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여자들에게
이사벨 아옌데 지음, 김수진 옮김 / 시공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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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자들에게>이사벨 할머니와 수다를 ......

이사벨 아옌데의 에세이 <사랑하는 여자들에게>를 읽는 동안 정말 이사벨 할머니와 수다를 떨고 온 듯한 경험을 했다.

그 수다를 언제까지라도 ... 그래서 다시 또 만나서(물론 직접 만난다 해도 대화가 안될테니 책을 통해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수다를 떨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글을 읽으면서도 정말 이 할머니의 수다를 듣고, 박수 치고 맞아요 맞아요 그러니까요 하면서 공감하고 있는 기분이 수시로 들었지만 -물론 더 할 수 없이 멋진 할머니인건 말할 것도 없고 - 그 수다가 끝나지 않고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동네 가까이 사는 분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사벨 아옌데는 우리가 익히 아는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작가이지만 나는 그의 소설(영혼의 집, 운명의 딸)을 접한 것 뿐이어서 내밀한 속내는 알 수가 없었는데 이 작품을 대하면서 노년의 이사벨의 속내를 조금은 알게 된 기분이었다. 좀 더 친근해진 느낌이 든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려줄 수 있는 작가가 같은 여자라서, 그리고 작품의 엄청난 성공으로 편안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어서, 또 그리고 이런 뜻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내 기분이 어떠냐고 묻는다면 너무너무 기분이 좋다는 것이지 암... 그렇고 말고... 내가 왜 뿌듯한 기분이 드는 건지는...  읽어보면 알게 될 거라고 마구마구 말해주고 싶다~~^^



칠레에 군사 독재 정권이 들어서면서 볼리비아로 망명을 하고 다시 미국 국적을 취득하면서 이제는 미국의 작가가 되었지만 그녀는 영원히 남미 칠레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이다. 자신의 조국은 여전히, 그리고 당연히 칠레라고 생각하는 거 같다. 노년에 만난 현재의 남편과 지내면서 강아지를 키우고 글을 쓰는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우리가 다 알다시피 행동하는 페미니스트이다. 이 책은 페미니스트적 관점에서, 그의 나이 78세에 쓴 에세이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삶을 토대로 자신이 살아왔고 이제 자신의 딸과 아들, 그리고 손자, 손녀들, 사랑하는 여자들이 살아갈 세상은 가부장제라는 제도로 고통받지 않는 세상이기를 염원하면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가부장제 아래 고통받는 여성들이 힘을 모아 연대하기를 바란다. 여성들이 연대하는 힘은 누구보다도 강하기 때문이다. 몇 천 년의 역사를 가진 남성들의 가부장제가 불과 몇 십년 사이에 여성들의 힘으로 변화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 멋진 이사벨 할머니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는 글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 중에 내가 몰랐던 부분은 딸 파울라가 유전성 혈액 질환을 앓다가 이사벨의 나이 50 무렵에 엄마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파울라>라는 작품을 발표하였고(우리나라엔 출간되지 않았나봐요..ㅠ.ㅠ 엄청난 성공이었대서 너무 궁금함), 그 작품의 성공에 힘입어 재단(www.isabelallende.org)을 설립하고 전 세계의 여성들을 돕고 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하여 알게 되었다. 페메니스트 운동을 하면서 알게 된, 또는 겪은 일들을 조곤조곤 이야기해 주는데, 여성들이 연대했을 때 얼마나 큰 힘을 낼 수 있는지, 그리고 아는 것을 행동으로 실행하지 않는 것은 가부장제를 심지어 돕는 여자가 된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무거운 내용들이 많지만 그 분위기를 바꿔가면서 무겁게 이야기하지 않아서 더 좋은 이 기분을 다른 모든 여자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많은 여자들이 다 읽었으면 좋겠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이 너무 많아서 이 책을 구입해야겠다.  내 맘에 들어온 문장들을 남겨본다.


