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2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미래 시장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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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종사자라면 꼭 읽어야 할 2012년 소비자 지도!

 

   “선거에 출마하거나 상품을 판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유권자와 고객을 설득하는 일이다.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하고 각종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막강한 정보로 스마트하게 무장한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일단 ‘주목’을 받아야 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얻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선책’을 제시하거나, 상품에 ‘인격’을 부여하거나, 아니면 ‘진귀한 성분’이라도 내세워야 한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자생, 자발, 자족’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낼 능력이 있으며, 아무리 ‘마이너’한 상품이라도 느낌만 좋다면 기존에 써오던 메이저 브랜드를 버리고 바로 선택한다. 때로는 ‘삶의 여백’을 꿈꾸며 지금까지와는 매우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사업이든 선거든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도 트렌드 대응능력이 중요해진 격랑 속의 2012년이다.“ 9쪽, 서문 중에서

 

   <트렌드 코리아 2012>(미래의 창)은 2012년 대한민국 10대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책으로 올해 밀리언셀러로 등극한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김난도 교수는 대학 내에 있는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하고 있는데, 이번이 6번 째이다. 이 책은 일종의 소비자 지도로서 소비자를 읽어야 할 직장인이나 사업자들이 일독해야 할 의미있는 책이다.


   내년 2012년은 전 세계적으로 대통령과 수상 등이 특히 많이 바뀌는 해여서 리더십이 격변하는 해라고 한다. 특히 60년 만에 찾아오는 흑룡 띠여서 결혼과 출산, 사업을 앞둔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해가 될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 2012>는 이번에 제시한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의 첫자 들을 ‘드래곤볼(DRAGON BALL)’ 이라고 지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올해, 그러니까 2011년 키워드였던 ‘TWO RABBITS’를 중심으로 지난 한 해를 회고해 보고 각 키워드별 향후 전망을 함께 제시하고, 이어서 새로운 키워드인 ‘DRAGON BALL’를 통해 2012년 대한민국 소비시장을 이끌어 갈 10대 트렌드를 예측하고 분석한다.

   10가지 트렌드의 바탕이 되는 것은 ‘불확실성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설득과 공감 능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이 제시하는 2012년 대한민국 소비시장을 이끌어갈 10대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2012년 소비트렌드 키워드: DRAGON BALL

 

Delivertrueheart  진정성을 전하라

Rawganicfever 이제는 로가닉 시대

Attention!Please 주목경제가 뜬다

Give'empersonalities 인격을 만들어 주세요

Overthegeneration 세대 공감 대한민국

Neo-minorism 마이너, 세상 밖으로

Blankofmylife 스위치를 꺼라

Allbymyselfsociety 자생 ? 자발 ? 자족

Let’s‘planB’ 차선, 최선이 되다

Lessenyourrisk 위기를 관리하라

 

   우선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내다보는 2012년 의 전반적 전망에 대해서 살펴보자. 내년은 그 누구에게 물어봐도 답은 똑같을 것이다. 바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의 한 해’가 될 것 같은데, 김난도 교수 역시 한목소리를 냈다. 정부를 비롯해 국내 민간연구소 모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3.8%로 낮게 잡고 있고, 가장 두려운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은 이제 더 이상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상시화된 현실이 되었다. 지난 뉴욕발 금융위기나 올해에 있었던 유럽의 재정위기와 같은 블랙스완은 내년에 없으란 법이 없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대통령과 총리들이 손이 바뀌는 때여서 국제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술렁거리고 있다.
   김교수는 뱅크오브어메리카 메릴린치의 보고서를 빌려 2012년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발생가능성은 작지만 한번 발생하면 헤어나기 어려운 충격 7가지를 발표했는데, 이들 모두 그 발생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해도 파급효과는 정말 만만치 않은 리스크가 된다.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메릴린치가 경고한 7대 꼬리위험>


1. 경기가 어느 정도 살아나 미국 정부가 금리를 인상하게 될 경우, 채권, 금과 같은 자산가치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

2. 시위와 폭동 등 사회적 불안이 발생해, 세계경제 성장을 방해할 가능성

3. 세계경제 성장의 엔진인 중국이 부동산 시장이 붕괴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

4.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전 세계로 전염될 가능성

5. 국가간 무역 불균형이 심해지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

6. 최근 뉴욕 증시에서 대안투자처로 급부상한 상장지수펀드ETF가 부진에 빠질 가능성

7. 각국 중앙은행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새로운 블루칩 버블(우량주 거품)이 발생할 가능성

   “무릇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진심이 통해야 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진심은 결코 억지로 만들어지지도, 전해지지도 않는다. 소비자는 상식과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연출과 가식이 횡행하는 사회에서 본질과 무관한 모든 것에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처럼 과잉에 지친 소비자를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것 그 자체의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겉과 속, 말과 행동, 포장과 내용물이 일치해야 한다. 진정성이 필요해진 것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기업이든, 제품이든, 후보자든, 의심이 100% 풀릴 때까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그 실체를 확인하고자 집요하게 파고든다. 혼자서 어려우면 함께 힘을 합쳐 그 진실성에 대한 검증에 나선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까다로운 검증은 단지 기업이나 제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예인 등 모든 사회 주체의 행동은 이제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 역시 혹독한 검증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됐다. 이제는 솔직해질 때다. 겉치레의 시대가 가고, 진정성의 시대가 왔다.“ p. 184,

 

  10가지 트렌드 중에서 첫 번째는바로 ‘진정성을 전하라’이다. 이 ‘진정성’이라는 단어는 올해 가장 화두가 된 말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바로 ‘신뢰의 위기’이다. 현재 우리 사회의 소비자들은 전방위적 불신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제품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에 두루 걸쳐있는데, 말로만 원칙과 공정이 강조되지만,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위선적인 모습 등 무원칙적이고 불공정한 일들이 그득하다.

   이러한 저 신뢰사회에서는 정보의 가치가 낮아지므로 정보의 내용 자체가 아니라 오직 그것을 믿을 수 있는가의 여부만이 중요해진다. 그래서 정보의 내용이 무엇이건 간에 일단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낙인이 찍히는 순간 고려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런 이유로 진정성은 저신뢰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무엇에서 진정성을 느낄까? 이 책은 크게 두 가지로 이야기하고 있다. 바로 ‘일관되고 확고한 정체성의 힘’과 ‘소비자 관점에서의 경험적 공감’이다.

   첫 번째 일관되고 확고한 정체성의 힘은 최근 핫이슈라 할 수 있는 <나는 가수다>의 가수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언더그라운드에 있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자신의 영역에서 나름의 세계를 구축해온 가수들이 빛을 발할 때 우리는 그들의 진정성에 감동한다. 반면 네티즌들이 뽑아준 일부 ‘파워블로거’의 배신은 네티즌의 마음에 큰 상처를 입혔고, 블로고스피어라 불리는 블로그 세상에 신뢰에 있어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신뢰했던 소비자들이 배신을 당했을 때 그들이 던지는 복수는 무관심일 것이다. 소비자의 무관심은 시장에서의 퇴출을 의미한다.


   두 번째 소비자 관점에서의 경험적 공감이다. 진정성은 소비자가 경험적으로 공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살아난다. <개그 콘서트>의 코너들은 시청자로 하여금 ‘일상의 작은 공감’을 부르며 인기를 높여가고 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연예인이 나온 광고라고 해서 믿지 않는다. 매체의 발달로 인해 현대인들은 “나를 공감해주든지, 내가 공감할 수 있든지”에 대한 자기중심적 진정성을 다른 무엇보다 우선시하게 된 것이다. 진정성의 시대에 이제 경쟁은 타 기업을 앞서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본질을 추구하고자 하는 자기 자신과의 경쟁이 되었다.

