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백 브라질 산타 루시아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10월
평점 :
품절


신맛 싫어하는 나에게는 딱 좋은 커피다.
고소... 다크...
바로바로 갈아서 내려 마시기 딱 좋은데
하루 한 잔씩만, 그래서 아침에만 내려 마셨는데 원두 갈때마다 줄어드는게 눈에 너무 잘 들어온다. 양이 좀더 많으면 좋겠다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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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9월 7일 토요일, 런던 공습 시작되다!

런던 시민들은 일상을 지속함으로써 공습에 대항했다.










44장 조용하고 푸르른 날에

날은 무덥고 고요했고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위로 하늘이 푸르렀다. 오후 기온은 런던 날씨로는 드물게 30도를 넘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하이드 파크로 몰려들었고 서펜타인 호수 옆에 의자를 놓고 앉아 일광욕을 즐겼다. 옥스퍼드 스트리트와 피카딜리의 상점도 쇼핑객들로 가득했다. 머리 위에 떠있는 탄막풍선이 거리에 거대한 그림자를드리웠다. 

런던에 정말로 폭탄이 처음 떨어졌던 8월의 공습 이후 런던은 범접할 수 없는 곳이라는 꿈속에 다시 빠졌지만, 간혹 울리는 허위경보가 그 꿈을 깨우곤 했다. 처음에는 무섭고 낯선 경험이었지만 폭격기가 나타나지 않자 경보도 시들해졌다.

 늦여름 더위가 나른한 안도감을 더해주었다. 웨스트엔드의 극장가에선 24개의 작품이 공연되었는데 그중에는 연극 <레베카Rebecca >도 있었다. 대프니 듀 모리에 Daphnedu Maurier 의 소설을 작가가 직접 각색한 연극이었다. 로렌스 올리비에Laurence Olivier와 조운 폰테인 Joan Fontaine 이 주연한 알프레드 히치콕AlfredHitchcock 의 영화 버전도 상영 중이었고, 그 외에 <그림자 없는 남자TheThin Man)와 장기 상영 중인 <가스등Gaslight>도 있었다.

상쾌한 초록의 시골에서 보내기 좋은 날씨였다. - P303

같은 토요일 아침 베를린에서 요제프 괴벨스는 부관들에게 그날이 끝날 즈음에 벌어질 일을 대비하도록 일러두었다. 곧 닥칠 런던의파멸은 "아마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그는 그 공격을 독일의 민간인을 노린 영국의 폭격에 대한 응당한 대응으로 포장하여 세계의 비난을 잠재울 생각이었지만, 사실 전날 밤 폭격을포함하여 그때까지 이루어진 영국의 폭격은 그런 대규모 보복을 정당화시킬 만큼의 사상자와 피해를 내지 못했다. - P304

루프트바페는 티타임에 왔다.

폭격기는 3차례로 나눠 파상 공격을 했다. 첫 번째는 폭격기348 대와 전투기 617 대로 이루어진 편대였다. 특수 장비를 갖춘 KGr 100 ‘파트핀더(패스파인더)‘ 비행대의 힝켈 폭격기 8대가 표준형 고폭탄과 소이탄과 지연 도화선으로 작동하는 폭탄을 투하해가며 길을 안내했다. 지연 도화선은 소방대원들의 진화 재업을 방해하기 위한 장치였다. 대낮이고 날씨도 맑았지만 그들은 X-빔 시스템을 사용했다.

오후 4시43군, 런던에 첫 사이렌이 울렸다. - P306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RAF 전투기들은 적의 실제 목표물이 런던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들은 즉시 독일 침략군을 향해 집결하기 시작했다. 침략자를 발견한 RAF 조종사는 자신의 눈을 믿지 못했다. "그렇게 많은 항공기는 본 적이 없다." 그는 그렇게 썼다. "약 5,000미터 상공까지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였다."

"안개를 뚫고 나갔지만 믿어지지 않았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밀려오는 독일 항공기들뿐이었다. 끝도 없이 밀려오고 있었다."

지상에서 바라본 광경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였다. 18세의 콜린 페리 Colin Perry 는 자전거를 탄 채 첫 번째 파도가 머리 위를 지나는 모습을 보았다. "굉장하고 인상적인, 그 자리에서 얼어붙게 만드는 광경이었다." 페리는 나중에 그렇게 썼다. "머리 바로 위에 문자 그대로 수백대의 비행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독일 비행기였다! 독일 비행기가 온통 하늘을 덮고 있었다." 전투기들은 서로 가까이 붙어있었다. "여왕벌주변을 지키는 벌떼같았다." 그는 그렇게 회상했다.
- P307

강인했다. 그렇다. 하지만 처칠은 참담한 모습과 사람들의 놀라운 복원력에 압도되어 남들이 보는 데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한손에 든 커다란 흰 손수건으로 눈을 닦았고 다른 손으로는 지팡이 손잡이를 잡았다.
"봐요. 그가 우리를 걱정해줘요. 울고 있다고요." 나이 든 여성이 소리쳤다.

