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를 나름데로 열심히 살았다.
열심히 살았다는 것 보다는 더욱 더한 삶을 살려고 노력 했었다.
몸이 힘들고 적응이 아직 덜되고 정신적으로 안정이 안 되었지만
누구에게 푸념하고, 한박자 쉴 틈은 없었다.
부사수 생활 28일만에 선임계장의 호출이 떨어졌다.
두달이 흘러 갔지만 나에게는 그 보다한 몇달의 시간 이었고 길었던 시간들 이었다.
선임계장과 단 둘이 사무실에 앉게되었다.
"조교 ! 요즘생활은 어떤가 ? 그래 할 만한가 ?
처음엔 다 그런거라네. 몸이 힘들고 적응이 덜 되겠지만
열심히 만하면 되는 거라네.. 이곳은 남자라면 누구나 자신있게 할 수있는 끈끈한 정이 있는 곳이라네.. 이 정도도 견디지 못하고 참아 내지 못하면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것이야..."
"이곳은 부사수를 키울려고 하는 곳도 아니고, 제품만 납품하고 운전만 하는그런 곳 이 아니라네.. 영업을 배워야 한다네, 최고의 세일즈맨이 된 다는 것은 힘이 들겠지..
하지만 그 것을 이겨낸 자 만이 세상에 당당해 지는 거라네.
부사수는 3년을 해도 부사수일 뿐이다.
3년한 부사수보다 3 일을 해본 사수, 즉 세일즈맨이 나은것이야.
그래 너 ! 조교 너 안양일번가 지역을 맡아서 사수해 봐라"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소리인가?
1년이 넘은 부사수 고참도 얼마나 많은데 나보고 사수를 하란 말인가?
28일된 부사수 초보에게 이것이 맞는 이야기 라는 말인가?
뭘 알아야 면장을 해먹지...
무슨 기본이 되 있어야 도전을하지...
"너를 두달 가까이 지켜 보았다, 너라면 할 수있다.
처음 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다.
옆에서 가르쳐주고 너의 그 의지 하나면 넌 분명히 할수있다.
기회는 자주 오지않는다. 내가 맡아 주었으면 한다. 네가 맡거라 ! "
고개를 숙이고 몇 분간을 아무 말없이 앉아서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내 뇌리에서는 무수히 많은 생각들이 총알처럼 휭휭 지나간다.
환장할 노릇이겠군... 갑작스럽게 이 무슨 사수를 맡으라는 제의인가?
하지만 생각은 그리 멀지 않게 정리가 되었다.
나는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가 않았다.
의욕 만으로, 굳은 의지와 자신감 만으로 모든것이 잘 될수 있다고 생각하지를 않았다.
기회라는 것 또한 항상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오는 법이다.
섣불리 덤벼드는 것은 어쩌면 가장 미련한 것이다.
마냥, 잘 되겠지... 그런것은 이 영업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을것 같았다.
내가 보아왔던 이 회사의 영업또한 결코 만만하지가 않은 것이다.
마라톤 풀코스를 달려야할 마라토너는 언제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몇달 전 부터 체력훈련과 지구력, 자기자신를 절제하고 끝임없이 준비해온 시간들 ...
나는 10km 도 뛸 수 있는 힘이 없었다.
분명히 질 게임 인것을 알고도 뛰어드는 것은 가장 명분이 안되는 싸움이었다.
나는 힘을 길러야 했다. 힘을 기르기 전까지는 내자신을 한없이 낮추고 배워야 한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선임계장님!
죄송합니다.
인정해주시고 배려 해주시는 마음은 정말 감사한데 저는 아직 준비가 안되었습니다.
의욕과 도전만으로는 안될것같습니다.
죄송합니다..."
" 다시한번 묻겠다.
너를 믿는다. 넌 할수있다. 사수를 맡아라...!"
..........................못하겠습니다...
침묵이 일순간 흐른다.
30여 초간 말이 없어진다.
선임계장의 날카로운 눈빛이 나를 노려본다.
무섭고 매서운 차가운 눈초리로 나의 온 신경을 죽이고있다.
