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흠., 역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거기다 주인공 윤해성 전前 검사이자 현 변호사!
얼굴도 잘 생겼는데 키도 크다네~~

20 년 전 자살하신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이다.


먼저 갑니다. 무엇보다 가족한테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 P118

20년 만이었다.
그리운 아버지의 필적.
나뭇등걸 위에 대고 쓰다가 조금씩 찢긴 흔적.
구김과 약간의 핏자국.
자살이라고는 절대 믿지 않지만, 모든 것이 거짓으로 꾸며진 살인 연극이지만, ‘사랑합니다‘라는 문구만은 그 순간 아버지의 진심이었으리라.
이럴 줄 몰랐는데, 약간의 떨림이 있었다.
이제 시작됐다.
옆에서 아들을 지켜보던 서경이 물었다.

"근데 뭐 하려고?"
"이 유언장으로 한가지 가능성을 테스트해 볼 거예요."
"가능성?"
"네. 모든 것을 되돌릴 가능성이요."
윤해성은 유언장을 들고서 눈을 빛냈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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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너무 적나라하고 극단적이다. 모든 살아있는 인간들에게 모두 잔인하고, 특히 여성에게 그러하다. 그리고 수치스럽고 또 수치스러운 ...






‘놀리테 테 바스타르데스 카르브런도룸(Nolite te bastardescarbrundorum),

무슨 뜻인지, 심지어 어느 나라 말인지도 알 수 없었다. 라틴어일거라 추측했지만 나는 라틴어를 전혀 몰랐다. 하지만 아무튼 그건 메시지였고, 글로 씌어 있었다. 그것만 해도 금기였는데다가 아직 들키지도 않았다. 나 말고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나를 향한 것이었다. 누구든 다음에 올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 P92

이 메시지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 미지의 여인, 그녀와 내가 교류를 나누고 있다는 생각에 즐거워진다. 그녀가 미지의 여인이기에, 만약 아는 사람이었다고 해도 나는 그녀에 대해 단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 그녀의 금지된 메시지가 들키지 않고 최소한 다른 한 사람에게 전해졌다는 사실이 기쁘다. 내 선반장 벽에 밀려와 내가 열고 읽었다는 사실이 기쁘다. 나는 가끔 그 단어를 혼자 되뇌곤한다. 이 메세지는 내게 작은 기쁨을 준다. - P92

글을 쓴 여자를 상상하면 대략 내 나이 또래 아니면 약간 더 젊은 여자가 눈앞에 그려진다. 나는 그녀를 모이라로 바꾸어 생각한다. 대학교 때의 모이라, 내 옆방에 살던 모이라. 영특하고 변덕스럽고 쾌활하고 운동을 잘하던 모이라. 그녀는 자전거 한대에 배낭 하나 달랑 매고 하이킹을 떠난 적도 있다. 주근깨가 있었지. 나는 생각한다. 불손하고, 아는 것 많았던 모이라.
나는 그 여자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지금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 P93

장모님은 진짜 괴짜셔. 루크는 나를 보고 말했고 엄마는 교활한, 심지어 음흉해 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난 그럴 자격이 있거든. 엄마는 그렇게 말씀하시겠지. 이만큼 나이도 들었고, 할 일도 다했으니 이제 좀 괴짜 노릇을 해도 되지 않겠어.
자넨 아직 애송이야. 돼지 새끼라고 했어야 하는데.
그리고 너 말이야. 이번엔 나를 보고 하시는 말씀이다. 넌 인과응보야. 어처구니없는 시도였어. 역사가 나를 사면해 줄 거야. - P209

하지만 세번째 잔을 들이키고 나면 더 이상 이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너희처럼 젊은 사람들은 고마운 줄을 몰라. 너희에게 이런 세상을 만들어 주려고 우리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상상도 못할 거야. 저 친구좀 봐, 당근을 썰고 있잖아. 바로 저걸 쟁취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목숨을 잃었는지, 얼마나 많은 여자들의 몸을 탱크가 밀고지나갔는지 모르는 거냐?
요리는 취미라고요. 재미있어요. 루크는 대꾸했다.
취미, 취미 좋아하네. 엄마는 말하곤 했다. 나한테 둘러댈 필요는 없어. 옛날옛날에는 그런 취미는 꿈도 못 꿀 시절이 있었다네. 요리를 했다간 게이라는 소리를 들을 테니까.
제발, 엄마, 아무것도 아닌 일로 싸우지 좀 말아요. 그러면 내가 말린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넌 그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하는구나.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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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는 마거릿 애트우드 첫 책은 《시녀 이야기》




1장 밤
방 안에는 옛날의 섹스와 고독과 형체도 이름도 없는 뭔가를 기다리는 기대가 있었다. 그 갈망이 기억 난다. 당장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던 어떤 일을 기다리던 그리움이. 그러나 그때 그 순간 그네들의 손이 옴폭 팬 등허리를 만지고, 저 뒷마당에서, 주차장에서 들썩거리는 육신 위로 희미한 영상이 명멸하던 소리 죽인 TV 시청실에서 우리 몸에 그 손들이 닿은 후로 모든 것이 딴판으로 달라져 버렸다. - P10