                 





*** 문장들


   일반적으로 언어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결정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말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가부장제에는 남녀의 구분이 유용하며, 젠더를 구분해야 통제가 훨씬 쉬워진다. 우리는 젠더와 인종, 나이 등등의 구분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여왔지만 젊은 세대 다수는 이러한 구분에 반기를 든다. (86쪽)



   내 딸 파울라를 떠나보내면서, 나는 죽음이라는 것이 항상 우리 곁에 잇다는 사실을 완벽하게 깨달았다.  칠십 줄에 접어든 지금 죽음은 어느덧 나의 친구가 되었다. 죽음은 낫을 든 썩은 냄새를 풍기는 해골이 아니다. 죽음은 성숙하고 우아하며 치자꽃 향기를 풍기는 상냥한 여인이다. 전에는 우리 동네 어귀를 어슬렁거리더니 얼마 전에는 우리 이웃집에 와 있다가 지금은 우리집 마당에서 참을성 있게 대기하고 있다. 가끔 그녀 앞을 지나칠 때면 서로 인사를 나눈다. 그때마다 그녀는 나에게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누리라고 일깨워준다. (146쪽)



   남성은 여성의 힘을 두려워하고, 그래서 법과 종교, 관습의 힘을 빌어 수 세기동안 여성들의 지적 계발과 예술적, 경제적 발전을 가로막는 온갖 제한을 가해왔다. 한때는 수만 명에 달하는 여성들이 너무 많이 안다는 이유로, 지식을 지니고 있다는 이유로 마녀로 몰려 고문을 당하고 산 채로 화형을 당하기도 했다. 여자들은 도서관에도 갈 수 없었고, 대학에도 갈 수 없었다. 물론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그런 관행이 유지되고 있다. 남자들이 생각하는 가장 이성적인 모습은 여성을 문맹화하여 고분고분 복종하게 만들고, 쓸데없이 질문하거나 반기를 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 오늘날에는 대다수의 여성들이 남성들과 똑같이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너무 두드러지거나 리더의 위치에 오르려고 하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겪은 것과 같은 공격을 당하게 된다. (162쪽) (그러게나 말입니다. 힐러리 클린턴의 대안이 미치광이 백인 트럼프였다니 믿어지십니꽈!!!)



   미국의 연쇄살인범들을 보면 거의 예외 없이 백인에 공통적으로 여성혐오 성향을 지니고 있다. 그들의 여성 혐오는 가정 폭력, 여성에 대한 위협과 폭행의 이력을 보면 확인된다. 이런 사이코패스들 상당수는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문제를 겪었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여성의 거절과 무관심, 조롱을 견디지 못한다. 즉, 여성이 힘을 가진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는 것이다. "남자들은 여자들이 자신들을 비웃을까봐 두려워하고, 여자들은 남자들이 자신들을 죽일까봐 두려워한다." 여성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말이다.(163쪽)



   여성의 학대는 곧 여성의 평가 절하와 맥을 같이한다. 페미니즘은 버지니아 울프가 말했듯이, 여성도 사람이라는 급진적인 개념이다. 수 세기 동안 여성에게도 영혼이 있는가 하는 문제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165쪽)



   이제 평화를 이야기해 보자. 전쟁은 마초이즘 표출의 극한이다. 모든 전쟁에서 희생되는 대부분의 희생자는 군인이 아니라 여자와 아이들이다. 14세에서 44세 여성의 주요 사망 원인 가운데서도 첫 번째로 꼽히는 원인은 바로 폭력이다.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암, 말라리아, 사고사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 인신매매 희생자의 70퍼센트도 여성과 아이들이다. 한 마디로, 선전포고만 없었지 여성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나 매한가지다. 그러니 우리 여성들이 우리 자신과 우리의 자녀들을 위해 그 무엇보다 평화를 간절히 원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174쪽) (으... 마초이즘 너무 싫어...ㅠ.ㅠ)