그 눈빛을 피하지않고 응대했다.
10초가 흐른후 나는 눈을 피해야했다.
이어서 5분간은 욕만먹었다.
"이 **같은**
****보다 못한놈!
네가 이렇게 밖에 안되는 **이었냐?
****를 내가 믿었다니...
계속이어진다.
너에겐 이제 기회라는게 영원히 없을지도모른다. "
그 말이 무섭게 그는 자리를 뜨고 만다.
등뒤로 식은땀이 흐르고 한숨이 내쉬어진다.
하지만 마음 속 한마디, 난 아직 준비가 안 되어있다.....
그날 이후로 고참부사수가 울며 겨자먹기로 사수 안 맡는다고 그만 두겠노라고
몇차례 옥신가신 하다가 그는 사수를 맡게 되었다.
친구야 축하한다......?
그 이후로 몇차례 동료 부사수들이 사수 제의를맞고 그만두기도하고, 맡기도 했다.
한 두달 혹은 몇일 하다, 안 나오는 일들도 벌어졌다.
그만두는 일들이 많아졌고 도망가는 일들도 발생하게 된다.
그만큼 사수를 맡는다는 것은 사수, 세일즈를 한다는 것은 힘들고 고달픈 일이었다.
그일이 지난후 나는 더욱 무섭게 공부하기 시작했다.
부사수들은 가격을 품종수로 외우는 일이 거의 없었다.
잘 나가는 몇가지만 알고 있고 사수가 시키는 데로만 하는 수동적인 일들만 했는데
나에겐 그럴 시간이 없었다.
준비된 사람이 되어야 했다.
예전처럼 약자가 되어 욕을 바가지로 먹는 수모는 당할 수가 없었다.
사수와 일을 하지만 내가 사수인 것 처럼 마음을 먹고, 모든걸 다 할수 있는 힘을길러야했다.
그런 시간중에 손해보는 사람은 항상 손해보았다, 하고 돈을 벌었다 하는사람들은 아무말이 없었다.
그렇게 10개월 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날 ...
본사직원 들이라는 감사팀이 불쑥 나타나, 평화(?)로운 지점분위기가 한순간 깨어지고
그이어 경찰들의 손목에 산본을 맡고있는 사수한명이 안양교도소로 수감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에 지점은 찬물을 끼언저 놓은듯 긴장이 팽팽하다.
안 그래도 항상 긴장이 휩싸이는 지점에 이 큰사건은 지점이래 최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대체 무슨일인가?
경찰이 출동하고 교도소에 수감이 될 정도로 긴박한 이사 건은...?
공금횡령...
이것이 대체 무슨 말이란 말인가?
전국지점에서 최고의 판매왕 으로 유명한 그 사수가 이게웬말인가?
남들100%하기도 힘들어 쩔쩔맬대 180% ,200%이상을 한 그사수가 정녕
공금횡령 이라는 것은 사실인가?
얼음과도 같은 차갑고도 냉정한 시간들을 간부들은 회의와 회의를거듭한다.
날밤을 샛다고들한다.
공금횡령 !
1억3천만원.
천문학적인 숫자가아닌가?
이게 영업사원이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금액인가?
그 친구는 술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고, 여자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
가정적이고 가족을 끔직이도 아낀 성실하다고, 판매잘한다고 소문이 난 친구가아닌가?
그날저녁.
퇴근하려는데 선임계장의 호출이 떨어진다.
10개월전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모습으로 그와 난 자리를 같이한다.
약간의 침묵이흐르고 선임계장의 한마디.
"조교 네가 맡아라!!
산본 사고난지역을 네가 맡아야겠다..."
이게 무슨 열차가 터널지나고 철로아닌 바다에 빠지는소리인가?
순간 쇠망치로 머리를 한대맞은 그 느낌 그대로다...
나는 어떻게 하여야 한다는말인가......
생각지도 아니, 상상 하지도 못한 일이 나에게 벌어지고 있다.
깊은, 아주 깊은 무언가 깊은 심연의 바다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