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 2
칼 세이건 지음, 이상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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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스포일러 포함/기억력에 의한 내용상 오류 있을 수 있음.

 


 

[드디어 기계를 만들다]

1권의 마지막에서 세계 메시지 컨소시엄을 열었었다. 직녀성으로부터 신호 분석에 관한 컨소시엄이었다. 그 컨소시엄 이후에 세계 각지의 천문대에서는 신호를 계속 받았다. 그런데, 어느날 드디어 맨 처음 받았던 신호가 다시 들어왔다. 직녀성에서 보낸 신호가 다시 처음부터 되풀이되고 있던 것이다. 그 이야기는 지구에서 받을 수 있는 신호는 다 받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여전히 메시지를 해독할 수 없었다. 엘리를 비롯한 과학자들의 예상은 그 메시지들 속에 암호를 풀 수 있는 단서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메시지는 없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엘리는 엄청난 부자이자 암호 해독 전문가인 헤든이라는 사람을 찾아갔다. 엘리는 헤든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헤든은 암호를 풀 수 있는 몇가지 단서를 주었다. 그리고 헤든은 한가지 제안을 했다. 기계를 만들게 되면,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갈 텐데, 그 돈을 자신이 대겠다고 했다. 자신이 기계를 만들겠다고 적극 나선 것이다. 그의 제안은 자금 마련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전 세계적인 프로젝트를 한 개인의 소유로 간다는 점에 문제가 있어서, 엘리는 답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엘리가 결정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 다시 연구소로 돌아온 엘리는 헤든이 준 단서를 가지고 신호들을 해석해보았다. 그랬더니 불가능한 줄 알았던 신호 해석이 되었다. 그들이 예상했던 것처럼 그 신호들은 어떤 기계를 만드는 매뉴얼이었다. 그런데 그 기계는 아주 정밀한 기계였다. 그 기계를 만드는 매뉴얼만 수천 페이지였다. 하지만, 정확하게 그 기계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몰랐다. 그런 내용은 적혀 있지 않았다. 그저 과학자들은 그 기계가 직녀성으로 데려다 줄 수 있을 거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그 기계의 이름을 따로 정하지 않고, 지금까지 불러왔던 대로 그냥 '기계'라고 부르기로 했다. “더 머신”. 이 기계를 만들기로 했는데, 이 기계는 한두 해로 되는 일이 아니다. 수 년 아니 십 수 년이 걸려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돌발 사고]

세계 각국의 관련자들은 이 기계를 미국과 소련에서 각각 만들기로 했다. 만의 하나 누군가 나쁜 예측을 한 것처럼 이 기계가 폭발할 수도 있으니, 인적이 드문 외진 곳에서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기계에 탑승할 수 있는 사람 5명은 미국인 한 명, 소련인 한 명, 중국인 한 명, 인도인 한 명, 한 명의 자리는 나중에 결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유럽과 일본은 기계의 부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기계 제작에 대한 우려는 지구를 폭발하려는 음모일 수도 있다는 걱정 이외에 기계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많아서 세계 경제에 안 좋을 거라는 예상으로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반대에 맞서, 이 기계 제작은 그동안 지구에 없던 신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로 결국 더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반론을 펴기도 했다. 그리고 이 기계에 대한 전 지구인의 호기심을 누가 막겠는가?

미국인 탑승인 한 명. 미국 탑승인의 최종 후보는 드럼린과 엘리가 되었다. 아무래도 그들 둘이 가장 이 기계와 관련이 깊었으니까 당연한 것이었다. 최종 결정은 엘리에게는 안타깝지만 드럼린이 되었다. 엘리는 실망을 했지만, 그것을 드러낼 수는 없었다. 누군가는 빛의 속도로 가도 26년이나 걸리는데 나이 많은 드럼린이 가면 안되고 했다. 하지만, 광속으로 여행하는 이들의 시간개념은 지구의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이 이제 상식이다. 상대성 이론 말이다.

몇 년이 지났다. 여전히 기계를 만들고 있었다. 어느 정도 완성이 되어 가고 있었다. 드럼린, 엘리도 그곳에서 기계를 점검하는 일을 같이 했다. 그러던 어느날, 공사 도중 무슨 실수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큰 폭발이 일어났고, 그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 죽은 사람들 중에는 드럼린도 포함되어 있었다. 마지막 순간에 드럼린은 엘리를 보호하려고 했고그의 그런 행동으로 엘리는 살아 남은 것인지도 몰랐다. 그 폭발로 미국에서의 기계 제작은 잠정 중단이 되었다. 또 안 좋은 소식은 소련에서도 결함이 발생하여 기계 제작이 중단되었다고 한다. 과연 기계는 다시 만들 수 있을까.

 

[드디어 탑승]

앞서 이야기했지만, 기계를 만들면서 습득된 기술과 기계로 인한 우주에 대한 많은 관심 때문에 지구에서는 우주 여행이 보편화되었다. 물론 소설 속 이야기. 암호 해독의 중요한 단서를 주었던 헤든은 지구의 위성 궤도에 있는 우주거주지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헤든 뿐만 아니라 노후를 보내려고 오는 이들도 있었다. 엘리는 헤든을 방문했다. 그리고 헤든의 돈 많은 일본인 이웃을 알게 되었고, 헤든과 그 일본인으로부터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사실 일본에서도 그 기계를 몰래 만들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거의 제작도 끝나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기계 탑승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탑승자 다섯 명 중에 미국인 탑승인인 드럼린이 죽었기 때문에 그 자리는 엘리가 대신했다. 그리고 드디어 기계가 만들어졌다. 그 기계의 탑승일은 새로운 천 년을 코앞에 둔 1999 12 31일로 정했다. 지금의 시점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1999년은 이미 먼 과거가 되었고, 당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소설을 썼던 1985년을 기준으로 1999년은 먼 미래였고, 지은이 칼 세이건은 그런 미래를 상상했던 것이다.