   경제적 자립 없이는 페미니즘도 없다. ...2015년에 전 세계 문맹자의 3분의 2는 여성인 것으로 추산되었고,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아동의 대다수는 여자 어린이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여성은 같은 일을 하고도 남성에 비해 낮은 급여를 받고 있으며, 교사나 간병인 같이 전통적으로 여성의 영역이었던 직군은 급여가 낮고, 가사 노동은 아무런 가치도 인정받지 못하는 건 물론 대가도 전혀 지급받지 못한다. 요즘같이 여성도 밖에서 일을 하는 시대에는 이런 사실에 훨씬 더 화가 치민다. 어차피 외벌이로서 가족을 충분히 부양할 수 있는 남자가 별로 많지 않아서 바깥일을 같이 하는데, 파김치가 되어 퇴근하고도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고,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집안일을 하는 건 다 여자 몫이기 때문이다. 관습과 법이 바뀌어야 한다. ... ...누군가에 의존하는 삶은 어린시절에도 지금 느끼는 것만큼의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나 스스로 내 밥벌이를 하고자 직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가능하면 엄마도 부양하고 싶었다. 할아버지는 늘 말했다. 돈을 내는 사람이 명령도 내리는 것이라고. 할아버지의 그 말이 내 초기 페미니즘 사상에 도입한 최초의 공리였다. (180 ~ 183쪽)



   나는 내 소설에 등장시킬 강인하고 결단력 있는 여주인공을 굳이 창조해낼 필요가 없다. 나 자신이 늘 그런 여성들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사지에서 도망쳐 나와 끔찍한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모든 것을 다 잃고 심지어 자식까지 잃었지만, 그래도 앞으로 걸어나가고 있다. 그들은 단지 생존자일 뿐 아니라 조금씩 성장하는 사람들이다. 그들 중 일부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지도자가 되기도 한다. 그들은 몸에 난 흉터와 영혼에 생긴 상처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들 자신이 회복력을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희생자로 취급되기를 거부한다. (185쪽)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는 여성에게 투자하는 것이다. 빈곤 지역의 경우, 어머니들은 소득의 전부를 가족을 위해 쓰는 반면, 아버지들은 소득의 3분의 1만 가족에게 쓴다. 다시 말해, 어머니들은 돈을 버는 대로 가족의 식비와 의료비, 자녀들 학비를 충당하는 반면, 아버지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돈을 쓴다는 것이다. 어디 가서 재미를 보느라 탕진하는 것일 수도 있고, 휴대폰이나 자전거 같은 평소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사는데 쓸 수도 있겠다. (191쪽)


 

  1960년대에 피임약을 비롯한 다양한 피임 기구들이 대중화되면서 여성 해방의 범주도 더욱 확대되었다. 마침내 여성도 원하지 않는 임신에 대한 불안감 없이 온전한 성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즈음 칠레 종교계와 마초이즘의 반발이 얼마나 강력했을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 ... 지금까지 이미 우리는 많은 것을 이뤘지만, 아직도 할 일이 많다. 전쟁, 근본주의, 독재, 경제 위기, 각종 재난에 이르는 온갖 구실로 우리 여성의 인권은 짓밟히고 있다. 우리에게 정말로 인권이 있다면 말이다. 미국에서도, 그것도 새로운 밀레니엄이 열린 이 시대에, 여전히 낙태권뿐만 아니라 여성의 피임 기구 사용 문제는 뜨거운 논란의 주제가 되고 있다. 남성의 정관 수술이나 콘돔 사용을 문제 삼는 사람은 하나도 없으면서 말이다. (198 ~ 199쪽) (내말이요...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임신은 여성의 몸에서 일어났는데... 내 몸에 생긴 일인데 왜 결정을 남자들이 해주는 거죠? 여성들이 그걸 원한건 아닌데 말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남성의 가치 그리고 단점만 부각시키고 인류의 절반인 여성을 짓눌러온, 천 년을 이어온 가부장제 문화를 종식시켜야 한다. 종교와 법률로부너 학문과 관습에 이르는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우리의 분노가 이 문화를 지탱해온 근간을 산산이 부숴버릴 수 있도록 진심으로 분노하자. 여성 최고의 미덕으로 꼽히는 순종의 미덕은 우리의 가장 큰 적이며, 남성에게만 유익할 뿐 우리 여성에게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237쪽) (맞아요~~~ 순종, 복종 이런 단어는 종교인들이나 사용하는 걸로!!!)



