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비롯, 무릇 어학은 재미를 붙여야지 잘된다는 것이 상식입니다. 저 역시 중학교 영어 시간 때 ‘틀리지 않고 영어 교과서 정확하게 오래 읽기 시합’에서 이기는 데 재미를 붙여 시작했습니다. 또 고등학교 가서는 팝송에 푹 빠져 영어를 저절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재미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면 좋겠지만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고통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처절한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저는 훌륭한 선생님을 만난 게 결정적인 행운이었습니다. 친구의 아버님이었는데 제가 본 사람들 중에서 전무후무하다고 할 정도로 영어의 달인이셨습니다.
오죽하면 그분의 뇌 이식 수술을 받고 싶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대한민국 최고라 할 정도로 뛰어난 영어 실력만큼 성질도 굉장하셨습니다. 학생일 때는 물론 이고 제가 제법 이름을 날리는 강사가 됐을 때도 툭하면 저에게 퉁박을 주시고 무시하셨습니다.
온갖 욕설, 심지어는 주먹질까지 하셨습니다. “미국 유학을 헛 다녀왔다, 학원강사 집어 쳐라.” 등등. 저는 자존심 다 버리고, 맞고선 또 찾아가 공부하고 배웠습니다.

그러던 분이 나중에 “틀린 것을 고쳐줘야 할 때도 있으나 그 정도면 학원강사라고 할 만하다.” 라고 인정을 해주셨을 때는 매우 기뻤습니다.
 

제가 이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것은 외국어 공부의 왕도는 자존심을 버리는 데 있다는 걸 일러주기 위해서입니다.

‘나 말고 이렇게 쉬운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등의 사소한 자존심 때문에 진짜 영어 공부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오늘 수업 시간에 몰랐는데 그냥 넘기고, 나중에 알아봐야지 하는 것은 하루가 지나면 더 모르게 되는 법입니다.

더구나 요즘은 웬만한 강사들은 스터디 모임을 운영, 열심히 학생들을 관리해 줍니다. 모르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중으로 미루거나 아는 척하는 태도가 오히려 부끄러운 것입니다.


 

 ● Part 2 : 누구나 초보였던 시절이 있다!

 

초보 운전자가 처음 도로운전을 하러 나와 자동차 뒤창에 ‘당신도 예전에는 초보였다’ 라고 커다랗게 쓴 표어를 붙이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맞는 소리입니다. 저도 예전엔 영어 초짜였습니다. 학생 때는 물론이고 귀국 후 강의를 처음 시작했을 때도 말입니다.

강의 준비하느라고 날밤을 새우는 일은 보통이었고, 예리한 질문들을 받았는데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해 다음날 가르쳐주겠다고 미뤘을 때는 정말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자존심은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게 아니라 확실히 알아야겠다고 다짐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저는 다시 닥치는 대로 공부를 했습니다. 지금도 솔직히 영어를 잘한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잘해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더 알려고 가르친다는 게 오히려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처음부터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영어를 잘하고 싶으면 이제부터라도 자존심을 버리고 기초부터 실력을 쌓아나가십시오.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 매진하십시오. 얼마 안 가 문득 여러분들도 ‘나도 영어 토익 500점이던 때가 있었다’ 라고 옛날이야기 하듯 말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입니다.


 

 ● Part 3 : 스스로 왕따가 되라 !

 


다음으로 제가 여러분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말은 현지 어학연수를 가든, 한국에서 공부를 하든 현지인들과 생활을 하는 것으로 스스로 상황을 설정하라는 것입니다.

즉, 친구들로부터 스스로를 왕따시켜 버리십시오.


저는 카투사로 군대를 갔다 왔는데, 근무하면서 한 번도 외출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부대 막사에 파묻혀 군부대 시설을 이용하는 데 열중하고 미군GI들하고만 어울렸습니다. 물론 한국동료들에겐 왕따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제대할 때는 웬만한 미국영화엔 귀가 확 뚫리는 값진 소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 유학을 가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유학지를 결정했었습니다. 주변 친지들이 한결같이 한국 사람이 많은 지역이라고 말렸습니다.

그때 저는 “아무리 한국 사람이 많더라도 미국 사람보다 많겠습니까. 그래도 미국인데” 라고 말했습니다.

결국은 자기가 하기 나름입니다. 저는 로스앤젤레스에 가서도 한국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영어 공부만 했습니다.

스스로를 무리로부터 왕따 시키겠다는 독한 의지였습니다. 교포들의 결집지인 한인교회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일요일이면 아파트에서 텔레비전으로 영어설교 등 미국방송만 보며 사는 등 정말 문자 그대로 미국생활을 했습니다.

영어 공부 걱정하는 그 시간에 테이프를 한 번 더 들으십시오. 당장 스스로 왕따가 되어 한국 속의 미국으로라도 유학을 떠나보십시오. 녹음기 세대는 부서지도록, 영어 테이프는 늘어지도록 듣고, 영어로 생각하고 꿈까지 꾸며 독하게 공부해보십시오.
 

영어가 여러분들의 인생에 장애가 되는 것 같다고 생각 하십니까. 그러나 바꾸어 생각해보면 뜀틀은 장애물이 되기도 하지만 도약대가 된다는 것 또한 명심하십시오.

그러면 당분간 친구들로부터 스스로 왕따가 되어 영어공부를 하는 것이 그리 외롭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 Part 4 : 당장의 점수에 연연하지 말라!

 

요즘 토익 바람이 불면서 유행하는 게 토익 콕콕 찍어 단기간에 점수 올리기 요령 강의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편법과 유형을 익혀 시험만을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점수는 높게 받았다 하더라도 제대로 공부한 사람과는 실력에서 많은 차이가 날 것입니다.

 

당장 토익 점수 고득점이 발등의 불이라 급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방식의 공부는 실력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제발 몇 개월 안에 영어 마스터하기 등의 함정에는 빠지지 마십시오. 영어 공부 방법을 모르는 학생이나 속도 전에 매달리는 것입니다.

진정한 고수는 진득함이 오히려 빠른 길임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 Part 5 : 시테크를 활용하라!

 

시테크라는 말은 시간을 적절하게 활용하자는 의미 입니다. 영어 공부에서도 시테크가 필요합니다.

솔직히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에게 공부할 것은 많은데 시간은 없다는 불평이 절로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재능 시간이 한정된 상황에선 누가 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릅니다.


