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하나 모든 에피소드가 왜 다 슬픈지..
읽고 있으면 모두 슬프다. 어쩌지...
이제 올리브가 80세가 넘었다!
헉...곧 이별 ㅠㅠ

그러나, 또 다시 멋진 문장 발견!

˝그리고 인간의 본질적인 외로움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는 깨달음이, 입을 벌린 어둠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은 어떤 것이든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깨달음이 그를 찾아왔다.˝(310)



그래서 밥은 발꿈치에 엉덩이를 붙인 채 쪼그려 앉아 있다가, 헬렌의 눈이 한동안 감겨 있자 맞은편 의자로 조용히 옮겨 앉았다. 그는 몸이 허용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은 것처럼 아팠다. 온몸이 아팠다. 그리고 그는 생각했다. 내 영혼이 아파하고 있다고.

그리고 인간의 본질적인 외로움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는 깨달음이 입을 벌린 어둠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은 어떤 것이든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깨달음이 그를 찾아왔다. 그것은 짐에게도, 헬렌에게도, 마거릿에게도 그 자신에게도 마찬가지였다.(망명자들) -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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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3-27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휴 너무 좋죠, 너무! 스트라우트는 연작 소설에서 항상 최신게 더 좋은것 같아요. <올리브 키터리지>너무 좋았는데 <다시, 올리브>는 더 좋더라고요! ㅠㅠ

은하수 2023-03-27 11:0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그러니 끝을 꼭 봐야죠
근데 올리브 두번째 남편 잭도 죽었네요 지금 그 부분 읽고 있는데 가슴이 아파요 ㅠㅠ
루시 바턴 후속작도 읽어야겠어요. 루시도 궁금하네요 너무^^

다락방 2023-03-27 11:32   좋아요 0 | URL
루시 바턴 후속작 오 윌리엄은 제가 읽은 스트라우트 소설들 중에 최고였어요!!

은하수 2023-03-27 12:08   좋아요 0 | URL
윌리엄은 저도 읽었답니다~~~~꺅~~넘 좋은걸요.
어떻게 안읽을 수 있겠어요~~
저 이제 무엇이든 가능하다 하나 남았어요 거기 루시 바턴이 나온다고 해서 곧 읽어보려구요^^
 

*생산과 재생산 : 자본주의는 여성을 이중으로 억압한다.


생산과 재생산의 모순 관계에 대해 논쟁하면서
다음의 중요하고 새로운 발전상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자본주의 역사상 최초로 여성이 세계 임금 노동자의 약 40%를 차지한다. 여성 경제활동 인구의 54%가 노동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13억 명이 넘는 이 여성 중
-얼마나 많은 수가 자신과 가족의 노동력을
재생산하기 위해 무급 노동의 부담 역시 지고
있겠는가.
-얼마나 많은 수가 자신시 노동시장에서 착취
당할 수 있도록, 즉 재생산 노동의 양을 줄이기
위해 자기 임금을 사용해서 유급 가사노동을
이용하고 있겠는가?(146)

*어렴풋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확인하게 되니 좀 충격적이다.
8 : 3,500,000,000(35억)

모든 종류의 가부장적 억압에서 여성을 해방할 열망을 가진 페미니스트라면 자본주의가 만든 장애물을 피해갈 수 없다. 무엇보다 명확한 건 오늘날
8명의 남성이 35억 명의 사람(이들 중 70%는 여성이다)이 가진 것만큼의 부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147)



마르크스는 생산적 노동을 가치를 창조하는 노동이라고 정의한다. 이 정의는 확실히 독창적인 것으로 자본주의 생산방식의 분석에 기초한다.

"생산적 노동이란 노동의 특정 내용, 또는 그것이 드러낸 특정한 유용성 또는 특정한 사용가치와는 그 자체로 전혀 무관한 노동의 질을 뜻한다. 따라서 동일한 내용의 노동은 생산적일수도 비생산적
노동일 수도 있다." - P138

