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이 간다 - 1등 소셜 커머스, 티켓몬스터 이야기
유민주.티켓몬스터 지음 / 이콘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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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거부한 다섯 청년의 좌충우돌 창업 성공 스토리!

 

   “여기서 무슨 일을 하십니까?”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자주 묻는 질문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이나 직업, 업무에 대해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듣고 있다 보면 재미있다. (중략) 그런데 아무도 “시작하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뭔가를 시작하는 사람이 없다면 혁신은 그럼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분명 아이디어는 아닌데, 아이디어는 사방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혁신은 시작하는 것에서 온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생명의 불꽃이자 원동력이다. 이 점을 왜 간과하는가?“

 

  이 말은 세스 고딘의 책 <시작하는 습관>에 있는 말로 혁신은 시작하는 것에서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불황이라 시기가 좋지 않아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아서, 심지어는 한겨울이라서 등 이유 같지 않은 갖은 변명으로 시작을 미루는 사람들이 주목해야 할 책을 소개할까 한다.

   미국의 26대 대통령 루스벨트는 “지금 있는 자리에서,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말했다. 지난 해 초 다섯 명의 청년이 팀이 되어 회사를 만들어 새로운 신화를 일으켰다. 소개할 회사는 바로 소셜 커머스의 대표주자 ‘티켓 몬스터’이고, 제목은 <티몬이 간다>(이콘)이다. 그들은 단돈 5 백만 원으로 창업했다.

 

 

 

 

   지갑이 가벼운 청춘들 사이에서 현금, 카드와 더불어 소셜커머스 쿠폰이 필수가 된 지 이미 오래, 요즘 최고로 각광받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중 중심은 소셜커머스다. 소셜 커머스소셜을 활용한 비즈니스로 이러한 모델은 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요즘 말하는 소셜커머스의 기원은 그루폰GROUPON이 있고난 이후를 말한다.

   그루폰은 2008년, 회사가 입주한 건물 1층 피자가게의 반값 할인 쿠폰을 판매하면서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그 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현재 전 세계 44개국 500여 도시에 진출해 있으며 7,000만 명 이상의 회원이 있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마땅한 홍보 방법이 없어 고민하는 지역 업소는 그루폰 사이트에서 50%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소비자의 시선을 끌었는데, 50%로 할인받기 위해서 일정 규모의 소비자가 모여야 하므로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홍보에 나서게 만들었다. 한편 소셜커머스 업체는 이 과정을 중개하면서 소비자에게는 선불로 쿠폰대금을 받고 지역 업소에는 후불로 쿠폰대금을 지급하는 시스템으로 지역업소, 소비자, 소셜커머스 업체 모두에게 이득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그루폰이 설계한 소셜커머스 모델은 요즘과 같은 불황에 성공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이 간단한 비즈니스 모델은 진입 장벽도 낮아 전 세계에 퍼져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지금과 같은 소셜커머스 열풍을 일으켰다.

 

   그렇다면 소셜커머스 시장이 이렇게 폭발적인 성장을 한 이유는 뭘까? 우선 2007년 이후 세계적인 불황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에게 “50% 이상의 할인”이라는 모토가 제대로 먹혔다. 아울러 익숙한 것들을 많이 찾는 소비자들에게 새롭고 다양한 문화 체험을 제공하는 문화 전도사를 한 점도 높이 평가된다. 다시 말해서 기존에 안 가본 곳인데 그곳에서 반값에 먹을 수 있다고 하면? ‘밑져야 본전이니 한 번쯤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 것.

 

   이렇듯 소셜커머스는 50% 이상의 할인을 통해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새로운 음식점에 가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했다. 이는 부담이 거의 없는 새로운 경험이다. 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고, 평소에 배워보고 싶었으나 엄두가 나지 않았던 교육 과정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터넷은 소셜커머스 덕분에 우리의 생활에 한층 가까워졌다. 입, 먹고, 마시고, 즐기는 ‘삶’의 일부분을 모두 감당할 수 있게 되어서다. 그래서 일까. 소셜 커머스 시장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미 1조원을 형성한 이 시장에도 경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겁고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1위 다툼은 거의 매달 바뀔 정도로 치열하다.

 

   치열한 국내 소셜 커머스 시장에서 1위는 쿠팡. 소개하고 있는 기업 티켓 몬스터는 1위는 빼앗겼지만 만만치 않은 공세를 펼치는 중이다. 티켓몬스터는 최근 외국기업인 리빙소셜과 손을 잡았다. 기업 공개를 앞둔 리빙소셜은 주식교환 방식으로 티켓몬스터를 인수했는데, 국내 토종 소셜 커머스기업이 외국기업에게 인수됐다는 소식은 국내시장에서 그리 달가워하지 않고 있는데, 티켓몬스터는 그 반대로 전 세계 23개국에 진출한 리빙소셜을 토대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래서 글로벌 소셜 커머스 시장에서 그루폰과 리빙소셜에 이어 아시아최대 소셜 커머스를 만들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다섯 명의 젊은이들의 만남으로 시작된 티켓몬스터는 2010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5개월 만에 직원 770명, 회원수 300만 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티켓몬스터는 데일리딜 서비스 즉, ‘하루에 한 가지, 50퍼센트 할인’이라는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이 다섯 젊은이들의 도전과 열정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내가 다섯 청년의 좌충우돌 성공 스토리가 고스란히 담긴 <티몬이 간다>를 소개한 것은 한 기업의 놀랄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사업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창업은 실패만 있는 것이 아니라 흥미진진한 무엇이 있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어서였다.

 

   이 책은 한마디로 2010년 1월 신현성, 신성윤, 이지호, 김동현, 권기현. 다섯 명의 젊은이들의 만남으로 시작된 티켓몬스터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기업가들의 이야기다. 자신들만의 길을 선택한 이십대 젊은이들의 거침없는 ‘도전기’이자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좌충우돌하는 창업기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이 책에서 주목되는 것들 중 하나는 저자와 티켓몬스터의 창업자들의 스펙이 대단하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취직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스펙들이다. 창업자 중 신현성과 신성윤, 이지호는 펜실베니아 대학을 나왔고, 특히 신현성 씨는 와튼 스쿨을 나와서 맥킨지에서 일도 했고, 김동현과 권기현 씨는 카이스트 다녔다. 앞길이 보장된 안정된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에서 날아온 세 명의 젊은이와 카이스트 기숙사에서 남들과는 다른 꿈을 꾸고 있던 두 명의 젊은이가 만나 서로를 알아보고 팀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들은 단돈 500만원으로 시작한 이들이 내세운 것은 바로 벤처정신, “벤처는 가진 게 없으니 잃을 게 없다. 그러니 우리는 절대 기죽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바로 이런 것이 청년정신이 아닐까.

