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숲에 남산제비꽃이 피었어요 아이세움 자연학교 2
김순한 지음, 백은희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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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주위에 생태관련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몇 명 있다. 그래서인지 언젠가부터 생태에 관해 관심이 가게 되었고 자연히 책도 많이 접하게 되었다. 특히 요즘은 생태관련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자연이란 그리고 숲이란 신비롭다. 특히 책에서 본 내용을 직접 자연에 나가서 확인해 보았을 때의 그 경이로움이란... 직접 겪어 보지 않고는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나무끼리 경쟁을 하기도 하고 자신들 종자를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를 희생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또 얼마나 신기하던지. 어떤 경우는 나무가 너무 나이가 들어 더 이상 뿌리로 잎에 필요한 영양분을 빨아들이기가 벅차면 나무 속을 썩게 만들어서 속을 비우기도 한단다. 살기 위해서 자구책을 마련하는 셈이다.

서울의 남산. 사실 이것도 산이라고 불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산이라는 글자가 있어서 그렇지 특별히 산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마도 이런저런 개발을 하느라 산의 모습을 많이 훼손시켰기 때문이겠지. 그래도 뒤늦게나마 숲을 되살리기 위해 노련한다고 하니 다행이다.

이 책은 남산을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며 살펴보는 구조이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두런두런 숲교실"이라는 코너를 두어 숲에 관한 것들을 설명해 주고 있어 아주 유용하다. 사실 생태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이 훨씬 재미있기도 하다. 그림과 사진이 적당히 섞여 있어서 이해하기에도 훨씬 쉽다. 남산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과 새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야생 고양이가 너무 많아져서 문제가 되기도 한단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라는 구절이 애국가에 나온다. 그런데 정작 커다란 소나무는 얼마 없다고 한다. 그리고 안정된 숲이란 소나무 단계를 지나 신갈나무 같은 넓은잎나무를 거쳐 서어나무나 박달나무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 숲은 150~200년이 지나야 그 단계가 된다고 한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소나무 대신 넓은잎나무가 자리를 차지하겠지. 그게 바로 자연의 이치이니까...

그런데 왜 제목에 남산제비꽃을 넣었을까. 남산제비꽃은 남산에서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서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제비꽃에 대한 사진이라도 한 컷 넣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에는 직접 오려서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식물 사진도 곁들여 있다. 비록 사진이 선명하지 않다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본문에 있는 사진은 선명한데 여기는 왜 그런지 모르겠다.)

자연학교 시리즈... 다음은 어떤 것일까 벌써 궁금해진다. 차츰차츰 서울 뿐만 아니라 시야를 전체로 넓혀서 아름다운 자연을 소재로 이런 책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 주변에 있는 많이 가 본 곳에 관한 자연관련 책이 나온다면 얼마나 기쁠까. 그렇다면 아이들도 더 가깝게 느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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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너 루스벨트 아이세움 지식그림책 22
바버러 쿠니 지음, 이상희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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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랫만에 바버러 쿠니의 새 작품을 보게 되었다. 섬세한 듯 하면서도 간결하고 어느 달력에서 보았던 것 같은 그림은 보기만 해도 '아, 바버러 쿠니구나!'라고 느낄 수 있다. 바버러 쿠니는 여성인물에 대하여 관심이 많은가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굉장한 찬사를 받는 에밀리 디킨슨에 대한 책<에밀리>도 만들었으니...

이번에도 역시나 여성인물이다. 사실 루스벨트는 알았어도 그의 부인인 엘리너 루스벨트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만약 뒤에 루스벨트라는 성이 없었다면 과연 그녀가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엘리너 루스벨트의 업적을 위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의 생활 위주로 다루고 있다. 처음에는 과연 엘리너의 어느 점에 촛점을 맞춘것일까... 무엇을 보여주고자 한 것일까 의아했다. 그러나 그림책으로 인물에 대해 표현하는 장르의 특성상 어린 시절을 어떻게 지냈는지 그리고 자신의 단점(남들이 판단하는)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촛점을 맞추었구나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엘리너는 얼굴이 예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어머니에게 조차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했다. 이 시기 여자들은 허리가 잘록한 패티코트에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사교를 제일 중요한 가치로 치던 시대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오로지 아버지만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으며 지냈으나 불행히고 아버지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더우기 동생들이 태어났을 때 엘리너는 더 외로움을 느껴야 했다. 어머니가 동생들만 데리고 책을 읽어주었으니까. 과연 엄마 자격이 있는 것일까... 진짜로 엄마가 엘리너를 사랑하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너무 엘리너 위주로 서술되어 그런 것일까. 마음과는 다르게 후자라고 믿고 싶다.

