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이펙트 - 전 세계 5억 명을 연결한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의 인사이드 스토리 에이콘 소셜미디어 시리즈 6
데이비드 커크패트릭 지음, 임정민.임정진 옮김 / 에이콘출판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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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주커버그가 꿈꾸는 쿨Cool한 미래는 올 것인가? 

 

  지난 1월 16일에 열린 68회 골든글로브시상식(2011)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그리고 각본상을 휩쓸었고, 세계적인 영화제마다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 오른 화제의 영화가 있다. 바로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다. 이 영화는 현재 전 세계 6억 명이 넘게 사용하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페이스북facebook’에 얽힌 하버드 천재들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실존하는 세계적인 온라인 기업 ‘페이스북’의 CEO인 ‘마크 주커버그’를 모델로 페이스북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와 이에 얽힌 하버드 생들의 우정과 배신, 그리고 성공에 관한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그린 이 영화는 벤 메즈리치의 실화 소설 〈Accidental Billionaires>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가 마크 주커버그를 전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로 만든 혁신적 아이디어와 그에 얽힌 인간관계 그리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하버드 천재들이 모여 아이디어의 소유권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과정에서 밝혀지는 진실들을 조명해 스토리를 전개했다면, 책 <페이스북 이펙트>(에이콘)은 페이스북이 가입자 6억 명을 넘을 만큼 널리 퍼지게 된 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지를 고민한 책이다.  



 

   전 ‘포춘’지 테크놀로지 전문기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커크패트릭은 페이스북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는 물론 페이스북 핵심 경영진들의 인터뷰와 생생한 밀착취재를 담았다. 마크 주커버그의 전기(傳記)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기업과 인물에 대해 잘 정리했다. 

  2004년 12월 스물 두 살의 청년이 하버드 기숙사에서 장난삼아 만들어 낸 페이스북은 지난 해 말 비공식적으로 가입자 6억 명을 돌파했고,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는 2010년 타임즈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다. 미디어에서는 벌써 ‘페이스북이 이제 유행을 넘어 수도, 전기와 같은 필수불가결의 온라인 공공재가 되어간다’고 평할 만큼 영향력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기업 역시 ‘마케팅의 기본은 소셜이고, 소셜의 기본은 페이스북’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지극히 단순하다. 화제의 기업, ‘페이스북을 알고 싶어서’였다. 이미 국내에서도 대세가 된 페이스북을 자의든 타의든 활용해야 한다면 ‘페이스북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 싶었다. 찾아낸 답은 ‘당장 페이스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이 책을 통해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페이스북의 엄청난 규모나 파급효과가 아닌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때문이었다. 그는 회사를 키워 거액을 받고 사라지는 ‘실리콘 밸리식 사업가’가 아닌 ‘멋지고 쿨Cool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청년’이었다. 이런 생각의 청년이라면 그가 만들어갈 세상을 함께 지켜보고 싶었다. 

  또 다른 매력은 페이스북의 파급효과는 비단 네트워크 뿐 아니라 비즈니스에 있어 새로운 시장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책 제목이기도 한 ‘페이스북 이펙트’는 사람들 사이의 경험과 관심, 문제, 이슈 등이 페이스북을 통해 연결되어 새로운 인간관계와 사회적인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온라인결제 서비스 회사인 페이팔PayPal의 공동창업자이자 앤젤 투자자인 피터 티엘은 페이스북의 잠재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1세기 초반 가장 중요한 투자 테마는 세계화의 방향이다. 세계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미래도 없다. 갈등과 분쟁, 전쟁이 증가할 것이고, 현재 기술수준이라면 전 세계를 파멸로 몰아갈 수 있다. 세계화가 실패한다면 투자도 없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세계화를 이끌어내는 최선의 투자가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내가 아는 한 ‘페이스북’은 바람직한 세계화의 가장 순수한 모습이다.” 본문 26쪽 