   이미 40여 년 전에 저명한 활동가이자 뉴욕 주 하원의원이었던 벨라 앱저그는 이 모든 것을 한 문장에 담아낸 바 있다. "21세기에는 권력이 여성의 본질을 변화시키는 대신, 여성이 권력의 본질을 변화시킬 것이다. (238쪽)



   나는 딸(파울라)에게 아직 대부분의 여성들은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체념한 채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엄마가 그랬듯이 그 여성들도 원래 세상이 그런 거고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페미니즠'이란 이름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좋은 이름을 찾아보렴. 이름은 중요하지 않으니까. 정말 중요한 건 너 자신과 이 세상의 행동을 필요로 하는 숱한 자매들을 위해 일하는 거야." 파울라는 별 다른 대답 없이 천장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240쪽)



   이제 잠시 숙고의 시간을 가져보기로 하자.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이 질문이야말로 이 시대의 가장 핵심적인 화두이며, 의식 있는 남녀 모두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며, 옛이야기 속 바그다드의 칼리프가 도둑에게 물었어야 하는 질문이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아름다운 세상이다. 단순히 오감을 만족시키는 그런 아름다움이 아니라 열린 마음과 맑은 생각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아름다움이 가득한 세상 말이다. 우리는 모든 폭력으로부터 보호 받는 평화로운 지구를 원한다. 우리는 사람 사이의 상호 존중, 다른 종과 자연에 대한 존중에 입각한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잡힌 문명을 원한다. 우리는 성별, 인종, 계급, 나이 등 우리를 갈라 놓는 각종 구분에서 비롯된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포괄적이고 평등한 문명을 원한다. 우리는 평화와 공감, 품위, 진리, 연민이 충만한 친근한 세상을 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행복한 세상을 원한다. 그것이 우리 착한 마녀들이 추구하는 세상이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환상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모든 여성이 함께 완성해낼 수 있는 계획이다. (249 ~ 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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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구름사이로 흘러가는 가을

나도 모르게 센치해지는 가을밤...
이 밤과 어울리는 음악들을 들었다. 작가가 알려주는대로...
영화 <나자라노>의 주제가 <아이가 태어나면(When a Child Is Born)>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달빛>
멕시코 3인조 밴드 로스 트레스 디아만테스(Los Tres Diamantes)가 부른 <보름달(Luna Llena)>

어젯밤은 슈퍼문이라서 그런지 크고 하얀달이 동쪽하늘로부터 떠오르더니 오늘은 어쩐지 달이 노란빛이 더 강해진거 같다. 그래도 평소보다 커보인다. 크고 환한 달이 떠서 저녁 먹고 소화시킬 겸 조금 걸었는데 서늘해서 걷기 좋았다.




자연의 숨결은 감정을 자극하여 처음 그 품에 안겼던 시절로 우리를 데려간다. 이럴 때 낙엽 진 숲에서 첼로 소나타를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현악기의 밤색 목재는 가을의 색을 닮았다. 특히 첼로는 두터운 몸집에서 나오는 중후한 음색으로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장 밥티스트 바리에(Jean-Baptiste Barrière)의 <첼로 소나타> 4번 2악장에서 두 대의 첼로는 서로 주거니 받거니 우아하게 대화를 나눈다. 
조금 걸으면 오르막이 나오고 구부러진 내리막을 돌면 또다시 오르막이다. 그렇게 낙엽 진 숲을 걷다 보면 어느새 추억 속의 내가 음악을 통해 지금의 나에게 속삭인다. 지난 계절의 풍파를 견뎌온 삶의 의미를 깨우쳐주는 것 같기도 하고, 다가올 추운 겨울도 이겨내라는 따스한 격려의 말을 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 P152

낙엽이 오감을 홀리는 동안 나도 모르게 단풍의 인생사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가을로 접어들면 추분이 지나면서 밤이 낮보다 길어진다. 낮에는 햇빛을 받아 기온이 오르고, 밤에는 대지가 하늘을 향해 적외선 에너지를 내보내는 만큼 땅과 주변 대기가 차갑게 식어간다. 밤이 길어질수록 이렇게 잃는 에너지가 늘어나고, 가을이 깊어갈수록 기온은 하루가 다르게 뚝뚝 떨어진다. - P153