엘리를 비롯한 탑승객 5명은 기계를 타고 출발했다. 그들은 놀라운 경험을 했다. 기계가 회전을 하면서도 어떤 구불구불한 통로를 가는 듯했다. 엘리는 그 통로를 블랙홀이나 웜홀이라고 생각했다.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중간중간 서기도 했다. 마치 지하철 역처럼... 거대한 중앙역 같은 곳도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착한 그곳은 어떤 행성이었다. 지구와 아주 비슷한 행성의 바닷가였다. 백사장이 있고, 야자수도 있고, 바다도 있었다. 사람과 같은 생명체는 없었다. 그들은 마친 휴양 온 사람들처럼 그곳에 있다가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이 되었는데, 해안가에 의문의 문이 하나 생겼다. 호기심으로 가득 찬, 이젠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고 하는 그들은 그 문을 열고 한 명씩 들어갔다. 엘리는 망설였다. 그리고 결국 혼자 남았다. 혼자 있는 엘리에게 누군가 멀리서 다가왔다. 엘리는 깜짝 놀랐다. 바로 엘리의 아빠였다. 엘리는 그 사람이 진짜 아빠인지는 모르지만, 직녀성에 그가 살고 있고 딸에 대한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엘리의 아빠는 신호를 보낸 것도 자신들이 한 것이고, 엘리의 아빠가 그들을 이곳으로 불러들였다고 했다. 그리고 이해 가능한 말들과 때론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을 했다. 아빠와 이야기를 나누던 사이, 문으로 들어갔던 사람들이 하나둘 돌아왔다. 돌아올 때는 혼자 온 것이 아니고, 다들 다른 일행을 한 명씩 더 데리고 왔다. 그 사람들은 모두 죽은 가족들이나 자신이 동경하던 인물이었다. 중국인 탑승객은 진시황을 데리고 왔다. 사람들은 죽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모두 이곳 직녀성으로 오는 것 같다. 그들 열 명은 한 자리에서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기계에 탑승을 했다. 그리고 2 3일간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기계에 탔다. 그 기계는 다시 통로를 통해 지구로 돌아왔다. 엘리를 비롯한 탑승객들은 환희에 찼다. 그들은 진짜 직녀성 주변의 행성을 다녀온 것이다. 인류 역사의 정말 커다란 한 획을 긋는 사건이었다. 그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 무사 귀환한 것에 환호도 했다. 그렇게 그들의 여행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

 

[꿈인가]

하지만 그들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그런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그들이 탑승한 이후로 기계는 회전하는 듯 하다가 그러면서 모두 통신이 끊겼고, 20분 정도 흐르고 나서 기계는 멈춰섰고, 그들이 기계 밖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밖에서 기계를 지켜본 사람들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엘리를 비롯한 다섯 명은 흥분해서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다들 죽은 사람들을 만나고 왔다고 하니 누가 믿겠는가? 그리고 고작 20분이라니... 2조 달러를 쏟아붓고 난 결과가 이것이라니밖에 지켜 본 사람들은 엘리를 비롯한 탑승객의 경험을 조작이고, 거짓말이라고 했다. 그들은 격리되어 각 국가의 정부요원에게 심문을 받았다. 엘리는 이 기계 만드는 것, 처음 신호 받은 것까지 모두 사기극이라고 하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 사기극에 엘리도 포함 것이냐고 물어봤다. 그러면서 이 사기극의 배후에는 헤든이 있었던 거 아니냐고 물어봤다. 헤든은 돈 버는데 일인자였으므로, 이런 사기극을 만들고 기계 만드는데 참여해서 돈을 번 것이 아니냐고 말이다. 엘리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지만, 그들은 믿어주지 않았고,

그가 찍어온 카메라의 내용은 모두 지워지고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증명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기계는 한번 동작으로 하고 다시 동작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고 한다. 엘리는 억울하지만, 그들의 말에 수긍할 수 없었다. 다시는 그 기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그냥 연구소에서 연구만 하라면서 엘리에게는 어떤 죄도 묻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연구소로 돌아온 엘리. 요양소에 있다가 돌아가신 엄마가 남긴 편지 속에, 엘리의 진짜 아빠는 어렸을 때 죽은 아빠가 아니고, 계부였던, 자신과 평생 각을 세웠던 존 스터튼 이었다는 놀라운 소식이 있었지만, 엘리가 직녀성을 다녀온 경험보다 더 놀라운 것은 없을 것이다. 다시 엘리는 멀고 먼 우주의 지적 생명체로부터 또다른 신호를 기다라면서 우주를 연구하고 있다. 그렇게 소설은 끝났다.

외계 생명체 진짜 있을까? 개인적으로 진짜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무수한 별들 중에, 아무리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확률이 극히 낮다 하더라고 그 확률을 뛰어넘을 만큼 별이 많지 않는가. 당연히 지적 생명체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 몰래 지구에 숨어 들어와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 지도 모른다. 만약 없다면, 지구에 있는 우리가 전 우주에 있는 유일한 지적 생명체라면~~ 이건 말이 안된다. 지구의 인류는 우주의 나이로 보자면 곧 멸망할 것인데, 이 오묘하고 광대한 우주를 인식하는 이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섬뜩할 정도로 이상한 느낌이 든다. 아무도 없는 이 광활한 우주가 팽챙만 하고 있다? 상상이 안간다. 그렇게 되면 존재의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게 생각해보니, 지구의 인류가 생겨나기 전에, 우주를 알아주는 이는 누가 있었을까? 그냥 무심하게 별들이 생기고 사라지고 팽창하고 그랬을까? 아무도 없이?

사실 나는 이 우주의 지적 생명체보다 이 우주 자체가 무엇일까가 더욱 궁금하다. 이 우주의 본질은 무엇이고, 어떻게 생겨났고, 우주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공간이라는 개념이 무한하다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와 닿질 않는다. 우주에 관련 책이나 영화를 보고 나면, 좀 더 그렇다. 그래서 회사생활에 스트레스를 받곤 하면, 범 우주적으로 생각을 하려고 한다. 이 광활하고 무한한 우주 속에서 한낱 사람이, 촛불 연기처럼 살다가 살 터인데,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냐고 말이다.

