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10월이 됐지만 완연하게 청명한 가을 하늘로는 바뀌지않고 장마철같이 찐득찐득한 무더운 나날이 계속됐다. 그리고 어머니의 열은 그때나 지금이나 매일 저녁이 되면 38, 39도 사이를 오르내렸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난 무시무시한 모습을 목격했다. 어머니의 손이 부어올라 있었다. 아침 식사가 가장 맛있다고 하시던 어머니도 요즘은 이부자리 위에 앉아 새 모이만큼만, 죽도 가볍게 한 숟가락 정도면 그만이고, 반찬도 향이 강한 것은 입에 못 대신다. - P122

 그때 난 어머니의 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오른손이 부어올라 두꺼운 엄지장갑이라도 낀 것처럼 뒤둥그러져 있었다.
"어머니! 그 손, 손이 왜 그래요?"
어머니의 얼굴도 창백하게 부은 듯 보였다.
"아무렇지도 않아. 이런 것쯤, 아무것도 아니야."
"언제부터 그랬는데요?"
어머니는 눈이 부신 듯 약간 얼굴을 찡그리며 잠자코 계셨다. 나는 소리 내어 울고 싶었다. 이런 손은, 우리 어머니의 손이 아니다.
옆집 아주머니의 손이지. 우리 어머니의 손은 아주 가늘고 자그마한 손이다.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는 손. 따뜻한 손. 귀여운 손. 그 손은이제 영원히 볼 수 없는 것일까. 왼쪽 손은 아직 그렇게 부어오르지 않았지만 아무튼 가슴이 미어져 더는 볼 수가 없어서 나는 고개를돌려 도코노마 위에 있는 꽃바구니로 시선을 보냈다.
- P123

"어머니 왜 그러세요?"
어머니는 뭔가 말씀을 하려는 듯 입술을 움직였지만 아무 말 하지 않으셨다.
"물 드릴까요?" 하고 여쭤보았다.
살짝 고개를 저으신다. 목이 마른 것도 아니었나 보다.
잠시 후에 가녀린 목소리로 "꿈을 꿨어" 하고 말씀하셨다.
"그래? 무슨 꿈이었는데요?"
"뱀꿈."
나는 숨이 탁 막혔다.
"툇마루 앞섬돌 위에 빨간 무늬가 있는 암뱀이 있더라. 가서 한번보렴."
나는 온몸에 한기를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나 툇마루로 나가서 유리문 너머로 밖을 보았더니, 섬돌 위에 뱀이 가을볕을 쬐며 길게 늘어져 있었다. 눈앞이 어질어질했다. - P128

"울고 싶어도 이젠 눈물이 다 말라버렸어."
나는 문득 어머니가 지금 행복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행복이란 비애의 강물 속 깊이 가라앉아 희미하게 빛을 발하는 사금 같은 것이 아닐까. 슬픔의 밑바닥을 뚫고 나와 어슴푸레 밝아오는 불가사의한 기분. 그게 행복감이라면 폐하도, 어머니도, 나도 분명 지금 행복한 것이다. 조용한 가을날 오전. 햇살이 부드러운 가을날의 정원.
나는 뜨개질을 멈추고 내 가슴 높이에서 빛나고 있는 바다 물결을 내다보며 말을 꺼냈다. - P131

하지만 나는 살아나가야 한다. 어린애일지 모르지만 언제까지나 응석받이로 있을 수는 없다. 나는 이제부터 세상과 맞서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아아, 어머니처럼, 사람들과 다투지 않고, 증오도 원망도 없이 아름답고 가련하게 생을 마칠 수 있는 사람은 이제 우리어머니를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닐까.
죽어가는 사람은 아름답다. 산다는 것. 살아남는다는 것. 그건 너무나 추잡하고 생피 냄새 나는, 더럽기 그지없는 일이란 생각도 든다.
나는 알을 배고 구멍을 파는 뱀의 모습을 다다미 위에 앉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하지만 내겐 끝까지 단념할 수 없는 게 있다. 비열해도 좋다. 나는 살아남아서 내 가슴속에 품고 있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세상과 맞서 나가리라. 앞으로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게 확실해지면 나의 로맨티시즘과 감상은 점차 그 빛을 잃고 뭔가 얕볼 수 없는 사악한 나로 변하리라는 기분이 들었다. - P132