 

   “현대에 들어 인터넷, 이동통신, SNS 등 매우 다양한 의사소통의 매체가 생겨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양한 경로의 관계망과 채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비해 소외감이 더욱 커지는 역설을 현대 소비자들은 경험하고 있다. ‘겉친(겉으로만 친구)’만이 가득한 넓고 얇은 인간관계의 사회 속에서 현대인들은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이 갈수록 서툴러진다.

인간 대 인간의 면대면 관계에 익숙하지 않은 현대 소비자들이 이제는 제품이나 브랜드와 같은 ‘사물’과 교감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의 관계에 대한 충족되지 않는 욕구가 애착과 감정이입이의 기제를 통해 소비물에 투사된 결과가 상품과 브랜드의 의인화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 환상 기자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이입이다. 감정이입은 소비자가 자신의 감정을 소비물에 불어넣는 심리적 정교화 과정이다. 소비자가 감정이입을 할 때, 중요한 과정은 소비물에 생명을 부여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소비물에 감정을 이입하고 생명을 불어넣어, 감정적 교류나 유대관계를 맺는 동료나 친구로 설정하기도 한다.“ P. 245 ~ 246정리,

 

   위 본문의 내용은 ‘인격을 만들어주세요’로, 상품과 브랜드의 의인화 현상 즉, 현대 소비자들이 이제는 제품이나 브랜드와 같은 ‘사물’과 교감을 하려 한다는 것이다. 제품의 인격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제품과 브랜드에 캐릭터와 개성을 불어넣으려는 시도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별명과 성격을 통해 인격을 얻은 상품은 이제 소비자의 친구가 되었다.
   안드로이드 휴대폰의 녹색 캐릭터 안드로보이나 애플의 아이폰 4S에 시리 등은 의인화를 통해 기계를 더욱 소비자와 밀착시키고 있다. 그 밖에 다양한 제품 캐릭터 등은 의인화를 위한 수단으로, 현대의 소비자들은 왜 캐릭터에 눈길을 주게 되는 걸까?


   본문의 내용처럼 문명의 발달로 인간관계는 많아진 반면 겉친일 뿐 실속 있는 진짜 친구, 그런 사람과의 소통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된다.

   기술이든 캐릭터든 소비자의 감성을 터치하고 어루만져주는 기술만이 성공을 얻는다. 또한 소비자와의 소통, 소비자와의 결합, 소비자의 러브마크를 이끌어내는 가장 좋은 길은 제품과 브랜드와 소비자가 인격적으로 만나고 교류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의 브랜드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철학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진정성을 가지고 소비자들의 감성을 터치해야 한다.

 

   “브랜드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 그동안 브랜드는 상품의 모든 것이라고 부를 만큼 소비자 선택의 핵심적인 요소였다. 하지만 신생의 마이너들이 뜰 수 있다는 것은 브랜드에게는 하나의 도전이다. “No Brand No History(역사없는 무명의 브랜드)”라는 슬로건 아래 철저하게 소비자의 니즈에만 충성을 다하는 실용적인 제품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이제는 비주류라 여겨지던 많은 요소들이 저마다의 스토리로 무장하고 식상함에 질린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마이너라는 소재는 더 이상 약점이 아니라 신선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재료다. 아이디어와 스토리의 치열한 ‘콘텐츠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소비 시장에서, 인터넷의 무한 확장성이라는 수혜를 입은 신세대 소비자들은 복제가 불가능한 감성을 요구하고 있다. 스토리텔링의 시대, 기업들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하위문화의 재해석과 감성 충만한 이야기꽃을 피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 p. 277 ~ 280정리

 

   마지막 본문은 ‘마이너, 세상 밖으로’ 라는 트렌드로, 트렌드들 중에서 가장 내 마음에 들고,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소비자들인 전통을 내세우는 권위적인 브랜드들에 많이 휘둘렸다고 생각하고 있는 편인데 이들에 안녕을 고하는 것 같아 한편 통쾌했고, 시계추처럼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신생브랜드들이 이제 진짜 사랑을 받아야 할 때라고 생각이 들어서다.

  그렇다. 소비자 들은 이제 신생에 관심을 두고 있다. 기존에 없던 것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비주류라고 무시당했던 많은 요소들이 이제는 저마다 다양한 스토리로 무장하고 시장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게 마이너가 메이저가 된 데에는 히스토리보다 스토리를 중요시하는 시장의 흐름, 하위문화에 대한 관용성이 높아지는 포스트모더니즘, 그리고 SN를 비롯한 매체의 발달로 소비자가 가진 정보가 풍부해져 보다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네오 마이너리즘은 새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마이너들에게는 복음이지만, 기존의 메이저들에게는 악몽이 되었다. 브랜드 파워의 기득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젠 영원한 마이너도 영원한 메이저도 없는 세상이 오늘날이다. 그만큼 소비자의 선택의 폭은 넓어진 것이다.


   이 책은 일종의 트렌드 전망서이다. 마치 파리패션쇼를 보고 내년에 유행할 의상의 디자인과 색이 무엇인지 가늠하는 것처럼 비즈니스 종사자라면 이런 책을 통해 내년을 미리 짐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의 의미는 무엇보다 1년 내내 국내외 자료를 총 동원해서 올 해와 내년의 트렌드를 조망해 봄으로써 저자들의 어깨를 딛고 올라서서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이 제시하는 키워드들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의 비즈니스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12월 13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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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한 줄
강명석.고재열.김화성 외 지음 / 북바이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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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대한민국을 움직인 화제의 어록모음!  

 

   “(오늘날)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대중의 쓰기가 부활하면서 ‘읽기’와 ‘쓰기’의 순환이 재발견되고 있습니다. 누구나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거나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글을 쓰는 것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어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교양층의 읽기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자공간에 범란하는 텍스트를 읽는 행위까지 읽기로 간주한다면 독서의 ‘소외’가 아닌 독서의 ‘범람’이라고 일컬어도 좋을 정도입니다." (12쪽) 

 

   ‘힘 있는 말이 힘 있는 움직임을 부른다!’는 부제의 책 『공감의 한줄』(북바이북)은 26명의 필자가 참여하여 짧고 힘 있는 말을 구사하며 대중의 공감을 끌어낸 이시대의 선생들의 삶의 궤적과 주목받았던 맥락 등을 짚어보는 책이다. 어록의 주인공은 작가, 논객, 스타, 기업인 등 실로 다양하다. 책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인물 역시 안철수, 박경철, 공병호, 김태원, 김난도, 이외수, 김애란, 공지영, 진중권, 조국, 김어준, 유시민, 손석희, 스티브 잡스, 정용진, 안상수, 홍준표, 김제동, 김미화, 강호동, 유재석, 김연아 등 초호화 캐스팅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말해서 이 시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물들의 어록을 찾아서 내노라하는 글쟁이들이 엮은 책이다. 이들의 대표 어록과 그들의 어법을 자세하게 분석하고 있어서 유익함과 더불어 재미도 갖추고 있다. 어록이라고 해서 다 좋은 말만 있는 것은 아니다(MB의 어록인 “내가 해봐서 아는데...”가 어디 새겨읽을만한 말이던가). 하지만 책에서 만나는 어록 면면을 살피다 보면 우리 시대가 원하는 소통의 자화상을 저마다 그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고심해 올린 농익은 한 문장이 사람을 얼마나 크게 울리는가 직접 확인하게 된다.

