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할까요? 4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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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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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에도 그 전과 마찬가지로 ‘2대 커피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커피에 관한 이야기들이 풍성하였단다.

싸이폰 커피라는 말은 아빠가 처음 들어봤어. 만화이다 보니 그림과 함께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데도 쉽게 와 닿지 않을 만큼 뭔가 복잡한 커피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추출 과정 전체를 밖에서 볼 수 있다는 특징을 가졌다는 것만 이해를 했어. 그리고 더치 커피는 그 전에도 한번 나왔었는데, 다시 한번 자세하게 나왔단다. 옛날에 네덜란드가 그들의 식민지인 인도네시아에서 커피를 유럽으로 가지고 가면서 찬물로 내린 커피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정작 네덜란드 사람들은 모르고, 일본에서 대중화를 시켰다고 하는구나. 찬물을 조금씩 떨어뜨려서 오랫동안 추출하기 때문에 커피의 눈물이라고도 한대. 싸이폰 커피와 더치 커피. 모두 일본에서 대중화를 이루었다고 하는구나. 일본은 녹차를 중심으로 한 동양차에 비해 커피는 관심도가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구나.

 

1.

4권에서는 유달리 아빠가 모르는 커피에 대해서 많이 나왔어. 방탄 커피!? 커피에 버터를 넣는다고? 이 커피의 정식 이름은 불릿 프루프 커피(Bullet proof coffee)라고 한대. 이 커피는 마시면 총알도 막을 만큼 강해진다고 해서 이름 붙였다고 하는데, 어떤 실리콘밸리의 백만장자가 티벳 고산 등반에서 현지인들이 추위를 이리고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밀크티에 버터를 넣어 먹는 것을 보고 만들었다고 하는구나. 은근히 끌리더구나. 커피숍에 가면 먹어볼 수 있는 것인가? 커피에 버터만 넣은 것이 아니야. 커피에 아이리쉬 위스키, 즉 술을 넣은 커피도 있어. 아이리쉬 커피. 그리고 급기야 커피에 생강청을 넣은 생강청 커피. 정말 다양한 커피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취재후기를 보니 생강청 커피는 작가가 만들어낸 상상 속의 커피였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이 만화의 자문을 주고 있는 커피숍 노아스로스팅에 생강청 커피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재현하였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생강의 맛과 향이 워낙 강해서 우유 거품을 추가했더니 괜찮은 맛이 나왔대.

 

2.

한 개 에피소드를 끝내면서, 커피에 대한 예찬이나 명언을 실어주곤 하는데, 4권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런 글들이 실려있었단다. 예나 지금이나 커피를 즐겼던 사람들이 참 많았던 것 같구나. 나폴레옹도 커피를 즐겼다니….

- 커피가 없었다면 나는 아마 분별 있는 사람이 못 됐을 것이다. – 데이비드 레터맨

- 나에게 빚진 돈을 갚지 않아도 좋으니 그 대신 커피를 주게. – 나폴레옹

- 커피는 영혼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준다 알랭 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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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할까요? 3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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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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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에서는 먼저 커피에 관한 책을 번역한 김병순 번역가의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시작했단다. 그는 커피라고 하면 봉지커피밖에 모르던 문외한이라서 처음에는 커피에 관한 책을 번역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했어. 그래서 번역하는 데 공감할 수가 없어서 번역이 쉽지 않았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그는 원두 커피에 입문을 해서 원두 커피의 멋과 맛을 알고 난 뒤에 번역을 마칠 수 있었대. 사람마다 커피를 만나게 되는 계기도 다양한 것 같구나.

2권 이야기를 할 때 이야기한 것처럼 아빠가 몇 년 전에 회사 워크숍에 가서 처음으로 드립 커피를 해봤다고 했잖아. 그런데 신기한 게 같은 원두, 같은 물을 사용해도 어떻게 드립을 하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는 거야. 그것에 따라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가 있는 거겠지. 그래서 아빠는 드립 커피에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초보자를 위한 드립 커피가 있다는 구나. 클레버. 영리하다는 뜻을 가진 클레버. 대만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처음 드립 커피를 접하는 사람이나 집에서 간단히 드립 커피를 즐기고 싶을 때 사용하면 좋다고 하는구나. 클레버가 원주 종류에 관계없이 어느 정도 수준의 맛을 낸다고 해. 그래서 클레버가 웬만한 바리스타보다 낫다는 농담도 있다는구나.