나무는 생리적으로 이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는 월동을 위해 이파리와 줄기 사이에 물과 양분이 흐르는 통로를 떨켜로 막아 이파리를 떼어낼 준비를 한다. 또한 광합성을 하는 클로로필도 더는 만들어내지 않는다. 남아 있는 클로로필은 분해되고 녹색 색소는 점차 사라진다. 그러면서 이파리에 남아 있던 카로티노이드나 크산토필 같은 노란 색소가 전면에 드러난다. 광합성으로 이파리에 쌓인 설탕은 떨켜층에 막혀 줄기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일부가 이파리에 남아 안토시아닌이라는 붉은 색소를 만들어낸다.
- P153

둥근 달을 바라보면 밤하늘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빛과, 밤의세계를 깨우는 인력이 동시에 느껴진다. 밝은 면을 보면 추석에가족이 모여 보름달에 소원을 빌거나 달나라에 산다는 토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떠오른다. 멕시코의 3인조 밴드 로스트레스디아만테스(Los Tres Diamantes)가 부른 <보름달(Luna Llena)>에는달빛이 비치는 숲과 들판을 거닐 때의 한적함과 애달픈 정서가담겨 있다. 
"어스름한 빛과 고요함. 푸르스름한 땅거미. 부엉이가 멀리서 알린다. 오늘 밤 보름달이 뜨리라는 걸..... 그(달)의 푸른 망토를 밤에게 입힐 것이다." 남미 가수의 목소리는 악기로 치면 플루트를 닮았다. - P158

그런가하면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달빛>은 한 폭의 인상파 그림이다. 피아노의 부드러운 선율 사이로 새어나온 달빛이밤거리로 쏟아진다. 가면을 쓴 무희들이 소란한 축제의 거리에서빠져나와 <달빛>에 맞추어 우아한 춤사위를 선보인다. 마치 달빛과 함께 잠시 꿈길을 걷는 느낌이다. - P159

반면 어두운 면을 보면 보름달의 인력에 이끌린 무언가가 무덤에서 일어난다느니 하는 기이한 서양 미신이 떠오른다. 아르헨티나의 어느 시골에는 일곱 번째로 태어난 아이가 사랑에 빠지면 보름달이 뜰 때 늑대로 변한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영화 <나자리노>에서 늑대인간은 금발 소녀 크리셀다와 사랑에 빠지고 두 연인은 결국 마을 사람들의 총에 맞아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난다.

주제가 <아이가 태어나면(When a Child Is Born)>은 나자리노의 슬픈 운명을 암시하는 것 같다. "아이가 자라게 되면 눈물이 웃음으로, 증오가 사랑으로, 전쟁이 평화로 바뀌어 모두가 이웃이 되고, 비애와 고통은 영원히 잊히게 될 겁니다. 지금은 이 모든 것이 꿈이고 환상이지만."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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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같이 비 오는 날씨에 어울리는 곡은 프레데리크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

맑고 더운 날씨에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태평양 해안가에서 잊힐 만하면 한 번씩 지진해일이 일어난다. 물결로 일렁이는 바다 밑에는 용암이 꿈틀댄다. 태평양을 빙 두르는 불의 고리가 관통하는 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지진이 빈발하고 그중 일부는 해저에서 일어난다. 해저 암반이 맞부딪히면 바닥이 비틀리고 그 충격으로 바다가 요동치며 물결이 인다. 바다 한가운데에서는 여객기만큼 빠른 속도로 물결이 퍼져나가지만 파고가 그다지 높지 않아 눈치채기 어렵다. - P99

하지만 이 물결이 해안에 다가서면 마찰력이 커지고 파봉의 이동 속도가 줄어드는 대신 파도가 빠르게 높아진다. 동일본 대지진 때 해안에 밀려오는 해일이 엔에이치케이(NHK) 카메라에 생중계되었다. 당시 높이 10미터가 훌쩍 넘는 파도에 차량과 시설물이 둥둥 떠다니는 모습은 세계를 경악시켰다. 국제적으로 ‘쓰나미‘라는 일본어가 관행적으로 쓰이는 것도 역사적으로 일본해안에 피해가 많았음을 추측하게 한다. 
동해안에서도 드물기는하지만 지진해일이 해안 시설을 무너뜨리거나 인명을 앗아간 기록이 있다. 지진은 예고가 안 되는 불가지의 현상인 데다 해일이 몰려오는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해안에서는 그야말로 맑은하늘에 날벼락이 내리는 격으로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 - P99

