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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내일 아침 일찍 떠납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누가 뭐라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 비장해진 돼지 한 마리. 스스로에게 당부하는 말은 일로평안(一路平安). 이번 여행의 중점 사항은 날도 더운데 무리하지 않기, 욕심내지 말고 여유롭게 보기. 맛있는 것 많이 먹기, 무엇보다도 혜림씨 잘 챙기기.

 

일정은 대충 이렇습니다.

 

1일차 : 아타튀르크 공항 도착(16:00), 숙소

2일차

- 오전 : 아야소피아, 예레바탄 사라이

- 오후 : 터키 이슬람 미술박물관, 술탄아흐메트 자미

3일차

- 오전 : 토프카프 궁전

- 오후 :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귈하네 공원

4일차

- 오전 : 그랜드 바자르, 헌책방 거리

- 오후 : 쉴레이마니예 자미, 이집션 바자르, 예니자미

5일차

- 오전 : 돌마바흐체 궁전

- 오후 : 보스포러스 크루즈, 루멜리 히사르

- 저녁 : 크즈 쿨레시(처녀의 탑)

6일차

- 오전 : 갈라타 다리, 갈라타 타워

- 오후 : 이스틱클랄 거리, 탁심광장

- 저녁 : 시르케지역 세마공연

7일차

- 오전 : 피에르 로티 언덕, 카리예 뮤지엄

- 오후 : 파노라마 1453박물관, 예디큘레 뮤지엄

- 저녁 : 공항으로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읽었거나 혹은 그 전에 이미 읽었던 터키(이스탄불) 관련 책들. 로마제국쇠망사나 로마인이야기는 다 읽지는 못했다. 이 외에도 사놓기만 하고 읽지 못한 책이 다수다.

 

1. 여행가이드

78일 이스탄불 여행, 이스탄불 센프트레블, 이스탄불 홀리데이, 터키는 맛있다.

 

2. 소설, 에세이 등

내 이름은 빨강, 검은 책, 순수박물관, 비잔티움의 첩자, 스네이크 스톤, 소설 콘스탄티누스, 콘스탄티누스의 선택, 이스탄불(오르한 파묵), 이스탄불(존 프릴리), 이스탄불(이희수), 이스탄불 기행(진순신), 터키, 술탄과 황제, 터키 1만년의 시간여행, 터키 박물관 산책, 18세기 오스만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을 가다. 백년의 기록, 이슬람 사원, 이슬람 캘리그라피

 

3. 역사

로마제국쇠망사, 로마인이야기, 비잔티움연대기,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 콘스탄티노플 함락, 살아남은 로마 비잔틴제국, 비잔틴 제국 동방의 새로운 로마, 음모와 반역의 천년 제국, 비잔티움, 슐레이만, 이슬람 제국의 탄생, 처음읽는 터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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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밥 2015-08-06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뙇!! 저도 가고파요 이스탄불.. ㅠㅜ

붉은돼지 2015-08-17 15:25   좋아요 0 | URL
인지언밥님도 언젠가는 반드시 가보실 날이 있을 겁니다. ^^

appletreeje 2015-08-0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잘 다녀오세요~~*^^*

붉은돼지 2015-08-17 15:26   좋아요 0 | URL
appletreeje님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후즈음 2015-08-06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은 터키를 한번에 다 돌려고 하는데 이렇게 도시 하나를 오랫동안 있는것도 멋진것 같아요. 저도 이스탄불은 또 가고 싶어지더라구요.
저는 작년에 갔다 왔는데요...갔다온 제가 추천을 하나 해 드리면...
4일차에 이집션 바자르 가시네요. 거기가 에미뇌누 부두랑 가깝거든요. 저희는 그곳에서 고등어 바케트 하나 사 먹고 버스타고 피에르로티 야경보러 갔습니다.
7일차 오전보다는 거기가 야경이 좋거든요. 대부분 야경 보려고 올라가요. 그곳에서 마신 뜨거운 짜이가 진짜 별미예요.

5일차때 돌마 바흐체 궁전 갔다가...베벡 스타벅스 커피 한잔 마시고 루멜리 히사르로 내려 오시면 좋구요. 한 라인이예요. 그쪽에서 오르타쿄이까지 한 라인이니 그쪽으로 구경하시면서 내려 오시는것도 좋겠네요. 크르주는 밤, 야경에 타시는걸 추천드려요~~ 참!! 루멜리히사르는 시간이 애매하면 엄청 더워요...땡볕입니다. 하지만 경치는 멋져요~

좋은 여행하세요 ^^아, 다시 가고싶돠~~

붉은돼지 2015-08-17 15:32   좋아요 0 | URL
님의 추천대로 피에로로티에서 야경을 보려고 했는데
일정이 안되어서 피에로 로티는 결국 낮에 갔습니다. 낮에도 경치는 좋았어요^^
베벡 스타벅스에도 못 갔어요ㅜㅜ
온전히 6일동안 이스탄불에 있었지만 못 가본 곳이 여러곳이에요 ㅜㅜ
밤 크루즈는 디너 나오는 비싼 것 밖에 없어서 저희들은 그냥 15리라 짜리 유람선을 탔구요,...
그래도 크즈 쿨레시에서 해안 카페에 앉아 이스탄불 야경은 원 없이 봤어요^^

가넷 2015-08-06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도착하시고 나서 후기글도 기대가 벌써 되네요. 그런데 붉은돼지님이 자리를 잠시 비우신다니 알라딘마을이 심심해질 듯한 느낌이 듭니다. ㅎㅎㅎㅎ