 

1.

커피의 원료인 생두. 그러니 생두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 거야. 그리고 유능한 바리스타일수록 생두 고르는 능력도 뛰어날 테고 말이야. 예전에 우리나라는 일본을 거쳐서 생두를 수입했다고 하는데 엘 카페의 사장 강인규가 직접 생두를 수입해서 공급하게 되었대. 그가 그렇게 생두를 직접 수입하게 된 것은 콜롬비아 출신의 그의 아내 마르셀라의 조언이 컸다고 하는구나. 그들의 이야기도 3권의 한 에피소드로 소개되었어. 콜롬비아의 아그로 타타마라는 국립공원에서 파초라는 농부가 갖은 노력 끝에 유기농 커피 재배에 성공을 했고, 그것이 콜롬비아 최고의 생두가 되었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최고의 생두로 손꼽히게 되었고 말이야. 콜롭비아를 커피를 이야기하면서, 콜롬비아의 국민 커피라고 부르는 틴토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었어.

콜롬비아에 틴토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봉지커피가 있지 않을까?^^ 달달한 맛을 내는 봉지 커피의 맛도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일거야. 이 봉지커피라고 부르는 인스턴트 커피는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대중화되었는데, 예전에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 봉지커피를 먹고 극찬을 했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어. 등산이나 여행을 갈 때면 꼭 챙기는 봉지커피등산 정복 후 산 정상에서 보온병의 뜨거운 물로 타 먹는 봉지커피. 그 달달함은 등산으로 지친 노곤한 온 몸을 위로해 주곤 했단다. 언론에서 봉지커피의 속에 들어 있는 인산염이 몸에 좋지 않다고 하는데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어. 인삼염이 들어 있는 이유는 프림과 설탕이 잘 녹이기 위함인데, 그것이 몸에 나쁘려면 엄청난 양을 먹어야 한다는 거지.

2.

카페라테는 에스프레스에 우유를 첨가하는 것인데, 에스프레소의 검정색에 우유의 흰색의 만남은 맛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기도 한단다. 일명 라테아트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1980년대 후반 미국의 시애틀에서 데이비드 쇼머라는 사람이 시작하면서 대중화가 되었다고 하는데, 그 이후 바리스타의 필수 기술로 여겨진다고 한대. 그라테아크 경연대회도 있다고 하고하트 모양, 나뭇잎 모양은 기본이고, 에스프레소의 도화지에 우유라는 물감으로 그리는 한 편의 명작이 탄생하기도 한단다. 그런데 너무 훌륭하면 그 커피를 먹기 쉽지 않을 듯 하구나. 스푼 한번 휘저음으로 사라질 테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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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할까요? 2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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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3년 전에 회사에서 워크숍을 갔었는데, 거기서 커피 강좌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 실제로 드립 커피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말이야. 먹기만 했지. 만들어지는 것에 관심이 전혀 없었던 아빠가 처음으로 직접 커피를 내리는 것을 해봤는데, 그 경험이 신선했었단다. 가는 물줄기에 집중과 인내를 가지고 천천히 원을 그리면서 드립을 하는 작업이 잡념을 잊게 하기도 했어. 이 책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무조건 드립커피를 내린다고 하는구나. 그러면 무념무상이 되면서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진다고 하네. 그 말에 부족 공감이 가더구나.

 

1.

요즘 스페셜티 커피라는 말을 가끔 듣는 경우가 있어. 아빠는 그냥 특별한 무엇인가 있다는, 그래서 품질이 좋은 커피만을 이야기하는 줄 알았어.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 새로운 조류를 이끌고 있는 커피라고 하더구나. 커피에는 크게 세 가지 물결이 있었대.