그로부터 세 시간 정도 후에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가을날 고요한 황혼 녘에, 간호사에게 손목을 맡기고 나오지와 나, 단 두 사람의 혈육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본 최후의 귀부인이었던 아름다운 우리 어머니가.
어머니의 죽은 얼굴은 생시와 변함이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는 금세 안색이 변했는데 어머니의 얼굴빛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저 숨소리만 들리지 않을 뿐이었다. 숨이 끊어졌다는 것도 거의 모를 정도였다. 얼굴의 부기도 그 전날부터 빠져서 뺨이 밀랍처럼 매끈하고, 얇은 입술이 살짝 벌어져 미소를 머금고 있는 듯해 살아 있을 때의 어머니보다 더 고상하고 우아해 보였다. 나는 ‘피에타‘의 마리아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 P135

-6
전투, 개시.
언제까지나 슬픔 속에 빠져 있을 수는 없었다. 내겐 반드시 쟁취해야 할 것이 있었다. 새로운 윤리, 아니, 그런 표현도 위선이다. 사랑. 그래, 그것뿐이야. 로자 룩셈부르크가 새로운 경제학에 자신의정열을 다 바쳐야만 했던 것처럼 나는 이제 사랑 그 하나에 매달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1만 엔, 그만한 돈이 있으면 전구 따위, 얼마든지 살 수 있겠지. 나도 그만한 돈이 있으면 1 년 정도 아무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거야.
아아, 이 사람들은 뭔가 잘못됐어. 하지만 이 사람들도 나의 사랑과 마찬가지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버텨나갈 수 없을지 몰라. 인간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어떻게든 살아나가야만 하는 존재라면, 이 사람들의 이런 삶의 모습도 원망만 할 건 아닐지도 몰라. 살아 있다는 것, 살아 숨 쉰다는 것. 아아, 그건 무슨 고역을 감내하며 치러내야 할 대과제란 말인가. - P151

"당신, 몸이 많이 상한거 아니에요? 각혈했죠?"
"어떻게 알았어? 사실 얼마 전에 된통 심하게 쏟았어. 아무한테도 말하진 않았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과 똑같은 냄새가 나요."
"죽자고 마셔대는 거야. 살아 있다는 게 서글퍼 견딜 수가 없어.
외로움, 쓸쓸함, 그런 배부른 감정이 아니라 그저 슬퍼. 칙칙해, 나를 둘러싼 사방의 벽에서 탄식 소리가 들려오는데 나만의 행복 따위가 있을 리 없잖아. 자신의 행복, 영광 따위, 살아 있는 동안에는결코 있을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순간 인간은 어떤 기분이 들까. 노력. 그런 건 그저 굶주린 야수의 먹이가 될 뿐이야. 비참한 인간들이너무 많아. 재수 없지?"
"아뇨."
"사랑만 있으면 되나? 당신이 편지에 쓴 대로 말이야."
"그래요."
나의 그 사랑은 꺼져가고 있었다. - P160

날이 밝았다.
방 안이 어슴푸레 밝아오고 나는 옆에서 자고 있는 그 사람의 잠든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죽음을 앞둔 사람의 얼굴이었다.
피곤에 찌든 얼굴이었다.
희생자의 얼굴. 고귀한 희생자.
내 사람. 나의 무지개. 마이 차일드, 미운 사람. 야속한 사람. - P160

우에하라 씨는 눈을 감은 채 나를 껴안았다.
"성질이 모났지, 난 촌부의 아들이니까."
이제 이 사람에게서 떨어질 수 없어.
"난 지금 행복해요. 사방의 벽에서 탄식 소리가 들려와도 내가 느끼는 지금의 이 행복감은 극에 달했어. 재채기가 터질 정도로 행복해."
우에하라 씨는 후후후, 웃더니 말한다.
"너무 늦었어. 이제 황혼이야."
"아침이에요."
내 동생 나오지는, 그날 아침 자살했다. - P161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은 무슨 일이 있ㅇ니도 반드시 굳건히 살아남아야 하고, 그건 아주 대단한 일이라 인간으로서 영예도 꼭 그런 사람에게 돌아가겠지만, 죽는 게 죄가 된다고는 생각지 않아.

