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서 일기]--- 나에게 독서는 유일한 돌파구였다!
안산블라인드
어릴 때부터 읽는 게 좋았다.
7살에 외딴집으로 이사를 갔다.
산과 물,논과 밭,자연속에 덩그라니 홀로인 한 채의 집.
이웃집 하나없는 그곳의 생활은 지루함과 시간의 더딤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읽었다. 많은 책을 읽었다.
책을 읽을 때 좋았다. 그것이 행복이란 걸 지금에서야 알 게 됐지만 읽는 순간이 좋았다.
여분의 책이 없으면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서 1시간 정도에 떨어진 마을로 가서 책을 구하고 개울을 건너 다른 외딴집에 가서 책을 바꿔 읽고는 했다.
한평생 술을 즐기셨던 아버지도 1년에 한달정도는 술을 드시지 않으셨다.
그럴 때면 책을 읽고는 하셨는데 읽을 책이 없으면
"괜찮은 책 없냐?"
묻고는 하셨다. 그러면 내가 읽은 책 중에 좋은 책을 권해드렸다.
아버지가 술을 드시지 않으면 집에 행복한 평화가 찾아왔다.
그 평화를 지속하기 위해서 아버지가 오랜 시간 책 읽기 하시길 원했고
나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책을 추천하기 위해 나 자신도 많이 읽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독서가 평생을 살아가는 독서의 시작이었다.
중학교,고등학교 때에도 책을 꾸준히 읽었지만
내 진짜 독서의 시작은 24살 때부터였다.
큰아들을 낳고 암담하고 힘겨운 시기,삶에 돌파구를 찾고자 고군분투,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
를 가장 고민하던 시기에 책을 가장 많이 읽게 되었다.
누군가 도와주는 사람 한 명없이 홀로 삶과 생활,한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기에 무게를 감당할 만한 힘과
용기가 없어 울고 싶은 날들도 많았던 그 시기였다.
연습없이 사는 우리네 삶이겠지만 너무 가진 게 없었고 도와주는(물질적이 아닌 삶의 지혜를 주는 사람)
사람 하나 없는 게 너무 힘들었다.(아내는 나에게 지금도 멘토지만 그 당시도 친구,연인,아내,조언자,인생의 조력자,모든 것이 정답처럼 해결해주었다.)조언을 구하고 들어주는 사람없이 홀로 선택하고 결정하여 삶의 무거운 짐을 지고
한걸음한걸음 걸어갔다.
그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의 살아온 경험과 지혜를 빌리는 것이었고
이렇게 살아도 분명 잘 될 것이라는 그 어떤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열정 그 한 가지뿐이었다.
책을 읽었다.
책을 읽는 것만이 유일한 돌파구라 생각했다.
퇴근하는 길에 근처 대형서점을 갔고 헌책방에 들려서 책을 한권한권 구입해서 읽었다.
그 당시 용접일을 했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위험천만한 순간이 많았던 직업이었다.
춥고,덥고,위험하고,몸에도 좋지 않았던 일들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의 무게,어깨에 놓인 책임감이 나를 이렇게 거인으로 만들어 놓았다.
책은 그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 나를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