 마크 주커버그를 만났던 모든 사람들의 증언은 너무나 젊은 그의 외모와 늘 한결 같은 청바지에 티셔츠, 운동화나 슬리퍼 차림 그리고 듣는 둥 마는 둥 농담하듯 내뱉는 그의 말투를 들어 ‘괴짜 경영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오늘날 세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의 CEO의 역량은 외형이 아닌 생각에 들어 있었다. 그의 목적은 회사의 폭발적인 성장이나 돈방석이 아닌 쿨함Cool, 즉 이제껏 없었던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다.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의 회사의 비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세계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도와줍니다. 사람들이 우리 사이트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이 좋은 경험을 하고 그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27쪽

 


 

  저자는 책 전체를 통해 마크 주커버그의 생각, 다시 말해 기업이념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페이스북이라는 회사 자체를 경영하고자 하는 대상이 아니라,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좋은 수단일 뿐’이라는 주커버그의 생각에 매료되어 있었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은 2007년 후반 마이크로소프트 CEO 스티브 발머가 페이스북을 150억 달러에 사들이겠다는 제안을 거절한 사례다(만약 매각했다면 23 세의 주커버그는 4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었다).

   마크 주커버그는 ‘실리콘 밸리식 머니게임’을 혐오했다. 그래서 벤처투자사의 돈을 받고, 상장을 하거나 빨리 회사를 팔아버리거나, 성장 속도를 가속시키기 위해 전문경영인을 데려다 앉히는 일련의 관행을 거부했다. 그에게 페이스북이라는 소셜서비스는 다음 목표로 가는 전술적 도구가 아니라 ‘소셜서비스’ 그 자체였다. 그는 스탠포드대학교에서 했던 연설에서 ‘더페이스북을 자산화하거나 사이트를 통해 이익을 거두는 가장 최선의 출구전략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저는 이 사이트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생각하는 데에만 시간을 보내지,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이 다른 이들이 하는 일보다 훨씬 더 흥미롭다고 생각하며, 제가 하는 일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203쪽

  청년 사업자답게 쿨한 답변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일까? 주커버그가 7년 동안 페이스북에 닥친 크고 작은 위기를 용케 넘기거나, 주위의 도움으로 오히려 기회로 삼은 과정은 소설처럼 드라마틱하다. 과연 초심자의 행운으로 봐야 할까? 그렇지 않다. 프로 같지 않은 그의 순수함 즉, 사용자를 보호하고 나아가 점점 더 많은 정보로 둘러싸이는 사람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선한 기업정신이 지금까지의 놀라운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 

  나 역시 앞으로 마크 주커버그의 선한 기업가 정신이 어떤 세상을 만들어가는지 주목할 것이다. 주커버그가 앞으로도 선한 기업가로 남을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빅 브라더’로 변해 세상을 조종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보여지는 모습이라면 당장은 커다란 흐름에 동참하고 응원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소설보다 재미있고, SNS 관련 IT책 몇 권을 읽는 것보다 유익하다. 무엇보다 온라인의 대세로 떠오른 페이스북의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일독해야 할 책이다.

 

이 리뷰는 여산통신에서 발행하는 출판전문잡지

<라이브러리 앤 리브로>(2011년 3월호)에 실린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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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사에서 쿵푸만 배우란 법은 없다 - 끊임없이 변신하는 기업들의 경영비법 SERICEO 실전경영 1
삼성경제연구소 엮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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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 CEO’의 우수 콘텐츠 사례집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상상력 발전소’라 불리는 SERI CEO는 연 100만원의 회비를 내는 고액 유료사이트로 유명하다. 하지만 촌철살인의 통찰력을 주는 짧은 동영상 강의가 2만개를 넘고, 이 강의를 들으려는 회원수가 1만명이 넘는 것으로 더 유명하다. 

  <소림사에서 쿵푸만 배우란 법은 없다>10년 가까이 축적된 SERI CEO의 다양한 콘텐츠 가운데 CEO나 리더들에게 특히 높은 관심과 호응을 받은 사례를 집중 연구한 책이다. 경영 현장에서 있었던 사례를 변화·트렌드·고객감동·창조의 네 가지 키워드 속에 담아 발상을 전환하고, 새로운 구상을 실현하는 데 목말라하는 독자들의 영감을 자극한다.  