낙담한 얼굴로 집에 남은 것들이 없는지 살펴보는 사람들을 찾았을 때 한 여성이 소리쳤다. "베를린은 언제 폭격할 건가요. 위니?"
처칠은 몸을 획 돌리더니 주먹을 흔들고 지팡이를 휘두르며 호령했다.
 "나한테 맡겨요!"

그러자 사람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환하게 바뀌었다. 새뮤얼 배터스비samuel Battersby 라는 공무원은 이렇게 썼다. "갑자기 사기가 충천했다. 사람들은 흡족해했고 안심했다." 그 순간에 더없이 완벽한 답변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때 그렇게 절박한 상황에서 총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못나게 부적절하지도 않았고 노골적으로 위험하지도 않았다. 배터스비가 보기에 그것은 처칠이라는 예측할수 없는 특이한 마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답변이었다.
 "의기소침할 수밖에 없는 참혹한 재난을 궁극적인 승리를 향해 나아갈 굳건하고 확실한 디딤돌로 바꿔놓은 그의 능력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 P315

그날 밤과 그다음 날인 9월 9일 월요일에 폭격기들이 런던에 다시나타났다.

 폭탄 하나가 블룸스베리에 있는 작가 버지니아 울프VirginiaWoolf의 집에 떨어졌다. 그곳은 그녀의 출판사 ‘호가드프레스 HogarthPress‘의 본사이기도 했다. 두 번째 폭탄도 집을 강타했지만 그 자리에서폭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폭탄은 일주일 후에 폭발했고 집은 완전히 주저앉았다.
- P321


독일의 야간 공습으로 런던의 생활은 낮의 몇 시간으로 압축되었고, 가을이 깊어지고 도시의 위도가 높기 때문에 그 낮 시간도 무서울정도로 빠르게 줄어들었다. 공습은 역설을 낳았다. 어떤 사람이 하룻밤사이에 죽을 확률은 희박하지만 런던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죽을 확률은 100퍼센트였다. 안전은 오로지 운에 달린 문제였다. 한 어린 소년에게 커서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물었을 때 나온 답은 소방관이나 조종사같은 것이 아니었다.
"살아있고 싶어요."

주민들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고 밤이 되면 두려움도 같이 시작됐지만 낮에는 이상할 정도로 평범한 생활이 이어졌다. 피카딜리와 옥스퍼드 스트리트의 상점들은 여전히 손님들이 가득했고 하이드 파크에는 곳곳에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땅거미가 질 때가 되어야 독일 폭격기가 머리 위에 나타난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피아니스트 마이라 헤스Myra Hess 는 야간 공습을 피해 매일 점심시간에 트라팔가 광장을 바라보는 내셔널갤러리 National Gallery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홀은 만원이었고 참석자들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방독면을 들고 바닥에 앉았다. 관객들은 "엄청나고 감동적인" 박수갈채와함께 눈물을 글썽였다고 <뉴요커>의 기고가 몰리 팬터-다운스는 썼다.
- 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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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JTBC 세계다크투어 킬링필드 보다 폭풍오열했다. 처음 보는 게 아니었는데도 눈물이 나서 참을 수가 없다. 저게 정말 인간이 한짓이 맞는지 한없이 한없이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나 요즘 보는 책들에 이런 비인간적임! 참혹함! 이 너무 많아 힘들다.
오히려 동물들 사회가 훨씬 훨씬 ...
뭐라고 해야하지
우리가 인간 같지 않은 행동을 하면
‘니가 짐승이냐‘ 아니 ‘이 짐승만도 못한 놈아!‘
이렇게 말을 하는데 그럼 동물들 사회를 인간적이라고 해야하나 아님 인간  사회를 동물적?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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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가꾸는 사람의 3월
~~3월에 정원을 가꾸는 건 어렵다는 말을 해주는건데 하나하나 정말 실감나고, 또 참 재미나게 써 놓으셨다. 정원을 가꾸어본 내공이 상당하신거 같다. 카렐 아저씨!
그렇다. 정말 정원 가꾸기란 참 쉽지가 않더라!




하지만 둘째로 넘어가서, 실제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 하면 말입니다. 땅이 아직 얼었다고, 아니면 녹았다가 다시 얼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눈 덮인 정원을 바라보며 우리에 갇힌사자처럼 분노에 차서 집안을 서성거리게 됩니다. 