우선 저의 하루 일과를 말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새벽 4시에 기상, 밤 12시까지 빡빡하게 하루를 보내면서도 운동을 하면서 영어 뉴스를 본다든가 하는 식으로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곤 합니다.

결국은 시간을 얼마나 잘게 쪼개 쓰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활용이 가능한 것입니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게으른 자들이 하는 공통적인 말입니다.

얼마전에 아침형 인간이 한창 유행하는 것 같은데 전 오히려 새벽형 인간이 되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남보다 일찍 일어나 조금씩 더 공부하면 나중에는 무서울 정도로 가속도가 붙습니다.

전 젊은이들이 하루 네 시간이상 잠을 자는 것은 낭비라고 봅니다. 제가 토요 특강을 만들고 토요일 새벽 7시 무료영화상영 프로그램을 만든 것은 바로 시간을 잘 활용해보라는 의미 때문입니다.

시간이 없다는 여러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팁이 하나 더 있다면 그것은 자투리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읽기와 쓰기는 자투리시간에 하기 힘들지만 테이프 청취 등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저는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라는 노랫말이 정말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미리 공부를 해둔 만큼 말년이 편하다는 것은 영어뿐 만이 아니고 모든 상황에서 적용되는 인생의 법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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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을 즐겨라


우리가 어떤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노라고 굳게 결심한 이후 우리의 발길을 가장 방해하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부자가 되고자 마음 굳게 먹었음에도 그 굳은 결심을 산산 조각 깨뜨려 버리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그것은 외로움이다. 외로움은 그 어떤 목표이든 간에 목표를 달성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수없이 겪었을 통과의례이다.

혼자서 노력하는 과정 중에 창밖에 비치는 찬란한 햇빛, 하얗게 쌓인 눈, 후두둑 떨어지는 소나기, 그런 것들을 배경으로 하여 때없이 밀려드는 외로움, 보고싶은 얼굴 등등이 스스로를 외롭게 하고 이어서“내가 도대체 꼭 이렇게 까지 하며 살아야 하나?” 하는 회의감 마저 불러 일으킨다는 것을 나는 경험으로 안다. 그래서 나는 장담한다. 만일 당신이 어떤 목표를 향하여 정진하는 과정을 이미 시작하였거나 시작하려고 한다면 이제 곧 문득 문득 외로워질 것임을.

아, 하지만 명심해라. 이해인 수녀 마저도 이렇게 시를 읊고 있다는 것을. “누구 하나 내 고독의 술잔에 눈물 한 방울 채워 주지 않거늘. … 매일 아침 오늘도 살아있음에 감사하거늘, 그래도 외로운거야 욕심이겠지. 그런 외로움도, 그런 쓸쓸함도 없다는 건 내 욕심이겠지.”( “존재 그 쓸쓸한 자리”에서 인용 ).

그러므로 이제는 고독과 외로움을 친구로 삼아라. 정호승 시인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도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다고? 그 기분,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전혜린("이 모든 괴로움을 또 다시”) 처럼 “가끔 몹시도 피곤할 때면, 기대서 울고 위로 받을 한 사람이 갖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당신이 외로움에 징징거리며 질질 짠다면, 적어도 당신이 꿈꾸는 어떤 목표는 이미 물 건너 간 것임을 알아라.

당신이 외롭게 살고자 할 때 제일 방해가 되는 것은 놀랍게도 친구들이다. 친구들은 당신의 옛 생활을 알기에 “새삼스레 너 답지 않게 왜 그러냐” 하면서 발목을 붙잡는다. 부자가 되려면 외로움을 이겨내야 한다. 친구는 당신에게 부자가 될 기회를 주지 못한다. 오히려 웃고 떠들며 이른 바 정을 쌓으면서 부자가 될 시간만 빼앗아간다. 그러므로 몇 년간만이라도 만나지 말고 외롭게 노력하라. 정 친구들이 그리우면 이 메일을 보내라. 글 솜씨도 좋아진다.

외로움은 언제나 고통을 수반한다. 고대 희랍인들은 파테마타 마테마타 pathemata mathemata 라는 말을 하곤 했다는데 고통으로부터 배운다는 뜻이다. 외로움의 고통을 즐겨라. 그 고통 없이 부자가 되는 테크닉을 나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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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찬 모임, 등산, 어학 공부…. 꼭두새벽에 기상하는 우리나라 CEO들의 아침이 분주하다. 이들은 근무시간 동안은 회사에 헌신하고 새벽과 아침시간을 최고경영자인 자신에게 쏟아붓는다. 우리나라 대표급 ‘아침형 CEO’, 그들의 새벽 풍경을 통해 성공의 비밀을 알아본다.


월간중앙지난 5월 말, 삼성경제연구소가 주최하는 ‘SERI CEO 조찬 세미나’에 강사로 초대된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입이 딱 벌어졌다. 연단에 선 슈미트의 앞에는 오전 7시 반이라는 이른 시간임에도 800여 명의 인파가 강연장을 메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참석자들은 한국 재계에서 알아주는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오너들이었다.

“놀랍다. 이것은 한국 경영인들만의 독특한 문화인 듯하다. 이들이 강의 후 나에게 던진 질문은 하나하나가 날카롭고 예리했다. 경영자가 이렇게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바로 한국경제의 원동력인 듯하다.”

슈미트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지난 7월27일 ‘SERI CEO 조찬 세미나’가 열린 호텔의 연회장. 아침 7시 반이라는 꽤 이른 시간인데도 초로의 기업인들이 연회장에 빼곡히 들어서 있다. 그 사이 사이에 신문 경제면 기사에서나 볼 수 있는 얼굴들이 즐비하다. 삼성석유화학의 허태학 사장, 신세계 석강 대표, 동부화재 김순환 사장, GS홈쇼핑 허태수 회장 등 우리나라에서 가장 바쁜 하루를 보내는 이들이 지각 한 번 하는 법 없이 조찬시간을 칼같이 지키며, 더러는 오전 6시 반부터 와 앉아 있기도 한다.

7시 반부터 8시까지 간단하게 조찬을 먹고 8시부터 강의가 시작된다. 이번 강의의 주제는 ‘인터넷 세상의변화를 읽는 7대 키워드’다. 웹 2.0 시대에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 회사 부근 헬스클럽 러닝머신에서 달리고 있는 구자준 LIG손해보험 부회장. 마라톤 대회에 자주 참가하는 구 부회장은 아침마다 달리기 연습을 한다.