마르크스는 재생산 노동의 특징을 특별히 다루지 않았지만, "그 외형적 분리를 넘어 생산과 재생산 사이의 필수적인 연결고리를 확립"했다.《정치경제학 비판 요강》 서문에서 마르크스는 생산, 순환, 경제적인 자본 재생산으로 구성된 자본주의 경제의 범주를 훨씬 폭넓은 사회적 물질대사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사회적 물질대사는 사회의 재생산에 필수적인 모든 활동을 포함한다. 이것은 오로지 시장에만 주목하는 부르주아 정치경제학은 외면하는 주제다. 그러므로 마르크스는 모든 생산방식에서 가사노동이 수행하는 역할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를 제공한다.
 가사노동은 교환가치는 되지 못하지만, 사용가치를 생산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가사노동은 자신이 수행되는 바로 그 사적 영역 안에서 ‘생산적 소비‘로 행해진다. 이 과정은 노동력의 재생산에 반드시 필요하다.  - P139

재생산 노동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꼭 잉여가치를 창출해야 할 필요는 없다. 반면 어떤 페미니스트 이론가들은 재생산 노동이 노동력 상품을 ‘생산‘한다면 생산적인 것으로 인정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이론가들이 주장하듯이, 가부장제의 이데올로기적 · 문화적 억압은 여성이 경제적 보상 없이 개별 가정 내에서수행하는 재생산 노동을 ‘생산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이게 만든다. 
그러나 프랑스 마르크스주의자 다니엘 벤사이드는 이렇게 지적한다.

"시장에서 실제로 자본의 지배를 받는 노동과 사적 행위를 측정하는 각각의 기준을 비교하기란, 예컨대 부엌일과 호텔 노동을 테일러주의 식으로 계량화하기란 어렵다. 측정 수단은 동의하기 힘든 자의적 선택에 달려 있다. 즉 어떤 사람이 가사활동을 하는 기간에 노동시장에서일했다면 벌 수 있었던 소득이 얼마인지, 시장에서 동일한 서비스를 받기 위해 얼마를 지불해야 하는지(시장에서의 구입 가격)를 계산에 포함시킨다." - P140

노동자계급이 남성 · 여성 · 성인 · 아동을 가리지 않고 착취하는 산업의 탐욕에 맞서 가족관계를 착취로부터 보호한 것은 그들의 생활 조건을 향상하기 위해 자본과 대결한 것을 뜻하기도 했다.

 학교·병원 등과 같은 공공서비스를 대중적으로 이용함으로써 노동자의 생활 조건이 개선되고, 재생산 노동의 무거운 부담 일부가 가정에서 자본주의 국가로 이전됐다. 전 세계에서 노동자 대중이 공공서비스의 민영화와 폐지에 저항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그것은 노동자계급에 재정 타격을 주며,
가정에서 주로 여성이 수행하는 재생산 노동의 필요량을 증가시키기때문이다. - P144

최근 수십 년간, 신자유주의의 형태를 띤 자본주의는 착취를 증대하기 위해 노동조합과 기타 노동자계급 조직을 공격해왔다. 그것은 또한 다음을 통해 노동력의 사회적 재생산 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공기업의 민영화, 사회보장 프로그램의 축소, 공교육과 보건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긴축 정책, 대중교통 및 기타 필수 서비스의 요금 인상. 

이런 긴축은 노동자 민중의 가정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제국주의에 억압받는 나라들의 외채 문제를 규탄할 때, 우리는 빚을 갚기 위해 취해지는 긴축 정책으로 여성들이 경제적 보상 없이 수행하는 재생산 노동이 증가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 P144

자본주의 생산은 임금노동을 착취해 잉여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런 모순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노동력의 사회적 재생산 없이 그런 착취도 불가능하다. 민중 대다수를 점차 임금노동자로 전환하면서, 자본은 재생산 과정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낸시 프레이저가 주장하듯이 이것은 다음의 모순을 반영하는 반복적 위기로 이어진다. "(이 모순은) 자본주의 경제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재생산이 동시에 분리되고 연결되는 경계에 있다. 경제 내부도 아니고 가정 내부도 아니며, 자본주의 사회의 두 가지 필수 구성요소 사이에 위치한 모순이다." - P145

우리가 건설하려는 사회가 무엇인지에 대한 숙고 없이 성 불평등에 맞서 싸울 수는 없다.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8명에 여성 4명이 포함될 수 있도록 싸우자는 건가? 아니면 가장 가난한 사람끼리 성평등을 이루자는 건가?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핵심, 즉 자본 축적이라는 문제를 제쳐두고 여성해방을 이론화하는 게 가능하겠는가?  - P147