모닥불 옆에서 감기 기운을 달래고, 치과에 가고, 법원에 출두하고, 숙모나 손자나 악마의 할머니가 찾아오면 접대도 해야 하고, 아무튼 하루하루를 잃게 됩니다.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악천후가찾아오고 운명의 장난에 놀아나고, 아무튼 꼭 3월이면 해야일과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정이 발목을 잡는다니까요. 

그러니 조심하세요. "3월은 정원 일이 가장 바쁜 달로 다가오는봄 준비를 해야 한다."라니까요. - P36

정말 그렇습니다, 사람은 정원을 가꾸어 봐야만 비로소쓰라린 추위라든가 무자비한 북풍이라든가 된서리 같은 시적인 표현들의 참뜻을 깨닫게 되지요. 심지어 올해의 추위는 썩어 빠졌다든가 저주받을 추위라든가 날씨가 악마처럼 지독하다든가 야만적이라거나 엿 같다든가 이처럼 한술 더 떠서 몹시 시적인 어휘를 참으로 자연스럽게 구사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인들과는 달리, 정원 가꾸는 사람은 북풍은 물론 사악한 동풍에게도 욕을 퍼붓거니와, 진눈깨비보다는 교활하고 음흉한 까막 서리를 더 살벌하게 저주합니다. 그리고 "겨울이 봄의 진격을 저지하는군." 같은 회화적인 묘사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 P37

그래요,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3월 중순인데 언 땅에 눈이 덮여 있어요. 
우리 정원의 작은 꽃들에게,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 P39

시계가 멈추면 분해해서 시계 수리공에게 가지고 가지요. 차가 멈추면 코트 자락을 걷고 기계장치를 살펴본 후 정비소에 보냅니다. 세상 만물에는 이처럼 무엇이든 대책이 있기 마련인데, 날씨만큼은 도무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열정도 야망도 최신 기술도 오지랖 넓은 참견이나 험한 욕설도 하나같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때가 되면 씨앗이 발아하고 싹이 납니다. 섭리대로지요. 이렇게 겸허히 인간의 무력함을 깨닫게되는 겁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인내심이 지혜의 어머니라는 사실도 실감하실 겁니다! - P39

어쨌든 날씨 앞에서는 대책이 없어요, 전혀.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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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도서관 바로대출 첫 책으로 빌려왔다.
오랜만에 집에서 가까운 원삼면 《생각을 담는 집》 북카페에 다녀왔다. 예전 살던 곳에선 1시간 가까이 걸렸는데 이사오고 나니 15분 정도면 갈수 있는 곳이 되었다.
《생각을 담는 집》은 출판도 하고 글도 쓰는 작가님께서 운영하는 작은 책방인데 독서모임도 하고 있어서 조만간 나도 참여해볼까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예전에 갔을땐 녹음이 우거진 동네가 아주 멋져서 서점 가며 힐링 됐었는데 겨울에 가니 황량하고 쓸쓸해 보여서 다른 곳인가 착각할 뻔했다. 봄 되면 다시 살아날거 아니까 올 봄 새싹 돋아나면 자주 가야겠다.

제목만으로는 내용이 바로 떠오르지 않았는데
인간과 동물 사회의 ‘의례‘에 대한 내용이다.
동물세계의 의례란 것을 읽다보니 내가 전혀 모르는 생소한 분야는 아니었다. 여태 그런 행동들을 의례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뿐이었던 것이다.












*들어가는 글 - 우리가 잃어버린 것
의례를 종교적인 의식으로만 여길 때가 많다. 하지만 의례는 넓은 의미로 종교, 숭배, 영적인 관습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는다. 정확한절차에 따라 자주 되풀이하는 구체적인 행동은 모두의례다. 차례대로 이어지는 행동들도 의례라고 할 수 있다. 의례는 요가의 태양 예배자세를 반복하며 매일 연습하는 일처럼 간단할 수도 있고, 금요일 저녁마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으로 베토벤 교향곡5번을 연주하는 일처럼 복잡할 수도 있다. 침팬지의 돌 던지기처럼 평범한 행동에 의미가 깃들면 의례가 된다. 각각의 행동이 그 자체로 의미를 갖지는 않지만, 전체가 되면 의미를 얻는다. - P27

연구에 따르면, 의례를 행할 때는 일시적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불안이 줄어든다. 야영지의 경계를 표시하거나 모래 바닥 위에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리는 단순한 행동만으로도 마음이 가라앉는다. 우리 구역의 경계를 표시하면서 안전함을 느끼는 것이다.