 

 

 

 

 

   ‘말이 많아진 시대, 말하는 사람이 많아진 시대’가 요즘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신문 칼럼이나 방송 토론 프로그램, 혹은 책, 잡지를 통해서만 이슈를 접할 수 있었다면 오늘날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중심으로 이슈 시장이 재편되면서 이젠 짧은 말들로 주장을 대신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제 사람들은 글을 통해 이해를 구하고 설득당하는 것보다 어록을 ‘선택’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이미 자신의 입장을 정해 놓고 필요한 어록을 구하다가 내 생각을 대신 정리해준 다른 사람의 말을 만나면‘오~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기가 막히게 내 생각을 표현했군.’하며 그 어록에 꽂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어록의 탄생에는 인터넷 기술이 한 몫을 했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은 트위터, 지금은 트위터 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계를 살펴보면 전 세계에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트위터에 접속하는 사람이 1억 명이 넘는다고 한다. 또 이 1억 명 중 절반 가량은 하루에 한 번 이상 트위터에 접속하고 하루 작성되는 트위터 메시지도 평균 2억 3000만 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대중이 몰린 트위터에 유명인사들도 참여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게 되었다. 예전만 하더라도 대중을 만나려면 신문이나 언론을 통해 글이나 인터뷰를 해야 했다. 이들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정작 그것(방송, 글)을 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는 나를 좋아하는 팬을 직접 만날 수 있으니 인사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공간은 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SNS에 뛰어들어 새로운 논객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어록도 탄생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어록’이 정치인이나 경제인 그리고 일부 유명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반면 오늘날은 특정 사안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말을 하는 인물들이 어록을 남기고 있다. 그 중에서도 소셜테이너라 불리는 사회참여연예인들이 돋보인다. 김제동, 김미화, 김여진 등 사회적 불의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요, 대중들은 이들의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지지세력이 되어 눈에 띄는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나는 “힘이 강하면 책임도 무거워진다.”는 안철수의 어록이 가장 마음에 든다. 요즘 이 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로, 원래 출처는 원래 영화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이 대사라고 한다. 안철수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인용을 했는데요, 자신의 위치와 그에 따른 책임을 명쾌하게 표현한 말이다. 안철수는 시골의사 박경철과 ‘청춘콘서트’를 열어 대학생들과 만나는 행보를 보이면서 그의 말에 더욱 무게감이 실렸고, 단지 성공한 CEO가 아니라 보편적인 가치를 지키는 모습에서 대중들은 새로운 리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른 사람이 같은 말을 했더라면 이 같은 무게감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의 목소리를 통해 나온 이 말은 평소의 소신이 뭍어있는 것만 같아 그에 대한 신뢰를 더해준다. 

 

   그 밖에도 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에 멘토로 참여한 김태원이 멘티에게 한 말 중에 “긴장하는 사람은 지고, 설레는 사람은 이긴다.”는 말이 있는데요, 이 말도 울림이 큰 말같아 좋고, 과학자 정재승씨의 어록 중에 카이스트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학교 당국을 향해 “미안해. 하지만…은 사과가 아닙니다. 진심 어린 사과는 변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라는 말씀도 정말 기본적이면서도 깊은 성찰을 주는 말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한편 이 책에는 직접 언급되지 않았지만,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 그들이 최근에 말한 어록들 중에 좋아하는 말들이 있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은 지난 보궐선거 즈음 <닥치고 정치>(푸른숲)을 나면서 “국민이 선거나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다름아닌, 내 생활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며 참정권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내놓았다. 이보다 명징한 해석을 만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최근 화제를 일으켰던 영화 <도가니>의 동명소설을 쓴 소설가 공지영은 자신이 쓴 소설 ‘도가니’를 쓰게 된 계기에 대해 “광주인화학교를 고발하고 싶은 것 뿐만 아니라 ‘상류층이 형성하는 침묵의 카르텔’을 고발하고 싶었다”는 말이 오랫동안 귀에 남았다. 그녀가 이야기한 ‘상류층이 형성하는 침묵의 카르텔’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이 어록은 우리의 뇌리에 숨을 쉴 것이다.

 

  이쯤에서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 ‘어록책’이 새삼스럽다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예전에도 이런 어록들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요즘 어록이 특히 주목받고 오랫동안 회자되는 이유는 뭘까? 나는 그 이유를 웹Web 2.0 정신에서 찾고자 한다. 웹Web 2.0을 잘 말해주는 키워드는 바로 공유, 참여, 공감인데, 어록의 유행과정도 이와 일치한다.

 

   우선 소위 유명인사들이 만인이 있는 공간(트위터, 미투데이, 요즘, 페이스북)에 직접 뛰어들어 참여한다는 점, 그리고 그들이 평소에 가졌던 소신 있는 자기 목소리를 냄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는 점이 같다. 마지막으로 공감이다. 만약 이들 유명인사들이 좋은 말만 했다면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정인물이나, 집단의 맹점과 잘못에 대해 국민들과 함께 참여하면서 공분하기 때문에 그들의 말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내곡동 사저 문제’라든지 ‘선관위 디도스 공격’ 등 최근 정치계에서 태풍과 같은 역할을 했던 사건들의 발단이 공교롭게도 애플의 인기 팟캐스트 방송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소통의 측면에서 트위터 등의 소통 공간들은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통하고 있고 그 속도 역시 전송과 동시에 전세계에 퍼진다는 점은 하기 혁명적이다. 한편 세상이 변한 줄도 모르고 예전의 구태의연한 행동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는 일부 정치인이나 경제인에게는 치명적인 핵폭탄처럼 치명적인 괴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이러한 현상은 하루 이틀 지나고 말 이벤트가 아닌 앞으로 인류와 함께 할 하나의 소통창구로 자리매김을 했다는 것이다. 이젠 헛된 인기가 아닌 온전한 실력으로 얻은 평판으로 사는 세상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죄짓고는 못사는 세상'이 오늘날이라는 말씀이다. 

 

   <공감의 한 줄> 읽으면 2011년 한 해 동안 어떤 크고 작은 일들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났는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우리가 소위 말하는 인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말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처럼 내노라하는 작가와 기자 칼럼니스트들이 살과 옷을 입혀 그들이 말들이 전하는 속뜻도 함께 전할 것이다.

   나 역시 경제에 관련된 인물 다섯 명(박경철, 선대인, 손정의, 워런 버핏, 스티브 잡스)의 어록을 추적에 이 책의 필진으로 참여했으니 일독해준다면 감사하겠다. 이 책을 통해 감동과 유익함도 얻고, 내가 사는 이 세상을 위해 나는 어떤 변화를 꾀할까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란다.

 

 

이 방송은 12월 06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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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 경제 원리에 숨겨진 부자들의 투자 비밀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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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처럼 '금리‘를 살펴 투자하라!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은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거의 한 권씩은 가지고 있는 책이다.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각종 언론과 매체에 글과 인터뷰를 게재하며 개미투자자들에게 건강한 투자를 위한 안내자로 자청하고 있는 '박경철'의 투자 관련 첫 번째 책이다. 우선 이 책은 경제학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이 ‘좌충우돌’하면서 경험한 경제행위(투자)를 통해 주식투자를 하든 부동산 투자를 하든 투자에 앞서 먼저 알아야 하고 생각해 봐야 할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그는 스스로 이 책에 대해 ‘투자를 위한 사이비 경제학’이라고 불렀다.

   이 책은 만만치 않다. 읽기도 쉽지 않고,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한 책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개념들도 복잡하게 뒤섞여 있다. 그런데도 이 책은 2006년 출간된 이래 지금껏 수십만 부가 팔리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이유는 이 책을 읽어보면 곧 알게 되는데, 여느 재테크 책과는 차원이 다른 일종의 ‘투자담론’적 성격이 짙은 무게감을 지녔기 때문이다. 저자는 부자들이 투자에 앞서 고민하고자 하는 투자요소들을 ‘부자들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독자들에게 ‘투자하려거든 그들과 같은 안목을 갖추라’고 이 책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첫부분에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그가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며 일반적인 투자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일침을 가한 부분이었다.

 

첫째는 조금만 노력하면 재테크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재테크라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수단 중에서 가장 어렵고 가장 까다롭고 예민한 제도라는 점을 기억하라. 재테크란 좀 과장하여 생각하면 인간이 자신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벌어들인 자산을 두고 서로 쟁취하기 위해 싸우는 마지막 전쟁터다. 고작 책 몇 권을 읽고 강의를 듣고, 신문을 읽는다고 해서 재테크를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당신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과 좌절, 그리고 실패를 수업료로 지불할 것이다.

