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낯선 곳에서의 아침
구본형 지음, 윤광준 사진 / 을유문화사 / 2007년 12월
평점 :
구본형 선생의 글에는 중독성있는 향기와 맛이 있다.
김치로 비유하면 묵은지와 겉절이의 맛이 느껴진다. 어떤 글에는 묵은지와 같은 오랜된 시각과 성찰의 힘이 느껴지고 어떤 글에는 갓 담근 겉절이처럼 톡톡 쏘는 상큼한 글이 있다.
희안하다. 오래전에, 아니 8년전에도 읽고 5년전에도 읽고 어제 다시 한번 읽어보아도 새롭게 다가오는 글에 국내 여러 작가들 중, 단연 돋보이는 글 솜씨가 있다. 글에 자신의 영혼을 넣어서 그렇다고 나는 생각한다. 영혼을 담기란 쉽지가 않는데 자신의 생각을 글로 잘 표현하는 그 남다른 재주가 있다. 그런 재주가 있는 것을 마흔 세살에 포도 단식을 하면서 알았다고 하지 않았는가?
어린 날에 큰 고생을 하지 않고 대학교,동대학원, IBM에서 10수년을 일한 보통사람보다 조금 더 나은 생활을 한 사람이 그런 통찰력과 생각을 가졌다는 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난과 역경, 실패지수가 많아야 그런 성찰을 하는데 구본형 선생은 다른 곳에서 그런 깨달음을 얻었다고 믿는다. 그 것을 바로 책이다. 이 책에서 자신을 바꾸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법정 스님의 글은 조용하지만 힘이 있다. 그분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감동은 글 속에서가 아니라 삶속에서 오는 것이다. 혼자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은 수행을 업으로 하는 스님들에게도 어려운 것이다. 법정스님은 혼자 있을 때를 경계하여 대나무 가지를 다듬을 때가 있다고 한다. 깨어있고 싶어서이다. 어떤 분야에 깨어 있는 사람 하나를 만나게 되면,나는 많은 위로를 받는다. 정신이 죽으면 인간은 참으로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떤 분양에 깨어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나는 많은 위로를 받는다. 정말 맞다. 구본형 선생이 깨어있은 사람이다.
우리는 피를 흘리며 죽기도 하지만 어린아이는 누구나 어머니의 핏속에서 탄생한다. 무엇인가를 증명하기 위해 안달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든 기본적으로 수용의자세를 잃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도 않는다. 다른 사람의 행동에 의해 자신의 일상이 좌우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자유를 아주 중요하게 여기므로 다른 사람의 자유 역시 존중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펜은 쓸수록 날카로워지는 것이며,경지에 이르면 바늘 끝과 같이 정교해질 수 있다고 가르쳤다.항상 자신의 지적 한계를 넓혀 가도록 격려했다.마치 산 위로 높이 오를수록 더 멀리 볼수 있다는 비유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 <임어당>
별 다섯을 함부로 주지 않는데 구본형 선생의 글에는 열개라고 주고 싶다. 그의 글이 깊고 따뜻하고 고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