이른 아침인데다 나이가 지극한 이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질 주제임에도 참석한 경영인 중 조는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고3 수험생의 교실처럼 조용한 가운데 가끔 노트에 강의 내용을 ‘사각사각’ 메모하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우리나라 경영자들을 지켜보면서 참 많이 놀랐습니다. 그렇다고 여기 참석하시는 분들께서 전날 일찍 주무시는 것도 아니에요. 밤에는 또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많은 기업인들끼리 모이는 ‘밤 모임’이 잡혀 있죠.”

‘SERI CEO 조찬 세미나’ 주최를 맡은 이용규 팀장의 말은 다시 이렇게 이어진다.

“밤에 있었던 모임이 거의 자정이 다 돼 끝나는데도 다음날 새벽이면 말끔한 모습으로 조찬모임에 또 나와 계시는 모습에서 ‘역시 최고경영자는 다르구나’ 하고 느꼈죠.”

습관처럼 일찍 일어나는 CEO들

오전 6시. 서울 워커힐 호텔 피트니스 센터에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50대 남자가 러닝머신 위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운동이 끝나면 사우나에서 몸을 풀고 개운하게 샤워한 뒤 회사로 출근한다. 시계는 아직 근무 시작 1시간 전을 가리키고 있다. 남자는 조간신문을 살펴보거나 못 다 읽은 책을 펼쳐 든다. 사무실에 제일 일찍 출근한 그는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다.

좋은 자동차일수록 아침 일찍 회사로 향한다. 한국에서 가장 바쁜 CEO들이 새벽 운동은 절대 거르지 않는다. 하루 24시간을 남보다 더 길게 쓰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는 기업인들, 그들의 아침은 누구보다 길고 활기차다.

사람들은 최고경영자의 부지런한 모습에 감탄할지 모르지만 한 기업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일찍 일어난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지 모른다.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무장했기에 오늘날의 자신이 있는 것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이제는 습관이 되어 누가 깨우지 않아도 저절로 일어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재계를 좌지우지하는 재벌 가문 출신의 오너 경영인이 매일 새벽 이슬을 맞으면 출근한다는 일화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대표적인 재계 ‘새벽형 인간’인 현대자동차의 정몽구 회장은 오전 5시에 일어나 6시 반까지는 서울 양재동 사옥으로 출근한다. 7시 반에 중역회의를 열기도 해 임직원들도 덩달아 아침형 인생이다. 정 회장은 평소 “아침에 집중력이 높아지고 두뇌 회전이 활발해진다”고 주장한다. 그가 중요한 사안에 대해 토론하거나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간도 역시 아침시간이다.

정 회장의 생활습관은 ‘왕회장’에게 물려받은 것이다. 고 정주영 회장은 생전에 늘 오전 4시에 일어났고 오전 5시에 아들들을 모아 놓고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시간에 늦은 자식에게 호되게 야단을 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처럼 ‘근면과 성실’을 평생 신조로 삼고 몸소 자식들 앞에서 실천해 보인 왕회장 덕분에 정 회장도 일찍 기상하는 습관이 몸에 뱄다.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인 기아자동차 정의선 회장도 오전 6시 반이면 출근하고, 이르면 오전 8시에 임원회의를 할 때도 있다.

GS그룹의 허창수 회장도 빼놓을 수 없는 ‘아침형 오너’다. 오전 5시에 일어나 매일 헬스장에서 1시간가량 조깅을 한다. 격한 운동보다 가벼운 조깅과 걷기를 좋아하고, 자주 산을 찾아 등산도 즐긴다. 허 회장은 운동사랑을 전파하는 차원에서 임직원들에게 만보기를 선물하기도 했다고. 그는 독서도 좋아해 아침 시간에 전날 읽은 책의 내용을 정리하는 습관도 가지고 있다.

김쌍수 LG그룹 부회장은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이 돌풍을 일으킨 2003년, 임직원에게 이 책을 언급하며 적극 추천했다. 당시 김 부회장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 책을 추천도서로 올려놓고 책을 직원들에게 나눠 주는 행사까지 벌였다. 김 부회장 자신부터 오전 5시 반에 일어나지 않으면 몸이 쑤시는 경우다. 그는 “아침시간이 하루를 좌우하고, 그런 하루가 모여 삶을 만든다”며 아침시간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잠이 쏟아지면 이겨내지 못하는 ‘잠보형 인간’이 180도 변해 새벽형으로 변신한 경우도 있다. KT의 남중수 사장은 학창시절 자명종 몇 개를 맞춰 두고 자도 일어나지 못했다. 미국유학 시절 조교로 일할 때 아침 시험에 감독으로 가야 했는데 늦잠을 자느라 제 시간에 가지 못해 교수에게 혼이 난 경험도 있을 정도다.

경영인의 아침에 숨겨진 성공의 비밀

그랬던 그가 CEO가 된 후 완전히 변했다. 외부에서 강연할 때마다 남 사장은 “오다 노부나가는 매일 오전 4시쯤 가장 빠른 말을 타고 성문을 나가 왕복 40리를 달리며 전략을 짰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남 사장은 이르면 오전 4시 반에 출근길에 나선다. ‘창조적 마인드’로 유명한 그답게 매일 규칙적으로 생활하기보다 아침시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는 밀린 결재를 아침에 해치우고 근무시간에는 더 생산적인 일을 한다. 운동 등 자신만의 취미에 빠져들기도 한다.




▶ 삼성 SDS 김인 사장, KT 남중수 사장, (주)신원 박성철 회장,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

“방해 받지 않고 자신만의 계획을 짜거나 구상하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남 사장이 아침형으로 전향한 이유다.

매일 오전 5시, 신세계 구학서 부회장은 이슬 머금어 젖은 산길을 혼자 묵묵히 오른다. 귀에는 1980년대를 풍미한 전설의 록 밴드 ‘퀸’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MP3 플레이어 이어폰이 꽂혀 있다. 요절한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따라 머릿속에는 오늘 해야 할 일의 계획이 점점 채워진다.

이렇게 등산 애호가인 구 부회장은 특별히 새벽 등산을 즐긴다. 스스로 산책과 등산에 중독됐다고 말하는 그는 “소나기가 와도 산책을 해야 하루의 시작이 개운하다”고 말한다. 등산이 끝나면 자택의 정원을 손질한다. 사무실 도착은 7시 반쯤. 이후 이메일을 점검하고 신문 내용을 살핀다.

격식을 차리지 않고 누구나 편안하게 대하는 것으로 유명한 구 부회장이지만 아침시간에 관해서는 엄격하다. “일찍 일어나야 맑은 정신으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아침에 잠도 덜 깬 모습으로 출근하는 사람은 직장인으로서 기본이 안 돼 있다고 본다”는 것이 그의 말.