우리는 소리를 거의 내지 않고 서로 속삭이는 법을 배웠다. 흐릿한 어둠 속에서 ‘아주머니‘의 눈을 피해 팔을 뻗어 허공을 가로질러 서로의 손을 만질 수 있었다. 머리를 바짝 붙인 채로 옆으로 돌아누워 서로의 입을 지켜보며 입술을 읽는 법을 터득했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침대에서 침대로 이름을 교환했다.
알마. 재닌. 돌로레스. 모이라. 준. - P11

그때쯤에 그녀는 신상 명세란 게 실릴 만큼명사가 되어 있었다. 아마 ‘타임‘이나 ‘뉴스위크‘였을 거다. 그즈음 그녀는 가수 활동을 정리하고 설교하러 다니고 있었다. 그 여자는 설교의 귀재였다. 가정의신성함이니, 여자가 가정을 지켜야 하느니, 그런 주제로 설교를 했다. 세레나 조이 자신은 가정을 지키지 않고 사회 활동을 하며 강연하고 다녔지만, 그녀는 모두를 위해 자신이 희생을 하는 양 그럴싸하게 포장했다. - P80

그맘때쯤 누군가 그 여자를 암살하려 했지만 총알이 빗나갔다. 대신 뒤에 바짝 붙어서 있던 여비서가 죽었다. 또 다른 누군가가 그녀의 자동차에 폭탄을 설치하기도 했지만, 먼저 폭발하는 바람에 실패했다. 하지만 동정심을 사려고 그녀 스스로 차에 폭탄을 설치했다고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만큼 상황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 P80

루크와 나는 심야 뉴스에서 가끔 그 여자의 얼굴을 보았다. 목욕가운을 입고 샤워 모자를 쓰고 앉아서 봤다. 스프레이를 뿌린 그 여자의 빳빳한 머리카락과 히스테리를 보았고, 여전히 마음만 먹으면뚝뚝 흘릴 수 있는 닭똥 같은 눈물과 뺨을 시커멓게 물들이는 마스카라를 보았다. 우리는 그 여자가 우습다고 생각했다. 아니 적어도루크는 그 여자가 웃긴다고 생각했다. 난 그냥 우스운 척했을 뿐이다. 난 사실 그 여자가 좀 무서웠다. 진심이라는 걸 알 수 있었기에.
- P80

세레나 조이는 더 이상 설교를 하지 않는다. 그녀는 말을 잃어버렸다. 이제는 소원대로 집 안에 머물게 되었지만 어쩐지 적성에 맞는 것 같지 않다. 자기가 했던 말 그대로 실천하게 되다니, 그녀는 속으로 얼마나 분노하고 있을 터인가.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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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발작의 시작
나의 명백한 강박장애와 기괴한 독실함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 것은 10대 초반에 잇달아 잠깐씩 겪은 혼란스러운 경험이었다. 아버지가 나에게 약국의 약 배달을 시킨 터라 나는 자연히 병원, 개업의, 환자, 공장들을 비롯해 격리되어 지내는 온갖 종류의 기이한고객들을 알게 되었다. 그해 여름에 아버지 심부름으로 배달을 간곳은 정신장애 환자들로 들어찬 양로원이었다. 양로원 복도를 걸으며 나는 놀라운 행동을 여럿 목격했다.  - P50

어떤 할머니는 옷을 벗으면서 나더러 같이 침대로 뛰어들자고 졸라댔고, 어떤 사람은 내리몇 시간 동안 똑같은 말을 하고 또 하는 반향어 echolalia 증세를 보였다. 또 어떤 사람은 조현병에 걸려 있었고 어떤 사람은 말기 치매등 끔찍한 행동문제들을 안고 있었다. 그 장면을 여러 번 보자, 내문제는 그게 뭐든 간에 이 불쌍한 영혼들이 견뎌야 하는 짐과 비교하면 사소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괴하고 끔찍한 온갖 사람들을보고 나자 세상 슬픔을 혼자 짊어진 듯했던 나의 감수성은 적당히꺼져버렸다. 나는 부모가 나에게 베푼 삶을 고마워하기 시작했다. - P51

이후로 나는 너무도 바쁘게 지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도 계속하고 스키도 계속할 수 있는 대학을 찾았다. 그래서 버몬트의 세인트마이클스칼리지에 입학했다. 강박장애는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차츰 누그러졌지만, 대학 신입생 동안 다른 묘한 장애들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하루는 교내식당에서 동급생과 얘기하고 있는데, 뚜렷한 이유도 없이 나의 양손이 걷잡을 수 없을정도로 떨리기 시작했다. 나는 악성은 아니었지만 유전질환인 가족성진전 familial tremor (특별한 원인 없이 몸의 일부분이 일정한 간격으로 움직이는 본태성진전이 가족성으로 나타나는 질환옮긴이) 진단을 받았고, 지금도 때때로 그런 떨림을 경험한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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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사이코패스란 무엇인가