 

  

  푸의 산실 소림사는 더 이상 1500년 된 고찰이 아니다. ‘소림사사업발전주식회사’라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소림사는 ‘쿵푸’ 브랜드를 활용해 무술대회 등의 미디어사업은 물론 의료·학원·유통·컨설팅·건강·기능성 음료사업까지 추진하는 거대 기업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끈 주인공은 소림사 CEO라 불리는 스융신 스님이다. MBA 출신의 젊은 방장스님은 ‘자력갱생’이란 소림의 전통을 현대의 생존 방식에 맞춰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소림사를 기업화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봤다. 다만 ‘변신은 과감히 하되 그 핵심가치는 지켜라!’라는 비즈니스 혁신의 기본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런던 템스 강가의 낡은 화력발전소는 현대미술 1번지인 뉴욕을 잔뜩 긴장시키는 테이트 모던 미술관으로 리모델링되었다. 인터넷뱅킹이나 현금인출기를 늘리고 지점망은 축소하는 요즘, 움프쿠아 은행은 거꾸로 지점을 고객 유치의 핵심 공간으로 여기고 고객이 머물고 싶은 은행으로 만들었다. 이런 대변신의 시작은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된다. 

  고객의 마음까지 훔치는 고객감동은 짠돌이 소비자의 ‘뉴 노멀’ 시대에도 유효하다. 마케팅 대가인 필립 코틀러 역시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에 대한 이해는 마케팅의 출발점”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진심 어린 환대와 쾌적함,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리츠칼튼 호텔의 성공비결에는 20가지 기본 수칙과 12가지 서비스 가치가 숨어 있고, 기네스북에 오른 판매왕 조 지라드의 세일즈 비결에도 한 사람의 평균 인맥이 250명이므로 고객 한 사람을 250명의 고객을 대하듯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250의 법칙’이 숨어 있었다. 그들은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라’고 말한다. 

  이 책의 장점은 읽기 편하다는 것이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생생하고 재미있는 기업사례에 담아서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 이론이 지식이라면 그 이론에 시행착오의 경험치가 담긴 법칙은 살아 있는 지혜가 아닐 수 없다. 출퇴근길에 말벗 아니, 생각벗으로 삼기 좋은 책이다.

 

이 리뷰는 2011년 2월 26일자 경향신문 칼럼  

[책으로 읽는 경제]에 소개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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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퍼런트 - 넘버원을 넘어 온리원으로
문영미 지음, 박세연 옮김 / 살림Biz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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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의 시작은 다름different에 대한 새로운 분석

 

  오늘도 기업이나 개인 너나 할 것 없이 ‘차별화만이 살 길’이라고 외친다. 하지만 한결 같이 경쟁자가 갖고 있는 기능(역량)에 다른 기능을 ‘하나 더’ 더하고는 ‘차별화’했다고 말한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그렇다면 가까운 할인마트를 찾아가 마트 복도를 가득 메우고 있는 엄청나게 많은 브랜드의 샴푸, 쥬스, 운동화 등은 살펴보라. 수십 가지의 비슷비슷한 물건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제품’이라고 우겨대지만, 소비자가 보기에는 ‘도토리 키재기’로 들릴 뿐, 결국 소비자는 가장 양이 많고 싼 제품을 고를 뿐이다. 대체 뭐가 차별화란 말인가? 

  기업에서 ‘차별화’는 종종 포지셔닝positioning으로도 불린다. 세계 최고의 마케팅 전략가인 잭 트라우트Jack Trout가 경영에 도입한 이 개념은 한마디로 차별화를 위한 모든 활동을 말한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카테고리 안에 제품들 모두가 비슷비슷한 이유는 바로 이 ‘포지셔닝 때문’ 인지도 모른다.

  포지셔닝의 과정 중에 소비자 욕구와 기존제품에 대한 불만족 원인 파악하고, 경쟁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평가받는지 파악하기 위해 ‘소비자 분석’이란 걸 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소비자의 욕구와 불만족은 읽지 못하고 그나마 당장 착수하기 쉬운 경쟁제품의 장단점 파악에 매달리게 되고 경쟁사의 제품이 갖지 못한 기능을 한두 가지 추가해서는 차별화된 신제품‘이라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풍요의 시대였던 몇 년 전까지는 제품과 서비스가 서로 엇비슷해도 그럭저럭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치자. 하지만 최근에 벌어진 세계적인 경기침체 이후 사정은 180도 달라졌다.

