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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2 (반양장) - 제1부 한의 모닥불 ㅣ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태백산맥의 능선은 거대하다.
거대한 줄기의 나무와 숲에서는 무한한 생노병사가 있다.
그렇다. 왜 태백산맥,태백산맥 하는 지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조정래 작가의 그 거대한 응집력과 펜의 마술이 느껴진다. 태백산맥의 사람, 한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세밀하게 표현해 놓았는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그 사람이 그렇게 된 과정과 인물묘사,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인물들의 장,단점. 얼굴을 본적이 없지만 그려질 정도로 생생하다.
전개 방식도 대단하다. 흡인력있게 한 장면,한 장면들.
주인공 김범우,염상진,하대치,소화,정하섭,염상구의 개 개인의 성격과 스타일을 아주 조밀하고 예리하게 분석해 놓았다. 그리고 예리하다. 심리학 책을 보듯이 그 사람의 현재 상태,상대가 품은 생각을 읽어내는 그런 판단력을 많이 배웠다. 특히 김범우가 나오면 더 상황이 예리해진다.
김범우는 그를 찬찬히 뜯어보았다. 얼굴이 약간 초췌해졌을 뿐 전에 느꼈던 기품은 그대로 담겨 있었다. 넓은 이마에 굴곡이 유연한 검은 고수머리,높은 콧날에 얇으면서도 윤곽이 뚜렷한 입술,양쪽 볼의 선이 급하게 이어져 내리면서 합쳐진 매끈한 턱,지금으로서는 볼 수가 없지만 예리함과 지혜로움이 함께 느껴졌던 눈이었다. 단상에 서 있던 그는 깡마른 체구에 키가 컸다. 그는 조용하고 차분한 음성으로 불교를 이야기했다. 어렴운 말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불교를, 인생을,우주의 섭리를 충분히 말하고 있었다.
대단하다. 이런 세세한 표현의 기법을 어떻게 쓸 수 있다는 말인가? 조정래 작가의 장인정신과 태백산맥의 명작을 이어져 감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