살인자들의 뇌스캔 사진을 기초로 사이코패스에 대한 연구를 하던 저자가 자신과 가족들의 뇌 스캔 사진을 분석하다가 자신의 뇌스캔 사진이 사이코패스거나 적어도 사이코패스와 불편할 정도로 많은 특성을 공유함을 발견한다.
이 책의 저자인 제임스 팰런은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신경과학을 가르치는 학자로서 스스로를 ‘친사회적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이 책에서는 사이코패스란 무엇인지, 그리고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진 조상들의 정보, 사이코패스의 조건 등 사이코패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여러 연구들을 쉽게 풀어 설명해 놓았다.

얼마 전 읽었던 책 《앨저넌에게 꽃을》이 언급된 부분이 있어 반가웠다. 영화로 만들어진 <찰리 Charly>를 본 뒤로 뇌에 대한 관심을 줄곧 유지해왔다는 것이었다.

˝나는 1968년대학 2학년 때 영화 <찰리 Charly>를 본 뒤로 줄곧 뇌에 관심이 있었다. 영화누 한 지적 장애인이 의지력으로 자기 인생을 바꾸고 학습하는 법을 배운다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일시작으로 천재가 되는 법도 배운다. 그의 분신인 실험실 생쥐에게 했던 새로운 뇌수술을 받은 뒤에 말이다. 행동의 생물학적. 화학적 기초에 선견지명이 있는 이 영화는 나의 진로를 분명하게 제시해주었다.˝
(31쪽)

지적 장애인이 찰리, 분신과 같은 실험실 생쥐가 앨저넌이다. 결론이 너무 안타깝게도 불완전한 수술로 인하여 앨저넌도 죽고 찰리도 지적 장애인으로 다시 돌아가는 내용이어서 맘이 아팠더랬다. 사이코패스와는 상관없는 내용이었지만 뇌과학과 관련있으니 저자에게는 의미있는 내용의 영화였을 거 같다.




"도대체 사이코패스가 뭘까?"
나의 뇌 스캔 사진을 보고 나서, 과학자인 나는 경각심보다는 호기심이 일었다. 내가 정말로 사이코패스인지 알아보려 정신의학계 동료들에게 "도대체 사이코패스가 뭔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가장 권위 있는 연구자들에게 물었는데도, 만족스러운 답은 얻을 수 없었다. 몇 명은 사이코패스란 아예 존재조차 않는다고, 사이코패스를 정의하라는 건 신경쇠약을 정의하라는 것과 같다면서 질문을 일축해버렸다. 사이코패스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표현이지만, 과학적이거나 전문적인 의미가 있는 건 아니라고 말이다(채소와 마찬가지다. 채소란 임의적인 요리 용어이지 생물학 용어가 아니다).  - P18

마치아르디가 가리킨 ‘반사회적인격장애‘의정의는 대략 이렇다. ‘15세 이후에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거나 침해하는 광범위한 행동양식을 드러낸다. 

주로 다음 7개 중 3개(또는그 이상) 항목에 해당한다. 
‘사회규범을 지키지 못한다. 사기성이있다. 미리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 쉽게 흥분하며 공격적이다. 타인의 안전을 무시한다. 무책임하다. 자책할 줄 모른다.‘ 
DSM 밖으로 나가면, 사이코패스의 조건에 대한 의사와 연구자들 나름의 많은 정의가 있다. 문제는 정의가 다 다르고 어떤 정의도 확정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 P19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예는 브라이언 콕스와 윌리엄 피터슨이 주연한 1986년 영화 <맨헌터 Manhunter>에 나온다. 콕스가 연기하는 한니발 렉터는 식인 습성이 있는 연쇄살인범으로, 나중에 <양들의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과 <한니발 Hannibal>에서 앤서니 홉킨스의 연기로 부활해 더 유명해졌다. - P26

렉터는 공감을 모르고 말솜씨와 매력으로 사람들을 농락하며자신의 끔찍하고 사악한 행동에 양심의 가책이라곤 눈곱만큼도느끼지 못하는 게 특징이다. 
한마디로 그는 많은 사람이 고전적 사이코패스로 여길 만한 인물이고 PCL-R 점수 또한 아마 높을 것이다. - P26

렉터를 닮은 실제 사이코패스들은 더 선정적이고 극단적이다.
17명의 남성과 남자아이를 죽이고 그 시체를 잘라 먹었다고 알려진 제프리 다머 Jeffery Dahmer, 약 4년 동안 최소 30명의 여성을 납치또는 강간한 뒤 잔혹하게 죽인 것으로 알려진 테드 번디 Ted Bundy,
경찰에게 ‘샘의 아들‘이라는 이름으로 범행을 예고하고는 무차별 총격으로 사람들을 죽이거나 다치게 한 데이비드 버코위츠 DavidBerkowitz 가 그 예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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