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문장>

점심시간이 되자 프렌켄버그 백화점 직원 식당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기다란 테이블에는 빈자리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계산대 옆에 세워 놓은 나무 울타리 뒤로 직원들이 속속 도착하여 순서를 기다렸다. 이미 식
판을 든 직원들은 비집고 앉을 자리를 찾거나 누가 다 먹고 일어나는지 두리번거렸지만, 한 자리도 없었다.(9쪽)


** 오늘은 딸램 전셋집 이사하는 날.
어젯밤 와서 이삿짐 싸기 동참
날이 추워서 기다리기 힘들었는데 일찍 문을 연
감사한 카페가 있어 책보며 기다리는 중이다.
동네 도서관에서 빌린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캐롤> 읽기 시작했다.


망원동 작은 카페인데 붕어빵을 만들어 판다^^
매번 차로 다니니 붕어빵 먹고 싶어도 차 세울데가 없어 그냥 지나쳤는데 여기서 만나니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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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2-22 10: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金붕어빵! 오늘 날씨에 캐롤 넘 잘어울립니다 모클님 따숩게 하루 보내세요 ^^

은하수 2022-12-22 22:19   좋아요 2 | URL
붕어빵 오랜만에 먹으니 진짜 맛있었어요
캐롤도 잘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tella.K 2022-12-22 1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엇, 붕어빵을 카페에서 판다굽쇼? 그맛 그대로인가요? 저희 동네는 작년까지 팔았는데 없어졌어요.ㅠ
장성하신 따님이 있으신가 보군요. 이 추위에 이사를 하시다니. 고생 많으시겠어요. 내일은 오늘보다 더 춥다더구요. 모쪼록 이사 잘 하시기 바랍니다.^^

은하수 2022-12-22 22:24   좋아요 2 | URL
붕어빵 기계가 정말 있더라구요..음 반죽이 약간 달랐는데 그래두 추억돋는맛~~ 맛있었어요. 이사는...정말 너무 힘듭니다! 딸래미 손상할까 낼 출근도 해야하니 이 엄마가 손이 닳도록 쓸고 닦고 또 닦고... 지문 다 닳게 닦고
지금은 빨래방 와서 이불 건조중이에요 뽀송뽀송 자고 싶다나 뭐라나..ㅠㅠ
장성한 큰 아이아들과 둘째 이쁜 딸 있는 엄마입니닷 ㅎㅎ

mini74 2022-12-22 12: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보다 붕어빵이 눈에 먼저 들어오네요 ㅎㅎ이삿짐과 함께 좋은 기운도 함께 마구마구 새집으로 들어가길 바랍니다 *^^*

은하수 2022-12-22 22:2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얼른 쉬고 싶은데 아직 씻지도 못하고 욕실 청소도 아직 못했는데요..
울고 싶지만 딸이니까^^
 

 아주머니는 실제로 나란히 붙은 방 두 개만을 사용하셨는데, 오후에 한쪽 방을 환기할 때면 다른 쪽 방에 가 계셨다.
이 시골 방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미생물들로 공기나 바다 전체가 빛을 발하거나 향기를 내뿜는 몇몇 고장에서처럼 - 미덕, 지혜, 습관같은 공기 중에 떠 있는, 은밀하고도 눈에 보이지 않으며 넘쳐흐르는 온갖 삶이 발산하는 무수한 냄새들로 우리를 매혹했다. 그것은 물론 여전히 자연 그대로의 냄새이며 또 가까운 들판의 냄새처럼 그날의 빛깔을 가진 냄새지만, 집 안에 틀어박히기를 좋아하는 인간적이고 밀폐된 냄새, 과수원에서 방 벽장으로 옮겨진 그해 모든 과일로
솜씨 있게 만든 투명한 젤리 냄새, 계절에 따라 변하면서도 가구와 집 안에서 나는 냄새로 톡 쏘는 하얀 젤리 맛을 따끈한 빵의 달콤함으로 중화하는
냄새, 마을의 큰 시계처럼 한가로우면서도 규칙적인 냄새, 세탁물 냄새, 아침 냄새, 신앙심 냄새, 불안
만을 가중하는 평화와 그곳에 살지 않고 스쳐 가는 사람에게는 시의 커다란 보고로 사용되는 산문적인
것에 행복해하는 냄새였다. 방의 공기는 고요함의 섬세한 아름다움으로 늘 포화상태를 이루고 있어,
아주 영양분이 많고 맛있어 보였다. 그 방으로 들어갈 때면 난 늘 왕성한 식욕을 느끼곤 했는데,
특히 부활절 전 주일의 아직 쌀쌀한 새벽녘에는 더
욱 그랬다.