 

둘째, 누구나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진입장벽이 없는 시장이다.

도박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잃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재테크 역시 그렇다. 당신은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잃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본분을 도외시하고 재테크에만 매달리는 것은 시시포스처럼 높은 산에 바윗돌을 밀어 올렸다가 굴러 떨어지면 다시 밀어 올리는 일을 끝없이 반복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위다. 세상의 어떤 투자수단도 전체의 일부는 비용으로 지불된다. 물론 그 비용은 당신이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셋째는 자신도 대박을 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대박을 내는 사람은 분명 있다. 하지만 거의 모두 운이었을 뿐 정상적인 사고 구조를 가진 사람이 이성적 판단으로 떼돈을 번 경우는 없다. 만약 그만큼의 안목이 있어 행운이 지속된다면 복리 효과에 의해 이 나라의 땅을 모두 사들이는 데는 50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주식에서 대박난 사람들이 주식으로 성공하는 법을 가르치며 돈을 벌고 있는 이유는 자신의 성공이 행운의 결과임을 잘 알고 있는 현명한 사람들이다. 도박판에서 처음에 돈을 땄을 때 과감히 일어선 것이다.

 

넷째는 투자수익률은 기하급수적이지만, 일해서 번 돈은 산술급수적이라는 것이다.

재테크란 노동의 가치와 달라서 중간에서 새어나가는 비용들이 자산가치 증가분을 잠식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는 금리 이상의 수익을 내기가 정말 어려운 것이다. 기억하라. 투자는 자산을 고정시켜두고 그것에서 발생하는 이율로 투자하는 것이다. 그것은 당신이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자산을 확보한 다음 나머지로 더 큰 부자의 꿈을 꾸어보는 것이지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올인하는 것이 아니다.

 

   요약해보면 ‘재테크를 우습게 보면 큰 코 다친다’는 말이 되시겠다. 기고글이나 강의에서 늘 하는 이야기가 몇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한 푼 두 푼, 죽을둥살둥 돈을 모아서는 전문가라는 말 한마디에 잘 알지도 못하는 놈한테 맡겨서 깡통찬다.”는 말이다. 아닌게 아니라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 ‘돈을 모을 줄 아는 사람’은 많아도 ‘돈을 키울 줄 아는 사람’은 몇 없다. 돈 모으는 것이야 쓰지 않고 쥐고만 있으면 되는 것이니 참~ 쉽다. 하지만 돈을 키우는 방법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저절로 알아지는 것도 아니다. 결국 배워야 익혀진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재테크를 너무 쉽게 보는 경향이 크다. 전문가에게 믿고 맡기는 것을 과연 투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당신이 재테크를 시작하려 한다면 ‘부자가 되는 방법’을 찾기 전에 다음의 세 가지 기준을 숙지해야 한다.

첫째, 자기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부자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앞에서 부자란 “어 이상의 부를 확대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따라서 재테크의 첫번째 단계는 내가 더 이상 늘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부의 총량이 과연 얼마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둘째,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켜 자산가치를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게 사람들은 재테크라고 하면 화폐로 교환이 가능한 것들을 모으는 것만 집착한다. 그러나 나의 자산은 통장의 예금이나 부동산 같은 고정자산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와 나의 생산성이야말로 중요한 자산가치를 형성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안정적이고,오래 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능력과 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은퇴 후 노후자금은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비율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자신의 자산가치가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비율의 개념으로 은퇴후 노후자금에 접근하도록 하자. 당신이 철학적으로 이상의 준비가 되어 있다면, 다소 힘은 들겠지만 나름대로 매력적인 재테크의 항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33-34 페이지

 

   본문은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시골의사는 돈을 얼마를 벌까를 생각하기 전에 어떻게 벌까를 생각하라고 말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내가 ‘얼만큼 돈이 많아야 부자겠다’는 생각이 먼저 있지 않으면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다다익선이라고, 돈이야 말로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사람들의 생각인데 그렇게 두루뭉수리 생각해서는 결코 돈이 모이질 않는다. 몇 해 전 10억 부자 신드롬이 있었다. 현금 10억이면 부자가 아니겠냐는 뜻이었다. 아마 지금 ‘얼마가 있어야 부자냐?’하고 물으면 ‘20-30억은 있어야 한다‘ 말할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숫자개념으로 부자를 생각하기는 어렵다. 물론 부자되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저자는 현재 당신의 자산가치는 얼마인가? 당신의 자산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하는가, 상승하는가? 또 영구적인가, 한시적인가? 라는 질문으로 재테크에 접근하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높이는 것에서 재테크가 출발한다는 것이다. 부자의 정의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부를 지키고 이전하는 데 관심이 있을 뿐 더 이상 부를 늘려야 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을 뜻한다. 그렇다면 나(부자가 아닌 사람)와 부자와의 차이는 무엇일까?

   내가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해 월 350만원을 번다면, 부자는 한 달 동안 뒷짐 지고 놀고먹어도 350만원을 번다. 다시 말해 일하느냐 노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굉장한 차이겠지만) 똑같이 한 달 동안 350만원의 수입(그만큼 벌 수 있다면)을 얻는 면에서는 똑같다는 말이 된다. 이렇게 본다면 월수입 1,000만 원을 올리는 의사, 변호사 자격증은 약 30억 원 수준의 가치를, 월수입 2,000만 원인 변리사의 자격증은 약 60억 원의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도 있다. 결국 재테크 그리고 부자의 시작은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켜 스스로 자산가치를 높이는 것이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므로 부자가 아닌 사람은 현재의 직업이 안정적이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월수입의 급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RATIO(비율)의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자산을 늘리고 관리하는데 양의 개념이 아닌 비율의 개념으로 접근해, 현재 월 100만 원씩 세후 연 6%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 세후 연 10%, 20%의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높은 수익률만 만들어낼 수 있다면, 30년 후에는 월 100만 원을 투자한 사람이 월 200만 원을 저축한 사람보다 훨씬 많은 자산을 보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서 ‘재테크’라는 개념의 기본적인 논거가 된다. 쉽게 말해서 10억 원을 모으는 방법에 있어서 저축만 한다면 100만 원씩 70-80년 걸리지만, 연 15%의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재테크 수단에 투자할 경우 이론상으로는 불과 30년 만에 모을 수 있게 된다. 재테크를 시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재테크를 한다면 우선 다음 세 가지를 숙지해야 한다.

첫째, 자기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재테크란 상대적 개념이 아니라 나의 만족도를 기준으로 하는 절대적 개념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하자. 그렇지 않으면 평생 돈의 노예로 살아야 할지도 모르니까.

둘째,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켜 자산가치를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의 자산은 통장의 예금이나 부동산 같은 고정자산이 아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와 나의 생산성이야말로 중요한 자산가치를 형성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안정적이고, 오래 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능력과 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은퇴후 노후자금은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비율의 개념으로 접급해야 한다. 부자가 아닌 사람이 부자가 되기 위해 재테크를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금융지식과 투자경험을 쌓아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앞으로 부는 어떻게 형성해야 할까? 오늘날은 4차 산업, 즉 투자금융산업이 주를 이루는 때이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의 가치보다는 금융자산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돈을 굴려서 돈을 버는 상황에서는 노동력이나 생산물이 아닌 금융에 대한 이해와 금융을 다루는 능력에 따라 부가가치가 분배된다. 금리는 매 순간 인류의 자산가치의 가능성으로 수치화해서 보여주는 잣대이며 시간을 사고파는 결과다. 우선 금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부자들일수록 1퍼센트의 금리에 민감하다. 그 이유는 이들이 복리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복리의 힘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부자란 이자율을 기준으로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사람이고, 부자가 아닌 사람은 경제적 결정에서 이자율보다 더 중요한 고려 사항이 있는 사람이다. 금리 등의 금융지식을 익혀야 한다. 돈을 굴려서 돈을 버는 상황에서는 노동력이나 생산물이 아닌 금융에 대한 이해와 금융을 다루는 능력에 따라 부가가치가 분배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에게도 부자가 되는 길이 있을까? 자신의 논리가 아니라 부자의 논리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가능하다. 즉, 부자의 행동양식을 이해하되 부자처럼 행동하지 않고, 부자처럼 사고하되 부자와는 다른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자들의 행동양식은 빈자들과 어떻게 다를까?