쓰나미는 해저 지진이 원인이다. 하지만 인명 피해가 일어나는 과정을 보면 맑은 날씨가 묘하게 끼어든 꼴이다. 휴가철이 되면 우리는 사방이 트인 벌판에 비취색 바다, 야자수 그늘, 강렬한 햇빛이 머무는 오지의 섬을 꿈꾼다. 문명 세계에서 멀리 떠나온만큼 일 때문에 전화나 문자도 오지 않는다. 하지만 기억하시라. 어디선가 지진해일이 발생해서 해일 경보가 발령되었다는 소식도 함께 끊겼다는 것을. - P100

쓰나미만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해변에서도 심심치 않게 갑작스러운 파도에 사람이 휩쓸리는 사고가 일어난다.
아무런 경계심도 없을 때 파도가 순간적으로 방파제를 훌쩍 넘어오기 때문에 피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주변 날씨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파도는 보통 저기압이 발달하고 날씨가 기울어져서 짙은 구름이 끼고 바람이 강한 곳에서 높게 일어난다.
그래서 바다에 풍랑이 거칠게 일어날 때는 하늘도 어두운 구름에 덮이고 사나운 폭풍우를 동반하므로 파도를 조심하게 된다. - P101

문제는 일단 만들어진 파도는 빠른 속도로 이동하여 폭풍우치는 지역을 벗어나 먼 곳까지 간다는 점이다. 먼바다를 지나가는 저기압 주변에 먹구름이 가득하더라도 여기서 멀리 떨어진 해안의 날씨는 맑을 수 있다. 그래서 높아진 파도는 날씨와 상관없이 해안까지 밀려올 수 있다. 맑은 날씨만 믿고 물놀이에 나섰거나 방파제 넘어 물가에 머물다가 변을 당하는 것이다. - P101

북태평양고기압은 장마철 비구름의 탄약 구실을 하는 수중기의 원천이다. 열대에서 상승한 공기는 북태평양고기압에서 하강하며 마른 공기를 뿜어댄다. 한반도에 먹구름이 끼고 장맛비가 내리는 시간에도 이곳은 맑은 하늘 아래 햇빛을 받아 쉬지 않고 해수가 증발한다. 매년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량의 60배에 이르는수증기가 북태평양에서 만들어진다. 
또 다른 대기의 물길은 인도양의 아열대 고압대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저 멀리 아라비아반도에서 인도를 거치고 남중국해와 이어진 바닷길을 따라 올라와 한반도에 머무는 비구름에 연료를 제공한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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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



마음에 들어오는 시 한 편을 남겨본다.



