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책이 안읽히는 날이 아니고...
어젯 저녁 딸램이 갑자기 집에 먹을게 다 떨어져 건다고 엄마 반찬 이것저것 먹고 싶대서 남편과 대충 먹으려던 계획을 바꿔 마트로 출동~~
이번주 내내 차는 세워 놓다시피-왜냐하면 카페에서 기분좋게 책 보고 있는데 가만 서 있는 내 차를 긁었다고.. 하여 고치러 가고 렌터카가 우리집 주차장에, 그것도 어마무시한 7인승 모하비, 사실 내 차보다 살짝 짧지만 넘의 차라 무서움- 어쩔수 없이 살살 몰고 다녀왔다. 부드럽고 좋네~~
하룻 저녁새에 국을 두가지나 끓이고 밑반찬 두가지 하고 어젯밤에도 책이 안읽혀서 더 글로리 보기 시작했는데 새벽 두시반...
근데 오늘 아침에 딸램 전화와서 갑자기 내일 집에 온다고...ㅎㅎ
밑반찬 더 안해도 되겠다~~
졸려서 병든 닭같이 흐느적흐느적
가볍게 읽어야겠다.
오늘은 와인감별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도 뛰어난 산초 판사의 이야기부터 시작이다.
주인님을 ‘심장만큼이나‘ 좋아한단다.
˝그러니까 내 말은, 그분은 꿍꿍이라고는 전혀 모르
는 분이에요. 물항아리 같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죠.
누구에게도 나쁜 짓은 할 줄 모르고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일만 해요. 악의라곤 전혀 없어요. 어린아이라도 대낮을 밤이라고 그분을 속일 수 있다
니까요. 이런 순박함 때문에 나는 그분을 내 ‘심장만큼이나‘ 좋아하게 되었고, 아무리 터무니없는
짓을 해도 그 사람을 버리고 갈 수가 없어요.˝(P114)
이 문장들은 <돈키호테> 어디쯤 나오는걸까?
엊그제 다락방 서재 올라가서 <돈키호테>를 찾아왔다. 2008년 시공사에서 초판17쇄로 발행된 책인데 크기도 크고 700페이지가 넘는다. 그 당시 이 책을 살땐- 직장을 그만두고 시간의 여유가 생겼으니 -여유롭게 읽을수 있을거란 자신감에 차 있었다. 물론 어림도 없는 생각이었지만!
그랬는데 다시 또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터무니없는 욕구가 스멀스멀 또또 올라온다. 천운영의 책을 읽으면서 어쩔수없이 느껴지는 답답함 때문인데,
<돈키호테>에 등장하는 음식에 관한 내용이다보니 줄거리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하나도 모르니까 읽는 즐거움이 반감되는 느낌?
하루에 100페이지씩 읽으면 7일이면 끝나겠네
이러면서~~ㅎㅎ
중간중간 삽화도 있다.
그래도 25%의 생존률을 뚫고 내책 목록에서 살아남았다. 언젠가는 꼭 읽어보겠다는 욕망이 남아 있었다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