붉은돼지 2015-08-17 15:33   좋아요 0 | URL
가넷님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어째 요즘 송승헌씨랑은 잘 되어가고 있나요 ㅎㅎㅎㅎ

가넷 2015-08-17 19:14   좋아요 0 | URL
ㅋㅋㅋ 승헌씨와는 잘 만나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2015-08-06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17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돌궐 2015-08-06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 건강히 다녀오세요.^^ 형제들에게 한국 돌궐은 죽지않고 잘 있다고 전해주세요.ㅋㅋ

붉은돼지 2015-08-17 15:36   좋아요 0 | URL
건강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감사합니다.
터키형제들에게 한국 돌궐의 생존 소식은 전하지 못하였습니다.
말도 안통하고 해서.... 죄송해유ㅎㅎㅎㅎ

북다이제스터 2015-08-06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 오시고 좋은 사진 많이 올려 주세요. ^^

붉은돼지 2015-08-17 15:37   좋아요 0 | URL
북 다이제스터님~ 붉은돼지 더 붉게 익었지만 어쨋든 잘 다녀왔습니다.
사진은 정리되는대로 천천히 함 올려보겠습니다.
그런데 어제 대충 보니 지대로 나온 사진이 별로 없어요 ㅜㅜ

박하경 2015-08-06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로 부럽습니다
잘 건강하게 다녀오세요😁

붉은돼지 2015-08-17 15:38   좋아요 0 | URL
박하경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보통 닉만 부르다가 올바로 된 이름을 호명하니 어째 기분이 조금 이상합니다. ㅎㅎㅎㅎㅎ

양철나무꾼 2015-08-06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박8일인 것이 다행입니다. 7주였으면 제가 벵기 띄울라켔습니다.

다 드셔도 물은 갈아 드시지 마시구요~!

붉은돼지 2015-08-17 15:41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말쌈대로 물은 생수만 사먹었습니다.
그곳에서도 석수를 팔더군요.....

소년이나 아저씨들이 `쏘옥 수` `써억 수` 하며 생수를 들도 다니면서 팔더라구요
듣기에는 정말 석수! 석수! 하는 것 같았어요
터키어로 `수`는 물이고 `쏘옥`인지 `써억`인지는 시원한 이라는 말이라고 하더라구요.ㅎㅎㅎㅎㅎ

사과나비🍎 2015-08-06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잘 다녀오세요~^^*

붉은돼지 2015-08-17 15:42   좋아요 0 | URL
사과나비님~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이렇게 일일이 댓글로 인사를 드니니 제가 무슨 우주여행이라도 다녀온 듯한 기분입니다.^^

2015-08-06 1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17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08-06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
염장사진 기대하겠습니다~~

붉은돼지 2015-08-17 15:46   좋아요 0 | URL
붉은 돼지 잘 다녀왔습니다.
어제 제가 찍은 사진을 대충 훑어 보니 염장사진은 별로 없을 듯 합니다.
사진이 잘 나온게 별로 없더라구요..ㅜㅜ

cyrus 2015-08-06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세요. ^^

붉은돼지 2015-08-17 15:47   좋아요 0 | URL
cyrus님, 잘 다녀왔습니다. 이제 정신 좀 차렸으니 그동안 cyrus님 올리신 글들 좀 찾아봐야겠네요 ^^

moonnight 2015-08-06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터키♡ 배낭여행 마지막 도시가 이스탄불이었는데 볼 거리도 많고 갈 곳도 많았던 기억이^^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건강히 즐겁게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붉은돼지 2015-08-17 15:50   좋아요 0 | URL
좀 비싸더라도 괜찮은 곳에서 폼나게 좀 먹어보려고 했는데 역시 돈돈!!! 하다보니 그게 또 마음대로 안되더라구요..ㅎㅎㅎㅎㅎ

그래도 케밥, 괴프테지시 많이 먹었어요..
강넹이도 먹고, 터키식 아이스크림 돈두르마도 먹고...로쿰도 먹고 바클라바도 먹고 먹었어요^^

nama 2015-08-06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에르 로티 언덕에 택시 타고 갔다가 택시기사한테 사기당한 기억이 생생한데요. 조심하세요^^

붉은돼지 2015-08-17 15:54   좋아요 0 | URL
6일동안 있으면서 택시는 마지막날 두번 탔는데 두번 다 만원정도 나왔던 거 같아요
나머지는 모두 트램, 매트로, 페리를 타고 다녔구요
저희 숙소가 아야소피아 바로 근처여서 첫째날, 둘째날은 전부 걸어다녔어요^^

AgalmA 2015-08-06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히...무한히...

붉은돼지 2015-08-17 15:56   좋아요 0 | URL
아갈마님, 붉은 돼지는 건강하게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아갈마님도 건강하게 잘 계신거죠? ^^

책탐 2015-08-06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붉은돼지 2015-08-17 15:56   좋아요 0 | URL
책탐님! 건강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다만 붉은 돼지 얼굴이 조금 더 붉어졌습니다.^^

책읽는나무 2015-08-07 0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세요^^

붉은돼지 2015-08-17 15:57   좋아요 0 | URL
책 읽는 나무 님, 잘 다녀왔습니다. 감사합니다.^^

후애(厚愛) 2015-08-07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붉은돼지 2015-08-17 15:57   좋아요 0 | URL
후애님, 건강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6일동안 강행군을 하느라 몸무게가 좀 빠졌을까 기대를 했는데
거의 빠지지 않았습니다. ㅜㅜ

무스탕 2015-08-07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 잘 살피시면서 잘 다녀오세요~

