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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성공시대 1 ㅣ 히틀러의 성공시대 1
김태권 글.그림 / 한겨레출판 / 2012년 11월
평점 :
<히틀러의 성공시대 1> 김태권 / 한겨레출판 (2012)
[My Review MMXVIII / 한겨레출판 9번째 리뷰]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30분경,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선포', 즉 '계엄령'이 떨어졌다. 전세계적으로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손꼽히던 대한민국이 한순간에 군대를 동원한 비상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그렇다면 군을 동원할 정도로 심각하고 위태로운 국가위기 상황이 펼쳐지기라도 했단 말인가? 전혀 아니었다. 아니, 위기를 맞이한 이들이 있긴 있었다. 바로 '윤석열 정권의 쿠데타'가 성공하길 간절히 바라던 내란세력이 줄줄이 탄핵을 당하고, 국정운영을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결국 '계엄'이라는 사태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내란'으로 꽉 막힌 국정을 뚫어보려 했고, 필요하다면 '외환'까지 일으켜서, 나라야 망하든 말든 저들의 '정권유지'에만 성공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이 망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심보로, 그야말로 '최후의 발악'을 한 셈이다. 그러나 최후의 발악치고는 꽤나 공을 들여 '내란계획'을 짰고, 최고의 엘리트라고 불리는 집단들을 총동원해서 요소요소에 배치하는 등 아주 세심한 배려까지 했다. 그리고 최후에 실패했을 경우에도 '비장의 카드'라고 할 수 있는 '법조인 카드'를 총동원해서 자신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향으로 절대 지지 않는 싸움을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던 모양이다. 헌법재판소에서 '윤 대통령 파면' 선고를 했는데도, 이에 불복하고, '재집권'을 통한 정권연장을 끝없이 시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이지 기가 찰 노릇이다. 정말이지 파도 파도 또 나오는 '내란동조세력'들은 끝까지 '정적 죽이기'를 통해서 재기를 꿈꾸고 있다. 정말 바보들인지 천재들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재명 하나만 죽이면 대한민국을 '제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대단한 착각에 빠져 있다. 국민들이 정말 그렇게 바보들이고, 계속 속아줄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일까?
이런 의문을 품으니 떠오르는 책이 있었다. 바로 김태권의 <히틀러의 성공시대(전2권)>(2012)였다. 당시 이명박 정권에서 박근혜 정권으로 '정권교체'가 있던 시기였는데, 그 당시에 '극우세력'들이 가스통을 들고 나와 사회에 물의를 일으켰지만 크게 이슈화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도 그런 극우들을 보면서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면서 '파시즘(나치즘)'에 대한 관심이 꽤나 높아졌던 적이 있었더랬다. 그런데 10여 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는 '극우세력'들이 정말 크게 불어났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은 늘 '그 정도'였는데, 그런 극우들의 과격한 행동에 '동조'하는 세력들이 많이 늘어난 요즘이 우려스러운 상황이 된 셈이다. 그런데 꼭 100여 년전 '독일사회'도 그랬다. 1920년대 독일사회는 정말이지 너무도 암울했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전을 하고 어마무시한 '전쟁배상금'을 물어야만 했던 독일인들은 경제적으로 그야말로 밑바닥을 전전해야 했던 것이다. 그러던 독일에 '미국발 경제대공황(1929)'이 덮치자 그야말로 경제, 민생 초토화가 되고 만다. 그러자 수많은 독일인들은 '강력한 지도자'를 꿈꿨고, 마침맞게 등장한 '히틀러'가 딱이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그는 독일사회를 더욱더 엉망으로 만들고야 말았다. 심지어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유대인 홀로코스트'까지 자행하면서 온갖 악질적인 행패를 부리고서 끝내 자결했던 것이다. 나라가 엉망진창이 된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런 패악질을 일삼던 히틀러를 독일국민들의 손으로 직접 뽑았다는 죄책감까지 온통 독일국민들의 짊어져야 할 불명예였던 것이다. 우리도 이러한 어리석은 전철을 직접 밟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히틀러'가 정당한 방식으로 집권을 한 것일까? 라는 물음에 답하는 것이다. 김태권은 이 책에서 말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말이다. 