물론 작업장에서 이뤄지는 투쟁과 사회적 재생산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투쟁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결국 지배계급이 강제한 분열과 반목에 맞서는 길, 자본주의가 역사적으로 갈라놓은 것을 통합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바로 지금 우리는 이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왜냐면 우리 여성은 아마 처음으로 그 과제가 우리, 즉 노동자계급에 관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셀레스테 무리쇼, 안드레아 다트리 글 · 김요한 옮김Celeste Murillo and Andrea D‘Atri,
"Producing and Reproducing: Capitalism‘s
 Dual Oppression of Women"
2018년 9월 11일 (레프트 보이스>에 영어로 게재됨.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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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여성해방의 전략을 위한 토론
3장에서는 빵과 장미의 정치 전망과 연결된 글을 모았는데, 주로 논쟁적인 방식으로 주제를 다룬다.
‘99%를 위한 페미니즘‘, ‘사회적 재생산‘ 이론, ‘엥겔스, 여성 노동자, 사회주의 페미니즘‘이라는 소제목 아래서 전진방향을 탐색한다. 필자들은 수잔 퍼거슨, 실비아 페데리치 등의 주장을 소개하며 논쟁적으로 문제의식을 전달한다.(들어가며 중 일부 발췌)


《99% 페미니즘 선언》 서평: 전략에 대한 토론

2018년 벽두, 미국에 기반을 둔 활동가들과 지식인들은 ‘99%를 위한페미니즘‘ 건설을 호소했다. 2011년 월가 점령 운동에서 영감을 얻은이 개념은 낸시 프레이저, 친지아 아루짜, 티티바타차리야가 작성한 선언으로 구체화돼, 2019년 3월 8일 발표됐다. [한국에서는 《99% 페미니즘 선언》(박지니 옮김, 움직씨)라는 책자로 2020년 3월에 번역·출판됐다.] 새로운 페미니즘 물결과 저자들이 제안하는 반자본주의 전망에 대해 몇 가지 우리의 의견을 밝힌다.
‘99%를 위한 페미니즘‘ 선언이 미국에서 쓰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2017년 미국은 페미니즘 운동 부활의 진원지 가운데 하나였다. 1월 20일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하던 날, 이를 거부하는 여성 행진에 수백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 P116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여성 살해, 성적 확대, 가해자의 형사 면책, 피해자에 대한 비난 같은 남성 폭력으로부터 촉발된 거대한 여성 시위가 터져 나왔다.
 대표적으로 아르헨티나의 ‘니우나메노스‘ (2015년), 이탈리아의 ‘단 한 명도 잃을 수 없다‘(2016년), 스페인의 ‘나는 너를 믿는다‘(2018년) 시위를 들 수 있다. 소셜 네트워크에서도 미국의 ‘미투‘(2017년 프랑스의 ‘그놈을 고발하라 (2017년) 같은 대규모 캠페인이 전개됐다.
 동시에 다른 운동도 활발히 펼쳐졌는데, 폴란드의 임신중지권 제한반대 시위(2016년), 아이슬란드의 임금 격차 항의 시위 (2018년), 아르헨티나의 임신중지 합법화 요구 시위 (2018년) 등이 무수히 많은 여성의 행동을 불러일으켰다. 페미니즘의 전망과 전략에 대한 토론이 계속 활성화돼온 연장선에서 이 선언이 나왔다는 점도 우연이 아니다. 저자들이 지적하듯이, 페미니즘 운동은 ‘갈림길‘에서 있다.

*니우나메노스 운동(Ni Una Menos) : ‘한 명도 더 잃을 수 없다‘라는 뜻으로 여성 살해를 규탄하는 전국적인 대중운동을 말한다. 아르헨티나 빵과 장미의 시위에서 구호로 쓰였다. - P117

반신자유주의와 반자본주의
XXX
체제 전반이 위기에 처하면서 신자유주의 헤게모니에 의문이 제기됐다. 한 줌밖에 안 되는 소수가 어마어마한 부를 누리고 훨씬 더 많은 인류가 비참한 삶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2011년 "우리는 정치인과 은행가에게 지배당하는 상품이 아니다"라고 했던) 스페인의 ‘5월 15일 운동‘, 그리고 이어서 ("우리는 99%이고 너희는 1%다"라고 했던) 미국의 ‘월가점령운동‘은 자신의 부모보다 삶이 나빠질 거라는 사실에 맞닥뜨려야 했던세대가 처음으로 자신을 정치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다.
2015년부터 거대한 여성운동이 시작됐다. 그리고 이런 맥락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젠더 불평등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세계적 불평등과 분리해 해석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런 생각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여전히 명확하게 정의돼 있지 않다. - P119

"임금을 지불받는 노동의 중단은 영구적인 이윤 손실의 형태로 자본가들에게 타격을 가한다. 