 

   “페이팔paypal의 공동 창업자인 맥스 레브친은 ”운은 언제나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계속 시도하는 것 뿐이다. 페이팔은 나의 여섯 번째 사업 모델이었고, 우리는 그것으로 성공했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사업은 운이다. 그리고 그 운이 만나는 지점에서 사업은 성공한다. 우리에게 가장 큰 행운은 ‘좋은 팀’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13 페이지

 

 

   사람들은 ‘요즘 같은 때 창업하면 딱 망하기 좋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티몬을 보라. 이들은 지난 해 창업을 했고, 어디도 아닌 국내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기업이 되었다. 혹자들 중에 “에이~ 게네들은 영재들이니까 성공했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핑계만 대기 바쁜 사람이라면 절대로 사업할 수 없는 사람이고, 성공할 수 없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벤처 기업의 성공 요인이 뛰어난 아이디어에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들은 “아이디어는 20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80퍼센트는 ‘좋은 팀’이다”라고 말한다. 서로 뜻이 맞는 친구 세 명이 신뢰를 바탕으로 창업을 결심했고, 티켓몬스터가 시작된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리스트인 존 도어John Doerr는 “창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팀”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청년들이 ‘취업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이런 생각을 갖는 것만으로도 사고는 한층 유연해져서 다양한 출구를 모색할 수 있다. 또한 만약 창업을 생각한다면 티몬의 창업자들과 같은 청년 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 혹은 취업대신 사업을 계획하는 청년들이 있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이 방송은 12월 13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2분 25초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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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이와사키 나쓰미 지음, 권일영 옮김 / 동아일보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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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경제 이론을 비즈니스 실무에 적용하는 방법을 알려준 탁월한 책! 

 

   “잘나가는 조직에는 손을 잡고 도와주지 않고도, 인간관계도 좋지 않은 보스가 한 명 정도는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이런 종류의 보스는 가까이하기 힘들고 깐깐하며 고집스럽긴 하지만 종종 다른 누구보다 많은 인재를 길러낸다. 부하들에게 인기 있는 사람보다 더 존경받는 경우도 있다. 늘 최고의 실적을 요구하고, 자신도 최고의 실적을 올린다. 기준을 높게 잡고, 그걸 이루기를 기대한다. 무엇이 옳은가만 생각하지 누가 옳은가는 생각하지 않는다.

매니저의 업무 능력(예를 들면 서류작성, 프레젠테이션 등)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더라도 익힐 수 있다. 하지만 배울 수 없는 자질, 후천적으로 얻을 수 없는 자질, 처음부터 몸에 배어 있어야만 할 자질이 딱 하나 있다. 그것은 재능이 아니다. 진지함이다.“

 

   도쿄 호도쿠보 고등학교(일명 호도고)에 다니는 가와시마 미나미는 아픈 친구를 대신해 야구부의 매니저(부 운영을 돕는 보조원) 일을 맡게 된다. 호도고 야구부는 20년 전 딱 한번 고시엔 대회 16강에 진출한 이래 이렇다할 성적을 내 본적이 없는 만년 하위팀. 사정이 이렇다보니 연습에 제대로 참가하는 부원도 없고 당연히 팀 분위기도 엉망이다. 미나미는 매니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서점 직원이 추천한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구입하게 된다. 현대 경영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의 역작을 야구 매니지먼트에 대해 쓴 책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매니지먼트』를 읽은 매니저 미나미는 이 책에 적힌 기업경영(조직관리)의 지침들을 하나하나 야구부에 적용해 보기로 한다. “재능보다 중요한 것은 진지함이다” “변화를 원할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라”“관중을 움직이는 것은 감동이다” “사람의 장점을 살려 조직을 움직여라” 미나미는 이 책에 따라 야구부에 있어서의 ‘고객’과 ‘이노베이션’ 그리고 ‘진정한 리더십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고교 야구부 역시 여러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조직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절대 변할 것 같지 않았던 호도고 야구부는 서서히 변화를 겪으며 고시엔 대회 진출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동아일보사) 일본에서 '모시도라' 열풍을 일으키며 2010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경영학 소설이다. 모시도라의 뜻은 모시 – 만약, 도라 – 드러커를 줄인 말이다. 경영학이론을 소설의 형식으로 잘 풀어낸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피터 드러커의 역작으로 꼽히는 경영서 <매니지먼트>를 고교 야구부 매니저 미나미의 눈으로 재구성하여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고교 야구팀을 가장 권위있는 야구대회인 갑자원에 보낸다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 이 소설이 얼마나 인기가 있었던지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과 드라마로 제작될 정도이다(피터 드러커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일본인들 - 게다가 그들은 한 때 호모 이코노미쿠스라고 불리지 않았던가 - 이 이를 놓칠 리가 없다).

 

 

 

 

   최근 이론만을 정리한 딱딱한 원론서가 아닌 '이야기'를 접목시킨 소설 형식의 경제ㆍ경영서가 각광받고 있다. 경제경영서에 대한 독자들의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했고, 그에 따라 보다 많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 출간된 소설만 하더라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쓴 <전략퍼즐>, 지난해 하반기 출간됐던 <CEO 켄지>를 비롯해 약육강식의 냉엄한 논리로 통하는 기업금융 생태계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금융소설 <악어사냥>이 소설형식으로 출간되었다.

   어렵다는 심리학분야가 에세이나 소설등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쓴 것처럼 경제ㆍ경영서도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독자들은 경제경영 이론들을 소설로 읽음으로써 보다 생생한 현실에서의 인간과 조직, 기업 환경 등 경영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할 기회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경영학의 정수이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고교 야구팀에 접목하고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경영학이 다양한 분야에 접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케이스가 된다는 것이다. 경영학도 뿐 아니라 야구와 소설을 좋아하는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들에게 어필되어 지난 해 일본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하니 경제경영서가 더 이상 식자들의 전유물이라는 오명을 벗게 되었다.