왜 CEO들은 아침시간을 귀하게 여길까? 사실 그 동안 아침형 인간 열풍에 대한 ‘역풍’으로 ‘올빼미형 인간이 아침형 되려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주장도 숱하게 나왔다. 자신의 체질과 상관없이 트렌드를 좇아 아침형이 되려다 보면 몸이 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CEO들을 만나 아침 기상시간을 물었을 때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나는 체질이 영…” 하며 말끝을 흐리는 사람도 가끔 볼 수 있었다. 모든 경영자가 일찍 일어나는 것은 아닌 듯하다.

그러나 대세를 보면 CEO라는 직업군은 역시 아침형과 가깝다. 밤 늦게까지 일하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사람은 대체로 예술가적 기질의 사람이다. 밤에는 사람이 이성보다 감성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밤을 지새워 쓴 연애편지를 아침에 읽어 보면 감상에 푹 빠진 졸렬한 글귀였다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아침은 이와 반대로 이성과 논리가 살아 움직이는 시간이다. 기업을 경영하며 잇속에 밝아야 하는 CEO들에게는 일의 능률을 올릴 수 있는 귀한 시간인 것이다. 경영자로서 황금과도 같은 아침시간의 가치를 안다면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최근 세계 상위 1% 부자들의 비밀을 알려 준다는 라는 책이 서점가에서 대인기다. 굳이 책을 사 볼 필요 없이 이들 최고경영자의 아침생활을 들여다보면 그들이 지금껏 이룬 성공의 비밀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성공적 경영인으로 평가 받는 ‘회장님’과 ‘사장님’ 중에서는 ‘빠른 기상은 부지런함으로, 부지런함은 성공으로 직결된다’고 말하며 아침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가 많다.




▶ (좌)다음커뮤니케이션 석종훈 대표, (우)하이원리조트 조기송 대표

신앙생활·등산·조찬모임… CEO의 새벽 풍경

삼성SDS의 김인 사장은 삼성그룹 내에서 가장 부지런하다고 소문난 CEO다. 보통 오전 6시 이전에 일어나는데 “아침 일찍 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가던 것이 습관이 된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6시 반부터 1시간 동안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한다. 그것도 모자라 출근 때는 25층에 있는 집무실까지 걸어서 올라간다.

집무실에 들어선 후부터 9시 근무시간까지도 여전히 분주하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조간신문을 펼친다. 매일 8개의 신문을 빼놓지 않고 본다. 월요일에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CEO의 월요편지’를 작성한다. 이메일로 직원들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경영철학과 회사의 비전을 전한 지 벌써 4년째다.

최고경영자가 직원들에게 직접 편지를 써 보낸다는 점에서 ‘월요편지’는 화제가 됐었다.

“똑같은 24시간이지만 먼저 시작하면 그만큼 하루가 길어지고 의미 있게 쓸 수 있다.”

아침에 신앙생활과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신앙생활로 하루를 시작하는 경영인으로 (주)신원의 박성철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새벽형 인간’이라는 명칭은 그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다. 박 회장이 일어나는 시간은 무려 오전 3시 반.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것은 새벽 예배로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서라고. 교회의 새벽기도회와 예배가 보통 오전 5시쯤 시작하기 때문에 늦어도 오전 4시에는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이 이렇게 일찍 기상할 수 있는 것에는 평소의 건강한 생활습관이 도움이 됐다.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다. 꾸준한 운동도 일찍 일어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박 회장이 밝힌 ‘새벽 기상’ 비법이다.

아침마다 신앙활동을 하며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것이 벌써 30년째. 이제는 당연한 하루 일과여서 일찍 일어나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매일 중차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최고경영자들은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조용한 아침, 명상이나 신앙생활을 하며 마음의 평안을 찾는 것은 몸건강보다 훨씬 중요한 ‘마음건강’을 되찾아 줄 수 있다.

정보기술(IT)업계의 ‘걷기 마니아’로 꼽히는 석종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는 기상 후 가벼운 산책을 하며 하루 업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다. 제주도에서 근무하는 석 대표는 “서울과 다른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즐겁다”고 밝혔다.

석 대표는 기자생활을 하던 시절부터 습관적으로 오전 5시에 일어난다. 그의 아침에 숨겨진 비밀은 ‘인맥 쌓기’. 기자로 일하던 당시 아침 일찍 일어나 조찬모임 등에 부지런히 참석하며 인맥을 만든 것이 사회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아침 일찍 일어나 사람들을 만나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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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만나는 일은 저녁과 밤에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인데, 사실 아침에 만나는 것이 장점은 더 많다. 밤에 만나면 주변 사람들에 의해 억지로라도 폭음하게 되고 다음날 출근에 지장이 생기기도 한다. 아침에 갖는 만남은 시간이 한정돼 있으므로 절제력이 생긴다. 그만큼 시간을 알뜰하게 쓸 수 있다.

독서를 즐기는 석 대표는 집중력이 올라가는 아침시간에 비즈니스 관련 서적과 인문학 책을 읽는다. 창의적 발상도 이 시간에 주로 이뤄진다. ‘아고라’ ‘미디어다음’ 등 서비스 브랜드의 이름도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능률을 올리기 위해 회의 등의 업무도 아예 아침시간에 집중시킨다.

최근 CEO와 오너 경영인 중 등산에 푹 빠진 사람이 많다. 한 경영 전문지는 “100대 기업 대표 중 19명이 ‘등산을 즐긴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손복조 대우증권 대표, 김진수 CJ 사장, 박세흠 대한주택공사 사장이 재계의 대표적 등산가다. 넓고 멀리 보면서 정상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인고의 발걸음을 옮기는 과정이 경영자의 삶과 닮았기 때문이라고.

“1분 1초도 허술하게 쓸 수 없다”

한미파슨스의 김종훈 사장도 등산 애호가다. 지난 겨울에는 두 달간 설악산에서 칩거했을 정도다. 대학 때는 도봉산 암벽을 등반하다 허리를 심하게 다친 적도 있다. 김 사장은 아침시간의 힘을 절대적으로 신봉한다. “효율적인 아침시간 활용이 인생의 성공을 보장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아침을 지배하는 사람이 하루를 지배하고 결국 인생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

이런 신념을 지니고 사는 김 사장의 평소 기상시간은 오전 4시 반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물 한 컵을 마신 후 가벼운 스트레칭과 명상을 한다. 출근 후에는 혼자 사무실에서 책을 읽거나 업무 계획을 세운다. 9시까지는 보고나 전화도 받지 않는다. 집중력 높은 아침시간에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침시간을 충실하게 보내는 것은 단순한 시간관리가 아니라 삶에 대한 자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김 사장의 지론.