왜냐면 독일사람들이 선거를 통해서 '나치당'을 뽑아준 것은 맞지만, 나치당이 '1위'를 한 것은 아니었다. 전체 득표수에서 18% 정도밖에 되지 않은 2위에 머물렀다. 오히려 독일인들은 '사회민주주의(사민당)' 정당을 더 선호했던 것이다. 왜냐면 당장 먹고 사는데 힘겨운 마당에 기득권들을 옹호하는 '보수정당'을 뽑아주기보다는 있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더 많이 거둬서 없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골고루 나눠주려는 '진보정당(사회주의, 공산주의)'에 더 많은 표를 주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일인들은 정당득표율 1위는 '사회민주주의 정당'이었고, 3위는 '공산주의 정당'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뜬금없이 들어본 적도 없는 새로운 '나치당(보수주의 정당??)'을 지지한 것이다. 그 전의 선거 때에는 고작 2.8%의 낮은 득표를 얻어서 이름조차 알려지지 못했던 '듣보잡' 정당이었었는데 말이다. 그야말로 '나치당'이 약진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반전이 일어난다. 아돌프 히틀러가 나치당의 전면에 나서서 인기몰이를 해나간 것이다. 그의 특기였던 '연설'을 거의 매일밤마다 전국순회공연하듯 했다고 한다. TV나 영화 같은 오락거리가 없다시피했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밤마다 되풀이되는 '히틀러의 연설'은 꽤나 인기있는 공연을 대신하는 오락거리였던 것이다. 그 연설에서 히틀러는 땀을 뻘뻘 흘려가며 격정적인 연설을 이어간다. 그가 한 번 연설할 때마다 체중이 5킬로그램이나 빠졌고, 연설 도중에 마신 물도 20병이 넘을 정도라고 한다. 물론 그의 연설이 모든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들린 것은 아니었다. 그의 출신이 매우 낮아서 '귀족'들이나 '지식인'들의 눈높이로 보면 더러운 협잡꾼과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는 예절이나 예법조차 몰라서 그야말로 '촌뜨기 행색'이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수많은 군중들은 그의 연설에 환호를 보냈다. 만약 환호를 보내지 않거나 비판이나 비난을 한다면 '돌격대(SA)'로 불리는 사람들에 의해서 폭력을 당하기 일쑤였단다. 거기다 유명한 선전선동꾼 '괴벨스'의 도움으로 히틀러의 인기는 날로 높아져 갔다.
이런 히틀러에게 접근한 세력이 바로 독일의 '보수진영'이다. 그들은 패전 이후 인기가 추락했다. 그도 그럴 것이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만해도 '절대적인 기득권층'으로 군림하면서 온갖 이권을 다 챙기고 일반 국민들을 수탈해갔었는데, 그 결과가 패전이었지 않았느냔 말이다. 인기가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히틀러가 필요했던 것이다. 쉽게 말하면, '얼굴마담(간판)'이 필요했던 것이다. 한편 히틀러도 보수진영이 필요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듣보잡'이었던 히틀러가 독일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미 폭력적인 선동을 일으켜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감옥에 수감된 경력까지 있었다. 이런 위험인물을 정상적인 독일국민들이 지지할 턱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보수진영에서 히틀러는 좋은 '도구'였다. 보수진영이 집권할 때까지만 내세웠다가 '허수아비'나 '바지 사장'으로 써먹다가 필요없으면 내버리면 될 어리숙한(?) 인물로 보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보수진영의 기득권층의 눈높이에서 히틀러는 그저 '만만한 상대'였던 것이다. 하지만 히틀러 본인은 '야심가'였다. 히틀러도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높은 사회적 지위'나 '부유한 경제적 계층'의 도움이 절실했던 것이다. 정치라는 것이 돈이 꽤나 많이 드는 일이었기에 그랬다. 그래서 히틀러는 보수진영을 철저히 이용하려 했다. 자신의 부족한 '인지도'를 끌어올리 수 있도록 '보수진영(특히, 언론기관)'의 힘을 최대한으로 끌어들였다.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히틀러는 일약 '대스타'로 떠올랐고, 독일 전역에 '히틀러'라는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보수진영의 덕을 보면서 정권을 차지하는데 혈안이 되었다. 반대하는 세력은 가차없이 두들겨 부수었다. 특히 '공산주의자'와 '유대인'은 죽여도 되는 대상으로 만들었다. 그러기 위해서 그들을 '(독일사회의) 공공의 적'으로 만드는 흑색선전을 끊임없이 만들어 배포했다. 경제대공황으로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자 '돈 많은 유대인들'은 가장 공격 받기 좋은 대상이 되었다. 히틀러는 그들에게 그런 대우를 해도 괜찮다는 사상을 계속 주입시키고 널리 퍼뜨렸다. 가뜩이나 경제 혼란에 휩싸인 독일사회에서 '분풀이'를 할 수 있는 대상을 친절하게 정해주기까지 하는 '나치당'에 감사인사가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독일사회는 병들어 갔다.