  

  과소비는 이미 옛말,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는 꼭 필요한 것만 지출하고 생필품을 살 때에도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는 이전과는 다른 진정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에만 지갑을 열고자 하고 있다. 그렇다면 진정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란 무엇일까? 

  하버드 경영대학원 종신교수인 문영미(그녀는 재미교포 2세이다)는 <디퍼런트Different>(살림Biz)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천편일률적이고 획일화된 경쟁 환경 속에서도 구글, 젯블루, 이케아, 미니쿠퍼, 애플과 같은 아이디어 브랜드들이 새로운 가치로 소비자들에게 진정한 차별화를 제시하며 시장의 선두에 있다고 말한다.
  이들 브랜드들은 기존의 시장에 휩싸이지 않고 거대한 흐름에 맞서거나(역브랜드), 소비자의 심리를 변화시키고(일탈 브랜드), 때로는 아예 시장과 타협을 하지 않고 소비자를 선택(적대 브랜드)하는 아이디어 브랜드들이다. 차별화된 기업,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기존의 무리에서 떨어진 혼자이기에 불안하고 위험천만하다. 하지만 경쟁자이 없으니 시장에서는 온리원only one인 셈이다. 이들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역브랜드다. 야후나 네이버 같은 대형 포털들이 최대한 풍부하게, 그리고 최대한 화려하게 메인을 가꿀 때, 구글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메인에 들어가야 할 내용들을 로고와 검색창만 남겨둔 채 모조리 없애고 텅 빈 공간으로 만들었다. 처음 이상하다고 평가하던 인터넷 사용자들은 곧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자유를 얻었다. 그리고 광고없는 화면, 빠른 속도에 환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구글은 현재 세계 최대의 포털사이트가 되었다.

 

  이케아, 젯블루, 인앤아웃버거와 같은 역 브랜드들은 그들만의 독창적인 가치를 기반으로 불리한 상황을 거꾸로 뒤집는다. 또한 핵심에서 벗어난 모든 부가적인 가치들을 털어내고, 혁신적인 조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 

  둘째, 일탈 브랜드다. 일탈 브랜드는 본질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한다. 즉 제품군에 대한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려 기존의 제품과는 완전히 다른 제품군 속으로 넣어버린다. 예를 들어 소니는 강아지 로봇 ‘아이보’을 출시하면서 로봇 제품군에 넣지 않고, 애완견 제품군에 넣었다. 기능상 다소 완벽하지 못한 아이보에게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로봇은 완벽해야 하지만, 애완견에 있어서 결함은 불완전한 귀여움, 그래서 보살피고 사랑해줘야 할 대상이 된다. 한편 킴벌리의 하기스는 기저귀가 아닌 팬티 제품군에 넣었다.

  태양의 서커스단Cirque du Soleil은 새로운 개념의 서커스를 추구했고, 시계 브랜드인 스와치Swatch는 시계가 아닌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일탈 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은 카테고리(제품군)의 경계를 무력화시킨다는 것이다. 기존 카테고리의 경계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그 경계의 가장자리에 최대한 가깝게 포지셔닝한다. 

  셋째, 적대 브랜드다. 적대 브랜드는 사회적인 논쟁을 유발해 이를 통해 소비자를 친구와 적으로 양분하고 친구가 된 소비자들에게만 집중한다. 이러한 소비자 차별은 한편 소비자로 하여금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게 만든다. 즉 ‘나’가 아닌 ‘무슨무슨 제품을 소비하는 나’로 규정하게 한다. 소비자의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2002년 폭스바겐의 미니쿠퍼가 나왔을 때 크기가 너무 작다고 평가되었다. 하지만 미니쿠퍼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걱정을 달래기는커녕 작은 크기의 단점을 더 강조했다. 이것은 결국 미국 사회에 만연해 있던 커다란 자동차에 대한 환상을 무너뜨리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저자는 진정한 차별화란 전술이나 캠페인, 신제품 출시가 아닌 새로운 생각의 틀을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인정하는 태도라는 것이다. 