대우조선해양의 남상태 사장에게도 아침시간에 대한 자기만의 철학이 있다. 남 사장은 오전 5시에 일어나 회사 근처 피트니스 센터에서 1시간 반씩 강도 높은 운동을 한다. 매일 5km 이상 달린다. 쉰일곱, 적지 않은 나이에도 매일 운동을 거르지 않는 것은 ‘내 몸은 나 혼자만의 몸이 아니다’라는 그의 평소 생각 때문이다.

“사장직은 2만7,000명에 달하는 회사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자리다. 건강을 지키는 것은 그들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CEO로서 어떤 순간에도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아침시간 운동을 꼭 챙긴다는 것이다. 사장직의 무게가 새삼 느껴지는 말이다.

남상태 사장은 아침형 CEO 중에서도 활동의 폭이 넓은 편이다. 경제협회나 경제연구소가 주최하는 조찬 모임에도 여러 곳에 회원으로 가입해 매주 1~2회씩 참석한다. 석학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교환하다 보면 사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 생겨 회사 경영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옥포 공장으로 출근하는 날이면 아침 일찍 직원들과 함께 조선소 내 작업장을 청소한다. 현장 직원과의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아침시간을 즐기는 CEO들의 공통점은 이른 새벽의 조용함과 고요함 속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하이원리조트 조기송 대표도 그렇다. “아침시간은 균형이 깨지기 전의 고요함과도 같다. 이 시간에는 정리된 생각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제는 습관이 돼 어렵지 않게 오전 5시에 일어난다는 그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 후 아침식사를 먹는다. 자신이 직접 부엌에서 식사 준비를 하기도 한다고. 회사에 일찍 도착해 조 대표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메일 점검이다. 근무시간 전까지 사무실에서 간단한 맨손체조를 하거나 회사 체력단련 시설을 이용하기도 하는 등 아침 내내 몸을 부지런히 움직인다.

일찍 일어났다고 해서 1분 1초도 허술하게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 조 대표의 생각이다. 5시부터 근무시간 전까지의 시간을 분 단위로 나눠 계획을 세우고, 늘 그 계획대로 규칙적인 시간을 보낸다. 조 대표는 자신의 빠른 기상이 ‘11시 이전 취침’과 ‘규칙적인 운동’ 덕분이라고 밝혔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윤은기 총장은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며 수많은 CEO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도 CEO들을 위한 조찬모임을 주최하기 때문에 그들이 아침생활에 얼마나 충실한지 누구보다 절감한다고 전했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최고경영자가 이렇게 부지런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윤 총장은 “한국 CEO들이 아침을 사랑하는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근면과 성실, 꾸준한 노력의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경영인들은 새마을운동이 강조하는 근면 정신을 철저히 교육받았고 ‘한강의 기적’을 두 눈으로 목격한 세대다. 처음 사회에 진출했던 신입사원 시절부터 새벽같이 출근하며 인생을 회사에 바치다시피 일했다. 당대의 사회적 분위기가 이들의 아침 습관을 만들어 준 것이다.




▶ (좌)신세계 구학서 부회장, (우)한미파슨스 김종훈 사장

무작정 ‘아침형’은 건강 해칠 수도

또 일찍 일어나면 하루를 길게 쓴다는 장점도 있지만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더 의미가 크다고 윤 총장은 말한다.

“최근 CEO들은 ‘스피드 경영’을 추구한다. 미개발된 ‘블루오션’이 있다고 하면 먼저 가서 그 과실을 따먹어야 한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선점효과를 누리기 위해 상징적으로라도 CEO들이 일찍 일어나 남보
다 빨리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최근 경영인을 중심으로 한 조찬모임이 활발하게 조직되는 것은 경영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지식에 목말라 하기 때문이라고. 학력과잉사회답게 석·박사 학위를 획득한 경영인이 많지만 정작 적용할 만한 지식은 없다고 느낀 탓이다.

“CEO는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학자와 달리 ‘Fast Runner’ 지식인이다. 이들이 새벽을 틈타 비슷한 위치의 경영자와 만나는 것은 정보 교류는 물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윤 총장은 아침생활을 위해 몸을 혹사하다가는 건강이 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통 밤 늦게까지 공적·사적 모임에 참가하기 때문에 아침에 무리해 일어나다 보면 휴식을 취할 시간이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고려대 의대 수면장애클리닉의 이헌정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사람마다 적절한 수면시간이 정해져 있다. 하루에 4시간만 자도 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 9시간은 자야 하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의 잠을 자지 못해 만성적인 수면부족 상태다. 항상 바쁘게 지내는 CEO들은 더 심할 것이다.”

이 교수는 잠을 줄여 가며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면 ‘Sleep debt(슬립 데트)’, 즉 ‘잠 빚’을 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스트레스가 쌓이고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등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주말 아침에 평소보다 1시간 이상 늦게 일어난다면 몸이 ‘잠 빚’을 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즉, 아침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체 생활의 리듬을 바꿔야 한다. 오랫동안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계속한 CEO들은 이런 이치를 알고 수면시간만큼은 채우려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실제로 많은 CEO가 밤에는 일을 하지 못하거나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한이 있어도 일찍 잠자리에 든다고 대답했다. 시간을 효과적·경제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어온 자신만의 생활 패턴이 이들의 성공 비밀인 셈이다.


‘사람과 이미지’의 배국남 대표가 CEO에게 제안하는 아침 습관
“아침 1시간 투자에 CEO가 바뀐다”

오전에 회의나 강연이 있다면… + 아침에는 누구나 목이 잠겨 있게 마련이다. 아침에 회의나 강연 등 말을 많이 하는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면 목을 틔우는 연습이 필요하다. 잡지나 신문을 들고 큰소리로 읽어라. 발음 연습에도 도움이 되고 입 주변 근육을 이완시켜 준다.

내성적이거나 차가운 인상을 가진 CEO의 경우 + 원래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부하 직원과 친해지는 것을 어려워하는 CEO가 생각보다 많다. 그런가 하면 너무 차가워 보이는 인상 때문에 직원들이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회사로 향하기 전에 집에서 거울을 보고 딱 10분만 웃는 연습을 하라. 미소 짓는 얼굴에도 연습이 필요한 법. 노력하면 인상도 바꿀 수 있다. 자신 있게 활짝 웃어보자.