 

   부자는 인내심이 강하며 곁눈질하지 않는다. 주식시장의 광풍이 몰아쳐도, 부동산시장의 투기열풍이 불어도 그들은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적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확보했다고 판단되면 미련 없이 시장에서 발을 뺀다. 그리고 불필요한 비용으로 인한 손실을 싫어한다. 설령 투자에서 큰 손해를 보는 것은 감수하지만, 불필요하게 작은 손실을 입는 것은 끔찍이 싫어한다. 즉 거래비용를 싫어한다. 부자가 장기투자를 하는 이유는 여유가 많아서가 아니라, 거래에 따르는 불필요한 비용은 피하려 들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다. 부자의 투자에 대한 행동양식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우선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 수익률 이외에는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하며, 가능한 한 거래 횟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려면 자신의 투자관을 수립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금융지식의 습득이 중요하다.

 

  금리와 인플레는 재테크 또는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절대적 지식이다. 부자들은 금리에 따라 투자처를 결정한다. 금리가 부자들의 투자처를 결정하는데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살펴보려면 전설적인 투자가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주식투자 모델인 ‘코스톨라니의 달걀’를 이해하면 된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금리에 따른 부자들의 투자처 변동 모델)

 

 

 

 

   A를 정점으로 지수는 하락국면에 접어들게 되는데, 여기서 거래량이 감소하고 주식소유자의 수가 줄어드는 B(수정국면)이 시작된다. 이 때는 그동안 보장받았던 안전수익(금리 수익)이 쪼그라들면서 자산가치가 하락한다. 그래서 예금보다는 약간 불안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안전하고 금리인하를 받지 않는 확정금리(채권)에 투자하여 표면금리뿐 아니라 시세차익이라는 플러스 알파의 이익까지 올린다. C 국면에 들어 부자들의 선택은 부동산이다. 굳이 부동산투자를 통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임대수익률이 이자율보다 현저하게 높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경기침체로 인해 가격이 떨어져 있던 부동산시장에 부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그로 인해 부동산 가격은 상승한다.

 

   D를 지나 E국면이 되면 임대수익률은 금리보다 3배나 높지만 건물이 구입할 때에 비해 3 배나 올랐으므로 그동안 매수한 부동산을 시장에 내놓는다. 이렇게 해서 그동안의 임대소득 외에도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그리고 다시 주식시장으로 이동한다. 대신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초우량기업이나 배당수익률이 충분한 주식으로 제한해 투자한다. 부자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되면서 본격적인 상승이 시작된다. 주가가 오르고 보의 효과로 시중에 돈이 풀리면 경기는 과열되고, 이때쯤이면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은 막바지에 이르고, 주식투자 열기에 휩싸인다. 이 국면이 F 국면이다. 이 때에 부자들은 다시 주식을 팔고 안전한 예금으로 갈아탄다. 은행에 예치하면 자산을 지킬 수 있을 만큼 금리가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부자들의 자금은 서서히 예금으로 이동하고, 개인들의 자금은 예금에서 주식시장으로 본격적으로 이동한다. 이렇게 해서 부는 부를 부르고, 가난은 가난을 부르게 된다. 부자들이 전체적인 투자 사이클을 이끌고 있고 일반투자자 즉 개미투자자들이 이에 편승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보다 한 발 늦는 것이다.

 

   물론 시장은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는 이로써 금리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부자들의 판단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무엇인가에 투자하려면 금리를 눈여겨봐야 한다.

 

   한편 인플레란 화폐가치의 하락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재테크는 생산수단이 없는 노동자들이 화폐로 지급받은 임금을 어떻게 하면 인플레로부터 지킬 수 있는 것인가에서 출발한다. 인플레는 필요악이며, 사회의 유지를 위해 일정부분 필요한 것이다. 생산과 투자가 늘어 물가가 상승하면 인플레가 유발된다. 그 결과 금리가 상승하면 투자가 움츠러들어야 정상인데, 오늘날은 농산물이나 필수 소비재와 같은 제품들이 저임금 국가에서 싸게 들여오고, 공산품은 생산성 향상을 통해 가격인상 요인을 흡수하게 되어 그 결과 자산가치가 증가함에도 인플레는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때문에 자산가격이 상당히 올랐음에도 여전히 예금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계속 투자에 열중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인플레 없는 성장, 즉 골디락스Goldilocks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자산에 투자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재산이 점점 늘어나고 사회적 양극화는 극심해져, 자산시장에는 거품이 발생하고 잔뜩 부풀려진 거품은 언젠가는 꺼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투자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최대한 기대이익만 생각하고, 기대손실은 등한시하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인플레와 세금 등의 제비용의 합이 0보다 크기만 하면 되는 은행예금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인플레는 복리로 움직이고, 금리는 단리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세금에 인플레의 복리 효과까지 감안할 경우 금리가 인플레보다 높다 하더라도 금리투자가 항상 수익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금리투자가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또한 은행 예금금리 뿐만 아니라 은행 이자율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수단으로 채권이 있다.

 

   채권은 금리와 경기를 예측해서 사고파는 것이다. 금리가 오를 것 같으면 채권을 매도하고, 금리가 올라 고점에 이를 때 다시 사둔다. 한편 금리가 내리기 시작하면 되파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채권투자는 경기 전망에 대한 상당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사업을 시작하거나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할 일은 채권 시장의 동향을 주의깊게 살핀 후, 나름대로 경기전망을 판단하고, 국내의 금융 메이저들(혹은 부자들)이 향후 경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돈의 흐름, 즉 금리를 꿰뚫지 못한다면 지금 하고 있는 모든 투자 행위는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금리와 인플레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리와 함께 저축과 주식투자, 채권, 그리고 부동산 투자에 대한 장단점을 지적하고 투자자가 유념해야 할 것들에 대해 자세히 언급했다. 또한 금리를 중심으로 옮겨가는 부자들의 투자 형태와 그에 따라 변화되는 경제현상이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한 점은 개미들이 백전백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었다. 그는 구체적인 투자 철학도 없고 금융지식도 없이 얼마 되지도 않는 재산으로 올인하는 것은 화려한 불꽃을 향해 뛰어드는 불나방과 같다며 그러한 투자행위 역시 투자자가 아닌 투기꾼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투자자는 절대로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인가? 방법은 있다. 우선 고용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자산가치를 얼마나 높일 것인가 염두해 두어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둘째는 종자돈을 마련해야 한다. 종자돈이란 수익률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필수적인 준비단계다. 그러므로 내가 가진 돈을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수단에 적립해야 한다. 따라서 종자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은행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그리고 스스로의 투자 철학을 가질 때까지 금리를 포함한 각종 금융지식을 익히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혹은 ‘나처럼 하면 대박날 수 있다’는 여느 투자관련서 와는 달리 이 책은 ‘종자돈도 없고, 금융지식도 없고, 투자 철학도 없는 당신이 투자하면 백전백패’라고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부자들의 투자 철학과 투자 행위를 통해 그들이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재테크‘란 게 결코 만만치 않음을 이야기했다.

   그가 지난 해 펴낸 책 『주식 투자란 무엇인가?』역시 주제가 ’충분한 공부 없이 함부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지 말라‘고 경고했던 것을 비춰보면 어설프게 덤비는 재테크는 ’돈을 까먹기 위해 덤비는 머니게임‘임을 역설하는 듯 했다.