인상적인 것은 단순히 명언을 발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자세히 보여준다는 점이다. 피터 드러커의 주옥같은 매니지먼트 이론을 소설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큰 매력이다.

 

 

       

 

 

  

고교야구부의 과제, 모든 관계자에게 감동을 주는 것!

 

   “유키와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야구부를 무엇이라고 정의해야 할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미마니는 <매니지먼트>를 처음부터 다시 꼼꼼하게 읽었다. 책에 적혀 있는 내용의 의미를 확실하게 파악하려고 애썼다. 그러다 이런 부분을 발견했다.

 

[기업의 목적과 사명을 정의할 때, 출발점은 단 하나뿐이다. 바로 고객이다. 사업은 고객에 의해 정의된다. 사업은 회사명이나 정관, 설립 취지서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회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여 만족을 얻고자 하는 고객의 욕구에 의해 정의된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일이야말로 기업의 사명이고 목적이다. 따라서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기업 외부, 즉 고객과 시장의 관점에서 보아야 비로소 답을 찾을 수 있다.]

 

   미나미는 늘 이 부분이 걸렸다.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고객’이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이 ‘고객’이란 말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몰랐다.

물론 단어의 뜻은 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손님’이란 뜻이다. 하지만 그게 야구부에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 수 없었다. 야구부에서 ‘손님’이라고 하면 누굴 가리키는 걸까?

<매니지먼트>에는 이어서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따라서 ‘고객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이야말로 기업의 사업을 정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고객’이란 대체 ‘누구’를 말하는 걸까?    33~34 페이지

 

   주인공 미나미가 가지고 있던 의문은 우선 “야구부에게 ‘고객’이 뭘까?” 였다. 고교야구 시합에 오는 팬들은 입장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엄밀하게 고객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객 없이 시합을 하는 경기는 없을 것이다. 주인공 미나미는 이에 대해 한참을 고민을 했는데, 결국 야구선수들이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없으면 야구부가 존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고객으로 봐야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우선 선수들의 부모님을 비롯해, 선생님들, 학교, 자신의 출신 지역구민들, 점점 확대해서 결국 고교야구에 관계하는 모든 사람들이 고객이라는 것이다. 물론 야구부원들은 야구부의 종업원이자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된다. 이렇게 고객이 결정되었으니 이제 고교야구부는 고객들에게 무엇을 제공해야 할까? 그렇다. 기업은 고객들에게 제품의 가격보다 더 나은 품질과 가치를 제공한다면, 고교야구선수들은 고객들에게 ‘감동’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마추어인 그들에게 관계자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감동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최대의 자산, 사람의 장점을 살려라!

 

  “하루 24시간, 어떻게 하면 사람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그것만 생각했다. 사람을 활용한다는 것은 매니지먼트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였다. <매니지먼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사람을 매니지먼트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장점을 살리는 일이다. 사람은 약하다. 가련하리만치 약하다. 그래서 문제를 일으킨다. 절차와 여러가지 잡무를 필요로 한다. 조직의 측면에서 보면 사람이란 비용이자 위협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러 비용을 부담하거나 위협을 감당하려고 사람을 쓰지는 않는다. 누군가를 고용하는 까닭은 그 사람이 지닌 장점이나 능력 때문이다. 조직의 목적은 사람의 장점을 생산으로 연결하고 그 사람의 약점을 중화시키는 것이다.]

 

처음 이 대목을 읽었을 때, 미나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때까지 ‘사람의 장점을 살린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친한 친구 이외에는 번거롭고 거추장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매니지먼트>에 있는 내용은 정반대였다.

 

[사람이 최대의 자산이다.]

 

자산! 미나미는 흥분했다. 지금까지 사람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118~119 페이지

 

   미나미는 나아가 ‘사람의 장점을 살리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후 미나미는 야구부원 모두의 장점만 찾게 된다. 왜냐하면 선수나 스탭들의 장점을 활용하지 않으면 매니지먼트에 성공할 수 없단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야구부원들이 연습에 잘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주목했다. 그리고 <매니지먼트>를 읽던 중 야구부원들이 연습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기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선수들이 야구연습에 잘 나오지 않는 것은 이렇다 할 매력이 없기 때문, 즉 한마디로 연습이 재미가 없어서 부원들이 불참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미나미는 부원들이 연습을 게을리 하는 것은 일종의 ‘소비자 운동’이고, 연습을 빼먹는 것은 보이콧하는 것이고, 훈련 내용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 후 바로 야구부원들이 저절로 참가하고 싶어지는 매력적인 연습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

 

   “(올해 대회에는) 아야노가 중심이 되어 연습 목표를 정하게 했다. 목표는 야구부의 정의인 ‘감동을 준다’와 부 전체의 목표인 ‘고시엔 대회에 나간다’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한 전략 지침인 ‘노 번트 노 볼 작전’등을 바탕으로 결정되었다. 또 각자의 목표를 정할 때는 ‘집주의 목표’를 고려했다.

<매니지먼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마케팅에 대한 목표를 다룬 책들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그 책들은 이런 도는 목표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기본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설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다. 즉 집중의 목표와 시장 지위의 목표 문제다.

고대의 위대한 과학자 아르키메데스는 “내게 서 있을 자리를 다오. 그러면 세상을 들어 올리겠다”고 했다. 아르키메데스가 원한 ‘서 있을 자리’가 바로 집중해야 할 분야인 셈이다. 집중해야만 세상도 들어 올릴 수 있다. 그만큼 집중의 목표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만큼 중대한 의사결정이다.]

 

야구부 연습에는 집중해야 할 포인트, 즉 ‘서 있을 장소’가 필요했다. 여름 대회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3개월뿐이었다. 그 사이에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집중할 일을 선택하고, 버릴 건 버릴 필요가 있었다."  181-182 페이지 

 

   이윽고 미나미가 고교야구부를 고시엔 대회에 나가게 하기 위해 각자 ‘자기 목표’를 관리하도록 설정한다. 미나미를 비롯한 매니저들은 조직으로서는 물론 부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 나갔다. 우선 야구부의 목표는 ‘감동을 준다’이고, 전체의 목표는 ‘고시엔 대회에 나간다’로 정했다. 그리고 전략으로는 감동적인 야구를 하기 위해 ‘노 번트 노 볼 작전’을 목표로 했다.