아침마다 몸이 찌뿌드드하다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침대에서 스트레칭을 하라. 특히 배가 나오기 쉬운 40~60대 CEO들은 복부 스트레칭을 해주면 좋다. 점심을 먹고 나서 오후 내내 배가 더부룩한 느낌을 갖는 사람이 많다. 복부 스트레칭은 내장기관을 자극해 소화 기능을 높여준다.

우울한 기분에 시달린다면… + 과도한 업무에 치이며 많은 책임을 지고 살아가는 CEO들은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부정적 생각만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아침마다 명상을 시작해보자. 잠깐이라도 눈을 감고 조용한 상태에서 자신을 쉬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짧은 명상이 의외로 많은 도움이 된다.




<월간중앙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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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읽은 글인데

 

미국의 월스트리트에서는 자동차가 고급일수록 더 빨리 회사에 출근 한다고 합니다.

 

빨리 출근해서 자기 시간을 만든다는 이야기인데요.

 

부지런해야 성공한다는 이야기가 사실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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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죽기 전에 꼭 경험하고 싶은 일 스물 다섯 가지를 적어 보아라.
    그 목록이 적힌 종이를 지갑 속에 넣어 다니다가 가끔씩 꺼내 보아라.

2. 침대 곁의 탁자에 항상 메모 수첩과 연필을 놓아 두어라.
    백만불짜리 아이디어는 가끔씩 새벽 3시에 떠오르는 수가 있으니까.

3. 아무리 시시해 보여도 먹고 살기 위해서 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존경심을 가져라.
    한 주일에 한 끼씩은 식사를 거르고 그 만큼을 거리의 거지들한테 주어라. 

4. 길가에 역사적인 표식이 있을 때는 차를 멈추고서 잘 읽어 보아라.

5. 집에 들어올 때는 지갑과 자동차 키를 같은 곳에 두도록 하여라.

6. 오직 편의를 위해서만 신용 카드를 사용하여라. 외상을 위해 사용해서는 안된다.

7. 사람이 너무 가벼워지지 않도록 하여라. 대신 격식없이 재빨리 말하는 법을 배우도록 하여라.

8. 옛날 신문지와 빈 병, 빈 깡통 따위의 폐품을 다시 활용하여라.

9. 사소한 것을 분간해 내는 방법을 배우도록 하여라.그리고 나서는 무시해 버려라.

10. 아이들을 사랑하되 네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도록 하여라.







11. 피곤해 보인다거나 기운이 없어 보인다거나 하는 말은 하지 말아라.

12. 원하는 것을 얻으려 열심히 일을 한 다음에는 그 일의 결과를 즐기는 시간을 갖도록 하여라.

13. 자신의 태도는 자신이 정하여라. 다른 사람이 너를 위해서 너 대신 정해주기를 바라서는 안된다.

14. 네가 무엇을 지지하고 무엇을 지지하지 않는가를 사람들이 알게 하여라

15. 네가 만나는 모든 사람은 네가 모르는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
      그러니 그들한테서 배우도록 하여라.

16. 너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말에 일일이 대꾸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라. 

17. 사장에게 네 최선을 보여 주어라. 그것이야말로 네가 할 수 있는 최상의 투자이다.

18. 아이들에게 최고의 것을 사 줄 수 없다고 고민하지 말아라.
      너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이면 된다.

19. 설령 어떻게 하다 가끔씩 틀리는 일이 있더라도 자신을 가지고 밀고 나가거라.

20. 정말로 엄청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남이 말리더라도 신경을 쓰지 말아라.







21. 성공적인 결혼은 우선 알맞는 사람을 찾아내고,
      그 다음으로 내가 알맞은 사람이 되는데 있음을 명심하여라.

22. 가구와 옷을 5년 이상 써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네가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으로 사거라.

23. 좋은 일꾼들에게 "회사로선 자네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겠네' 라고 말할 기회를 놓치지
      말아라.

24. 목표에 항상 의문을 가져라. "이것이 과연 내 삶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까?"

25. 옛날 사진들을 한번 훑어 보아라. 거기서 열 장을 골라내서 주방에 붙여 두어라.

26. 한 달에 한 번씩 사진을 바꿔보아라.

27. 큰 문제를 잘 지켜 보아라. 그것은 큰 기회를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28. 네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라면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라.
      큰 꿈을 가진 사람이 이런 저런 현실을 잔뜩 가진 사람보다 훨씬 더 강하다.

29. 겸손하여라. 네가 태어나기 전에도 이미 많은 것이 성취되었다.

30. 네 아이들에게 다른 어른들이 자기들을 칭찬하는 말을 슬쩍 엿듣도록 해주어라.


31. 아이들의 마음 속에 좋은 이미지가 형성되도록 열심히 일을 하여라.
      그것이야말로 자녀들의 성공을 위해서 네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32. 참석 여부를 묻는 초청장에는 즉시 회답을 보내라.
      전화번호가 있으면 전화로 하고, 없으면 서신으로 답을 하여라.

33. 약속 시간을 잘 지키고 상대방에게도 약속 시간을 잘 지킬 것을 요구하여라.

34. 집을 장만할 때는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라. 
      그 세가지는 첫 째도 둘 째도 셋 째도 위치이다.

35.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실행에 옮기는 것을 늦추지 말아라.
      성공은 처음으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에게 찾아 온다. 

36. 많이 웃어라. 훌륭한 유머 감각은 인생사의 많은 질병을 썩 잘 치료해 주기 때문이다.

37. 아무 힘이 없는 새나 짐승을 잡는 것 말고 남성다움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도록
      하여라. 

38. 30분 일찍 일어나도록 하여라. 1년만 해 보아라.
     그러면 일곱 날 반이나 깨어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39. 네가 아는 사람들에 관한 좋은 소식이 실린 신문 기사를 오려서
     축하인사와 함께 그들에게 보내 주도록 하여라.

40. 항상 아름다운 것을 보도록 하여라. 
      그것이 설령 사이다 병에 꽂힌 흔해 빠진 팬지꽃일지라도 말이다.


41. 아침에 직장에 도착하면, 다른 사람의 하루를 축복해 주는 인사부터 시작하도록 하여라.  

42. 연인에게 꽃다발을 보내거라. 보내는 이유는 나중에 생각하고 

43. 부모님들의 웃음 소리를 녹음해 두어라.  