 

[영화 <콘택트>]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 <콘택트>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의 내용이 영화와 완벽하게 같지는 않았던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은 소설도 괜찮았지만, 살짝 각색한 영화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엘리 혼자 기계에 탑승하고, 아무도 엘리의 경험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캠코더에 아무 신호없이 녹화된 것이 17시간이었다는 사실이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엘리의 경험이 진짜였다는 것을 알려주었으니 말이다.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더 크면 이 영화를 같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 리뷰는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를 수정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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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da 2016-04-03 0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스모스의 저자의 작품이네요. 책과 영화 보고 싶네요. 덕분에 재밌는 책을 알게 되었네요. 고맙습니다.

bookholic 2016-04-03 10:12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 이유로 읽었습니다. 영화도 재미있습니다~~ 즐감하세요~
 

우선 그 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 김수영

 

우선 그 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그 지긋지긋한 놈의 사진을 떼어서

조용히 개굴창에 넣고

썩어진 어제와 결별하자 

그 놈의 동상이 선 곳에는

민주주의(民主主義)의 첫 기둥을 세우고

쓰러진 성스러운 학생(學生)들의 웅장(雄壯)한

기념탑(紀念塔)을 세우자

아아 어서어서 썩어빠진 어제와 결별하자

 

이제야말로 아무 두려움 없이

그 놈의 사진을 태워도 좋다

협잡과 아부와 무수한 악독의 상징인

지긋지긋한 그 놈의 미소하는 사진을―

대한민국(大韓民國)의 방방곡곡에 안 붙은 곳이 없는

그 놈의 점잖은 얼굴의 사진을

동회(洞會)란 동회(洞會)에서 시청(市廳)이란 시청(市廳)에서

회사(會社)란 회사(會社)에서

××단체(團體)에서 ○○협회(協會)에서

하물며는 술집에서 음식점에서 양화점(洋靴店)에서

무역상에서 개솔린 스탠드에서

책방에서 학교에서 전국(全國)의 국민학교(國民學校)란 국민학교(國民學校)에서 유치원(幼稚園)에서

선량한 백성들이 하늘같이 모시고

아침저녁으로 우러러보던 그 사진은

사실은 억압과 폭정의 방패이었느니

썩은 놈의 사진이었느니

아아 살인자(殺人者)의 사진이었느니

너도 나도 누나도 언니도 어머니도

철수도 용식이도 미스터 강도 류(柳)중사도

강중령도 그놈의 속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무서워서 편리해서 살기 위해서

빨갱이라고 할까보아 무서워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편리해서

가련한 목숨을 이어가기 위해서

신주처럼 모셔놓던 의젓한 얼굴의

그 놈의 속을 창자밑까지도 다 알고는 있었으나

타성같이 습관같이

그저그저 쉬쉬하면서

할 말도 다 못하고

기진맥진해서

그저그저 걸어만 두었던

흉악한 그 놈의 사진을

오늘은 서슴지않고 떼어놓아야 할 날이다

 

밑씻개로 하자

이번에는 우리가 의젓하게 그 놈의 사진을 밑씻개로 하자

허허 웃으면서 밑씻개로 하자

껄껄 웃으면서 구공탄을 피우는 불쏘시개라도 하자

강아지장에 깐 짚이 젖었거든

그 놈의 사진을 깔아주기로 하자……

 

민주주의(民主主義)는 인제는 상식(常識)으로 되었다

자유(自由)는 이제는 상식(常識)으로 되었다

아무도 나무랄 사람은 없다

아무도 붙들어갈 사람은 없다

 

군대(軍隊)란 군대(軍隊)에서 장학사(獎學士)의 집에서

관공리(官公吏)의 집에서 경찰(警察)의 집에서

민주주의(民主主義)를 찾은 나라의 군대(軍隊)의 위병실(衛兵室)에서 사단장실(師團長室)에서 정훈감실(政訓監室)에서

민주주의(民主主義)를 찾은 나라의 교육가(敎育家)들의 사무실(事務室)서

사․일구 후의 경찰서(警察署)에서 파출소에서

민중(民衆)의 벗인 파출소에서

협잡을 하지 않고 뇌물을 받지 않는

관공리(官公吏)의 집에서

역(驛)이란 역(驛)에서

아아 그놈의 사진을 떼어 없애야 한다

 

우선 가까운 곳에서부터

차례차례로

다소곳이

조용하게

미소를 띄우면서

 

영숙아 기환아 천석아 준이야 만용아

프레지덴트 김 미스 리

정순이 박군 정식이

그놈의 사진일랑 소리없이 떼어 치우고

 

우선 가까운 곳에서부터

차례차례로

다소곳이

조용하게

미소를 띄우면서

극악무도한 소름이 더덕더덕 끼치는

그놈의 사진일랑 소리없이

떼어 치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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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트 1
칼 세이건 지음, 이상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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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스포일러 포함/기억력에 의한 내용상 오류 있을 수 있음.