붉은돼지 2015-08-17 15:58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저와 아내 그리고 딸내미 모두 건강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덕분인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yamoo 2015-08-07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터키!!!! 무사히 건강히 잘 다녀오십시오~~

붉은돼지 2015-08-17 16:01   좋아요 0 | URL
무사히 건강하게 다녀왔습니다.
yamoo 님도 이 여름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죠? ^^

뽈쥐의 독서일기 2015-08-07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붉은돼지님 터키를 그렇게 좋아하시더니! 꼼꼼하게 보시고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ㅎㅎ

붉은돼지 2015-08-17 16:03   좋아요 0 | URL
몇 년을 생각해 오던 이스탄불이었는데 막상 다녀오니 조금 허무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꼼꼼하게 보지도 못한 것 같구요 ㅜㅜ
그래도 뭐 어쨌든 다녀왔다는 데 의의로 두기로 했씁니다 ^^

transient-guest 2015-08-08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부럽습니다. 드디어 떠나시는군요. 즐겁게, 안전하게 다녀오셔요.

붉은돼지 2015-08-17 16:05   좋아요 0 | URL
드디어 떠나게 되었는데.... 어느듯 벌써 돌아왔습니다요 ^^
참.. 놀 때는 시간이 정말 잘 가는 것 같아요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다녀온 것 같습니다.^^
 

 

  

 

 

 

 

 

 

 

 

 

 

 

 

 

다음은 인터넷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나오는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에 대한 설명 중 일부분이다. “...동양의 양탄자, 벨벳 휘장, 마호가니로 된 천장널, 스페인제의 부드러운 가죽을 씌운 깊숙한 안락의자, 그리고 고급요리를 갖춘 오리엔트익스프레스는 호화로움과 안락함에서 필적할 상대가 없었다. 여러 해 동안 왕족을 포함한 유럽 사회의 상류집단들이 이 열차를 이용했다. 이 열차의 매력은 수많은 작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했으며, 그 가운데서도 그레이엄 그린과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들은 이 열차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는 데 일조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워낙 유명하니 모른는 사람이 없을테지만, 그레이엄 그린은 무슨 이야기인지 금시초문이다. 알라딘에 올라와 있는 저자 소개에는 이렇게 나온다. “타임스에서 편집 기자로 일하던 그린은 1929년 첫 장편소설 <내부의 나>로 호평을 받고 신문사를 사직, 창작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두 편의 본격 소설이 연달아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좌절한 그린은 대중 소설 <스탬불 특급 열차>를 발표하고, 후에 영화화되어 뜨거운 반응을 얻은 이 작품을 통해 그는 다시 명성을 얻는다.”

 

그린의 소설 <스탬불 특급 열차>의 원제는 <Stamboul Train> 이다. ‘Stamboul’은 네이버 영어사전에는 이스탄불(Istanbul)의 구시가지라고 설명되어 있다. 그러니까 스탬불 열차는 바로 오리엔트 특급 열차를 말하는 것이다. 이 소설의 국내 번역본은 없는 것 같다. 알라딘에서 외국도서로 검색해 보니 이렇게 소개되어 있다. “A gripping spy thriller that unfolds aboard the majestic Orient Express as it crosses Europe from Ostend to Constantinople.”

 

소생은 역시 천학비재라 글이 짧고 눈이 어두워 사전을 뒤적이며 꼬부랑 글을 보기는 어려운지라 혹시 이 소설의 줄거리를 아시는 분이 계셔서 불초한 소생을 위해 좀 알려주신다면 그 은혜는 뼈에 깊이 새겨 결코 잊지않겠나이다. 여불비례(餘不備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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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a 2015-06-29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때 그레이엄 그린의 <사건의 핵심(The Heart of the Matter)>을 영미소설시간에 숨 죽이며 읽어서 이 작가의 작품을 좀 읽었는데, 오, 이런 책도 있었군요.

붉은돼지 2015-06-30 13:46   좋아요 0 | URL
저는 그레이엄 그린의 책은 한 권도 읽은 게 없습니다. ㅜㅜ
아마도 그린의 제일 유명한 소설 <권력과 영광>을 읽어보려고 하다가 포기한 기억이 납니다.
꽤 재미 있을 것 같았는데 ^^

cyrus 2015-06-29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외로 그레이엄 그린의 소설 몇 몇 작품이 60~80년대에 번역된 적이 있어요. 알라딘 중고샵이나 온라인 헌책방 사이트에 ‘그레이엄 그린’ 또는 ‘그레엄 그린’이라고 검색하면 절판된 책이 나옵니다. 그런데 <사건의 핵심>이라는 작품이 나온 적이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절판본 제목들이 대부분 원제와 다르게 정하는 바람에 직접 실물로 보지 않는 이상, 번역본의 원작을 확인할 수 없어요.

붉은돼지 2015-06-30 13:58   좋아요 0 | URL
중고서점에서 한 번 부지런히 그린의 소설을 찾아 봐야겠습니다. cyrus님 말씀대로 혹시 있을지도 모르죠..
저도 기억나는 것이 제가 중학교 다닐 때 저희집에 <포트노이씨병>이라는 책이 있어 정말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게 바로 필립 로스의 <포트노이의 불평> 해적판이었던 것 같아요...