44. 모진 마음을 먹고 일에 임하되 부드러운 가슴을 잃지 않도록 하여라.  

45. 매일같이 가족들에게 너의 애정을 "사랑한다"는 말과 등을 토닥여 주는 행동,
      그리고 깊고 넉넉한 생각으로 보여 주어라.  

46. 여유가 있든지 없든지간에 가족 여행을 다녀 오너라.
      그 기억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을 만큼 값진 것이기 때문이다.  

47. "누가" 옳은지를 따지느라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무엇이" 옳은지를
      결정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하여라.  

48. 매일 결혼 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작은 방안을 찾아 보아라.  

49. 매일 하고 있는 일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작은 방안을 찾아 보아라. 

50. 딱딱한 업무복을 입을수록 안에다가는 대담한 옷을 받쳐 입어라.  


51. 네 평판을 잘 관리하여라. 그것이야말로 네 가장 귀중한 자신이다.  

52. 마음을 열어 놓고, 융통성을 갖고, 호기심을 가져라. 

53. 사랑이 깨졌을 때는 그저 "모든 것이 내 잘못이었어." 라고만 이야기 하여라.  

54. 행복은 재산이나 권력, 특권 등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네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과 네가 맺고 있는 관계에 달려 있음을 이해 하도록 하여라.  

55. 구두와 벨트와 넥타이는 비싼 것으로 사되 바겐 세일로 사거라.  

56. 너와 아내가 의견이 서로 맞지 않을 때는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먼저 사과를 하여라.
      "기분을 상하게 해서 미안해. 용서해 주는 거지?" 이것이 마력을 지닌 치료약이다.  

57. 사람들에게 이건 이래야 되고 저건 저래야 된다고 말하지 말아라.  
      그 대신에 여기 필요한 것은 이것이고 저기 필요한 것은 저것이라고 말해 주어라.  
      그러면 사람들은 너의 창조적인 해결책에 혀를 내두르게 될 것이다.  

58. "고맙습니다."를 많이 많이 하여라.  

59. 너의 가치관과 잘 맞는 일자리를 고르도록 하여라.  

60. 언제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지를 알아라.


61. 시계를 한 5분 정도 빠르게 맞춰 두어라.  

62. 화가 났을 때는 절대로 행동을 취하지 말아라.  

63. 누구에게든 술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이지 말아라.  

64.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그냥 보내 버리지 말아라.  

65. 살아있는 모든 것에 존경심을 가져라.  

66. 사람들을 볼 때는 눈을 똑바로 쳐다 보아라.  

67. 일년에 한 번쯤은 떠오르는 해를 지켜 보아라.  

68. 악수는 힘있게 하여라.  

69. 매일 매일 세 사람을 칭찬하여라.  

70. 가장 좋아하는 책을 다시 읽어 보아라. 


71. 사이다라도 한 병 사서 구멍가게를 도와 주어라.  

72. 매일 가장 좋아하는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하여라.  

73. 모임에 참가할 때는 항상 앞자리에 앉아라.  

74. 기쁨을 미루어 두지 말아라.  

75. 가끔씩 경치가 좋은 명승지를 답사해 보아라.  

76. 오래된 우정에 다시 불을 붙여 보아라.  

77. 네 소유물들이 너를 소유하게 내버려 두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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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 대장(43·골드윈코리아 이사, 동국대 산악부 OB)은 지난 4월 30일(한국시간 5월 1일) 걸어서 53일 만에 북위 90도에 도달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산악그랜드 슬램이란 쾌거를 달성했다. 그랜드슬램은 히말라야 8000m급 14개 거봉 완등.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 3극점 도보탐험 성공을 일컫는 말.

아담과 이브를 비롯, 인류 역사상 그 누구도 이뤄내지 못한 일을 대한민국의 40대 아저씨인 박 대장이 해냈다. 이상기온으로 점점 빙하가 녹아 어쩌면 그랜드슬램 달성은 그가 최초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있어 그의 쾌거는 더욱 빛난다.

영하 50도까지 떨어지는 혹한, 날카로운 빙탑, 얼음이 갈라지며 드러난 바다, 눈을 뜰 수 없이 강하게 불어대는 칼바람, 한치 앞도 파악할 수 없게 시야를 가리는 안개,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북극곰, 동상으로 찢어질 듯 에는 손과 발, 식량과 장비 등 100㎏이 넘는 무거운 눈썰매를 끌고 하루도 쉬지 않고 800㎞를 걸어 그는 북위 90도에 태극기를 힘차게 꽂았다. 지도상 거리는 800㎞지만 몇 번씩 미끄러지고 돌아섰던 것을 계산하면 2000㎞는 걸었을 거란다. 상상을 초월한 최악의 조건에서 그는 홍성택·오희준·정찬일, 3명의 대원들과 함께 쾌거를 이뤘고 세계 탐험사를 새로 썼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후 찍은 사진에는 추위에 퉁퉁부은 얼굴에 고드름 달린 수염, 털모자 등 에스키모 영감 같았는데 직접 만나본 이 영웅은 웨이브진 긴 머리에 날렵한(?) 몸매여서 마치 뮤지션 같았다. 북극 원정으로 체중이 13㎏가 빠졌단다.

몇 걸음도 걷기 귀찮아 택시를 타고, 조금만 춥거나 더워도 에어컨이나 히터를 틀고, 손가락으로 리모콘만 까딱대는 귀차니스트들. 항상 ‘어떻게 하면 쉽고 편하게 사나’만 궁리하고 심지어 ‘알라딘의 램프’에 나오는 지니 같은 요정이 나타나 무엇이든 해결해주기만 바라는 게으른 종족들에겐 목숨 걸고 이뤄낸 그의 위대한 업적이 때론 ‘사서 하는 고생’이나 가학적인(?) 고행 같다.

“탐험은 제 존재이유니까요. 때론 울기도 하고 너무 힘들어 욕이 절로 나오지만 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 목표를 세워 그걸 이뤄낸다는 쾌감은 말로 설명 못해요.”




6남매 중 장남인 그는 어릴 때 칭찬받은 기억이 없단다. 서울 남산 근처에서 자란 그가 유일하게 칭찬을 받은 것이 “산을 잘타고 나무에 잘 기어오른다”였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사주신 ‘김찬삼의 세계일주’란 책은 그의 영혼을 흔들었다. 탐험가가 되고싶다는 생각에 그 책을 몇 번이나 읽었다. 고등학교 때 시청앞을 지나다 동국대 산악부가 히말라야 원정에 성공해 카퍼레이드를 하는 것을 보고 산악인으로 살기로 결심했다.