  한편 아이디어 브랜드의 공통점으로 전략을 세울 때 포커스 리서치, 즉 공식적인 시장조사에 바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시장조사는 그 자체로 한계가 있는 접근 방법이고, ‘점진적 수정’의 수준을 뛰어넘는 차별화를 추구한다면 데이터나 논리가 아닌 사람이라고 하는 신비로운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의 관심을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개발해 나가는 아이디어 브랜드가 미래에 온리원이 된다는 것이다.

  책 <디퍼런트>를 읽으면서 계속해서 뇌리에 떠올린 브랜드는 애플이었다. 저자도 이 책에서 애플이란 기업은 아이디어 브랜드의 세 가지 특성을 모두 지녔고, 유사성이 지배하고 있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승리하기 위한 최고의 전략이 차별화란 것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기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업계의 넘버원은 언제든 견제를 받는다. 하지만 온리원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므로 경쟁자가 없다. 진정한 차별화를 추구하고 싶거든 우선 다름different에 대한 개념부터 새로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저자의 책소개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발행하는 <기획회의>(290호)에 실린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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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철 - 문학에서 경영을 배우다 서울대학교 관악초청강연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윤석철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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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과 안주에서 깨어나고 가치를 만들라

 

  새해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쇠털같이 많은 시간을 따로 구별할 것 있겠냐마는 새해 들어 뜻한 바가 있거나, 계획이 많은 이들에게는 ‘벌써~’라는 한탄을 자아내게 하는 빠른 시간 흐름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공허감을 채우는 데는 ‘공부’만한 것이 없을 것 같아 윤석철 교수로부터 인생경영의 지혜를 배우고자 한다. 


  윤석철 교수는 대한민국 경영학의 거목이다. 1981년 <경영학적 사고의 틀>부터 2011년 <삶의 정도>까지 10년 주기로 저서가 출간되었는데, 올해는 예외인 듯하다. 윤교수가 서울대학교 관악초청강연에서 강연 했던 것이 책으로 나왔다. 제목은 <윤석철, 문학에서 경영을 배우다>. 강연장을 울렸던 두어 시간의 좋은 말씀이 지면으로 그대로 내려앉았다.   





 

   윤교수는 강연에서 ‘지식은 쉽고 지혜는 어렵다’면서 지혜를 얻는 법을 문학에서 구했다. 지식은 강의 혹은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쉬운 배움이지만, 지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부단한 스스로의 노력이 있을 때 얻어지는 경험치이다. 그는 인간이 지녀야 할 삶의 지혜를 영국의 계관시인 알프레드 테니슨 경의 시 ‘The Oak’에서 찾고자 했다. 


  이 시에서 테니슨 경은 ‘인생이 오크나무의 사계절과 닮았다’고 했다. 오크의 신록이 피어나는 봄철은 찬란한 인생의 청소년기이고, 녹음이 우거지는 여름은 넉넉한 장년기라고 보았다. 한편 중년의 가을엔 취기에서 깨어나는sober 황금빛이 되고, 낙엽이 지는 노년의 겨울은 ‘적나라한 힘naked strength으로 당당하자고 말했다.

  윤교수는 이 시에서 취기에서 깨어남을 뜻하는 소버sober와 적나라한 힘의 네이키드 스트렝스naked strength라는 구절에 주목했다. 이 단어들이 우리 인생을 깨우는 지혜를 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먼저 전 세계를 강타한 오늘의 경제위기는 투자은행 분야 금융업자들이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경제적 탐욕에 빠져 ‘소버sober'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잘못될 수 있는 일은 결국 잘못되고 만다‘는 의미의 머피의 법칙에 의하면 고위험 고수익을 따르는 것은 반드시 망하는 길이었다. 같은 맥락으로 이번 금융위기 역시 우연이 아닌 필연의 소치였다. 


