유튜브를 팔아치울지 아니면 본인이 더 큰 회사로 키워갈지 결정하는 데는 제법 오랜 시간(?) 5일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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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2022-03-06 2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조그마한 선생이라도 실천하는 회사를 에서 선생이 혹시 선행이 아닐까요?
또 책을 내셨네요.축하합니다.

2022-03-07 1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08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