   이 책은 투자에 대한 얕은 수를 버리고 경제와 금융을 읽는 입체적이고 거시적인 시각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시골의사가 말하는 경제구조와 현상, 금리철학과 지식부터 종잣돈 모으는 법, 부동산ㆍ증권 투자전략까지, 투자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재테크의 ‘기본과 정석’을 배울 수 있다. 전반부에는 어떤 현상에도 상관없이 지키고 알아야 할 기본 원리를, 후반부에는 사회구조적인 바탕 위에서 장기적으로 어떤 시장이 열릴 것인지에 대한 장기전망을 담았다. 이 책 말미에 있는 <투자와 인생>은 꼭 읽어봐야 할 것이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12월 6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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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놓치고 있는 대출의 비밀 - 시중금리보다 1% 더 낮추는 똑똑한 대출전략
김대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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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당신이 놓치고 있는 대출의 비밀> 한마디로 대출의 모든 것을 알려준 책이다. 대출의 이면을 꼼꼼히 짚어보고, 대출 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금융정보와 효과적인 대출활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인 김대우는 18년 동안 경제금융 현장을 취재해온 기자 출신으로, 현 금융권의 대출제도 실태를 낱낱이 파헤치고, 서민들이 어떠한 방법으로 대출을 이용해야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빚의 수렁에 빠져 있다면 어떻게 현명하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금융기관에 당하지 않고 유리하게 대출을 활용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실질적인 대출활용법을 제시한다. 아울러 대부업체의 ‘카드깡’ 등 위험한 사금융의 불법적인 영업실태를 진단하고 불법 채권추심 등 피해를 막는 예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가계부채 900조 시대를 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출 1000조 시대라고도 부른다. 이 말이 전하는 바는 대한민국에서 대출을 이용하지 않고 살아가는 서민은 그리 많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생각해 보라.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나 마이너스 통장 같은 소액대출에서부터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한 주택담보대출까지, 더 나아가서는 자산을 늘리기 위한 ‘빚 테크’ 에서부터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생계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사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종류와 목적도 다양한 대출을 받고 살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제 죽을 때까지 ‘대출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출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현실적인 유불리를 따져보는 안목을 제대로 갖추어 효과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똑똑하게 활용해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 책 <당신이 놓치고 있는 대출의 비밀>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대출이 금융기관에서 알아서 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은 순진한 착각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심지어 금융기관에 가기 전에 지식과 정보로 무장하지 않으면 오히려 불리한 거래를 하게 될 공산이 큰데, 이 책은 서민경제의 가장 큰 적이자 동반자인 대출의 이면을 꼼꼼히 짚어보고, 대출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금융정보와 효과적인 대출활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어차피 받아야 할 대출이라면, 손해 보지 말고 당하지 말고 똑똑하게 빌려 쓰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책 한 권의 비용과 시간을 들이기 충분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은행이 숨기는 ‘금리인하요구권’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때 ‘금리인하요구권’이라는 것이 있다. 은행에서 이 권리를 숨기거나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을 뿐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은 금융소비자들이 신용대출을 받거나 받은 이후 연장할 때 협의를 통해 금리를 낮추거나 고객우대 차원에서 금리를 할인해 신용도 향상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2003년부터 정부가 도입한 제도이며, 현재 대부분의 은행들이 실시하고 있다.

   은행에서 대출금리 흥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재래시장에서만 흥정이 가능한 게 아니라 은행과 협상을 잘하면 대출금리도 깎을 수 있고 예금금리도 높일 수 있다. 그런데도 현실적으로 돈을 빌리러 은행창구 앞에 서면 이상하게 대부분은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니 대출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지덕지해 은행직원들의 요구대로 따라가기 십상이다.
   하지만 대출은 금융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일 뿐이다. 상품을 구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출의 가격인 이자를 흥정할 권리가 금융소비자에게는 있다. 절대 이자를 깎아달라는 말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43-45 페이지
 

   이 책 중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금리인하요구권이다. 보통 대출자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릴 경우 한 번 정해진 대출금리는 변제가 끝날 때까지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대출금리는 갚을 사람의 능력에 따라 변할 수 있으며, 특히 협상으로 낮출 수도 있다. 한마디로 대출금리는 대출자 하기 나름인 것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이 바로 그것인데, 예를 들어 대출을 받은 사람이 다른 은행과 같은 조건으로 비교해 봤을 때, 나의 대출 금리가 너무 높다고 생각되면 대출 담당자에게 금리를 깎아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즉 다른 은행의 금리가 더 낮으니 갈아타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이다. 아니면 실제로 갈아타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대출을 갈아탈 때에는 여러 가지 서류도 준비해야 하고, 등기 설정비 등 추가비용이 발생하므로 여러 가지 면에서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

이렇게 은행마다 대출금리가 차이가 있는 것은 개인의 신용도와 소득수준에 따라 대출한도와 금리를 차등 적용하는데, 나름의 기준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흥정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보통 은행에서는 본부에서 지정해 놓은 금리에 따라 예금과 대출금리를 제시하지만 다양한 우대금리라는 것이 숨어 있다. 통상 우대금리는 0.3~0.5%포인트 정도 인데, 이 정도의 금리차이는 예를 들어 1억 원을 5년 동안 대출했을 때 대출이자 6.0%와 6.3%의 차이는 연간 총 150만 원 가량 차이가 나니 상당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절대 잊지 말아야 할 단어는 ‘금리인하요구권’이다. 대출은 은행의 상품이므로 이자를 깎는 것은 소비자가 하는 흥정과 다름 없다는 것이다.

 

할부수수료 얕봤다간 큰 코 다친다! 

   “신용카드는 불필요한 구매를 부추겨 생활을 궁핍하게 만드는 ‘지름신’에 곧잘 비유된다. 다음 달 월급을 미리 차압해 가져가는 것이므로, 여기에 걸리면 필경 ‘적자인생’을 감수해야 한다.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할부 역시 일종의 대출이다. 할부구매는 이자율도 높고 감당 못할 액수의 소비를 하게 만들기 때문에 되도록 이용하지 않는 게 좋다. 할부이자율은 실로 엄청나게 높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로 281만 7,000원짜리 상품을 12개월 할부로 구매할 경우 할부 수수료율은 우수고객 기준으로 17%가 적용되어 실제 지불해야 할 돈은 307만 5,525원이 된다. 약 25만 8,525원을 더 내는 것이다.

   생각을 바꿔서 이 금액만큼 신용카드 할부를 이용한다면, 매달 23만 4,750만원을 적립식 펀드에 불입했을 때 평균 20%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기회비용을 날려버리는 것과 같다.

   신용카드 할부 구매의 유혹을 받을 때마다 ‘저 물건이 과연 시세보다 20% 이상 더 비싸게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물건인가?’ 하고 한 번 더 생각하고 결정하자. 그러면 답은 바로 나올 것이다.“ 94-96 페이지
 

   신용카드는 정말 요령껏 잘 활용하면 편리함과 더불어 많은 혜택을 준다. 하지만 이렇게 잘 활용하는 사람은 100명 중 한두 명일 것이다. 신용카드는 요물이다. 실제로 지갑에서 현금이 나가는 것이 아니다 보니 소비자에게 심리적 안도감을 주기 때문에 소비 빈도수가 점점 높아진다.

   ‘어차피 돈은 다음 달에 빠져나가는 것이니까…’라는 생각이 사람을 잡는다. 무이자를 하면 아무런 손해가 없을 것 같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꾸준히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면 목돈을 위해 저축해야 할 돈이 사라져 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그래서 저축이 ‘복리의 마법’을 부려야 목돈을 만들 수 있을텐데 이러한 미래가치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우리 통장은 항상 그 모양 그 꼴이다(어쩌면 깡통하지 않은 것이 다행일껄?)


