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의 등장인물이 25명이면 많은 건가 적은 건가. 암튼, 적어도 이름때문에 헷갈리는 일이 없었던 걸 보면, 불필요하다싶은 인물은 단박에(?) 알아보고 일찌감치 용의선상에서 배제했기 때문인 것도 같다. 엘러리 퀸인지 얼레리 뀐인지 이름은 들어봤고 이쪽 업계에서 유명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로마 모자 미스테리>부터 <드루리 레인 최후의 사건>까지 13편의 엘러리 퀸 콜렉션이 있다는 건 이제 막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난 그 중에 한 권, 딸랑 한 권을 이제 막 읽었으니, 뭘 어째야 쓸까. 어떤 감상후기를 써야 할까. 여름도 다 갔는데.
가령, 이런 건 어떨까.
이 책의 시작은 등장인물 소개 이전에 `독자에게 띄우는 공개장`이 나온다. 짧은 두 페이지 분량이지만 이 내용이 나로선 다소 충격이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책이 끝나고 이어지는 역자후기(?)이다. `바너비 로스의 짧고도 놀라운 삶`-김예진(직업은 번역가로 되어있고). 김예진? 왜 김예진일까. 실제 이 책의 번역은 서계인 아닌가. 서계인이 아니고 김예진이라서 놀라운 건 사소한 문제고, 복잡다단하게 걸어온 엘러리 퀸 소설의 일대기(?)를 더욱 복작복작 복장 터지게 무엇보다 너무 재미없게 썼다는 것이 놀랍다. 만약 이 내용으로 쪽지시험을 본다면 난 빵점을 맞아야 할 것이다. 암튼, 엘러리 퀸이라는 필명이 두 사촌형제(만프레드 리, 프레데릭 다네이)의 콤비로 이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여기저기서 남발되고 있지만, 나로선 요령부득이다. 골치가 지끈지끈 아픈 지상최대의 미스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