꽃밭의 경계


꽃밭을 일구려고 괭이로 땅의 이마를 때리다가

날 끝에 불꽃이 울던 저녁도 있었더라


꽃밭과 꽃밭 아닌 것의 경계로 삼으려고 돌을 주우러 다닐 때

계곡이 나타나면 차를 세우고 공사장을 지나갈 때면 목

빼고 기웃거리고 쓰러지는 남의 집 됫박만 한 주춧돌에도

눈독을 들였어라

물 댄 논에 로터리 치는 트랙터 지나갈 때 그 뒤를 겅중겅

중 좇는 백로의 눈처럼 눈알을 희번덕거렸어라

꽃밭에 심을 것들을 궁리하는 일보다 꽃밭의 경계를 먼저 

생각하고 돌의 크기와 모양새부터 가늠하는 내 심사가 한심

하였어라

하지만 좋았어라 돌을 주워들 때의 행색이야 손바닥 붉은 

장갑이지만 이 또한 꽃을 옮기는 일과도 같아서 나는 한동

안 아득하기도 하였어라

그렇다면 한낱 돌덩이가 꽃이라면 돌덩이로 가득한 이 세

상은 꽃밭인 것인데 거기에까지 생각이 다다르자 아무 욕심

이 없어졌어라

나와 나 아닌 것들의 경계를 짓고 여기와 여기 아닌 것들

의 경계를 가르는 일을 돌로 누를 줄 모르고 살아왔어라


꽃밭과 꽃밭 아닌 것의 경계는 다 소용없는 것이기는 하

지만

경계를 그은 다음에 꽃밭 치장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

은 일이라고 결론을 내렸어라




시를 쓰는 과정이 꽃밭을 일구는 과정과 포개지고 "언 땅을 파내는 괭이질처럼 어렵고 고독한 노동이 시 쓰기라는 점이 강조된다."고 한다.  의미를 다 알 수도 없고 마음 속에 들어차는 느낌이 있지만 뭐라 표현할 길이 없어 아쉬웠는데 약간의 해설이 있으니 상쇄가 된다.


시를 읽다가 안도현 시인의 주위 친지들, 가족들 모두 마주하는 경험도 하게 된다. 어머니와의 이별을 앞두고 있기도 하고, 사연 많은 고모님들도 한 분, 두 분 떠나가신 듯한데 이 분들의 삶의 모습들이 시로 표현이 되어 있는 것이 못내 아름다웠다. 우리의 삶과 시가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 주는 것일까...



고모


...   ...

  넷째 고모 안금분(安今粉)은 1929년생 기사생이다. 우리는

논실고모라 불렀는데 고모부 이두형의 첫 부인 택호를 이

어받아 마을에서는 수곡댁이로 불렀다고 한다. 고모는 안동

풍산읍 하리 최씨 집안으로 처음 시집을 갔는데 신랑은 안

동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6.25전쟁이 터지자 신랑

은 월북한 뒤로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고모는 시댁에서

남편도 없이 삼년 시집살이를 하였다. 결국 친정으로 돌아

온 고모는 혼수로 가져갔던 무명 이불과 옷가지들을 풀어서

할머니와 무명베를 짜서 팔기도 했고, 길쌈을 누구보다 잘

했다고 한다. 이후 논실 동네 부자이며 이장인 고모부가 동

생을 시켜 큰아버지에게 혼인을 청했다. 고모부는 첫 부인

이 있었으나 딸만 둘을 낳아서 소박을 놓았다고 한다. 고모

는 슬하에 4남 3녀를 두었고, 현재 치매를 앓고 있어 가끔 찾

아뵐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십만원쯤 용돈을 쥐어드

리는 일뿐이다. 논실고모네 석감주는 정말 입에 착착 달라

붙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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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웨스 앤더슨 컬렉션
매트 졸러 세이츠 지음, 조동섭 옮김 / 윌북 / 201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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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못지 않게 수록된 사진들이 정말로 환상적이고 멋있었다. 뿐만 아니라 감독인 웨스 앤더슨의 인터뷰는 더 없이 좋았고, 주연 배우인 랄프 파인즈의 인터뷰, 그리고 의상 디자이너 밀레나 카노네로, 그 외 음악, 촬영 감독의 인터뷰도 실려 있어서 글자 하나 하나 세세하게 읽진 않았어도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책이다.



영화로 만들기 전에 웨스 앤더슨 감독이 수많은 장소를 찾아가고 그것들을 세트로 실현하는 과정들을 보여주는데 그것만 봐도 와!!! 정말 예술이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하나하나 너무 예쁜 그림과 사진들이 눈을 행복하게 만든다. 출연하는 배우들도 너무 멋지지만 일단 웨스 앤더슨 감독의 스타일이 넘 멋짐.  바위 산 꼭대기에 세워진 호텔 세트, 소품(십자가가 크로스된 십자열쇠 협회 문장, 그리고 약간의 트릭이 들어간 멘들 빵집 상자 등도 넘 예쁨), 그리고 의상은 너무 멋진 거 아님?! 내가 원래 보라색을 좋아하는 지라 랄프 파인즈가 숏 하면서 예쁜 보라색 턱시도와 실버 그레이 바지가 매치된 의상으로 등장하는데 반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거기다 틸다 스윈튼의 복고 의상들도 하나하나 넘 멋지다!  잔 체크, 주머니, 벨트가 더할 수 없이 멋진 노퍽 슈트를 입은 주드 로와 톰 윌킨슨, 마지막으로 검정 가죽 코트로 멋을 낸 암살자 역의 윌럼 데포까지...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멋지지!  이것이 웨스 앤더슨 스타일이란다.  말해 뭐해!