첫 번째 물결은 19세기 폴저스라는 미국의 인스턴트 커피 회사가 문을 연 인스턴트 커피의 시대의 개막이라고 했어. 이 커피로 인해 세계 어디에서든 누구나 커피를 쉽게 마실 수 있게 되었대. 그리고 두 번째 물결은 1960년대 스타벅스의 개업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가 본격화됐고 에스프레소를 바탕으로 다양한 베리에이션 메뉴를 즐기는 대를 이야기한대. 베리에이션이라는 뜻은 에스프레소에 다양한 시럽, 생크림, 술 등을 넣은 커피를 말한대. 아직까지 이 두 번째 물결이 커피 세상을 주름잡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세 번째 물결은 2002 11월 미국 로스터스 길드의 소식지에 오클랜드에서 렉킹볼 커피 로스터스를 운영하는 트리시 로스갭이 처음 제 3의 물결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기존의 커피 맛에서 벗어나야 하며 그 출발을 생두에 있다고 했어. 이 세 번째 물결의 핵심이 바로 스페셜티 커피라고 하는구나. 이 스페셜티도 우리나라에도 점점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는데, ‘프릳츠라는 커피숍이 유명하대. 그래서 2권에서 그 커피숍이 등장하기도 했어. 스페셜티 커피가 기존 커피와 다른 점이 쓴 맛이 아닌 신맛을 발견하게 된 거야. 그래서 미국의 스페셜티 커피협회에서 품질을 측정하는 방법에 쓴맛이 아닌 신맛이 포함되어 있대. 그리고 스페셜티의 또다른 특징을 원산지를 나라가 아닌 지역 이름과 농부, 품종까지 자세히 적는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다음과 같은 기준도 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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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커피 재배의 이상적인 토양과 기후에서 생산된 아주 뛰어난 품질의 생두에서 추출된 커피.

2> 커피 생두 350g 당 결점두가 5개 이하. 향미에 결정적 악영향을 주는 결점두는 단 1개도 허용치 않음.

3> 커피 생두 수분 함유량은 수세식 커피 10~12%, 자연식 건조식 커피 10~13%.

4> 생산지 고유의 향미와 함께 그 향미에 결함이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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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읽어만 봐도 엄격하다는 것을 알 수 있구나. 그래서 이름을 스페셜티라고 했나 싶구나. 그런데 이 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진심이 담긴 커피라면 종류와 가격에 상관없이 모두 스페셜하지 않을까?

 

 

2.

커피로부터 위로를 받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아빠도 사실 습관처럼 커피를 마시기는 하지만, 마음이 심란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더욱 커피 생각이 나고, 커피향에 잠시 마음의 평온을 찾는 느낌이 들기도 한단다. 그리고 달달한 커피로 위로를 받기도 한단다. 그런 커피의 대명사라고 하면 아포가토라는 커피가 아닐까 싶구나. 아빠는 아포가토라는 커피가 에스프레소에 아이스크림을 넣은 것인 줄만 알았는데,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젤라토 위에 에스프레소를 부어서 만든 것이래. 쓰디 쓴 에스프레소와 달디 단 젤라토의 만남. 이것을 보면서 갈등의 우리 사회, 양극화의 우리 사회도 아포가토처럼 화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 아빠가 너무 나간 걸까? ^^

….

2권에서도 커피에 대한 상식들이 많이 나왔어. 아빠가 커피에 대한 상식이 부족하긴 부족했나 보다. 에스프레소가 빨리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고, 영어로 하면 익스프레스란 뜻도 처음 알았으니 말이야. 그리고 더치 커피라는 것은 차가운 물이나 상온의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추출한 커피를 말하고, 네덜란드 상인들이 만들어 더치커피라고 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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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17-01-28 1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실 커피의 쓴 맛은 커피콩을 덖을 때 태워서 그런거라구 하더라구요. 태우지 않고 약하게 볶아 내린 커피에선 과일차향이 났어요~^^ 이게 커피의 제3의 물결인 건 첨 알았네요~ 저한테까지 이런 커피가 닿은 걸 보면, 제 3의 물결이 빠르게 오고 있는 거 같아요~^^

bookholic 2017-01-29 23:07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스페셜티를 한번 먹어봐야겠네요^^. 알라딘에서 팔고 있는 것 같던데요..
 