 


 

[칼 세이건 예찬]

아주 예전에 칼 세이건이 쓴 <코스모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내가 읽은 과학 관련 서적 중 한두 손가락에 뽑을 만한 책이다. 책의 내용도 알차지만, 쉽게 쓰여서 읽고 나서 정말 감동을 받은 책이다. 그 이후로 누군가 과학에 관련하여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스스럼없이 이 책을 가장 먼저 알려주었다. 그 책을 읽기 전에도 지은 칼 세이건이라는 분의 이름은 알고 있었는데, 그 책을 읽고 나서는 지은이 칼 세이건에 대해서 더 알아보았다. 사진 속의 밝은 미소와 달리 그가 이미 운명했다는 소식은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골수성 백혈병으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그가 지은 책들 목록을 보면 낯익은 제목이 하나 있다. <콘택트>. <콘택트>는 참 재미있게 봤던 영화다. 그 영화의 원작 소설을 바로 칼 세이건이 썼다. 천문학자였던 그가 자신의 전공을 바탕으로 소설까지 쓴 것이다. <코스모스>를 읽고 나서, 언젠가는 <콘택트>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이렇게 금방 흘렀다. 이제서야 그 소설을 읽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SF 과학 영화가 많은 인기를 끌었다. 생각나는 것만 해도,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마션> 등이 있다. 그 영화들을 보면서, 예전에 보았던 <콘택트>라는 영화가 생각났고, 원작 소설을 읽기로 다짐했던 생각났다. 최근에 영화들 중에는 <인터스텔라> <콘택트>와 비슷한 성향의 영화가 아니었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 웜홀을 통한 시공간을 여행하고, 아버지와 딸 사이의 각별한 사이도 그렇고 말이다. 아무튼 이번에 이 소설을 보면서 칼 세이건에 대한 존경심도 다시 생기고예전에 보았던 영화 <콘택트>도 다시 생각났다. 한번 더 보고 싶다. 칼 세이건이 운명한 것은 1996, 영화 <콘택트>가 개봉한 것이 1997... 영화가 그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제작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1985년에 출간한 것이고, 내가 읽은 것은 우리나라에서 2001년에 출간한 책이다. 책표지에 리즈 시절의 조디포스터와 <인터스텔라>에서도 열연했던 매튜 매커너히의 젊은 시절 사진이 있어 반갑기도 하고, 세월의 무상함도 느꼈다.

 

[세티 프로젝트]

세티(SETI) 프로젝트라는 것이 있다.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의 약자로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를 하는 활동이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이 소설은 그 단체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지은이는 머리말에서 이야기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엘리 역시 그런 외계 지적 생명체를 탐사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주인공 엘리.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은 소녀였다. 직접 라디오를 분해해보고, 수리도 하곤 했다. 그러다가 시골에서 별구경을 하게 되었는데 큰 감동과 충격을 받았다. 그 이후 별에 대한 일종의 동경을 갖게 되었다. 엘리의 호기심은 사춘기가 되어도 여전했다. 중학교 때 π가 무한소수인 이유를 선생님한테 질문했다가 답은 받지 못하고 무시를 당하는 일이 있었다. 엘리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도서관에 가서 직접 알아보기도 했다. 잠깐 π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원주율이라는 많이 알고 있다. 그런데, 그 π는, ‘π/4= 1-1/3+1/5-1/7+...’라는 신기한 식이 있다. 엘리는 그런 것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π가 초월수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초월수가 뭐였더라? 나도 들어는 봤는데, 정의는 잘 떠오르지 않아서 인터넷을 찾아보았다. 초월수는 정수 계수로만 이뤄진 유한 차수 다향식의 해가 될 수 없는 수들을 말한다고 한다. 정의도 쉽지 않다. 그러니까 유한 차수 다항식이라고 하면 흔히 고차 방정식을 이야기 하는 것 같고... 그 계수들이 모두 정수인 경우, 그 고차 방정식의 해가 될 수 없는 값들그런 값들을 초월수라고 하는 것이다. π 가 그 초월수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증명하지?

다시 소설 이야기로 돌아와서… 엘리는 초월수가 아주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엘리는 호기심이 많은 소녀였다. 그렇게 호기심 많은 평범한 엘리에게 어느날 좋지 않은 일이 생겼다. 어느날 갑자기 뜻하지 않게 아빠가 돌아가셨다. 그리고 2년 뒤, 엄마는 존 스터튼이라는 물리학자와 재혼을 했다. 그런 엄마에게 실망하기도 했지만, 존 스터튼이란 사람은 엘리를 여자라고 무시를 했다. 특히 엘리가 공학과 수학 공부하는 것에 대해 무시했다. 그래서, 엘리는 그것에 반항의 의미로 공학을 더 열심히 공부했다. 엘리는 존과 계속된 갈등을 빚었고, 하버드 대학교에 진학하고 나서야 독립하여 그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하버드 대학교 시절 우연히 전파망원경을 보고 나서, 그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칼텍 연구소에서 전파천문학으로 석사를 마쳤다. 그 석사 과정에 유명한 교수님들도 알게 되었는데괴짜에 독불장군 같은 드럼린 교수, 자상한 교수 발레이언 등을 알게 되었다. 특히 발레리언은 외계 생명체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엘리도 그를 통해 틈틈이 외계생명체에 대한 관심을 높여갔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외계생명체의 탐사에 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티 프로젝트도 그렇게 알게 되었다.

 

[ 직녀성으로부터 온…

엘리는 박사학위 후에는 푸에르토르코에 있는 전파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미국에 있는 아르고스 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전파망원경을 이용하여 외계생명체 탐사에 관한 연구를 계속했다. 그것은 끈질기고 지루한 작업일 수 있지만, 엘리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언젠가는 반드시 외계 생명체와 연락이 닿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이 광활한 우주에 지적 생명체가 지구에만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어느날 드럼린 교수가 찾아왔다이 비싼 망원경들을 이용하여 외계생명체 탐사를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하면서, 전파망원경을 퀘이사, 우주의 기원 등에 쓸 수 있도록 양보해달라고 주장을 했다. 엘리는 자신이 하는 일이 더 중요한 것이라며 거절했다.