 

   미나미가 이렇게 목표를 세운 데에는 피터 드러커의 조언 즉, “매니저라면 위로는 사장부터 아래로는 과장, 계장, 주임에 이르기까지 뚜렷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목표가 없으면 혼란스러워진다. 목표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이끄는 부문이 거두어야 할 성과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다른 부문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따른 것이다.

 

   드러커는 경영에 있어서 ‘고객 창조’와 ‘이노베이션’ ‘리더의 자질’을 끊임없이 역설해왔다. 미나미 역시 이 책에 따라 야구부에 있어서의 ‘고객’과 ‘이노베이션’ 그리고 ‘진정한 리더십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팀을 이끌어 나간다. 그 결과 절대 변할 것 같지 않았던 약체팀 호도고 야구부는 서서히 변화를 겪으며 고시엔 대회 진출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마침내 결승전, 올 봄 고시엔 대회에 출전한 우승 후보인 상대팀을 맞게 된다.

 

   이 책은 경영학의 엣센스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의 정수를 소설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읽다가 보면 다른 경제경영이론서들을 어떻게 나의 업무나 비즈니스에 활용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바로 미나미의 자세이다. 미나미는 야구부를 더 나은 팀으로 만들기 위해 질문을 가지고 이 책<매니지먼트>를 읽었다. 그랬더니 그 속에 답을 찾아내게 된다.

   독서에는 단계가 있다. 우선 무료한 시간을 즐기기 위한 유희의 독서가 있다면, 미나미처럼 배우고 깨닫기 위한 독서가 있다. 독자들도 나름의 고민과 의문을 갖고 미나미처럼 책을 찾고 읽는다면 배우고 깨닫는 계기를 만날지도 모른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12월 27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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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 13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8.0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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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협상법은 인간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소개하는 책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은 주목되는 협상관련 도서로 “13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를 옮긴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지금껏 협상관련 최고의 책으로 알려진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을 버금간다고 평가하는데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실무형 협상서’라는 점에서 차별된다.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은 이론편과 실전편 이렇게 두 권으로 나눠졌는데 주로 이론편이 많이 읽혔다. 게다가 이미 출간된 지 10년이 넘은 책이라 새로운 세대와 급변하는 현실을 반영하기가 벅찼다. 그런 점에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21세기형 협상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MBA의 산실이라 알려진 와튼스쿨에서 협상코스에 있어 13년 연속 최고 인기 강의를 지면에 옮긴 만큼 객관적으로 충분히 검증된 내용이라 보면 좋을 것이다.

 

 

 

 

   책의 소개 글에 ‘와튼 스쿨에서 가장 비싼 강의’라고 평가되고 있는데, 사정은 이렇다. 와튼스쿨 학생들 사이에서 '다이아몬드 교수의 강의는 다이아몬드보다 더 비싸다'고 알려져 있다. 매년 800면 이상 입학하는 학생 수에 비해 인기 높은 강의 의 수강 인원이 제한되어 있는 관계로 학교 측은 강의 신청방식을 경매 시스템을 도입했다. 시스템은 우선 입학과 동시에 5,000포인트를 받고, 이를 듣고 싶은 과목에 투자하는 형식. 학생들 사이에 이런 ‘수업 경매’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강의가 바로 다이아몬드 교수의 협상 코스라는 것이다. 보통 3라운드로 진행되는 경매에서 그의 강의는 보통 1라운드에서 마감된다. 그리고 다른 과목들은 과목당 100~500 포인트면 신청이 가능한데, 그의 강의는 10,000포인트 넘게 베팅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학생들이 “이 강의를 듣기 위해 9개의 강의를 포기해야 했다”고 말할 정도라니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이 갈 것이다.

 

   "파리행 비행기로 갈아탈 탑승구가 가까워질 무렵 발걸음이 점점 느려졌다. 다행히 비행기는 아직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탑승구는 이미 닫혔고, 직원들은 말없이 탑승권을 정리하고 있었다. 비행기와 연결되는 통로도 닫힌 상태였다. 나는 숨을 헐떡이며 한 직원에게 말했다.

 

“저기, 제가 이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요.”

“죄송합니다, 탑승이 다 끝났습니다.”

“이전 비행기가 10분 전에 착륙하는 바람에 늦었어요. 그쪽 직원들이 여기로 미리 연락해주겠다고 했는데요.”

“죄송합니다. 문을 닫은 후에는 탑승을 할 수 없습니다.”

 

학수고대했던 주말여행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남자친구와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창밖에는 우리가 타야 할 그 비행기가 아직 서 있었다.

나는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라 비행기 조종석에서 잘 보일만한 유리창 가운데로 남자친구를 끌고 갔다. 그리고 온 신경을 집중하여 조종사가 우리를 봐주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조종사 한 명이 고개를 들었고, 유리창 건너편에서 낙담한 채 서 있는 우리를 보았다. 나는 간절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면서 뭔가 메시지를 던지기로 결심했다.

 

툭.

 

나는 힘없이 가방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아주 잠깐이지만 그 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이윽고 그가 무슨 말을 하자, 다른 조종사도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더니 마침내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탑승구의 직원은 걸려온 전화를 받더니 달려와 우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서 짐 챙기세요. 기장님이 허락하셔서 탑승하셔도 됩니다.”

 

우리는 너무 기쁜 나머지 서로를 얼싸안고 잽싸게 가방을 들었다. 그리고 조종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손을 흔들어준 다음, 서둘러 연결 통로로 달려갔다." 13~14 쪽

 

   위 사례는 다이아몬드 교수의 협상론 강의를 들은 한 여학생의 실제 경험담으로 이책의 처음에 소개된 사례다. 한 편의 영화 같은 스토리같은 이 사례는 상대방에게 강력한 무언의 호소를 하면서 대단히 극적인 결과를 얻어낸 케이스로  '무언의 호소도 ‘협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 케이스가 자신이 협상론 수업에서 설명한 협상의 여섯 가지 방법을 두루두루 잘 활용한 케이스라고 꼽았다. 다이아몬드 교수가 제시하는 협상의 여섯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라. 감정에 휘둘리면 협상을 망친다.

2. 주어진 시간이 단 5초 밖에 없다 해도 반드시 준비를 하고 말하라. 협상 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3. 협상의 결정권을 주고 있는 의사결정자를 찾아라. 의사결정자가 아닌 사람과 이야기를 해봤자 시간낭비이다.