나는, 나란 잡초는 이 세상의 공기와 태양 빛 속에서 숨 쉬기가 힘들어. 살아가기엔 어딘가 모자란 구석이 있단 말이야. 모자란다구. 지금까지 버틴 것도, 최대한의 발악이었어. - P163

누나.
믿어줘.
난, 그렇게 굴러다녔어도 전혀 즐겁지 않았어. 쾌락 불감일지도 몰라. 나는 그저 귀족이란 나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 발광하고 시시덕거리고 타락한 거야. - P166

난 죽는 게 나아. 내겐 남들이 말하는 생활 능력이란 게 없어 돈 때문에 남들과 겨룰 만한 힘이 없어. 나는 사람들을 협박하고 그들앞에 큰소리를 칠 수가 없어. 우에하라 씨하고 어울려 놀아도 내가 마신 것만큼은 언제나 내가 계산했어. 우에하라 씨는 그걸 귀족 출신들의 알량한 자존심이라며 아주 질색했지만 자존심 때문에 그런게 아니야. 우에하라 씨가 일해서 번돈으로 내가 흥청망청 마시고 배나 불리며 여자를 안는 일은 두려워서 도저히 할 수 없었어. 우에하라 씨의 일을 존경하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말해버린다 해도 그건 사실이 아니고, 나도 사실 확실히는 모르겠어. 단지 남들이 베풀어주는 걸 받는 게 너무 두려워. 특히나 그 사람이 맨주먹으로 땀흘려 번 돈으로 대접받는다는 건,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목구멍이 막히는 일이라 난 도저히 그럴 수 없었어.

그래서 할 수 없이 집에서 돈과 물건들을 가지고 나와 엄마와 누나를 가슴 아프게 만들었고 나 자신도 전혀 즐겁지 않았어. 출판사업을 한다며 떠든 것도 그저 부끄러운 나 자신을 감추기 위한 구실이었지, 실제로는 조금도 그럴 맘이 없었어. 설사 내가 진심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한들, 남들이 사주는 술도 못 마시는 놈이 이리저리 돈을 얻으러 다닌다고?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야. 그건 아무리 내가 어리석은 놈이라도 알고도 남지 - P168

어느 순간 내 몸 위로 살며시 담요가 덮이는 느낌이 들어 언뜻 눈을 뜨고 봤더니, 도쿄의 겨울 하늘은 물빛으로 맑았고 부인은 딸을 안고 아파트 창가 옆 의자에 앉아 있었지. 그때 부인의 단정한 옆얼굴이 멀리 보이는 물빛 하늘을 배경으로 르네상스 시대의 프로필화처럼 선명하게 도드라졌고, 내게 살짝 담요를 덮어주던 친절은 아무런 사심도 욕심도 없는 아아, 휴머니티라는 말은 이럴 때 사용해야 비로소 의미가 사는 말이 아닐까. 인간이기에 또 한 인간에 내한 연민으로 거의 무의식적으로 담요를 덮어준 거겠지. 그러고 나선 그림과 똑 닮은 고요한 표정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어.

나는 다시 눈을 감았어. 그녀를 사랑해, 애가 타 미쳐버릴 것 같아서 눈물이 뿜어나왔어. 난 얼른 담요를 머리까지 뒤집어써버렸지.
- P172

누나.
내겐 아무런 희망의 버팀목이 없어. 안녕.
생각해보면, 결국 나의 죽음은 자연사야 인간은 사상만으로 죽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리고 한 가지 말하기 뭣한 부탁이 있어. 엄마의 유품인 마로 짠옷 말이야. 그걸 누나가 내년 여름에 입으라며 내게 다시 만들어주었잖아. 그 옷 내 관에 함께 넣어줘. 나, 그 옷을 꼭 입고 싶었거든.
날이 밝아오네. 긴 얘기 읽느라 고생했지.
그럼, 안녕.
어젯밤의 술기운은 이제 싹 가셨네. 난 맨정신으로 죽어.
다시 한번 안녕히.
누나.
난 귀족이야. - P177

혁명은 대체 어디서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적어도 우리 주위에는 낡은 도덕이 여전히, 구태의연하게 우리의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바다 수면은 일렁이고 있어도 그 속의 바닷물은 혁명은커녕 미동도 없이 못 들은 척 잠든 척, 납작 엎드려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치른 1회전에서는 낡은 도덕을 대단하지 않더라도 약간은 물리쳤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음엔 태어날 아이와 함께 2회전, 3회전을 힘껏 맞서 치를 각오입니다. - P180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이 내 도덕적 혁명의 완성입니다.
당신이 날 잊으셔도, 또 당신이 술로 생명을 잃는다고 해도, 나는 내 혁명을 완성해 나가기 위해 꿋꿋이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신의 보잘것없는 인격에 대해 난 얼마 전에도 누군가에게 여러 가지 들었습니다만, 내게 이런 강인함을 준 것은 당신입니다. 내 가슴에 혁명의 무지개를 걸쳐놓은 것은 당신입니다. 살아야 할 목표를 준 것은, 바로 당신입니다.
나는 당신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또한 태어날 아이에게도같은 마음을 갖도록 할 겁니다. - P180

사생아와 그 어미.
하지만 우리는 낡은 도덕과 끝까지 싸워 태양처럼 살아갈 작정입니다.
아무쪼록 당신도 당신의 전투를 끝까지 해나가세요.
혁명은 아직 조금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귀한 희생이 필요할 듯합니다.
지금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희생자입니다.