그러던 어느날 전파 망원경의 신호 경보음이 울렸다. 직녀성 부근에서 9GHz 의 신호가 강하게 퍼져왔다. 엘리를 비롯한 연구소 사람들은 이 신호로 흥분을 했다. 그 신호가 진짜 우주로부터 오는 신호인지 면밀히 확인을 했다. 먼저 연구소 주변의 공군 등에서 오는 잘못된 신호인지 먼저 확인해봤다. 하지만, 전혀 그런 신호는 없었다. 분명 직녀성 부근에서 오는 신호였다. 직녀성은 우리가 밤하늘에 보는 별 중에 가장 별이고, 26 광년 떨어진 별이다. 그리고 별의 나이는 4억년 정도 되는 비교적 젊은 별이었다. 그렇게 나이가 적은 별의 행성에 문명을 가진 생명체가 있다는 것이 의아스러웠지만, 신호는 분명했다. 불분명한 것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안되니까 외부 발표는 조심스러웠다. 직녀성에 오는 신호를 계속 받기는 하는데, 지구가 자전을 하니 직녀성이 지구 건너편으로 사라지게 되면 신호를 받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른 나라의 관측소에 부탁을 해서 직녀성으로부터 오는 신호를 받아달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들어온 파동을 확인해보니 이진수로 나타낼 수 있었고그 이진수를 십진수로 바꿔보니 59, 61, 71, ... 등 소수의 연속이었다. 소수란 1과 자신 이외의 나눌 수 있는 약수가 없는 수들, 2, 3, 5, 7, 11,… 등을 이야기한다. 이런 소수들만 보낸다는 것은 절대 우연일 수 없다. 누군가 고의로 보내고 있다는 신호다. 외계 생명체 말이다. 엘리는 이제 확신을 가지고 학계와 정부에 이 사실을 알렸다. 백악관 과학 고문, 정부 관련자와 드럼린, 발레리언 등 학계 등 많은 사람들이 아르고스 연구소로 모여들었다. 독불장군으로 각을 세웠던 드럼린 교수도 호의적이었고, 신호에 대한 해석에 온 힘을 쏟았다. 그들의 이런 움직임을 언론도 눈치를 채서, 이 소식은 온세계의 뉴스거리가 되었다.

드럼린은 전달되어오는 파동에 편광 성질이 있다고 했고그것을 분석했더니 어떤 영상 파형이 잡혔고, 그 영상을 해석해보니 충격적이게도 1936년 히틀러의 베를린 올림픽 개회식 선언이었다. 그곳에 보여 있던 이들은 모두 충격을 받았다. 누군가의 모략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영상의 충격이 가라앉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았다. 세계 최초 TV 방송은 바로 베를린 올림픽 개회식에서 히틀러가 개회선언을 하는 장면이었다고 한다. 이 전파는 무척 셌다고 하고, 이 전파는 전우주로 퍼져나간 것이다. 그리고 26년이 지나 이 전파는 직녀성에 도착을 하게 되었고, 직녀성에서는 이 신호를 받아서 다시 지구로 쏘아 보내면 다시 26년에 걸쳐서 지구에 온다는 것이다. 그렇게 도착한 전파를 잡은 것이라는 것이다. 직녀성에 문명을 가진 생명체가 있다는 증거가 더 확실해졌다.

 

[메시지를 분석해라]

이후 엘리는 정부의 지원하에 직녀성으로부터 오는 전파를 받았고, 드럼린 교수, 발레리언 등과 함께 전파에 대한 분석을 했다. 그러면서, 엘리는 대통령 과학 자문인 데어 헤르와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참고로 이야기하면 이 러브라인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큰 주된 것은 아니다.

메시지가 계속 들어오는데 직녀성이 지평선 건너편으로 지고 나면 못 받으니까 다른 나라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이제 이 직녀성으로부터 오는 신호에 대한 연구는 전 지구적인 활동이 되었다. 교류가 끊겼던 소련의 천문학자들과도 다시 만나 같이 연구했다. 엘리는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베게이 등 많은 과학자들과도 다시 만났다. 그리고 그들의 협력은 또 다른 성과를 이루어냈다. 직녀성에서 오는 신호 속에서 또 다른 신호를 잡아낸 것이다. 그 신호들을 해석해보니, 무슨 도면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어떤 기계를 만드는 매뉴얼 같은데, 메시지를 정확하게 해독을 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직녀성에서 오는 반복되는 신호 속에 그 메시지를 해독할 수 있는 신호가 포함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모든 신호를 저장했다.

그리고 세계 메시지 컨소시엄이 열렸다. 그것은 직녀성으로부터 오는 신호를 분석하자는 전 지구적인 모임이었다. 참가하고 싶은 나라는 모두 참석을 할 수 있었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모여서 메시지를 분석하기로 한 것이다. 과연 그들은 직녀성으로부터 온 메시지가 어떤 내용인지 분석을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그들 중에는 회의적인 사람들도 있었다. 그 기계를 만들면 그 기계가 지구를 파멸시킬 수도 있다고 말이다. 트로이 목마처럼... 그래서 만들지 말자고 하는 부류들도 있었다. 아주 일리 없는 말은 아니다. 그리고 도면에 도면에 다섯 개의 의자가 있었는데, 만약 기계를 만들게 되면 그 의자에 누가 앉아야 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사실 모두 뒷이야기이고, 그보다는 우선 메시지 해독이 먼저였다.

여기까지가 1권의 이야기이다.

 

 

※ 이 리뷰는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를 수정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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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간은 평생을 그렇게 누군가의 욕망에 호응하느라 부산하다.

삶 자체가 인정 투쟁이라고.

하지만 모든 건 결국 밸런스의 문제다.

우리나라엔 남의 욕망에 복무하는 데 삶 전체를 다 쓰고 마는 사람들, 

자기 공간은 텅텅 빈 사람들, 너무나 많다. 

당신만의 노선을 찾고 그리고 거기서 자존감, 되찾으시라. 

시간이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 

쉽지도 않다. 하지만 그 길은 당신 스스로 찾는 수밖에 없다. 

다만, 결코 친절해지진 말라는 거. 

오히려 이제부턴 차근차근, 남의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을 하라는 거. 

남의 기대를 저버린다고 당신, 하찮은 사람 되는 거 아니다. 반대다. 

그렇게 제 욕망의 주인이 되시라. 자기 전투를 하시라. 

어느 날, 삶의 자유가, 당신 것이 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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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 자신이 온전히 자기 욕망의 주인이 된다는 게 얼마나 힘이 드는 것인지 안다.