4. 누가 옳은지 따지 말고 목표에 집중하라.

5. 인간적으로 소통하라. 다이아몬드 교수가 이 책을 통해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하는 부분인데요, 사람과의 관계는 협상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큰 부분이다.

6. 상대가 가진 지위와 힘을 인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그러면 이따금씩 상대가 도와주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고용주와 고용인 사이의 관계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일수록 능숙한 협상 기술이 필요하다. 나는 면접에서 까다로운 면접관을 만났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에게 “면접 볼 때가 그나마 그 사람이 제일 친절한 것”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직장생활과 관련하여 온갖 조언을 담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언들의 문제점은 모든 상황에 개인을 끼워 맞추려고 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역시 상대방의 머릿속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치는 제 3자의 머릿속 그림을 그리는 일도 필요하다. 그래야 주어진 상황에 맞게 치밀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회사 내에서 이루어지는 협상의 목표는 보다 가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주위에서 인식하는 내 가치가 높아질수록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고, 해고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214 페이지

 

   위 글은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는 비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 구직자들의 최대 관심사인데, 저자는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말은 상대 즉, 질문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그 의미를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저자는 인맥을 넓혀야 하는데,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미 퇴직한 직원에서부터 도서관 사서, 청소 담당자, 심지어 외부 공급 업체의 직원에 이르기까지 인맥을 넓혀두면 용이하다고 말한다.

   구직자인 경우에는 내가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취직을 해서는 직장 내에서는 사내 정치에 있어 내 편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한편 다이아몬드 교수는 면접에 대한 부분을 협상법의 관점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제안하고 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상대방이 질문하면 즉시 명확하게 대답하라. 아니면 질문에 답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물어라.”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면 싫어한다. 또한 질문을 회피하면 뭔가를 숨기는 것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

   둘째, “상대방과 눈을 맞추어라.” 미소를 지으면서 상대방에게 집중하라는 뜻이다. 누구나 자신을 좋아하고 신뢰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하는 법이다. 이러한 눈맞춤과 같은 것이 작은 부분일지 모르지만, 면접에서는 작은 행동도 큰 의미를 지닌다.

아울러 다이아몬드 교수는 면접을 보는 것이지만 회사 측에 질문을 하는 것도 인상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직원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교육하고, 승진시키는지 등 회사에 대한 깊이 있는 두세 가지의 질문은 여러분이 입사에 대해 얼마나 강한 동기를 가졌는지, 얼마나 자발적인 사람인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면접에서 질문이라 인상적이지 않은가.

 

   "경영대학원에 다니던 한 여학생이 구두를 사러 블루밍데일 백화점에 갔다. 그녀는 매장에서 비슷한 디자인과 색깔의 구두 두 켤레를 보고 가격을 확인했다. 한 켤레는 130달러, 다른 한 켤레는 250 달러였는데, 당연히 비싼 구두가 품질이 더 좋아보였다. 여학생은 이 사실을 확인한 후 매장 직원에게 물었다.

“사람들이 가격이 덜 비싼 구두를 살 것 같네요. 비싼 구두는 잘 안 팔리죠?”

“사실 그렇습니다, 고객님.”

“혹시, 그렇게 되면 비싼 구두는 곧 단종 되나요?”

여학생이 이렇게 물은 이유는, 구매력이 없는 구두가 쓸데없이 쇼윈도만 오래 차지하고 있으니 매장 입장에서도 처리하고 싶지 않을까해서다. 질문의 의도를 알아차린 직원은 딱 잘라 말했다.

“저희는 할인 판매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고객님.”

여학생은 ‘거의’라는 말을 듣고 과거에 할인 판매를 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사실 저 구두를 사고 싶기는 한데 조금 비싸요. 혹시 제가 매장 측에서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요?”

‘처리’라는 표현은 그녀가 매장의 입장에서 이해한다는 뜻으로 보내는 신호였다. 그녀는 백화점 매장의 마진이 대게는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 구두를 150달러 정도에 살 수 있는지 물었다. 몇 분 후 그녀는 250 달러짜리 구두를 160달러에 사서 유유히 백화점을 나왔다. 238~239 페이지

 

   저자는 백화점 매장에 있는 제품들은 명품이든 뭐든 협상의 대상이 된다고 강조한다. 이런 내용은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 바, 곤란한 점은 책을 읽을 때는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정작 구입을 할 때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명심할 것은 협상도 자꾸 연습해서 습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협상을 잘 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무엇이든 조금 더 얻거나, 싸게 사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협상이라는 일종의 실랑이를 벌이겠지만 말이에요. 사람들은 “창피하게 뭘 그런 걸 가지고 실랑이냐?”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러한 실랑이는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엄연한 ‘협상’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러한 작은 협상의 경험이 축적될 때 큰 협상도 가능해진다. 협상이 습관이 될 때, 책은 더 이상 필요가 없게 된다.

 

   저자는 대부부의 경우, 최소한의 사전 준비와 협상을 시도하려는 용기만 있으면 누구든 가능하다고 말한다. 혹자들은 위와 같은 협상(매장 직원에게 가격을 깎아달라는 협상)이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는 지레짐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유인즉 협상으로 상품을 샀으니 그곳을 자주 방문하게 될 것이고 직원에게 친하게 대해 할인을 받은 만큼 서로 기분 좋은 거래가 되었을거라는 것이다. 아울러 매장은 오래된 재고를 처분하여 투자금을 회수했을 뿐 아니라 구매력이 더 높은 상품을 쇼윈도에 진열할 수 있게 된 것이기에 서로가 윈윈이라는 것이다. 충분히 일리가 있고도 남는다.