작은 희생자가 또 한 명 있습니다.
우에하라 씨.
난 이제 당신께 아무것도 부탁할 생각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희생자를 위한 단 한 가지 청이 있습니다.
그건 나의 아기를 단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당신 부인께 안겨드릴 수 있게 해달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때 제게 이런 말을 할 기회를주시기 바랍니다.
"이 아이는 나오지가 어떤 여자와 내연 관계에서 생긴 아입니다."
왜 제가 그런 말을 하는지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습니다. 아니, 저 자신도 왜 그러고 싶은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전 아무리 생각해도 그리해야만 합니다. 나오지라는 작은 희생자를 위해 무슨 일이있어도 그리해야만 하겠습니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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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황망하게 느껴질 정도로 어이없게 흘러간다. 갑자기 제자의 이혼한 누나로부터 -한 번의 만남으로부터 6 년이란 시간이 지나 - 이런 편지를 받는다면 그 남자는 어떤 반응을 해야 하는거지? 어떤 식으로 이야기긴 전개가 될런지 전혀 짐작도 못하겠다. 그래서 계속 읽게 되는거다. ㅎㅎ










제가 처음 당신과 만난 것은 벌써 6년이나 지난 옛일입니다. 그때 전 당신이란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저 동생의 스승, 그것도 어느 정도는 불량한 스승 정도로만 생각했을 뿐이죠. 그리고 함께 컵에다 술을 마신 뒤, 당신은 제게 가벼운 장난을하셨죠. 전 아무렇지 않았답니다. 단지 이상스레 몸이 공중에 붕 뜬 기분이 들었습니다. 당신을 좋아하는 또는 싫어하는 어떤 감정도 없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동생의 기분을 좀 맞춰주려고 당신이 쓴 책들을 빌려 어떤 건 재밌어하며 또 어떤 건 지루해하면서 읽었지요. 그다지 열심히 읽진 않았는데, 6년의 나날이 그렇게 흘러가면서 어느 새 당신이란 존재가 물안개처럼 내 가슴속으로 스며든 겁니다. 그날 밤, 지하실 계단에서 우리가 한 일도, 불현듯 그 순간순간이 생생하게 떠올라, 뭔가 그건 내 운명을 결정할 정도로 중대한 순간이었다는 기분이 들고, 당신이 너무나 그리워서, 이것이 ‘사랑‘일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가슴이 옥죄어와 흐느껴 울었습니다.  - P96

훨씬 전에, 당신이 아직 홀몸이실 때, 그리고 저도 아직 야마키씨와 결혼하지 않았을 그때, 우리가 만나 결혼했더라면 저도 지금처럼 괴로워하지 않고 살았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제 당신과결혼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념하고 있습니다. 당신 부인을 밀어내는 일 같은 그런 교활한 폭력은, 전 싫습니다. 저는 애첩(이런 단어는 죽어도 입에 올리고 싶지 않지만, 애인이란 말로 바꿔봤자 의미는 마찬가지니 확실히 말하죠)이라는 신분도 참을 수 없어요. 

하지만 보통 첩의 생활이란 무척이나 어려운 일 같아요. 사람들 말로는 첩은 보통 볼일이 끝나면 버려진대요. 나이가 육십가까이 되면 어떤 남자라도다 본처에게로 돌아가게 된다는 거죠. 그러니 첩 따윈 영 할 짓이 못된다고, 니시카타초의 하인과 유모가 하는 얘길 들은 적이 있어요. - P97

하지만 그건 보통의 첩들 이야기고 우리의 경우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신한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당신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당신이 절 좋아하신다면 우리 두 사람이 사이좋게 지내는게 당신이 일을 하시기에도 좋을 거고요. 그러면 당신 부인도 우리 두 사람의 일을 납득해줄 것 아니겠어요? 참으로 교묘하게 잘도 짜 맞춘 변명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전 제 생각이 어디 한군데 틀린 점은 없다고 생각해요. - P97