그래서 이제 누구나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 없이는, 평생을,

남의 기대를 위해 자신의 인새을 쓰고 만다.

단 한 번밖에 없는 삶에 그만한 낭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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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 그런 거 없다. 매는 그냥 매다.

악법도 법이다? 아냐. 악법, 바꿔야 한다. 

악법 만나면 싸워. 시민불복종 공부하고.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노. 하나 보면 하나 안다. 사람 속단하는 거 아니다.

남자는 군대 가야 사람 된다? 천만에. 가야 하니까 가는 거야.

선생님들 진학 지도, 참고만 하셔. 사실 선생님들도 그 과 나와서 실제 뭐 하는지 모른다.

하면 된다? 거짓말. 군바리 정권 시절 까라면 까라고 만든 문구. 안 되는 거 있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 핑계다.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 구축하라고 국가 있다.

적어도 <삼국지> 열 번 읽어라? 쓸데 없다. 철저한 한족 중심 사관의 재밌는 무협지.

제갈공명이 칠종칠금했던 남만 호족 이야기에서 배울 건 베트남인들 불굴의 정신이다. 제갈공명 꾀가 아니라.

동방예의지국, 이건 우리 조상들이 공물 상납 잘하고 종주국 예우 잘했다는 중국인들 칭찬이다. 뭐 자랑스러울 거 없다.

담배 피우면 머리 나빠진다. 경험상 그건 대충 맞다.

심지어는 정력도 감퇴된다. 각오는 하고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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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냥 그 일을 하는 거다.

실패를 준비하며 핑계를 마련해두는 데 에너지를 쓸 게 아니라,

토 달지 말고, 그냥, 그 일을 하는 거, 그게 그 일을 가장 제대로 하는 법이다.

그런다고 하고 싶은 대로 다 되느냐.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겠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 거지.

하지만 해보지도 않는데 그걸 도대체 어떻게 알겠나.

하지도 않고 하고 싶은 대로 되길 바라는 건 멍청한 게 아니라 불쌍한 거다.

자기 인생에 스스로 사기 치는 그라고.

그리하여 그 꿈을 말하는 대신 이렇게 외쳐야 한다고 믿는다.

"하면 된다!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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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이 버는 것보다, 비싼 집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더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제나름의 고유한 스타일을 가지는 거라 믿는다.

그게 없는 사람은 도무지 섹시하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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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다, 지금 당신은 당신의 삶과 미래가 당신의 계획과 실천에 의해 대부분 결정 난다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실제 당신 삶 중 상당 부분은 어느 날 갑자기 닥쳐온 우연에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인생의 주요 국면들이 그렇게 닥쳐온 우연과 재수에 어떻게 대처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는 거, 

생각해보면 당연한 거다.

당신을 위해 준비된 삶의 행로란 게 어딘가에 미리 저장되어 있는 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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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른 사람의 욕망을 위해 살면서도 스스로는 그걸 알지도 못한다는 것의 의미는,

자신이 자기 삶의 주인이 아니라는 말이다.

남을 기쁘게 하는 데 자기 인생을 다 쓰고 만다는 건,

멍청한 걸 넘어 슬픈 일다.

그러니 거절하는 걸 두려워 마시라.

그 공포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도 모르고 사는 것처럼 삶의 낭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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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선택에는 반드시 리스크가 따른다. 

모든 선택에 따른 위험부담을 제로로 만들어달라고 한다면 그건 삶에 대한 응석이다. 

그러니 중요한 건 선택의 이유다. 나머지는 그 이유를 붙들고 감당하는 거다. 

스스로 설득될 이유가 있는지 생각해보고, 

만약 그런 게 있다면, 그럼 누가 뭐라고 하든 그 결과까지 자신이 감당하는 것, 그게 어른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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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제일 바보가 해보고 싶은 게 명백하게 있는데

그걸 시도조차 안 해보고 접는 거야.

몰라서 못 하면 할 수 없지. 근데 당신은 알잖아. 그 자체가 행운이야.

자기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거든.

당신 690년쯤 살 건가.

22세기에 한번 시도해보려고?

어차피 앞으로 한 50년 살면 기력 떨어져요.

기력 있을 때 하고 싶은 거 다 도전해봐야지.

아직 20대에 불과한데 괴로운 걸 왜 억지로 하고 앉았어.

해보고 싶은 것만 해도 시간이 모자라는 판국에. 

왜 사나. 행복하려고 하는 거잖아.

불행하면 관두는 거야. 대신 가이드가 당신한테 무한한 행복만 가져다줄 거라곤 기대하지 마.

그런 건 없으니까. 세상에 좋기만 한 건 없잖아.

그건 당신도 알지? 가이드가 재미없으면 또 다른 거 하는 거지 뭐.

직업 하나만 가지고 평생 사는 거 그거 요즘 자랑 아냐. 겁내지 마. 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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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 90대 80대 70대 60대 4인의 메시지
피천득 외 지음 / 샘터사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참고] 기억력에 의한 내용상 오류 있을  있음.

 

 


 

[반가운 만남]

이 책은 알라딘 인터넷 중고서점을 돌아다니다가 알게 된 책이다. 지은이가 네 분 중에 법정 스님과 최인호를 워낙 좋아해서 눈이 갔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먼저 주문해갈까 싶어 얼른 주문했다이런 것 또한 중고서점을 이용하는 또 다른 즐거움인 듯하다. 일명 보물찾기.