 

    살펴본 것처럼 이 책은 철저하게 사례위주로 구성된 실전협상서다. 본문을 읽다보면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 강의인지를 알게 된다. 이론에 대한 기술과 설명은 10% 정도 밖에 없다. 나머지 90%는 다이아몬드 교수 자신, 수강생들, 그리고 고객들의 다양한 협상 사례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읽기가 쉽고 이해도 쉽다. 무엇보다 다양한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어 독자들의 생활에 있어서도 유익한 사례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의 백미는 원하는 것을 얻는 비밀을 말하는 Part 2. 일 것이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사람들의 비밀, 가격 흥정의 비밀, 자녀교육의 비밀, 생활의 혜택을 얻는 비밀 등 다양하고 생생한 협상사례들을 만난다면 책값 이상의 가치가 충분한 책임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Leading@Google: Stuart Dia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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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미지는  팍스 TV(12월 20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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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경제학 - 피도 눈물도 없는 개인 재무관리 매뉴얼
리사 데스자딘스 & 릭 에머슨 지음, 김지원.한민중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N세대를 위한 흥미진진 재무관리 매뉴얼

 

 

   세계는 지금 ‘좀비 신드롬’에 빠져 있다. 얼마 전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는 1만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좀비로 분장하고 ‘좀비 걷기 대회’를 열었고, 지난 달 월가를 점령한 화난 군중 속에는 좀비 분장을 한 채 입에 지폐를 물고 배회한 청년도 있었다. 아무리 먹고 마셔도 허기를 채우지 못해 살아있는 사람까지 잡아먹는 좀비의 특성을 기업의 탐욕에 빗댄 것이다. 좀비와 혈투를 벌이는 게임 ‘데드 아일랜드’는 잔혹성에도 불구하고 올해 최고 게임으로 떠올랐고, 좀비와 마을 주민들이 대결하는 드라마 <워킹 데드>는 미국 폭스채널에서 토요일 밤 인기리에 방송 중이다. 바야흐로 좀비가 대세, 그래서 소개하는 책도 <좀비 경제학ZOMBIE ECONOMICS>(자음과모음)이다.

 

   “좀비 경제Zombie Economy는 당신의 안정성과 미래를 위태롭게 만드는 모든 경제적 상황을 말한다. 꼭 국가적인 불경기나 세계 금융시장의 몰락 같은 대단한 사건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이런 문제들이 수천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좀비경제는 직장을 잃거나 생활비가 증가하는 것 같은 간단한 일이 계기가 되어 시작될 수 있다. 

   엄청난 액수의 신용카드빚이나 갚지 못한 대출금 때문에 발생할 수 있고, 혹은 아무 상관없는 끔찍한 일들이 줄줄이 일어나 심신의 평정을 잃어버렸을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이 모든 일들은 개인적인 경기 후퇴, 개인적 불황이다. 이것은 세상이 얼마나 잘 돌아가는지–혹은 잘 안 돌아가는지–와는 상관없는 당신만의 현실이다.” (21쪽) 

 

  

 

   그렇다. 좀비 경제학은 테러리즘과 경제난 등의 스트레스로 인간성을 상실한 군중이나,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 절망에 빠진 청년들 같은 살아있는 시체와는 아무런 상관없다. 책의 내용은 한마디로 나의 미래를 위태롭게 만드는 모든 불안한 경제적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피도 눈물도 없는 개인 재무관리 매뉴얼’을 구축하는 법을 알려준다. 풍요를 구가하던 2000년대 초 <보도 섀퍼의 돈>(북플러스)가 부를 쌓아 경제적 안정을 이루고, 경제적 자유(부자)로 가는 길을 제시했다면, 10년이 지난 지금 <좀비 경제학>은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살아남는 능력과 훌륭한 개인 재정을 유지하는 능력을 키우는 일종의 생존전략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수상한 시절의 대변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출간배경과는 상관없이 책의 구성은 한마디로 쿨하다. 좀비가 득실대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소설형식의 내 이야기와 현실에서 나의 재정을 위태롭게 만드는 상황들에 대한 대처법이 절묘하게 절반씩 섞여 있다. 책의 구성 컨셉을 경제적인 재앙에서 살아남는 기술과 좀비의 습격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한 기술을 동일하게 놓은 것이다. 비디오 게임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에 어울리는 구성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일까. 재테크 관련서임에도 불구하고 스릴러 소설을 읽듯 휙휙 넘어가고,(아닌 말로 그렇지 않아도 우울하기 그지없는 내용의 생존법을 보도 섀퍼의 지리멸렬하고 담담한 필체로 담았다면 그 누가 읽겠는가) 허허실실이라고 몰입시키는 스토리 속에 불황속 재무관리법은 죄다 담았다.

 

 

   좀비경제학의 시작은 ‘아무도 당신을 구하러 오지 않는다’로 시작한다.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다는 뜻. 살아남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우선 한 달마다 들어오는 진짜 수입과 실제로 돈을 얼마나 쓰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그리고 혹시 나도 모르게 돈이 새는 부분이 없는 지를 살핀다. 잘 보지도 않는 케이블 혹은 위성TV 상품, 핸드폰 요금, 공유 사이트에 이르기까지 과도한 돈이 빠지지는 않는지 살폈다면, 다음 단계로 돈을 절약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한다. 더 벌어들일 방법이 없다면 줄줄 새는 지출을 막는 방법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좀비경제학에서 은행에 돈을 입금하는 것(저축)은 좀비들을 죽일 실탄을 비축하는 것과 같다. 저자들은 좀비경제에서 저축은 한 달을 모으면 망치를 얻는 셈이고, 석 달을 모으면 6발 짜리 권총, 여섯 달을 저축하면 망치와 손도끼 권총에 샷건, 그리고 화염방사기를 얻는 셈이 된다고 말했다. 비디오게임에서 득템 하나 싶겠지만 종자돈이란 것이 원래 이렇게 마련하는 것이 아니던가. 저축의 최대 적은 신용카드, 저자들은 신용카드를 없애지 않는다면 물에 담궈 얼려버리라고 말한다. 녹는 동안 ‘정말 이렇게까지 하면서 사야하는 건가?’ 생각할 시간을 벌 수 있단다(환급을 위해서는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가 유리하다).

 

   좀비경제 아래에서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죽음을 부르는 묘지에 던져지는 것과 같고, 담배를 피운다면 좀비들이 할 일을 내가 대신하는 셈이다. 술, 담배, 약물, 게임, 도박 등 모든 중독을 불러오는 것들은 자진해서 자기 몸을 학대해서 위험을 불러들이는 격이고, 이는 이기적이고, 경멸당해 마땅하며,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멍청한 짓이다.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나쁜 선택이다.