엘리너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홀 할머니 집에서 동생들과 지낸다. 그나마 동생도 한 명은 죽고 한 명 밖에 남지 않았다. 아이가 아무리 할머니라지만 조용한 집에서 부모 없이 지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더구나 자신이 예쁘지 않아서 주목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했기에 인정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상상하면 안타깝다. 언제나 외톨이였기 때문에 공부밖에 할 일이 없어서 열심히 공부만 하는 엘리너는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많은 지식을 쌓고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살필 줄 알게 된 것이 아닐까.

엘리너는 런던 근처의 기숙학교에 보내지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된다. 거기서 교장 선생님과 이야기하고 여행하면서 많은 것을 함께 나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교장 수베스트르 여사도 엘리너가 한 여성으로서 당당하게 성장하는 걸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엘리너는 항상 수베스트로 여사와 아버지를 자신의 가장 소중한 사람들로 간직하고 있다.

엘리너는 인권 옹호자로 많은 활약을 했다. 평생 가난한 사람과 혜택받지 못한 비주류에 속한 사람들을 위해 싸웠다고 한다. 아마도 어린 시절 자신이 겪었던 부당함과, 비록 경제적으로 자신은 부유했지만 결코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는 것을 일찍부터 깨달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못난 외모와 소심한 성격 때문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냉대를 받았지만 엘리너는 그것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했다. 하지만 과연 그러한 것을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것이 문제다. 모든 사람이 엘리너처럼 강인하고 똑똑하지 않으니 말이다. 위기를 극복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부터 배워야 한다. 만약 엘리너가 '나는 못 생겼어...'라고 좌절하고 말았다면 과연 이처럼 훌륭하게 자랄 수 있었을까. 그러니 자존감부터 키우자...

그런데 엘리너는 언제 태어났을까? 읽는 내내 궁금했다. 이야기 속에서 나타낼 필요가 없었으면 뒷부분에라도 밝혀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대를 알면 그림이나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를 대충 알 수 있어서 이해하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에밀리>라는 책에서도 에밀리가 태어난 해는 본문에 나오지 않았고 후기에 나와 있다. 그렇다면 이 책도 그런 식으로 구성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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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는 쌍둥이가 되고 싶어요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34
파울 마어 지음, 문성원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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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형제관계를 다룬 책들은 큰 아이의 입장에서 입장에서 첫째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고, 동생에게 엄마 아빠를 빼앗겼다는 생각에 상실감을 느끼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동생의 입장에서 동생이 얼마나 많은 부당한 대우를 받는지를 이야기한다.

열 편의 에피소드들이 하나같이 재미있고 웃기다. 혼자서 낄낄거리며 읽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딸 아이에게 읽으라고 했더니 역시나 아이도 깔깔거리며 읽는다.

한네스 정도의 오빠면 더없이 좋은 오빠일 텐데... 안네가 아직 다른 오빠들의 실체를 모르나보다. 특히 안네가 잠이 안 온다고 하자 이야기 들려주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외국책을 읽다 보면 밤늦게 부부만 영화 보러 외출하는 장면이 종종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지금은 심야영화가 있으니 가능한 일이지만 그래도 아이들끼리 두고 나가는 것이 어쩐지 찜찜해서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그리고 아이와 부모의 대화를 들여다보면 아이의 의견을 굉장히 존중해 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에서도 안네가 기니피그를 너무 기르고 싶어한 나머지 상상의 동물을 만들어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얼마나 기르고 싶으면 저럴까 싶은 마음에 들어준다. 우리도 여기까지는 가능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해지고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하자 결국은 아빠가 최후의 조처로 안네와 똑같이 다른 상상의 동물을 만들어 안네를 괴롭힌다. 만약 우리의 아빠라면... 아마도 당장 그런 유치한 놀이 그만하라고 소리를 버럭 지르지 않았을까. 참으로 대조되는 부분이다. 왜 외국의 책을 읽으면 우리의 좋은 점은 잘 안 보이고 나쁜 점만 보이는지 원...