문제는 당신 답변에 달렸어요. 저를 좋아하시는지 싫어하시는지, 아니면 저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으신지 당신의 답변이 무척이나 두렵지만, 꼭 들어야겠습니다. 얼마 전 보낸 편지에도 전 ‘매달리는 애인‘이라고 쓰고, 또 이 편지에도 ‘매달리는 중년 여자‘라고썼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당신이 답장을 보내주지 않으면, 전 매달리려 해도 실오라기 하나 붙잡을 곳 없이 그저 혼자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다 말라갈 겁니다. 당신의 한마디가 없으면 전 이대로 끝입니다. - P98

꼭 한번 이쪽에 놀러 오시지 않겠어요? 제가 먼저 나오지에게 당신을 모셔 오라고 말하는 것도 좀 그러니까, 당신이 그저 술김에 불쑥 들른 것처럼 해서 오시라고요. 나오지가 모시고 와도 되지만, 될수 있으면 혼자서 그리고 나오지가 도쿄에 가고 없을 때 오세요. 나오지가 있으면 당신을 나오지가 독차지하고는, 분명히 둘이서 오 - P102

사키 씨네로 소주 같은 거나 마시러 나가버려, 거기서 끝날 게 뻔할 테니까 말이에요.  - P102

전 말이죠, 불량한 게 좋아요. 그것도 꼬리표가 붙은 불량을 좋아해요. 저도 그렇게 꼬리표가 붙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는 게 제가 유일하게 살길 같아요. 당신은 일본 제일의 꼬리표 붙은 불량자죠?
그리고 요즘은 또 많은 사람이 당신을 지저분하다, 천박하다, 하면서 심한 말로 공격한다고 동생한테 들었어요. 전 점점 더 당신이 좋아지는 거 있죠? 당신은 분명히 이런저런 여러 부류의 친구들이 있으시겠지만, 이제부턴 저 한 사람만 좋아하시게 될 거예요. 왠지 모르게, 전 그게 정답 같아요. 그리고 당신은 저와 함께 살며 매일매일 즐겁게 작업을 할 수 있겠죠. 어릴 때부터 전 사람들에게 자주, ‘너랑 같이 있으면 피곤이 다 풀린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 P102

만나기만 하면 돼요. 이젠 편지고 뭐고 다 필요 없어요. 그저 한번만 만나주세요. 제 쪽에서 도쿄에 있는 당신 댁으로 찾아가면 가장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어머니가 늘 와병 중이나 다름없어 저는 붙박이 간호사 겸 하녀 노릇을 해야 해서 도저히 무작정 올라갈순 없답니다. 제발 부탁드려요. 아무쪼록 절 찾아 이쪽으로 한번 와주세요. 딱 한 번만이라도 얼굴을 보고 싶습니다. 모든 것은 우리가 만나면 알게 될 일. 제 입가에 생긴 희미한 주름을 봐주세요. 슬픈 나날이 만든 주름을 봐주세요. 제가 하는 어떤 말보다 제 얼굴이 제 심정을 또렷이 당신께 알려드릴 겁니다. - P103

이런 편지를 비웃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여자가 살아가려는 노력을 조롱하는 사람입니다. 여자의 생명을 조롱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항구에 꼼짝 않고 고여 있는 숨 막힐 듯한 공기 속에서는 숨을 쉴 수 없어, 폭풍우가 몰아치더라도 닻을 올려 항구 밖으로나가고 싶습니다. 머물러 있는 배는 예외 없이 더럽습니다. 저를 비웃는 사람들은 틀림없이 모두 정박해 있는 배입니다. 아무것도 할수 없는, 그저 떠 있는 배 말입니다. - P104

제 말뜻 아시겠어요?
사랑하는 데 이유는 없습니다. 변명 아닌 변명을 너무 늘어놨습니다. 제 동생의 말투를 흉내 낸 것 같기도 합니다. 그저, 오시길 기다릴 뿐입니다. 꼭 한번 만나 뵙고 싶습니다. 그뿐입니다.
기다림. 아아, 인간의 삶에는 기뻐하고 화내다가 슬퍼하고 증오하는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 있지만, 그래도 인생의 1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는 감정들이고 나머지 99퍼센트는 그저 기다리며
사는 것 아닐까요. - P106

-5
나는 올여름 한 남자에게 세통의 편지를 보냈지만 답장은 한 장도 오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게는 그 외에 다른 살길이 없다고 생각하고 세 통의 편지에 내 가슴속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았던터라, 절벽 끝에 서서 성난 파도 속으로 몸을 던지는 심정으로 우체통에 넣었건만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답장은 오지 않았다. 나오지에게 그 얘기는 함구하고 그 사람에 관한 얘길 들어보니, 그는 이전과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이 매일 밤 술이나 마시며 돌아다니고 점점 더 부도덕한 이야기를 써서 세상의 빈축을 사고 지탄받고 있는모양이다.  - P107