출연 배우들도 눈에 익은 배우들이라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영화 속의 기억들이 오버 랩 되면서 다시 영화를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랄프 파인즈, 윌럼 데포, 주드 로, 틸다 스윈튼, 에이드리언 브로디, 에드워드 노튼, 그리고 파리와 사람이 어쩌다 믹스돼서 이상한 종이 탄생하는???, 극장에서 보다 후회한 영화였던  <플라이>의 주연 배우 제프 골드블럼의 얼굴들이 보인다.  책을 빌려다 놓고 책장을 천천히 넘겨 보다가 영화를 보고 다시 책을 펼쳤다.

첫 등장부터 랄프 파인즈 너무 멋졌다. 멋짐을 연기하는 랄프 파인즈가 출연한 영화 중에 가장 먼저 기억나는 작품은 그 옛날 극장 가서 봤던 <잉글리쉬 페이션트>였다.  줄리엣 비노쉬와 함께 출연 했단 것만 기억이 났는데 나중에 검색해보니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킬러로 나오는 윌럼 데포도 출연했었다.

그때도 멋졌지만 이 영화에서는 너무너무 멋진 퍼플 & 그레이의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데... 와~~ 이것은 호텔 지배인으로서는 완벽 그 자체!

첫 등장부터 멋짐 뿜뿜. 스토리는 영화의 배경과 의상과는 별개로 슬프고, 잔혹한 내용도 등장하지만, 감독이 호텔의 로비 보이였던 제로의 입을 통하여 말하고 싶었던 것은 지나간 시절에 대한 추억과 아름다움, 그리고 구스타브(랄프 파인즈)와 제로의 우정(사랑일지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특히 기억하고 싶은 것은 웨스 앤더슨 감독이 작품의 스토리를 구상할 때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들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인터뷰에서 보면 츠바이크의 작품들이 다수 언급이 되는데 <연민>, <어제의 세계>, <우체국 아가씨>, <감정의 혼란> 등등.  단편 여러 작품의 인상적인 장면들은 책에 수록이 되어 있는데 지금도 기억나는 <낯선 여인의 편지>는 스토리 전개 내내 슬픈 감정이 절절하게 배어 있어서 두고두고 잊지 못할거 같은데 몇 문장 안되지만 다시 떠올라 좋았다. 특히 <감정의 혼란>에 대한 이야기를 꽤 자세히 하는데 얼마 전에 읽었던 책이라서 특히 와닿는 부분이 많았던 거 같다. 



츠바이크의 소설은 이야기를 작가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를 작가인 자신이 들은 대로 쓴다고 하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 구조, 또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런 플롯이 여러 작품에서 보이는데 그런 구조를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실현하고 싶었단다.  로비 보이였던, 현재는 낡고 기울어가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주인이 된 제로가, 옛날 자신의 상사이자 친구였던 구스타브의 이야기를 호텔의 손님인 어느 작가(주드 로 분)에게 들려주는 전개가 츠바이크의 소설의 구조와 닮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츠바이크의 소설을 여럿 읽었다면 아마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곧 알게 될 정도로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 이야기를 기꺼이 들어줄 준비가 언제나 되어 있다.



 책 보는 내내 감탄만 하다 끝냈다. 웨스 앤더슨과 슈테판 츠바이크의 만남이 넘 멋지지 않은가 말이다. 츠바이크 책도 읽고 나면 진심  내 집에 두고 싶단 생각이 들지만 빌려 본 이 책도 반납하기 싫어졌다.. 어쩌지!!

이렇게 고민하다 소장해야겠단 생각이 들어 주문해버리고 말았다. 아무 생각 없이 쉴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면 영화의 장면이 떠오르면서 기분 전환이 될 거 같은 기분? 당연히 그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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