개개인의 두려움과 공포는 집단 의례를 치르는 동안 사라져 마음을 가라앉힌다. 의례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의 신체 기능과 면역력, 행동은 변화한다. 의례가 참여자의 호르몬에 엄청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의례에 참여함으로써 복잡한 사회 속에서 협력 관계를맺는다. 의례가 간단하는 복잡하든 참여자는 몸과 마음에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서로 연결하고, 두터운 유대를 느끼고, 새로운 질서에 몸을 맡긴 채 공동체에 뿌리내린다. 모든 사회적 동물 집단은착제를 바른 듯 하나로 묶인다. 인간과동물에게 사회적 고립이란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주된 위험 요인이기에, 우리는 의례를 통해 하나의 공동체 속에서 건강을 유지한다. - P30

한편 코끼리나 돌고래, 침팬지도 장례를 치른다. 이들 또한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었을 때 인간처럼 시신을 옮기고 묻으면서 깊이 슬퍼하고 위로하는 의례를 행한다. 봄맞이 축제나 대청소 같이 뜻밖의 일에서 시작해 새로움을 기념하는 의례가 생겨났고, 의례를 통해 예상치 못했던 이익을 얻는다. - P35

*1장. 인사가 중요한 이유 - 인사 의례

가족과 이별한 시간은 30분이 채 넘지 않았지만 그들은 엄청나게긴장하고 있었다. 빅마마가 돌아와 가족이 다시 한데 모이자 다들 안심하는 듯했다. 좀 어지러운 광경이었다. 빅마마는 먼지를 뒤집어쓰고 콧물을 흩날리면서 가족을 향해 달려갔다. 어린 코끼리들이 그녀를 향해 달려와 큰 코끼리들과 함께 기쁨에 겨워 소리를 내지르면서다시 돌아온 것을 축하했다. 그들은 샌드위치처럼 빅마마의 주위를겹겹이 둘러쌌다. 여러 코끼리들이 코와 입을 맞대며 인사했고 길고낮은 소리를 내며 울었다. 다시는 헤어지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위로하는 몸짓이었다.
어떤 이유로든 암컷 코끼리가 혼자 무리에서 떨어지면 위험하다.

그래서 그들이 다시 만나는 일은 굉장히 기쁜 일이다. 먹이를 구하는동안에도 소리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거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야 무리를 쉽게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 P42

수컷 검은코뿔소는 가끔 뿔을 맞대면서 인사한다. 처음 뿔을 접촉시키고 나면 앞뒤로 몸을 움직이며 천천히 뿔의 양쪽 면 각각을 한쪽씩 엇갈려 맞닿게 한다. 두 검객이 앞뒤로 오가며 칼을 부딪치는 모습과 비슷하다. 이런 행동을 할 때는 보통 귀를 씰룩대거나 납작하게 눕힌다. 검은코뿔소의 귀가 눕혀졌다면 호기심을 나타내거나 복종하겠다는 표시다. - P54

*2장. 집단이 발휘하는 힘- 집단 의례

인도양에 있는 섬나라 모리셔스의 힌두교공동체에는 불위를 걷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연구한 결과, 예상대로 직접 의식을 치르면서 고통을 이겨낸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낀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의례를 지켜본 사람들이 실제로 불 위를 걸었던 사람보다 더 기진맥진했다. 집단 의례에 어느 정도 참여하느냐에 따라 신체적 · 심리적인 경험이 달라진다. 의례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해내는 사람만큼이나 강렬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P78

나는 나미비아 무샤라 웅덩이에서 코끼리들을 연구하면서 이와비슷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는 역동적인 장면을 수차례 지켜보았다. 발정한 암컷과 미친 듯이 날뛰는 수컷이 짝짓기를 하고 나면 코끼리 가족 전체가 흥분해서 길고 깊은 소리를 괴성과 함께 내지른다. 중요한 결합 의례에서 코끼리들은 비정상적으로 흥분한 나머지 소리를지르고, 함께 있는 코끼리들도 생리적으로 강렬한 영향을 받는다. - P78

어려운 시기에는 집단 의례를 통한 치유력이 폭넓게 퍼질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에는 지구의 취약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구를 살리고 지구에 사는 소중한 생물들을 구하기 위한 집단행동에 곧잘 참여하게 된다. 다시 산소마스크를 쓰고 멸치 떼를 찾아 물속으로 뛰어들어눈앞에 펼쳐지는 역동적인 자연을 다시 지켜보고 싶어진다. 우리에게하나의 집단으로 뭉치는 일은 중요하고 꽤나 시급한 문제다. 인간과동물 그리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되새겨야 할 사실이다.
오늘날의 기술은 많은 문제를 일으켰지만 우리는 그 기술을 활용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 집단의 이름으로 함께 행동하고 협력할 수 있을지는 순전히 우리의 몫이다.

*이것이 바로 연대의 힘이 아닐까!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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