 그저 나 혼자 멀찍이 동떨어져 불러봐도, 소리쳐봐도 아무 메아리도 없는, 황혼의 가을 들녘에 초라하게 서 있는 듯한, 지금까지 맛본 적 없는 처절한 고독에 휩싸인다. 이게 그 실연이란 것일까. 들녘에 이렇게 홀로 허수아비처럼 서 있는 사이, 해도 지고 마침내 밤이슬에 얼어 죽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는 걸까 생각하면 메마른 통곡으로 어깨와 가슴이 부서질 듯 요동치고 숨조차 쉴 수 없다. - P108

이제 더는 기다릴 수 없다, 어떻게든 상경해서 우에하라 씨를 만나야지, 나의 돛은 이미 하늘 위로 솟고 항구 밖으로 나왔으니 이대로 서 있을 수는 없다, 가야 할 곳을 향해 떠나야 한다, 이렇게 소리없이 도쿄로 갈 마음의 준비를 하던 차에 어머니의 상태가 심상치않았다.

어느 날 밤 기침이 심하게 나서 열을 재보았더니, 39도였다.
"오늘 날이 추워서 그렇지. 내일이면 괜찮을거야."
어머니는 여전히 콜록대면서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씀하셨지만, 내 눈에는 왠지 보통 기침 같지는 않아 무슨 일이 있어도 내일은 아랫마을 의사에게 왕진을 부탁해야겠다고 결심했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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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책을 한 권도 안읽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기억이 안난다... 왜 안 읽었을까..
꽤 많은 일본 작가들의 책을 읽었다고 나름 자부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검색해봐도 없다.. 충격적이다!





1
아침 식탁에서 수프를 한 숟가락 뜨신 어머니가 "아" 하고 가는신음 소리를 내셨다.
"혹시 머리카락이라도?"
수프에 뭔가 비위 상하는 거라도 빠졌나 싶어 여쭈었다.
"아니."
어머니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살짝 수프를 한 숟가락떠서 입에 흘려 넣으시고는, 고개를 돌려 부엌 창문 너머 만개한 산벚꽃에 시선을 보내며 얼굴을 그대로 모로 둔 채 다시 수프를 살짝작은 입술 사이로 떠 넣으셨다. 살짝이라는 표현은 어머니에겐 결코 과장이 아니다. 여성잡지 등에 나오는 식사 예법과는 정말이지,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 P7

"자, 모두 묵념하자."
HPHA내가 몸을 구부리고 합장하자 아이들도 얌전히 내 뒤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합장했다. 그러고 나서 아이들과 헤어져 혼자 돌계단을 천천히 올라오는데, 계단 위로 늘어진 등나무 덩굴 밑 그늘에 어머니가 서서 말씀하셨다.
"아주 몹쓸 짓을 했구나."
"살무사인 줄 알았더니 그냥 뱀이었어요. 그래도 잘 묻어줬으니괜찮겠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런 일을 어머니께 들킨 게 영 찜찜했다.
어머니는 결코 미신을 믿는 분은 아니었지만, 10년 전 아버지가 - P16

니시카타초 집에서 돌아가신 이후 뱀을 아주 무서워하신다. 아버지가 임종하시기 전에 어머니는 아버지의 머리말에서 가늘고 새까만줄이 떨어져 있는 걸 보고 뭔가 하고 집어 들었는데 그게 바로 뱀이었단다. 스르르 도망쳐 복도로 나가서는 그 뒤론 어디로 갔는지 그대로 사라져버렸단다. 그것을 본 사람은 어머니와 외삼촌 두 분이었는데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는 임종 전에 집안을 소란스럽게 하지 않으려고 잠자코 앉아 계셨다고 한다. 우리도 그 자리에 같이 앉아 있긴 했지만, 그래서 그때 뱀이 나타났었는지는 전혀 몰랐다. - P17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저녁, 정원 연못가 나무에 올라가있던 뱀은 나도 직접 보았다. 나는 지금 스물아홉 살 아줌마가 되었지만, 10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는 열아홉이었다. 이미 꼬마는아니었기 때문에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기억은 생생한데, 내가 영전에 꽂아둘 꽃을 꺾으러 정원 연못 쪽으로 걸어 내려가 연못가 바위 옆 철쭉이 핀 곳에 서서 힐끔 쳐다보니 철쭉 가지 끝에 작은뱀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흠칫 놀라 그 옆 황매화 가지를 꺾으려 했더니 그 가지에도 뱀이 감겨 있었다. 또 그 옆에 있던 물푸레나무에도 어린 단풍나무 가지에도 금작화에도 등나무에도 벚나무에도 이나무 저 나무에 모두 뱀들이 몸을 둘둘 말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무섭진 않았다. 뱀도 나처럼 우리 아버지의 임종을 슬퍼해 구멍에서 기어 나와 아버지의 명복을 빌고 있는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곧 정원에서 보았던 뱀 이야기를 어머니께 해드렸더니 어머니는 침착하게 무언가 생각하시는 것처럼 고개를 살짝 기울이시고는 딱히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 P18