2015-06-30 0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30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01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01 1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01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02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스탄불에 관심을 두고부터 읽을 것들이 너무 많아져 켜켜이 쌓인 책들이 혹은 숲을 이루고 혹은 산이 되고 있다. 콘스탄티노플이 1100년간 비잔틴 제국의 수도였고, 이스탄불이 500년간 오스만 제국의 수도였으니 당연한 일이다. 장장 1600년간 유럽과 중동 땅에서 벌어졌던 무수한 전쟁과 살육, 배신과 음모, 제국의 영광과 번영, 쇠퇴와 몰락이 모두 이 도시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며칠전 알라딘을 둘러보다 눈에 확 들어오는 신간을 발견했다. <100년의 기록- 버나드 루이스의 생과 중동의 역사>라는 책이다. 루이스씨는 현존하는 최고의 중동학자라는 소개다. 1916년생이니 올해로 99살이다. 와우! <이슬람 1400년>, <암살단> 등의 다른 저서도 국내에 소개되어 있다. 소생의 보관함을 보니 <이슬람 1400년>이 모셔져 있다. 누구 책인지도 모르고 일단 담아두고 있었다. ‘이슬람의 암살전통’이라는 부제가 붙은 <암살단>도 재미있을 듯 하다. 중세 유럽의 십자군과 이슬람 정권을 공포에 떨게했던 ‘아사신’이라는 암살단에 대한 내용이다. 암살단 이야기라고 무슨 스릴러물을 상상하시면 아니되옵고 약간은 학술적인 내용인 모양이다.

 

 

 

 

 

 

 

 

 

 

 

 

 

<100년의 기록> - 표지 사진도 멋지다 - 은 저자가 95살에 쓴 책이다. 버나드옹은 현재도 아마 정정하신 것 같다. 본인 스스로도 책에서 밝히고 있지만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한 세기를 살아오는 동안 어찌 인생에 파란곡절이 없었겠나만은 어쨌든 100년을 건강하게 살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하여 끊임없이 탐구하고 연구하여 성취를 이루었으니 진정 복받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현재 읽고 있는 <이슬람 제국의 탄생>을 끝내는대로 찬찬히 읽어볼 요량이다. 언제 끝날지는 모르지만... 끙. <암살단>도 빨리 읽고 싶다. 요건 일단 구입을 먼저 해야한다. 그건 그렇고 <로마제국쇠망사 5>는 진도가 근 한달 째 200페이지 부근에 머물러 있다. 동시에 여러권의 책을 볼 수 있게 대갈통이 서너 개에 눈알이 한 대여섯 개쯤 있었으면 좋겠다. 좋으려나? 

 

 

 

 

 

 

 

 

 

 

 

 

 

<100년의 기록>은 저자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역사학자로 들어서게 된 계기, 역사를 연구하면서 직면한 학문적 고민과 논쟁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풀어놓고 있다고 한다. 2차대전 참전 당시의 에피소드와 요르단 국왕, 터키와 이집트 대통령 등을 만난 이야기도 나온다. 현존하는 미국 최고 혹은 가장 영향력있는 중동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유대인 학자로서 - 그는 영국계 미국인으로 유대인이다. - 중동을 보는 시각이 다소 편향적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하지만 서구의 시각에서 일방적으로 중동을 보는 것이 아니라 양쪽을 고루 보면서 학문적 활동을 해온 사람이라는 평가도 있다. 버나드 씨는 터키 학술원의 명예 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하고 중동의 여러 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의 학위를 받기도 했다. 항상 그렇듯이 판단은 독자의 몫.

 

 

추신 : <100년의 기록>을 구입하면서, 일전에 미스테리아 구입하면서 엽서 100장 못 받은 데 대한 울분을 삭이기 위해 <펭귄 북커버 엽서 100장>도 구입하고,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을 보태서 요렇게 50800원을 맞추었다. 대범한 당신을 위한 고액 마일리지에 도전했다. 결과는 역시 꽝!!! 10번도 넘은 것 같다. 분해서 눈물이 난다. 흑흑흑... 여기 돼지 한 마리가 피눈물을 흘리며 나뒹굴고 있다. 알라딘은 정녕 돼지의 눈물을 먹고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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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6-27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 돼지님, <그것은 알기싫다>팟캐스트 요즘 ˝이슬람유산 덕질기˝ 시리즈 올라오고 있던데, 책읽기 무료하다 싶을 때 들어 보세요/ 재밌더군요^^
http://www.podbbang.com/ch/7585

붉은돼지 2015-06-28 05:07   좋아요 1 | URL
오호~~ 그런게 있었군요 한번 들어봐야겠어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감사해요... 아갈마님^^

뽈쥐의 독서일기 2015-06-28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그거 누가 당첨되나요?! 여기 쥐도 눈물이 마구 흐릅니다. 엉엉

붉은돼지 2015-06-28 17:38   좋아요 0 | URL
울지 마세요 ㅎㅎㅎㅎ
언젠가 당첨되는 날이 올 거예요~~
다음번엔 꼭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ㅋㅋㅋㅋ
 

고백컨대, 소생은 운동을 못하고 가무도 형편없다. 잡기에 무능하다. 뭐하나 똑 부러지게 잘하는 것이 없다. 술은 겨우 조금 한다. 그나마 다행이다. 운동은 보는 것도 즐기지 않는다. 엄마 뱃속에서 나온 이래 야구장에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 놀랍죠? 딸을 낳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노래방도 안간다. 어쩔 수없이 가게 되더라도 노래는 절대 안부른다. 마이크 잡을 사람은 많다. 하루키의 에세이를 보니 하루키도 노래방가는 것은 질색이라고 한다. 정말 적지않은 위안을 얻었다. ‘그럼, 당신은 도대체 세상을 무슨 재미로 사세요?’ 하고 궁금해 하시는 분은 없겠지만 그렇건 말건 답은 대충 이렇다. 소생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이런저런 잡동사니 모으는 것을 즐긴다는 것이다. 각종 라벨(맥주가 메인이고 기타 와인, 양주, 사케, 소주 등 세상의 모든 주류를 취급합니다.), 맥주 병뚜껑, 프라모델, 영화전단지, 스노우볼 등등을 모은다. 아내는 쓸데없는 짓도 되우한다고 흥흥흥 콧방귀를 뀌며 소생의 취미를 비웃지만 그래도 소생에게는 보물같은 것들이다. 라벨 수집을 위해 가끔 아파트 단지내 쓰레기장의 공병 수집함을 뒤지기도 한다. 좀 부끄럽네요 호호호...