무급 재생산 노동의 중단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만일 노동이 어린이나 나이 든 가족처럼 취약한 이들에 대한 돌봄노동의 형태를 취한다면, 중단은 가능한 선택일 수 없다. 만일 노동이 빨래나 청소처럼 생사를 가르는 문제가 아닌 경우라면, 여성이 나중에 그 일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이가 하게 될 것이다. 또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 집이 점점 지저분해질 것이다. 기껏해야 남편이나 남자친구가 부끄러워하면서 여성이 하던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자본가들은 고통당하지 않는다. 아니 심지어 신경도 쓰지 않는다." - P127

"자본주의가 흐릿하게 감추려는 진실, 즉 이윤을 만들어내는 임금노동은 대부분 무급 노동으로 이뤄지는 사람 만들기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진실"이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자본주의사회의 임금노동제도는 잉여가치만 감추는 게 아니다. 자본주의의 성립이 가능해지는 조건인 사회적 재생산 노동이라는 출생 모반도 감춘다." - P129

저자들이 보기에 현재 진행 중인 자본주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사회적 재생산 위기다. 사회적 재생산이라는 개념은 앞에서 언급한 무급가사노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의료·교육 등 서비스 부문에서 주로여성이 수행하는 임금노동에 대한 착취를 매개해 사회적 재생산이 수행된다는 점을 포괄한다.

 사회적 재생산 위기가 갖는 세 번째 측면은제국주의가 만든 위계질서를 토대로 대도시에서 전문직에 종사하며 좋은 급여를 받는 진보적 여성들이 가사노동에서 스스로 ‘해방‘되기 위해 이주민, 유색인종 여성을 불안정한 조건으로 고용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고용된 여성은 자신의 집에서 수행해야 할 가사노동을 누군가에게 떠넘겨야 한다. 고용된 여성의 딸이나 어머니는 어떤 종류의 급여도 받지 못한 채 자신의 형제자매나 손자 손녀를 돌보고 청소와 요리를 해야한다. 그들은 이 사슬에서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다.
- P129

다르게 말하자면, 반자본주의 페미니즘은 노동자계급의 페미니즘이자 노동자계급을 위한 페미니즘이어야 한다. 노동자계급은 자본주의가 자신을 작동시키기 위해 전략적 지위에 놓은 사회적 주체다. 

바로 이로부터 노동자계급은 동맹을 건설할 수 있다. 그 점을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반자본주의 페미니즘은 개량의 지평선을 넘어설 힘이 없는 운동으로 용해되고 말 것이다. 물론 노동자계급의 가장 집중화된 부문이 객관적으로 혁명적인 잠재력을 현실화하려면, 자본에 억압받는 모든 부문을 (심지어 모든 계급을) 이끌려는 실질적이고 의식적인 의지를 수립해야만 한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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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이 괴로울 땐 아무 생각없이 주욱 읽어나갈 수 있는 소설이 시간 채우기에 제격이다.
늘 달고사는 더부룩함의 끝판왕, 심히 불안정한 내 위장... 어찌나 심하게 체했던지 어제 아침 일어나니 온 몸이 두드려 맞은듯 아프고 배가 뒤틀려서 급히 한의원 가서 침맞고 약 타와서 먹고 있다. 죽 포장해서 오는 길에 도서관 들러 《다시, 올리브》 빌려왔다. 그러고선 집으로 돌아와 아픈 걸 잊어볼 요량으로 억지로 집중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책을 읽었다. 저녁때쯤에는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서 도저히 집중이 안돼 포기... 아우 머리야...!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일어나니 두드려맞은 듯하던
몸과 배는 한결 편해져 《다시, 올리브》 읽어보기로 했다.

내용이 주는 메세지가 있겠지만 그런 걸 꼭 느껴야할 필요는 없다. 그냥 집중해서 스토리를 따라가고 싶다. 올리브 키터리지가 익숙하니 잘 읽혀서 순식간에 백여 페이지를 읽었다.