  또한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근거 없는 믿음도 소버sober해야 할 단어다. 100년 전통의 아그파 필름은 정상에서 안주하다가 결국 파산하고 말았는데, 그 시차는 불과 4년이었다. 윤교수는 어느 기업이라도 우월감과 안주의식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곧 도태되고 마는 것이 오늘날 무한경쟁시대의 리얼리즘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네이키드 스트렝스naked strength이 주는 지혜는 뭘까? 윤석철 교수는 총, 칼, 돈 같은 물질적인 것을 다 벗은 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힘, 즉 아무것도 없어도 사람의 마음을 끄는 ‘아름다움’이라고 보았다. 인물로 표현한다면 대통령직을 물러난 후 프랑스 국민으로부터 더욱 존경을 받았던 드골 대통령의 단호함이다. 

  그는 ‘ 네이키드 스트렝스naked strength‘는 사람을 넘어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도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을 제한 후에도 남아 있는 가치value가 그것이다. 제품과 서비스가 가격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면 그들은 오랜 동안 소비자의 사랑을 받게 되고, 그러지 못하면 곧 소멸할 것이다. 

  윤교수는 인간들도 젊은 시절에는 항상 ’소버‘하면서 깨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나이를 먹어 가면서는 늘 가치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네이키드 스트렝스‘를 쌓기를 노력해야 하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라고 강조한다. 백 페이지 남짓의 얇지만 큰 가르침은 지금은 ’백만 가지 무모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먼저 스스로를 바로 살펴야 할 때’ 라고 우리에게 말하는 것 같다. 

이 리뷰는 2월 12일자 경향신문 칼럼<책으로 읽는 경제>에 실린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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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경영 시대가 온다 - 손 안에 펼쳐진 새로운 미래
김종승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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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스마트 혁명의 현주소와 미래를 엿보다

 

  3년 전만 하더라도 신문이나 방송에서 ‘우리는 지금 사용자가 컴퓨터나 네트워크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환경에 살고 있다’고 말할 때 마다 난 ‘아직도 그 소리인가?’ 라며 비아냥댔었다. 게다가 유비쿼터스 환경은 사무실도 없이 전 세계를 돌며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신개념이 유목민인 ‘디지털 노마드족’이 생겨나게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도 코웃음을 쳤었다. 실상은 전혀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손엔 2킬로그램의 노트북을 들고, 주머니엔 휴대전화를 넣고, MP3를 귀에 꽂고, 가슴팍에는 T-money 카드를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디지털 노마드족’이라면 기꺼이 사양하고 차라리 20세기 아날로그 원시인이고 싶었다. 

 

  하지만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너나 할 것 없이 디지털 노마드족이라 불러도 무관한 세상, 말 그대로 유비쿼터스 환경이 갖춰졌다고 생각한다. 3년 전 디지털 노마드족이 되기 위해서 ‘로보캅’처럼 무장해야 했다면, 이제는 요술지팡이를 든 ‘해리포터’처럼 가벼워졌다고 할까?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한 일등공신은 바로 스마트폰이다. 우리는 지금 스마트폰이 가져온 거대한 변화의 한가운데서 경험하며 놀라고 있다. 바야흐로 스마트혁명 시대가 온 것이다.

  “스마트폰은 휴대폰의 점진적 진화가 아닌 비약처럼 솟아오른 혁명적 계기가 되어 일상적인 삶과 비즈니스 세계의 곳곳에서 거대한 파도처럼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변화의 중심에 서 있고 그 변화의 진앙지는 바로 스마트폰의 활용성을 무한대로 끌어올린 앱(애플리케이션)에 있다.”