이 책은 월간 <샘터> 400호 기념으로 엮은 책이다. <샘터> 잡지라고 하면, 예전에 공공기관 등에서 순서를 기다리면서 읽었던 기억들이 있다. 군대에 있을 때도 읽었던 기억도 있다. 학창시절 사촌형 집에서 봤던 기억도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금껏 살아오면서 여기저기서 <샘터>를 봤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만큼 유명하고 오래된 월간지이다. 검색해보니, 여전히 샘터는 계속 출간되고 있다. 그리고 올해 2016 4월호가 창간 46주년이라고 한다. 책 가격도 놀랄만큼 싸다. 아메리카노 한잔보다 싸다. 다음에 책 주문할 때 같이 구입해 봐야겠다. 그런 <샘터> 400호 기념으로 2003 4월에 피천득과 김재순, 법정스님과 최인호의 대담을 하였고, 그 대담을 엮은 책이 바로 이번에 읽은 책이다.

피천득은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린 <인연>이라는 수필로 유명한 수필가이고, 김재순은 몰랐던 사람인데, 국회의장도 지낸 정치인이자, 샘터사를 창간하였고, 지금은 고문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샘터>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법정스님과 소설가 최인호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책이 출간될 당시 피천득은 90, 김재순은 80, 법정스님은 70, 최인호는 60대여서이 책의 부제가 <90 80 70 60 4인의 메시지>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김재순을 제외한 나머지 3분은 이제 모두 고인이 되셨다. 법정스님의 책들은 대부분 다 읽었고, 최인호의 책들도 많이 읽었는데, 모르고 있던 그들의 책을 인터넷 중고서점에서 만나니 얼마나 반가운 줄 몰랐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를 외진 골목길에 우연히 만난 그런 기분이다. 이 책은 지은이들이 말씀하신 내용 그래도 적어놓아서 눈을 감으면 그들이 서로 마주보면서 말씀하시는 장면이 눈에 떠오른다. 오랜만에 법정스님과 최인호의 육성을 듣는 기분이어서 정말 좋았다.

 

[90대와 80대의 대화]

수필가 피천득. 그의 책을 읽어본 적은 없고, 앞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학창시절 배운 <인연>이라는 수필이 내가 읽은 그의 유일한 작품이다. 솔직히 나는 <인연>이라는 수필에 큰 감동을 받지 못해서, 그가 대작가라는 것은 알겠지만, 나에게는 그저 교과서에 나온 수필의 지은이라는 느낌만 가지고 있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피천득 선생님의 삶을 다룬 책이나 그가 쓴 수필집을 한번 정독을 해봐야겠다.

피천득과 김재순이 나눈 대화...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나누셨고두 분 사이의 오랜 친분으로 그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하셨고, 우리 나라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도 하셨다. 김재순이 정치에 몸을 담기도 해서인지, 정치에 관한 이야기도 했다. 당시의 정치와 언론이 문제라고 생각하겠지만, 오늘날의 정치와 언론을 생각하면, 그시절의 정치는 더욱 민주주의에 가까웠고, 언론 또한 그렇게 자유로웠던 시절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스컴, 즉 언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저널리즘이 해서는 안 되는 두 가지를 이야기했는데,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오늘날 언론들이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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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우암(김재순) : 정치뿐 아니라 매스컴도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인데요.

매스컴 얘기를 하니 저는 '저널리즘이 해서는 안 되는 두 가지가 있다

즉 권력에 아부하는 것,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거시다;

라는 말이 떠오르는데 선생님께서는 요즘의 매스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금아(피천득) : 매스컴은 우선 거짓과 왜곡을 행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디까지든 정직해야 되고, 또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야지요.

다른 것을 가져다 붙이거나 하지 말아야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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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 요즘 이것에 관해 가끔씩 생각하는 나이가 되었다. 세월의 빠름을 깨달았고, 체력의 저하를 자주 느껴서인지, 간혹 나이듦에 대해 생각을 한다. 나이 든 모습. 우리 아이들이 자란 모습의 상상. 피천득은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젊음 날의 방황과 욕망, 분노, 초조감 같은 것들이 지그시 가라앉고 안정된다는 의미라고 하셨다. 나는 아직도 작은 일에 분노하고 초조감을 자주 느끼니 아직 젊다고 해야 하나? ^^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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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금아(피천득) : 나이가 든다는 건 젊은 날의 방황과 욕망, 분노, 초조감 같은 것들이

지그시 가라앉고 안정된다는 의미이지요.

인생을 관조하고 지난날을 회상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도 있고요.

늙음이란 물론 젊음만은 못하겠지만, 잘 늙는 경지에 이르면

노년도 아름다울 수 있고 또 어느 순간 죽음이 닥쳐와도 두렵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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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와 60대의 대화]

법정스님과 최인호의 대화가 2부로 이어진다. 최인호는 천주교 신자이면서도 한때 불교에 깊게 빠져서 <나는 아직도 스님이 되고 싶다>라는 책을 쓰기도 하고, 경허 스님의 일대기를 그린 <길 없는 길>이라는 소설을 쓰기도 했다. 그만큼 최인호도 불교에 대한 이해가 깊고, 한편으로 천주교 신자로써의 믿음도 깊다. 그래서인지 두 분은 종교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했고, 상대방의 종교를 이해를 해주셨다. 두 분처럼 상대방의 종교를 이해해준다면, 이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 분쟁, 종교 전쟁이 없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다.

두 분의 말씀은 모두 가슴 깊이 새겨야 할 인생의 가르침이라서, 한 자 한 자 빼먹지 않고 가슴에 새겨야 할 말씀들이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법정스님은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고 말씀하신다. 어쩌면 그런 사실을 알고 있지만자신도 모르게 욕망에 빠지고 욕심에 휩싸여 그 진실을 잊고 살지도 모르겠다.

===================================

(72~73)

법정스님 : 행복이란 어디 먼 곳에 있는 게 아니지요.

우리에겐 원래 행복할 수 있는 여러 조건이 있고,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그것은 고마운 일이 될 수도 있고

불만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소욕지족(少欲知足), 작은 것을 갖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알면,

행복을 보는 눈이 열리겠지요.

일상적이고 지극히 사소한 일에 행복의 씨앗이 들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최인호 : 행복의 기준이나 삶의 가치관도 세월에 따라 변하는 것 같습니다.

~~

지금은 '마음이 가난한 자는 행복하다'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가난 자체가 행복한 것은 아니죠.