윤석열 내란세력이 '음모론'에 심취해서 거짓선동을 한 것을 두고서 '히틀러와 나치부역자들'을 떠올리는 것은 너무 심한 걸까? 하지만 헌재의 파면선고 이후에도 '윤석열 일당들'이 하는 행태를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더구나 저들이 하는 행태는 모두 '정당한 행정적/사법적 절차'를 따르고 있어서 더욱 괘씸할 뿐이다. 절차상의 헛점을 파고들어서 저들에게만 유리하게 해석하고, 정적들 제거할 때에는 시시비비도 가리기 전에 신속하게 처리해버리는 꼼수를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염치를 모르는 철면피들이다. 더욱 괘씸한 것은 이런 철면피 짓을 저지르는 일당들이 하나같이 대한민국 '엘리트'로 꼽힐 정도로 뛰어난 인사들이라는 점이다. 한마디로 똑똑한 사람들이 저런 짓거리를 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되려 자신들을 따르지 않으면 멍청한 거라면서, 자신들의 행위 일체를 '계몽의 일환'이라고 일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대체 무엇을 깨우치라는 것인가? 정작 깨우치고 나면 '윤석열 일당'이 파렴치한 족속들이라는 것을 낱낱이 알게 될텐데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이제 웬만한 국민들은 진짜 나쁜놈이 누구인지 다 안다. 그런데 그런 나쁜놈들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왜냐면 그런 나쁜놈들도 '민주주의 체제'에서 인권을 누리도록 해줘야만 하고, 자유를 보장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저런 나쁜놈들이 아무리 '민주주의'를 파괴하려고 했더라도 말이다. 그런 행위조차 관대하게(?) 포용해야 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물론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애초에 저런 똘끼 충만한 이들은 늘 있어왔고, 그들의 수가 10~20% 내외일 경우엔 크게 문제될 일도 없다. 그 옛날 여의도 한복판에 LPG 가스통을 어깨에 둘러매고 나왔을 때도 별문제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40~50%에 육박하니 크게 문제가 되고 만 것이다. 윤석열과 전광훈, 전한길 같은 애들이 선전선동을 하니 '서부지법 폭동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던가 말이다. 하마터면 '민주주의'가 완전히 궤멸될 뻔했던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제 윤석열은 끌어내렸고, 사태는 점점 진정되고 있다. 그렇게 판을 치던 극우세력들의 난동도 조금씩 사그러들고 있다. 대선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안정세는 더욱더 높아지는 추세인 것이 정말 다행이다. 이제 마지막 발악을 하는 '대법원 파기환송'이라는 사법부의 만행만 저지 시키는데 힘을 모으면, 저들의 최후는 사필귀정으로 마무리될 것이다. 이제 국민들이 보여줘야 한다. 극우세력은 딱 10%가 적당하다. 그걸 어찌해보겠다고 '국민의힘 정당'에서는 끝까지 붙들고 억지를 부리고 있지만,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에 불과하다. 제발 정신 못 차렸으면 좋겠다. 이참에 싹 쓸어버리게 말이다. 우리 국민들 대다수가 '민주주의'를 지켜낼 마음만 있다면 대한민국은 끄떡 없다. 이제 다시 전세계의 모범이 되는 나라로 거듭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