읽을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올리브는 내 기준에서 봤을 땐 참 이상한 사람이다.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도 싫지는 않고 묘하게 동조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 올리브가 사람들과의관계에서 느끼는 어색함들이 나도 불편한데 어느 면에서는 나도 그럴거 같은 생각이 든다.
나의 생활을 글로 쓴다면, 속마음들까지 이런 식으로 글로 표현한다면 내가 사람들과 맺는 관계에서 느끼는 어색함, 불편함, 친밀감, 말로 표현하지 않는 그 감정들에서 뭔지 모를 슬픔이 느껴질 거 같아서 이상하긴 하지만 그런 올리브를 내 나름으로 이해를 하게 된다고 할까.


"크리스토퍼." 그녀가 용기를 내서 아들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발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 결혼한다."
아들이 어중간한 미소를 지은 채 그녀를 쳐다보고 이렇게 말하기까지 영원의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잠깐만요.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결혼할 거라고 말했어. 잭 케니슨하고."
- P139

"오, 그만, 크리스토퍼! 그만해. 그만 좀 하라고!" 앤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올리브를 뒤따라 거실에 들어와 있었다. 올리브가 돌아보니 놀랍게도 앤의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입술도 더 커진 것 같고, 눈도 더 커진 것 같았다. 앤이 다시 말했다.
 "그만, 크리스, 그만 좀 해! 어머니 결혼에 참견하지 마. 당신 대체 왜 그래? 맙소사! 저분한테 예의를 갖추는 정도도 못해? 맙소사, 크리스토퍼, 당신 정말 애구나! 당신은 내가 애 넷을 키운다고 생각하지? 다섯을 키워!"
그런 다음 앤은 잭과 올리브를 향해 돌아서서 말했다. "제가 대신 어처구니없이 유치한 남편의 행동을 사과드릴게요. 저 이가 이렇게 유치할 때가 있어요. 크리스토퍼, 이건 유치한 행동이야.
하느님 맙소사, 당신 이런 모습 정말 유치해"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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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빵과장미‘ 안드레아 타트리의 글.

˝새로운 것을 향해 더 큰 활력과 끈기로 투쟁할 수 있는 사람들은 낡은 것으로부터 가장 큰 고통을 겪어온 사람들˝(레온 트로츠키, 114)


꽉 묶인 매듭이 더 단단하게 묶이다
XXX
코로나19가 세상에 퍼지기 이전인 2019년, 세계 노동 가능 인구 증절반은 여성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체 노동 인구의 39%만이 여성이었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불안정하고 비공식적인 조건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에서 그렇다. 일할 수 있는 여성의 21% 이상이 하루 내내 무급 돌봄노동에 종사한다. 같은 처지에 있는 남성이 1.5%에 불과한 것과 비교된다. - P94

같은 해에 20세 미만의 여성과 소녀 1,300만 명이 아이를 낳았다.
아직도 119개 나라에서는 임신중지권이 제한된다. 오직 38개 국가에서만 임신한 노동자를 해고하는 게 금지돼 있다. - P94

팬데믹이 발발하면서, 기존의 성별 격차는 더욱 커지기만 했다.
2022년 초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세계 성별 불평등을없애는 데 135 년 이상이 걸릴 거라고 추산했다. 2020년 추산보다 36년이 더 늘어난 수치다. 팬데믹에 대응하는 정부 조치는 그들이 생각하는성평등 목표 달성을 한 세대 뒤로 밀쳐놓는 데 성공했을 뿐이다. - P95

선진국 여성이 직업이나 학문적인 커리어에서 남성을 따라잡을 수 있게 된 건, 주로 그들의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데 필요한 무급 노동이 흑인이나 히스패닉계의 가난한 이주여성에게 외주화됐기 때문이다.

법률이나 국내 총생산 증가로 이 상황을 바꿀순 없다. 이 현실은 자본주의가 가장 단단한 매듭으로 꽉 묶어놓은 것이다. 이 체제 안에서 그 매듭을 푸는 건 불가능하다. - P96

가중되는 무급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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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들이 가사노동을 직접 통제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자본가들은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의 상당 부분을 사적 영역에 묶어둠으로써 이득을 본다. 이런 방식으로 임금은 임금노동자를 재생산하는 데 필요한 비용 전부를 커버할 필요가 사라진다. 