사실 빈곤과 궁핍은 불행이잖습니까.

마음이 가난하다는 말은, 행복이란 마음에서 비롯되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같은 온도에서 추워 죽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정신이 번쩍 들도록 서늘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모든 것은 마음에서 나오지만 특히 행복은 전적으로 마음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

....

최인호가 법정스님의 하신 예전의 말씀을 다시 이야기해주는 경우가 여럿 있었다. 그 중에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고 한다. “마음에서 생각이 나오고생각에서 말이 나오고말에서 습관이 나오고습관이 성격이 되고성격이 운명을 이룬다.” 이 말씀이 너무 공감이 가서 다이어리에 적어 놓았다.

올해도 여지없이 봄이 왔다. 봄이 오면 한번쯤은 장영희 교수님이 생전에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남은 생에 봄이 몇 번이나 더 올까 생각을 하면, 이 아름다운 봄을 만끽해야 하고, 감사해야 한다는 말씀. 올 봄은 좀더 많은 시간을 식구들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인호는 같은 봄이라도 불치병에 걸렸을 때 보는 봄의 풍경은 다르다면서,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마음의 벽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사람은 그 벽 속에 갇혀 있으면서 남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연의 진정한 아름다움도 못 본다고 하셨다. 나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나 또한 마음 안에 큰 벽이 있는 것 같다. 그 안에 갇혀 지내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그런 것 때문에 작은 일에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

(134)

최인호 : 사람은 다 벽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마다 자기의 벽 속에 갇혀 남을 인정하지 않으려 든다는 것이죠.

해마다 맞는 봄이지만 불치병에 걸렸을 때 보는 봄의 풍경은 정말 다르거든요.

평소에는 바보의 벽에 가로 막혀 그걸 인식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 벽을 뛰어넘어야만, 그 벽을 부서뜨려야만 사람은 변화할 수 있고,

남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요즘은 집에만 오면 아빠를 찾는 아이들이 있어서 외롭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외롭다는 생각을 자주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그 외로움이 그리 싫다는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 친구들이 그렇다고 스님은 되지 말라는 미소 짓게 하는 충고도 하였다. 그러면서도 속으로 ‘내가 이상한 것인가?’라는 생각도 했는데, 이 책에서 법정 스님은 사람은 때로 외로울 수 있어야 한다고 하여 공감하였다. 외로움에 너무 갇혀 있으면 안되지만, 외로움은 옆구리에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라는 멋진 표현으로 말씀하셨다.

===================================

(140)

법정스님 : 사람은 때로 외로울 수 있어야 합니다.

외로움을 모르면 삶이 무디어져요.

하지만 외로움에 갇혀 있으면 침체되지요.

외로움은 옆구리로 스쳐 지나가는 마른 바람 같은 것이라고 할까요.

그런 바람을 쏘이면 사람이 맑아집니다.

===================================

두 분의 대화가 너무 짧게 끝이 나서 아쉬웠다. 이젠 두 분의 대담을 볼 수 없어서 더 아쉽고… 어쩌면 저 세상에서 만나 지금도 활짝 웃으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계실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 중간중간에 대담 당시 촬영한 지은이들의 사진들을 담고 있는데, 그 모습이 여유롭고도 슬기로운 모습에, 지성까지 묻어나는, 아름답게 늙은 모습 그대로였다. 그 사진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아름답게 늙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그건 먼 미래의 이야기이고, 지금 이 순간 이 아름다움 봄을 같이 즐겨야겠다는 다짐하였다. 그런데, 내일 미세먼지가 잔뜩 끼면 어쩌나? 한편으로 또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

 

 

※ 이 리뷰는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를 수정하여 작성함.

 

 

우암(김재순) : 정치뿐 아니라 매스컴도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인데요.
매스컴 얘기를 하니 저는 `저널리즘이 해서는 안 되는 두 가지가 있다.
즉 권력에 아부하는 것,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거시다;
라는 말이 떠오르는데 선생님께서는 요즘의 매스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금아(피천득) : 매스컴은 우선 거짓과 왜곡을 행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디까지든 정직해야 되고, 또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야지요.
다른 것을 가져다 붙이거나 하지 말아야 하지요.

우암(김재순) : 정치뿐 아니라 매스컴도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인데요.
매스컴 얘기를 하니 저는 `저널리즘이 해서는 안 되는 두 가지가 있다.
즉 권력에 아부하는 것,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거시다;
라는 말이 떠오르는데 선생님께서는 요즘의 매스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금아(피천득) : 매스컴은 우선 거짓과 왜곡을 행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디까지든 정직해야 되고, 또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야지요.
다른 것을 가져다 붙이거나 하지 말아야 하지요.

(72~73쪽)
법정스님 : 행복이란 어디 먼 곳에 있는 게 아니지요.
우리에겐 원래 행복할 수 있는 여러 조건이 있고,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그것은 고마운 일이 될 수도 있고
불만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소욕지족(少欲知足), 작은 것을 갖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알면,
행복을 보는 눈이 열리겠지요.
일상적이고 지극히 사소한 일에 행복의 씨앗이 들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134쪽)
최인호 : 사람은 다 벽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마다 자기의 벽 속에 갇혀 남을 인정하지 않으려 든다는 것이죠.
해마다 맞는 봄이지만 불치병에 걸렸을 때 보는 봄의 풍경은 정말 다르거든요.
평소에는 바보의 벽에 가로 막혀 그걸 인식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 벽을 뛰어넘어야만, 그 벽을 부서뜨려야만 사람은 변화할 수 있고,
남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140쪽)
법정스님 : 사람은 때로 외로울 수 있어야 합니다.
외로움을 모르면 삶이 무디어져요.
하지만 외로움에 갇혀 있으면 침체되지요.
외로움은 옆구리로 스쳐 지나가는 마른 바람 같은 것이라고 할까요.
그런 바람을 쏘이면 사람이 맑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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