동국대 입학 후 그는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산악인으로 급성장했다. 폐가 터질듯한 고산증, 언제 만년설에 묻힐지도 모르는 눈사태, 체력의 극한까지 가는 탈진의 위험을 모두 극복하고 숱한 산을 올랐고 이젠 걸어서 북극까지 정복했다.
“극한 상황들은 예상을 하고 가기 때문에 두렵지 않아요. 죽음도 별로 겁나지 않아요. 어차피 목숨은 하나뿐이고 죽고사는 건 팔자라고 생각해요. 떨어져 죽을 팔자라면 히말라야에서가 아니라 자기방 침대에서 자다가도 떨어져 죽을 거예요.

가장 무서운 건 나 자신이죠. 나를 이기는 게 제일 힘들어요. 약해지려는 자신과 타협하는 순간, 모든 게 끝이에요. 이번에도 30일 남겨놓고 식량과 연료를 절반이나 버렸어요. 그러니 살려면 빨리빨리 갈 수밖에 없죠. 그동안의 모든 실패는 내가 나와 조금씩 타협하며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었어요. 이번 그랜드슬램 달성은 내가 나를 이겨냈고 대원들이 날 믿고 따르며 모두 함께 이뤄낸 일이라 더욱 기쁘고 자랑스러워요.”

역경지수가 높아야 성공한다

그 어느때보다 힘든 요즘이지만 우리의 몸과 마음이 유난히 나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하루에도 몇 명씩 성적이 떨어졌다고, 카드 빚을 못 갚았다고, 성형수술이 잘못 되었다고, 자식에게 폐가 되기 싫다고 초등학생부터 80 노인에 이르기까지 자살을 한다. 죽지는 않아도 가족과 사회를 원망하며 이 세상을 지옥으로 여기는 이들. 또 혹시라도 도전에 실패해 겪을 좌절과 고통을 두려워하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이가 얼마나 많은가.

박 대장이라고 성공의 달콤함만 맛보진 않았다. 숱한 실패를 경험했고 바로 눈앞에서 7명의 대원이 죽어가는 아픔을 겪었다. 당장 몇 초 후도 알 수 없는 변덕스러운 기후, 보급되지 않는 식량, 갑자기 떨어지는 체력이나 사고 등이 일상인 탐험의 세계에서 그는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도전했다.

“실패는 엄청난 공부고 최고의 스승이에요. 단 최선을 다한 실패여야죠. 어설픈 실패는 뭐가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거든요. 성공은 실패나 역경을 얼마나 잘 극복했냐에 달려 있고 그래야 더 큰 성취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어요.”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학자 폴 스톨츠는 ‘장애물을 기회로 전환시켜라’란 책에서 이제 IQ나 EQ보다 AQ(Adversity Quotient), 즉 역경지수가 높은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역경지수란 수많은 역경에도 굴복하지 않고 냉철한 현실인식과 합리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끝까지 도전해 목표를 성취하는 능력. 스톨츠 박사는 사람들을 역경에 포기하는 ‘퀴터’(Quitter), 대안 없이 안주하는 캠퍼(Camper), 그리고 모든 능력과 지혜로 기어코 시련을 정복하는 클라이머(Climber)로 분류했다. 클라이머는 자신만 역경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을 격려하고 북돋우면서 함께 정복하는 이들로 박영석 대장은 가장 대표적인 클라이머다.

26세 때부터 ‘대장’을 맡아 대원들을 이끌어온 그는 자기 손에 목숨을 맡겨놓은 대원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항상 최선을 다했다. 위기에도 당황치 않고 정확한 상황판단과 역할 지시는 물론이고, 북극까지 맥주와 과일을 꽁꽁 싸서 가져가 대원들의 생일축하 파티를 열어주는 자상함, 무엇보다 자기를 버려야 대장 자격이 있단다.
박 대장은 세계인들에게 “봐라, 한국인이 이렇게 위대하고 저력 있다”고 알렸다는 자부심도 크지만 정부에 대한 섭섭함도 감추지 않았다. 등반이나 탐험 역시 국력에 좌우되는데 산악인에 대한 지원이나 관심이 소홀하다는 것.

“외국에 가서 제 신분을 밝히면 금방 ‘Sir’라는 존칭을 써요.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힐라리 경도 양치기였지만 작위도 받고 영웅으로 존경받죠. 저야 복이 많아서 제가 근무하는 회사며 후원자들이 있지만 다른 산악인들은 그저 할 일 없어 산에 오르는 사람 취급받잖아요. 2년 전에 실패한 이유는 날씨 때문에 캐나다 측의 식량지원을 못받아서였는데 며칠 후 영국팀에는 전달을 해줬더라고요. 이번에 가서 물어보니 영국 정부에서 신경을 쓰고 지원을 해줬다더군요. 노벨상 타는 분야에만 지원할 게 아니죠.

IMF 이후에 주목받긴 했죠. 고통을 겪는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한다며 저같은 산악인들이 여기저기 많이 불려다니며 강의도 하고 그랬죠. 그런데 우리만 열심히 하면 뭐합니까.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연말이면 잘사는 동네의 아스팔트나 보도 블록은 다시 깐다고 뒤집잖아요. 그렇게 남은 돈 다 써야 내년 예산이 늘어난다면서요. 그 돈을 청소년가장, 독거노인들에게 쓰면 얼마나 좋아요. 수십 년 동안 반복되는 일인데 시민단체들은 왜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어요.”




역경지수만 높은 게 아니라 표현지수도 높은 박영석 대장. 그에게 그랜드슬램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세계지도를 펼쳐보면 아직도 못 가본 곳, 탐험하지 않은 곳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가슴이 뛴다. 그러면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음을 비우고 겸손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대자연을 상대로 하는 일이라 욕심을 부리면 사고가 나기 때문이다.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항상 죽음과 맞서야 하는 그에게 혹시 사주나 점은 봤냐고 물었다.

“한 번도 안 봤어요. 점은 나약하고 자신 없는 사람, 그리고 나쁜 일을 많이 하고 사고친 이들이나 보는 거죠. 전 늘 ‘인명은 재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자기최면을 거니까 앞일도 걱정 안 해요.”

얼마 전 본 점괘가 좋아 마냥 흐뭇해 있다가 금방 반성했다. 박영석 대장이 제트기가 아니라 한발한발 걸어 북극점에 도달했듯 기사 하나라도 착실히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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