재생산 노동 중 일부는 임금노동자 자신에 의해, 그들의 집에서 아무런 보수 없이 이뤄진다. 유급 고용의 형태로든 아니든, 이런 노동을 하는 압도 다수는 두말할 것 없이 여성이다.

다시 말해 대부분 여성이 가정에서 수행하는 무급 재생산 노동은 자본가들이 임금노동 착취에서 끌어내는 잉여가치의 양을 간접적으로 늘려준다. - P96

여성 억압의 뿌리는 고대 계급사회의 등장으로 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를 기반 삼아 자본주의는 잉여가치를 뽑아내는 구조에 복무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이 종속관계를 재구성한다. 자본주의는 상품 생산에 대한 물신숭배를 낳고,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잉여 노동의 존재를 감춘다. - P97

그와 동시에, 노동력이라고 알려진 특별한 상품의 재생산에 필요한 노동의 ‘가정 내구성요소‘를 생산 영역에서 분리된 것으로 묶어둔다. 이런 이유에서 몇몇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들은 가사노동, 즉 사회적 재생산을 위한 무급 노동 또는 넓은 의미로 돌봄노동이라고 부를수 있는 것을 자본주의사회의 진정한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이 엄청난 불평등을 유지하려면 거대한 이데올로기적 압력이 가해져야 한다. 개인들이 이런 규범을 그들 자신의 욕망인 것처럼 받아들이도록 말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결국 여성이 하는 일을 무급 노동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믿게 된다. 그런 점에서 특히 낭만적인 사랑 역시 자본주의의 발명품이다. - P97

자본주의는 자연과 우주의 수수께끼를 풀 수는 있었지만, 여성이란 무엇이고, 좋은 여성은 어떠해야 하며, 여성의 권리와 의무는 무엇인지, 그리고 여성이 무엇을 갈망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편견, 규칙, 고정관념은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다. 

이 ‘성별 반계몽주의‘에는 무급 노동이 사랑이며 이런 사랑은 여성에게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정당화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된다.

여성성에 관한 이 뿌리 깊고 대대로 내려오는 선입견에 어떤 측면에서라도 도전하는 여성은 누구일지라도 조롱당하고, 멸시당하고, 굴욕을 겪고, 경제적이거나 법적인 위협을 받고, 구타당하거나 살해된다.
- P97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말을 빌리자면, 사회주의는 ‘현 상태를 폐지하는 현실 운동‘이다. 이 ‘현 상태‘란, 한 줌 소수가 터무니없이 큰 부를 챙겨가는 상태, 심지어 팬데믹을 겪는 동안에도 그런 일이 벌어지며 그 대가로 압도 다수가 점점 더 불안정한 노동으로 내몰리고, 노동력 재생산은 냉혹하게 여성의 무급 노동에 내맡겨지는 그런 상태다. - P98

‘가내 노예제‘는 실제로 남성이 이미 쟁취한 권리를 여성이 ‘평등하게‘ 행사하고 향유하지 못하게 막는다.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의 사회화는 이 ‘가내 노예제‘ 폐지를 시작하기 위한 필수 기반이다. 
공동주택 · 식당 · 세탁소 · 학교 · 유치원 · 양로원 · 재택치료 등 다양한 기관, 그리고 공원 · 운동장 · 클럽 · 문화센터 같은 여가 공간을 만들어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을 가정 내 사적 영역에서 끌어낸 후에 남성과 여성 임금노동자가 수행하는 일자리로 전환해야 한다. - P100

우리는 사회주의가 여성에게 즉각 낙원이 될 것이라 약속하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한 진실은 있다. 기생충 같은 소수 이익을 위해 인간노동을 착취하는 일, 이 거대한 노동력을 재생산하기 위해 날마다 보이지 않는 무급 노동에 여성을 종속시키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그런 사회를 향한 투쟁은 우리 삶을 더 살 만한 것으로 만드는 유일한투쟁이라는 점이다! 

‘현 상태‘의 일부가 될 것인가, 아니면 ‘그 현 상태를 폐지하는 현실 운동‘의 일부가 될 것인가? 
선택하라.

안드레아 다트리 글 · 오연홍 옮김
Andrea D‘Atri, "Why Should Women Fight for Socialism?"
2021년 《카타르시스Catarsi) 5호에 카탈루냐어로 발표되고
2022년 3월 8일 《레프트 보이스》에 영어로 게재됨.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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