커피 한 잔 할까요? 1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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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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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 참 많단다. 그래서 골목골목마다 커피숍도 참 많아. 전문 브랜드도 많고, 개인이 하는 작은 카페도 참 많단다. 아빠도 물론 커피를 즐겨 마셔. 주로 회사에서 마시지만, 커피숍에서 마시는 것도 좋아한단다. 너희들과 함께 마시는 것도 좋아하고, 혼자 마시는 것도 좋아해.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책을 읽으면 그 순간만은 모든 스트레스를 잊곤 하지.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할 거야.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커피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들도 많을 거야. 그리고 커피에 대한 추억도 많은 테고 말이야. 우연히 허영만 작가의 <커피 한 잔 할까요>라는 만화를 알게 되었단다.

….

 

1.

‘2대커피를 운영하는 박석. 원래 이화여대 앞에 커피숍을 내려고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하는구나. 30년 만에 처음으로 수제자를 받아들였어. 그 이름은 강고비. 강고비는 열정만으로 커피를 배우려고 하는데 에스프레소 한 잔 제대로 만들지 못했단다. 원래 에스프레소가 쉬운 커피는 아니라고 하는구나. 가장 기본적인 커피인 것 같은데, 그것 또한 여러 가지 조합들로 이뤄진대. 원두의 상태, 분쇄 입자의 크기, 분쇄 양그런 것들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다르다는 거야. 에스프레소를 잘 만들어야 그것을 바탕으로 만드는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카푸치노의 맛이 좋아지는 거야. 사실 아빠는 에스프레소는 잘 마시지 않는단다. 너무 쓴 맛이 강해서.. 그런데, 에스프레소의 매력을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는데, 아빠도 에스프레소 한 잔 먹고 싶게 하는 평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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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의 진정한 매력은 입안에 감도는 향긋한 향기와 달콤한 여운에 있고 그런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시고 나면 마치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를 나눈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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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는 실제 카페와 실존 인물을 모델로 등장시키기도 했단다. 5화에서 이야기한 헬카페와 그 카페를 운영하는 권요섭, 임성은이라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6화에서 등장하는 시인 최갑수도 실존 인물이라고 하는구나. 커피와 ‘2대커피라는 커피숍에서 일어나는 잔잔한 사람 사는 이야기그리고 커피에 대한 여러 가지 상식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어 좋았단다. 1권의 명 문장을 하나 고르라고 하면 탈레랑이라는 사람이 이야기한 커피 예찬을 들고 싶구나.

커피는 악마같이 검지만 천사같이 순수하고 지옥같이 뜨겁고 키스처럼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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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어째서 사람들이 자장면, 스파게티, 낙지볶음같이 맛난 음식들을 제쳐두고 휘발유, 유리, 신문지, 톱밥 따위를 먹고 있는 걸까. 인간은 아니 모든 생물은 자신이 먹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단 한 번에 알아낸다. 그것을 가르시아 효과(Garcia Effect)라고 한다. 그러니까 가르시아 효과에 따르면 한두 번 재미로 톱밥이나 유리를 먹을 수는 있지만 곧 ! 이것은 인간이 차마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구나. 나는 인간이므로 인간의 본분을 지켜야지하는 생각을 본능적으로 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것이 정상적인 인간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걸까? 인간은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먹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식료품을 규정하는 이 세계의 상상력을 전복시키고 일대 충격을 주기 위해서? 아니면 <믿거나 말거나> 같은 프로그램에 한번 출현해보려고?