 

 

 

 

 

 

 

 

 

 

 

 

 

이런 꼴로 사십 년 넘게 살다보니 뭐 좀 못하는 것이 있어도 별로 답답한 것은 없다. 하지만 한번씩 아쉽고 또 부러울 때가 있긴 하다. 축구를 보면 골을 넣은 선수가 느끼는 그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기쁨, 그 터져나오는 환희의 감정을 나도 한번 느껴보고 싶다. 가요방에서 친구나 직장동료들이 시원하게 내지르며 노래 부르는 것을 볼 때면 ‘아! 나도 저렇게 한번 불러봤으면’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소생이 죽었다가 다시 깨어날 수는 있어도 축구를 잘하거나 노래를 잘 부를 일은 결코 없다. 몸치에 음치, 양치는 나의 운명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였다. 소생은 그 대신에 다른 소소한 즐거움을 택했다. 비록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독서의 즐거움은 운동의 그것에 못지않다. 이런저런 잡동사니를 수집하는 즐거움도 가무의 즐거움에 결고 뒤지지 않는다. 내 새끼들이 하나하나 늘어갈 때의 그 기쁨, 내 새끼들을 한 곳에 불러모아 놓고 바라보는 그 흐뭇함. 뭐 내 뜻은 아니었지만 어차피 한번 기어나온 세상, 살기는 살아야겠기에 이룰 수 없는 것들을 부러워하면서 한숨만 쉬다가 한 세상 허송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아무렴!

 

각설하고, 이스탄불에 대하여 이것저것 시시콜콜 조사하다 보니 “이스탄불의 기적”이라는 말이 있다. 무슨 신화나 전설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다름아니옵고 바로 축구 이야기였다. 모세의 짝대기질 한방에 홍해의 바닷물이 둘로 똑 따갈라지는 그런 기적은 아니지만 어쨌든 기적이 일어난 때는 2005년 5월 25일. 장소는 터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디움. AC밀란 대 리버풀의 2004/2005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유럽챔피언스리그의 공식 명칭은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로 유럽축구연맹이 주관하는 클럽축구 대항전이다. 클럽축구라고 뭐 동네 축구가 아니고 이른바 별들의 전쟁이다.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클럽들과 기라성같은 선수들, 놀랍고 경이로운 이야기들이 무수하고 수다한 꿈의 리그다.

 

 

 

 

 

 

 

 

 

 

 

 

 

이스탄불에 있는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디움은 터키의 하계올림픽 개최를 대비해서 지어졌는데 2002년도에 개장했다. 2004년도에 UEFA 5성급 경기장으로 선정되어 UEFA 주요대회의 결승전을 치를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되었다. 터키는 2000년부터 5번에 걸쳐 올림픽 개최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올림픽위원회야 나름의 규정과 절차에 따라 개최지를 선정했겠지만 이스탄불같은 도시를 한번도 선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뭐가 좀 잘못된 일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2013년도에도 IOC는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동경을 선정했다. 동경은 1964년 대회 이후 두 번째다. 이로써 일본은 동계 2번 하계 2번 총 4번의 올림픽을 개최한 국가가 될 전망이다. 1896년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이래 이슬람국가에서 올림픽이 열린 적은 한번도 없다는 것도 문제다. 국제평화의 증진이라는 올림픽 정신이 무색하다.

 

그럼 다시 기적이야기로 돌아가서, 당시 AC밀란은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었고 선수들의 컨디션도 최상이었다. 반면 리버풀은 일부 주전들의 부상으로 약체로 평가받고 있었다. 경기는 예상대로 진행되어 전반 1분만에 피를로의 프리킥을 말디니가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전반전에 리버풀은 3골을 허용했다. AC밀란 3-0 리버풀.

 

전반전이 끝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라커룸으로 들어온 리버풀 선수들에게 감독 베니테즈는 대충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고 한다. “머리를 떨구지 마라. 머리를 높게 들어라. 우리는 리버풀이고 우리는 리버풀을 위해서 뛴다. 만약 우리가 찬스를 만든다면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할 수 있다고 믿으면 우리는 할 수 있다. 영웅이 될 기회를 잡아라.”

 

감독의 격려 덕분인지 리버풀은 후반 8분에 제라드가, 10분에는 스미체르가, 15분에는 알론소가 각각 골을 넣었다. 정말 기적같은 일이었다. 그후 양팀은 연장전으로 갔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에 돌입. AC밀란은 피를로 등 3명의 키커가 승부차기에 실패. 게임은 3-2로 리버풀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승부란 냉혹한 것이어서 한쪽에게 기적은 다른 쪽에게는 악몽이 된다. 당시 AC밀란의 미드필더였던 안드레아 피를로는 그의 자서전에서 이스탄불 경기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 고문같은 경기가 끝났을 때 우리는 드레싱룸에 얼빠진 사람처럼 앉아 있었다. 우리는 말도 할 수 없었고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들은 우리를 정신적으로 파괴해버렸다. 그 상처는 처음부터 명백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욱 냉혹해지고 심각해 졌다. 불면증, 분노, 우울증, 공허함. 우리는 여러 가지 증상을 가진 새로운 질병을 발명해낸 것이다. 바로 이스탄불 신드롬이라는.”