   카드 사용 중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신용할부’다. 할부수수료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중에서는 무이자 할부를 잘 이용해서 이자 없이 잘 활용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 무이자 할부도 계속 하다 보면 여러 개의 할부들이 모여 거액이 만들어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결국 할부수수료를 물고 구입하게 되면 시세보다 어림잡아 20% 이상 더 비싸게 구입하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수수료는 현금서비스 수수료에서도 큰 일을 해 낸다. 돈이 아주 급할 때 누구든 몇 번씩은 현금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을텐데,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이 9~27%로 엄청나게 높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책에서 제시한 현금 서비스 연체이자율을 29%로 두었다. 이것이 얼마나 높은 이자율인지 모르겠다면, 예를 들어 보겠다. 100만원을 29.1%로 빌려 1년 후에 갚으려면 29만 1,000원의 이자가 붙어서 129만, 1,000원을 갚아야 한다. 하지만 연복리 29.1%로 10년간 사용한 다음 갚을 경우에는 1,773만 308원이 된다. 10년 후에는 17배가 넘는 돈을 갚아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연체이자는 저축이자보다 4~5배 정도 높은데다 복리까지 적용되므로 무서운 속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게다가 현금서비스는 연체하게 되면 신용도에도 문제가 생겨서 정작 큰돈을 빌려야 할 때 대출이 불가능해지거나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현금서비스는 가급적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도 만약 부득이하게 현금서비스를 했다면 절대로 연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목숨 걸고 연체를 막아야 한다.’고 까지 표현하며 겁을 주고 있는데, 아무리 강조하고 겁을 줘도 부족하다.

 

대출은 꼭 원금분할 상환방식으로!  

   “대출을 받으면서 상환방식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자세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대출상환방식에 따라 이자가 수천만 원씩 차이가 날 수 있는데도 대부분 신경을 쓰지 않고 은행직원이 대강 설명해주고 추천하는 방식에 따르는 것이다. 무조건 은행직원의 말만 들었다가는 자신에게 유리한 대출상환방식을 택하지 못하게 되어 더 많은 빚을 떠안게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은 대출기간 동안 지급하는 이자총액이 적은 게 좋은 상환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자가 적으면 대출 초기에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크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소득, 자산상태, 미래의 현금흐름 등을 고려해서 가장 적합한 방식을 택하는 것이 좋다.

   대출상환방식에는 이자와 원금을 내는 방법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나뉜다. 매달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일시상환하는 만기일시 상환 방식, 매달 이자와 원금을 한꺼번에 갚아가는 원금균등분할 상환방식, 대출원금과 이자합계가 매달 일정한 원리금균등분할 상환방식, 대출을 받은 후 일정 거치기간을 두고 원금상환 없이 이자만 납부하다가 나중에 원금을 분할 상환하는 방식 등이다.“ 191페이지 

   어쩌면 이 책의 내용 중에 가장 값어치가 있는 대목이 이 부분일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대출을 받을 때는 어떤 이유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돈을 빌릴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에서 한마디로 이것 저것 따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대출상환 방식을 ‘원금대출 상환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은행이 거부하거든 다른 곳을 가서라도 꼭 관철시켜라). 꼭 그럴 이유 있을까 묻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곧 알게 되겠지만 상환방식에 따라 이자액이 수천만 원씩이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은행이 추천하는 원리금균등분할 상환방식이란 말 그대로 원금과 이자를 합산해서 매월 동일한 금액을 상환하는 방법이다. 만약 30년을 상환기간으로 본다면 금리가 일정하다는 가정하에 360개월 동안 은행에 내는 금액이 매월 같은 것이다.

   여기 맹점이 있는데, 금액은 같아보이지만 매월 그 금액을 구성하고 있는 원금과 이자의 비율을 살펴보면 이 상환방식은 처음 상환을 시작해서 상당부분 거의 이자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저자는 대출자에게는 원금균등분할 상환방식이 좋다고 추천한다. 원금균등분할 상환방식은 대출기간 내내 균등하지만 이자는 매월 상환된 원금을 제외하고 산정하게 되어, 초기에 내는 부담은 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매월 납입하는 금액은 줄어들게 된다.

   이 두 상환방식의 차이를 한 번 비교해 보겠다. 예를 들어 1억 원을 빌려 연 6%, 30년간 상환한다고 할 경우 원금균등분할 상환방식으로 하면 월 77만 7,778원으로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방식인 59만 99,551원 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15년이 되면 52만 9,167원으로 크게 낮아지고 마지막 회인 360 회차에는 27만 9,167원으로 줄어든다. 두 상환방식의 이자차익은 무려 2,558만 8,189원이나 차이가 난다.


   특히 중도 상환 가능성이 있다면 절대로 원리금균등분할 상환방식을 택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이 방식은 초기에는 이자가 많이 상환되는 구조라서 정해진 대출기간 전에 중도 상환하는 경우 생각보다 원금이 줄지 않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담보대출이든 모기지론이든 당장 현금흐름에 여유가 있다면 처음 내는 돈이 많은 원금균등분할 상환방식을 채택하고, 많은 돈을 상환하기가 부담스러운 경우에는 원리금균등분할 상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연말연시면 돈쓸 곳도 많고, 내년을 계획하면 꼭 대출을 생각한다. 그런데 정작 당장 대출을 받으려고 하면 신문을 뒤지거나, 혹은 금융권에 아는 사람을 대서 문의하기 바쁘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정보도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괜한 신세를 지게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저축이든 투자든, 심지어 대출이든 가까운 서점에서 책을 살펴보면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상환방법 선택 하나로 수천만원의 이자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했을 것이다. 이 정도의 발품으로 그런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그 어떤 투자보다 좋은 게 아닐까? 이젠 궁금한 것이 있으면 가장 먼저 책을 찾아보시길 바란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11월 29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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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댑트 - 불확실성을 무기로 활용하는 힘
팀 하포드 지음, 강유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변화의 쓰나미, 쫄지말고 과감히 부딪쳐 시행착오하라 !

   <어댑트>는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딱 어울리는 책으로, 제목을 우리말로 풀면 ‘적응하다’ 정도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메시지를 실패를 통해 적응하면서 변화를 모색하자고 말한다. 사실 작금의 세계를 살펴보면 ‘연속된 실패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난공불락일 것 같았던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고 더불어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무너졌다. 그 불똥은 유럽으로 튀더니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까지 위험이 커지더니 이제는 유럽재정위기로까지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그 여파로 세계 증시도 덩달아 매일 파도처럼 춤을 추고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Too Big To Fail 즉, 대마불사라고 해서 변화와 파국의 흐름이 계속되다가 어느 정도 큰 벽에서는 멈췄는데, 이젠 옛말이 되어버렸다. ‘매일이 위기인 시대가 왔다‘는 말이 있을 만큼 우리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 때문에 우리 모두 보이지 않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대해 힌트를 준다. 

  <어댑트>에서는 가장 먼저 저자가 주목된다. 저자인 팀 하포드Tim Harford는 2005년 출간되어 국내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책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이다. 옥스퍼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파이낸셜타임스 선임 칼럼니스트로 일하며 BBC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그는 <경제학 콘서트>를 통해 32세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경제학 콘서트를 좀 더 들여다 보면, 이 책은 스타벅스 커피나 슈퍼마켓, 교통체증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의 사례를 통해 희소성, 내부정보, 효율성, 시장의 힘, 게임 이론 같은 경제학의 중요 내용을 은연중에 다루면서 이러한 힘들이 우리의 경제생활과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한 책이다.

   도시의 땅주인들이 그린벨트를 환영하는 이유,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의 자격증 취득 시험이 어려운 이유, 여행지에서 마음에 드는 음식점을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 중고차 시장에서 쓸 만한 중고차를 사기 어려운 까닭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적절한 사례들, 어떻게 보면 심각한 일상생활의 여러 단면들을 현대의 경제적 추론 방식을 활용하여 재미있게 풀이하는 글들로 가득하다.

   그래서<경제학 콘서트>는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경제원리를 쉽게 알려주는 동시에 경제학적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알려주는 유익한 경제학 안내서로 평가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전 세계 판매량 100만부 중 50만 부가 한국에서 팔렸다는 것. 추론하건데 2005년 IMF 이후 부자와 더불어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국내 독자들에게 제대로 어필한 때문이리라.  