이야기 하나하나가 이렇듯 무엇인가를 느끼게 한다. '맹추이야기'에서도 엄마가 딸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같이 이야기를 만들며 대화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때론 아이들이 어른들의 부당함에 조리있게 따지기도 하고, 잘못을 지적하기도 하는 것을 보면 하루 아침에 교육을 받는다고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님을 느낀다. 어렸을 때부터 무조건 권위를 내세우는 우리 대부분의 부모들과 비교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존댓말을 하는 범위에 대한 이야기는 아이의 깜찍함을 넘어 앙큼함을 느끼게 한다. 어떤 때는 안네 하는 짓이 얄밉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예쁜 아이다. 물론 한네스도 너그럽고 동생을 진짜 사랑하는 멋진 오빠다. 정말이지 오누이의 정답고 사랑스러움이 그대로 느껴지는 책이다.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들어 있는 만화도 처음에는 내용과 상관이 없어서 어리둥절 했는데 몇 번 넘기다 보니 그것도 하나의 이야기로 존재함을 느꼈다. 그렇지만 요즘 아이들이 만화를 많이 보기 때문에 만화를 넣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스친다. 그래도 만화가 수준이 떨어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므로 괜찮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제목이자 안네 최대의 고민인 '안네는 쌍둥이가 되고 싶어요'는 정말이지 아이가 둘 있는 집에서 한 번씩은 겪었던 이야기가 아닐까. 특히 아직도 어리다고 취급받는 둘째라면 더욱 더...

여하튼 모든 이야기들이 둘째의 시선에서 그들의 고민과 애환(?)을 유쾌하고 상큼하게 버무린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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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비밀 찾기 만화로 보는 논술 국어상식 5
CHUM 지음, 홍연식 그림, 신진상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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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두 권의 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나는 <걸리버 여행기>이고 다른 하나는 추리소설. 겉표지와 제목을 보았을 때는 <걸리버 여행기>를 만화로 만든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내용은 전혀 의외의 이야기였다.


사실 이미 나와 있는 작품을 그것도 고전을 만화로 만든다는 것은 모험이라고 생각한다. 자칫 흥미 위주로만 구성하면 유치할 수 있다. 또한 내용을 다 담을 수 없어 축약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바라는 바를 은연중에 주지시킬 가능성도 있고, 이야기의 꽃인 풍자와 은유를 모르고 넘어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단 이 책은 <걸리버 여행기> 내용을 읽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므로 이 부분에서는 자유롭다.


이 책은 <걸리버 여행기>의 숨은 뜻을 알려주어 아이들이 진실을 알게 해 주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두 부분의 이야기에 대한 부분만이 아니라 삭제된 부분에 대한 이야기와 그 배경, 그리고 역사적 사건까지 곁들여서 통합적인 고찰을 할  수 있게 한 점이 좋았다. 그리고 논술에서 주의해야 할 점과 논술의 기본적인 부분을 지적해 주어서 좋았다. 다만 아이들이 이 부분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와 그에 앞서 과연 아이들이 이 부분을 읽기는 할까 하는 노파심이 생긴다. 그래도 우리 아이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처음에는 안 읽다가도 두 번 세 번 읽을 때는 이 부분도 읽는 것을 보며 작으나마 안심을 해본다.