  <앱경영 시대가 온다Appconomics>(한국경제신문)은 바로 이 ‘앱’에 대하여 말한 책이다. 공저자인 KT경제경영연구소와 소셜 미디어 트렌드를 연구하는 전문가 집단인 소셜어번포럼은 ‘앱’의 등장에 따라 예상되는 기업 경영의 큰 변화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들은 이제부터 ‘앱경영’을 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앱을 통해 기업의 업무 환경부터 상품과 서비스, 나아가 고객과의 소통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어야 할 독자를 꼬집어 말하자면 ‘아직 스마트 폰을 사용하지 않는 직장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아이폰, 갤럭시 S와 같은 스마트 폰을 단지 ‘다른 버전의 휴대전화’로 볼 리야 없겠지만 ‘큰 돈 들여 굳이 스마트폰으로 바꿀 필요가 있었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일독해 본다면 자동차가 ‘굉장히 빠른 말’이 아닌 것처럼, 스마트 폰은 단순히 ‘더 좋은 휴대전화’가 아니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스마트 폰의 등장은 자동차의 등장이 세상을 바꾼 것보다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도 짐작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스마트혁명을 일으키는 동력은 바로 앱스토어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있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기업과 고객의 관계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스마트 혁명의 핵심은 아이패드와 아이폰(갤럭시 S와 갤럭시 탭)과 같은 하드웨어가 아닌, 애플리케이션을 사고 파는 ‘앱스토어’라는 소프트웨어적 플랫폼에 있다. 앱스토어는 어느 누구나 원한다면 언제든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앱스토어에 올릴 수 있고, 또한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는 게 가능하게 되었다. 기업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개발자도 될 수 있는 환경, 바로 이 점이 모바일의 가치는 물론 기업 생태계에도 큰 변화를 부른 것이다. 또 다른 큰 변화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있다. 스마트폰과 앱의 확산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사람들이 시공간적 제한을 받지 않고 사회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급성장시켰다. 또한 개인은 물론 기업까지도 SNS 유저로 참여함으로써 소비자와 기업의 거리는 한층 가까워졌고 SNS는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리뷰와 후기가 가득한 거대한 ‘시장’이 되었다.  

  이 책은 단순히 앱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경영 환경에 적용된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스마트폰과 앱의 세계에 대해 잘 모르거나, 이해가 부족한 독자에게 모바일과 소셜 서비스의 트렌드를 알려주는 계기가 되고, 기업의 경영진과 실무자들에게는 경영혁신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고민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TGIF로 대변되는 트위터Twitter와 구글Google, 아이폰Iphone과 페이스북Facebook의 국내 현주소에 대해서도 잘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지금이야말로 ‘웹2.0 세상’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웹2.0은 사람(소비자)들의 참여와 상호작용의 확대, 협업의 심화와 정보의 폭넓은 공유, 열린 생태계 등을 아우르는 의미의 용어인데, 정확히 지금의 앱시장을 설명하는 듯했다. 소비자가 생산과 더불어 리뷰와 입소문으로 생산에도 관여하는 프로슈머가 존재하는 지금, 기업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일까? 

  “앱경영의 도입은 고객의 눈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분석하는 작업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고객 피드백에 따라 고객 니즈를 반영, 고객과 함께 새로운 융합형 가치를 개발하는 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새로운 융합형 상품과 서비스는 기업과 고객이 함께 창조하는 가치의 축적이다. 이를 위해 개방형 혁신 체계로 나아가는 한편, 앱경영을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두산의 박용만 회장,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이찬진 대표 등 요즘 트위터에서 수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기업 오너나 CEO들이 ‘트위터 경영’을 하는 것을 만날 수 있다. 개인적인 생활은 물론 기업 소식이나 제품에 대한 불만 접수 등 다양한 언급들은 기업의 홍보실을 거치지 않은 생생한 목소리여서 소비자와 기업의 거리감이 전보다 한층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따로 소셜 미디어 담당자를 배치하여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기업이 명심해야 할 점은 소셜 미디어를 ‘기업 홍보의 장’이 아닌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경청의 장’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로 하여금 자신의 목소리가 실제로 기업에 반영되고 있음을 직접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처럼 지난 2008년 사상 최대의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급속도로 성장한 제품과 서비스는 모바일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다. 2004년 포춘지Fortune는 ‘South Korea 브로드밴드 원더랜드‘라는 제목으로 당시 대한민국 전역에 깔린 초고속 인터넷 광케이블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전 세계에서 브로드밴드 속도가 가장 빨라서 가장 발전가능성이 높다는 평가였다. 지금 대한민국 IT 산업은 스마트폰을 통해 제2의 IT 붐을 계획하며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전체적인 흐름의 추세로 봐서 이루지 못할 허황된 꿈도 아닐뿐더러, 결코 다시 올 수 없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거대한 흐름을 이해하고 싶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디지털 쇼룸에서 방송한 공저자의 책 소개 - 출처: YouTube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격주간 발행하는 전문도서저널  

[기획회의](288호)에 실린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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