   팀 하포드는 <어댑트>에서 오늘 같은 불확실한 시기에는 실패를 두려워해서 가만히 있을 것이 아니라 잦은 실수를 통해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그러한 경험들을 거치다 보면 세상을 바꿀 멋진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말한다. 그래서 원제목의 부제 역시 Why Success Always Starts with Failure 다. 해석하면 '왜 성공은 항상 실패로부터 시작되는가' 정도 될텐데요, 성공은 실패에서 비롯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요약하자면 저자는 ‘사회의 복잡한 현상에 대해서 어댑트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결정적으로 어댑트란 말의 뜻은 뭘까?

이 책의 표지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표지를 살펴보면 어댑트라는 빨간색 영문자 위에 카멜레온이 한 마리 있다. 자세히 살펴보시면 글자 색에 맞춰 색깔이 붉은 색으로 변하고 있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그렇다. 이렇게 카멜레온이 변화하듯 우리 역시 지금의 현상에 변화하고 변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의 핵심은 바로 적응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비즈니스에 있어 계획하기보다는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고, 하향식보다는 상향식으로 일을 처리하며, 탈집중화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팀 하포드는 주장하고 있다.

   이전만 하더라도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줄 리더나 전문가 집단을 찾았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부질없는 일이 되었다. 그 속에 깃든 예기치 못한 복잡성은 역량 있는 리더나 통찰력 있는 전문가조차 해결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가장 설명하는 사례중 하나가 본문에 있는 싸구려 토스트기 이야기이다. 가전제품들 가운데 가장 단순하고 가격이 싼 토스터기 하나에 들어가는 부품은 과연 몇 개나 될까?  놀랍게도 무려 400여 개에 이른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그 부품 중 어느 하나도 혼자서는 절대 만들 수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해 전 세계의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세계적인 공급망을 통해 들어와 조립되었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전문가 한 사람으로는 평생을 가도 지금 같은 토스터기를 만들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본문에서 한 전문가가 혼자 힘으로 토스터기를 만들어보려고 하지만 결국 실패하는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이 토스터 이야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어느 한 사람이 제대로 분석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토스터 프로젝트는 우리를 멈칫하게 한다. 토스터는 이 세계의 복잡성을 말해주는 상징이자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 앞에 놓인 장애물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와 테러리즘, 금융제도의 보완과 세계 빈곤 퇴치에 이르기까지 세상에서 풀어야 할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이 끊이지 않는다. 언제나 정점으로 떠오르는 문제들이지만 우리는 해결책에 조금도 다가서지 못하는 듯하다. 그보다 대수롭지 않은 비즈니스나 일상의 문제점 안에도 토스터 프로젝트처럼 예기치 못한 복잡성이 깃들어 있다.

  이 책은 부분적으로 그런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좀더 본질적으로는 어느 한 사람의 머리로는 토스터 하나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세상에서 크든 작든 어떤 문제점이 실제로 어떻게 풀려나가는지를 이해해보려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렇게 복잡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간사회에서 전문가들이 그렇게 제한적인 도움 밖에 줄 수 없다면 우리는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팀 하포드는 이를 위해 진화의 프로세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봤다. 즉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의 성장하고, 머지않아 직원들의 창업하고, 나중에는 경쟁사들의 모방을 하면서 널리 확산된다. 이런 변이와 선택의 요소들이 자리를 잡으면 진화 프로세스를 위한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즉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한 문제 해결이 그 답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시행착오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외부의 변화에 맞춰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바꾸는 것‘이다. 그리고 바꾸는 데에도 세 가지 요령이 있는데, 살펴보면 첫째,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하라 둘째, 이 시도는 '실패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규모'라야 한다 셋째, 안 되면 재빨리 털어라 이다. 

  그럼 지금부터 ‘어댑트’해야 할까? 그렇다. 변화는 벌써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과거의 경험에 자만해 시행착오를 제대로 하지 못한 역사적인 사례도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을 들었다.

   럼즈펠드는 아프가니스탄 침공 초기, 단일한 '큰 그림'을 고집했다. 그래서 전투현장에서 방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수뇌부에 올라오면, 이를 분석하고 내린 수뇌부의 명령이 반론과 수정 없이 순식간에 하달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아무리 수뇌부가 영민해도, 시시각각 달라지는 현실을 다 포착할 수는 없었다. 2002년 미군은 '아나콘다 작전'을 벌였는데, 인공위성과 무인정찰기를 아프가니스탄 샤이코트 계곡에 집중 배치했다가 보병 부대를 헬기로 침투시키겠다는 작전내용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참패를 당했다. 미군 헬기는 적진 바로 위에 병사들을 떨어뜨렸다. 그러자 첨단 장비에 잡히지 않은 탈레반 부대가 튀어나와 병사들과 헬기를 격추시켜 버린 것이다.

럼즈펠드는 결과적으로 상충하는 의견과 패배 가능성, 이 두 가지를 참지 못했다. 그는 참모들이 일치된 의견을 내길 기대했다. 그는 심지어 이라크 침공 후 반군이 들끓었을 땐 "그들은 반군이라 불릴 자격도 없는 자들이다. 고로 이라크에는 반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만큼 반군을 무시했다. 한마디로 변화에 대해 너무나 쉽고 성급한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한편 럼즈펠드가 물러난 뒤 미군은 전투 성적이 훨씬 좋아졌다. 후임으로 들어온 로버트 게이츠 후임 국방장관은 현지인과 소통하면서 현장 상황에 맞춰 교범과 작전을 수시로 수정하며 지위했기 때문이다. 

   <어댑트>는 금융위기에 대해서도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팀 하포드는 진보하기 위해서는 실패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실패에 대해 관대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예외는 있는데, 바로 사소한 실수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다. 그 대표적인 실패사례가 바로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AIG 사태를 들고 있다. 이 사건은 세계 경제를 충격과 공포 속으로 빠트렸다. 사람들은 뜨악했다. 철두철미한 안전 시스템으로 보장되어 있는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그렇게 맥없이 붕괴된 것일까? 

   팀 하포드는 예일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인 찰스 페로의 말을 빌려 ‘강하게 결합된’ 시스템의 위험성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거의 완벽에 가깝게 결합된 이러한 강결합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너무 빠르게 확산되어 실패에 적응하거나 뭔가 다른 방법을 써보기가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금융 시스템 역시 철저한 안전 시스템으로 이중 삼중 둘러싸여 강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작은 실수 하나에 도미노처럼 쓰러진 것이다.

   이러한 강결합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비단 금융시스템 뿐 아닐 것이다. 원자력발전소나 시추시설처럼 복잡한 산업시설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팀 하포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강결합된 시스템을 연관관계가 느슨하고 좀더 유연한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봤다. 즉 작은 실수로 모든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미노 곳곳에 안전문을 설치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 책에서 팀 하포드는 다양한 실험과 실패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조직(기업)과 많은 실험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실험을 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임을 확신할 수 있는 개인의 용기가 진보와 발전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해준다. 저자는 양한 데이터와 사례들을 결합해서 기업과 정부 그리고 자신의 지혜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도록 만들고, 결국 협력하기 위해 경청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한편 저자는 "계획과 통제에 따른 지난날의 경제ㆍ경영 정책에서 한 단계 진화할 때가 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계획하기보다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고, 하향식 명령보다는 상향식 보고로 업무를 처리하고, 조직 내 권력 분산, 즉 탈집중화를 도모하라고 경고한다. 그래도 여전히 “지금 잘 굴러가고 있는데?” 하는 경영자가 있다면 머잖아 다가오는 변화의 쓰나미에 휩쓸리고 말것이다. 이 책으로 뭔가를 깨달았다면 과감히 실패를 빨리 인정하고 이제 ADAPT 적응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뭐든지 훨씬 더 좋아집니다Much Better.“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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