**어떤 냄새인지 다 알 수는 없지만 짐작이 가는, 분명 포근하고 따뜻한 냄새들일것 같다.
고장에서 생산되는 검은 빛깔의 돌로 비슷하게 지어진 집들이 늘어서 있고, 돌층계가 집 앞에 세 개씩, 지붕 박공이 집 앞에 길게 그림자를 드리워
거리가 어둡게 느껴지는 콩브레의 오래된 마을 풍경들이 무척 정겹게 다가온다. 작가는 우리가 오감을 동원하여 냄새를 느끼게도 하고 정경을 상상하도록 이끌면서 점점 빠져들게 만든다.
빠져들고 있어~~~~
- P94

그러나 할머니는 너무 더워서 날씨가 조금이라도 흐려지기만 하면, 폭우나 단지 소나기만 와도 내게 외출을 하라고 간곡히 빌었다. 독서를 멈추고 싶지 않은 나는 정원에 나가 계속해서 책을 읽으려고, 마로니에 나무 그늘 아래 천 덮개를 씌워놓은 버드나무 의자에 들어가 앉았는데, 그 속에 들어가 있으면 손님들이 찾아와도 눈에 띄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때 내 머릿속 생각 또한 하나의 요람인 양 여겨져,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도 나 자신은 요람에 깊숙이 파묻혀 있다고 느꼈다. 


**책 읽기 좋은 버드나무 의자... 좋다!
예전에 프랑스 북쪽 해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었던, 햇빛이나 바람을 피하기 위해 천 덮개를
씌운 버드나무로 엮어 만든 의자를 가리킨다고 한다. 커다란 마로니에 나무 아래 천 덮개를 씌운 버드나무 의자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니, 생각
만해도 설렌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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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뿔 선생님께서는, 그녀가 계속했다. "가능하면 제대로작별인사를 하고 떠나시려고 했어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럴시간이 없으세요. 긴 항해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갑자기 급한 임무를 맡아서 멀리 가셔야 한답니다. 얼마 동안이 될지 모르지만 유럽을 떠나 계시기로 결정하셨어요. 아마 여러분에게 직접 말씀해주시겠죠. 여러분, 보통 때 에마뉘엘 선생님과 하던 수업 대신오늘 아침에는 루시 양과 함께 영어 읽기를 하세요."
그녀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숄을 더 꼭 여미고는 교실에서나갔다.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러고 나서 교실 전체가 웅성댔다. 몇몇학생들은 울었다. - P305

나도 내 감정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느껴지는데 어쩔도리가 있겠는가? 최근에 에마뉘엘 선생은 내게 아주 친절했다. 그는 나날이 더 선량해지고 더 친절해지는 중이었다. 우리가 신앙의차이를 인정한 지도 어언 한달쯤 되었고 그 이후로는 쭉 싸운 적이 없었다. 우리의 평화는 절교가 낳은 냉담한 딸은 아니었다. 우리는 서먹한 관계가 아니었다. 그는 전보다 자주 내게 들러 더 많은이야기를 나누었으며, 만족스러운 눈빛과 편안하고 온화한 태도로 평온하게 몇시간이고 나와 함께 있곤 했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이야기를 다정하게 나눴다. 그는 나의 인생 계획을 물었고 나는내 계획을 알려주었다. 학교를 세우겠다는 내 계획을 듣고 그는 기뻐했다. 그는 알나샤르‘의 꿈이라고 하면서도 그 계획을 몇번이고다시 말해달라고 했다. 우리 둘은 마음의 문이 열렸고, 서로에 대한이해가 굳건해져갔다. 화합과 희망의 느낌이 우리의 가슴속 깊이 스며들었고, 애정과 깊은 존경 그리고 갓 태어난 신뢰로 유대를 다져가는 중이었다. - P308

 그런데 그 일행 중 세번째 사람을 슬쩍이라도보았던가? 그에게 잠시라도 눈길을 줄 수 있었던가? 독자여, 그를특별히 주목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그는 우리의 주목을 요구할 만하다. 지금 처음 만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두 손을 맞잡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비명을 참고, 감탄사를 집어삼켰으며, 깜짝 놀랐지만 자제력을 발휘해 망부석처럼 아무 말 없이 꼼짝 않고있었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며칠 밤을울어서 아직 눈이 뿌옜지만 나는 그를 알아보았다. 사람들은 그가안띠과호를 타고 떠난다고 했다. 베끄 부인도 그렇게 말했다. 그녀가 거짓말을 했거나, 이제 더이상 사실이 아닌데 정정하지 않은 것이었다. 안띠과호는 떠나버렸다. 그런데 뽈 에마뉘엘이 거기 서 있었다.

기뻤느냐고? 무거운 짐을 벗기는 했다. 하지만 그랬다고 기쁨이 보장되는가? 모르겠다. 우선 이렇게 보류된 것이 어떤 상황 때문인지 물어야 한다. 이렇게 연기한 것이 나와 얼마나 관련이 있을까? 이렇게 출발이 연기되었을 때 나보다 더 영향을 받을 사람은없을까? - P346

 "지루한 요 며칠 내내, 난 당신을 잠시도 잊어본적이 없소. 일편단심인 여인네들은 신의 피조물중 자신들만이지조를 지킨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틀렸소. 어떤 진실이 내게는 뜨겁고 생생한데도, 나 역시 최근까지 어떤 이유에서인지 감히 그 진실을 인정할 생각을 못했소. 그런데…… 나를 보시오."
나는 행복에 겨워 두 눈을 들었다. 내 두 눈은 이제 행복했다. 만일 그 두 눈이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면 내 마음을 제대로 전달해내지 못한 탓이리라. - P373