 

승부란 한편으론 돌고 도는 것이기도 해서 그로부터 2년후인 2006/2007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AC밀란과 리버풀은 아테네에서 다시 붙었다. 이번에는 피를로의 AC밀란이 리버풀에 2-1로 승리했다. 하지만 피를로에게 이스탄불의 얼룩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피를로는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도 이스탄불의 경험으로부터 뭔가 교훈적이고 우아한 문장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했으나 이 말 이외에는 찾아낼 수가 없었다. 씨발“

 

소생이 축구에 대해 이만큼이나 알게되고 이렇게나 많이 지껄이게 된 것은 예전같으면 꿈에서조차도 상상할 수 없는 대사건이고 죽었다  깨어난다고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도 소생에게는 기적이라면 기적이다. 모두가 이스탄불 덕분이다. 땡큐 이스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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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6-18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북플 기능이 페이스북처럼 거의 완벽하게 구현되었다면 댓글에 ‘이스탄불의 기적’ 동영상을 띄워 주고 싶어요. 리버풀의 패색이 짙을 때 리버풀 공식 응원가 ‘You will never walk alone’를 부르는 팬들을 촬영한 건데 정말 소름 돋습니다. 후반전에 리버풀이 골을 몰아서 넣는 모습을 보면 이때가 리버풀에게 최고의 경기였고, 챔스 우승이 최고의 시절이였죠.

붉은돼지 2015-06-19 10:02   좋아요 0 | URL
맞아요..동영상으로 봐야 실감이 나는데요....동영상도 여러가지가 있더군요...한편의 드라마로 짧게 특별히 편집한 것도 있고, 레고로 만든 이스탄불의 기적도 있더라구요..ㅎㅎㅎㅎ

만병통치약 2015-06-18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TRL C ->CTRL V 앞 부분을 보고 제 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ㅋㅋㅋㅋ 그래도 전 초등학교때 아버지께서 고등학교 야구대회에 한번 데려가주신 기억이 있습니다. 프로야구는 가본적이 없군요. ㅠㅠ

붉은돼지 2015-06-19 10:05   좋아요 0 | URL
동지가 계셨군요..ㅎㅎㅎㅎ
저는 군대에 있을 때 축구하기 싫어 거의 탈영할 뻔 했는데....

헛발질 몇 번 하니 그후론 빼주더라구요...완전 열외,,,,축구 고문관으로 낙인 ㅠㅠ
물론 헛발질로 골대 근처에서 거의 30분정도 원산폭격하고 있었음다. ㅠㅠ

느린산책 2015-06-19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제가 젤로 좋아라하는 선수가 피를로 제라드인지라 재밌게 읽었네요. 요즘 유명 축구선수의 자서전 출간이 붐인거 같아요. 얼마전 나온 리오 퍼디난드 자서전도 엄청 재밌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당~

붉은돼지 2015-06-19 10:08   좋아요 0 | URL
저는 축구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피를로 자서전을 읽어보니 나름 재미있더라구요^^
거기에 또 새로운 세상이 있더군요....
앞으로 축구에 관심을 좀 가져볼까 합니다.~~

붉은돼지 2015-06-19 10:22   좋아요 0 | URL
아! 그런데 피를로 자서전은 이탈리어판을 번역한 것이 아니고 영어번역본을 번역한 것이어서 그런지 약간 거시기한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근자 소생의 관심사인 ‘이스탄불’ 즉 ‘콘스탄티노플’의 설계자이자 건설자는 바로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콘스탄티누스 대제다. 얼마전에 콘스탄티누스에 대한 소설 두 권을 읽었다. 한 권은 류상태가 지은 <소설 콘스탄티누스, 신이 된 사나이>다. 이 소설에서 콘스탄티누스는 자신의 권력을 위해 종교를 이용하고 죄없는 처자식을 죽인 냉혹한 인간 아니 괴물로 묘사된다. 류상태는 대광고의 교목이었는데 2004년도 ‘대광고 강의석군 사건’으로 목사증을 반납하고 학교를 떠났던 인물이다. 소설가가 아니어서 소설은 상당히 거칠고 내용 전개에도 무리가 많다. 지금의 기독교가 예수의 종교가 아닌 바울의 종교라고 한다. 주장은 강하고 논리는 빈약하다.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다.

 

다른 한 권은 막스 갈로의 <콘스탄티누스의 선택>이다. 막스 갈로는 역사학자이며 소설가이자 유럽의회 의원을 지닌 정치가이기도 하다. ‘우리 시대의 알렉상드르 뒤마’라고 불리는 프랑스 최고의 이야기꾼이라고 한다. 역시 콘스탄티누스가 유일한 권력을 위해 유일신 신앙인 그리스도교를 철저히 이용했다고 이야기한다. 갈로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콘스탄티누스는 자신의 손에 묻은 골육의 피로 괴로워하고 또자신의 권력 유지와 제국의 안녕을 위해 끊임없이 고심하는 고독한 한 인간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 고독한 법이고 절대 고독자의 속 마음을 알기는 또 절대적으로 어렵다. 소설은 재미있다.