그러나 중간중간 들어 있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공부를 목적으로 한 요점정리를 위한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도 거의 완성된 음식을 떠 먹이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는 성급한 부모들을 겨냥한 책이라는 느낌. 이미 <걸리버 여행기> 완역본을 읽은 학생이라면 더없이 좋은 교재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순전히 논술을 위해 엑기스만 모아 놓은 책으로 보였다. 진정한 문학의 가치와 즐거움을 배제한 점이 못내 아쉽다. 그러면서도 나중에 결국은 나도 그 대열에 동참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것은 아마도 문학 작품을 가지고 만화로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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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쥐 아저씨의 선물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33
박수현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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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동화책을 읽을 때 살펴보는 것이 있다. 바로 시점이다. 사실 학교 다닐 때 1인칭 시점이 어쩌고 3인칭 시점이 어쩌고 할 땐 그냥 기계적으로 외우기만 했는데 어른이 되어 진짜 제대로 된 독서를 하다 보니 그 때 그걸 왜 배웠는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진작 그 때 이러한 사실을 깨달았으면 나의 독서력이나 생각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그러나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어차피 그 나이에 그런 것을 깨닫기는 역시나 힘들 것이라는 자기변명을 해 본다.

이 책은 주인공 연수의 눈과 마음을 따라가는 전지적 작가시점이다. 어린이책에서 전지적 작가시점을 쓰게 되면 너무 작가의 의도가 배어나와서 자칫 거부감을 느끼기 쉽다. 반면 1인칭 시점을 쓰면 아무래도 어휘나 전개가 주인공 또래를 뛰어넘을 수 없어서 너무 평이한 글이 되기 쉽다. 그래도 이 책은 작가의 입김이 그리 센 편은 아니라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상세한 공간적 묘사는 읽는 사람도 주인공을 따라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가 시원함을 느끼기도 할 정도였다. 멋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 듯 하다. 섬진강을 따라 전개되는 이야기를 쫓아가다 보면 한 번쯤 그곳에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주 산골에 사는 5학년생 연수. 모든 것이 꽉 막힌 주변화경과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듯한 자신의 환경을 너무 싫어한다. 오직 벗어나겠다는 일념으로 하루하루를 지낸다. 그러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아저씨가 노란 쥐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연수의 목표가 확실해진다. 노란 쥐를 잡아  팔아서 이 곳을 벗어나는 일. 아마도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 한 두 번쯤은 다 해 보았을 것이다. 그러니 현재를 살고 있는 연수는 오죽했으랴.

연수는 항상 노란 쥐를 생각한다. 처음에는 노란 쥐에 올인하지만 차츰 노란 쥐 생각과 자신의 생활을 병행한다. 그렇게 그럭저럭 노란 쥐는 찾지도 못하고 그 사이에 여러가지 사건만 겪으며 6학년을 맞게 된다. 그렇게 마음의 상처도 받고 다른 사람의 따스한 마음도 알게 되면서 연수는 차츰 깨닫게 된다. 노란 쥐의 실체를...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그토록 벗어나고 싶어하던 연수는 아무런 이유 없이 산골에서의 삶을 받아들인다는 설정이 나로서는 이해하기가 좀 힘들다. 마지막에 어른이 되며 깨닫는다고 했는데 이해를 잘못해서인지 몰라도 그것이 곧 이 곳에서의 삶을 받아들일 만한 충분한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고 본다. 그리고 읽는 내내 노란 쥐 아저씨가 거슬렸다. 아저씨의 행동이 거슬렸다는 것이 아니라 틈만 나면 노란 쥐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나중에는 너무 하다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특히 이 부분에서는 작가가 노란 쥐 아저씨로 치환되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나라 아이들 책에서는 악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 물론 처음에는 악하다. 그러나 결국 나중에는 착하게 변한다. 때에 따라서는 계기가 있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냥 저절로 착한 사람이 된다. 이 책에서도 명수 오빠가 처음에는 악역이었다. 그런데 나중에보니 남몰래 선행을 베푸는 아주 착한 사람이란다. 아무리 산골마을이라해도 착한 사람만 살지는 않을텐데... 아직도 우리는 어린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심스러운가 보다. '너희들은 착하게 살아야 해.' 라는 메시지를 꼭 전해줘야만 직성이 풀리나보다. <지각대장 존>에서처럼 선생님을 멋지게 골려 주는 아이를 그대로 표현해서 아이들 스스로 통쾌함을 느끼게 하면 안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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