(32)

나는 혜성의 충돌, 기상이변, 한 미치광이에 의해 잘못 눌러진 원자폭탄의 발사, 공기전염되는 치명적 바이러스의 출현, 인공지능과 기계문명의 가공할 발전 등등의 이유로 인해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인간 자신이 만들어낸 질서 때문에 스스로 종의 역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것은 도대체 무얼 뜻하는 것일까? 마친 인류가 이백 년 전에 만들어낸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이 인간사회의 이곳저곳을 빨아먹고서 이제 인류 스스로도 제어하지 못하는 괴물로 자라 있는 것과 비슷한 것일까?

(79)

현대인은 아무도 깊은 잠을 자지 못해요. 전기가 발명되고 매머드 도시가 등장한 이후로 현대의 밤은 일종의 교란상태에 빠져 있죠. 게다가 자본주의가 선물한 최고의 유산은 바로 불안이에요. 보험, 증권, 부동산, 주식…… 현대 경제는 불안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알다시피 불안은 숙면의 최고의 적이에요. 그리고 불면은 다시 불안을 만드는 악순환이 진행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내적으로 외적으로 늘 불안한 겁니다. 반대로 원시인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영적인 존재였죠. 해가 떠 있는 시간은 일하는 시간이었고 해가 지고 나서는 꿈을 꾸고 쉬는 시간이었어요. 그러니까 신의 섭리에 따르면 삶의 반은 일하고 나머지 반은 꾸어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이죠? 밤에는 잠만 자자는 얘긴가요?”

(200)

이 우주적 가르침에 따르자면 한 개체가 감지할 수 있는 시간의 사이클이란 언제나 자신의 시간단 하나뿐이다. 우리에게 이해심이 부족한 게 아니다. 우리는 애당초 이해란 걸 할 수가 없다. 번개돌이는 달을, 달은 토끼를, 토끼는 번개돌이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더 빨리 늙어가고, 누군가는 더 빨리 배가 고프고, 누군가는 더 빨리 사랑했다가 더 빨리 식어버리고, 또 누군가는 그토록 사랑하는 애인과 헤어졌다며 밤새 죽을 듯이 울고 난 다음날 새로운 남자와 또다시 사랑에 빠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가 늘 하는 말은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너는 나를 왜 사랑하지 않느냐.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 내가 너희만할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너희들은 어쩌자고 이따위냐? 같은 말뿐이다.

(201)

우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삶의 방식 이외에도 아주 많은 삶의 방식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아무리 얼토당토않고 무모해 보여도 그것은 그들이 이 세계를 견디기 위해 나름대로 고안한 필연적인 질서라는 것을 모른다. 모르고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에 우리는 충고를 한다.

이봐, 이제 프리셀은 그만두고 좀더 생산적인 일을 골몰하는 게 어때?”

내가 프리셀을 빼앗아버리면 그는 아마 자살해버릴지도 몰라하고 말하면 사람들은 농담하지 말라는 투로 피식 웃는다. 하지만 정말이다. 프리셀 이외에 이 지루하고 막막한 세계를 견디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그는 정말로 견디지 못하고 자살해버릴지도 모른다.

(269)

실제와 환상의 경계가 무너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공포를 혹은 공포의 환상을 물리적인 세계에서 실제로 만난다. 환상 속의 악어는 실제로 사람을 물어죽이고, 삼십 센티미터 높이의 계단에서 떨어지면 온몸이 바스러진다. 그들은 악어를 상상해서는 안 된다. 악어를 상상하면 악어는 곧장 진짜 악어로 바뀌고 그들을 공격한다. 그러면 이제 본격적인 악순환이 시작된다. 환상 속의 악어를 실제로 만난 환자는 더 무섭고 강력한 악어를 상상하게 되고, 그러면 이빨이 더 커지고 몸이 더 부풀어오른 거대한 악어가 그들을 공격한다. 처음에는 살을 할퀴고, 두번째는 발가락을 물어가고, 세번째는 다리 전체를 물어가고, 결국에는 그들을 잡아먹어버린다.

이제 다시 물어보자. 당신은 아직도 침대 밑에 있는 악어가 가짜 악어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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