 

줄리어스 노리치의 <비잔티움연대기 1>.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 2>, 시오노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 13, 14> 등을 두루 살펴본 바에 의하면 콘스탄티누스의 비극적인 가족사는 대충 이렇다

 

 

 

 

 

 

 

 

 

 

 

그리스도교와 제국을 반석 위에 올려놓은 빛나는 업적을 쌓은 대제의 가족사는 근친의 피로 더럽혀졌다. 콘스탄티누스는 310년 아내 파우스타의 아버지인 막시미아누스를 죽였다. 312년에는 아내의 오빠인 막센티우스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325년에는 누이동생 콘스탄티아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매제인 리키니우스를 사형에 처했다. 어린 조카도 죽였다. 유혈의 절정은 326년 아들 크리스푸스와 아내 파우스타의 처형이다. 물론 이런 저런 이유는 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비정한 권력 투쟁의 전장에서 어슬프게 인정을 베풀다 보면 그 인정에 자기 목숨이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도 그 유혈이 처자에 이르고 보면 느낌이 또 다르다. 어쨌든 자신의 손에 골육의 피를 묻힌 영혼이 온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콘스탄티누스는 두 번 결혼했다. 미천한 출신의 정실부인이었던 미네르비나는 크리스푸스라는 아들을 남기고 죽었다. 뒤이어 막시미나우스 황제의 딸인 파우스타와 결혼하여 콘스탄티누스, 콘스탄티우스, 콘스탄스라는 세아들과 두딸을 두었다. 크리스푸스는 17살에 부황제의 칭호를 받았다. 교양과 덕성을 겸비한 청년으로 성장하여 신민들로부터 대중적으로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인물이 되었다. 324년 리키니우스와 비잔티움에서 벌인 결전에서 해군의 지휘를 맡아 27세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크게 승리하여 아버지 콘스탄티누스의 경쟁자를 소탕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 바도 있다. 젊은 황태자에게 쏟아진 대중적인 인기와 전국민적인 존경과 애정은 즉각적으로 아버지 황제의 주목을 끌었다. 아비는 아들의 충성심을 재확인하는 대신 잘못된 야심에서 비롯될지도 모를 해악을 미연에 방지하기로 결심했을 수도 있다.

 

크리스푸스는 326년 콘스탄티누스 황제 집권 20주년 경축 행사가 성대하게 열리는 와중에 황제의 명령으로 갑자기 체포되었다. 황태자는 엄중한 감시하에 폴라 요새로 압송되어 고문 끝에 처형되었다. 29세였다. 계모인 황후 파우스타와 간통했다는 패륜 혐의였다. 크리스푸스는 가혹한 고문 속에서도 끝내 혐의를 부인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황후 파우스타도 마구간 소속 노예와 간통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황후는 즉각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이 선고되었는데, 온도를 엄청나게 높인 목욕탕에서 증기에 의해 질식사했다고 한다. 이 존속 살해의 비극은 사건의 진상과 재판 과정, 처형 상황 등이 모두 깊은 어둠 속에 묻혀있다. 이 사건에 대한 콘스탄티누스의 태도는 침묵으로 일관되어 있다. 이러이러 해서 도저히 도리없었다는 둥의 합리화를 위한 시나리오 같은 것도 없었다. 그래서 후세의 사가들과 호사가들은 온갖 구구한 억측과 망측한 상상을 하고 있다.

 

파우스타의 아들들이 점점 커가고 있고 아버지가 자신을 견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크리스푸스가 반란을 꾀하였을 수도 있다. 아니면 미래 권력 주위에 응겨붙기 마련인 파리떼와도 같은 경솔하고 아첨을 일삼는 추종자들이 크리스푸스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모종의 음모를 꾸미다가 밀고자에게 고발되었을 수도 있다. 파우스타는 콘스탄티누스와의 사이에 3남 2녀을 두고 있으나 전처의 소생인 크리스푸스가 너무 훌륭하게 장성하여 신민들의 애정을 한 몸에 받자 자신과 자식들의 미래에 불안을 느낀 나머지 크리스푸스를 중상 모략해서 죽게하고 결국 자신도 음모가 들통나서 죽게 되었을 수도 있다.

 

전해지는 바와 같이 불륜을 포함한 남녀간의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당시 40전후의 나이로 추정되는 파우스타와 29세의 크리스푸스가 어쩌면 정말 그렇고 그런 관계였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파우스타가 젊고 아름다운 크리스푸스를 유혹하려다가 일이 여의치않게 되자 거꾸로 크리스푸스가 아버지의 아내인 자신을 범하려 했다는 혐의를 뒤집어 씌워 질투심에 불타는 황제가 자신이 낳은 자식들의 가장 무서운 경쟁자인 황태자를 제거할 수 있도록 명분을 제공해 줬을 수도 있다. 에드워드 기번이 추측한 것처럼 에우리피데스의 고대 비극 <히폴리토스>가 로마 황실에 재현된 것이다.

 