 간단히 말해 이 방은 깔끔하고 쾌적하고 완벽한 작은 교실이었다.
"그러면 이곳은 학교인가요?" 내가 물었다. "누가 운영하는 거예요? 이 교외에 학교가 있단 말은 못 들었는데요."
"내 친구를 위해 만든 이 학교 광고문을 좀 읽어보겠소?" 그가외투 주머니에서 전단지를 몇부 꺼내 내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 나는 그것을 들여다보고 읽었다. 글씨는 정자로 인쇄되어 있었다.
"여학교, 포부르 끌로드 7번지, 교장 마드무아젤 루시 스노우‘ - P378

 "당신이 여기 살면서 학교를 운영하시오. 내가 멀리가 있는 동안 당신 자신을 고용하는 거요. 가끔씩은 내 생각을 해야 하오. 나를 위해서 당신의 건강과 행복에 신경을 쓰시오. 그리고내가 돌아오면……………"
여기서 그는 빈칸을 남겼다. - P380

 그때까지도 나는 내 본성에 그런 면이 있다는 것을, 나도 흥분하고 질투심에 차고 오만해질 수 있다는 것을몰랐다. 그는 나를 안아주었다. 나는 결함투성이였지만 그는 나의모든 결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었다. 그는 가장 극심한 반란의 순간을 잠잠하게 해줄 평화라는 심오한 마술을 간직하고 있었다. 내 귓가에서 이런 말들이 부드럽게 울렸다.
"루시, 나의 사랑을 받아주시오. 언젠가는 함께 살아주시오. 이지상에서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어주시오." - P386

 나는 하늘의 징조에 대해 몇가지 알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항상 그 징조들을 눈여겨보아왔다. 하느님, 그 항해를 안전하게 하소서! 오, 그 배를 보호해주소서!
바람이 서쪽으로 옮아간다. 창문마다 대고 울어대는 요정 밴시여, 가만히, 제발 가만히 좀 있어다오! 바람은 점점 더 강하게 불 것이다. 바람이 길게 비명을 지른다. 오늘밤 내내 이 집 안을 헤매고다닐 수는 있어도 바람을 잠재울 수는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바람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자정이 되자 잠 못 이
루는 사람들은 모두 광폭한 남서풍의 소리에 떤다. -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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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책 분위기 좀 바꿔볼까!

아침 일찍 남편과 집을 나와 차를 달려 달려~~
오는 중에 눈이 펄펄 내리는거다.
오늘 남편 사무실 이삿날인데...ㅠ
걱정을 안고 왔는데 금방 그쳐서
얼마나 감사한지~~
이삿짐 옮기는 동안 옆에서 괜히 왔다갔다 별일 없이 서 있었더니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에고에고 힘들다...

이럴때 유용한게 e-book
얼른 한 권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다.
정신의 반은 이사하는데 보내놓고
설렁설렁 읽기 좋다.
짐 들어내니 먼지 천지라 앉을데도 없고
힘에 부친다. 어디 앉고 싶은 맘이 간절하다.
아... 당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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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원문을 충실하게 읽는 낭독자는 아니었지만, 무언가진실한 감정이 느껴지는 작품에 대해서는 원문을 존중하고소박한 해석을 하며 또 아름답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읽는다는 점에서는 훌륭한 낭독자라고 할 수 있었다. 실제 생활에 있어서도 어머니의 감동과 찬미를 자아내는 대상이 예술 작품이 아니고 사람인 경우, 이를테면 자식을 잃은 어머니라면,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할지도 모르는 즐거운 표현은 삼가고, 노인에게는 그의 나이를 생각나게 할지도 모르는 기념일이나 생일에 관한 화제는 피하고, 젊은 학자에게는 그를 지루하게 할지도 모르는 살림살이 이야기를 멀리하려고 얼마나 공손하게 목소리나 태도나 말투를 조심하셨는지,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노라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이었다. 이처럼 엄마가 조르주 상드의 산문을 읽을 때면, 그 문장에서는 선한 마음과 도덕적인 고결함이 풍겼는데, 그것은 엄마가 할머니로부터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것으로 여겨야 한다고 배운것이며, 훨씬 시간이 흘러서는 내가 엄마에게 책 속에서도 똑같이 훌륭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쳐 드려야만 했던 것이다.



*도덕적인 고결함이라니...
‘고결함‘이라는 단어는 일생생활에서 자주 접하긴 어려운데, 어머니에게 그런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건 ...
그건 대체 어떤 마음가짐인걸까.
알거 같기도 하면서 모르는거 같기도 하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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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2-16 1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권을 시작하셨군요~!
전 11권 이제 시작했습니다 ㅋ 완전 반갑네요 ^^

은하수 2022-12-16 20:37   좋아요 1 | URL
힉...11권이시라구욧?
저에겐 너무 먼~~~ 훗날의 일 같네요
13권까지 얼마 안남으셨네요~~
같이 힘내서 즐독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