 

  저자들의 섬세함은 끝이 없다. 건강한 것은 돈을 버는 것이므로 잠은 푹 자고, 평소 치아 관리를 잘하고 물을 많이 마시라고 충고한다. 매일 종합비타민을 먹는 것은 기본이다(40 대에 들어섰다면 아스피린도 필수다). 경제적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안전한 섹스와 피임은 필수라는 조언까지 서슴지 않는다(읽다가 보면 저자들이 좀비 같단 생각이 든다)

 

 

   좀비경제학은 독자들에게 ‘오늘에 집중하고 내일을 대비하라’고 말한다. 내 생활에서 지출이라는 이름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좀비들을 외면하고 피할 것이 아니라 매맞고 밟혀서 쓰러질망정 좀비들과 끝까지 싸우기를 강권한다. 바로 현실에 대한 직시이다.

 

 

   “좀비경제와 싸우는 힘은 근육과도 비슷하다. 쓰면 쓸수록 더 강해지고, 강해질수록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싶다면 그 뒤의 결과는 알아서 책임지는 것이 좋다. 세상은 돈 한 푼, 지폐 한 장, 혹은 주식시장의 폭락이나 은행의 부도, 해직 등에 의해 순식간에 변해버릴 수 있으니까.” (311쪽)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독자층은 수입보다 지출 단속에 더 집중해야 할 재테크 초짜인 대학생과 직장 초년병들이다. 거창하게 국가경제 위기를 논하기에 앞서 내 가정경제의 문제를 분석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수입을 늘리기가 어렵다면 마이너스를 벗어나는 길은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워런 버핏도 ‘버는 것보다 적게 쓰는 것’이 부자가 되는 첫걸음이라 하지 않았던가. 당장 이번 주말에 <좀비 경제학>을 읽으며 자신과 가정의 현재 혹은 향후 재무 상황을 체크해 보라. 재테크가 별건가. 이보다 더 나은 재테크의 시작이 어디에 있을까.

 

 

 2012년 1월 3일 이데일리TV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격주간 발행하는 <기획회의>(310호) 의 분야별 전문가 리뷰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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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고딘의 시작하는 습관 - 머뭇거리는 순간, 기회는 지나간다
세스 고딘 지음, 유영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시작을 망설이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세스 고딘의 조언!

 

“진리의 길을 걷는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두 가지 실수가 있다. 하나는 끝까지 가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작하지 않는 것이다.” (고타마 싯다르타)

   어느 날, 한 사람이 저명한 사상가 윌리엄 블레이크를 찾아와 물었다. “위대한 사상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자 블레이크는 “많이 생각하십시오.”라고 대답했다. 이 사람은 이 말씀을 듣고 마치 보물을 얻은 듯 집으로 돌아와 하루 종일 움직이지 않고 천장을 바라보면서 생각만 했다.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고 며칠을 그러자 아내가 블레이크를 찾아와 남편의 상태를 말하면서 좀 말려달라고 사정을 했다.

블레이크가 그의 집을 방문했더니, 그 사내는 “선생님, 그동안 저는 더 이상 생각할 수 없을 때까지 생각했습니다. 위대한 사상가가 되려면 얼마나 더 생각해야 합니까? 그러자 블레이크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깜빡 잊고 말씀드리지 않은 것이 있군요. 행동하지 않는 사람의 생각은 쓰레기와 같다는 것입니다.“

 

   <시작하는 습관>(21세기북스)는 세계적인 경영구루이자 밀리언셀러인 <보랏빛 소가 온다>의 저자 세스 고딘Seth Godin이 쓴 자기계발서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이야기하자면,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바로 시작하라!”이다. 성공을 '아는' 것'과 '성공하는 것'의 차이는 바로 실행에 있다. 세스 고딘은 머뭇거리며 생각만 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머뭇거리는 순간, 기회는 지나간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시작‘을 강조한다.

시작하는 것도 습관이라면서 ‘시작하는 습관’을 기르라고 조언하고, 성공을 ‘아는’ 것과 ‘성공하는’ 것의 차이도 바로 이 ‘시작’에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왜 우리가 무슨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두려움을 가지는지, 그리고 그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알려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그동안 간과했던 ‘실행’의 진정한 의미를 되돌아보고 시작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다.

 

   연말만 되면 같은 일을 반복하곤 하는데, 바로 내년 계획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뒤돌아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내년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은 더욱 필요하다. 하지만 계획은 항상 잔뜩인데, 한 해를 마무리 하는 12월에 뒤돌아보면 항상 별로 이룬 것은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시작’조차 하지 않은 일이 많다는 것. 계획하고 준비할 때 당장 하고 싶고 해야 할 일이었는데, 왜 매번 지키지 못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99%의 평범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이렇게 후회의 12월을 보내는 사람들이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위로하자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주목해야 할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을 계획하고 준비한 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들은 평범한 99%의 우리와는 다른 결과를 얻더라는 것이다.

 

 

 

 

   세스 고딘이 이 책을 쓴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인지 모른다. 이 책은 우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위험하다!’고 말한다. 시작을 하지도 않았으니 결과가 어떻게 될지 조차도 모른다는 것. 이처럼 우리는 뭔가를 시작하는 것을 많이 주저한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우선적인 것 하나는 우리가 '실패를 두려워한다'는 점이다. 실패를 하게 되면 주위에서 나를 어떻게 볼까? 두려워한다. 그리고 실패를 한 후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두려워한다. 그래서 실패할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발견하면 차라리 안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99%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실패를 두려워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원래부터 이렇게 겁쟁이 였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이 책의 원제는 Poke the Box, 해석하면 ‘상자 쿡쿡 찔러보기’ 정도 된다. 이 제목은 우리의 어린 시절을 한번 떠올리게 하는데 당신의 자녀나 조카를 유심히 살펴보면, 아이들은 항상 뭔가 반응을 얻거나 배우기 위해 입에 넣어보고, 만져보고, 눌러보는 것을 목격할 것이다. 그렇다. 이 아이들은 지금 무수히 많은 ‘시도’를 해 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99%의 어른보다 낫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을까? 이렇게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저렇게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왜 호기심을 가지고 ‘상자를 쿡쿡 눌러보지’ 않을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그런 호기심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는데, 바로 실패를 ‘경험해선 안 되는 일’로 배우게 된 그때부터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우리 안에 있는 창조자를 죽이고, 주어진 것을 순순히 받아들이며 시스템 속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데 익숙해졌다. 그렇게 정해진 길을 가도록 세뇌당해 온 것이다. 그렇게 ‘시도’를 포기한 순간, 우리는 모든 힘을 잃게 되었다. 그렇다. 우리는 원래부터 실패를 두려워했던 겁쟁이는 아니었다. 후천적 경험에 의한 학습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그리 대단치 않은 아이디어로 세상을 뒤흔드는 걸 보며, ‘저런 생각은 누가 못해?’라고 투덜거린 적이 있을 것이다. 어떤 때는 나도 생각했었던 아이디어인데, 누군가가 그것으로 비즈니스에 성공하는 것을 본 적도 있다. 만약 당신도 그런 생각을 했다면, 왜 당신은 그들처럼 성공하지 못했을까? 정답은 바로 ‘생각만’ 했지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행하지 않은 것이다.