하지만 이 두 번의 뱀 사건이 그날 이후 어머니가 뱀을 질색하게된 계기가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뱀을 질색한다기보다는뱀을 무슨 영물인 양 생각해 두려워하는, 다시 말해서 공포심을 갖게 된 것 같다. - P18

우리가 도쿄 니시카타초에 있는 집을 버리고 이즈에 있는 약간중국풍의 산장으로 이사한 때는 일본이 전쟁에서 무조건 항복한 그 해 12월 초였다. - P20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우리 집안의 경제는 어머니의 남동생이자 현재는 어머니의 유일한 혈육이며 와다에 사시는 외삼촌이 전적으로 돌봐주고 계셨다. 그런데 전쟁이 끝난 뒤로는 세상이 전과 달라져 와다의 외삼촌이 이젠 안 되겠으니 집을 팔아야겠다고, 하녀도 내보내고 모녀 둘이서 어디 시골에 작은 집 한채를 마련해 형편에 맞춰 사는 게 낫겠다고 어머니께 충고했는지,
어머니는 돈에 관해서는 아이들보다 더 아는 게 없는 분이라 외삼촌에게 그런 말씀을 듣고 그럼 알아서 잘 좀 처리해달라고 부탁한모양이었다.
- P21

만약 어머니가 심술궂은 구두쇠여서 자식들을 구박하고 자기 앞날만 생각해 돈을 몰래 숨겨두는그런 사람이었다면, 세상이 어떻게 바뀐다 해도 이렇게 죽고 싶은 심정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아아, 돈이 없다는 것은 뭐라 표현해야 좋을지 모를 두려운, 비참한 살아날 구멍 없는 지옥 같다는 걸 태어나 처음으로 깨닫고는 가슴속에서 뜨거움이 복받친다. 속이 꽉 메어와 울고 싶어도,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인생의 쓴맛이란 이런 느낌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 천장을 바라보며 누운 나는 빳빳이 굳어그대로 돌이 되어버렸다.

다음 날 어머니는 여전히 좋지 않은 낯빛으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잠깐이라도 더 이 집에 머물고 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외삼촌이 오셔서 이제 짐은 거의 다 부쳤으니 오늘 이즈로 출발하자고 재촉하시는 바람에 어머니는 마지못해 코트를 입고 작별 인사하는 키미와 다른 사람들에게 말없이 고개만 숙여 인사를 대신하고는, 외삼촌과 나와 함께 셋이서 니시카타초 집을 나섰다. - P25

"정말 명의시다. 나는 이제 다 나았어."
아주 말간 얼굴에 부드러운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하듯 말씀하셨다.
"어머니, 창문을 좀 열까요? 눈이 오고 있어요."
탐스러운 함박눈이 벚꽃잎 흩날리듯 나풀나풀 떨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창문을 열고 어머니와 나란히 앉아 유리문 너머 이즈의 눈을 바라보았다.
"이젠 아프지 않아."
어머니는 다시 혼잣말처럼 말씀하셨다.
"이렇게 앉아 있으면 옛일이 모두 꿈이었던 것 같아. 실은 난 말이야, 막상 이사할 때가 돼서 이즈로 떠나오기가 아무리 맘을 바꾸려애써봐도 싫었어. 니시카타초의 그 집에서 하루라도, 아니 반나절동안만이라도 더 있고 싶었어. 기차에 올라탔을 때는 거의 절반은 이미 산 사람이 아니었지. - P31

여기 도착했을 때도 처음에만 잠깐 정신이 들었을 뿐 날이 어둑해지니까 벌써 도쿄가 그리워서 가슴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아 제정신이 아니게 된 거야. 보통 병이 아니지. 신께서 날 한번 죽이고는 어제까지와는 다른 나로 다시 환생시켜주신거야." - P31