여기서 잠깐 <히폴리토스>의 내용을 소개해 본다. 히폴리토스는 아테네왕 테세우스와 아마존족 히폴리테의 아들이다. 테세우스는 말년에 아리아드네의 동생인 파이드라와 결혼하게 된다. 히폴리투스는 아마존의 아들답게 남녀사이의 사랑이라든지 결혼 같은 것을 하찮게 여기고 사냥을 즐기며 순결과 사냥의 신 아르테미스를 신봉하고 있다.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예쁘게 볼리 만무하다. 아프로디테는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히폴리토스를 저주한다. 파이드라는 의붓아들인 히폴리투스를 보자 첫눈에 반해버린다. 파이드라의 유모는 파이드라의 가슴속에 숨겨진 사랑과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절망하여 자살하려는 마음을 알고 히폴리토스에게 이야기를 하지만 순결의 여신을 숭상하는 히폴리투스는 당연히 역겨움을 나타내며 천박하다고 단호하게 거절한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파이드라는 히폴리투스가 자신을 유혹하려 했다는 거짓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다. 히폴리투스는 결백을 주장하지만 아버지 테세우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아들에게 저주를 내려줄 것을 간청하면서 아들을 추방한다. 히폴리토스는 해안을 따라 전차를 몰고 가다가 바다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괴물에 놀란 말들이 마차를 부수고 주인을 이리저리 끌고 다녀 죽게한다. 테세우스는 나중에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되고 후회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는 이야기다.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자신이 허위 고발을 믿고 경솔하게 아들을 죽인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여 40일동안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며 일상의 안락을 멀리하고 후세에 교훈을 남기기 위해 크리스푸스의 황금조각상을 세우고 “내가 부당하게 처형한 나의 아들을 위하여”라는 비문을 새겨넣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파우스타가 어떤 식으로든 의붓아들인 크리스푸스의 죽음과 연관되었으리라는 추측에 관해서는 적어도 네 명의 고대 역사가들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노리치는 말하고 있다. 전처 소생과 후처 사이의 싸움은 왕권쟁탈전의 한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망자들의 혼령을 불러낸다고 하더라도 비극의 원인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기는 어려울는지도 모른다. 자식의 장래에 대한 파우스타의 불안감과 크리스푸스 주위의 파리떼들과 황태자에 대한 황제의 질투심, 누구의 범접도 허용하지 않은 황제의 권력의지 뭐 이런 것들이 뒤엉켜 상호 복잡하고 오묘한 화학작용을 일으켰을 것이다.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31년간 제국을 통치한 뒤 337년 5월 22일 성령 강림절 정오에 니코메디아에서 숨을 거두었다. 죽기직전에 대제는 니코메디아의 유세비우스 주교에게 세례를 받았다. 그동안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악행을 거듭했다고 하더라도 세례를 통해 순식간에 모든 죄를 씻을 수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그 사실은 지금도 변함없다. 그리스도교도가 아닌 사람들이 볼때는 참 편한 방법이다. 나쁜 짓을 많이 해도 회계하면 끝. 그 죄는 다 어디로 간 것인지, 아비의 손에 묻은 아들의 피가 과연 세례의 물로 씻길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그렇거나 말거나 그리스인들은 콘스탄티누스를 언급할 때마다 12사도에 준하는 분이라는 명칭을 받드시 붙였다. 불경한 점이 없지 않으나 복음을 전파한 범위와 수로 본다면 12사도에 필적할 것이다. 더구나 황제는 수많은 교인들을 그 참혹한 고문과 죽음으로부터 구해내었다.

 

대제의 죽음으로 골육상쟁도 종지부를 찍었으면 좋으련만 권력이 있는 곳에는 유혈도 대를 이어 계승되기 마련이다.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죽자 가장 먼저 궁정을 장악한 대제의 둘째 아들 콘스탄티우스는 두명의 숙부 율리우스 콘스탄티누스와 달마티우스, 일곱 명의 사촌, 부황의 매제 2명 등의 황족들을 학살했다. 남자 황족 중 살아남은 사람은 콘스탄티우스를 포함한 파우스타의 세 아들을 제외하고는 율리우스 콘스탄티누스(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이복동생)의 어린 두 아들 갈루스와 율리아누스 뿐이었다. 337년. 콘스탄티우스 19세였다. 학살이 있은 후 제국은 콘스탄티누스, 콘스탄티우스, 콘스탄스 삼형제가 삼등분 했지만 영토 분할에 불만을 품은 맏이 콘스탄티누스가 막내 콘스탄스를 공격했다가 오히려 패배해 살해되었다. 340년. 콘스탄티누스 23세였다. 그로부터 10여년후 제국의 서방을 담당하고 있던 콘스탄스는 부하 장수의 반란으로 살해당한다. 350년. 콘스탄스 30세.

 

반란세력을 진압하고 제국을 일통하고 일인자가 된 콘스탄티우스는 제국의 방위를 위해 어쩔수 없이 자신이 죽인 숙부의 아들 갈루스를 부황제로 임명한다. 갈루스는 실정을 거듭하다가 결국 얼마전에 크리스푸스가 처형되어 유명해진 폴라 요새로 호송되어 극심한 고문 끝에 황제 살해 음모를 자백하고 참수된다. 354년. 갈루스 29세였다. 그런데 콘스탄티우스에게는 자식이 없었다. 355년 황제는 고심 끝에 갈루스의 동생인 율리아누스를 부황제로 임명한다. 361년 콘스탄티우스가 병사하자 율리아누스는 로마제국 유일의 최고권력자가 된다.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가계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남자 혈육이자 후세에 배교자로 불리게 되는 인물이다. 그리스도교의 입장에서는 배교였지만 율리아누스의 입장에서는 제국의 오랜 전통으로의 복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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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쥐의 독서일기 2015-06-13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넘 재밌어요. 막장 드라마에 환장하는지라..ㅎㅎ 역사, 연대기엔 많이 약하지만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붉은돼지 2015-06-14 09:40   좋아요 0 | URL
역사책을 보다 보면 정말 막장 드라마 못지 않은 사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

북다이제스터 2015-06-13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평생 한번 터키 가볼수 있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알수록 신기한 나라입니다. ^^

붉은돼지 2015-06-14 09:42   좋아요 0 | URL
요즘은 정말 터키에 대해 나름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역시 뭘 좀 알고 보면 또 다르게 보이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가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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