   저자는 아는 것과 이루는 것은 다르다고 말한다. 생각만 해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행하는 것, 즉 지금 ‘시작’하는 것이다. 저자는 책 전반을 통해 다양한 실험, 즉 시도를 강조한다. 실험에 실패란 없기 때문이다. 오직 쿡쿡 눌러보고, 시험해보고, 변형해보고, 이해해보는 행위를 통해서만 즉, 더 많은 시도를 할 때에 당신은 더 현명해질 뿐만 아니라, 그 일을 소유하게 된다고 말한다.

 

   세스 고딘은 이 책에서 스타벅스STARBUCKS를 예를 들고 있다. 시애틀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가면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데 지금과는 실내가 사뭇 다르다. 최초의 스타벅스는 커피를 팔지 않고 커피 원두와 찻잎, 허브 등 원재료만 팔았다고 한다. 공동 설립자 제리 볼드윈당시 커피가 아니라 원두가 핵심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만약 제리에게 계속 스타벅스를 맡겼더라면 우리는 프라프치노와 같은 커피 들을 못마셨을지도 모른다). 스타벅스를 지금의 스타벅스로 만든 사람은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중 에스프레소의 맛에 반해버린 하워드 슐츠였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는 제리의 그러한 실패조차도 훌륭한 일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만약 제리와 그의 동료들이 “글쎄, 원두를 팔아서 성공할 수 있을까?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낫겠어”라고 말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제리와 그의 잘못된 원두 판매 아이디어가 없었다면 프라푸치노를 만드는 스타벅스는 역시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스 고딘은 “오늘날에는 시작하지 않는 것이 일을 잘못하는 것보다 훨씬, 아주 훨씬 더 나쁘다.”고 말한다. 시작했다면 발전의 여지가 있고, 잘못한 일을 바로 잡을 기회가 있지만 시작을 하지 않았다면 기회조차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세스 고딘이 강조하는 시작, 그리고 실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이 즈음에서 궁금한 것은 '세계적인 경영구루가 왜 하필 지금, 유독 시작을 강조하는가?’ 하는 점이다. 책 한 권 내내 시작을 강조할 만큼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는 의미일까?

 

그 이유는 오늘날은 과거와는 180도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바로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시작이라는 불꽃을 점화하지 않으면 그저 세상에 반응만 하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마디로 시장은 당신을 기다려주지 않으니 그 변화에 맞춰 시작하지 않으면, 그리고 그 시작하는 행위를 지속하지 않으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럼 당장 뭔가 ‘시작‘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타고난 익살과 재치로 유명했던 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그의 명성에 걸맞게 죽기 오래전에 자신의 묘비명을 이렇게 적어놓았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

 

   그는 왜 살아생전에 그런 묘비명을 만들어두었을까? 그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미적거리며 중요한 일을 뒤로 미루는 버릇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아마도 그는 그런 자신을 다잡기 위해 이렇게 기상천외한 묘비명을 생각해냈을 것이다. 그는 늙어서도 집필, 대중강연, 사회운동 등 그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을 하다가 94세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훗날 무언가 되기(Be) 위해서는 반드시 지금 무언가를 해야(Do)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날마다 실천한 것이다.

   세스 고딘은 직장인의 시작실천법으로 출근하면 뜸 들이지 않고 곧바로 메모지에 ‘오늘 할 일 세 가지’를 적기를 권한다. 그리고 곧장 중요한 일부터 시작하면 오늘 할 일의 80%을 마치는 것과 다름 없다 말한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심리학과 교수인 이민규 교수는 “삶에서 가장 파괴적인 단어는 ‘나중’이고, 인생에서 가장 생산적인 단어는 ‘지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힘들고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은 ‘내일 하겠다’고 말하는 반면, 성공하고 행복한 사람들은 ‘지금 한다’고 강조했다. ‘내일’과 ‘나중’은 패자들의 단어이고, ‘오늘’과 ‘지금’은 승자들의 단어인 셈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성과를 내고 빠른 시간에 승진을 하고,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의 핵심자질은 무엇일까? 바로 결심을 곧바로 행동에 옮겼기 때문이다.

 

   시작은 아무것도 아니다. 바로 지금 행동하는 것이다. 머뭇거리지 말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만나자고 전하하고, 사과할 일이 있으면 바로 악수를 청하고 사과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시작하는 것이다. 속으로만 사랑하지 말고, 지금 잠자는 아이의 머리를 한 번 이라도 더 쓰다듬어줘라. 너무 분주하게 살았다면 당장 휴대폰을 전원을 끄고 잠시 침묵을 즐기시고, 방 정리를 미루고 있다면 지금 당장 서랍정리부터 시작하라. ‘지금 아니면 언제?’, ‘여기 아니면 어디서?’ 라는 마음으로 당장 이 자리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들이 습관이 되게 하라. 점들이 모여 선이 되고, 모든 변화는 작은 실천을 반복하는 사람에게 일어난다.

   많은 사람들이 적당한 때를 기다리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그냥 흘려버리며 살고 있어 안타깝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시간만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머릿속의 목표 자체가 사라져버린다는 것이다. 미국의 26대 대통령 루스벨트는 “지금 있는 자리에서,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말했다. 훗날 무엇이 되고 싶다면 반드시 지금 뭔가를 해야 한다. 이 책을 읽으시면서 바로 그것을 찾아 지금, 시작하시기 바란다. 

 

 

이 방송은 12월 13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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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5 0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리치보이 2012-02-09 02:54   좋아요 0 | URL
넵, 물론입니다. 나는나다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