2
뱀 알 사건이 있고 열흘정도 지나면서 불길한 일들이 잇달아 일어나 어머니를 더 깊은 슬픔 속에 빠뜨리고 숨통을 옥죄었다.
내가 불을 내고 말았다.
내가 집에 불을 내다니. 내 생애에 그런 무서운 사건이 일어나리라곤 태어나서 지금까지 꿈에서조차 상상하지 못했다.
불을 소홀히 다루면 큰일난다는 지극히 당연한 이치도 깨닫지못할 정도로 나는 철부지 ‘아씨‘였던가. - P33

"그전부터 하고 싶은 얘기였는데, 우리 서로 기분이 좋을 때 하려고 오늘까지 기다렸어. 그다지 좋은 이야기는 아니야. 왠지 오늘은나도 맘 편히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어서 그러니까 음, 너도 끝까지 잘 좀 들어줬으면 좋겠어. 사실 말이야, 나오지는 살아 있단다."
나는 온몸이 얼어붙었다.
"5, 6일 전에 와다의 외삼촌한테 연락이 왔어. 예전에 외삼촌 회사에서 일했던 사람이 최근에 남쪽 지방에서 돌아와 외삼촌 계신곳으로 인사를 왔는데 그때 이런저런 얘기 끝에 우연히도 나오지와같은 부대에 있었다고, 그래서 나오지는 무사하다고, 이제 곧 돌아올 거라고 했다. 그런데 한 가지 영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 그 사람 얘기로는 나오지가 아주 심한 아편중독 상태였대………."
"또!"
나는 떫은 감을 씹은 것처럼 입을 일그러뜨렸다.  - P50

아버지와 비와 호수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내가 물속으로 뛰어들자 물풀 사이에 사는 작은 물고기들이 내 다리를 스쳐 지나가고, 호수 속으로 내 다리의 그림자가 또렷이 떠올라 울렁울렁 움직이던그 모습이, 지금 어머니와 둘만 있는 이 상황에 어떠한 연관성도 없이 불현듯 가슴속에 떠오르다 사라졌다. 나는 침대에서 미끄러지듯내려와 어머니의 무릎을 껴안고 그제야 비로소 제대로 말할 수 있었다.
"어머니, 아까는 죄송했어요."

생각해보면 그즈음이, 어머니와 나에게 마지막 행복의 불꽃이 반짝였던 때였고, 나오지가 남쪽 지방에서 돌아온 다음부터 우리의 지옥 같은 나날이 시작됐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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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3-04-26 1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 경험이 있죠. 저도 톨스토이 책을 한 권도 읽은 적이 없다는 게 믿기지 않아 작년에 부활을 읽었더랬습니다. 왜 안읽었는지 저도 모르죠..ㅎㅎ

다자이 오사무는 인간실격을 읽고 사양도 읽었는데...그리고 또 한 작품을 읽었는데...인간실격만 줄거리가 생각나고 나머지 작품들은 암것두 생각이 안나요...ㅠㅠ 오래 전에 한 번 휘리릭 읽으면 바로 증발하나 봅니다. 인간실격은 3번 읽었거든요..ㅎㅎ 그래서 아직도 기억이 나요..ㅎㅎ

은하수 2023-04-27 00:25   좋아요 1 | URL
당연히 읽었다고 착각하는 단계가 있나봐요^^ 작가를 혼동하기도 하구요.
읽은 책 까먹는거야 그냥 예사로운 일이죠~~ㅎ
yamoo님께선 인간실격이 더 좋으셨나봐요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총,균,쇠> 읽고 바로 시작해서 그런가...
흥미진진 소설처럼 읽힌다. 영감 받은 책이 <총,균,쇠>라고 한 이유를 너무 잘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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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4-28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총, 균, 쇠>는 많은 자료를 기반으로 각 대륙 문명 격차의 원인을 다루었다면 <사피엔스>는 인류의 각 발전단계를 재구성하기에 훨씬 재미있어요. 연작으로 출간된 <호모 데우스>는 미래에 대한 책이기에 이어서 읽으시면 더 재미있으실거에요. ^^

은하수 2023-04-28 13:02   좋아요 1 | URL
<사피엔스>에 국한한 전개인데도 스피디하고 전개과정이 아주 재밌네요 아주 잘 읽힙니다.
<호모 데우스>도 재밌었으면 좋겠어요 기대하게 됩니다^^
 
랑과 나의 사막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3
천선란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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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리고 사랑하고 끌어안아주는 로봇 고고, 그리고 고고가 사랑하는 랑을 다시 만나고 싶고 그리워하는 감정들이 오롯이 랑으로부터 온 것이라는 게
희망적으로 다가온다. 랑을 만나기 위해 지나온 사막에 대해 랑에게 다 말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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